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은 사랑이다 권오중 전 증평문인협회장 은은한 달빛이 안개처럼 부서져 내린다 달빛은 사랑이다 쏟아지는 달빛 마시며 눈 맑은 사슴처럼 산이 누워 있다 쏙독새도 하얀 달빛 마시며 사랑에 취해 쏙독쏙독 달빛을 토해 낸다 토해낸 달빛을 산이 또 마신다 달빛같은 사랑을 마시고 싶다 달빛에 취해 사랑에 취해 시처럼 잠들고 싶다
[충북일보] '기부한파'가 거세다. 매년 겨울이면 불우한 이웃들을 돕기 위한 각종 모금 운동이 펼쳐진다. 올해도 어김없이 거리에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졌다. 구세군 자선냄비 역시 등장했다. 그러나 기부의 손길은 예년만 못하다. 경기침체가 오랜 기간 계속되고 있다. 그 사이 사회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가장 먼저 이맘때쯤이면 활발하게 펼쳐지던 온정의 손길이 주춤하고 있다. 기부의 정도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사랑의 온도탑이 오르지 않고 있다. 설치 한 달이 넘도록 목표액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개인 기부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부진한 이유를 따지기도 민망한 요즘의 경제상황이다. 충북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도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갑자기 찾아온 한파와 함께 꽁꽁 얼어붙었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27일 기준 도내 모금 현황은 40.6%의 달성률을 보이고 있다. 모금 목표액 66억8천900만 원 중 27억1천만 원에 그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는 27일 기준 42.6%의 달성률을 보였다. 모금 목표액 13억 원 중 6억1천500만 원을 모았다. 기부는 어려울수록 더 나누는 미덕이다. 하지만 워낙 내 주머
퇴근 후 집에서 우연히 TV를 틀었다가 한 프로그램에서 범죄 심리학자 이수정 교수의 강연을 보게 됐다. 최근 날로 심해지고 있는 청소년 범죄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청소년기에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의 통계치를 분석한 결과, 재발률이 적은 집단은 가정으로 돌아가 다시 사랑과 관심을 받은 아이들이었다고 한다. 모든 범죄의 원인과 그 해결이 마치 가정에 있다고 들릴 수도 있지만, 일리가 없는 말도 아니라고 느꼈다. 사실 범죄를 저지르거나 범죄에 취약한 환경에 처해 있는 아이들의 가정은 원만하지 못하다. 아니 평범하지 못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들의 부모는 생계유지에 여념이 없고, 그래서 가정을 제대로 돌아볼 여유가 없다. 생계유지가 아니더라도 부유한 집안도 그들의 자아실현을 위해서 아이에게 사랑과 관심을 쏟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든 저렇든 삶에 지친 부모들은 자녀의 정서적 성장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하루하루의 고단함을 풀기에도 여유가 없어 보인다. 필자도 아이를 가지고 세상을 보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 무신경하게 지나쳤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당장 출산휴가와 육아 휴직의 시기를 고민하며, 아직은 먼 미래일 수 있는 복
얼마 전 연말을 맞아 연탄봉사를 다녀왔다. 조직 생활을 하면서 처음 해보는 연탄봉사활동이라 잔뜩 부푼 맘을 가지고 집합 장소에 집결, 2018년 들어 하필 가장 추운 날 모인 우리 회사 동료들은, 간단한 요령과 채비를 하고서는 바로 실전에 투입됐다. 드디어 연탄 봉사의 첫 집 앞. 골목 앞에 높이 쌓인 연탄을 보며 처음 든 생각은 '요즘도 이렇게 연탄 쓰는 사람들이 있구나….'였고, 두 번 째 든 생각은 '도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좁은 골목 골목 아직도 이렇게 오래 된 작은 집들이 모여 있구나….'였다. 일렬로 늘어서서 한 장 한 장 연탄을 옮길 때 마다 스멀스멀 통증이 찾아왔지만 연이어 쉴 세 없이 전달되는 탓에 멈출 수도 없었거니와, 추운 겨울 연탄 한 장은 얼음을 한 장 한 장 나르는 것처럼 차가웠다. 어떤 집 할머니는 고맙다며 따뜻한 커피를 내어주시고, 또 어떤 집 아주머니는 커피는 이미 마셨을 것 같으니 생강이랑 귤껍질이랑 이것저것 넣어 맛을 낸 뜨끈 한 차를 내어 주셨다. 오랜만에 직원들 끼리 연탄 뭍은 손으로 장난도 쳐 보고, 1년 동안 한 번도 대화 해 보지 못 했던 다른 부서 직원과 바로 옆에 서서 능률을 올려 보자며 '헛둘, 헛둘'하며 자연
예술가들의 분비물인 예술품은 시대를 지나 남는다. 미술품은 사람들처럼 한시적 생명체가 아니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는 상당히 길게 자욱을 남긴다. 그러나 대다수 미술품들은 그냥 있었는지도 모르게 사라지지만 몇몇 시대와 잘 조우한 미술품들은 길이길이 남는다. 곰브리지의 "미술은 없고 미술가만 있을 뿐이다."란 말처럼 청주에 오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미술품을 위한 공간일지 미술가를 위한 공간이 될지는 12월 27일에 밝혀질 것이다. 현대 미술공간이라는 이곳이 10년 이후 청주 미술을 미래로 열어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든다. 시대에 따라 달리 읽혀지는 미술품들보다는 그런 미술품을 만드는 미술가들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곳이 과연 미술가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고 미래 문화를 만들 수 있는지가 더 궁금하다. 미술가들에게 자극을 주는 공간은 수장고나 보존센터와 같은 과거를 기록하려는 목적의 방향은 분명 아니다. 과거에 자극을 받는 작가도 있겠지만 미술품을 위한 공간이 청주, 충북지역 미술의 질을 높이는데 별반 일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장고의 역할 외에도 다른 기능을 더해 지역 미술의 질을 높이기를 기대한다. 샤울라거(Schaulage
우리나라 공항갑질의 최고 사례를 보면 당연히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이 지목 될 것이다. 지난 2015년 12월 5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 예정이던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중 다시 탑승구로 되돌아왔다. 비행기에서 박창진 사무장이 급하게 내렸다. 해당 비행기의 1등석에 탑승해 있던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의 지시때문이었다. 조 부사장이 여승무원의 '땅콩' 등 견과류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박창진 사무장에게 그 책임을 물어 강제로 내리게 한 것이다. 조 부사장은 당시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파장을 예상이나 했을까. 그는 결국 검찰에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고 법원은 항로변경 혐의 등을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땅콩 회항' 사건이 발생하고 사흘 뒤인 12월 8일 언론이 이를 보도하면서 조현아 부사장의 '갑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외신들도 이번 사건을 조명하면서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됐다. 국토교통부는 항공기를 되돌린 조 부사장 등을 조사키로 했다.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린 박창진 사무장이 국토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입장을 발표하고
[충북일보] 일자리 창출이 사회적 화두가 된지는 이미 오래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안간힘을 써도 별 진척이 없다. 차별화된 일자리 창출로 한동안 관심을 끌었던 마을기업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충북도내 마을기업에 대한 지자체의 부실한 사후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충북도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9일까지 22일 동안 도내 마을기업 82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였다.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가 지난달 14일 369회 도의회 정례회 기간 중 마을기업에 대한 지자체의 부실한 사후 관리를 지적했기 때문이다. 충북도의 확인 결과 몇몇 부실 사례가 드러났다. 결국 도내 마을기업 5~6곳이 지정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 행문위는 충북도에 앞서 지난달 12일 영동과 보은의 마을기업을 방문해 지역공동체 이익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현지점검을 벌였다. 그 결과 한 마을기업에서 운영계획과 달리 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관련 시설의 미비한 점도 발견했다. 행문위는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같은 충북도의 마을기업 운영과 사후관리에 대해 질타했다. 특정 귀농인의 가족만을 위한 운영 형태도 따져 물었다. 마을기업은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새우젓 김성희 충북시인협회 아침 반찬으로 연분홍 고운 색으로 곰삭은 새우젓을 무친다 탱글탱글했던 싱싱함을 빛이 차단된 토굴 속에서 깊숙이 스며들어 오는 쓰디쓴 고통을 수없이 뒤척이며 제 몸을 고루 삭혔으리라 독특한 입맛을 가진 어머니의 까다로운 틀니 사이에서 톡톡 터지며 씹히는 그 맛이 상쾌한 기운을 주는 것인지 허허 맛난 새우젓 하나면 입맛이 산다니까 조용히 미소를 짓는 어머니의 쪼글쪼글한 주름진 얼굴에도 곰삭은 새우젓 냄새가 고루 배어 있다
첫눈이 올 때까지 손톱에 봉숭아물이 남아있으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이 있었다. 사귀는 사람도 없으면서 손톱을 길게 기르면서 서로의 손톱을 재어보며 첫 눈을 기다리던 청춘시절이 생각나게 하는 영화로는 단연 건축학개론이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이들은 "첫사랑을 다시 만났다. 가장 마음에 남는 청춘영화로 몇 번을 봐도 볼 때마다 마음 한 켠이 아린다"라는 등 추억이 서린 영화로 기억하며 SNS에 감상평들을 올렸다. 영화에 대한 소개를 옮겨보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어쩌면… 사랑할 수 있을까? 수업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생기 넘치지만 숫기 없던 스무 살, 건축학과 승민은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처음 만난 음대생 서연(수지)에게 반한다. 함께 숙제를 하게 되면서 차츰 마음을 열고 친해지지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서툰 순진한 승민은 입 밖에 낼 수 없었던 고백을 마음속에 품은 채 작은 오해(?)로 인해 서연(수지)과 멀어지게 된다." 남자주인공은 선배가 성폭력을 연애의 스킬처럼 자랑스럽게 말하고 주인공이 좋아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시도하겠다는 말을 듣고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옆 친구에게 괜시리 화풀이을 해댔다.…
'캐즘이론'이 있다. 캐즘은 '아주 깊은 틈'이란 뜻으로 처음에는 사업이 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정단계에 이르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심각한 정체에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바이오헬스산업이 이 발전단계에 들어선 모양새다. 돌이켜보면 바이오헬스산업은 김대중 정부부터 한결같이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추앙받았다. 노무현 정부는 바이오산업을 '10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정했고, 박근혜 정부 또한 '창조경제의 핵심산업'이라고 치켜세웠다. 현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100대 국정과제에 '제약 바이오 의료기기산업 육성'을 포함시키면서 국제적 규제기준과 함께 합리적 육성전략을 마련한다는 구체적 방향까지 제시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바이오헬스산업이 글로벌 회사들의 거대자본과 기술독점의 벽, 유전공학기술, 빅데이터, AI 등 4차 산업혁명의 기술융합 패러다임 변화에 시의적절한 대응을 못해 정체기 즉 '캐즘'단계에 도달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현실에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에서는 어떤 전략과 방향성을 가지고 바이오헬스산업을 진흥시켜야 할까. 먼저 명확한 방향설정과 지향점을 재점검 해야한다. 충북은 빅데이터가 접목된 의료서비스분야의 경쟁력을 강
크리스마스(Christmas)는 라틴어 '그리스도(Christus)'와 '모임(massa)'의 합성어로서 '그리스도 모임' 즉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모임'으로 종교적인 예식을 의미한다. 동방 정교회나 개신교에서는 '그리스도의 예배'로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의 미사'로 번역한다. '그리스도(Christ)'는 '기름부음을 받은 자'라는 의미이다. 고대시대에 왕이나 제사장을 기름 부어 세운 전례에서 유래한 이름이며, 그리스도(Christ)는 곧 예수(Jesus)를 의미한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예수교 및 기독교(基督敎)는 같은 뜻이다. 기독(基督)이라는 용어는 '터 기(基)'와 '살펴볼 독(督)'을 합성한 단어인데, 이는 '터를 살펴본다'는 의미가 아니라, 한자의 뜻과는 관계없이 그리스도(Christ)의 발음과 비슷한 한자를 임의적으로 차용한 음역(音譯)이다. 'Χ-mas'는 로마 문자의 '엑스(X)'가 아닌 '그리스도'(크리스토스)의 그리스어 첫 글자인 그리스 문자 '키(Χ)'에 '마스(mas)'를 붙여서 쓴 것이다. 일부에서는 관용적으로 '엑스마스'라고 읽기도 하나 이는 틀리는 표현이고, 원칙적으로 '크리스마스'로 읽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어린 시절 냇가 강둑에 앉아 고모가 불러주던 노래이기도 합니다. 가없는 꼬리로 아련히 이어지는 먼 물길을 보며, 금모래가 반짝이고 갈잎이 노래하는 아름다운 곳을 머릿속에 그려보곤 했습니다. 고모와 손잡고 미루나무 둑길을 계속 걸어가다 보면, 도열한 나무들이 문을 열어주는 아름다운 이상향이 펼쳐질 것도 같았지요. 지난 주말 임진강변을 다녀왔습니다. 큰물이 머금고 있는 고요 위로 겨울 해가 쓸쓸한 빛을 뿌리는 것은 바람이 차가워서만은 아니겠지요. 분단의 접경 지역만 오면 가슴이 시려오는 것이 비단 저뿐이겠습니까? 아득히 먼 북쪽의 물길에 눈을 주니 어렸을 때의 고모가 부르던 노래가 다시 들려오는 것 같았어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그러고 보니 김소월 시인의 고향은 평안북도 구성입니다. 그의 고향에도 강과 들이 있어 시인의 시심을 키워줬겠지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정적 민요 시인이니 그곳의 자연 또한 얼마나 풍요롭고 아름다웠을까요? 시인을…
인간은 성장할수록 이기적인 면이 이타적인 면을 압도한다. 물론 각자의 입장에서이다. 그리고 각자의 주장과 의견을 비언어적 의사소통보다는 언어적 의사소통에 보다 의존하게 됨은 말 할 것도 없다. 언어는 인간이 소유한 가장 훌륭한 도구이면서 인류의 문화를 형성하고 전수하는 데 지배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인간은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만물과 구별된다고 할 수도 있을 만큼, 언어는 인간의 삶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더군다나 로케트 보다 더 빠른 정보통신 기술이 우리들의 의사소통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그 가속화된 기술력 덕분에 우리는 상대방을 보지 않고도 음성 없는 언어로 대화하는 것을 일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감정에 관해 말하는 것은 서툴게 됐음도 알아야 한다. 감정의 배설이 아니라 감성으로의 공감과 자신의 성격에 관해 말하는 것은 서툴다. 편리성이라는 이유로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서비스로 혹은 메신저로 대화를 하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등 온라인을 통한 소통으로 자기표현들은 많아졌지만 그 이면에는 부정적인 현상들도 나타나고 있다. 친구들의 옳지 못한 비난과 따돌림의 댓글 폭력으로 중학생이 자살한 사
자화상 안광석 충북시인협회장 사대부 집안에 태어나 귀엽게 자라더니 한양으로 날아가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둥지도 못 틀고 새장에 갇혔네 가슴속 노래 부르며 휘젓고 다니다가 창공을 뚫고 날으니 내 세상 되었다고 세상구경 하다 지쳐 날개를 접으려다 미련이 남아 파란 하늘 그리는 갈대 위에 앉은 새
[충북일보] 겨울 불청객 조류독감(AI)이 고개를 들고 있다. 철새도래지를 중심으로 발견돼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오리 입식 시기가 다가오면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AI는 닭과 오리처럼 식용 조류인 가금류나 야생 조류들이 AI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발생하는 급성 전염병이다. 정도에 따라 '저병원성'과 '고병원성'으로 나뉜다. 저병원성은 증상이 약해 병에 걸렸는지조차 모를 정도다. 대부분 그냥 지나간다. 하지만 고병원성은 다르다. 발병 48시간 내에 100% 사망할 만큼 치명적이다. 면역력이 강한 철새들은 대부분 AI를 이겨낼 수 있다. 대개 그 정도의 체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양식장에서 자란 닭이나 오리는 다르다.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다. 가금류가 대량 사육되는 농장에서 전염 속도가 더 빠르다. 집단 폐사와 같은 심각한 문제점가 발생하기도 한다. 각종 바이러스는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AI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모든 철새에겐 AI 발병 인자가 있다고 보는 게 좋다. 한 번 발병하면 가금류에게 치명적이다. 오리나 육계 농가에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 만에 하나 발병하면 살처분을 피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철저한 방역이…
청주시 서원구청은 지난 2008년에 4개 구청 중 유일하게 여권업무 대행 기관으로 지정돼 여권발급 업무를 실시하고 있다. 해외여행객 증가로 인해 여권발급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해 서원구청 민원지적과에서 발급된 여권은 2만7천692건으로, 최근 들어 1일 100여 건의 여권을 신청받아 처리하고 있다. 동남아는 물론 유럽 등지의 해외여행 시 어느 관광지를 가더라도 한국 사람이 넘쳐나는 광경을 볼 때 해외여행이 보편화됐음을 실감한다. 해외여행객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부수적으로 대한민국 여권이 전 세계에 걸쳐 상당수가 분실되고 있다. 따라서 여권 분실 및 범죄이용 사례를 중심으로 여권에 대한 인식 및 관리의 중요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사례. 해외여행 중이던 K 씨는 시장에서 쇼핑하던 중 소매치기에게 여권이 들어 있는 가방을 강탈당했다. 두 번째 사례. Y 씨는 경찰 복장을 한 일당들이 여권 검사를 빌미로 접근해 미리 대기하고 있던 택시에 태워져 카메라, 여권 등 중요 소지품을 분실했다. 세 번째 사례. A 씨는 여행 가이드가 여권을 보관해주겠다고 해 여권을 맡기고 함께 술을 마셨는데 다음날 지갑과 함께 여권이 없어진
정보는 마약과 같은 것이다. 그 달콤함 때문에 끊으려고 노력할수록 집착하게 된다. 만약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있다면 북한과의 경쟁에서 완승할 것이다. 모든 나라가 정보기관을 두고 상대국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안보를 위한 정보활동은 합법적이다.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해도 국민을 상대로 한 사찰은 불법이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정보를 가장 많이 악용한 대통령은 단연 박정희다. 얼마나 정보기관이 활개쳤으면 정보정치란 말이 유행했겠는가. 박정희가 10·26사건으로 서거하고 정보정치를 종식시키자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박근혜 대통령까지 수십 년 동안 더 지속됐다. 문 대통령은 민간사찰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당선됐다. 당연히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보활동은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고백이 터져 나오자 국민이 황당해 하는 것이다. 사실 대통령은 여러 기관으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보고 받는다. 안보문제는 국정원, 치안은 경찰청, 군사동향은 안보지원사…. 이런 보고를 취합하는 곳이 민정수석실이다. 이렇게 많은 정보기관이 대통령에게 충성경쟁을 하고 있으니 말 한마디면 모든 일을 다 알
올 한 해도 손가락 꼽을 만큼의 날들만 남았다. 거실에는 이사하면서 쌓아 놓았던 책들이 널브러져 있다. 2018년 무술년을 보내는 복잡한 내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빨리 책들을 정리해야만 심란한 마음도 차분해지리라. 2019년 새해를 평온하게 맞이할 준비를 서둘러야지. 책장의 책들을 정리하다 보니 웃음이 절로 난다. 태교 한다고 읽었던 책들. 아이들이 즐겨 읽던 책들. 책들에게서 아이들의 성장(成長) 과정도 읽을 수 있겠다. 마흔이 돼 내 삶을 되돌아보며, 새롭게 인생의 계획을 세우게 했던 지침서도 보인다. 오랜 친구를 만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책들 사이에서 찾아낸 열쇠고리. 딸아이가 초등학교 때 만들어 줬던 매듭 열쇠고리였다. 잊고 살았던 추억들이 때 묻은 물건에서 살아난다. 한참 동안 열쇠고리를 만져봤다. 한 가닥 한 가닥 꽈서 만든 것이 색깔도 조화롭다. 처음부터 끝까지 풀리지 않게 촘촘히도 만들었다. 까마득하게 잊었던 추억을 되살려주는 삶의 흔적들. 색 바랜 사진. 밑줄 그어진 책. 그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했던 물건들. 텅 빈 책장을 채워가며 추억의 소중함을 느낀다. 정리되지 않고 마음을 어수선하게 했던 것들이 하나, 둘 자
"내가 남을 배신할지언정 남이 나를 배신하지는 못하게 하겠다." 젊은 조조가 쫓기는 몸이 돼 아버지 친구 집에 남몰래 스며들었다. 밖에서 그 집 사람들이 수군대며 칼을 가는 소리를 엿듣고, 자신을 헤치려는 것을 눈치채고 그가 먼저 재빨리 칼을 뽑아들고 그들의 목을 모조리 베었다. 그러나 그들은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칼을 갈아서 돼지를 잡으려한 것이었다. 그것을 뒤늦게 안 조조가 그때 내뱉은 말이었다. 그 후 조조는 많은 군대를 거느린 지휘관이 돼 수많은 전장을 누비는 동안 한번은 군량미가 바닥나서 전투를 계속 할 수 없었으나 그렇다고 명분도 없이 무작정 후퇴할 수도 없었다. 담당 장교를 불러 무슨 방법이 없겠느냐 물으니 되를 작은 걸로 속여서 쓰면 된다고 대답했다. 조조는 그렇게 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되를 속였다는 소문이 퍼져 단박에 군인들이 들고 일어나 사태가 심각해지자 조조는 그 장교를 다시 불러놓고 "저 분노한 군사들을 진정시키려면 한 가지 방법 밖에 없다. 네 목숨을 내놓는 것이다." 하고 그의 목을 쳐 장대에 높이 걸고 "이놈이 되를 속여 군량을 착복한 죄를 물어 참수했다."며 크게 소리쳐 소란을 진정시켰다. 또 조조가 대군을 이끌고
[충북일보] 청와대에 집권 3년차 징크스가 도래했다. 당분간 심화될 우려가 높다. 6급 수사관 폭로내용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반대층은 물론, 지지층까지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집토끼'들의 속마음 임기 5년의 단임제 대통령. 그동안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모두 말년이 불행했다. 그들은 모두 대선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당선 후 지지층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을 경험했다. 어떤 대통령은 90%에 육박하는 경이로운 지지율을 얻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집권 1년차 국정에 큰 기대를 건다. 새로운 변화를 갈망한다. 총 8천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청와대 인사에서 자신이 발탁되기를 소망한다. 오죽하면 새 정부 출범 후 삼청동과 효자동, 심지어 광화문까지 휴대폰을 들고 청와대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수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을까. 상당수는 초기 내각 발표 후 제자리로 돌아간다. 대통령 국정에 대해 객관적인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한다. 절대적 지지층은 마음을 바꾸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왜 그럴까. 1차에 이어 2차 개
푸른 이별 박별 충북시인협회 꽃이 홀로 피었다 말없이 지는 것 나뭇잎 고이 물들더니 떨어지는 것 강물이 흘러 파란 바다로 가는 것 새 한 마리 노을 속 먼 산 넘는 것 우리의 푸른 이별도 저어기 있음이여
[충북일보] 지방의회의 역할은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중앙정부의 업무가 지방자치단체에 이양되면서 위임사무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지자체의 예산 규모 역시 확대되고 있다. 주민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방의원의 전문성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그러다 보니 집행부와 지방의회의 관계마저 균형적이지 않다. 건강한 긴장관계와 견제·비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집행부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라도 바람직스럽지 않다. 지방의원의 전문성 함양이 시급하다. 기울어진 균형 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방자치가 바로 서기 위해 지방의원의 전문성 확보는 필수조건이다. 지방의회의 가장 큰 역할은 집행부 예산이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감시·견제하는 일이다. 그런데 청주시의회는 시내버스 손실 지원금 관련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사업비까지 삭감했다. 청주시에 예산을 한 푼이라도 허투루 쓰지 말라고 주문하면서 예산낭비 요인을 검증하기 위한 사업비를 깎아 버렸다. 정확한 분석을 통해 보조금을 산정하라고 주문해 놓고 관련 용역비를 삭감했다. 도시건설위원회가 심사한 이 삭감 예산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증액되지 못하고
어둠이 빛에 바래져 희미해진다. 밤과 낮의 여백을 채워주는 새벽이 오고 있다. 밝은 기운이 눈두덩 위로 내려앉는다. 병뚜껑을 따듯 눈꺼풀을 열고 주방으로 향한다. 일어나자마자 물 한 잔을 마시는 것은 오랜 습관이다. 이온수기 앞에 서서 알칼리 수 3단계를 누른다. "정수가 출수됩니다."라는 예쁜 여자의 목소리와 함께 물이 컵의 입속으로 떨어진다. 하얀 머그잔에 물이 가득차기를 기다려 정지 버튼을 누른다. 차가운 잔을 들어 입술에 포갠다. 물이 몸속으로 개울처럼 길을 내고 흘러 들어간다. 찬 물이 몸속에 섞여 내가 되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점점 더 뒤로 젖힌다. 문득 개수대 위로 뚫린 창을 본다. 밤새 눈이 내렸나보다. 먼 산이 하얀 옷을 입고 서있다. 얼른 컵을 내려놓고 앞 베란다로 가서 문을 활짝 연다. 알싸한 바람이 훅 밀려든다. 도로를 본다. 눈이 밤새 발 없이 내렸는지 길 위를 걷고 있는 눈은 보이지 않는다. 다시 화단을 본다. 벚나무의 회색 팔 위로 눈이 쌓여있다. 단풍나무의 다 벗은 몸 위에도 눈이 묻어있다. 초록빛 바늘을 온몸에 단 소나무도 희끗희끗한 눈을 쓰고 푸르게 서 있다. '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르름을 안다'고…
어머니가 살고 있는 시골집은 옛날에 지은 집이라 겨울이면 외풍이 심하다. 옛집은 아무리 잘 지어진 집이라 해도 오랜 세월로 문틈이 벌어지고 창문이 잘 맞지 않으니 낡아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2년 전에 막내 동생내외가 와서 창문에 뽁뽁이를 붙인 후부터 한결 훈훈해졌다. 어느 날 지인은 아파트 창문에 뽁뽁이를 붙였더니 방안 공기가 훈훈해 졌고 단열효과가 크다고 자랑을 했다. 내 집 창문도 한 번 해 보란다. 그 말에 듣는 둥 마는 둥하며 별 관심 없이 들었다. 그전에 뽁뽁이는 기포가 충격을 완화해 주기 때문에 깨지기 쉬운 물건을 포장하는데 사용한 것으로만 알았다. 그런데 이 뽁뽁이를 단열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본래 이름은 에어캡(Air-cap)이고 투명하고 부드러우며 터지면 뽁뽁 소리가 나서 그냥 뽁뽁이라고 부른다. 이 뽁뽁이를 옛날에 문에 붙이던 종이처럼 유리창에 붙이면 외풍 차단용으로 사용된다. 12월 초순 눈이 내린 후부터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다.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외풍도 만만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창문에 뽁뽁이를 붙일까 말까 망설이던 내 마음이 변했다. 상점에 가서 뽁뽁이를 사겠노라 했더니 주인은 무엇에 쓸 거냐고 물
얼마 전 공단홈페이지에 직원 공개채용 서류합격자 발표가 게재된 공지사항을 봤다. 2년 전 이맘때쯤 같은 공지사항을 보고 면접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던 때가 생각난다. '처음'은 언제나 설레는 말이다. 첫사랑이 그렇고, 첫아이가 그렇고, 살면서 무수히 많은 처음의 일들은 긴 세월이 흘러가더라도 확고부동한 기억으로 각인된다. '신입'도 처음과 그 의미를 같이한다. 그래서 오랜 회사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도 처음 입사해서 경험했던 낯선 업무와 낯선 직장 동료들이다. 내 첫 근무부서는 휴양시설관리팀이다. 팀장과 직원들의 도움으로 걱정보다는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이후 나는 나름 원칙을 세웠다. 고객접점에서 근무하는 직원으로 고객입장에서 다시 찾아오고 싶은 휴양림을 만들겠다고. 그렇게 문성휴양림에서 1년, 그리고 봉황휴양림에서 1년을 보내고 나니 고객은 나에게 재산이며 그 고객으로 인해 내가 존재함을 깊이 생각하게 됐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많이 각박한 세상이라고 여기고 있던 나에겐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 지난해 초겨울 문성휴양림에 입실했던 고객이 아이 장난감을 놓고 간적이 있는데 택배로 보내드린 적이 있다. 그 후 일주일이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