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일자리, 국민연금 등 소시민이 '먹고 사는 일'이 큰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104만여 명에 달하는 이 나라 공무원들에겐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대다수 민간인이 부러워하는 액수의 봉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데다, 퇴직 후엔 국민연금의 몇 배에 달하는 공무원연금으로 걱정 없이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이전 정부의 적폐 탓으로 돌리지만, 요즘 공무원을 제외한 다른 대부분의 직업인은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약 3천300여만 원),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란 통계가 무색할 정도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 부동산 시장은 '한겨울'이다.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는 '가장 잘 나간다'는 세종시의 경우도 올 들어 4월 이후에는 아파트 분양이 사라졌다. 산업기반이 부족한 세종을 비롯, 대다수 지방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지역의 주요 경제기반인데도 말이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나라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공무원 늘리기'를 추진한다. 최근 한 유력 중앙일간지에는 공무원 증원을 비판하는 기사가 실렸다. 특히 이 기사의 인터넷판에 실린 동조 댓글 248개에는…
세상에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리이며, 주고받는 정이고, 서로 위해주는 아련한 연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서로가 지켜야 할 질서와 약속들 그리고 인간적인 상식의 행위들이 이제는 법의 잣대가 필요하고 법의 힘으로 해결해야만 끝장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지기 시작했다. 법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런 까닭일까. 아무리 많은 법이 있어도 피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은 도처에 널려있다. 재판을 거부하는 사람조차 있다. 눈 질끈 감아주고, 덮어주고, 거부하고, 거래하는 무기력한 이 사회가 더러는 내가 아는 사람의 음흉함 같다. 우리는 텔레비전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의 수준과 빗대서 학자나 정치인들이 늘상 비교하는 기준이라는 것이 OECD 평균과 유럽 선진국의 평균 수준일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고 본다. 나라의 수준을 끌어 올리는 사람들의 의식수준이나 그 나라 국민들이 겪어낸 역사적 토대를 차치하고 오직 환경이나 경제적 수준을 가지고 빗대는 것은 위험한 비교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논리가 성립된다. 저 나라에서는 잘 되던 일인데 왜 우리는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인가 하는 말이다.
자동차의 정지선에 있으려니 옆 차량에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비틀즈의'예스터데이(yesterday)'이방인의 것이 아니라 마치 우리의 노래처럼 무척 친숙한 선율입니다. 이 음악의 첫 소절이 흘러나오면 자동으로 옛 기억이 소환됩니다. 특히 이 곡은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생각나게 하죠. 할아버지는 자신의 죽음을 슬퍼하는 손자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울지 마라. 꽃이 피는 날이 있으면 언젠가는 지는 날도 있다. 사람의 영혼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 네가 나를 기억하는 그 순간, 난 다시 반딧불처럼 살아날 거야. 할아버지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난 네 곁에 있을 거란다." 어린 손자는 늘 할아버지와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았기에 돌아가신 후, 전기 스위치가 내려간 것처럼 함께 했던 그 모든 순간이 갑자기 꺼져버린 듯한 허망함은 이루 형용할 수 없었죠. 커다란 나무처럼 언제나 곁에서 인자한 미소로 맞이해주던 할아버지의 부재는 충격이었어요. 네가 기억하는 한,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할아버지의 그 말은 특별한 힘을 발휘해 슬픔의 농도를 희석시켜주었거든요. 그때 절묘하게도 담 너머 이웃집에서 음악이 들려왔어요.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그 노래가 비틀즈의 였죠. 순간
한 검사가 공범 두 명을 잡아 기소하려고 했으나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만약 이 상태로 기소한다면 두 공범은 재판에서 낮은 형량을 받을 것이 뻔했다. 검사는 이들에게 죗값을 제대로 치르게 하기 위해 자백을 받아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검사는 두 죄수를 각각 다른 방에서 취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만약 너희 둘 중에 한 사람만 자백을 하고 나머지는 끝까지 무죄를 주장한다면, 자백을 한 사람은 무혐의 처리를 해주고 끝까지 무죄를 주장한 사람은 10년을 감옥에서 살게 된다. 두 사람 모두 자백하면 각각 5년을, 둘 다 자백하지 않으면 1년만 살게 된다. 자백을 하겠는가·"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만약 두 죄수가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당연히 자백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겠지만,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정은 더욱 복잡해진다. 자백을 안 하자니 상대방을 믿을 수 없고, 자백을 하자니 자신의 범죄를 인정해 높은 형량을 받게 된다. 이처럼 상대방의 협력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침묵보다는 자백, 즉 협력보다는 배신을 선택한다. 협력보다는 배신을 선택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침묵을 가정하면 침
[충북일보] 19호 태풍 '솔릭'이 북상하고 있다.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겨우 폭염을 피했는데 태풍을 된통 맞게 될 것 같아 걱정스럽다. 기상청은 솔릭이 22일 밤 제주도를 지나 23일 새벽 전남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했다. 24일 새벽 무렵 동해 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서해안을 따라 수도권까지 큰 피해 예상된다. 과거 나쁜 태풍이 지나간 '악몽의 길'이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은 "현재 상황으로는 2010년의 태풍 '곤파스'와 2012년 '볼라벤' 등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안으로 태풍이 들어오면 수증기가 공급되며 중부까지 바람이 살아있는 경우가 많아, 볼라벤과 곤파스의 경우 바람 피해가 굉장히 많았다"고 분석했다. 여러 태풍 가운데 '루사'는 악질 중의 악질이었다. 2002년 8월 31일 오후 전남 고흥에 상륙한 뒤 다음날 오후 강원도 속초를 통해 빠져나갔다. 하지만 만 하루 동안 한반도 전체를 초토화시켰다. 무려 213명이 숨지고 33명이 실종됐다. 재산피해는 5조 원이 넘었다. 그런데 이번 태풍 솔릭이 루사와 비슷한 길을 갈 것 같아 걱정이다. 우선 전남 목포로 상륙해 강원도 속초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
역대 최저 고용 참사에 정부와 모든 정당이 본질을 외면하고 정치적 논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제 일자리 문제는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부는 "정부를 믿고 기다려 달라"고만 하고 야당은 소득주도 성장을 당장 패기하라고 한다. 현재 30∼40대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비정규직 일자리는 늘어나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고용은 여러 원인으로 발이 묶여 있다. 최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30∼40대 취업자 수는 월 평균 14만명 감소했다. 30대는 월 평균 3만9천300명, 40대는 10만1천명씩 급격히 줄었다.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는 월 평균 14만4천명을 기록해 2000년 이후 18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과거 일자리를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 기업은 그저 정부의 눈치를 보며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페이퍼에서 창출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수십조 자금을 투입하지만 좋은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았으며, 청년층은 안정적인 직업 군인 공무원, 대기업만을 생각하며 창의적인 기업이나 벤처는 기피했다. 창업을 위한 정부의 정책과 지원도 청년에게 집중된다. 그러나 청년은 아이디어는 있으나 경영의 경험과 노
[충북일보] 1904년 오늘(8월 22일), 중국의 위대한 지도자 덩샤오핑이 탄생했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과 화궈펑 이후 중국 공산당의 실권을 장악하고 최고 지도자가 됐다. 그는 문화혁명으로 피폐해진 중국을 다시 재건하기 위해 과감한 개방정책을 추진했다. 덩샤오핑 경제의 핵심은 시장경제 도입이다. 무려 40년 전 덩샤오핑의 경제 철학이 최근 관치(官治)의 흐름을 보이는 우리와 비교되는 사례로 다가오고 있다. 국정농단과 대기업투자 박근혜 정부 시절 SK그룹 최태원 회장 사면과 관련한 논란이 적지 않았다. 당시 야당과 진보세력의 반대에도 최 회장은 사면됐고, 곧바로 대규모 투자계획이 발표됐다. 현 정부 출범 후 이 문제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졌지만, 최 회장과 SK그룹은 매우 건재한 상태다. SK의 대규모 투자로 청주는 최대 수혜지역이 됐다. 바로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15조 원 투자다. 최근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이 18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말들이 많다. 주로 진보적 시각을 가진 쪽에서 '국정농단 면죄부가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삼성의 투자를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면 곤란하다. SK와 삼성의 대규
지난 겨울은 유난히도 혹독하게 추웠다. 요즘은 사상 유래 없는 폭염으로 매일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고 있다. 올 여름은 비 한 방울 오지 않아 메마른 대지를 무더위로 뒤덮고 있다. 삼한사온은 이미 옛말이 된지 오래고, 한반도의 여름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기온상승이 농업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재배한계선 및 재배적지 북상, 호냉성 작물 재배 가능지 축소 및 호온성(열대, 아열대) 작물 재배지 확대, 재배작목 변화 및 시설하우스 난방비 감소 및 냉방비 상승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기상이변은 침수피해, 낙화, 낙과, 도복 등 피해와 가뭄, 폭설, 토양유실 및 농업기반시설의 파괴 등을 야기한다. 농촌진흥청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근거한 작물재배지 변화를 살펴보면 사과, 복숭아 재배적지가 점차 북상하고 일소과, 착색불량, 과피연화, 과형변화 등이 주요 과실피해로 언급되고 있다. 벼는 현재 CO₂농도에서 1도 상승시 7.5%, 3도 상승시 14.5%의 감소가 예측되며, 쌀 불임률 증가로 15~35%까지 생산량 감소가 예상된다. 또한 온대 채소가 감소하고 아열대 채소류 재배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생태계의 변화로는 수자원 분야에서 산간내륙지역 가
누구나 자기만의 언어가 있다. 자기만이 좋아하는 단어가 있고, 자기만의 독특한 말버릇이나 말투가 있다. 난 사람들마다 달리 발화되는 말에 따라 누구에게는 매력을 느끼고 누구는 별로라고 여긴다. 말을 멋들어지게 하는 사람이 실은 속이 텅 빈 사람이기도 하고, 말은 어눌하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깊이가 있어 빠져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 그가 말하는 언어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 볼 수도 있다. 몇 마디만 나눠보면 그 사람이 진실한지, 거짓투성이인지도 알게 된다. 자기의 생각을 말하는 사람인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앵무새처럼 전하는 사람인지도 구별된다. 내 삶이라는 것도 나만의 말을 익히는 과정이며, 남에게 어떻게, 어떤 말을 해 오며 살았는지 보여주는 언어의 여정인지도 모른다. 내가 가장 많은 사람 앞에서 말을 한 최초의 기억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엄혹한 70년 대의 군사독재 시절이었지만 어쩐 일인지 전교 어린이회장을 직선으로 뽑던 해였다. 반장이랍시고 담임 선생님이 회장에 출마하기를 권유했다. 장문의 출마 연설문을 몇 날 몇 밤에 거쳐 달달 외웠다. 무슨 구국의 결단을 하는 것처럼 결연하게 마음을 다잡고 당선의 포부를 가졌던 것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한다. 만원 버스에 흔들흔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소확행을 주제로 한 영화의 장면들처럼 평화롭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어폰을 끼고 눈을 감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고 난 후의 여유로움이 졸음을 몰고 온다. 스르르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작스러운 굉음에 손잡이를 꽉 움켜잡는다. 온 힘이 몰린 손을 바라보니 손가시들이 보인다. 매끄러운 다른 손가락들과는 달리, 가시가 올라온 손가락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아주 작은 것들이, 만지작만지작 거릴 때마다 거추장스러운 옷을 입은 것처럼 자꾸 신경을 거스르게 한다. 이럴 땐 얼른 손톱깎이로 정리하면 좋으련만, 참을성이 없어 그냥 손톱을 세워 손가시를 뽑아본다. 살점이 벗겨진 손가락은 고얀 성급함을 탓하기라도 하듯, 이내 발갛게 부어오른다. 하루 종일 온몸의 말초신경이 손가락에 몰려있다. 별것 아니라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화끈거리며 욱신욱신 통증이 심해진다. 며칠이 지나도 손가락은 나을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화가 잔뜩 난 사람의 얼굴처럼 퉁퉁 부어올라 쌩쌩 거리고 있다. 사소한 작은 것이 오래도록 아픔과 고통을 주며 괴롭히고 있다. 손거스러미로 애를 먹으면서, 생활…
민주당 대표 선출이 25일로 임박했다. 충북이 민주당 대표 선출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이해찬 후보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정상적이라면 이웃사촌 격인 이해찬 의원이 여당 대표로 선출되면 그보다 좋은 경사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내놓고 반길 수가 없는 입장이다. 그 이유는 세종시 관문인 오송역이 무력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해찬 후보는 청주를 방문해서도 KTX 세종역 추진을 포기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김진표·송영길 후보로부터 세종역 추진은 고속철을 저속철로 만드는 것일 뿐만 아니라 충청권을 분열시키는 원인이라고 비난받았지만 한 번도 이를 포기하겠단 말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 대표가 되면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각오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럼 오송은 어떻게 되는 건가? 오송은 빈껍데기가 될 것이다. 앙꼬 없는 찐빵 신세가 될 게 뻔하다. 충북은 또 어떻게 되는 건가? 충북 또한 비슷한 신세가 될 것이다. 세종시를 만든다고 할 때 일개 면을 통째로 떼어주면서까지 협조한 것은 충북이 행정수도권의 핵심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충북의 동반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두 가지 조건도 있었다. 그게 바로 세종시 관문을 장악하는 것이다. 오송
[충북일보] 고용 시장이 무너지면서 고용 악화가 멈추지 않고 있다. 당·정·청이 처음으로 긴급 휴일 회동을 하면서 고용 개선대책을 논의했을 정도다. 그만큼 고용악화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충북 도내 고용 상황 역시 좋지 않다. 충북의 지난 7월 취업자 수와 고용률은 전달보다 하락했다. 다행히 실업률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7월 충청지역(대전, 세종, 충북, 충남)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도내 7월 취업자 수는 90만1천 명이다. 전달 91만 명에서 9천 명이나 감소했다. 고용률은 65.1%로, 전달 65.8%보다 0.7%p 낮아졌다. 15~64세 고용률(OECD 비교 기준)은 70.2%로, 전달 70.8%보다 0.6%p 낮아졌다. 전국적으로 보면 허리 격인 30~40대 취업자 수가 줄고 있다.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도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구직단념자도 역대 최다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그야말로 정부가 발표하는 고용지표는 재난 수준이다. 올 들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음식점이나 편의점 등 자영업체에 큰 부담을 줬다. 결국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종업원을 해고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중소 제조업체도 다르지…
말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라고 하여도 지나치지 않다. 처음 만나는 사람도 말 몇 마디 나눠보면 상대방의 사상, 철학, 교양 정도를 미뤄 짐작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눈만 뜨면 말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으나 타인에 대한 칭찬 및 위로 말은 듣기 어렵다. 특히 선거철이면 등장하는 가짜 뉴스, 흑색선전, 음해, 모함 등의 난무는 귀를 씻고 싶을 정도다. 어디 이뿐인가. 인터넷의 무분별한 악성 댓글 또한 그 폐해가 실로 커서 요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달변가의 말보다 진정성 있는 진실한 언어가 그립다. 더욱 절실한 것은 남을 배려하는 말이다. 말은 발설할 때 조리에 닿게 잘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상대에게 비수가 되지 않도록 가려서 해야 할 것이다.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가 수십 년 정을 무너뜨리고, 상대를 위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용기와 희망을 안겨주기도 한다. 어느 지인의 경우 상대방이 건네 온 말 한마디로 말미암아 심한 모멸감과 상처를 입었다며 하소연 해온다. 그녀의 말인즉, 지난날 타인에게 받은 성적 수치심이 좀체 가시지 않아 요즘도 가슴에 돌덩어리를 얹어놓은 느낌이란다. 지인이 속한 모임 여행길에서 일이라고 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많은 분들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지만, 현행법상 아무 실익이 없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자격증은 자신의 만족일 뿐 제도적으로는 별 소용이 없다. 취득하고 나니 그다지 자긍심을 갖지 못하겠다고 토로하는 분들도 없지 않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뒤 기술을 더 연마하려고 해도 고가의 머신이 없으니 입맛만 다실 뿐이다. 이런 표현이 자격증을 취득하신 분들에게 불편한 마음을 끼쳤다면 용서를 구하고, 조금 더 들어 주시기를 청한다. 바리스타 자격증은 제과기능사처럼 국가자격증이 돼야 한다.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국민 입장에서는 득이 되면 득이 됐지, 나쁠 게 하나도 없다. 바리스타가 국가기술자격이 된다고 해서 모든 커피 전문점이 반드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을 고용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바리스타가 국가자격증이 되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국가적인 낭비와 쓸데없는 외화 유출을 줄일 수 있다. 그 이유는 이렇게 설명하는 게 쉽겠다. 제과제빵은 국가기술자격으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유사한 민간자격증이 없다. 제과제빵 민간자격증이 있다고 해도 국가자격증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굳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그것을 취득할 필요성을 느끼질 않는다. 프랑스나…
장마가 7월 11일 조기 종료 되고 35일이상 폭염과 무강우 기간이 지속되고 있다. 보은군도 13일 낮 최고기온이 38도를 넘어 기상관측장비가 설치된 이후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 기간이 지속되면서 농작물의 시들음·고사 현상이 발생하고, 고온에 의한 병해충 발생으로 상품성 저하 등이 우려됨에 따라 적극적인 관수대책이 필요하다. 과수의 경우 강한 직사광선으로 인한 조생종 과수 일소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군은 8월 16일 현재까지 과수 일소, 인삼·깨 등 시들음 고사 피해가 100ha가 넘고 있으며, 가축폐사도 34천11두에 달하고 있다. 군은 가뭄대책 예비비로 5천400만 원을 들여 8월초에 긴급 급수물품을 공급완료하여 저설호스 940롤, 송스호스 187롤을 읍면에 배치하여 농가요청시 공급하도록 했다. 또한 읍면에서 보유하고 있는 양수기600대, 송수호스20km, 스프링클러 300대를 농업인 요청시 대여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농가요청시 군자체·유관기관(레미콘, 소방서)과 협조로 살수차를 동원해 농업용수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긴급예비비 2억1천610만 원을 투입해 농작물 상습 가뭄우심지역을 중심으로 대형관정, 중형관정(6인치), 급수저장조
'쇠가 녹고 돌이 녹아 흐른다'는 불볕더위에 임금, 천하장사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요즈음 옛 선인들의 피서백경이 각광을 받는다. 웰빙 피서법을 배우겠다는 의미에서다. 에어컨, 냉장고 등이 없던 시절에는 자연 피서법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산 정약용은 더위를 식히는 8가지 방법과 더위를 피하는 8가지 방법을 고안하기도 했다. 우리 조상들은 냉국을 비롯해 화채, 미숫가루 등과 삼복에 쑤어먹던 팥죽인 복죽(伏粥)도 여름철의 대표 음식이었다. 우뭇가사리로 만드는 우무냉국도 무더위를 이겨내는 음식으로, 조선의 정조 임금도 더위를 식힐 때 우무냉국을 즐겼다고 한다. 우무냉국 또는 냉채는 해초인 우뭇가사리를 끓여 굳혀서 만든 우무묵을 얇게 채 썰어 콩물이나 냉국에 혼합한 음식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에도 효과 만점인 해조류 음식이다. 바닷가 모래나 바위에 붙어살며 나뭇가지 모양을 한 우뭇가사리는 한방에서 석화채(石花菜), 감함(甘鹹)으로 부른다. 제주에서는 우미 그리고 천초(天草), 한천(寒天), 까사리, 가사리 등 지역마다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그 모양이 '소의 털'과 비슷하다고 해서 우모(牛毛), 우모초라 한다. 중국 송나라 시대에 유행한 지장품(
[충북일보] 청주에 춤바람이 분다. 너도 나도 춤바람이 난다. 전국 춤꾼들의 화려한 판이 벌어진다. 춤의 모든 멋과 흥이 한 곳에 쏟아진다. 화려한 춤사위가 온 도시를 물들인다. 온통 춤, 춤, 춤이다. *** 춤의 완성은 관객과 소통이다 27회 전국무용제가 28일부터 9월8일까지 청주에서 열린다. 21년 만이다. 청주 전국무용제는 '맑은 바람 고은 춤 충북 청주로'를 슬로건으로 진행된다. 당연히 16개 시·도 경연 공연이 주 무대다. '솔로&듀엣전'은 올해 처음 기획돼 펼쳐진다. 시민 춤 경연대회, 거리공연, 체험, 해외 초청 특별공연 등도 마련돼 있다. 청주는 춤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우선 청주 출신 무용가 고 송범(본명 송철교·1926~2007) 선생의 고향이다. 선생은 한국의 전통 춤사위에 현대적 감각을 접목한 창작무용을 주도했다. 드라마 요소를 가미한 무용극을 선도했다. 송범 선생은 한국무용 발전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한 마디로 근현대 한국무용의 거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청주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2011년 청주시가 작고예술인 기념사업을 추진하며 비로소 이목을 끌었다. 청주는 일찍이…
[충북일보] 충북이 또 시끄럽다. 6·13지방선거 관련 공천 잡음이 커지고 있다. 공천대가와 관련된 금품거래 의혹파문이 걷잡을 수 없다. 이른바 공천헌금 사건이 자꾸 확대·재생산 되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 16일 공천헌금 의혹을 받고 있는 지방의원들에 대한 사법당국의 엄중한 처리를 촉구했다. 성명을 통해 꼬리 자르기 식 축소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 공공연히 떠도는 지방선거 농단과 관련해서도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다. 공천헌금은 대부분 지역 토착비리와 연결돼 있다. 예비후보들은 일단 정당공천을 받아야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성을 띤다. 그 수단으로 특별당비 명목의 공천헌금을 내고 있다. 당선만 되면 본전을 뽑고도 남는다는 나쁜 인식 때문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사천(私薦)은 나쁜 관행의 악순환을 부채질 하고 있다. 다음 총선에서 자기에게 유리한 후보를 낙점하기 때문이다. 공천헌금까지 은밀하게 챙길 수 있다 보니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공천헌금은 언제나 공천비리로 연결되곤 한다. 그러다 보니 제도의 문제인지 운영의 문제인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굳이 기초의원이나 기초단체장까지 정당공천을 해야 할 이유가 있나 없나를
지금까지 나에게 있어 '도서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시험공부 하는 곳'이었다. 학창시절에는 친구들과 시험공부 핑계 삼아 매점에서 맛난 과자도 사먹고 소곤소곤 조잘조잘 떠드는 재미로 드나들었던 곳. 취업준비생 시절엔 해를 보지 못해 희멀건 얼굴에 헐렁한 옷, 슬리퍼 차림으로 뻣뻣한 머리를 질끈 묶고 공무원 시험공부에 몰두했던 곳. 어찌됐건 도서관은 그동안 나를 성장시켰던 중요한 장소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요즈음 도서관의 기능이 날로 진화하며 격세지감을 느낀다. 2018년은 나라에서 전 국민에게 책 읽기를 장려하기 위해 특별히 책의 해로 지정했다. 또한 우리 진천군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책 읽는 진천을 만들고자 2018 진천의 책으로 일반부문 고미숙 작가의 '공부의 달인, 호모쿵푸스'와 아동부문 소중애 작가의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다'를 선정해 '1회 책 읽는 진천, 2018 진천의 책'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후 진천군립도서관을 거점으로 독서릴레이, 독서 감상문 대회, 작가와의 만남, 독서토론회, 독서동아리 조직 등 군민 모두가 함께 읽고 함께 공감하고 함께 나누는 다채로운 독후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올 상반기 진행된 '일상이 되는 인문학'강좌에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소설에서 인간 세상에 온 천사 미카엘을 통해 사람에게 있는 세 가지 특성을 밝혔다. 첫 번째가 아무리 비루한 사람이라도 마음속엔 사랑이 담겨 있다는 것, 다음으로 사람은 바로 눈앞에 벌어질 일조차 알지 못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것이다. 과연 사람은 사랑으로 살까. 살고 있는 걸까. 내가 사는 아파트 현관 입구에는 양 옆으로 긴 화단이 있다. 그리고 계단 바로 옆에는 기껏해야 손바닥만 한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 매년 한해살이 꽃들이 핀다. 처음엔 어쩌다 씨가 날아오나 했지만 해마다 다른 꽃이 피어나니 저절로는 아닐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일이다. 어느덧 10년 아직도 고운 마음의 주인공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 마음 덕분에 마음의 뿌리가 자랄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더구나 올해는 아주 오랜 만에 족두리 꽃을 만날 수 있어 얼마나 반가웠던가. 폭염 속에서도 그녀와의 만남은 나날의 기쁨이었다. 그런데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오늘 아침, 그녀가 누군가에 의해 무참히 꺾여 있었다. 저만치 만개한 화관이 꺾여 내동댕이쳐 꽃잎이 여기
고즈넉이 구비치는 능선 너머로 새벽달이 구름 속에 몸을 가린다. 자연의 미는 능선의 미라고 했던가. 끊어질 듯 이어지는 속리산자락의 능선은 보면 볼수록 내 누이의 속눈썹처럼 깊고 부드럽다. 구비치 듯 흘러서 유유히 뻗어나간 천왕봉을 바라보니 마음의 번뇌와 시름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 그래서 속리산은 멀리서 보는 풍경이 아름답다. 아득한 옛날부터 법주사를 찾는 사람들이 숱하게 걸었던 길. 지금 나는 새벽달을 친구삼아 법주사 오리숲길을 걷고 있다. 대웅보전 앞에 수줍은 듯 놓여있는 석등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숲길에는 오래된 소나무와 전나무, 참나무가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이루며 길손을 반갑게 맞아준다. 먹을 것을 찾던 다람쥐도 일손을 잠시 놓은 채 법주사를 향해 두 손 모아 합장을 하고 있다. 새벽부터 울어대는 매미소리를 시샘이라도 하듯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마파람이 숲속의 나뭇잎을 스치듯 지나간다. 해마다 걷는 길이지만 철따라 변하는 풍경 때문인지 올 때마다 느낌이 조금씩 다르다. 수정교를 지나 금강문을 들어서니 호서제일 가람답게 팔상전과 대웅보전, 금동미륵대불이 눈에 들어온다. 박물관이 따로 없다. 문장대와 관음봉을 배경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사찰의 공
새벽 4시, 칭기스칸 국제공항에 뚝 떨어졌다. 공항을 나가자 울란바토르의 낯선 하늘이 새초롬하게 반긴다. 조금은 두렵고 조금은 설레는 새벽이다. 처음 대면하는 생경한 바람 냄새가 몸을 펴고 다가온다. 나는 바람의 어깨를 토닥이며 기다리고 있는 도요타에 몸을 실었다. 울란바토르에서 출발해 6시간째 초원을 달리고 있다. 가도 가도 끝없는 초록의 연속이다. 초록으로 펼쳐진 끝없는 도화지 속에 기어가는 한 마리 개미가 퍼뜩 떠오른다. 나는 어쩌면 이 커다란 초원에 홀로 기어가는 개미 같은 존재가 아닐까. 아무리 발버둥 쳐도 초원을 빠져나갈 수 없는 작은 개미처럼 나는 평생 지구라는 공간 속에 갇혀 바동거리며 사는 작은 인간에 불과한 것이다. 모든 일상을 접고 날아온 이곳에서 나는 또 다른 나와 마주친다. 그동안 소리소리 지르며 살아왔던 내 모습이 뇌리를 스친다. 무엇을 더 갖겠다고, 무엇을 더 잃지 않겠다고 고성의 시간을 지냈는지. 언젠가는 빈손으로, 갈라진 손금을 길 삼아 홀로 이곳을 떠날 것을. 광활한 초원 위로 간간히 말떼와 게르가 나타났다 사라진다. 몇 시간을 달려 겨우 만난 한 사람, 말 위에 타서 말떼를 몰고 가는 유목민이다. 나는 차를 멈추고…
[충북일보] 최근 국립대학 총장 자리가 줄줄이 공백사태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가 총장 후보들에 대한 임용 제청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의 총장 결정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충북대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충북대 신임총장 임용 상정이 또 불발됐다. 충북대는 당초 지난 14일로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국무회의 안건 상정에 앞서 거쳐야 하는 교육부 인사위원회조차 열리지 않았다. 다음 국무회의는 오는 21일 예정돼 있다. 하지만 상정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오는 20일 이전 임용이 어려워 보인다. 충북대는 차기 총장 임용이 늦어지면서 직무대행 체제를 결정했다. 자칫 총장 공백상태가 장기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여표 현 총장의 임기는 오는 19일 종료된다. 충북대는 고육책으로 오기완 부총장을 총장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오 대행은 후임총장이 임명될 때까지 총장권한 직무대행을 행사하게 된다. 다만 오 대행은 정년이 오는 26일로 끝남에 따라 최장 1주일 간 일하게 된다. 국립대 총장은 대학이 순위를 정해 후보자 2명을 교육부장관에게 추천한다. 그러면 교육부 장관이 후보자 적격 여부 심의를 거쳐 제청하게 된다. 그런 다
며칠 전에 외국에서 생활하는 큰딸이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직장이 있어 두 돌이 된 첫 외손자 육아는 한국에 있는 시댁이 담당해주고 있는 상태여서 둘째를 임신했다는 딸에게 처음에는 축하 인사를 전하지 못하고 무거운 마음이 먼저 앞섰다. "지금도 사부인이 손주를 돌보고 계시는데 둘째를 임신하면 어떻게 키우지?" 하는 걱정 아닌 걱정으로 전화를 끊었다가 다시 임신에 대한 축하의 메시지를 딸에게 전했다. 아마 무의식중에 둘째 아이에 대한 육아 부담을 제3자인 내가 걱정했던 것 같다.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한 부담은 나뿐 만이 아니라 많은 청년층들에게는 더욱 절실하게, 심각하게 다가오는 이슈이다. 1960년~1970년대를 살아온 나에게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포스터와 문구가 아주 낯이 익다. 그때는 아이를 낳지 않거나 적게 낳는 것이 미덕이었으며, 아이 셋을 데리고 외출하면 손가락질을 받을 때였다. 그러나 50년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저출산 국가가 됐다. 2017년 출생률은 1.05명으로 출생아 수는 35만 8천명으로 역대 최저로 기록하면서 신생아가 한 명도 태어나지 않은 마을이 전국에 무려 17곳으로 나타나,
조현병이란, 2011년 정신분열증이란 병명이 사회적 이질감과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조현병으로 병명이 바뀐 것으로 조현(調絃)의 사전적인 의미는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으로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의 모습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이병이 위험한 이유는 충동성 때문이다. 혼자서 괴성을 지르거나 욕을 하다가 어떤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분노가 커지면 타인에게 폭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신병력이 참작돼 처벌이 미약하다 보니 대중적 공분효과가 배가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7월 8일 낮 12시 30분께 경북 영양군 영양읍에서 경찰관 2명이 가정집에서 소란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난동을 부리던 40대 조현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날 광주에서도 조현병을 앓고 있던 환자가 병원 폐쇄동에서 달아났다가 검거됐다. 지난 20일 오후 제천경찰서 지역에서도 한아파트에서 이상한 사람이 있는데 물건을 부수는 소리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니 집안의 물건을 부수며 출동한 경찰관을 상대로 욕설을 하며 "다…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