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새마을금고의 사유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중임제한이 없어 사실상 종신제나 다름없다. 막강한 권한을 누리며 '신의 금고지기'로 불리기도 한다. 새마을금고의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일부 이사장들은 장기집권을 통해 사유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체 금고 80%가량이 대의원에 의한 간선제로 이사장을 정하고 있다. 막강 권한의 현 이사장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설령 3선 연임제한에 걸리더라도 '대타후보'를 내세워 새로운 후보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 사유화를 위한 선조치인 셈이다. 하지만 새마을금고가 사유화 되면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우선 금고 고유의 상부상조의 정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기본 설립 취지와 목적도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새마을금고의 신용사업 부문은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지 않는다. 행안부 소관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다른 상호금융과 마찬가지로 금감원이 투명하게 감독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새마을금고는 특정 자본에 의해 설립된 기관이 아니다. 금고 정관에 정해져 있는 업무구역 내 주소나 거소가 있는 사람들이 출자해…
뙤약볕에 나무들은 생기를 잃어 축축 늘어지고 잎은 바싹 말라 타들어간다.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나도 몸과 마음이 지친다. 시원한 바닷물에 풍덩! 상상만 해도 몸을 감고 있는 더위가 한 꺼풀 벗겨지는 느낌이다. 꿀처럼 달콤한 휴가를 얻은 첫날, 길을 나선다. 따가운 햇살과 즐비한 차량에도 짜증은커녕,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흥겨운 음악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황홀한 설렘이다. 집을 나선 지 네 시간이 지나니 바다가 보인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환호성이 절로 나오는 바다는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다. 파도소리와 함께 밀려오는 바다 내음은 더없는 향기로움으로 다가온다. 짐을 푼 곳은 32층의 고층으로 바다가 훤히 내다보인다. 넓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바다엔 태양의 열기를 품은 하늘과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녹아있는 듯하다. 어디까지가 하늘이고 어디까지가 바다인지 분간이 어렵다. 오래도록 서로를 마주 보고 있어서인지 해운대의 하늘과 바다는 너무도 닮아 있다. 파란 하늘이 투영된 쪽빛 바다는 알록달록한 사람들의 무리로, 거대한 화원을 연상시킨다. 평화로이 노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즐겁다. 밀려오는 어둠과 함
아파트값에도 양극화 현상이 극심하다. 수도권은 연일 아파트값이 급등한다고 난리다. 몇 달 새 2억~3억 원씩 올랐다고 자랑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다. 이쯤 되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줍는 것이다. 하늘에서 돈 보따리가 떨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누군들 그 돈을 주우려고 달려들지 않겠는가. 돈 주우려는 사람이 많을수록 아파트값이 치솟는 악순환도 반복될 것이다. 문제는 지방이다. 수도권과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몇 년째 아파트값이 떨어지기만 한다고 아우성이다. 겨우 아파트 한 채 사서 사는 게 전 재산인데 하루가 멀다고 값이 떨어지면 그 기분이 어떻겠는가· 2억~3억짜리 아파트가 6천~7천만 원 이상 떨어졌다고 울상이다. 그나마도 팔리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술을 마셔 탕진했다면 억울하진 않을 것이다. 순전히 정부의 부실한 주택정책 때문에 2,30%씩 떨어졌으니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를 원망하는 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당연히 정부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 수도권의 급등지역엔 아파트값이 오르지 못하도록 해야 하고, 지방의 급락 지역엔 아파트값을 안정시켜야 할 것이다. 수많은 대안 중에서 서울 사람이 집값이 싼 지
전 세계에 모기는 약 3천500여 종이 서식하고 있고, 우리나라에는 9속 56종의 모기가 서식하고 있다. 작은 흡혈귀인 모기는 완전변태 곤충으로, 알-유충-번데기-성충의 라이프 사이클을 거친다. 알은 물이 고인 곳에서 3일 만에 유충이 되고 7일 동안 4회 탈피해 번데기가 된다. 이 번데기는 모든 기관을 갖추고 있고 3일 후 껍질을 벗고 성충이 돼 1~2개월 동안 살아 돌아다니며 인간 및 가축 등에게서 흡혈을 한다. 그러나 모기가 흡혈을 하는 것만으로 우리 인류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바로 이 모기가 매개하는 질병들 때문이다. 말라리아, 일본뇌염, 황열, 뎅기열, 웨스트나일열, 치쿤쿠니아열, 지카바이러스 등 질병을 매개하는데 특히 뇌염은 살충제가 많이 개발된 현재에도 그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모기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시 진한 향의 향수나 화장품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모기는 어떤 화학물질이 있는 방향으로 모여드는 성질, 즉 양성주화성(陽性走化性)을 지녀 20m 밖에서도 사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땀, 젖산 등에 달려든다. 피가 '맛있다'든지 해서 잘 물리는 것이 아니라 신진대사가 활발할수록 잘 물린다고 생각하면…
[충북일보]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론을 강행하는 모양새다. 이 문제는 사실 정권의 성패와 직결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확대된다고 해도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 경제당국은 늘 소득주도 성장론의 방향은 틀리지 않다고 한다. 그러면서 부분적인 보완책을 찾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방향이 맞는 소득주도 성장론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서둘러 찾아내야 한다. 기대에서 벗어난 소비확대 소득주도 성장론은 일반적으로 부유한 사람들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이 전체 가처분 소득대비 소비 비중이 더 높은 것에 주목한 정책이다. 서민들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면 내수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생산자들은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해 투자를 늘린다는 셈법이다. 이를 통해 투자와 소비 간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궁극적으로는 경제가 성장한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의 가계소득을 증가시키기 위해 임금의 비중을 높이려 한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소득을 늘리면 수요가 확대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저소득 노동자들의 소득을 늘리거나 정부가 재정지출을 통해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대하
[충북일보] 본보가 연속 보도하고 있는 '지역 인재가 충북의 미래다'라는 테마의 연중기획에 대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평준화 원칙'을 중단하라는 얘기냐며 반론을 제기한다. 결론적으로 평준화 중단을 촉구하는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평준화를 유지하되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선택권을 조금 더 넓혀야 한다는 의미다. 본보가 올해 시도별 서울대 합격자(등록자)를 지난해 12월 말 주민등록인구(등록외국인 제외)로 나눈 뒤 1000을 곱한 값을 따졌다. 이 결과 인구 1천 명당 서울대 합격자가 가장 많은 곳은 세종(0.139명)이었다. 다음은 서울(0.128명), 대전(0.088명), 광주(0.65명) 순이었다. 전국 평균은 0.064명이었다. 세종은 전국 대비 두 배 이상 높았고, 서울도 두 배 정도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을 넘는 곳은 17개 시·도 중 불과 4곳에 불과했다. 충북은 0.033명으로 전남 0.028명과 경남 0.030명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보다 적나라하게 인구 대비로 환산하면 충북은 159만4천명 대비 52명에 불과하다. 반면 인구 28만 명의 세종은 무려 39명이다. 왜 그럴까. 세종에는 바로 국제고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수도권 인
말의 힘은 참으로 미묘하다. 긍정적인 말을 들으면 뇌는 금세 좋은 이미지를 떠올린다. 반면 부정적인 말 속엔 그릇된 힘이 내재된 듯하다. 하다못해 물도 그것을 향해 욕을 하거나 짜증을 내면 물 결정체가 깨져버려 흉측한 모습이 된다고 한다. 반면 긍정적인 말엔 물의 결정체가 아름답고 안정적인 육각형 모양이 된다고 하니 말이 참으로 중요함을 새삼 깨우친다. 하물며 자연도 이러할진대 사람에 대한 나쁜 평판은 어떠할까? 그래 예로부터 악담 듣는 일을 삶 속에서 경계해 왔나보다. 며칠 전 일이다. 지인이 어느 모임에서 마주친 여인을 보고 내게 귀엣말을 해왔다. "저 여인 가까이 하지 마세요."라고 말이다. 몇 해 전에도 지인은 이 여인을 만났을 때 내게 그 여인과 상종하지 말라는 말을 전했었다. 그때는 지인의 말만 믿고 퍽이나 그녀의 성격이 까칠한 줄 오해했다. 그러나 지인의 험담과 달리 내가 직접 겪어보니 여인은 성실하고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 아니던가. 이젠 사람에 대한 평판일 경우 남의 말을 믿지 않기로 했다. 타인 말에 혹해 그릇된 선입견에 갇혔던 게 못내 뉘우쳐진다. 내가 겪어본 결과 그녀는 고운 심성의 여인이다. 하지만 지인은 시기, 질투심에 괜스
충북도가 여성정책 추진분야에서 우수한 능력 발휘를 하며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올해 실시한 정부합동 평가 중 여성정책 분야에서 최고등급을 무려 6개나 달성했다. 이러한 평가결과는 여성정책부서 혼자만 노력해서 이뤄진 것이 아닌 도와 시·군, 그리고 여성관련 기관단체들과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협치를 해서 이룬 성과여서 그 의미가 깊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충북도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성차별 해소 교육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교육대상 공무원 1천563명 중 25.6%인 2천961명이 교육을 받아 '가'등급 기준인 25%를 초과했다. 남성주의 문화가 깊이 스며있는 공무원 조직의 특성을 감안할 때 결코 쉽지 않은 성과다. 충북도는 제·개정되는 모든 자치법규와 올해 세출예산 단위사업 가운데 20% 이상의 사업에 대해 성별영향분석 평가를 빈틈없이 실시하고 개선 조치해 최고 평가점수를 받았다. 이와 함께 충북도는 각종 위원회 여성위원 참여율을 대폭 늘렸다. 여성가족부는 성평등 실현을 위해 여성위원 참여율을 40% 이상 추진하고 있다. 전국 평균 41.5%보다 2.6% 높은 44.1%까지 끌어올렸다. 여성 위원 확대에
옛날 초가지붕 위에 누렇게 익은 박은 풍요의 상징이었다. 추수하는 가을철의 풍경으로 지금엔 볼 수 없지만 식물원, 축제장에 가서야 기껏 볼 수 있는 낭만의 소품이 되었다. 동양의 음식으로 불리는 박은 삶아 말려서 바가지를 만들고 속은 탕류에 사용한다. 연포탕에는 박이 들어가야 제 맛이라 여긴다. 박나물(匏心菜)은 영글어가는 박의 속살로 만든 음식이다. 또 여물지 않는 박의 속을 파내 한 뼘 크기로 썰어 말린 반찬거리를 '박고지(乾瓢)'라 한다. 판소리 '흥부가'에는 흥부 내외가 박을 타면서 "박 속이랑 끓여 먹고 바가지는 부잣집에 팔자"는 사설 대목이 나온다. 이처럼 박은 우리 민족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식재료이다. 한국인의 가을 밥상을 채우는 박나물은 삼월삼짇날 강남 갔던 제비가 물어다 준 박씨로부터 탄생한 이야기다. '흥부전'에서 박은 금은보화가 가득한 '행운의 그릇'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흥부전'은 형제간의 우애와 권선징악, 빈부격차 현실의 문제를 함께 다루고 있다. 박의 딱딱한 겉껍질은 바가지로 쓰지만, 연하고 뽀얀 속살로 가득 차 있는 박속(匏心)은 곤궁하던 시절엔 식용으로 유용했던 구황작물이다. 박은 '포(匏)'라 처음 기
지난 달 2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이 갑작스럽게 취소되었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렇게 되면 남북관계가 암초에 부딪힌 형국이다. 올해 내로 정전협정을 이끌어 내려는 우리 정부의 입장도 난감하다. 당장에 이번 달에 남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의제조차 합의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대북특사단이 5일 파견된다. 교착된 북미관계를 풀어야하고 또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관계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북한의 상황에서도 보면 북한정권 수립일이 9.9절 기념식이 바로 코앞이다. 정권수립 70주년인 이번 기념식에 무엇인가 보여주어야 할 입장이다. 여기다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여부도 한반도 문제를 가늠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실타래처럼 한반도문제는 누군가가 풀어야 할 상황이다. 당연히 대북특사단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특사단의 핵심적인 임무는 비핵화문제 해결이다. 이 문제만 풀리면 남북정상회담, 남북연락사무소 개설, 남북경협의 물꼬를 터는 것은 물론이고 북미회담을 전진을 가져올 수 있다. 이는 종전선언과도 연결된다. 어느 때보다도 특사단의 역할이 중
[충북일보] '지방소멸론'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충북에서도 소멸 위기감이 최고조다. 몇몇 지자체가 지도에서 사라질 판이다. 지방이라고 불리는 곳이 모두 어렵기 때문이다. *** 도시 생활정주여건 개선해야 충북 괴산군과 보은군, 단양군, 영동군, 옥천군의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각종 대책에도 소멸위험이 커졌다. 소멸위험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수를 해당 지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수로 나눈 값이다. 1.0 이하이면 쇠퇴위험단계 진입을 의미한다. 0.5 미만이면 소멸위험지역, 0.2보다 낮으면 소멸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충북의 소멸위험지수는 0.73이다. 2013년 0.91에서 크게 떨어졌다. 쇠퇴위험단계를 넘어 소멸위험 지역으로 근접하고 있다. 5개 지자체를 넘어 충북 소멸론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자칫 사라질 지도 모를 위험에 직면한 셈이다. 지난해 단양, 괴산, 보은, 옥천, 영동군의 신생아 수는 모두 300명 미만이었다. 특히 단양군은 98명으로 충북에서 유일하게 100명 미만이다. 물론 낮은 출산율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전국적인 현상이라 뭐라 하기도 어렵다. 인구
[충북일보] 태양광발전시설과 관련해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 있다. 최근 계속된 국지성 호우에 토사유출과 산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두고두고 문제를 일으키는 '화약고'가 될 것 같아 걱정스럽다. 충북에서도 최근 몇 년 동안 태양광발전시설이 우후죽순 건설되고 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안전에 대한 대책은 부족해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 내린 비로 제천지역 곳곳에서는 피해가 이어졌다. 토사유출 등으로 인접 농지가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지난 7월 초에도 토사가 유출됐던 곳이다. 발전시설 대부분은 나무가 울창했던 산의 경사지 위에 조성됐다. 벌목과 성·절토를 통해 만든 곳이어서 집중호우에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원천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림 태양광발전시설은 전국적으로 2010년 30ha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4년 175ha, 2016년 528ha, 지난해에는 1천431ha로 허가면적이 급증했다. 7년간 48배나 늘어난 수치다. 산림은 논이나 밭에 비해 상대적으로 땅 값이 저렴하다. 적은 비용으로 넓은 면적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태양광 시설 설치 허가를 받으면 산
충주시가 민간위탁으로 운영하는 '자전거 타고 자유학기로' 사업이 청소년들의 참여 속에 건강을 다지고 내적 성장을 이끄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이 돋보인다. 자유학기로는 현재 중학생을 대상으로 시행중인 자유학기제의 '자유학기'와 길(路)을 뜻하는 '로'의 합성어다. 충주시는 지난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창조지역사업 공모에 선정됐고, 내년까지 9억5천400만 원을 투입해 학교 및 단체에서 체험신청을 하면 왕복버스 운행과 함께 자전거 대여 및 안전장비, 체험프로그램을 전액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충주시만의 특화된 이번 사업은 자유학기제를 맞은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역의 역사·문화 유적지를 둘러본 후, 각종 체험을 하고 돌아오는 관광과 교육이 결합된 테마 탐방활동 프로그램이다. 이번 사업에 한림디자인고의 '지속가능한 디자인 동아리'가 청소년 서포터즈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체험활동을 기록하고 사업을 홍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역 명소인 중앙탑의 역사를 배우고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동고동락 안전하고 건강한 자전거 타기' 신체활동을 통해 녹색이 주는 심리·정서적 안정과 감성, 자연의 심미성을 체득했다. 학교 울타리를 넘어 환경을 생각하는 공공디자인
"왜 죽였냐구요? 그냥 죽였어요. 배고플 때 밥 먹는 것처럼 사람 죽이고 싶으니 그냥 죽인 거죠. 우린 그런 미친놈들과 함께 살고 있는 거구요." 목격자에 나오는 대사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벌어진 묻지 마 살인 사건. 그 현장을 목격하고도 보복이 두려워서 눈 감아 버리는 사람들. 그리고 아파트 값이 떨어질까봐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입주민들. 평범한 사람들이 살인현장을 목격하고 대처하는 이야기를 쫄깃하게 그려낸 스릴러다. 그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도 가고 공감이 가서 맘이 아팠다.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람들과 그렇게 밖에 돌아갈 수 없는 사회 현실이 나을 불편하게 했다. 과연 그 누가 그 사람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으랴. 그런 상황에 내 몰린다면 어쩌면 누구나 그렇게 했을지 모른다. 내가 만약 사건을 목격했다면 신고를 했을까. 불 켜진 우리 아파트 창문 층수를 범인에 세고 있는 상황에서도 과감히 공익을 위해 전화기를 들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 이후에 나와 가족에게 닥칠 후 폭풍에 대해서도 정의라는 이름 아래 담담하게 감내할 수 있었을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정의를 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한다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문득 악의 평
영조대왕이 두 번째 왕비를 간택할 때 일이다. 왕비 후보자들을 모아놓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니 많은 처자들은 대부분 모란이나 난초라 대답했다. 그런데 그 중 정순왕비만이 목화 꽃이 제일이라는 답하였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목화에서 나오는 실이 헐벗은 백성의 옷이 되고 이불이 되어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라는 대답을 하여 왕비로 간택되었다고 한다. 이 목화는 오늘날까지 우리 모두에게 사랑 받고 있는 섬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에서 의상디자인으로 옷을 만드는 일을 하는 딸은 다양한 종류의 직물을 다룬다. 그 때문인지 섬유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다. 그런 이유로 우리 민족의 옷이라 일컫는 면직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보겠다고 결심한 모양이다. 지난해 목화를 화분에 심어 열심히 가꾸어 간신히 씨를 받았다며 가지고 왔다. 할머니가 계시는 텃밭에 심어야 한다며 신신 당부를 했다. 그 씨를 친정어머니께 외손녀의 선물이라며 드렸더니 따뜻한 봄날 마당가에 심었다. 딸은 "씨를 심었느냐 싹이 돋았느냐 꽃이 피었느냐." 며 전화할 적마다 안달이다. 어머니께서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고 가꾸어서 1m가 넘는 키에 싱싱하고 튼
시청 앞 마당에 배롱나무 꽃이 하늘빛과 어우러져 눈부시게 황홀하다. 찌는 듯한 더위에 맞서 오롯이 태양을 바라보며 분홍빛 꽃을 피워낸 저 나무가 참으로 대견하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 활짝 피어있는 저 꽃은 화려하지만 번잡하지가 않다. 우아하면서도 탐스럽다. 어쩌면 저렇게 예쁜 꽃을 피웠을까. 한참동안을 바라보니 오래전 떠나간 친구가 생각난다.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다 아는 도반 같은 친구였다. 그는 나만의 친구가 아니었다. 다른 친구들이 어려움을 당하면 소리 없이 찾아가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그런 그의 품성 때문인지 주변에는 그를 따르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하루는 친구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기를 타고 들려오는 떨림의 소리가 예사롭지 않았다. 어린아이를 구하려고 물에 뛰어들었다가 나오지를 못했다는 전화였다. 어린아이는 무사하다고 했다. 한걸음에 달려가 보니 친구는 싸늘한 시신이 되어 있었다. 자식을 먼저 보낸 어머님의 마음은 어땠을까. 친구를 가슴에 묻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날도 오늘처럼 진분홍 배롱나무 꽃이 화사하게 피어있었다.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아직도 그 친구는 내 가슴에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저 배롱
[충북일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국회의 특수활동비가 대부분 폐지됐다. 지방의회 재량사업비에 대한 구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기회에 지방의원들이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재량사업비 관행도 바꿔야 한다. 지방의회 재량사업비는 지방자치단체가 일정 금액을 광역·기초의원들에게 배정하는 예산이다. 다시 말해 의원들이 재량껏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예산이다. 지방의원들이 마음대로 쓸 수 있기에 재량사업비로 불린다. 대개 지방의원들의 지역구 관리용 선심성 예산으로 사용돼왔다. 배정 예산과 사용 내역은 공개되지 않는 게 통례다. 예산 집행에 대한 통제도 받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늘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부정부패와 연결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많았다. 실제로 일부 지방의회 의원들은 비리에 연루돼 사법처리 되기도 했다. 청주시는 올 상반기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로 의원 1인당 5천만 원씩 사업을 신청하도록 했다. 내년에는 본예산에 1억5천만 원을 반영할 예정이다. 1년에 58억5천만 원이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로 사용되는 셈이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이와 관련해 발끈했다. 지난 24일 재량사업비 당사자인 청주시의원들에게 재량사업비(소규모 주민숙원 사업비) 폐지 여부를
'스마트 모빌리티' 또는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는 최근 몇 년 사이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이동수단이다. 스마트 모빌리티란 최첨단 충전·동력 기술이 융합된 소형 개인용 이동수단으로, 지능화된 교통서비스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동 휠·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 등이 대표적인 스마트 모빌리티다. 스마트 모빌리티 관련 산업은 급성장해 우리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 모빌리티는 전기를 동력원으로 삼아 작동해 따로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휴대가 간편해 출·퇴근용이나 레저 등 1인용 이동수단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스마트 모빌리티로 인한 사고가 4배 이상 증가했다. 스마트 모빌리티와 관련된 규정을 보면 도로교통법상 전동 휠·전동 킥보드는 개인이동수단으로 정의돼 있고, '정격출력 0.59㎾ 미만의 원동기를 단 차'로 분류돼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한다. 현행법상 '차'에 속하기 때문에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및 자동차운전면허가 있어야 운행할 수 있다. 또 인도나 자전거도로가 아닌 차도에서만 운행
충북 옥천에서 검도관을 하는 40대 가장이 부인과 사랑하는 딸 세 명을 살해하고 자해한 비극적인 사건 진상이 밝혀졌다. 빚에 쪼들린 검도관 사범은 제자들 이름으로 대출 까지 받다가 결국 이런 참극을 빚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귀여운 세 딸은 채 피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은 것이다. 검도관 입구에 걸려 있는 글은 바로 '세속오계(世俗五戒)'였다. 세속오계를 보니 더욱 처연함을 떨칠 수 없다. 세속오계는 고대 신라 무사들이 가장 신조로 삼은 수기 목표가 아닌가. 사군이충(事君以忠), 사친이효(事親以孝), 임전무퇴(臨戰無退), 교우이신(交友以信) 살생유택(殺生有擇), 세속오계는 진흥왕대 원광법사에 의해 지어졌다고 한다. 임금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며 싸움에 나가서는 물러서지 않고 친구를 사귀되 믿음으로 사귄다는 뜻이다. 살생유택은 살생은 가려서 해야 한다는 것을 지칭하고 있다. 고대 삼국은 모두 이와 비슷한 무사정신을 지니고 있었던 것인가. 고구려는 조의선인(皁衣 仙人)이란 무사집단이 있었다. 백만명이 넘는 수, 당 대군을 막은 힘이 이들의 정신에서 나왔다. 백제의 무사정신은 의자왕 시기 황산벌 5천 결사대의 항전이 말해 준다. 장
동방이 수상쩍은 사자의 어깨를 잡고 흔들면서 다그쳤다. "도대체 왜 여기에 있느냐고요?" 그는 한참을 동방에게 시달리면서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반성을 한다거나 자기한 한 짓을 감추려고 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무슨 이유죠? 김 사자님 구역에 온 이유가?" 그 자는 자신의 어깨를 잡고 있는 동방의 손을 슬그머니 빼더니 입술을 비죽이며 한마디 했다. "그러는 그대는 다 알면서 왜 묻나?" "다 안다고요?" 그 자가 가래침을 뱉으며 툭 던진 말이 순식간에 나를 덮쳤다. 다리에 힘이 빠져 간신히 버티고 서 있었다.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이들의 혼을 훔치러 온 거고 그건 당신들도 이미 알고 있잖소. 그러면 훔치지 못하도록 미리 손을 쓰던가. 이럴 줄 알면서 방관하다가 이제 와서 그 책임을 몽땅 나에게 떠미는 거나 남의 구역에 와서 밥벌이 좀 하는 거나 다를 게 뭐 있소?" 동방이 벌게진 얼굴로 그 자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그럼, 저 여인의 혼을 지금까지 조금씩 훔친 자가 당신이었어?" 그 자가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 그렇다고 대답했다. "뭐라고? 이런 파렴치한 같은 놈!" 동방의 손이 그 자의…
[충북일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마다 재정 위기를 하소연하고 있다. 경쟁력 없는 지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지방 소멸'의 시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국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53.7%에 불과하다. 기초단체 145곳은 30%도 안 된다. 충북도내 지자체 상황도 썩 좋은 건 아니다. 수년 째 전국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개편된 세입과목을 적용하면 더 떨어진다. 충북의 재정건전성에 적색 경고가 들어온 지는 오래다.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결산 기준 충북의 재정자립도는 41.41%다. 일반회계 결산 기준으로 산정된 전국 평균은 55.82%다. 충북은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충북의 예산대비 채무비율 순위도 하락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채무비율이 낮아지는 것과 반대로 충북은 높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타 지자체 대비 충북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 채무가 나쁜 건만은 아니다. 우선 지자체의 향후 정책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물론 채무가 없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채무를 제로화 하면 차입금에…
증평(曾坪)은 본래 청안군 근서면의 지역인데, 1914년 전국적인 행정구역의 폐합이 이루어질 때 증천(曾川)과 장평(莊坪)의 두 이름에서 하나씩의 글자를 떼어 붙여 증평면을 만들어 괴산군에 소속시키면서 생겨난 이름이다. 그 중 장평(莊坪)은 장뜰을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본다면 증천(曾川)은 어디에서 비롯된 이름일까· 증평읍에 증천리(曾川里)라는 마을이 있는데 증평읍의 동남쪽 삼기천가에 위치하며 청안과 보은, 초정으로 갈라지는 길목에 있다. '증천'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유래는 증평의 도심지역 중 전답과 자연녹지가 제일 많은 곳이므로 중국의 사성인 증자를 상징하여 증천동이라 칭하였다고 전해진다. 옛 기록을 보면 현재의 증천리와 관련된 마을로는 증자천리(曾子川里)가 있었다고 한다. 증자천 옆(또는 앞)에 있는 동리라 하여 증자천리로 불리운 것 같다. 이 증자천리가 증천리로 변화된 것으로 추정해볼 때 생략된 '자'는 의미의 중복이거나 아니면 별다른 의미가 없는 말이었을 것으로 볼 수가 있다. 증자천의 어원을 밝히기 위해서는 이 냇물의 다른 이름인 일명 '진지내'라고 하는 자연지명에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진지내의 의미를 알아보기 위해 전국
8월 23일 전후해 태풍 '솔릭'이 한반도에 상륙할 것이라며 온 국민들을 긴장케 했다. 천만 다행스럽게도 아무런 피해 없이 '솔릭'은 지나갔다. 충주를 강타하고 지나간 태풍으로는 1959년 '사라'호를 잊을 수 없다. 어지간한 고목들은 맥없이 부러지고 뿌리 채 뽑혀 통행로를 가로 막고 누어버린 터였으니 그 참상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1972년 8. 19.수해는 충주를 물바다로 연상케 한 재해였다. 당시 필자는 충주고등학교에 근무할 때였는데, 며칠간 학생들과 함께 수해복구에 나서서 학생들과 함께 땀 흘렸던 기억이 또렷하다. 태풍 매미 때도 상당한 기세를 보여줬으나 충주는 과히 피해 없이 지나갔다. 필자는 매미가 지나간 후 2005년 중국에서 태풍 매미에 의한 피해를 복구하지 못한 처참한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산악지대이기에 태풍의 경로가 막히기 때문에 그 피해가 아주 적은 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중국에서 무려 7시간 넘도록 버스로 달려도 산이 전혀 안 보이는 풍광을 보며 태풍 피해가 중국은 극심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여기저기에 철제구조물이 엿가락처럼 휘어져 널브러져 있고 웬만한 건물들은…
몰카는 몰래카메라의 약칭이다. 수년전 이경규가 진행하는 예능프로그램으로 대중화된 몰래카메라는 스타성있는 연예인을 대상으로 시청자들은 알고 있고, 당사자는 모르는 채 촬영이 진행된다. 나(우리)는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너는 아무것도 모르고 당하는 것이 웃음의 시작이다. 스타가 가지는 권력과, 보는자로서의 권력이 만나는 지점에 묘한 카타르시스가 있다. 1990년대 시청자로서의 나는 이렇게 보는자로서의 권력을 누리며 마음껏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에 있는 연예인을 당황스러운 상황으로 끌어들이고, 황당해하고 쩔쩔매는 날 것 그대로의 리액션을 몰래 촬영한다. 멋지고 화려한 이미지의 연예인이 나와 같은 수준의 인간임을 애써 확인하고 즐거워하는 나와 같은 시청자들이 많았는지 이 프로그램은 소위 대박,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방송 말미에 몰래카메라였음을 알리는 순간, 피해자들은 이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안도한다. 요즘처럼 카메라가 내장된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기였기에, 방송사에서나 가능할 법한 설정이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중적으로 재미와 감동의 코드였던 '몰래카메라'는 어느새 '불법
지난 봄, 청와대가 주미(駐美)대사관의 경제공사에 응모한 대학교수를 보수 단체에서 일한 경력을 문제 삼아 탈락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었지요. 또 작년에는 중학교 교장으로 발령 난 교육부 공무원이 국정교과서 추진부서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인사가 철회된 일도 있었고요. 이처럼 지나간 보수정권에서 정책을 수행했다는 이유로 해당 공무원을 범법자처럼 취급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공무원 사회에서 복지부동 행태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 공무원은 "실세 옆에 자리 잡은 청와대 행정관들조차 나갈 자리만 찾는다"며 "정권 초기부터 공무원들이 납작 엎드리는 건 처음 본다"고 했답니다. 이러한 행태는 현 정부가 1년이 넘도록 적폐청산을 밀어붙이면서 나타난 현상이죠. 공무원들이 적폐청산 때문에 신경쇠약에 걸린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해당하는 업무를 짚어보면 외교부의 한일 위안부 협상, 국방부의 사드 배치, 해수부의 세월호 침몰,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문제 등 차고 넘칩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민감한 업무를 담당한 공무원들이 정권이 바뀌면 다시 범법자로 낙인찍힐까 두려워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어떤 공무원은 상사의 지시사항을 녹음이라도 해 두어야 하는 것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