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마취약에 취해서 아직 현실로 건너오지 못하고 있다. 수술을 마치고 깊은 잠에 빠져있다. 2시간째 회복실에는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다. 그의 시간은 정지해 있다. 나는 병원 유리벽에 놓인 의자에 앉아 책을 보다 그가 늘어져 있는 회복실을 보다를 수없이 반복한다. 창밖의 햇살이 긴 팔을 뻗어 근심어린 내 얼굴을 쓰다듬는다. 유리벽 밖 두껍게 쌓인 눈 위로 빨간 장화 신은 비둘기가 날아와 앉는다. 비둘기는 종종걸음을 치며 눈을 쪼아 먹고 있다. 눈 위에 발자국을 찍으며 홀로 걷는 비둘기는 무엇을 쪼는 걸까. 눈을 먹는 것일까 눈 속에 박힌 무엇을 먹는 것일까. 아무리 봐도 흰 눈만 가득하다. 노랗다 못해 주황빛에 가까운 눈알을 굴리며 내 시야에서 멀어졌는가 하면 또 가까워지기를 반복하더니 어느 순간 사라진다. 사라진 비둘기를 찾다가 눈 위를 본다.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국 들이 어지럽게 찍혀있다. 발은 간데없고 발이 놓아버린 발의 흔적만 눈 위에 즐비하다. 사선 모양, 지그재그 모양, 동그라미 모양 등 다양한 모양의 발 도장을 찔러 놓고 사라졌다. 유리창 밖의 세상은 소리가 모두 증발했다. 나는 귀를 잘라 어디론가 유배시킨 느낌으로 창밖 세상을 본다.…
[충북일보] 청주시내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도시공원) 민간개발이 연말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시작부터 파행이다. 도시공원 민간개발을 놓고 갑론을박이 심하다. 시민과 시민단체 간 여론전이 고조되고 있다. 장기미집행시설은 2020년 7월 자동으로 해제된다. 이른바 '공원 일몰제' 시행 시기가 2년 앞으로 다가왔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도시공원 일몰제는 1999년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사유재산권 침해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로 도시계획시설(공원) 결정 후 20년이 지나면 효력이 상실되는 제도다. 2020년 7월 이후 해제되는 청주지역 공원용지는 613만㎡(38곳)다. 하지만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지자체와 환경단체, 토지주와 도시공원 주변 주민 등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민간개발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청주시와 시민, 시민단체가 의견을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 청주시가 이 곳의 부지를 매입해 개발하기 위한 비용은 대략 1조4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 연간 시 가용예산은 별로 없다. 생활과 밀접한 예산 우선 반영으로 공원 1개소 당 약 4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크고 작은 화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옥천지역에서 겨울철에 발생한 화재를 분석해 보면 화재발생 건수는 162건으로,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79건(48.7%)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 과열 등으로 인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가 23건(14.2%)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화재발생 장소는 주거시설의 점유율이 49건(30.2%)으로 가장 높았다. 추워지는 계절에 전기장판 등 난방기 사용이 늘고 있는 만큼 화재 예방에 주의가 필요하다. 가정에서 알아두면 좋은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알아보자. 전기장판은 반드시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오래된 전기장판은 폐기하고 사용하지 않는 전기장판의 콘센트 빼기. 전기장판은 겨울철 화재 사고의 주범 중 하나다. 열선이 약해져서 사고가 나기도 하고 외출할 때 전기장판을 켜놓고 나갔다가 과열로 인해 사고가 나기도 한다. 전기 히터, 과열·넘어짐 방지 기능 체크하고 너무 가까이 두지 않기. 전기히터 구입 시 소비효율과 등급을 확인해야 하며, 자동 전원 차단 기능 여부 및 과열 방지 기능 여부도 함께 확인해 구입하면 도움 된다. 그리고 사용 후에는 반드시 플러그를 뽑아주거나 타이머 조작으
바람의 노래 김성희 충북시인협회 궤도를 빠르게 이탈한 세월이 숨 가쁘게 자연을 채색하며 지친 모습을 감추고 있다 가을 하늘같이 시린 마음을 미소로 포장하는 그대도 이미 지쳐 있는 계절 같다 오만함이 부끄러운 시절 숨찬 욕심을 버리고 싶은 바람의 울음소리가 차다 이유 없이 생긴 아픈 흔적을 하나씩 지워야 한다. 지독한 쓸쓸함의 정체가 온통 드러나기 전에 햇살처럼 맑아져야 한다.
동방이 강림차사와 심층 상담을 마치고 돌아왔다. 나는 가슴이 조마조마해서 동방의 낯을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어 공연히 딴전을 피웠다. 다른 사자들도 웅성거리며 동방의 상담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촐랑이 사자가 동방을 향해 달려가서 물었다. "어찌 됐나?" "글쎄요. 저는 강림차사님의 말씀에 충실하게 응대해드렸는데 결과야 강림차사님 마음에 달렸으니……." 촐랑이 사자가 답답하다는 듯이 자신의 가슴까지 치며 다시 물었다. "아, 그래도 분위기라는 게 있지 않은가?" "하하. 사자님은 제가 최종 퇴출자로 선택받기를 바라시는데 그렇게 안 될까봐 노심초사하시는 것 같습니다." 촐랑이 사자가 손 사레를 치면서 난색을 했다. "아, 아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난 걱정돼서 물어본 건데." "하하. 저도 그냥 해본 말입니다." 촐랑이 사자가 얼굴을 펴고 동방에게 바짝 다가가 물었다. "이보게. 보아하니 결과가 좋은 게야. 그렇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여유 만만할 수야 없지." 모여 있던 여러 사자들 눈동자가 번들거렸다. 나는 그 자리를 벗어났다. 동방이 어느새 뒤따라왔다. "김 사자님. 발뒤꿈치에 돌덩이를
[충북일보] 누군가의 부당한 이익은 곧 누군가의 부당한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불공정 사회에서 일어나는 악순환의 규칙이다. 규칙을 지키는 이가 손해 보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규칙을 어기면 이익을 볼 수 없는 사회로 가꿔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자꾸 거꾸로 가고 있다. 청주지검 충주지청이 음성상우산업단지 입찰담합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향후 시공업체 선정 과정 수사진행 상황에 따라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 같다. 상우산단은 전임 군수 시절 음성군이 추진했던 주요사업 중 하나다. 수도권 공장의 지방 이전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됐다. 하지만 15년 이상 답보상태에 놓여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DB하이텍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지난 2017년 8월 주민공청회를 통해 조속한 사업추진을 약속했다. 상우산단 조성 추정 사업비는 2015년 당시 771억2천200만 원이었다. 3년이 지난 현재 대략 800억~900억 원 사이로 추정된다. 이 정도의 산업단지 개발은 지역 내에서 비교적 큰 규모다. DB하이텍은 곧바로 시공업체 선정을 위한 자체 입찰을 실시했다. 입찰 결과 청주 소재 I사가 1순위, 충주 소재 D사가 2
어느새 가을이 손바닥만큼 남았다. 이제 화려했던 가을이 가고 있다. 늦가을 내리는 차가운 비에 붉은 단풍이 무참히 떨어지며 길 위에 흩날린다. 행인들은 종종걸음으로 어디론가 급히 가고 있다. 살며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것들이 있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그 욕구는 공복처럼 쓰리게 찾아 왔다. 이렇게 쓸쓸해지는 계절이지만 진한 감동의 세례를 받기위한 나의 발걸음도 빠르게 움직인다. 지역에서 예술로 먹고사는 것이 만만치 않은 상황 속에서 예술이 국민의 감동과 향유를 누리게 한다는 것은 어쩌면 말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의 위선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는 보여주기 위한 예술행위를 하고 있는 모습들이 많다. 그러나 그곳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들을 보는 것은 꽤 드물었다. 뻔한 레퍼토리에 성의 없는 짜깁기 작품들을 볼 때마다 화가 나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진정한 예술은 누구에게 보여주거나 자기를 알리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가 모가지까지 차 더는 어쩔 수 없을 때 표출하는 자기만의 소리이고 행위인 것이다. 지역 예술가들의 활동에 여러 가지로 제약되거나 갖춰지지 않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 특히 예술을 예술로서 보지 않고 그의 사회
어제가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 이미 지난달 중순 설악산에서 첫눈 소식이 있더니 엊그제는 전국에 눈발이 날렸다. 소록소록 추억을 상기시켜주는 첫눈. 자주 만나지 못하는 문우(文友)들이 술 한 잔하자고 극성이다. 예부터 눈은 시인들의 단골 소재가 됐다. 한 때 청주목에 갇혀 형고를 치르던 고려 말 목은 이색(牧隱 李穡)은 송도의 겨울 설경을 차가운 은빛바다로 노래했다. 기울어져 가는 고려국의 운명을 걱정한 것인가. 송악산 푸르름에 저녁 구름 물들더니(松山蒼翠暮雲黃) / 눈발 흩날리자 이미 해는 저물었네(飛雪初來已夕陽) / 밤들면 혹시나 눈이 그치려나(入夜不知晴了未) / 새벽 은 바다에 눈 빛이 차갑겠지(曉來銀海冷搖光) 주로 이별의 정한을 노래한 개경 명기 황진이도 눈을 보며 망한 고려의 모습을 그렸다. 비록 기생이었지만 그녀의 가슴 속에는 강한 역사의식이 넘친다. 눈 오는 날은 전조의 모습이요(雪中前朝色) / 차가운 종은 고국의 소리(寒鐘故國聲) / 시름에 젖어 남루에 혼자 섰으니(南樓愁獨立) / 남은 성터엔 저녁 연기 그윽하네(殘廓暮烟香) 일제강점기 쓴 김진섭의 '백설부'는 순백의 눈을 예찬한 명문장이다. 교과서에 까지 실
고3수능이 끝나면서, 치아교정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채용면접 시에 호감가는 외모가 아무래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서인지 수능 시험이 끝난 후, 대학 입학을 앞두고, 치아교정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치아교정은 비용도 많이 발생하지만, 더욱이 기능성이나 심미성 모두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을 써서 진행해야 한다. 치열이 고르지 못한 사람들의 박탈감과 스트레스는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부정교합에서 오는 기능적인 불편함은 물론, 심미적인 부분의 자신감 결여로 대인관계에서도 위축되고 소심해지기 쉽다. 오랜 기간 치아교정을 미루다가 사회활동이 잦아지는 성인이 돼서 치과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교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긴 했지만 전문적인 정보나 사전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의 경우, 치과를 선택하는 일부터가 난관일 수밖에 없다. 교정치료는 정밀한 사전검사를 시작으로 철저한 분석을 통한 진단과 환자의 라이프스타일까지 고려한 섬세한 치료계획을 통해 마이크론 단위로 꼼꼼한 치료과정이 필요한 고난도의 술식이다. 여기에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하는 치료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치과선택에 더욱 신중해 질…
지금 와서 후회한들 김인식 괴산문인협회 세월아! 잠깐 멈추고 날 좀 볼 수 있겠니? 홀로 아끼지 말고 좀 기다려 줄래 아이 참! 나를 좀 아끼라 말 했잖아요 후회로 얼룩진 눈물을 난들 어쩌란 말이요 한 번 흘리고 간 눈길 아무리 눈길 줘도 맞출 수 없어 그냥 흘려버린 세월 지금 후회한들 다른 길이 없잖아요
[충북일보] 태양광발전시설을 통해 생산되는 전력은 대표적인 녹색에너지다. 풍력과 조력 등을 이용한 에너지와 함께 '신재생에너지'로 꼽힌다. 정부는 2012년부터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도(Renewable Portfolio Standard)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 사업자에게 총 발전량 중 일정량을 신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공급토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태양광은 어느새 '투자처'로 변질됐다. 각종 환경문제도 자주 일으키고 있다. 태양광 설비에 따른 전기사업법을 제외한 별다른 규제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별로 조례를 제정해 규제 강도를 높이려는 까닭은 여기 있다. 환경훼손과 안전문제 등 각종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청주시의회는 원안 의결했던 '청주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 조례안'을 스스로 폐기했다. 이 개정 조례안은 지난 16일 공포·시행 예정이었다. 하지만 청주시의 재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시장이 공포하면 자동 폐기된다. 이 개정안에는 태양광 발전시설 건립을 제한하는 신설 규정을 담고 있다. 도로와 도시계획도로 경계부터 직선거리로 300m 이내에 발전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 농어촌도로는 경계로부터 100m 이내다
날씨가 추워져 가을이 사라진 게 아닐까 살짝 걱정되는 계절이다. 아직까지 가을여행을 떠나지 못했다면 수안보로 떠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수안보에서 맞이할 재충전 첫 번째 코스는 단풍을 잊기 전, 수안보 시내에서 미륵대원지로 향하는 드라이브 코스다. 언덕처럼 쭉 올라갔다 다시 내려오는 굽이진 길로, 길목에서 펼쳐지는 나뭇가지와 이파리들의 행진이 장관이다. 일상의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단풍과 은행잎의 향연에 빠져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그렇게 가다보면 마주하는 미륵대원지. 고려 전기 절터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북쪽을 바라보는 특이한 구조를 가졌는데, 석굴암을 모방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신라말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와 덕주공주의 전설을 간직한 석조여래입상과 오랜 역사를 지닌 석등과 탑을 음미하다가, 백두대간을 넘는 최초의 고갯길 하늘재를 1시간 남짓 거닐며 단풍을 보는 것도 별미다. 미륵리 시장에서 파전과 비빔밥으로 배를 채우고 카페를 찾아 커피도 마셔보자.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경치를 구경하다 보면 잊고 있었던 여유가 깃든다. 두 번째 코스는 한전연수원 입구에 있는 휴탐방로다. 팔각정까지 왕복 1시간 코스로, 난이도가 낮아…
진천군 덕산면 화상리에 가면 지미실이라는 마을이 있다. 1914년 행정구역을 통폐합하면서 상고리, 습지리, 화성리, 산정면의 옥동리, 상구리의 각 일부를 병합하면서 화성과 상고의 이름을 따서 화상리라 했다. 자연마을로는 화상리에서 으뜸되는 마을인 '고재'가 있는데 산에 진달래와 철쭉꽃이 매우 많아 꽃재라 부르던 것이 바뀌어 고재, 고척, 곶재, 화성으로도 불렸다고 전해진다. 이들의 어원은 '돋아 나온 언덕'이라는 의미의 '곶잣'인데 '잣'이 '고개'라는 의미로 쓰일 때는 흔히 '재'로 변이가 되므로 '곶재, 고재'가 되고, '자(잣)'를 음차인 '척(尺)'으로 쓰면 '고척'이 되며, '곶'을 발음이 비슷한 '꽃'으로 해석하면 '꽃재'가 되고, 이를 한자로 표기하면 '화성(花城)'이 되는 등 '곶잣'의 음운 변이 과정이 지명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어 매우 흥미로운 지역이다. 화성리의 습지(濕池), 상고(上古), 하고(下古) 3개 마을은 한천 인근에 있으며 3개 마을 가운데 북쪽에 위치한 습지마을을 '지미실'이라 불러왔다. 이 마을은 주민들이 논농사를 주로 하는 전형적인 시골부락으로 옛날에 농부들이 농작물을 거둬 들일 때 비가 조금만 와도 땅이 너무 질
백세 시대를 맞이 하고 있어 고령자들은 몸에 좋다는 각종 보약이라면 귀가 솔깃해져 '무조건 사먹고 보자'식이다. 80년대 중반을 넘어서며 각종 전자기기를 마치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구입하던 진풍경도 기억하고 있다. 근간 필자의 자택 주변엔 가옥 수리가 꼭 경쟁이라도 하는 양 난리다. 하긴 이 부근 가옥들 연령이 30년 정도의 나이가 되니까 수리는 필수가 됐다. 앞서 예를 든 것들 모두가 부작용 또한 만만찮았다. 이를테면 약물에 의한 부작용은 물론, 특히 전자레인지에 대한 유해성은 한 10여 년 전부터 제기돼왔다. 그러더니 근간에 새로 나온 글에서는 점점 세세해지며 그 피해사례 또한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지적되고 있다. 소문이나 글은 한순간 마치 유행처럼 번져나가는 수도 없지 않으나 최소한 그 글을 무엇을 위해 썼을까를 생각해 보면 혹시 사기성이거나 특정 물품 판매를 부추기기 위한 거라면 어지간한 성인은 금방 알 수 있는 것이다. 근간 공개된 어떤 글에서 전자레인지의 유해성을 지적한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전자레인지는 1957년 소련에서 개발됐다는데, 1976년 쯤 제작은 물론 온 국민들에게 사용을 금하도록 조치했
영화배우 신성일씨가 영면(永眠)에 들었습니다. 그의 죽음을 두고 생각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더군요. 하나는 자서전을 출판하면서 출판사의 꾐에 빠져 여성 편력에 대해 고백함으로써 만들었던 사회적 파장입니다. 전 국민에게 좋은 안주거리를 선물했던 그 사건은 부인인 엄앵란씨는 물론 자신과 자식들의 얼굴에 엄청난 두께로 먹칠을 했지요. 그는 훗날 자신의 자백에 대해 바보 같은 짓을 했다고 크게 후회를 했더군요. 하지만 후회는 동트기 전에 해도 이미 늦는 법이지요. 다음으로 생각난 것이 그가 생전에 만들고자 했다는 영화 '소확행'을 두고서입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같은 말이 다른 나라에도 있더군요. 덴마크의 '휘게', 스웨덴의 '라곰', 프랑스의 '오캄'. 신성일씨는 이 영화에서 무엇을 나타내고 싶었을까 문득 궁금해졌던 것입니다. 화려한 은막생활을 하며 누릴 것을 모두 누린 그가 시한부 생명이 돼 느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봤던 것입니다. 모든 영화(榮華)에서 벗어나, 자신의 주변에 들끓던 그 많은 지인들이 모두 곁을 떠난 시점에 그가 느꼈을 행복은 무엇이었을까. 아무래도 자신의 곁을 변함없이 지키는 부인과 자식이 말년의 그에게 행복
[충북일보] 서울 종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난 불로 7명이 죽고 10여 명이 다쳤다. 변두리 임대아파트에서라도 살았으면 안타깝게 희생되지 않았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약 3천379만 원), 통계상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는 나라의 수도 한복판에서 일어난 '창피한 일'이다. 부잣집에서 태어나지 못한 필자도 젊은 시절 비슷한 경험을 했다. 대전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1970년대 어느 겨울날, 자취방으로 연탄가스가 스며드는 바람에 죽을 뻔했다. 대학 시절 머문 적 있는 신림동·봉천동 '달동네'에서는 연탄불이 자주 꺼지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이들 달동네는 이제 거대한 아파트숲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지방에서 상경한 가난한 대학생이나 막노동자들은 살 수 없는 곳이 돼 버렸다. 가족을 대전에 두고 혼자 서울역 인근에 있는 신문사를 다니던 10여 년 전, 출퇴근 시간을 아끼기 위해 회사 인근의 한 고시원을 찾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 곳은 경찰기자 시절 새벽이면 들르던 유치장보다도 더 숨이 막힐 듯했다. 결국 들어간지 5분도 안 돼 도망치듯 빠져 나왔다. 이번에 불이 난 고시원은 방 면적이 교도소 독방
삶 황미숙 단양문인협회 사는게 버거워져 자꾸만 자꾸만 가라앉은 나의 고개는 어쩌라구 주적주적 내린 찬비에 물먹은 운동화는 무겁기만 하다 바람이 거센 밤이 지나고 나면 터벅터벅 무딘걸음 재촉 할 그곳 다시 돌아간다 종이 인형처럼 말라버린 현재에서 빗장 열린 창문 나 있는 그곳으로 나 그곳으로 다시 가련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 위치한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난 1988년 11월에 개장했다. 30년 동안 청주시민의 식탁을 책임져온 도매시장은 청주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와봤을 법한 친근한 곳이다. 도매시장에서는 매일 새벽 4시부터 경매와 도매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소매도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싱싱한 채소와 과일 등을 도매가로 구매할 수 있다. 개장한 지 30년이나 지났지만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난해 전국 19개 지방 도매시장 중 거래금액 3위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청주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이 꾸준히 시민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먹을거리 안전성 면에서 시민의 신뢰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국민 건강보호를 위해 식품 잔류 허용 기준을 정해 놓고 있다. 식품 잔류 허용 기준은 생산·수입·유통 단계의 농산물에 잔류돼 있는 농약성분이 사람이 일생 동안 섭취해도 전혀 해가 없는 수준을 법으로 규정한 양이다. 청주농산물도매시장은 청주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도매시장이기 때문에 위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매시장관리과에서는 연간 100여 차례 농산물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낙연 총리가 세종역 신설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는 소식이다. 이 말을 듣고 충북이 환호했을 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낙연 총리는 천안에서 분기하는 호남고속철 직선화 사업의 타당성 조사도 할 의향이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평택~오송 간 복복선 타당성 조사가 상당히 진행돼 호남선 직선화 타당성 조사도 함께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 가능성도 검토해 보겠다는 말까지 덧붙였다는 것이다. 이런 소식을 들으면서 세종역 문제는 발등의 불은 껐지만 호남선 직선화 사업은 실무적으로 착수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호남선 직선화가 착수된다면 충북이 가장 우려하는 오송역의 위상약화도 본격화되는 것이다. 오송역은 두 가지 의미 때문에 사수해야만 한다. 하나는 국내 유일의 분기역이라는 점이다. 호남선 직선화는 오송의 분기역 기능을 천안에 빼앗긴다는 의미다. 요즘 이시종 지사가 강조하는 강호축도 오송이 분기역이라는 데서 비롯됐다. 만약 오송이 분기역 기능을 상실한다면 강호축을 주장할 필요도 없고, 수송능력이 남아도는 충북선을 고속화할 이유도 없다. 오송이 분
노란 은행잎이 비처럼 내리는 시월의 마지막 날 시집 한 권이 배달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짝꿍을 하던 친구의 글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의아해하며 책을 펼쳤는데 나도 모르게 활자 속으로 빨려들었다. 담백한 시어와 시구들이 내 마음에 파문을 일으켰다. 작가의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 친구는 일기를 안 써와서 벌을 받기 일쑤였고 글짓기 시간에는 아예 잠을 자기도 했다. 어느 날은 작문 제목이 '꿈'이었는데 '나는 꿈을 찾는 게 꿈이다.'라고 한 줄 작문을 써서 선생님들 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한 줄이 감춰진 그녀의 감성이었을 줄이야. 중학교 1학년 때, 꽃미남인 수학 선생님이 우리 담임이어서 수학도 덩달아 좋아졌던 것 같다. 중간고사 첫째 날 첫 시간이 수학시험이었는데 그날 아침까지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일찍 등교해 교무실을 기웃거리다가 선생님을 만나 도움을 받았다. 한데 그 문제가 시험에 나올 줄이야. 선생님께서는 나의 학습 태도를 크게 칭찬하셨다. 분위기에 끌려 더 열심을 내다보니 수학을 제법 잘하게 됐다. 한동안 내 꿈은 수학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던 내가 늦은 나이에 수필공부
[충북일보] 충북경제가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다. 깊은 터널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 전국 소득분배지표는 10년 만에 최악이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온도차도 극심하다. 통계청이 오는 22일 3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주된 내용은 가계수지, 소득분배다. 2분기 조사결과는 참담한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소득 하위 20%(1분위)의 명목소득은 급감했다. 반면, 상위 20%(5분위)는 역대 최대 증가세를 보였다. 충북도 다르지 않았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극심한 '온도차'를 보였다. 하위 20%와 상위 20%의 소득 격차가 6.8배에 달했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론의 논리는 아주 단순하다. 가계의 소득을 끌어올리면 소비가 늘어나 기업의 생산과 투자로 이어진다는 가설이다. 다시 말해 경제의 선순환을 이끈다는 논리다.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고 매력적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현실경제에서는 불가능하다. 수익성 악화는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실은 경제학자가 내놓은 가설보다 훨씬 복잡하다. 소득주도성장이 성공하려면 몇 가지 조건의 완성이 있어야 한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내 다시 고향에 갈 수 있다면/ 나는 오랫동안 그 다리 위에 서 있으리라' 전자는 헤르만 헷세(1877~1962)가 1919년에 쓴 소설 '데미안'의 핵심 문장이고 후자는 그의 시 한 구절이다. 이 문장과 시는 나에게 감동과 교훈을 줬고 내가 천리타국 남부 독일 헷세가 태어난 칼브시까지 찾아가 그의 특이한 동상과 맞닥뜨리게 한 끈이었다. 내가 데미안과 처음 만난 것은 뜨거운 청소년기, 그러니까 몹시 목이 타던 시절이었다. 그 책을 몇 번이나 밤새워 읽고 가슴이 뒤흔들리는 큰 충격을 받으면서 내 영혼에 횃불이 밝혀졌다. 무엇이든 태어나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하는 법이다. 예컨대 태어나고 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는 것, 결혼하고 아버지가 되는 것, 시인이 되는 것, 많은 작품을 창작하는것 등은 성장이고, 알을 깨뜨리고 새가 돼 하늘로, 즉 신에게로 날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 신 아프락사스는 종교적인 신이 아니고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을 결합한 것,…
[충북일보] 수능은 예측가능한 문제가 나와야 한다. 변별력이라며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문제를 출제한다면 학생들을 실험 대상으로 내모는 행위다. 30여 년 전 대입은 한 번 시험으로 족했다. 당시 충북에서 SKY에 가장 많이 합격시킨 학교는 충주고였다. 연간 100여 명에 달했다. 충주고 인재들은 20~30년 뒤 각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로 성장했다. 그러나 '기회의 사다리'가 사라진 지금 교육을 비롯해 정치·사회·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비수도권은 수도권의 '내부 식민지'로 전락했다. 전형방식 무려 3천개 김대중 정권의 이해찬 교육부장관은 1998~1999년 고교 교육 정상화 일환이라며 특기 하나만 있으면 대학에 갈 수 있는 무시험 전형을 발표했다. 야간학습, 월말고사, 학력고사, 모의고사 등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했다. 중학교 연합고사와 학력고사, 모의고사까지 폐지하려고 했지만, 교육계 반발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했고, 교육개혁은 결국 실패했다. 2002년 고교를 졸업한 2002학번과 2003년 졸업한 2003학번을 일컬어 '이해찬 세대' 이후 우리는 15년 이상 수시와 정시가 혼재된 시스템을 바꾸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
서원경이라 노영숙 충북시인협회 통일신라 685년 찬란한 빛 옛 살라비 같은 우암산 생명의 젖줄 무심천 천년의 역사 그 이름 서원경이라 뜨거운 태양 눈물 젖은 빈 가슴으로 다섯 그루, 스물 두 개의 씨앗 오로지 고귀하고 순결한 신앙의 눈물 그 이름 서원경이라 곧게 뻗은 늘 푸른 소나무의 기상 홍매화 인고의 세월 섬김의 향기가 가득한 고아한 그 이름 서원경이라 이 시대 살리기 위한 사랑공동체 금낭화 새순처럼 그 분 하시는 일에 아멘으로 순종하는 영원한 그 이름 서원경이라
[충북일보] 충북혁신도시가 지역사회에 제대로 기여하는지 의문이 든다.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직원 절반 이상은 '나홀로' 이주를 선택했다. 지역인재 채용률은 10%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들이 왜 지역으로 이전했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대로라면 국가균형발전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충북혁신도시 내 직원들의 가족동반 이주율은 전국 꼴찌 수준이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가장 낮다. 절반가량의 직원들은 여전히 기존 거주 지역에서 출퇴근 하고 있다. 전체 이전기관 채용인원 중 지역인재 채용 비율은 8.6%(75명)다. 이런 결과는 지난 16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정착 실태와 향후 보완과제'에서 확인됐다. 혁신도시 성패는 가족 동반이주와 계획인구 유입에 달렸다. 하지만 현재까지 효과는 미미하다.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걸림돌이 무엇인지 짚어보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더 늦으면 나쁜 관성에 밀려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충북도와 음성군, 진천군은 가족 동반이주와 연관 기업을 유도할 수 있는 대책부터 세워야 한다. 혁신도시의 교육환경과 정주여건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이전 공공기관들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