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의 새로운 즐거움이 있다. 작년부터 도산서원을 드나들게 되었는데 금년 봄 이후 오는 길에 짬 내어 온천을 들르는 맛이 제법 은근하다. UN의 기준으로는 청년이고, 나 또한 노구로 인정할 마음이 전혀 없음에도 장장 세 시간 남짓 운전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운전하면서 라디오 음악이랑 강독유사 권 교수님이 주신 성독 파일도 듣고 녹성 김성진 선생과 그분의 제자이자 직접 가르침을 입었던 금정 김응서 선생의 대금곡도 듣지만 밀려오는 하품을 이기기란 쉽지 않다. 그러던 중 오가는 길목에 있는 도산 온천, 학가산 온천, 예천 온천 그리고 문경 온천에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산과 내로 둘러싸인 시골에서 자란 촌놈에게야 집 앞 냇가에서 멱을 감다가 집안 형들 따라 물 깊어 으스스한 방죽에서 개헤엄만 쳐도 만족했던 지라 온천은 언감생심의 사치로 여겨 꿈도 꾸지 못하던 처지였다. 그러다가 도시 출신인 집사람 따라 자연스레 온천을 접하게 되었는데 늦게 배운 도둑질이라 그런지 집사람 없이도 쏠쏠하게 즐길 거리가 되었다. 혹 상황 될 때 목욕하려고 달랑 면도기와 칫솔이 들어 있는 목욕용 손가방을 차에 싣고 다닐 정도이다. 도산온천은 시설이 예스러워 촌로들이 찾는데 물은
[충북일보] 청주시의 민간지원 보조금이 여전히 문제투성이다. 청주시의 관리감독 소홀과 민간단체의 도덕적 해이가 지방보조금을 '눈먼 돈'으로 만들고 있다. 청주시가 지원하는 보조금을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한 민간단체들이 감사에 적발됐다. 청주시는 법정 운영비를 지원받는 민간단체 23곳과 2천만 원 이상 보조사업 299개에 대한 보조금 집행실태를 감사해 모두 33건을 적발했다. 감사 결과 이들 단체는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과다 지급했다. 승인도 받지 않고 사업을 변경하거나 예산을 한꺼번에 몰아 쓰기도 했다. 보조금 사업 관리·감독 담당부서는 사업계획서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예산을 집행했다. 청주시는 지난달 4일부터 8일까지 상반기 민간사회단체 지방보조금 집행 지도점검을 실시했다. 사업수행상황 현장 확인, 보조금 집행기준 준수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었다. 기관·단체 직원을 대상으로 반부패 청렴교육도 실시했다. 그러나 별 효과는 없는 듯하다. 이런 지도점검은 지난해도 올해도 진행됐다. 내년에도 변함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4월엔 청주시 공무원들이 보조금 지급단체로부터 해외여행 경비를 상납 받아 중국을 여행해 물의를 일
예전에는 애완동물로 불리던 동물이 최근 가족개념의 반려동물이 되며, 사람과 평생을 가족으로 함께하고 있다. 반려동물 산업도 무한확장 되고 있으며 세부적으로도 여러 분야로 나뉘어 발전돼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법에는 반려동물이 민법상 소유된 물건으로 취급받고 있다. 교통사고 시 반려견이 대물로써 보상받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반려동물 관련 법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물론 기존 법을 뒤집어엎자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개정해달라고 조르는 것도 아니다. 다만 어느 정도 동물에 대한 사람의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모 대학에서 동물관련학과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 해외 동영상을 보여준 적이 있다. 동영상에는 뜨거운 여름 한 캠핑장에서 어떤 남자가 큰 돌을 들고 고급승용차의 뒷유리창을 내려치는 모습이 나온다. 내리치기를 여러 번 남자는 겨우 유리창을 깨고, 이윽고 차 문을 열어 강아지를 구조하게 된다. 그렇게 구조된 강아지는 뜨거운 열로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다. 결국 차 주인은 동물복지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고, 강아지는 차 주인 대신 구해준 남자와 평생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한다. 미국은 지난 2015년 7월…
자신이 가진 생각과 다른 이야기가 나올 때 그 간극을 설명하는 것은 정말 답답하고 힘든 일이다. 아이가 되었다면 울음을 통해 주위에 도움이라도 요청하지만 위치가 있는 사람일수록 주위의 조언을 받기 어렵다. 나이가 많아지면 자신이 그동안 해온 일들로 자신의 현재 모습이 결정 된다. 이것은 사는 동안 수많은 선택의 시간이 있었고, 그 시간동안 현재의 자기의 모습이 만들어 졌던 것이다. 현재의 모습이 잘못되었다면 이상적인 모습으로 돌려놓기 어렵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나에 대한 것이지만 나의 이미지는 나와 관계있는 것들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내가 바뀐다고 쉽게 바뀌어 지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정치인 버드 드와이어는 펜실베니아 상원의원을 역임하고 1981년부터 1987년까지 재무장관을 한 정치인이었다. 1986년 뇌물수수혐의로 인한 재판을 받았고 최종판결 전날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 회견을 자청했다. 이 장면은 전국적인 뉴스였기에 생방송으로 진행 되었다. 준비된 글을 읽던 드와이어는 갑자기 권총을 꺼내 자살을 하였다. 그는 너무나도 억울함을 표현하기위한 자살이었다. 그 후 그의 비리 관련 증언을 한 다양한 공범들은 자신들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 죄를 드와이어에
그날따라 초여름 햇살이 별처럼 반짝였다. "야 바다다!" 누군가 외쳤다. 바다는 늘 설렘을 준다. 차에서 내렸는데, 바다는 저만치 있고…. 시멘트 둑 너머로 출렁대는 물결로 인하여 가슴이 탔다. 바다는 언제 찾아오든 한 번도 실망시킨 적 없었지. 오늘처럼 멀면 먼대로 바라만 봐도 충만함을 선사한다. 바다를 더 가까이 느끼고 싶어 허리높이보다 높은 두툼한 둑에 올라앉았다.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이 온 몸의 세포를 자극한다. 지금 이대로라면 잠시 시간이 정지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환호성이 터졌다. 고개를 돌리니 그늘 막에서 쉬는 사람들을 관중삼아 한낮에 해변의 무도회가 열렸다. 이때를 위하여 준비라도 한 듯이, 각기 다른 동아리에서 스포츠댄스를 하신다는 점잖으신 은발의 남녀 두 분이 유려하게 미끄러진다. 한 쌍의 새다. 춤사위는 파도를 타는 갈매기요, 형상은 극히 몽환적이다. 고요하게, 가끔은 얼굴이 포개질 것처럼 아찔하게 긴장감을 주면서 사람들의 정서를 압도한다. 어린 시절로 기억이 달려간다. 고향의 약수터 옆에 무도장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방갈로라고 불렀다. 방갈로어원은 인도벵골 지방의 독특한 주택양식에서 비롯됐단다. 산기슭이나
경북 영천의 기온이 40.3도까지 기록하며 연일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고, 대부분 지역에서 38도를 넘어 나라 전체가 용광로처럼 펄펄 끓고 있다. 열사병(熱射病) 등 온염(溫熱)질환자는 1천487명에 이르고, 농부나 노동자, 노인 등이 열사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또한 닭·돼지 등 총 225만 6천여 마리의 가축이 폐사(斃死)하였고, 과수 잎이 마르거나 열매가 강한 햇살에 표피가 변색하고 썩는 일소 현상과 함께 농작물이 타들어가고 있다. 재난 수준의 暴炎이 계속됨에 따라 전력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2017년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최대전력수요를 8750만 kw, 2018년 하계수급대책에서 8천830만 kw로 예측하였으나 지난 23일 9천70만, 24일 9천248만 kw를 기록하여 예비율이 7%대로 추락하면서 원전 1기라도 멈추면 비상조치 필요한 단계라고 한다. 계속 최대수요 9천만 kw를 넘자 정전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한수원은 한빛 1호기와 한울 1호기 정비시기를 조절하여 계속 가동하고, 정비 중인 한빛 3호기와 한울 2호기를 앞당겨 다시 가동하여 전력 500만 kW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대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정부의 탈원전 정
민선 7기에 들어서자마자 청주시가 출연한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하 문화재단), 청주시복지재단(이하 복지재단), 청주시 시설관리공단 (이하 관리공단) 등에서 터져 나오는 각종 비리와 위법행위로 시끄럽다. 독립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지역성이 반영된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출범한 문화재단은 지역사회전반의 문화·예술적 가치 증진이라는 공공이익을 실현하기보다는 대형 국비사업을 맡아 실행하는 기획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전 사무총장이 자신이 원하는 홍보팀장을 뽑기 위해 시험지를 유출한 사건을 두고 터질 것이 터졌다는 이야기가 회자될 정도로 전 사무총장의 행보를 의심의 눈초리로 봐온 사람이 많았다. 결국 사무총장은 얼마 남지 않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을 하였다. 시설관리공단 또한 문화재단과 별반 다르지 않다.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하고도 2년 가까이 지급을 미루다 3억 6천억여 원의 지연이자를 물어주게 됐고,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우수 공기업으로 선정, 9억 원의 성과급을 나눠 갖는 등 도덕 불감증이 도를 넘었다. 급기야 시설관리공단 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통해 "옥화자연휴양림 기간제 근로
[충북일보] 살인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벌써 15일째다. 지난 1994년 폭염과 유사한 패턴으로 이어지는 듯해 걱정이다. 한반도에서 최근 30년간 가장 길었던 폭염 일수는 1994년의 26일이다. 그 다음이 2016년 19.2일, 2000년 16.8일, 1985년 16일, 1997년 14.2일 순이다. 올해는 지난 11일부터 15일째 이어지고 있다. 언제 끝날지 예측도 어려운 상황이다. 충북도와 도내 11개 시·군은 폭염 대비 상황 관리와 피해 방지 체계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무더위 쉼터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 역시 자연재해에 준해 폭염 대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덥지 않다.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취약계층부터 살피는 게 순서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의 여름나기가 힘겹다. 에어컨은커녕 선풍기 하나로 근근이 버텨야 하는 노인들이 많다. 우선 지자체가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 운영 시간이라도 늘려야 한다. '가진 게 없는 사람일수록 추위보다 더위가 낫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40도를 육박하는 더위가 그렇게 만들었다. 그늘막 정도론 해결이 안 되기 때문이다. 취약계층의 삶은 늘 위태롭다. 노동력마저 상
유년시절, 유독 내 주위엔 각종 범죄의 피해자가 많았다. 쉬는 시간 체육복을 도둑맞은 옆반 친구, 언니에게 폭행을 당한 옆자리 친구, 친구를 짝사랑하는 남자아이가 못살게 따라다니는 친구까지. 그러한 아이들의 원더우먼은 항상 나였고, 이러한 이들을 돕고 싶어 경찰이 되길 원했던 나였다. 하지만 나에게도 짝사랑하는 고학년 오빠만큼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옆 동네에 살고 있는 6.25때 피난을 와서 정착한 할머니였다. 1935년생이신 우리 할머니의 머릿속에 그들은 머리에 뿔이 달려있는 빨간색 도깨비로 각인되어 있었고, 그런 할머니에게 받은 조기교육 아닌 조기교육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흘러 지구대에서 근무하게 된 나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자들은 각종 범죄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숨어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약자도 있었다. 지난해 3월, 괴산경찰서 보안 경찰로 보직을 옮기게 되었고 북한이탈주민을 만난 이후에 나의 편견은 차츰 바뀌게 되었다. 할머니가 이야기한 북한이탈주민은 머리에 뿔이 달려있는 빨간 도깨비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혹은 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우리의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였다. 그들은 고향에 두고…
2천 오백여 명의 직원. 그 중의 10%는 억대 연봉. 의사들 앞에서 강연하는 대표 CEO…. 이런 기업이라면 대기업에 버금가는 위치에 있거나 IT계의 벤처기업쯤 될 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할 겁니다. 위의 기업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뷰티 살롱으로 성장한'준오헤어'이죠. CEO는 강윤선 대표이구요. 집이 너무도 가난해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생업에 뛰어들었던 그녀가 성공의 비결로 무엇보다 내세우는 것은'독서경영'입니다. 얼핏 미용기술과 독서와는 별 연관이 없어 보이죠. 하지만 그녀는 이렇게 말해요. "언어가 사고를 지배하고 그 사고가 결국은 행동을 바꾼다." 이러한 신념으로 강 대표는 회사의 한 공간을 도서관으로 꾸며 놓았고, 직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필독서를 읽고 독서토론회에 참여하도록 했죠. 그녀는"미용이라고 해서 단순히 기술로 먹고 사는 시대는 지났어요. 창의력과 고객과의 공감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거든요."라고 말하죠. 그래서 무엇보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경영 지론인 겁니다. '준오헤어'의 초창기 시절 집을 팔아 직원들과 영국 연수를 다녀온 것도 배움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죠. 물론 책읽기가 싫어 그만둔 직원도 있었지만, 동종업계에서…
독자 여러분은 친구에게 절교를 선언했거나 절교를 당해본 아픈 기억이 있는지· 날도 더워 몸도 마음도 지치는 요즘 왜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느냐고 하실지 모르겠다. 고등학교 3학년 이맘 때였다. 수능 D-100일이 곧 다가올 시점이라 친구들과의 대화 주제는 수시원서를 어디에 쓸 것인가 또는 어떤 과목을 포기할까 같은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야간 자율학습 중 친구가 할 말이 있다며 밖으로 좀 나와 보라고 했다. 밤 9시가 넘은 시간이라 어두컴컴한 가운데 운동장 조회대 옆 계단에 앉자마자 친구는 대뜸 "이제 난 너랑 절교할꺼야"라고 했다. 머릿속도 눈앞의 어둠처럼 까매진 듯 뭐라고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세상에 절교라니, 더군다나 왜 하필 이 시점에. 정신을 차리고 이유를 물었다. 본인은 내가 단짝이라 생각하는데 나는 아닌 것 같다는 게 절교의 이유였다. 내가 너무 본인에게 관심은 없고 다른 친구들에게만 잘해준다는 것이다. 어떻게 풀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건 오해라고 이런저런 장황한 설명과 눈물콧물 끝에 우리 둘 다 그 어둠을 탈출했던 것 같다. 그 이후 그 친구에게 자의반 타의반 신경을 더 쓰게 되었고, 지역을 달리하던 대학 시절에도…
'우토로(宇土口)'. 일제강점기에 강제징용 등의 이유로 일본에 끌려간 재일동포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곳 중 하나이자 재일 한국인의 한과 눈물이 서려있는 곳이다. 행정구역으로는 일본 '교토후(京都府)' 남부 '우지시(宇治市)'의 마을이다. 이곳은 태평양 전쟁 중인 1942년 교토 비행장과 병설 비행기 공장 건설 공사를 시행되었다. '일본 국제항공 공업'이 시공을 맡았고 약 2천 명의 노동자가 동원되었다. 그 중 약 1천 300명이 조선인이었으며 이 때 건설된 노동자와 가족을 위한 합숙소가 '우토로' 마을의 전신이다. 현재는 약 120명 정도가 살고 있다. 이전의 우토로의 거주여건은 말로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했다. 이 지역은 상수도 시설이 없었다. 지금은 물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었으나, 하수도 시설은 아직도 없다. 그러니까 비오면 이 마을은 속절없이 침수 당한다. 뿐만 아니라 하수도와 빗물이 뒤섞여서 침수되므로 오물이 역류하여 무릎 높이의 물이 방안까지 침투한다. 이 정도로, 주변 일본인이 사는 마을에 비해 아직도 시설이 열악하다. 그런데 그곳에 살던 강제 징용 한국인들은 퇴거 위기에 시달렸다. 왜냐하면 원래 쿄토
나는 여전히 일하고 있다. 결혼여부를 떠나 여성 또한 직업을 가지는 것이 양성평등이라는 거창한 말이 아니더라도 노동을 통해 소득을 얻고 그로인해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으니 직업을 갖는 것은 더 이상 특이한 일은 아니다. 스물아홉 나이에 세 살 더 많은 남편과 결혼을 했고 아파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훌쩍 큰 키는 아니지만 남편은 170 나는 156의 아담하기만 명랑 생활기가 충북에서 시작되었다. 10개월만의 연애 끝에 결혼을 한 것이다. 집안일도 나눠서 그것도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나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는 남편과 생각의 차이에서 많은 갈등을 하게 한다. 휴일이나 주말에 남편은 "TV 및 DVD 시청"에 올인 한다. 매일 2시간 정도 시청하는 TV를 주말이나 휴일에도 끌어안고 산다. 책을 사거나 독서를 한번도 해 본적 없는 사람이 TV출석부는 꼬박꼬박 개근상감이다. 요즘에는 신문도 거의 보지 않는다. 하루에 1시간도 채 안 되는 남편과의 대화와 채 1분도 안 되는 마주보고 웃는 우리 부부는 서로를 외롭고 허전하게 한다. 곁에 있어도 외롭다는 말이 이런 의미에서인가보다. 그래도 난 취미생활로 '여행'을 상상해본다. 기
[충북일보] 세종시 빨대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세종시가 6년이 넘도록 쉬지 않고 인근 지역 인구를 유입하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 2012년 7월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 살기 좋은 도시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 4단계에 걸친 중앙부처 이전, BRT(간선급행버스체계) 구축, 전국 최고의 녹지 공간 확보 덕이다. 하지만 청주 등 인접 시·군의 사정은 아주 다르다. 세종시 출범 이후 지난달까지 청주시 전출인구는 2만4천669명이다. 순 유출된 인구만 따져도 1만6천590명에 이른다. 지금까지 상황으로만 보면 세종시는 청주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지난해 인구가 가장 많이 순유출 된 청주시의 경우 경기, 서울, 세종 순으로 전출자가 많았다. 청주시 조사결과 지난해 총 4만3천273명이 청주에서 타 시·도로 이사했다. 전입한 인구는 4만819명으로 2만4천56명이었다. 경기, 서울로 전출한 인구는 각각 8천673명, 6천182명에 달했다. 하지만 전입한 인구도 각각 8천272명, 6천182명으로 집계됐다. 순유출 규모가 각각 401명, 685명 수준에 그쳤다. 청주의 인구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그러나 세종으로 유출은…
충북이 잘 살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우리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중앙에서 돈을 많이 얻어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일은 수레의 양륜에 비유할 수 있다. 한 가지라도 잘 안되면 수레는 정상적으로 굴러 갈 수 없다. 그만큼 재정자립도가 낮고 중앙에서 지원하는 비중이 높다. 가급적 많은 돈을 중앙에서 타오는 일을 잘해야 유능한 것이고, 그래야만 잘 살 수 있는 구조다. 많은 돈을 중앙에서 타오는 일을 잘 하기위해서는 중앙정치를 장악하고 있는 친문과 소통할 수 있는 인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중앙에서 역할을 잘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면에서 충북은 불리하다. 충북출신 국회의원이 8명인데 단 한 명도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되지 못했다. 정우택 오제세 변재일 의원 등이 다 4선이지만 의장단은 고사하고 상임위원장도 못하고 있다. 상임위원장 정도는 되어야 국회에서 말발이 서고 예산도 주무를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경대수 박덕흠 이종배 의원 등이 소속 상임위에서 간사로 활동 중인 것이지만, 사실상 예산 심의권을 쥐고 있는 예결위에는 박덕흠 의원만이 참여하고 있어서 역부족인 상태다. 숫자가 적은 충북 의원은 일당백의
1년에 한 번만이라도 가족여행을 하려고 했다. 애들이 어릴 때부터 지켜온 나만의 규칙이었다. 가족여행을 못한 해는 한 해의 수확을 제대로 못한 것처럼 왠지 허전했다. 바다에, 계곡에, 산에 도착한 후 우리는 서로 더 많이 의지하고 보살폈다. 낯선 곳에서는 우리 가족만이 낯익었기 때문이다. 그 낯익음을 확인하는 순간 우리가 가족이라는 것을 더 잘 깨달았다.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하던 낯익음과 편안함이 집을 멀리 떠난 후에야 더욱 또렷해졌다. 1994년 지독한 폭염이 시작되었을 때 우리 가족이 강원도 영월계곡에서 함께한 20일간의 야영생활은 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난 그때 알았다. 일상생활도 여행처럼 할 수 있다는 것을, 삶이라는 것이 결국 여행이라는 사실을. 야영장에서 근무지로 먼 거리를 출퇴근하면서도 난 즐거웠다. 퇴근 후에 저녁거리를 사는 일도 재미있었고, 야영장에 도착하자마자 애들과 함께 계곡물로 뛰어드는 일도 신났다. 날마다 밤하늘에 총총히 박혀있던 별을 바라보며 애들이 부르는 동요를 따라할 때면 내가 꼭 어릴 적 그 시절로 돌아가 있는 것만 같았다. 큰 아들이 대입 수험생이 되면서 그 해는 반쪽짜리 가족여행으로 만족해야했다. 작은 아
매미가 쩌렁쩌렁 울던 이맘때면 짓궂은 친구들이 서리해 온 참외와 수박을 개울에 풍덩 담가놓고 멱 감고 놀던 추억이 떠오른다. 이웃 간에 밥을 나눠 먹고 서로 부족함을 채워주던 정이 많던 시절이었다. 종이도 귀해서 신문지는 아주 요긴하게 쓰였다. 생선가게에서도 푸줏간에서도 고기를 신문지에 둘둘 말아 손님 손에 건네주곤 했다. 신문지는 벽지로도 쓰였고 화장실에서도 요긴한 존재였다. 그만큼 어려운 생활이었으니 책은 더없이 값진 귀한 소장품이었다. 친구들과 책을 돌려가며 읽었고, 시험기간이면 전과가 있는 친구 집에 모여 둘러앉아 같이 공부도 했었다. 어쩌다 책을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어른들은 "책 도둑은 도둑이 아녀, 얼마나 읽고 싶으면 갖고 갔을까"라고 말씀하셨다. 그런 소리를 듣고 자라서인지, 지금도 책 도둑에게는 아량이 생기곤 한다. 살짝 집어간 책에서 감명을 받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연일 폭염이 내리쬐는 요즈음, 오늘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아침부터 햇살이 따갑다. 더위를 이겨내는 방법 중 으뜸은 독서 삼매경이 아닐까? 도서관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뒤뚱뒤뚱 걸어오는 어린아이의 얼굴이 해맑다. 아동…
[충북일보] KTX 오송역은 충북의 자산이다. 전국 유일의 오송분기역을 빼고 지역 발전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허망한 일이다. 최근 오송역 개명(改名) 운동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약 20억 원 정도가 투입될 개명은 내년쯤 가능해 보인다. 그동안 최선 다했나 다섯 그루의 소나무라는 뜻을 가진 오송은 9세기 신라의 대학자 최치원 선생이 인재양성을 통해 삼한의 부국강병을 꿈꿨던 곳이다. 음양오행설에 근거해 다섯 그루의 소나무를 심어 오송(五松)이라 불렸다. 11세기에는 고려의 강감찬 장군이 군사양성을 통해 위기의 나라를 구한 역사적인 장소다. 1997년 오송 국가생명과학단지가 지정됐다. 2001년 식약처 등 6대 보건의료 국책기관의 오송 이전이 결정되고, 2003년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착공됐다. 2007년 6대 보건의료 국책기관 이전 기공식이 있었다. 2009년에는 역사적인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가 이뤄졌다. 2010년 KTX 오송역이 개통됐다. 그리고 8년이 지났다. 하루 2만 명이 오송역을 이용하는데 주변에 변변한 식당하나 없다. 인구 16만(1990년 기준)의 중국 우쑹(吳淞·오송), 상하이 중심가에서 북동쪽으로 20㎞쯤 떨어진
우리 수명이 갈수록 늘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단순하게 오래 사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몸이 아프면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건강을 해치고 후회해 봐야 부질없는 짓이다. 특히 은퇴 후 건강의 중요성은 그 어떤 것 보다 중요하다. 첫째, 시간에 제한을 받지 않아 편하다는 것이다. 아침에든 오후든 실천하기가 편하다. 다른 운동에 비해 시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날씨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비가 오거나 밖을 걸을 수 없으면 실내를 이용하면 된다. 둘째, 장소에도 어떤 제한 받지 않는다. 산을 걷든 하천변을 걷든, 주변 학교 운동장을 걷든 구별 없이 걸으면 된다. 다만, 도로변이나 자전거 길을 걷는 분이 있는데 그건 좀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집 주변에 산책로를 권하고 싶다. 셋째, 걷기운동은 경비가 들지 않는다. 물론 어느 분은 운동은 일정한 경비가 지불되어야 본전 생각에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분이 있다. 그러나 누구든 처음 시작은 의욕적으로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초심을 잊는 사람들 많이 보았다. 나는 은퇴 후에는 건강만을 생각한다면 걷기만 한 게 없다고 생각
[충북일보] 지금은 인구소멸 시대다. 충북에서도 여러 개 농촌지역이 인구감소로 벼랑 끝에 몰려있다. 충북도내 지자체는 인구소멸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다. 투자를 통해 공장을 짓고 노동자들의 이주를 독려하고 있다. 일부 농촌지역에서는 귀농·귀촌인 유치를 위해 각종 보조금을 주고 생활혜택을 주기 위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 모든 사례의 공통적인 키워드는 '생존'이다. 그러나 도 단위 지자체와 도시·농촌지역 지자체 모두가 오로지 투자유치에만 매달리는 것은 곤란하다. 밥그릇은 몇 개 되지 않는데,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투자유치에만 열을 올린다면 내부 과당경쟁만 부추길 뿐이다. 우리는 그래서 지역별 역사와 특성을 고려해 차별화된 인구유치, 투자유치, 지역개발 로드맵을 수시로 주장하고 있다. 4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를 원하고 있는 선출직들과 달리, 중·장기적인 로드맵에 따라 지역적 특색에 맞는 정책수립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야 전국에서 유일한 지역이라는 입소문이 나고, 사람들도 몰려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자립기반을 만
인간에게 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간의 생활을 위해 기본적으로 충족돼야 할 필수 요소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닌 자원이다. 물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 지하수는 '신비의 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 총량의 약 97%가 해수(海水)이고 3% 미만이 육수(陸水)이다. 육수는 하천수, 호소수, 저수지수, 빙하, 지하수 등이며 육수 중에 지하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0%에 달한다. 육수 중 지하수의 비율은 상당히 높으며 다른 수원에 비해 지표에 노출되지 않고 땅속으로 흐르면서 깨끗한 물로 정화됨으로써 수질이 양호해 미래 수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아주 높다. 지하수는 상수도가 공급되지 않은 곳에서 상수도의 수원으로 사용되거나 재난 대비 비상급수시설의 비상 수원으로서 가치가 있다. 사계절 내내 농작물을 키우거나 민물 양식을 위해서도 활용되며 각종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공업용수로서의 매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풍부한 미네랄을 가지고 있어 먹는 샘물이나 음료수, 주류, 아이스크림 등 식음료품 원수로 활용되고 있다.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서 지열 냉난방 시스템이나 지열발전
요즘 젊은이들은 사랑을 구가하는 일엔 참으로 미숙하다. 거리에서 타인의 시선 의식 않고 애정 표현을 하고, 쉽사리 성개방화 물결에 휩싸여 정조관념이 희박하다고 흔히 생각하지만 의외로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는 일에는 성숙하지 못한듯하다. 이는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마음보다는 사랑 앞에서도 계산기부터 먼저 두드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남편 없이 홀로 외동딸을 키운 지인이다. 그녀의 딸이 중매로 어렵사리 어느 남성을 만났다고 한다. 둘 사이가 한창 무르익어 결혼 이야기가 나오자 느닷없이 남성이, " 결혼식장에서 너희 어머님한테 절하기가 싫은데 안 하면 어떠냐?" 하더란다. 이 말에 그토록 애틋하던 둘 관계가 무너졌다고 한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지닌 언행을 통하여 사람 됨됨이를 평가하기도 한다. 사람이 행하는 언행 속엔 평소 삶의 가치관은 물론 교양, 지식 등이 내포 돼 있다. 그러므로 처음 보는 사람도 말 몇 마디 나눠보면 대략 상대방의 품성을 미뤄 짐작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로보아 이 청년은 기본적 인성이 부족한 사람이 틀림없다. 예식장에서 예식을 올릴 때 양가 부모님께 신랑신부가 큰 절을 올리는 순서가 있다. 이것은 신
연(蓮)은 고대 중국과 인도의 주요한 식량과 약초였다. 지금은 한약재 등 무결점의 식재료로 쓰인다. 여름 꽃을 대표하는 연꽃은 연잎차로, 뿌리는 연근음식으로 연잎파리는 찻잎, 연잎밥을 만들 때 쓴다. 모양이 도토리와 엇비슷한 열매는 삼각뿔 모양의 꽃 대궁에 작은 것은 29개 안팎으로 보통 33~35개의 물뿌리개 구멍처럼 생긴 곳에 담겨 있다. 벌집처럼 뚫려 있는 홀수의 구멍마다 들어 찬 씨는 검게 익는데 '연밥(蓮實)'이라 해 날로 먹기도 한다. 5천 년 전부터 식용해온 연은 인도 중북부가 원산지로 알려진다. 기원전 1200년경 편찬된 인도 아리아인의 경전인'리그베다'에는 연꽃을 우주만물 창조주의 상징으로 '지구를 떠받는 최초의 식물'로 비유했다. 기원전 7~6세기에 편찬된 불교경전 중 '숫타니파타'에는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수행자의 덕목에, 선종의 상징인 연꽃은 "세존께서 연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이니 가섭존자가 그 꽃을 보고 빙그레 미소 지었다.(拈華示衆)"고 해 불교의 상징화가 됐다. 기원전 5세기에 편찬된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기록된 로터스(lotus)는 연을 가리킨다. 연꽃을 신성시해 온 이집트에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에는 '콜드브루(Cold brew)' 커피가 제격이다. 찬물로 성분을 추출하기 때문에 '냉침 커피'라고도 불리는 데, 꽤 오랫동안 '더치커피(Dutch coffee)'라고 불렸다. 콜드브루 커피의 매력은 성분이 추출되는 과정에서 열이 일체 가해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이 덕분에 커피가 지닌 향미가 입 안으로 들어와 체온을 만나면서 비로소 발산되기 때문에 풍성함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콜드브루에 담긴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이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콜드브루는 "찬물로 커피성분을 추출한다"는 의미다. 브루는 "와인이나 맥주를 양조하다"는 뜻으로 주로 사용하지만, "물로 커피나 차의 성분을 우려내다"는 쓰임새도 있다. 반면 더치(Dutch)는 '네덜란드의~'라는 형용사로서, 더치커피를 직역하면 '네덜란드 사람들의 커피'가 된다. 콜드브루 커피는 미국식, 더치커피는 일본식 표현일 뿐 찬물로 추출한 커피를 일컫는 용어로 사용됐다. 하지만 두 용어의 태생이 다르다. 더치커피는 일본인들이 만든 조어이다. 에도막부시대(1603~1867)에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그리스도교 포교를 금지한 탓에 영국과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지난 6월 19일 공개한 공무원연금 통계집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전국에 재직 중인 공무원은 112만458명에 이른다. 연금수급자는 유족연금과 장애인연금을 포함하여 48만96명이며, 이중 85세 이상은 1만3천449명이다. 2017년도 퇴직자는 3만7천59명으로 정년퇴직 1만7천261명, 명예퇴직 9천261명, 일반퇴직 9천167명, 당연 퇴직 등 1천370명이다. 퇴직자수는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가 시작된 2014년 4만4천10명에 비해 6천951명이 줄어들었다. 당분간 퇴직자는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것이나, 수명 연장 등으로 연급 수급자는 계속증가 할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 후 어떤 꿈을 갖기 보다는 당분간 우선 쉬고 싶어 한다. 퇴직 후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우고 준비한 사람들은 많지 않다. 준비를 했다고 해도 막상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은퇴 후 할 일이 없어서, 갈 곳이 없어서 죽을 맛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지난 30년과 같이 앞으로의 30년의 생활에 대해 계획하고 설계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어떤 큰 창업이나 직장생활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고, 내 몸에 대한 관심과 건강관리와 같은 자신의 문제부터 고려해…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