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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순

산들교회 목사

 크리스마스(Christmas)는 라틴어 '그리스도(Christus)'와 '모임(massa)'의 합성어로서 '그리스도 모임' 즉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모임'으로 종교적인 예식을 의미한다.

 동방 정교회나 개신교에서는 '그리스도의 예배'로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의 미사'로 번역한다.
 '그리스도(Christ)'는 '기름부음을 받은 자'라는 의미이다. 고대시대에 왕이나 제사장을 기름 부어 세운 전례에서 유래한 이름이며, 그리스도(Christ)는 곧 예수(Jesus)를 의미한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예수교 및 기독교(基督敎)는 같은 뜻이다.

 기독(基督)이라는 용어는 '터 기(基)'와 '살펴볼 독(督)'을 합성한 단어인데, 이는 '터를 살펴본다'는 의미가 아니라, 한자의 뜻과는 관계없이 그리스도(Christ)의 발음과 비슷한 한자를 임의적으로 차용한 음역(音譯)이다.

 'Χ-mas'는 로마 문자의 '엑스(X)'가 아닌 '그리스도'(크리스토스)의 그리스어 첫 글자인 그리스 문자 '키(Χ)'에 '마스(mas)'를 붙여서 쓴 것이다.

 일부에서는 관용적으로 '엑스마스'라고 읽기도 하나 이는 틀리는 표현이고, 원칙적으로 '크리스마스'로 읽는 것이 맞다.

 언젠가 C대에서 필자의 강의를 듣는 한 제자에게 크리스마스에 교회에 오라고 권면한 적이 있었다.
 돌아온 답은 "크리스마스인데 여자 친구와 함께 있어야죠!"였다. 크리스마스가 '예수(그리스도)에게 예배드리는 의미'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매우 당당한 어투였다.

 예년에는 12월 이전부터 거리마다 가게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고 '캐롤'이 울려 퍼지며 연말 분위기를 띄우는 일이 많았다.

 젊은 연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며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간에 서로 선물을 주고 받기도 한다.

 어린아이들은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을 기대하면서 나쁜 아이가 되지 않기 위해 가슴을 졸이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이런 모습은 사라져버렸다.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가 스산한 거리풍경이 더해져 왠지 썰렁한 느낌이다.

 거리가 썰렁해진 원인은 저작권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정부는 지난 8월 저작권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창작자 권익 강화를 위해 음악 공연권 행사 범위를 확대한 것.

 그간 유흥주점,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만 인정하던 저작권을 커피전문점 등 비 알코올 음료점, 생맥주 전문점, 헬스장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주점 및 음료점업(커피 전문점, 생맥주 전문점 등)은 매장 면적에 따라 월 2천 원~1만 원, 체련 단련장은 월 5천700원~2만9천800원 등이다. 다만 면적 50㎡(약 15평) 미만의 소규모 매장은 면제된다.

 저작권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캐럴은 점차 모습을 감추게 됐다. 자영업자들이 저작권료에 대한 부담을 느낀 탓이다.

 여기에 한 백화점이 지난 2010년부터 2년간 디지털 음원을 전송받아 스트리밍 방식으로 매장에 틀었다가 '한국음반산업협회'에 2억3천500만 원을 배상한 사실이 알려지며 캐럴 트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더욱 확산됐다.

 그러나 규모 50㎡(약 15평) 미만의 소형 커피숍과 매장, 길거리 노점에선 캐럴을 틀어도 문제가 없다.

 전통시장은 면적과 관계없이 저작권료 징수 대상이 아니다. 또한, 원저작자를 찾을 수 없는 캐럴은 저작권료 징수 제외 대상이다.

 또 비영리기관인 교회에서도 자유롭게 캐럴을 틀 수 있다. 기독교인 여부를 떠나 모두가 평화를 즐기며 폭력이 사라지는 성탄(Xmas)과 세모(歲暮)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눅 19:38) 이르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하늘에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이로다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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