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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오송도서관 운영팀장·수필가

 올 한 해도 손가락 꼽을 만큼의 날들만 남았다. 거실에는 이사하면서 쌓아 놓았던 책들이 널브러져 있다. 2018년 무술년을 보내는 복잡한 내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빨리 책들을 정리해야만 심란한 마음도 차분해지리라. 2019년 새해를 평온하게 맞이할 준비를 서둘러야지.

 책장의 책들을 정리하다 보니 웃음이 절로 난다. 태교 한다고 읽었던 책들. 아이들이 즐겨 읽던 책들. 책들에게서 아이들의 성장(成長) 과정도 읽을 수 있겠다.

 마흔이 돼 내 삶을 되돌아보며, 새롭게 인생의 계획을 세우게 했던 지침서도 보인다. 오랜 친구를 만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책들 사이에서 찾아낸 열쇠고리. 딸아이가 초등학교 때 만들어 줬던 매듭 열쇠고리였다. 잊고 살았던 추억들이 때 묻은 물건에서 살아난다.

 한참 동안 열쇠고리를 만져봤다. 한 가닥 한 가닥 꽈서 만든 것이 색깔도 조화롭다. 처음부터 끝까지 풀리지 않게 촘촘히도 만들었다.

 까마득하게 잊었던 추억을 되살려주는 삶의 흔적들. 색 바랜 사진. 밑줄 그어진 책. 그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했던 물건들. 텅 빈 책장을 채워가며 추억의 소중함을 느낀다. 정리되지 않고 마음을 어수선하게 했던 것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아가니 마음도 고요해진다. 소소한 생활에서 밀려오는 즐거움. 행복의 맛이라 생각하며 매듭이 주는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본다.

 2018년.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기도했던 소망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는지. 매일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 하루하루 보낸 365개의 매듭들이 모여 내 인생의 매듭을 만들어왔겠지.

 부모님을 떠나 새로이 만든 내 삶의 첫 단추를 떠올려본다. 어디서 시작돼 여기까지 왔는가. 두 개의 색실이 조화롭게 번갈아 가며 꼬아져 있는 매듭. 나란히 주례 선생님 앞에 서 있던 모습이 투영된다. 결혼이란 매듭이 보인다. 서로를 알아가며 잘 꼬여져 가던 매듭.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이 사람 마음이라 했던가. 언젠가부터 한쪽이 삐뚤게 꼬여져 모양새가 틀어진 적도 있다. 다시 풀어, 처음부터 다시 묶어 꼬아보기도 여러 번이었다.

 인생을 살아가며 만들어가야 하는 매듭들. 직장에서 사람과의 관계에 얽힌 매듭. 이런저런 일들로 알게 되는 사람들과의 관계로 만들어진 매듭. 인연이란 끈으로 처음 매듭을 묶는 것은 쉬우리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얽혀 꼬여 버려진 매듭은 없는지. 흔적을 찾아본다. 잘못 꼬여진 것은 다시 풀 수 있지만, 끊어져 버린 것은 다시 묶어 가기란 어렵겠지.

 나이가 들수록 삶의 무게도 무거워지는 것 같다. 인생을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중년이란 나이가 주는 중압감이 밀려온다. 하늘의 뜻을 안다는 나이에 들어선 지 여러 해가 지났건만. 아직도 잘 산다는 것. 매듭을 잘 마무리 짓는다는 것이 어렵기만 하다. 어쩌면 살아간다는 것은 매듭을 풀고 매듭을 짓는 과정이 아닐까? 서로 힘들어 꼬이기 어려우면 그냥 풀어 뒀다가 다시 꼬여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힘들다고 끊어버리는 것보다 다시 매듭짓는 기회를 남겨두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야무지게 만든 딸아이의 매듭 열쇠고리가 사람과의 관계에서 소중한 매듭짓기를 일깨워준다. 올 한 해, 나로 인해 잘못 꼬여져 있는 매듭은 없는지 뒤돌아본다. 나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가족과 직장동료, 그리고 이웃들. 관계라는 귀한 끈을 이어나가면서 인생이란 매듭을 잘 이어나가야지. 새로운 해가 떠오르고 또 다른 매듭을 만들어 가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빛깔 좋은 외형보다는 촘촘하고 견고한 매듭을 짓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2018년을 보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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