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열리는 풍경이 있다. 서천 신성리 갈대밭에서의 느낌이 그랬다. 아득한 지평선 그 너머까지 온통 다 갈대밭일 것 같은 광활한 갈대숲이 일렁인다. 고갈되었던 정서가 조금씩 채워지며 어떤 감수성이 올라오는 느낌이다. 언제 봐도 갈대는 예의 바르고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갈대숲에 미풍이 지나가면 미풍에 미안하지 않을 만큼 작은 흔들림으로 반응해 주고 강풍이 불면 그에 어울리도록 크게 흔들려 준다. 그러면서 자신을 보호하여 뿌리를 내어 주는 법은 거의 없다. 아무리 센바람이 불어도 큰비가 내려도 당차게 뿌리를 지켜내고 있다. 옆 친구와의 결집력과 응집력도 강해서 갈대숲은 나날이 왕성해진다. 갈대는 그렇게 자신을 지킬 뿐 아니라 물가에 뿌리를 내리고 물에서 이물질과 중금속을 제거하는 등 자연 정화처리 방식에 의해 수질을 개선하기도 한다. 그것뿐이 아니다. 키를 높이 키워 다른 생명의 바람막이가 되어줌으로써 철새는 물론 다양한 생물들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갈대는 흔들려서 갈대다. 잔바람에도 흔들려 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여린 성정이지만, 휘어질지언정 부러지지 않는, 그래서 힘을 힘으로 받지 않고 비켜설 줄 아는 지혜가 그들
마음과 몸이 제 자리에 있지 않고 어긋나 있으면 탈이 난다. 마음에 멍이 들든지, 몸이 아픈 법이다. 물러갈 기미가 안 보이는 계속되는 추위 때문인지 남편 마음이 봄을 찾아 어디론가 떠난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남편의 난데없는 반찬 투정을 이해할 길이 없다. 밥맛이 없다기에 아침 일찍부터 육개장을 끓여 밥상에 올렸건만 시큰둥이다. 몇 숟갈 뜨다가 옛날 엄마가 해준 음식이 먹고 싶다며 수저를 슬그머니 내려놓는 게 아닌가. 기막혀 대꾸할 생각도 없다.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만든 음식 앞에서 오래전 돌아가신 어머니 음식이 먹고 싶다니, 이 남자가 이상해졌다며 혼잣말로 구시렁구시렁 설거지를 마쳤다. 솜씨 좋은 어머님이 만드신 음식은 언제나 맛이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제 와 새삼스레 어머니 음식 타령이라니, 어디가 아픈 건가· 지난 연말에 받은 건강검진에서도 별문제가 없었는데···. 어쩌면 겨울의 끝자락과 성급한 봄이 밀당하는 이 계절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갑자기 보고 싶어졌는지도 모르겠다. 남자들의 봄맞이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부터 시작되는가 보다. 마음이 제자리를 못 찾고 봄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릴 때면 그 누구라도 엄마의 따스한 품이 생각나는…
충북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배출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 이원종 실장이 있었지만 그건 일장춘몽처럼 허망했다. 정귄 말기에 단 몇 달 하다가 구정물만 뒤집어쓴 격이니 실질적인 대통령 비서실장은 처음이다. 이렇게 기쁜 소식을 들으면서 맨 먼저 생각난 건 지역 현안이었다. 우린 문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공헌했으면서도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시종 지사가 발이 닳도록 서울을 오르내리면서 애걸한 중부고속도로 확장, 강호축, 청주공항 거점 항공사 면허 등이 다 지지부진하다. 특히 인물이 없음을 한탄한 게 KTX 세종역 문제였다. 문 대통령이 공약함으로써 일단락된 문제를 이해찬 의원이 민주당 대표가 되더니 단숨에 핵심 현안으로 부각해놓았다. 각본이라도 짜 놓은 듯 호남권 의원이 호남 분기역을 천안으로 옮기자고 들고일어났다. 대통령 공약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야 할 여당 대표가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어도 부당하다는 말도 못 했다. 노영민 비서실장 임명 소식을 들으면서 특혜는 못 받아도 무시는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문제는 제 머리를 어떻게 스스로 깎을 수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누군가 문제 제기를 하면 길을 터주고 조언을 해
[충북일보] 옛 청원군 남일면 두산리 소재 두산국민학교. 농촌에서 태어난 기자는 논·밭을 지나 야산을 넘어 40~50분 거리의 초등학교에 다녔다. 겨울철이면 인근 야산에서 솔방울을 따다가 난방연료로 썼고, 봄·가을 소풍 때가 되면 가덕공원묘지 또는 신홍식 선생의 묘소를 갔다. 소풍 장소가 묘소인 것은 이상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소풍을 가서 보물찾기 등을 하면서 재잘거리며 놀았던 어릴 적 생각만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독립운동가 신홍식 선생 청주 출신의 신홍식 선생. 34살에 그리스도교에 입교해 1917년 평양 남산현 교회로 전임된 뒤 3·1운동 계획을 듣고 3·1 독립선언서에 기독교 대표로 서명했다. 이 사건으로 일본 경찰에 붙잡혀 2년형을 선고받고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선생의 기록을 찾다보니 선생의 출생일이 매우 흥미로웠다. 선생은 1872년 3월 1일에 태어났다. 1939년 3월 18일 사망했다. 3월에 태어나 3월에 사망한 셈이다. 더욱이 선생이 태어난 날인 3월 1일은 100년 전 우리 민족의 저력을 보여준 3·1 만세운동일과 겹친다. 3·1운동 당시 선생의 나이는 46살이었다. 선생은 충북이…
[충북일보]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국외연수 사건이 거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방의원 국외연수 무용론과 폐지론까지 나오고 있다. 온 국민의 지탄을 받으며 공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충북도내 지방의회들도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회는 오는 3월 7박9일 일정으로 유럽 3개국을 방문하는 국외연수를 계획했다. 독일의 4차 산업현장과 네덜란드의 축산분뇨 처리시설, 프랑스의 태양광 실태와 와인산업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오는 17일 의원 간담회를 열고 연수 추진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청주시의회 복지교육위원회도 오는 3월 국외 공무연수를 계획했다. 하지만 연수 추진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괴산군의회는 2월 예정된 계획을 아예 보류했다. 지방의원들은 공무국외여행 때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심사위원회를 통과해야 갈 수 있다. 지방의회마다 만들어 운영하는 '공무국외여행 규칙'이 있다. 이 규칙에는 심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그동안 국외연수 심사를 의원들 스스로 했다. 한 마디로 셀프심사였다. 그러다 보니 알사천리로 막히는 게 없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었다. 셀프심사로 국외연수를 간다는
오늘의 소유 손경희 충북시인협회 잡고 있는것이 많으면 손이 아프고 들고 있는 것이 많으면 팔이 아프다 이고 있는 것이 많으면 목이 아프고 지고 있는 것이 많으면 어깨가 아프다 보고 있는 것이 많으면 눈이 아프고 듣고 있는 것이 많으면 귀가 아프다 품고 있는 것이 많으면 가슴이 아프고 생각하는 것이 많으면 머리가 아프다 때론 있는 것이 걸림돌이고 많은 것이 늘 아픔이고 보면 헐거운 마음은 한 알의 씨앗이다
1일자 인사로 많은 직원 들이 자리를 이동해 사무실 분위기가 어수선한 와중에 기쁜 소식을 접했다. 2019년도 보통교부세가 전년대비 215억 원이 늘어난 1천260억원으로 사상 최고 많은 금액이 결정돼 통보 됐다는 것이다. 보통교부세는 목적이 정해진 보조금과 달리 지역의 현안사업에 자유롭게 사용 할 수 있다. 면사무소 근무당시 잘 알고 지내는 마을이장님이 동네 마을안길 포장을 위한 사업비 2천만 원을 확보하기 위해 군청 관련부서를 방문하고 군 의원님들께 사정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 '이돈이면 2천만 원짜리 사업 1천개도 넘게 할 수 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예산편성 업무를 맡았을 당시 부서에서 요구된 사업을 재원의 한계로 인해 대폭 삭감해야 했다. 필요해서 요구한 예산을 우선순위나 예산절감을 이유로 일부 직원과는 언성을 높여가며 싸웠고 '10억 원 아니 5억 원만 더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졌던 기억이 새롭다. 지난해 진천군은 반세기만에 상주인구 8만명 돌파와 혁신도시가 위치한 덕산면 인구는 2만명을 넘어 군 개청 후 첫 읍 승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가파른 인구 증가와 눈부신 발전은 동시에 우리 공직자에게 많은 과제를 제시
하루의 시작을 시 읽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늘은 강원석 시인의 〈너에게 꽃이다〉란 시를 읽었다. 큰소리로 여러 번 읽다 보면 공감과 감동이 두 배로 전해진다. 시는 우리의 삶을 위로해주고 시인의 언어로 치유를 해준다. 진실한 나와 만나고 또 다른 삶과 또 다른 나를 만나기도 한다. 수필을 쓰는 내가 시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작년에 가입한 'Zoom-人'이라는 독서 모임이 한몫을 하였다. 줌-인은 '사람과 삶을 깊고 따뜻한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소통과 공감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아줌마 인문학'이라는 의미를 토대로 만들어진 모임이다. 월 2회 중 1회는 한 권 독서와 토의를 통한 내면의 성장을 함께 도모하고 1회는 좋아하는 시 한 편을 선정하여 낭독하고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는 시간을 갖는다. 올해 첫 모임은 권희돈 시집 「어디에서 핀들 꽃이 아니랴」를 가지고 '저자와 함께하는 詩 낭독회' 행사를 계획했다. 많은 사람과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자는 취지로 포스터를 만들어 홍보도 하였다. 장소도 시외에 위치한 한옥 카페에서 한다고 하니 여간 기대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다행히 많은 사람이 참가를 알려 와서 설레는 마음으로 행사를 기다릴 수 있었다. 기
올해가 황금돼지해라고 떠들썩하며 기대가 큰 것 같은데 실제로 황금돼지는 존재하는 것일까· 새해엔 행운이 찾아올 것 같은 희망을 안고 시작한 기해년(己亥年)이 밝아 온지도 보름이 되었다. 어린 시절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백말 띠 여자는 팔자가 드세다"라는 말을 듣고 띠는 알겠지만 앞에 색깔이 붙은 것이 궁금하였다. 오행(五行)으로 색깔을 결정하기 때문에 청(靑)말, 적(赤)말, 황(黃)말, 백(白)말, 흑(黑)말 이라하는 것이다.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를 천간(天干)이라 하고, 띠를 구분하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는 지지(地支)라 하여 올해가 기해(己亥)년이므로 앞 글자 기(己)는 천간이고, 뒷 글자 해(亥)는 지지로 돼지띠가 된다. 띠는 12년마다 돌아오기 때문에 12살 차이를 띠 동갑이라 하고, 기해년에 태어난 사람이 올해 회갑(回甲), 환갑(還甲)이 되는 것이다. 십이 지지는 땅에 사는 동물로 되어 있다. 그러면 색깔은 천간으로 구분하는데 갑·을은 靑色, 병·정은 赤
[충북일보] 공항은 주로 여행을 떠날 때 마주한다. 어떤 국가나 지역을 방문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이다. 한 나라나 지역의 첫인상과 분위기를 결정짓는다. 이미지 각인에 큰 영향을 미친다. *** 중부권 관문공항의 모멘텀 청주에는 청주국제공항이 있다. 공항 활성화를 위한 충북도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충북도는 청주공항 중심의 광역경제권 육성 로드맵을 제시했다. 하지만 청주공항 활성화는 더디기만 하다. 공을 들이고 있지만 결과가 없다. 청주공항 활성화 가능성은 아주 크다. 우선 오는 2022년 천안~청주공항 간 복선전철이 연결된다. 청주공항역도 이전된다. 향후 2~3년 이내에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는 셈이다. 포화상태의 김포공항 수요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한 항공사가 없다. 중부권 거점공항 목표달성에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주공항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백두산 관문공항'으로 주목받았다. 거점 항공사 설립이 필수적이다. 마침 오는 3월 국제항공운송면허 심사 결과가 발표된다.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한 에어로K도 신규면허를 신청했다.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도전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느
어머니와 기해년 새해를 이정문 충주 사랑과 시 회장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동생네 가족들이 해돋이를 보러 간다고 한다. 모처럼 어머니와 함께 있을 기회라 기쁘게 달려갔다 어머니는 걸어서 왔니? 아뇨, 차 가지고 왔어요. 며칠 전 운동하려고 세 시간 걸어서 간적이 있는데 그게 안쓰러웠던지, 기억에서 지우지 않고 계신가 보다. 십여 일 전만해도 멀쩡하시던 기억력이 갑자기 나빠지셨다. 밤새도록 정신만 드시면 나 뭐 먹었니? 밥 달라 하시고 조금 전 다녀오신 화장실을 또 가시고 여기 애들은 어디 갔니? 해맞이 갔어요. 어디로? 동해안으로요. 언제 온대냐? 해 뜨는 것 보고 오후에 오겠죠. 묻고 대답하고 또 묻고 대답하고 ... 너 환갑 지났니? 저도 이제 예순다섯이 되었어요. 어머니하고 삼십 년 차이잖아요. 그럼 나는 몇 살이니? 아흔다섯 살이지요. 그렇지, 내가 삼십에 널 낳았지. 내가 산밭에서 일하는데 니가 열 살이 되었을 때 감자를 쪄가지고 와서 엄마~~ 하던게 생각난다. 그때가 참 좋았다고 하신다. 옛일은 또렷이 기억하시는데 조금 전을 자꾸자꾸
[충북일보] 인간은 다양한 생물종의 혜택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개발이란 미명 아래 자연생태계가 급속히 훼손됐다. 충북 사정도 다르지 않다. 급기야 국립공원관리공단 소백산북부사무소가 나섰다. 소백산국립공원 큰구미골 일원을 희귀식물 자생지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키로 했다. 특별보호기간은 오는 2037년 12월 31일까지 20년이다. 이곳에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모데미풀과 특산식물 등이 자생하고 있다. 모데미풀 최대 군락지는 그동안 소백산 비로봉 일대로만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자생지가 추가 확인됐다. 이곳에는 연영초, 백작약 등 희귀식물도 대규모로 자생하고 있다. 한 마디로 보호가치가 아주 높은 지역이다. 생물종의 가치는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 만큼 공단의 특별보호구역 지정은 바람직하다. 궁극적으로 종다양성 증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무분별한 환경 파괴와 불법포획, 개발논리는 수많은 생물종을 사라지게 했다. 생물종 다양성을 파괴했다. 생물종의 감소원인은 대략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서식지 유실이나 변형을 꼽을 수 있다. 과도한 남획에 의한 서식지 파괴도 주요 원인이다. 농약의 과다사용과 대기오염, 가정에서 나오는 생
요즘 100세 시대라고 한다. 평균수명의 증가로 65세 이상 고령의인구가 늘어나면서 노인 교통사고 비율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보행자와 어르신자전거 사고는 주로 이른 아침이나 어두워지는 오후 시간대에 자주 발생하며, 도로를 횡단하면서 발생하는 사고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전국적으로 자전거사고는 줄어들고 있지만 고령자 사고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이용자 스스로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고령의 보행자는 시력이 낮으므로 조도가 낮은 새벽시간과 야간상황에서 더욱 시야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교통상황을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2017년도10월경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 민주당의 한의원은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노인과 관련된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고령자의 자전거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자전거 이용자 스스로 자전거도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어르신 보행자와 자전거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2012년289명, 2013년282명, 2014년283명, 2015년276명, 2016년258명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한 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해를 맞이했다. 동시에 우리는 먹고 싶지 않은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은퇴라는 이벤트와 결부해서 생각해 본다면 두 가지 의미일 것이다. 아직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은퇴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의미이고, 이미 은퇴를 한 사람들에게는 은퇴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남은 자산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 먹는 것이 달갑지 않은 직장인들은 한 살 더 먹는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직장에서는 늘 해오던 대로 종무식과 시무식을 하고, 방송에서는 연말 상잔치를 하고, 해맞이를 하며 새해가 되었음을 전하는 풍경에도 이미 무뎌져 있다. '이제 내 나이가 몇 살이 됐으니,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몇 년 후엔 은퇴를 하겠구나' 하는 계산도 굳이 해볼 맘이 없다. 왜 그럴까· 첫째는 나이를 먹었어도 몸과 마음은 아직 젊기 때문이고, 둘째는 점차 다가오는 은퇴가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은퇴가 달갑지 않은 이유는 은퇴를 맞이할 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은퇴를 생각하면 즐거운 생각 보다는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니 어쩔 수…
어느 추운 겨울 날 서재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아내가 다급하게 부른다. 여간해서 급한 목소리가 없던 사람이라 즉시 나가보니 차 시동이 안 걸린다며 강의 시간에 늦겠다고 발을 동동 구른다. 추운 날씨 때문에 배터리가 나갔음을 확인하고 내 차에 태워 대학으로 향했다. 달리는 차 안에서 '그래도 당신이 집에 있어서 다행이네'라며 나직하게 고마워하는 소리를 듣는 내 모양새는 어떤가. 벽난로에 땔감 옮길 때 쓰는 귀덮개 모자에 운동용 검정 오리털 파카와 무릎 툭 불거진 회색 기모바지요 신발은 아내가 홈쇼핑에서 구매하여 선물한 방한화이군. 완전 집에서 일할 때의 차림새인데 야단났다! 강의 동안 나는 대학 어느 구석에다 이 복식을 숨기고 있는 담. 늦지 않게 아내를 강의실 입구에 내려주고 나니 내 처신이 난감하다. 기왕지사 요기나 하려 식당에 들어가려다 사람들이 가득하여 도저히 안으로는 못 들어가겠다. 마침 로비에 의자와 식탁이 있다. 오늘은 온전히 나를 위한 자리라 여기자 마음이 약간 누그러진다. 로비에서 편히 먹기에는 중식이 좋을 듯하여 그 중 제일 값나가는 메뉴로 주문하였다. 외양이 이러니 보상차원에서라도 비싼 놈으로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여기는 식사 후
엊그제 인근의 식당에 갔더니 '추억의 비비고'라는 북스가 있다. 양은도시락과 김치와 고사리와 콩나물을 곁들여 놓았다. 어릴 때처럼 김치를 깔고 나물을 넣어 렌지에 올렸다. 김을 잘게 부수고 달걀까지 고명으로 얹은 뒤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쳐서 먹는다. 들기름도 없이 김치만 깔아 익힌 어릴 때의 도시락 비빔밥이 더 향수적이다. 연유를 모르겠다. 생각하니 추억이라는 반찬이 빠졌다. 가스레인지에서 그 때의 난로 비빔밥처럼 노릇하게 익기를 바란 것부터가 무리다. 스무 개 남짓 도시락은 워낙 많아 위에서는 뜨겁기도 전에 밑에서는 눌어붙기 직전이었다. 수업시간 도중에도 번갈아가며 뒤바꿔 놓아야 했고 옮겨놓을 동안 은근히 데워지고 특유의 맛을 연출한 셈인데 화력이 센 가스레인지에 익히면서 그 맛을 기대했다. 전통한식집이라 그런지 어릴 때 먹은 토속메뉴가 고루 갖춰져 있다. 도토리묵과 메밀묵도 석이버섯과 흑임자를 얹어 꽤나 먹음직스럽다. 밖에는 또 눈까지 환상적으로 쌓이고 있다. 음식 또한 맛보다 분위기를 탄다. 밤참을 먹다 보면 눈도 자주 내리고 도란도란 얘기는 끝도 없이 무르익었건만 지금은 교통체증 때문에 불편하다고 타박이다. 후식으로는 가래떡이 나왔다
겨울 신부 서승석 제천문인협회 그 붉은 입술 탱탱한 시절 어디에 두고 이제야 피느냐 늦은 사랑아 봄여름의 꽃 갈바람은 풋사랑 그대는 아는지요 나는야 겨울밤 고백에 낭군의 눈발에 면사포 써 그대 애간장의 심볼 겨울 신부라오 그 이름 불러주오 차디찬 눈보라에 입술 다물어 피는 속 울음 순정 동백 아가씨
[충북일보] 충청권 상공회의소 회장들이 10일 청주공항 활성화 위해 머리를 맞댔다. 충북지역 상공회의소와 대전, 충남북부 등 충청권 10개 상공회의소 회장들이 참석했다. 한 마디로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한 충청권 상공회의소 회장 간담회'였다. 청주공항 거점항공사 면허발급을 촉구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해도 과하지 않다. 나름 성과도 있었다. 참석자들은 먼저 에어로K와 가디언즈항공 관계자로부터 국제항공 운송사업 면허 발급 추진 상황을 들었다. 그런 다음 청주공항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대화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이날 청주공항 거점항공사 면허발급을 촉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채택했다. 건의서 핵심내용은 지역발전을 위해 청주공항 거점 LCC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로 요약된다. 이날 간담회로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한 저비용항공사(LCC) 설립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청주상의는 지난해 10월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청주공항 거점 LCC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국토부에 전달했다. 충북도와 청주시, 범도민 추진위원회와 협력해 에어로K의 면허 발급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한 충청권 상공회의소 회
아이들이 오지 않는 주말이다. 밥 벌어먹고 살자니 저희들도 바쁘겠지 하다가도 가끔씩 서운해지기도 하는 날이다. 적막강산인 집안에서 한번쯤은 너무 쓸쓸하다고 아이들에게 투정을 부려볼까 하고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다 그만둔다. 불자도 아니면서 어느 스님의 강연회에 참석을 하게 되었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합장의 예를 다 하는데 내 손은 모아지질 않는다. 합장은 상대와 한마음이 되어 무아법을 행하는 것이라는데 처음 보는 사람과 한마음이 될 리도 없거니와 고개를 까딱하는 습성에 나는 이미 길들여져 있었다. 혼자가 편한 것이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스님이 첫 운을 떼신다. 여기저기서 '예'라는 답이 희미하게 들려왔지만 큰소리로 자신 있게 답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나 역시 대답하지 못했다. 행복한지 불행한지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매일 매일을 그날이 그날인 것처럼 흘려보낸다.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고 지나는 날이 대부분이기에 무감각의 정점에 와 있는 듯하다. 스님이 하시는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고 나는 행복한가 하는 화두만 붙들고 늘어지게 되었다. 나는 행복하다고 말하기에 그리 행복한 것 같지는 않고 그럼 불행한가 하면 그리 불행한 것 같지도 않
최근 충북문화재단에서는 이제껏 실시해온 문화예술교육사업 중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을 포기하였다. 이미 전국의 대부분의 재단들이 이 사업을 포기하였지만 그래도 충북에서는 이 사업의 중요성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몇 년을 미루어 오다 이제야 결정하게 된 것이다. 그간 전국의 광역재단들이 학교예술강사 고용주체 일원화를 계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정부는 이를 완강하게 거부해 왔다. 그러다보니 국가가 책임져야할 예술 강사들의 고용을 재단이 하게 되고 모든 쟁의의 대상이 되어 소송의 당사자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각 재단들이 과연 예술 강사들에 대한 지원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에 대한 회의가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전국의 광역재단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든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가슴 아픈 일이다. 15년 전 우리는 새로운 문화정책에 환호하였다. 문화예술교육이 전국화하면서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마을과 일터 현장에서이루어지는 창의적 예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문화교육을 실시하게 되었다. 또한 지역 예술인들에게 견고하게 닫혀있던 학교의 문을 열리며 아이들과의 예술적 소통을 이루어 내었다. 지역이나
무술년 해넘이를 앞두고 송년인사 전자편지들이 속속 도착했다. 그중 한 장문편지에 마음이 머물렀다.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다더니, 스승께서 불초한 제자에게 해넘이 인사를 하셨다. "중견작가에게 아이 대하듯 무례히 이름을 불러댔네. 양해와 관용을 바라네." 정자세로 서서 읽은, 스승께서 쓰신 편지는 이렇게 마무리 되고 있다. 살면서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 본 적이 언제였던가. 고마운 이에게 편지한번 쓰지 못하고 살았던 나를 반성했다. 그래서 한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라 하나 보다. 새해가 밝으면 제일 먼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결정됐다. 해넘이 전 타임은 놓쳤지만, 기해년벽두에는 편지를 써야겠다. 마음자리에 있는 사람들 얼굴을 떠올리며 신년인사 카드를 샀다. 한통의 편지에 내 마음이 머물렀던 것처럼, 내 편지를 받은 그대들 마음이 잠시나마 나를 향하여 머물 것을 상상하니 행복이 선불로 온다. 드디어 새해가 밝았다. 실로 오랜만에 쓰는 내 편지를 읽어줄 그대 누구실까. 폰에 입력된 이름들을 찾다 찡했다. 얼른 보아도 수십 명은 넘는다. '은혜 아니면 살아 갈수가 없네….' 복음성가 한 구절이 절로 나온다. 한 사람 한 사람과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이 영
도로의 안전을 위협하는 노상 적치물 단속 업무를 하다 보면 인도나 차도 위의 타이어나 러버콘 등을 단속해 달라는 민원이 대부분이다. 단속 방법은 불법 적치물에 계고서를 붙이고 기한이 지나도 자진 철거하지 않은 불법 적치물은 수거해 오는 것이다. 단속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내 집 앞 도로는 내가 사용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다. 단속 현장에서 노상 적치물을 치워달라고 하면 불법행위를 한 상가 주인의 대답은 "다른 차가 주차하면 문제가 생기는데 그 손해는 어떻게 하냐" "나만 피해자다" 라는 식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주차장이 부족한 도시의 상가지역에서 행정상 정답이나 해법은 없는 듯해 안타깝기만 하다. 노상 적치물 중에는 타이어 속에 콘크리트를 부어 무겁고 단단하게 해놓아 단속차량으로 수거해올 때 단속반원 세 명이 함께 들기도 힘겨운 경우가 있다. '내 집 앞, 내 상가 앞 도로는 내가 지킨다'라는 강력한 의지가 고생하는 단속반원의 팔과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율량 2지구 상가 밀집 지역에 노상 적치물 민원이 다수 발생해 청원구 건축과 가로정비팀이 광고물팀과 합동으로 '율량 2지구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율량
설 유감(有感) 최종진 충북시인협회 산까치 청량하게 까작대는 초 아침 새하얗게 피어나는 군둥서리에 눈이 시리다. 겹겹이 쌓인 먼지 떨어내다 얼핏 비친 대청마루 시렁 위에는 어머님 숨결이 묻어나는 명 잣던 북이며 바디가 인고의 세월을 말해 주고 등 떠밀려 살아 온 엊그제 같은 옛날 속에 천자문 동몽선습이 기름때에 절어 있다. 군불 지피던 사랑방 아궁이 옆엔 녹슬은 풍구가 앵도라져 아버님 기침소리를 내는 듯하다. 어린 자식 잠 설칠까 등잔불도 끄신 채로 쇠죽을 끓이시던 아버님. 고희의 몸임에도 조신하여 웃어른 찾아뵙고 하루종일 넉넉함으로 덕담을 앞세우셨는데 오늘 내 아이가 그때 내 나이가 되었건만 커진 것은 머리뿐 다순 가슴은 없어 '어수선한 세월은 모나고 둥글게 살라'는 채근담의 한 구절이 생각나 올 설은 참말로 춥기만 하다.
겨울 여인 김경인 충주문향회 회장 고결한 그 위상을 감히 닮고 싶은 순간이 있었노라 아무도 밟지 않은 새벽 눈길에 첫 발자국 내기를 즐겼노라 한 움 큼 잡은 시린 순간은 범접 못 할 여인의 냉기로 닿았다가 이내 감싸 안는 따뜻함으로 오는가 둥글게 둥글게 세월을 굴리며 순백의 참 인간을 빚어 놓는가
[충북일보] 백두대간(白頭大幹)은 한민족의 기상을 닮았다. 불굴의 의지와 정신을 품고 있다. 일제가 백두대간을 훼손해 한민족의 의지를 꺾으려 했던 까닭도 여기 있다. 일제는 충북에서도 백두대간 훼손 만행을 저질렀다. 지난 1924년 백두대간서 분기한 한남금북정맥(보은 속리산~안성 칠현산) 중 보은 말티재 마루금을 끊어버렸다. 시간이 가면서 속리산 자연생태계는 연속성을 잃었다. 일제강점기 이후 만들어진 도로로 곳곳의 생태축이 단절돼 생태계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백두대간도 점점 힘을 잃었다. 그런 점에서 지난 2017년 10월 마무리된 '말티재 생태축 복원사업'은 아주 큰 의미로 다가온다. 단순한 산줄기의 복원이나 관광코스 마련이 아닌 일제에 의해 맥이 끊긴 백두대간의 부활을 알리는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추진되는 보은(말티재)~증평(분젓치)~괴산(질마재)으로 이어지는 산림생태관광벨트 구축 사업도 다르지 않다. 질마재 생태축 복원으로 백두대간 한남금북정맥 주 능선이 연결되기 때문이다. 백두대간은 북쪽 백두산에서 남쪽 지리산까지 이어진다. 한 마디로 한반도의 등줄기다. 주요 강의 발원지가 모두 여기서 발원한다. 생태계 보전의 핵심공간이다.…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