[충북일보] 연초부터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인사권이 흔들리고 있다. '선거용 인사' 논란이 제기됐던 도민소통특보 인선이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송재봉 내정자는 지난 1일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사임의사를 알렸다. 충북도는 하루 뒤인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송 내정자의 자진 사퇴 입장을 공식 수용키로 했다. 이로써 충북도의 '도민소통특보(2급 상당)' 인사논란은 일단락 됐다. 충북도는 후임 인선을 고려치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오진섭 충북도 행정국장은 "별도로 도민소통특보 임명절차를 밟지 않겠다"며 "소통과 협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니 별도의 방법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민소통특보는 이 지사가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거쳐 확보한 자리다. 하지만 후보자를 내정만 해놓고 임명을 하지 못했다. 이 지사의 인사권이 새해 첫날부터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확대 해석하면 이 지사의 인사권이 무력화 된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호사가들은 그렇게 떠들고 있다. 이 지사가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여론의 벽을 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이 지사의 도정 운영에 큰 부담 요인 하나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
미호천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은 어떻게 해서 생겨나게 되었을까? 음성군 삼성면 마이산 발원지부터 여러 지역을 지나며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 하던 하천이란 점에서 아름다운 하천인 '미호천(美湖川)'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라 주장하는 학자도 있지만 하천 이름을 갑자기 새로운 이름으로 만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미호천을 이루는 각 하천의 이름에 대한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조선시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오근진은 고을 북쪽 20리에 있으며 청안현 번탄에서 흘러내려온다"는 구절이 있으며 '대동지지'에서는 "작천은 서북쪽 20리에 있는 청안의 번탄에서 서남방향으로 오근진, 작천, 진목탄, 망천, 부탄을 거쳐 흐르며 연기의 동진강에 이른다"고 돼 있다. 19세기에 간행된 '청주읍지'에서 "작천은 고을의 북쪽 20리에 있다. 각각 물줄기의 맥은 진천, 청안, 괴산, 회인의 경계에서 나와 작천으로 합류한다. 상류는 오근진이 되고 하류는 진목탄이 되어 연기와의 경계인 동진에 닿는다"고 되어 있다. 어느 기록에도 미호천이라는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미호라는 이름이 나오게 된 근거가 될 수 있는 유사한 이름의 하천명으로 청주시 강내면의 '미
우리사회의 진정한 모습을 보려면 새벽길을 걸어보라 했다. 필자는 수년째 하절기엔 새벽 6시에 헬스장으로 향한다. 아무리 여름철이라고 해도 비교적 이른 시간인데 집을 나서서 법원로터리를 건너가려면 전보다 차량행렬이 눈에 띠게 많아졌다. 수많은 차량 중에 대형 트레이라라고 하는 특수 대형화물차량이 도심을 가로질러 시청 옆을 지나 목행동 산업단지를 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대형트럭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게 확연해 지고 있다. 신호대기 중 차들이 매연을 뿜어내는 냄새에 새로운 공해를 걱정하게 되기도 한다. 아마도 낮에는 내 몸이 매연에 익숙해져서 잘 몰랐던 것 같다. 하지만 전에 비해 늘어나고 있는 차량행렬에 뭔가 모르는 충주가 급변할 정도의 발전이 앞당겨 지겠거니 하는 어떤 기대감에 짜증보다는 우쭐하는 좋은 느낌을 맛보게 된다. 지난해 5월경 일찍 다녀오겠다는 마음에서 아침 7시경에 집을 나서서 3번 국도를 이용해 대소원면을 경유해 주덕읍을 지나 신니면 동락을 가는 중이었다.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있던 것은 바로 서 충주 신도시 쪽이었기 때문이었다. 순간 착각 속에 빠졌다. 이 길이 충주가 맞나. 혹시 서울 도심을 운행 중
새해가 시작된 지 3일이 지났다. 새해에는 서로 복을 기원하고 작심삼일이 될지도 모르는 한해의 계획들을 세운다. 많은 이들이 토정비결이나 사주, 점 등을 통해 한해의 운세를 점치기도 한다. 올해는 선거가 있으니 여기에 나서려는 사람들 발걸음이 더 분주했을 듯싶다. 운세를 단순히 재미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미래를 점술에 의지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놀라울 정도로 많다. 5년 전에 실시한 어떤 연구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점을 쳐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38.3%로 나타났다고 한다. 1,000만 명 이상이 점을 쳐본 경험이 있단 뜻이다. 더 의외인 것은 이른바 지식층이라는 사람들이 더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역술인은 약 100만 명, 점보는 데 지출하는 비용은 적게는 4조원 많게는 7조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웬만한 중견 기업 매출액을 웃도는 규모다. 이 정도면 점의 과학적 효용성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점술을 보는 경로도 다양해졌다. 점집을 직접 찾아가기도 하지만 신문에 실리는 오늘의 운세를 보는 사람도 있고, 웬만한 대학이나 기관의 평생교육기관에 자리 잡고 있는 역학강좌나,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등 IT 기기를…
개는 인간과 가장 친근한 동물이다. 냄새를 잘 맡고 귀와 눈이 밝아 도둑을 잘 지킨다. 영리하여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 가축으로 인간과 가장 오랜 시간 함께했다. 전세계 160여종이 있으며 우리나라는 진돗개가 유명하다. 올해는 개띠의 해다. 개띠 중에도 황금 개띠라고 한다. 무술년의 무가 음양오행에서 황색을 나타내어 황금 개띠라고 하는 것이다. 개띠 성격은 대체로 거짓말을 싫어하고 명랑하며 사교적이라고 한다. 친화력이 돋보여 동료 간에 인기가 있으며 모임의 장이 되는 사람이 많다고 전해진다. 대신 고집이 세고 상사에 반발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조절하는 지혜를 필요하다는 설이 있다. 개띠 해 첫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의사를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조선중앙TV 신년사에서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 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북과 남이 다 같이 의의 있는 해"라고 말하고 "민족이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북남 사이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충북일보] 올해 최대의 정치 이벤트는 누가 뭐라 하든 '6·13전국동시지방선거'다. 물론 선거일까지 약 6개월가량 남아 있다. 하지만 관심은 벌써 뜨거워지고 있다. 지방권력 교체 여부와 문재인 정부 중간평가 성격까지 더해져 있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여권은 대권에 이은 지방권력까지 싹쓸이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야권은 절박한 상황이다.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탄핵에 따른 정권 교체 후 낮아진 지지율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여야는 현재 공천 룰을 정하거나 당협위원장을 교체하는 등 지방선거 전 마쳐야 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선 룰 조기 확정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출마 희망자가 몰리는 만큼 사전 갈등 차단 원칙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당 운명을 걸고 있다. 경선 룰 결정에 앞서 당 내부 재건에 힘쓰는 모양새다. 지역조직을 정비한 직후 '조직강화특위'를 구성했다. 국민의 당과 바른정당은 통합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지방 선거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다. 다시 말해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다. 그런 만큼 유권자 본인과 가족을 위한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인
[충북일보] 인류는 물(水)에서 시작됐다.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를 거쳐 지속된 한반도 역사에서 물은 절대적 가치를 갖고 있다. 고조선과 고구려, 백제와 신라, 고려, 조선의 기록을 보면 물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한강과 금강, 그리고 대동강 조선시대 민본(民本)의 철학을 만든 정도전. 그는 이성계와 함께 한양 천도를 통해 찬란한 500년의 역사를 열었다. 정도전이 설계한 한양에서 한강의 의미는 매우 중요했다. 고구려의 대동강, 백제의 금강도 마찬가지다. 물은 생명이다. 옛 선조들은 집을 지을 때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배산임수(背山臨水)를 최우선 조건으로 따진 것도 사실 물과의 관계다. 고대 문명에서도 물은 빼 놓을 수 없는 최상위 조건이었다. 지중해 근처의 티그리스강·유프라테스강 유역을 중심으로 번영한 메소포타미아 문명, 나일강 유역의 이집트 문명, 인더스강 유역의 인더스 문명, 중국 황허(黃河) 유역의 황허 문명 등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는 모두 물을 바탕으로 했다. 우리는 이제 물에 대한 치수(治水)와 이수(利水)의 개념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과거 산업화 시절, 국가는 물을 희생시켜 고도성장만을 추구했다. 희생된 물, 즉 오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라는 동요를 어렸을 때 많이 불러봤을 것이다. 동네에 핀 꽃과 강아지에게도 인사를 하며 잘 지내는지 확인하던 이웃들의 모습이 점차 사라지다 최근 복지사각지대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체를 통해 알려지고, 각종 사건사고로 일반 시민들의 관심도가 다시 높아지면서 안부를 살피는 여러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특히 서울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복지사각지대 발굴·관리에 더 관심을 갖게 됐고, 그 일환으로 읍·면·동 복지허브화'가 본격 추진됐다. 청주의 경우 전체 43개 읍·면·동 가운데 15곳에서 복지 허브화사업이 추진 중이며 4개 읍·면·동은 기본형(1개 지역담당), 11곳은 권역형(3~4개 지역 담당)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복지허브화 추진으로 관리대상자는 2배 이상 늘었지만 직접 발굴하고 사례관리하는 데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고, '찾아가는 맞춤형 복지 실천'이라는 당초 취지를 이어가기엔 부족함이 있어 더욱더 민·관 협력이 필수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 '복지통장제'의 시행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복지통장제'란 기존 통장의 임무에 복지 관련 업무를 추가로 부여해 통장이 복지 취약가
제천 참사를 자꾸 되씹게 되는 것은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는 한(恨) 때문이다. 불과 8층 건물에서 불이 났다면 노약자 한두 명이 부상하는 정도로 끝이 났어야 맞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20명이 희생당한 2층은 통유리만 일찍 깨줬다면 뛰어내려도 살 수 있는 높이였다. 초동대처만 제대로 했다면 충분히 살 수 있었지만 29명이나 희생당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것이다. 어쨌든 돌이킬 수 없는 참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자꾸 과거를 되씹는 것은 앞으로는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우린 제천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왜 이런 생각을 자꾸 하느냐 하면 우린 이웃이기 때문이다. 자고로 이웃과의 관계를 사촌이라고 했고, 멀리 사는 친척보다도 낫다고 했다. 사촌이 상(喪)을 당하면 안팎이 나서서 도왔던 게 우리의 미풍이고 양속이었다. 부녀자는 문상객을 맞을 음식을 만들었고, 남자들은 묘를 조성하거나 상여를 메었다. 형편껏 쌀이나 술 등을 마련해서 부조도 했다. 충북인은 누구나 이웃사촌이다. 사촌이 상을 당했다면 마땅히 무슨 일이든 했어야 맞는다. 상도 보통 상이 아니다. 억울하게 떼죽음을 당했으니 부조도 보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고 한다. 올 겨울은 백석의 이 시를 백 번도 넘게 읽는다. 아니 이백 번도 넘게 읽었겠다. 북관의 사투리와 옛말로 읽는 백석의 시는 나를 압도한다. 말상을 하고, 범상을 하고, 족제비상을 한 영감들이 유리창 같은 눈을 번득거린다. 그 영감들이 눈부신 북관의 석양빛 속으로 사나운 짐승처럼 사라져가는 광경만으로도 난 불끈 힘줄이 솟는다.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도 백번이 넘게 읽었겠지만 다시 읊조리게 된다. 저녁 무렵 쌀랑쌀랑 싸락눈이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 어느 먼 산 바위 옆에서 홀로 하얀 눈을 맞을 갈매나무를 생각하다 보면 나는 가슴이 먹먹해진다. 백석과 함께 겨울밤을 지난다. 백석의 단 몇 편의 시만으로도 며칠 밤을 꼬박 새울 수 있을 것만 같다. 백석의 시를 읽다보면 내 모국어가 자랑스럽다. 몇 개의 낱말만으로도 풍성해지는 언어의 성찬, 투박하면서도 정감 있는 우리 토속어들의 향연에 난 절로 들뜬다. 그 중에도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단연 나를 사로잡는다.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사랑하고, 어디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 것인데, 깊은
정부는 지난해 11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재정에서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 시행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나랏돈 3조원으로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월급 190만원 미만 근로자 300만 명에게 월 13만원씩을 지원한다는 것이지요. 2018년에 한해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것인데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계획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계획이 발표되자 많은 언론은 민간기업의 근로자 임금을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직접 지원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선 공약에 맞추느라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올려놓고선 고용이 줄어들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자 세금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죠. 주목할 것은 수혜 대상인 소상공인과 영세기업들마저도 '불안감을 1년만 유예하는 미봉책'이란 반응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정부는 이 대책이 한시적이긴 하지만 2018년 상반기의 집행 상황을 고려하여 하반기에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추가 발표를 했더군요. 최저임금의 인상은 가계소득을 늘려 소비를 진작시키고 취약계층의 교육 기회를 확대시켜 중
[충북일보] 올해는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GNI) 3만 달러 시대를 여는 해다. 2006년 2만 달러를 돌파한 지 12년 만이다. 충북의 올해 경제 전망도 밝다. 충북연구원이 발표한 '충북의 2016년 GRDP 현황 및 2018년 충북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경제 성장률은 6.27%로 예측됐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지난해 56조5천500억 원에서 올해 60조900억 원으로 예상됐다. 전국 평균 2.89%보다 3.38% 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물론 이런 전망이 나온 이유는 충분하다. 그동안의 투자유치가 건설 단계를 지나 생산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반도체 경기가 내년에도 활황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세계적 수요 증가도 긍정적 요인이 됐다. 2차 전지·태양광 셀·모듈의 수주 증가 역시 충북 경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됐다. SOC 관련 국비도 충분해 하반기 예상되는 건설경기 부진도 극복될 것으로 분석됐다. 새해 충북 도정은 '4% 충북경제'에 집중돼 있다. 충북도는 올해 3.75%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이런 속도가 유지되면 2020년에는 4%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 충북경
[충북일보] 그믐을 뚫고 새로운 2018년이 밝았다. 새해벽두 처음으로 칼럼을 쓴다. 늘 그랬듯이 '다음'을 사유하려 애쓴다. 힘들지만 새 희망을 가지려 한다. 밝은 빛은 언제나 어둠을 거쳐 온다. *** 충북정치인부터 언행일치 하자 2017년을 돌이키면 참으로 우울하다. 초유의 대통령 탄핵부터 제천의 화재 대참사까지 복잡하다. 다사다난의 절정이었다. 그래도 시간은 변치 않고 무심히 흐른다. 슬픔의 순간을 보내고 어느덧 희망의 새해를 맞았다. 2018년 새해를 맞은 마음도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가정의 행복과 사회의 번영, 더 나아가 국가의 평안이다. 내 가정과 내 사회, 내 국가가 잘 되길 빌고 또 빈다. 언제나 간절함으로 모든 게 잘 되길 소원한다. 그러나 올해도 정치인들을 충분히 믿을 순 없을 같다. 입에서 나온 말과 몸으로 하는 행동에 일치성이 없기 때문이다. 해마다 거창한 신년화두를 내놓고는 있다. 하지만 지나고 나면 볼 게 없다. 뜻만 요란했지 실천이 없었다. 정치인들의 화두는 대개는 사자성어로 대변된다. 네 글자를 통해 한 해 염원을 정리하곤 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적이 별로 없는 게 문제였다. '화두'의 의미와 '화자'의 실천
이번 연재에서는 NASA에서 발표한 '공기정화 식물 TOP10' 에 언급된 식물 다루어 보겠습니다. NASA 에서는 공기중의 벤젠이나 포름알데히드 같은 화학성분을 자연적으로 정화해줄 수 있는 식물의 순위를 연구해서 발표하였습니다. 1. 스파트필름 화이트릴리 2. 산세베리아 3. 거베라 4. 드라세나 마지난타 5. 벤자민 6. 아레카야자 7. 피닉스야자 8. 보스턴고사리 9. 무늬접란 10. 행운목 위의 식물들은 제각기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벤젠, 포름알데히드, 암모니아, 톨루엔, 자일렌 또는 테트라클로에틸렌 등의 새집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는 화학 성분들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NASA의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위의 10가지의 식물들 중 흔히 볼 수 있고 키우기 쉬운 식물들 위주로 소개하겠습니다. - 스파트필름(Peace Lily - Spathiphyllum Wallisii) [벤젠/포름알데히드/테트라클로에틸렌/자일렌/톨루엔/암모니아 제거효과] 남아메리카 원산지인 이 식물은 집안 어느곳에 놓아도 잘 적응할 정도로 키우기 쉽고 생명력이 강합니다. 벤젠, 암모니아, 포름알데히드와 테트라클
산을 좋아하는 나는 설악산에서 새해를 맞았다. 새벽 3시.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추위에도 오색약수 입구에는 수많은 인파가 운집해 있었다. 등산로 입구 문이 열리자 해드램프 행렬이 줄을 잇고 나도 앞서가는 사람의 등산화 뒷굽을 보며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설악산은 일정 때문에 대부분 야간산행을 하게 된다. 야간산행은 잠을 설치게 되는데다 겨울철엔 추위까지 겹쳐 단단히 각오를 하지 않고는 견뎌내기 어렵다. 하지만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넉넉한 산의 품에 안기다 보면 이내 어려움은 잊혀지고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산에 오르는 길은 삶의 길과 닮았다. 사람은 저마다 목적이 있어 삶을 영위하듯이 또한 사람마다 목적이 있어 산에 오른다. 산행의 모습도 제각기 다르다. 경쟁하듯 앞서만 가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유를 갖고 천천히 오르는 사람이 있다.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만 좋은 길로 가는 사람도 있지만 남을 위해 양보하고 험한 길을 택하는 사람도 있다.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건네며 베푸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옆 사람은 모른 채 외면하는 사람이 있다. 산이 그렇듯 산에 오르는 사람은 넉넉한 마음과 남을 배려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정상정복의 진정
복지천국이라 자랑하던 두 나라가 지금은 나라살림이 거덜이 나서 후회하고 있다. 국민소득 2만 불의 남유럽의 그리스와 매년 1억 원의 생활비를 지급하던 태평양의 나우루 공화국이다. 먼저 그리스의 복지정책을 살펴보면 대학원까지 기숙사와 식비를 모두 무상으로 교육을 했는데 졸업하자마자 바로 실업자가 되었다고 한다.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어 주었고 공무원을 늘여 취업시켰다. 공무원을 늘이다보니 노동인구 4명중 1명이 공무원이었다고 한다. 공무원이 초만원이라 할 일이 없어 근무시간이 오후 2시 반까지였는데 보수와 수당까지 받아갔으니 나라가 거덜 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복지정책은 백년대계이어야 하는데 앞날을 생각하지 않고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선심복지정책의 결과이다. 청년실업률이43%에 달하던 아테네의 의사당 앞에서 정부에 긴축조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죄수 복장을 한 채 항의 시위를 하였다. 처음에 잘못 설계하면 두고두고 미래의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 명문 아테네대학에 등록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복지제도에 감사하며 대학 생활을 보냈으나 졸업 후 월 500유로(약 80만원)짜리 임시직이나 아르바이트가 전부였다. 일자리 자체가 없는데 명문대를 나온
30년이 훨씬 넘는 공직생활이지만 직장 이야기보다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직장 맘들이 겪는 육아에 대한 고충과 아이 학업에 대한 고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함께 전하고자 함이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은 공무원이 된 것과 두 딸과 아들을 둔 일인데, 이는 지금도 하루하루 웃음 나게 행복한 삶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지금 두 딸은 어엿한 직장인이지만 막내인 아들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나는 직장 맘으로 바쁘다는 핑계를 습관처럼 대면서 방임주의적 양육방식을 많이 적용했던 것 같다. 학교생활이 시작되면서부터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준비물 외에는 과제물이나 숙제 등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은 별로 개입을 안했다. 선생님한테 꾸중을 들어봐야 다음부턴 스스로 잘 챙길 거라 믿었고, 비 오는 날 학교로 우산을 가져다 줄 수 없는 엄마라면 미안해하기보다는 오늘 맞은 비로 인해 다음에는 미리 우산을 챙길 줄 아는 아이를 기대하면서 안쓰러운 생각이나 가책을 숨겼다. 큰 아이가 대학생이 됐을 때도 이런 방식으로 아이들 셋을 묶어 일본 배낭여행을 보냈고, 패키지 여행이 아니라 다리품 파는 고행길이지만 그 과정
[충북일보] 한 해가 허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존재하는 모든 건 결국 소멸한다.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가 될 수 있다. 그릇은 비워야 채워진다. 결국 사라져야 나타난다. 송구영신의 의미가 이런 것 아닌가 싶다. 올해 대한민국 국민들은 많은 일을 겪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까지 경험했다. 새로운 대통령도 조기에 뽑았다. 국민들이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경험했다. 하지만 민생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되레 피폐해지고 있다. 경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서민들의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누가 민생을 챙기고 있는건지 걱정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도 고질적인 권력형 비리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채용비리에 관피아 재등장까지 변한 게 없다. 엎친 데 덮쳤다. 충북 제천에서 대형 화재 참사가 났다. 29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 유가족은 물론 전 국민을 슬프게 했다. 기부도 예년에 비해 줄었다. 소외 이웃을 찾던 발걸음도 뜸해졌다. 올 한해 도내에서 회자된 다른 뉴스들도 우울하다. 지난여름 수해는 최악으로 기록됐다. 지난 7월 16일 네 시간 동안 290㎜의 폭우가 쏟아졌다. 그 바람에 784억 원의 재산피해와 2천539명의…
며칠 전 눈이 소복이 왔다. 매우 아름다운 아침풍경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었다. 우리 교육지원청 장학사들이 학교지원 동아리 활동으로 강화도 꿈틀리 인생학교와 일산 미래교육박람회에 견학을 가셨기 때문이었다. 가는 날에는 눈이 펑펑 내렸고 오는 날엔 비가 많이 왔지만 무사히 잘 다녀왔다는 메시지가 왔다. 안도하는 마음으로 그룹 채팅창에 한 줄을 남겼다. "고생하셨는데, 비오는 날은 함부로 웃으면 안돼요.(비웃음) 눈 올 때는 막 웃어도 되고요.(눈웃음)" "교육장님, 말씀 받들어 웃음 잘 참았다가 눈 오는 날에 맘껏 날리겠습니다"라는 답변이 올라왔다. 나의 이런 어설픈 유머에도 재치 있게 답변해주시는 장학사들이다. 이 에피소드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유머가 있는 경영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교육지원청 또한 분위기가 좋기로 유명하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형성돼 온 보은만의 문화이다. 구성원들 사이에 오고가는 유머, 그리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친절한 태도로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것이다. 우리 교육지원청 직원들이 유머로 즐겁고 행복한 분위기 속에서 근무할 때 학교도 계속 행복한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무리 짓는 한 해가 이다지도 힘겨웠던 적이 있나 싶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물론 내 개인사에 있어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겨줬고, 또 한편 2018년은 지금보다 나을 거라는 희망을 부여잡고 싶은 세밑이다. 역사적 사건으로 길이 남을 촛불집회나 조기대선 뿐만 아니라, 경주 지진에 이어, 수능일자를 연기시키기까지 한 포항 지진, 세월호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벌어진 영흥도 낚시배 전복사고, 모든 이들을 안타깝게 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에 이르기까지 안전 불감증 대한민국의 민낯을 그대로 체감하는 모진 한 해였다. 먹고 살기 위해 전력을 다하던 시절이 지났다고들 하는데, 사람들 마음은 더욱 불안해 지고, 살기가 더 버겁다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마음의 평화를 찾기까지 숱한 사회적 문제와 얽힌 우리 생활과 문화의 면면을 바꿔나가야 하겠지만, 당장 눈앞에 보이는 불안과 공포는 일상 속에서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사회안전망에 대한 불신은 언제쯤 개선될 것인지 막막함만 앞선다. 이런 형편인지라 안전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원초적인 본능에 가까운 것일 수밖에 없다. 심리학계에서 인본주의 심리학자롤 알려진 미국의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
청소년기부터 두통이 가끔 있었는데, 두통약(진통제)으로 그때그때 가라앉혔다고 한다. 30세가 넘자 두통이 잦아지고 두통약으로도 진정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병원검사로는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인 통증이라고 했으며 기질적으로 이렇다 할 이상이 없었으므로 '편두통'의 진단이 내려졌다고 한다. 진찰상 두통 외에도 어깨결림(자율신경실조와 만성피로), 등바름, 식욕부진, 트림, 악취나는 방귀, 변비 등의 증상이 있었다. 장내부패로 인한 증상으로 취침전에는 항산화식이섬유효소(식이섬유와 효소 선옥균이 풍부)를 복용케 하고 아침기상후에 따뜻한 물을 음용하여 배변을 유도하였다. 침치료와 발효한약을 병행하여 많이 호전이 되었다. 편두통(혹은 군발성 두통)의 원인은 대장내의 부종으로 인한 경도내압증가와 오염된 혈액(독소혈구)으로 인한 순환장애이다. 장내압력의 증가로 인한 뇌압의 증가는 실험결과로 유추할수 있다. 쥐의 장을 인위적으로 폐색시키면, 죽은 쥐의 뇌에서 뇌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고혈압환자의 경우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더라도 변비로 인해 변을 6~7일 못볼 경우, 뇌압의 증가로 뇌출혈이 오기도 한다. 최근 주목되는 편두통의 원인으로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H. pylori
눈이 내렸다. 보기에도 탐스러운 함박눈이 내리는 대로 쌓인다. 얼마 후 눈을 흠뻑 뒤집어 쓴 채 서 있는 도서관 뜰의 나무들. 정원수는 정원수대로 작은 떨기나무는 또 그대로 하얀 털외투를 걸쳤다. 얼마나 예쁜지 동화 속 나라에 온 것 같다. 눈이 내린 다음 소복소복 쌓이는 게 무에 새삼스러울까만 이따금 보면 싱거우리만치 금방 녹아버릴 때가 있다. 얼마 전에 내린 눈이 그랬다. 오늘처럼 함박눈이 내리고는 푹한 날씨에 금방 녹아버렸다. 모처럼 눈이 왔다고 어린애마냥 좋아했었지. 사진을 찍어서 미국에 사는 친구에게도 보내려고 잔뜩 별렀는데 잠깐 새 녹고 말았다. 교통 체증을 생각하면 다행이었으나, 눈이 쌓이면 우선은 가습기처럼 습도를 조절하게 된다. 그로써 건조한 날씨가 눅진해지고 호흡기 계통의 질병이 줄어든다면 하루 이틀 불편한 것쯤은 참을 수 있어야겠다. 눈 쌓인 풍경이 오래 가는 것은 당연히 추울 때다. 우리 잘 아는 히말라야니 킬리만자로니 하는 만년설 풍경도 녹을 새 없이 춥기만 한 그 지역 특징 때문이다. 행복이나 행운도 불행을 극복하면서 추구하는 과정이었던 것을. 날마다 즐겁고 행복하면 따스한 날 내린 눈이 금방 녹아버리듯 형체도 없이 사라질 수
[충북일보] 내년 6·13지방선거가 점점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선수들은 진작부터 경기를 시작했다. 현직 인물과 중견 정치인들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물론 의외의 참신한 인물도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여야가 지난 5월 대선이후 1년여 만에 치르는 '빅게임'이다. 그런 만큼 각 정당들도 일찌감치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강해 선거결과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충북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자리는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이다. 하지만 예비후보들의 이름만 거론될 뿐 아직 무엇 하나 정해진 게 없다. 후보는 물론 각 정당의 경선 룰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그러다 보니 자가발전식 풍문만 무성하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주요 정당의 일부 예비후보들 사이에선 '공천 내락설'이 나오고 있다. '이미 공천을 약속받았다'거나 '공천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당내 유력 인사들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경선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 룰과 시기를 정하지 못했다. 자유한국당은 전략 공천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물론 경선 병행 등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후보 경선도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다. 일정 규모 이상 시설은 공조시스템으로 기계 환기를 하고 있으나 가정이나 자동차, 작은 사무실 등은 관리를 하지 않고 지내면 건강을 해치기 쉽다. 실내공기가 오염되기 때문에 영문도 모르게 육체 피로, 두통, 기관지염, 비염, 천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다른 때보다 호흡기 질환 환자가 늘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실내공기의 오염 원인을 보면 밀폐된 공간에서의 호흡, 난방기구나 조리기구에 의한 오염, 담배 연기, 주차시설에서의 자동차, 화학제품, 방향제 등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미세먼지, 포름알데하이드 등이 대부분이다.겨울철 실내공기 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자연 환기를 들 수 있다. 환기 횟수는 실내 크기, 난방기의 종류, 거주자의 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환기는 1시간 내지 2시간에 한 번씩 창문을 활짝 열어 실내공기를 전환시켜 줘야 한다. 겨울철에 자동차 난방장치를 가동하고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환기를 하지 않으면 산소가 부족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졸음을 유발하므로 안전운행에 좋지 않다. 외부 온도가 아무리 낮아도 차량 실내온도를 적정하게 낮추고 가끔 창문을 열어 신선한 외
지난달 근 5~6년 여 만에 제주도여행을 다녀왔다. 제주도 하면 나름 뭔가 아련한 옛 정서와 색다른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던 곳으로 여기기에 필자는 수차례 찾아간 곳이었다. 오랜만에 간 제주도는 외형상으로는 많은 변화가 눈에 띄었다.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도로가 잘 포장되고 낯선 건물들이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는 걸 보고 발전이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 내 눈에도 과거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제주국제공항에 내려 렌터카를 인수받기위해 안내를 받았는데 통행로도 편리하게 기획 배치돼 있고, 렌터카 업소마다 친절을 다해 뭔가 기대감에 빠져보았다. 이미 오후시간이라 서둘러 관광에 나섰다. 섬지역의 비좁은 토지 때문인지 아직까지도 꼬불거리는 도로와 특히 자동차 속도제한이 지나쳐서 시간이 너무나 안타깝다는 마음에 조급증을 벗어날 수 없었다. 2박 3일 일정이라지만 귀향 항공기 출발 시간이 오전 9시 50분이어서 차라리 2박 2일 일정이라는 게 맞는 말이다. 서귀포에서 숙박 후 이른 아침시간에 천제연폭포를 찾았다. 멀리 아녀자로 보이는 두 사람이 뭔가 손질 중이기에 다가갔다. 바닷가니 필시 생선이려니 하며 가다갔는데 마늘을 까고 있는 7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