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창길 가는 날 이창수 충북시인협회 간밤에 까막까치 울며 새더니 하루종일 바람 불고 비가옵니다 엎치락 뒤치락 흙탕물 튀고 골목은 진창길 되었습니다 발마다 엉겨 붙는 진흙덩이에 걸음은 천만근 무겁습니다 턴다고 진흙이 다 털릴까 만 털어내며 묻혀가며 가야 합니다 내일로 가는 길목이라서 지겨워도 버거워도 가야합니다
청주(淸州)는 '맑은 고을'이라는 뜻을 가진 충북의 중심도시로, 시내 한복판에는 무심천이 흘러 도시를 정화하고 우암산, 부모산, 구녀산 등 청주의 진산이 강한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도 미세먼지란 새로운 위협에 맑은 고을의 하늘이 번번이 뿌옇게 변해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미세먼지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고 가는 먼지 입자를 말한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 이하인 먼지(PM-10)와 지름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로 나뉘는데 머리카락의 약 1/10 정도에 불과한 이런 미세먼지가 위험한 이유는, 너무나 작은 크기로 인해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체내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런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미세먼지의 주원인은 흔히 중국에서 오는 먼지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 반만 맞는 말이다. 2016년 발표한 '충북도 대기질 개선 기본계획 수립'에 의하면 국내가 57%, 국외가 43%로 분석됐다. 실제론 국내의 미세먼지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시한 연구용역으로 미세먼지의 배출원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비산먼지가 30%, 도로 이동 오염원이…
막노동판에서 일하는 사람을 보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하루에 품삯은 열두 냥인데 우리 님 보는 데는 스무 냥이라고 하는 가요다. 노동판에서 품을 팔아 먹고 살지만 여자 앞에선 기가 죽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노가다 인생의 첫 번째 특징은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도배 장판 페인트 등의 일당이 20~30만 원이나 되니 한 달 수입을 따져보면 천만 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빛 좋은 개살구다. 그 이유도 열두 냥짜리 인생에 잘 묘사돼 있다. 우리가 놀 면은 놀고 싶어 노나. 비 쏟아지는 날은 공치는 날이다…. 일을 하는 날보다 노는 날이 더 많으니 수입이 많을 수 없고, 어쩌다 일을 잡으면 바가지를 씌우려는 심리가 발동할 지도 모른다. 그렇게 몇 푼 벌면 어디로 갈까? 이것도 이 노래가 말해준다. 사랑이 좋으냐 친구가 좋으냐, 사랑도 좋고 친구도 좋지만, 막걸리 따라주는 색시가 더 좋더라…. 암컷에게로 향하는 수컷의 생리는 노가다 판이라고 다르지 않나보다. 이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노가다 판을 살펴보면 이 세계라고 변하지 않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우선 고도로 전문화돼 있다는 사실이다. 도배 일을…
[충북일보]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충북도내에서는 1만5천109명이 시험에 지원했다. 15일 청주, 충주, 제천, 옥천 4개 시험지구 31개 학교에서 진행된다. 수험표는 14일 출신학교나 시험지구 교육청에서 배부된다. 수험생 예비소집은 오후 1시 시험장에서 실시된다. 충북도교육청은 충북지방경찰청과 함께 수능 부정행위 대책반을 가동한다. 시험당일에는 휴대용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반입금지 물품을 점검할 계획이다. 반입금지 물품은 휴대전화, 스마트기기(스마트시계 포함), 디지털 카메라, 전자사전, MP3, 카메라 펜, 전자계산기, 라디오,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 통신·결재(블루투스 등) 기능을 가진 물품 등이다. 전자식 화면표시기(LCD, LED 등)가 있는 시계, 전자담배, 통신(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이어폰 등도 반입금지 물품에 포함됐다. 지난해와 달리 전자담배와 블루투스 이어폰이 추가돼 수험생의 주의가 필요하다. 금지 물품은 1교시 시작 전에 감독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가방에 넣어 시험장 앞쪽에 제출했다 하더라도 부정행위로 간주돼 주의가 필요하다. 긴장과 초조는 어쩔 수 없는 수험생의 숙명이다. 자신과의 싸움이…
산길을 걷는다. 한참을 걷다 보니 두 다리가 뻐근해온다. 바위에 털버덕 앉아 뭉친 두 다리를 주무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숲길이 적막하다. 시끌벅적 사람들의 수다가 그리울 정도로 너무도 스산하다. 바람에 흩날리며 합창하는 나뭇잎 소리가 묘한 기운을 뿜어낸다. 어디선가 멧돼지라도 나올 것만 같아 길을 서두른다.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다 보니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시원하다 못해 쌩쌩, 찬 기운에 몸을 움츠린다. 바위를 세차게 때리며 퍼져나가는 물보라가 장관이다. 바위는 시원할까? 아니면 고통스러울까? 쉼 없이 쏟아지는 물의 압력을 이겨내려고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는 듯 느껴진다. 여기저기 크고 작은 구멍도 생기고, 깎여 떨어져 나간 모서리는 칼날처럼 날카롭다. 장작을 패도 될 성싶다. 물보라가 얼굴로 튕겨온다. 무지개를 그리며 날아든 물보라를 보석인 양 손을 펴 잡아본다. 금세 손바닥을 적시며 사라지고 만다. 바위를 깎는 힘찬 폭포수라도 땅에 떨어져 시간이 흐르면 그 기세도 약해지는구나. 골짜기를 따라 흘러 내려가는 동안 수많은 돌멩이를 만나, 그 돌 틈들을 수없이 돌고 돌아 흐르겠지. 그러면서 동글동글 졸졸졸 흐르는 정겨움도. 아가의 솜
줄무늬 원피스 차림으로 종종걸음을 걷는 여자애가 양복차림의 아빠 손을 잡아끌며 문을 연다. 조금 늦은 저녁시간이다. "아빠, 나는 돈코츠와 가츠동." 메뉴가 무슨 음식인지도 모른 채 아이의 말에 따라 아빠는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린다. 낯이 익다. 엄마를 따라 몇 번 밥을 먹고 나갈 때마다 배꼽인사를 하던 예쁘장한 아이이다. 엄마는 퇴근을 못했거나, 아빠가 저녁밥을 챙겨야할 일이 생겼을 것이다. 하루에 수십, 수백 명의 손님을 맞이하지만 난 이런 손님들에게 눈길이 더 간다. 엄마를 따라온 아이, 아빠 손을 잡아끌고 식당 문을 여는 아이, 아빠 엄마와 깔깔거리며 밥을 먹는 아이들, 그러한 모습을 볼 때마다 내가 어릴 적에 시골장날 어머니 손을 잡고 들어서던 중국집의 빨간 문이 떠오른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해준 그 중국집은 읍내에 유일한 중화요리 집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다 씹지도 않은 채 목구멍으로 짜장면을 넘기다 보면 자꾸만 줄어드는 음식이 야속하기만 했다. 하지만 다 먹어갈 때쯤이면 어느새 내 그릇에 짜장면이 다시 수북하게 담겨졌다. 어머니는 내가 먹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당신의 짜장면을 내게 덜
[충북일보]15일 수능을 앞두고 서울 숙명여고 파장이 심상치 않다. 내신조작은 교사들의 협조 없이 불가능하다. 입시제도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신이 임계점을 넘었다. 이번 기회에 잘못된 수시 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한다. 상당수 학교에서 '교사 카르텔'이 감지된다. 찍히면 어느 누구도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없다. '공정'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충북의 평준화 교육 김병우 충북교육감의 철학은 평준화로 대변된다. 평준화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보편적 교육'이다. 어떤 누구도 '보편적 교육'에 반대할 리 없다. 다만, 우리나라의 현 대입시스템과 사회구조를 볼 때 '보편적 교육'은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전국에서 몰려든 재수생과 재학생들이 넘쳐나는 곳이다. 교통요지에 설치된 횡단보도 마다 가방을 맨 학생들로 가득하다. 이들에게 수학과목 중 가장 힘든 문제가 무엇인지 물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21번과 29번, 그리고 30번 문제를 꼽는다. 이 가운데 특히 30번 문제는 학생들에게 '킬링 문제'가 되고 있다. 30번 문제는 보통 하나의 문제에 대한 답을 요구하는 다른 문제와 달리 4~5개의 문제를 비비
잎 하나가 김호숙 청주 새터초등학교장 잠시 걸음 멈춰보라고 예서제서 인기척 내게 얼굴 보여주고 가겠다고 곱게 차리고 매달려 있는 저 의리의 가을 숲, 잎새, 잎새 그래, 그래. 정이란 이런 거지 훌쩍 못 떠나고 기다려주고 손 흔들어 주고 끄덕끄덕 지켜봐 주고 떠나고 나서도 가끔은 있던 자리 서성여 주고 그런 거지 바쁜 마음 눌러 앉히는 단풍님 하나 툭 내게로 온다 아는 체를 한다
[충북일보] 낙하산 인사는 고질적 투하습관인 것 같다. 현 정부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낙하산을 타고 내린 인물들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요직에서 춤을 추고 있다. 그 사이 사회적 불신은 커지고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낙하산 시대는 바뀌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낙하산 전성시대다. 출범 초기부터 인사와 관련된 각종 논란을 떨쳐내지 못했다. 지금까지도 인사권 남발은 되풀이 되고 있다. 급기야 '캠코더인사(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인사청문회 대상인 장관급 인사도 일방통행을 벗어나지 못했다. 충북 상황도 별로 다르지 않다. 6·13 지방선거를 마친 뒤 도내 광역·기초단체들이 낙하산 인사를 했다. 충북도의 경우 선거캠프 출신 인사 다수가 공모절차를 거쳐 이미 도청에 입성했다. 물론 형식은 공모였다. 하지만 누구나 다 아는 코드인사였다. 일부 인사는 도청을 떠나 일선 시·군에서 또 다시 낙하산을 노리고 있다. 청주시와 충주시 등도 낙하산 인사를 거부하지 못하고 있다. 괴산군은 좀 특별하다. 별정직 정책비서관 채용을 위해 '공무원 정원 조례'까지 개정했다. 당연히 뒷말이 많다. 6·13 지방선거 때 군수 선거캠프에 몸담
구르몽이 돼 숲길을 걷는다. 추억이 돼 버린 지난 여름날의 미련들을 낙엽처럼 밟았다. 바스락 바스락,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외로운 밤 적막 속에 마지막 잎마저 떨어진다면, 새도 더 이상 그 나무에서 노래하지 않을 것이다. 쌀쌀해 진 바람이 날카롭게 품을 파고 든다. "가을은 가슴을 찢는다."는 니체의 절규가 들리는 것 같다. 가을커피는 감각적이어야 한다. 덩그러니 앞에 놓인 커피가 어제보다 쓸쓸해 보인다. 그윽한 향과 따뜻한 온기는 여전하지만, 왠지 그 이상의 무엇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헤밍웨이와 토마스 엘리엇, 거트루드 스타인 등 수많은 문학가들은 어떻게 커피에서 '위안(慰安)'을 찾았을까? 이런 저런 마음 끝에 커피를 한 모금 머금었다. 입안 구석구석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이 어느 겨울날 어머니의 비로도(벨벳) 치마저고리에 볼을 비비던 나의 어린 모습을 영상으로 띄워준다. 아, 그렇다. 가을커피는 바디(Body)를 즐길 일이다. 바디는 와인의 향미를 표현하는데 쓰는 용어인데, 커피 맛을 평가하는데도 사용된다. 물을 머금고 있을 때와 우유를 머금고 있을 때 혀와 입안의 점막이 느끼는 무게감이 다르다. 커피를 머금었을 때 그
송이와 마찬가지로 인공재배가 되지 않는 능이버섯(能茸)은 식용버섯 중에서 가장 크고 그 모양이 웅장해서 버섯의 왕이라 부른다. 강한 향과 맛을 가진 능이는 우리말로 '곰버섯'인데, 한자로 웅이(熊茸) 방언으로 능이로 불리다가 1978년에 향버섯(능이)으로 정착됐다. 1931년 국내언론 기사로부터 전해진 다음 '일능이, 이표고, 삼송이, 사석이'라는 뜬소문으로 더 유명해진 능이버섯은 향이 매우 진해서 향버섯이라 부른다. 버섯 갓의 색이 연갈색이며 넓게 퍼져 있는 것이 상품이다. 건조시키면 독특한 향이 강하기에 '향이'라 부르고, 쇠고기 맛이 나고 향도 좋아서 능이탕을 비롯해 구이나 볶음으로 즐겨 먹는다. 먹을 수 없는 능이버섯이라는 중국에서의 뜬소문은 당나라 때의 진장기가 741년에 편찬한 '본초습유'에서 "밤에 빛을 내는 버섯, 화려하면서 벌레가 없는 버섯, 삶아도 익지 않는 버섯, 삶아서 사람에게 비치어 그림자가 없는 것, 위에 털이 있고 밑에는 무늬가 없는 것, 위로 말리고 적색인 것은 유독해 사람을 죽인다."라는 독버섯 개념이 능이에 적용돼 독버섯으로 오인 받으면서 비롯된 말이다. 이 내용은 명나라의 이시진이 지은 '본초강목'에 소개됐고, 우
며칠 전 이웃 아주머니 이야기를 듣자 나도 모르게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동네 주부들을 상대로 어느 여인이 고리(高利) 이자를 주겠다고 속인 후 수십억을 사기해 도주 했다는 내용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에 주먹이 쥐어진 것은 지난날 친구 일이 떠올라서이다. 중학교 때 일이다. 단짝인 친구가 갑자기 학교에 결석했다. 걱정 끝에 그 애를 찾아갔다. 친구는 장터에서 닭장수인 어머니를 돕느라고 학교를 결석했다고 했다. 그 이후로 그 아이는 걸핏하면 학교를 결석했다. 나중에 안 일이다. 친구 아버지가 지인 꼬임에 빠져 전 재산을 몽땅 잃었다고 했다. 그 애 아버지 역시 돈을 빌려주면 높은 이자를 주겠다는 유혹에 빠져 전 재산을 차용증도 없이 건넸다고 한다. 그러나 그 지인은 같은 수법으로 여러 사람에게 돈을 빌린 후 홀연히 종적을 감췄다고 했다. 이 일로 친구 아버진 날마다 자신의 시름을 술로써 달래곤 했다. 실의에 젖어 마음이 피폐해진 나머지 심지어는 알콜 중독자로 전락해 폐인이 되다시피 했다. 가장이 이런 형국이다 보니 당장 가족들 생계가 막막했다. 하는 수없이 가족의 생계는 친구 어머니가 도맡아야 했다. 가족들 호구지책을 위해 그…
[충북일보] 내가 이상한 걸까. 세종시가 잘못 가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수도는 고사하고 그저 그런 신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자칫 실패작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 수도권 인구분산 효과 별로 세종시는 2012년 7월1일 출범했다. 가장 큰 목적은 수도권 과대·과밀화로 인한 부작용 해소를 위해서다. '세종특별자치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제1조에 명시돼 있다. 다시 말해 '수도권의 과도한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시정하고, 지역개발 및 국가 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수도권 인구분산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이 최대 목표다.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 강화다. 세종시는 옛 충북 청원군·충남 공주시 일부지역과 충남 연기군에 자리한다. 충청권이 행정구역 일부를 떼어 함께 품고 만든 도시다. 공간적·지리적으로 동질성을 갖고 있다. 같은 역사·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피를 나눈 형제와 같다. 청주와 대전, 공주 등 인근 도시는 세종시와 상생 관계를 원했다. 당연히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세종시 출범 6년 만에 반목의 진원지가 됐다. 온갖 잡음과 갈등을 양산하는 도시가 됐다.…
"담배 끊었어?" "응, 완전히 끊었어." 농담반 진담반으로 돌아온 말 "독한 놈, 금연을 하네." 난 금연하며 술을 줄였다. 충주시보건소 금연클리닉에서 상담하며 제일 잘했다고 칭찬들은 것이 '금주'다. 금연 시작 3개월 전부터 금주했다. 돌이켜보면 금연보다 금주가 더 어려웠고, 금주를 먼저 시도한 것이 좋은 방법이었던 것 같다. 본격적으로 금연을 시도하며 힘들었던 것은 바로 '잠'이다. 원래 쉽게 자지 못하는 편인데, 거의 48시간씩 깨어있는 날이 한 달 중 절반을 넘었다. 금단현상 중 하나인 불면증을 해소하기 위해 도움을 청한 곳이 금연클리닉이었다. 커피를 마시지 말고 정해진 시간에 반드시 취침할 수 있도록 눈 감고 누워있으라는 조언을 받았다. 이 방법으로 한 달이 조금 넘어서부터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됐다. 적절히 신체를 지치게 한 것도 좋은 방법이었다. 담배 끊는 방법 중 하나는 금연한다는 사실을 주위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금연한다고 알렸고 술자리에서도 음료수를 마시겠다고 얘기했다. 내 의지를 보여주자 주위에서도 도왔다. 금연을 하면 좋은 것이 담배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다. 사회복지사인 나는 직업상…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내 마음은 젖은 빨래가 된다. 다면평가니 근평이니 성과상여금이니 하면서 학교 안이 술렁이기 때문이다. 서로를 줄 세우고 그 결과로 성과 상여금을 주는 것은 교육까지도 경제 논리를 적용하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교육은 인간의 영혼을 조각하는 일이다. 그 영혼이 하루아침에 조각 될 수도 없고 그 성과가 금방 눈에 보여 나타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교육의 성과를 수치로 계량화 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기가 막힌 일이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의견을 따른다. 그러나 소수의 사람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기준을 기득권자의 입맛에 맞게 설정하고, 그것이 마치 다수결이라 정당한 것처럼 합리화 시키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약한 자를 살해하는 것은 인간의 오래된 관습이라 했던가. 우리 사회는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분리한 것이 있으면 다수의 힘을 이용해 안 된다고 한다. 그리고 약자라고 보이는 사람들의 의견은 가차 없이 살 처분 한다. 그것이 오래된 관습이라는 것을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뇌에 타투를 한 것처럼. '무탄트 메시지'라는 책 속을 산책하다 보면 호주의 마지막 종족인 참사람 부족을 만나게 된다. 그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
[충북일보] 지방의회 의원들은 왜 자꾸 의정비를 인상하려 할까. 국회의원과 같은 대우를 받으려함일까. 금액이 정말로 너무 적어서일까. 충북도내 11개 시·군 의회가 의정비를 대폭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으로 월정수당 상한액 제한규정이 없어지자 제일 먼저 한 일이다. 반대 여론을 무시한 '내 밥그릇 챙기기'란 비판을 받는 이유는 여기 있다. 지자체의 재정 형편을 전혀 고려치 않은 결정이란 지적은 이기적 지방의회란 불명예가 될 것 같다. 충북시군의회의장단협의회는 지난 8일 영동에 모였다. 의정비를 큰 폭으로 인상하기 위한 일종의 사전 모임이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도내 기초의회 의원 의정비를 '5급 20호봉'(월 423만 원) 수준으로 올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물론 도내 11개 시·군의원 의정비는 전국 평균 3천858만 원보다 대부분 낮다. 청주시의회만 4천249만 원으로 많다. 협의회가 의견을 모은 인상률은 평균 47.4%다. 현재 의정비가 가장 적은 괴산군의회의 인상률은 무려 109%다. 청주시의회 인상률도 19.5%에 이른다. 올해 공무원 보수 인상률 2.6%과 비교하면 엄청난 인상 폭이다. 그런데 지방의원들은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며칠전 "북한은 국가가 아니다"고 말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남과 북은 이제 서로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 종전선언도 하고 평화협정(상호불가침조약과 내정불간섭협정)을 맺어야 한다. 남과 북은 모두 UN에 가입했다. 우리만 빼고 온세계가 이미 다 북한을 국가로 인정했다. 남과 북이 서로 나라로 인정하고 베트남이나 중국처럼 교류하고 경제협력을 하는 것이 최상책이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유럽연합이나 英연방처럼 통합이 될 수 있고,독일처럼 전쟁없이 평화통일을 이룰 수도 있다. 미국의 골드만삭스 투자은행은 한반도 통합경제체제가 이뤄지면 2040년도에는 한국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된다고 예측했다. 세계적인 투자왕 짐 로저스는 남북경협이 이뤄지면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투자가치가 매우 높으며 가장 큰 수혜국은 바로 한국이라고 했다. 남북경협이 이뤄지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연7%에서 20%로 급속히 성장할 수 있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북한은 고학력, 저임금의 인력과 개발되지 않은 천연자원이 너무 많다. 한국의 기술과 자본이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급속히 발전한다는 것이다. 북한으로 기찻길이 열리면 육
날씨가 가파르게 내리막이다. 엊그제, 천변(川邊) 둑길을 걷다가 무심코 비탈진 곳을 내려다보았다. 며칠 전 까지만 해도 파랗던 풀잎이며 채소 잎들이 이상하다. 서리를 맞았는지 푸르던 모습은 어디가고 덤불도 줄기도 폭삭 내려앉았다. 식물의 한해살이가 그친 것이다. 왠지 발걸음이 멈춰졌다. 그런데 저만치 시든 덤불 속에 한 아름이나 되는 호박이 반가운손님처럼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덤불이 시들고 내려앉으면서 호박이 드러난 것이다. 왜 호박을 보지 못했지? 자주 지나는 둑길 이지만 평소엔 자세히 살피지 않아서 몰랐거나 또는 덤불에 가려 호박이 눈에 띄지 않아서일 테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은 그간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 나서 세상에 나오지 않은 듯이 한 생을 완성한 셈이다. 한 생을 완성한 모습에서 흉터와 주름이 없을 리 없다. 눈에 띄지 않았을 뿐 겉껍질에는 한 생이 지나간 흉터와 주름이 가득하다. 비바람에, 동그랗게 이슬을 쓰고 풀잎 위로 구르던 날도 있었을 터이다. 벌레에 쪼이고 혹은 무법자의 발길에 부딪혀 찔리고 썩고 긁힌 검은 흉터들이 지문처럼 새겨있다. 눈에 띄지 않았을 뿐 그도 한 생의 과정을 거쳐 온 것이다. 상처에는 수많은…
1949년 지방자치법 제정 이후 우리나라의 자치단체는 모두 획일화된 기관 분리형 기관 구성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기관 분리형은 주민 직선으로 선출된 단체장과 지방의회가 상호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구현하는 기관 구성 형태이다. 쉽게 말하면 기관 분리형은 대통령제와 유사한 형태의 권력구조다. 흔히 익숙한 것에 편안함을 느끼고 낯선 것에는 두려움이 앞선다. 편안함 또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대상이 이로운 것인지, 아니면 해로운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그 대상을 얼마나 보고 겪었는지에 따라 '편안함'과 '두려움'이 갈린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면 익숙한 것만을 고집하게 된다. 이로움을 줄지 모르는 낯선 것의 존재는 외면하게 된다.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되고 1995년 전면적인 민선자치가 개막된 지 20여 년이 지났다. 민선자치의 경험이 쌓이면서 기관 분리형 기관 구성은 지방자치의 근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게다가 주민들도 대체적으로 기관 분리형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단체장의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에 의한 지방행정만을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기관 분리형은 이미 익숙한 것이 됐다. 이러한 현실에서
기도 황혜경 충북문인협회 햅쌀이 나면 어머니는 몸을 정갈히 하고 뒤꼍에 멍석을 깔았다 떡시루에 촛불 하나 꽂고 물한 대접 놓고 두 손을 모으고 중얼중얼하셨다 한참 동안… 내 오십이 가까운 어느 날 떡시루와 촛불이 어머니 뒷모습과 겹쳐지며 이젠 내가 중얼중얼한다 중얼거리던 말들이 언젠가 떠나갈 자식들에게 사랑을 미리 퍼주는 의식 기도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어머니는 촛불을 보며 나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어머니만의 의식을 한다 사랑을 퍼준다 기도를 한다
[충북일보] 충북도의 지난해 국고보조금 예산 집행률이 83.0%에 그쳤다. 전국 17개 시·도 중 4번째로 낮다. 국비 집행률 순위는 하위 3번째다. 줘도 못 쓰는 충북도다.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국비 예산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 하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충북도의 지난해 국고보조금 예산집행 실적은 저조하다. 3조1천55억 원 가운데 집행된 예산은 2조5천778억 원이다. 최종 예산의 83.0%다. 세종(81.6%), 제주(82.1%), 전남(82.8%)에 이어 4번째로 낮다. 지방비를 제외한 국비 집행액만 놓고 보면 3번째로 순위가 더 낮아진다. 이월 혹은 불용처리에 따른 예산낭비와 비효율적 예산집행에 대한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는 올해 470조5천억 원 규모의 슈퍼 예산안을 편성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은 12월 2일까지다. 20일 조금 넘게 남았다. 충북과 관련된 예산은 줄었다. 슈퍼예산임에도 충북의 국비 확보 규모는 열악하다. 5조2천764억 원으로 당초 목표한 6조8천889억 원에 비해 1조6천125억 원이 모자란다. 충북 패싱 흔적이 역력하다. 도민의 상실감과 박탈감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이 지
"전례가 없어서 어렵습니다. 게다가 산지전용은 우리 소관사항이 아닙니다." 인·허가 신청을 하면서 들었던 첫 마디는 지금도 어찌해야 할지 막막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수년 전 대형 국책사업을 담당한 적이 있다. 국립산림치유원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관계기관 인·허가 협의 및 승인을 받아야 하는 복잡한 사업이었다. 당시 사업의 성격을 알지 못했던 담당공무원은 우선 절차가 복잡하고 산지전용협의는 산림청 소관이니 접수 자체를 거부하려는 태도였다. 나중에 필자가 산림청 공무원이며 공공사업임을 설명하자 그제서야 전향적으로 검토를 해줬다. 그때의 경험은 산림분야 담당공무원의 한사람으로 그동안 수많은 민원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지난 일을 돌이켜보면서 역지사지의 자세로 내가 인·허가를 받아야 되는 입장 즉, 공무원이 민원인의 입장이 돼서 업무를 처리할 때 가장 효과적인 규제개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정부에서도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 행정처리 절차 규제를 바꾸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소극적인 개선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바로잡는 규제혁파를 위해 각 부처 또는 지방정부, 공공기관 등
드디어 그날이 다가온다는 것을 모든 사자들이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 1차 심사에서 전체 777명의 저승사자 중에 하위 10%인 77명을 가렸고, 2차 심사에서 다섯 명을 가렸고, 드디어 금주에 총괄 담당관인 강림처사와의 심층면담을 통한 최종심사에서 2명을 선정해 퇴출시키는 것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동방이 그 중의 한명일거라고 소문이 나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하나는 누구일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니 나머지 네 명은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더 무서웠을 거였다. 지금은 내가 그 대상자가 아니지만 다음해에 내가 그 대상자가 될 수도 있으니 일부 몇 명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 사자들도 무섭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도무지 마음을 한 곳에 붙들어 둘 수가 없어 안절부절 못했다. "사자님. 사자님답지 않게 왜 그리 산만해보이시죠?" 동방이 언제 왔는지 곁으로 다가와 쿡, 하고 내 마음을 찔렀다. 나는 화들짝 놀라 뒤로 뒤뚱거리다가 나무 등걸을 잡고 겨우 자세를 고쳐 세우며 무안함을 애써 감췄다. "흠흠. 언제 왔나?" "한참 전에 왔는데 몰라보시던데요." "그럴 리가." "너무 걱정
눈이 부시다. 잠시 시내를 벗어나 바라보면 온 세상이 불탄다. 지난 여름 힘들었던 만큼 나뭇잎들이 순식간 타오른다. 눈부신 날이다. 고단한 어깨를 내려놓고 낙엽이 바람에 실려 날아간다. 짧은 시간 지내다 가는 이파리들이 흩어진다. 불꽃이 타 오르는가 싶더니 이내 저리도 바닥에 뒹군다. 가을은 짧다. 그래서 더 아름답고 슬픈 계절이다. 그 길에 내가 서 있다. 우리에게 행복은 세속적인 성취 정도로 정해질 수 없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사람들의 욕망이나 세상의 인정에 따라 정해질 수도 없는 것이다. 인생은 봄날처럼 왔다 가버리는 덧없는 것이다. 돌아볼 수 없는 시간만큼이나 순간 흩어지는 바람이다. 그 길에서 서성이며 내가 있다. 내 안에 있는 아름다운 기억들을 손에 가득 들어 하늘 향해 흩뿌려 본다. 눈부시다. 지금이 최고의 날이다. 얼마 전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드라마를 참 감명 깊게 봤다. 구한말 자신의 부모가 양반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심장에 담고 미군군함에 올라 탄 한 소년이 자신을 버린 조선에 미군장교인 유진초이로 돌아온다. 또한 고씨 가문의 애기씨인 고애신은 자신의 신분을 뛰어넘어 독립운동의 한 복판에 선다. 그리고 이 둘은 애틋하지만
[충북일보] 최근 KTX 세종역 신설 논란에 더해진 호남선 KTX 직선화 문제가 시끄럽다. 마른 검불에 불이 붙듯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지켜보며 어느 한 부자(父子)가 떠올랐다. 국회를 출입하게 되면서 나는 서울과 청주를 오가며 출퇴근하고 있다. 어느 날 용산역에서 오송역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리다 난 한 부자를 목격했다.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한 중년 남성은 아버지로 보이는 한 노인에게 숫자가 적힌 약을 가리키며 아침에 일어나서 1번을 시작으로 자기 전 7번까지 총 7번이나 먹어야 하는 약 복용법을 설명했다. 열차 시간은 다가오는데 귀마저 어두운 노인이 귀찮아하자 중년 남성은 짜증을 내더니 결국에는 언성을 높였다. 약봉지가 떨어진 줄도 모르고 중년 남성은 설명의 또 이어졌다. 부자에게 시선을 떼고 나는 열차를 타기 위해 승강장으로 내려왔다. 얼마 후 그 중년남성은 노인과 함께 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그때까지 중년남성은 약 복용법을 계속 설명하고 있었다. 노인은 바쁜데 얼른 들어가라며 중년 남성을 돌아 세우려 했다. 하지만 결국 중년 남성을 열차 안까지 들어와 노인이 앉을 좌석까지 안내했다. 그리고 열차가 떠날…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