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했던 1932년 4월 29일, 백범 김구(1876-1049)는 고기국이 곁들인 아침식사를 김해산에게 부탁하고 윤봉길과 함께 나타났다. 백범은 상해임시정부의 대통령 격인 주석인데도 이른바 최후의 조찬 자리에 고기국이 있는 아침식사를 스스로 마련하지 못할 형편이어서 전차 검표원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그날 아침 식사를 할 때 집주인이 「왜 주석님을 곁에서 돕지 않고 어디로 멀리 가느냐」고 다그치듯 물었다. 조국을 위해 멀리 떠난다고 백범이 대답했다. 마지막 아침을 들면서 윤봉길은 시종 태연자약했다. 그때 7시 치는 소리가 들리자 윤봉길은 자신의 시계를 풀어 백범에게 내주며 「저는 한 시간밖에 시계가 필요 없습니다. 다 낡은 선생님 것을 제게 주시고 이것을 차십시요」하고 말했다. 백범은 그 시계를 평생 동안 간직하고 윤의사를 가슴 깊이 새겼다. 집을 나서 택시를 타고 홍구공원으로 떠날 때 윤의사는 주머니에서 택시값을 제외한 나머지 6원을 내주며 「저는 이제 돈이 필요 없습니다.」했다. 택시가 떠날 때 백범은 목이 메인 채 「후일 지하에서 만납시다.」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11시 40분 홍구공원에서 천지를 뒤흔드는 폭음이 터졌다. 일본
다리를 꼬는 여자들 원상규 제천문인협회 다소곳 숨죽여 있던 콧대 휘날리는 고쟁이 바람 떳떳해졌다 거만해졌다 돌해졌다 공간마다 꽉 찬 희멀건 폭풍의 살집들 포개진 긴 다리 일렁일 때마다 태산을 빨아들이려는 야성 소가 되는 영웅 부엌데기 남자들 낮도 꺼꾸로 밤도 까꾸로 세상 도는 맛 아리송 달콤하다
[충북일보]봉건시대 임금의 '미행(微行)'은 백성들의 가감없는 얘기를 듣기 위한 일종의 현장 시찰이었다. 임금의 옷이 아닌 백성의 옷을 입고 저잣거리 민심을 청취해 정책에 반영하기도 했다. 미행은 수행 1~2명 정도만 동행했다. 여러 사람이 동행하면 백성들의 눈에 쉽게 발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통령의 미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통령의 일정 대부분이 공개되는 데다, 봉건 왕조와 달리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수시로 민생탐방에 나선다. 앞서 경호실에서는 사전답사와 경호인력 배치는 물론, 심지어 질의·응답 순서까지 정해놓고 시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다른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인들이 어렵다고 하면 기업인 대표들을 초청해 오찬을 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지난 15일 충청북도를 방문해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해찬 대표는 '충북의 구세주'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한다. 구세주(救世主)는 세상을 구제하는 사람 또는 어려움이나 고통에서 구해 주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후자의 의미로 보면 이 대표는 충북의 구세주가 맞는 셈이다. 집권…
"지난해만 해도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현 정권엔 반면교사의 대상조차 아니었다. 폐허였다. 무엇을, 어떻게 해도 당시보다 나을 듯 여겨졌다. 그러므로 더불어민주당의 '20년 집권' 발언은 오만할지언정 비현실적인 목표는 아니었다. 아니, 그래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진보진영에서도 '박근혜 정부와 비교해 문재인 정부가 더 민주적인지 모르겠다'(박상훈)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예비타당성 면제 조치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양반'처럼 보이게 됐다. 적지 않은 이가 손혜원 의원에게서 최순실의 그림자를 떠올린다. 또 대선 댓글 논란에도 휩싸였다. 1년 8개월 전 문 대통령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론 과거의 경험을, 크게 나아지지 않은 채로 또 경험하는 듯 느껴진다. 그러는 동안 현 정권은 자신들이 경멸해 마지않던 보수정권과 비교되기 시작했다. 시간이, 그리고 그 누구도 아닌 현 정권이 만들어낸 아이러니다." 고정애 중앙일보 탐사보도에디터가 쓴 '보수 때와 달라졌나'라는 글의 일부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 개혁 하나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개혁 추진 전략 부재와 무기력증을 드러냈다. '국가 개조' 추
우리나라에서만 즐기는 더덕은 가을부터 봄에 싹이 돋아나기 전까지가 제철이다. 더덕은 "열매와 뿌리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속설에는 일인삼, 이더덕, 삼도라지라 부른다. 주로 뿌리를 먹는다. 말린 더덕 뿌리인 사삼(沙蔘)은 '모래에서 캔 인삼'이란 뜻이다. 이런 별명은 조상들이 더덕의 약성을 높이 평한 것이다. 한반도 전역에서 나는데 제주, 강원 영서와 중·남부평야 지대가 주산지다. 동아시아와 인도 등에 약 40여 종이 자생한다. 우리나라에는 더덕, 푸른더덕, 만삼, 소경불알 더덕이 자란다. 지금은 약용보다 식용으로 먹고 있다. 금강산 관광을 가면 고추장 더덕구이는 인기 메뉴이다. 더덕과 고추장, 두 음식의 조화가 일품이다. 구이나 튀김은 즉석에서 먹고 장아찌는 오랫동안 먹을 수 있다. 싹은 나물로도 먹는다. 더덕은 생체로도 먹는데 맛이 약간 아리고 향도 강하다. 쓴맛과 단맛이 함께 있어 그 맛에 익숙하면 누구나 먹을 수 있다. 더덕은 '사삼'이라 처음 기록됐다. 5세기 중국 양나라 도홍경의《명의별록》에 더덕은 다섯 가지 삼의 하나로 "더덕잎은 구기자 잎과 비슷하다.", "맛은 달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고 했다.…
기대만큼이나 추론도 많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원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북미 어느 쪽도 변죽만 울리지 딱 부러진 설명을 하지 않는다. 하기야 정상회담의 막전 막후를 다 틀어 놓는다면 그야말로 막가자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양측이 서로 막다른 길로 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은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 발언을 계속 하고 있다. 트럼프는 북미관계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계속 언급하고, 매파의 대표적인 인물로서 백안관 안보회의 보좌관인 볼턴 역시 북미회담은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 역시 회담 결렬 이후 극단적인 미국 비난은 없다. 북한 노동신문은 3월 1일자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2일째 회담을 상세히 보도했다. 그러다가 8일자 신문에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결렬된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회담이 무산된 지 8일 만이다. 단지 미국이 회담 결렬에 책임이 있다는 수준에서 보도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 모두 향후 회담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재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이를 모를 리 없을 텐데, 북한은 별로 의식하지 않
오는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8일간 충북 충주시에서는 전 세계의 최고 실력을 가진 전통무예 선수들의 화합과 교류의 장인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가 개최된다. 이번 대회는 100여 개 나라 4천여 명의 선수와 임원 등이 참가하며 우리나라의 전통무예인 태권도와 택견을 비롯해 중국의 우슈, 러시아의 삼보, 일본의 검도와 합기도, 태국의 무에타이, 우즈베키스탄의 크라쉬 등 22개 전통무예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최고의 자리를 놓고 실력을 겨룬다. 이와 함께 중국의 소림무술, 브라질의 카포에이라 등 특색있는 무예시연(연무경기)과 높이차기, 멀리낙법, 손날격파 등 기록경기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각국의 전통무예는 대체로 호국정신이 깃든 역사를 품고 계승·유지돼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라 때 화랑도(花郞徒)가 호국정신에서 출발하여 오늘날까지 택견과 태권도라는 전통문화로 이어져 왔다. 또한, 무예는 단순한 싸움이 아니라 '예(藝), 술(術), 도(道), 법(法), 례(禮)'와 함께 민족의 혼이 깃들어 있는 문화로써 오랫동안 인정받으며 역사적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근대올림픽의 국제화된 스포츠 종목처럼 종합적이고 정기적인 교류의 장이 없어 유네스
조세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그 경비에 충당할 재원을 얻기 위해 반대급부 없이 일반 국민으로부터 강제적으로 징수하는 현금 또는 현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조세의 개념은 반대급부가 없다 라기보다는 일종의 보상적·회비적 성질이며,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반대급부를 받는 것으로 설명된다. 특히 지방세의 경우는 해당 지역의 사회·복지·문화·건설 등의 비용에 쓰이므로 반대급부의 개념에서 보면 그 느낌의 정도가 크다고 하겠다. 청주365민원콜센터가 지난해 30만 건의 상담으로 시민의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상담 민원은 16.8%를 차지한 세무 분야(5만 1310건)로, 세무는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징수 방식이 복잡해 문의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청주시는 2018년 지방세 집계 결과 역대 최고의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해 청주시 지방세 수입 1조 782억 원은 도세 4449억 원, 시세 6333억 원이다. 이는 2017년 9263억 원 보다 1519억 원이 목표액 대비 833억 원 증가한 금액이다. 2018년부터 지방세도 납세자 권리 보호를 위해 '지방세 납세자 보호관' 제도가 시행됐다. 국세는 1999년부터 납세자보
나이 한살 안창남 충북시인협회 불빛들은 사라지고 새벽공기 서늘한데 일성 메아리 어둠을 가른다. 보도 듣도 못한 새해가 왔다고 동녘이 밝아오고 평지를 내달아 먼 지평선 끝자락 어둠 뚫고 여명이 태양은 새날을 쳐 받들고 떠오른다. 시린 생각들 곤두서고 먹는 나이보다 거꾸로 망각들은 기억의 편린으로 가슴 밑바닥 송글송글 맺힌 추억들 무엇 하나 소중치 않으리 오늘 내 입으로 추억 한 그릇 또 구겨 넣었다.
공직에 들어온 지 석 달이 지났다. 11월 초에 들어와 벌써 해가 바뀌었다. 석 달 동안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일을 했지만, 여전히 미숙하고 모르는 것이 많다. 임용되기 전에 민원인 입장에서 본 공무원과 실제로 경험한 공무원은 완전히 달랐다. 단순하고 쉽다고만 생각했던 업무들이 막상 경험해보니 너무 어렵고 복잡했다. 민원인들에게 비치는 나의 업무는 부동산 실거래 및 검인이었지만, 그것 이외에 실제로 내가 해야 할 일은 훨씬 많았다. 또 업무에 대한 책임이 막중해 내가 책임감 없이 일을 처리한다면 나비효과처럼 큰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 때문에 더 두렵고 나에게 주어진 책임을 어떻게 해야 다 할 수 있을지 고민해봤다. 일을 하면서 첫 고비가 오는 순간이 일한 지 석 달이 됐을 때라고 한다. 석 달 정도가 되면 어느 정도 업무에 익숙해졌다고 자만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흔히 누구나 고비나 매너리즘에 빠지는 때가 오지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초심을 수십 번씩 다짐하다가도 모든 일에 익숙해지면 쉽게 망각하고 거만해지기 쉽기 때문에 초심을 지키기란 어렵다. 그렇기에 어떤 초심을 갖
[충북일보] 남북관계 개선이 심상치 않은 흐름이다. 역사상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했던 국민들의 마음은 어느덧 북한과 미국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의구심으로 변해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중재자론도 어느 정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우리 국민들은 그동안 조금 불편하고 힘들어도 참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북한과 미국 주도의 핵 협상 과정에서 우리가 더 깊숙이 관여하지 못해도 묵묵히 참고 기다렸다. 북한과 미국의 접점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북한은 일관되게 비핵화를 위한 자국 내의 단계적 조치에 따라 미국의 상응조치, 즉 단계적 제재완화를 요구했다. 미국은 일괄타결과 단계적 타결을 놓고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트럼프는 자국 내 정치상황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의 '트위터 정치'를 꼼꼼히 살펴보면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북 핵 협상으로 돌파해 보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문제는 우리다. 우리는 그동안 북한과 미국의 심경을 건들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트럼프의 주한미군 방위비 확대와 FTA 재협정 요구 등에 대해서도 사실상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 우리는 이제 어떤 경우라도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칙을 포기하지
출근과 퇴근 사이, 사람들에게 보여 지는 나와 숨 쉬는 나 사이를 오가며 하루를 보낸다. 오늘은 내일로 허락도 없이 기울어진다. 저녁이 되어서야 나는 마법에서 풀린 신데렐라처럼 숨 쉬는 나로 돌아온다. 검게 시들어 가는 오늘의 팔짱을 끼고 영화관을 향한다. 현 시대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영화 더 와이프(The Wife). 영화를 볼 때도 내가 살고 있는 시대와의 연결고리를 뗄 수가 없는 건, 아직 내 사유의 세계가 시대 안에 갇혀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여주인공 조안은 문학계 성차별의 희생자다. 미 투(MeToo)의 시대가 아니었다면 나는 이 영화를 가족 간의 희생과 사랑에 관한 따듯한 눈길로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나는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영화를 본다. 곳곳에 페미니즘을 녹인 영화다. 조안은 남편 조셉의 작가로서의 성공을 위해 평생을 바친 다. 그녀는 19세기 중반의 사회적 분위기에 눌려 자신의 재능을 포기하고 남편의 그림자로 살기로 결정을 한다. 자신의 숨쉬기를 접고 가족의 숨을 쉬기로 한 것이다. 당시 여성작가에 대한 편견과, 여성의 글은 아무도 안 읽는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를 포기한다. 그리고 남편 조셉의 뒤에
머릿속 가득 온화한 별빛이 드리운다. 눈을 감으면 은하수가 흐르고 따뜻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가까운 이웃들의 친근한 이야기들이 정겹다. 나도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며 어느 작품 속에서는 함께 걷기도 한다. 지난해 12월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는 개관을 기념하여 기획전시실을 선보이고 있다. 5층 기획전시실에서는 크고 작은 일상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특정한 관객의 감상을 위한 예술이 아니며, 서로 부대끼며 사랑하는 우리 이웃들의 소중한 이야기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친숙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 막연히 난해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현대미술과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며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일상에서 삶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도록 이끌며, 우리 존재가 우주를 밝히는 별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해줄 것이라는 이번 전시의 의도를 밝히고 있다. 그런 의도로 전시된 작품을 보면서 일행과 할 이야기가 많아졌다. 바로 내 이야기이며 이웃의 이야기이기에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 이렇게 내 이웃처럼 편안하게 관람을 할 수 있다는 것은 '
[충북일보] 태극기를 꺼내 펴서 게양한 후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훑어보아도 펄럭이는 태극기의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아파트 관리실에서는 어제부터 '태극기 게양을 하라'는 방송과 유인물을 승강기벽에 붙여 놓기도 했건만 관심이 없는 것인가 의아스럽다.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는 대한민국의 상징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날인데 마음이 씁쓸해 진다. 3.1운동 100주년 재현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후 1시 30분 쯤 예총회관에 회원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회원들에게 가슴과 등판에 태극무늬가 그려져 있는 흰색 두루마기와 소형태극기를 나누어 주었다. 그 옷을 입고 태극기를 들고보니 어릴 적에 삼일절만 되면 '나도 유관순 언니처럼 독립운동에 앞장섰을 거라'던 기억이 떠올라 들뜬 기분으로 모충교 동편에 있는 소공원으로 갔다. 그곳에는 흰 옷을 입고 태극기를 손에 든 많은 시민들이 모여 있었다. 한봉수선생께서 1919년 3월 7일 독립만세를 부르짖던 이곳을 오늘부터 '만세 공원'이라는 이름표를 달아 준다고 했다. '소공원'보다는 의미 있는 이름이라 생각된다. 출정식에 이어 무대위에서 만세운동에 앞장섰던 한봉수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이는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법칙이다. 1931년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펴낸 「산업재해 예방 : 과학적 접근」 이라는 책에서 소개된 법칙이다. 요지는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그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하인리히 법칙을 1:29:300 법칙이라고도 부른다. 즉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비율이 작은 사건에서 큰 역순으로 1:29:300 이라는 것이다.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힌 것으로,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 일정기간 동안 여러 번의 경고성 징후와 전조들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다시 말하면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 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사소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이를 면밀히 살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을 시정하면 대형사고나 실패를 방지할 수 있지만, 징후가 있음에
봄의 향연 김경인 문향회회장 살짝 내려놓은 듯 겸손하다가 시샘하며 앞질러 피고 살짝 뒤로 몸 숨기듯 수줍어 있다가 나 여기 있어요! 한자락의 그리움이 아지랑이처럼 피어나고 가녀린 몸짓에 축배를 든다
[충북일보]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대과(大過) 없이 끝났다. 도내 73개(농축협 62개·산림조합 10개·한우협동조합 1개) 조합에서 새 조합장을 뽑았다. 선거 결과 현직 54명 중 무투표 당선을 포함해 38명이 재신임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무려 35명이나 새 인물이 선택을 받은 셈이다. 사실 4년에 한 번씩 올해 두 번째로 실시된 전국 농협조합장 선거를 바라보면서 기대가 있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자치단체장·지방의회 등 거의 1년에 한 번 꼴로 실시되는 선거가 끝나면 각 후보 지지층 간 갈등과 반목이 오랫동안 지속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농협조합장 선거는 전국 동시선거 중 가장 규모가 작은 단위, 즉 마을 선거로 치러지면서 이웃 간, 친구 간 서로를 경멸하고, 한 자리에서 식사조차 하지 않는 등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이런 사례가 6개월 또는 1년 이내에 끝난다면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현장의 상황을 보면 다음 선거까지 무려 4년 내내 비정상적인 인맥관계를 부채질하게 된다. 무엇보다 당선자들은 낙선자들과 함께 조합을 공동 운영하겠다는 강력한 협치(協治)를 솔선수범해야 한다. 낙
애덤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은 소비자의 수요와 생산자의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경제 원리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재화의 가격이 떨어지고,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완전경쟁시장의 가격결정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특수한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시장이다. 부동산시장은 왜 이런 가격결정기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부동산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서 기인된다. 부동산은 공급적 측면에서 보면 계속해서 생산하고 늘려갈 수가 없고(부증성), 자유롭게 이전할 수가 없으며(고정성), 수요적 측면에서 보면 선택할 토지가 한정되어 있고(희소성), 부동산마다 개별적 특성(개별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부동산은 시장에서 자유로운 가격결정기구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되지 못하고 거래가 된다 해도 소수의 공급자와 특정 수요자 사이의 거래로 정보가 감춰지고 잘 공개되지 않아 '정보의 비대칭성'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시장에서 가격결정기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사회적 비용의 발생은 불가피 한 것이다. 불완전한 부동산 시장을 보완하여 사회적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봄 향기가 느껴지는 꽃피는 3월은 개구리. 제비가 돌아오는 동시에 입학식을 시작으로 새로운 학기가 시작이 된 다. 학생들은 새 친구, 새 선생님을 만날 생각에 설레지만 학부형들은 내 아이가 학교폭력에 노출되지 않을까 노심초사 걱정을 많이 하게될 것이다. 여기에서 학교폭력이란 학교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상해, 폭행, 감금, 협박, 등 가해를 함으로써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 유형은 언어폭력, 신체폭행, 사이버, 카톡, 스토킹, 금품갈취, 강제추행, 강제심부름 등등 실로 너무너무 다양하다. 한 예로 2017년.2018년도 9.10월경 부산과 인천 등에서 학생들의 무차별 집단폭행 사건은 학교폭력이 집단적이고, 잔혹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그러나 가해자들은 학생이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거나 특별교육 기관에서 상담치료를 받는 게 고작이다. 정작 사회적 도움이 절실한 피해자에게는 항상 뒷전이며, 현재 우리 사회가 너무 관대한 탓에 학교폭력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이 나오고 있다. 학교폭력으로 피해자들이 느끼는 피해강도가 세졌고, 자존감 상실로 인한 자살 피해 또한 증가하고 있는 추세
위대한 승츠비로 불리던 돈 잘 벌고 잘생긴 빅뱅의 승리가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강남클럽 손님과 종업원의 싸움이 발단되어 경찰과 클럽의 유착, 여성을 성상품으로 사용해가며 돈을 벌었다는 내용, 물뽕과 같은 마약류 유통 의혹이 제기되며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미모의 여성이 방송에 나올 때 여신의 강림이니 뭐니 하는 자막을 보는 것이 익숙한 요즘 방송에서 여성은 이미 상품으로 등장된 것이었다. 남자 게스트들은 과도한 몸짓으로 여성 출연자의 외모를 칭찬하기 바빴고 시청자들은 미모의 여성에게는 당연히 그렇게 대해야 한다는 것을 강요당하고 있었다. 과거 85년전에도 여성에게 가해지던 상품적 대우는 있었고 그러한 대우를 몸소 저항하던 여성이 있었다. "나는 그대들(남성들)의 노리개를 거부하오. 내 몸이 불꽃으로 타올라 한 줌 재가 될지언정, 언젠가 먼 훗날 나의 피와 외침이 이 땅에 뿌려져 우리 후손 여성들은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면서 내 이름을 기억할 것이라." - 1934년 '삼천리'지에 기고한 '이혼 고백서' 중에서 수원에 가면 시청 근처에 나혜석 이름의 거리가 있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거리 이름으로 나혜석
[충북일보] 1997년 11월 21일,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돌입했다. 이 때부터 2001년 8월까지 우리는 4년간 혹독한 IMF 시대를 경험했다. IMF 이전 기업들은 무분별 차입경영에 의존했다. 무모한 선택이었지만 과잉투자를 해야 회사가 버틸 수 있는 구조였다. 당시 경제 불안은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 위기를 초래했다. 이른바 '아시아 금융위기(Asia Financial Crisis)'였다. 외환위기 상황은 단순한 논리로도 해석할 수 있다. 수출이 확대되고 소비가 늘어나면서 돈이 돌고, 일자리를 창출되는 등 정상적인 경제흐름에 반하는 상황이라면 위기로 볼 수 있다. 기업이 투자를 늘리기 위해 무리한 차입에 의존하거나, 아예 투자를 하지 못해 경영을 유지할 상태가 되지 못하면 회사는 부도상태에 직면하게 된다. 채산성을 맞추지 못하는 기업이 크게 늘어난다면, 이는 곧 국가경영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국제통화기금(IMF) 연례 협의단이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이 중·단기적으로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이례적인 경고를 했다고 한다. 잠재적 성장률이 감소하면서 양극화와 소득 불균형이 우려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내총생산
봄비 이임선 충북시인협회 조갈 난 대지는 생명수인 양 단비를 들이킨다 천둥소리에 하늘 한 자락 무너지고 번개의 요동으로 지축이 흔들린다 이에, 겨울잠에서 눈 뜨지 못한 개구리는 움찔하며 눈을 뜬다 내 영혼 속에서도 뭔지 모를 그 무엇이 꿈틀댄다 겨우내 어둠 속 터널을 헤매였는데 묵언으로 삼킨 눈물이 울컥 울컥 하늘에서 솟는다 대지는 생명의 용트림으로 산고를 치르고 내 가슴엔 빗물이 출렁인다 정녕 봄은 가슴으로 대지로 비가 되어 몸부림 치는가
[충북일보] 사람을 '만물의 영장(靈長)'이라고 하는 것은 동물보다 좋은 머리로 자연을 이용할 줄 알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고속도로를 만들어 이동이 편리해졌고, 고층건물을 지어 좁은 공간에서도 많은 사람이 살 수 있게 됐다. 특히 생명의 근원인 물을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후나 지형적으로 볼 때 지상의 물을 자연 상태로 이용하기에는 불리한 나라다. 연간 강수량의 50% 이상이 여름철에 집중된다. 산지가 국토 면적의 63%나 되다 보니 강이나 하천의 경사도 심하다. 이로 인해 홍수 때 물난리가 나는 반면 가뭄이 들면 물이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돼 왔다. 이에 조상들은 농사용으로 쓰기 위해 흙이나 자갈로 저수지와 보(洑)를 만들었다. 그러나 토목공학 기술을 동원해 콘크리트로 건설한 선진국의 대규모 댐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초라했다. 다행히 1970년대 이후 우리도 팔당·대청과 같은 현대식 다목적댐을 건설했다. 그 결과 사계절 가정에서 수돗물로 밥을 짓고 집에서 목욕을 하는 등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4대강 16개 보는 물을 저축하고 경관을 향상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오리나무는 오리목(五里木)이라 해 옛사람들의 거리 표시 나무로 알려져 왔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 나무를 길가에 이정표 삼아 5리(五里)마다 심었던 데서 오리나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는 속설이 전해오고 있지만 사실은 중국의 기록에도 나오는 '유리목(楡理木)'에서 '오리목'으로 변이된 것이라 추정된다. 오리나무는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나막신, 지게 작대기, 농기구의 자루 등 생활에 쓰이는 각종 도구를 만들고 염매제에 따라 여러 가지 색깔의 염료로 쓰이며 귀한 약재로도 활용되는 등 옛사람들의 생활에 너무나 많이 활용되는 나무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오리목은 우리 주변에 아주 흔한 나무이고 누구나 잘 아는 나무였을 것이다. 동해안의 삼척, 속초 등 갯가 사람들은 용왕에게 제사지낼 때 오리나무로 성목(姓木)을 깎아 바쳤는데, 바다를 여신으로 봤기 때문에 심한 바람으로 거친 파도를 만들어 배의 운항을 어렵게 하고 목숨까지 위협하는 앙칼진 여신을 달래는 것은 남자의 성기와 똑같은 신목(腎木)을 깎아 바다에 넣어 파도를 잠재울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에 가면 해신당 공원이 있는데 눈길이 닿는 곳마다 남근조각을 세워 놓아 지나가는 관광객들의
아파트 재활용함에 또 버려진 가구들이 가득하다. 오늘은 책장 1개와 책꽂이 2개, 콘솔 1개가 나와 있다. 다들 멀쩡해 보인다. 아직 쓰임새가 남아 있건만 왜 저리도 잘들 버리고 가는지 안타깝다. 인근에 새로운 아파트 입주가 시작될 때마다 아파트 내 재활용함에는 집집이 버리고 간 물건들로 가득하다. 며칠 전에는 한 집에서 온갖 살림을 산더미처럼 버리고 가서 온 동네 사람들이 그거 봤냐며 수군거리기도 했다. 버리는 이유도 다양하다. 고장 나서, 작아져서, 싫증나서, 유행에 맞지 않아서 등 가지가지다. 새 집의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는 것도 이유가 된다. 내 경험에 비춰 볼 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10년 이상 더 사용할 수도 있다. 작아지거나 싫증난 것은 친구나 동료와 나누면 된다. 새 집의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면 페인트를 새로 칠하거나 천을 갈아주면 새로운 물건이 된다. 10년 전 갑자기 이사를 하게 됐다. 오래된 가구들을 그대로 가지고 이사했다. 새로 구입한 물건이라곤 낡아서 헤진 침구류뿐이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도 이유지만 아직 멀쩡한 물건들을 버릴 수가 없었다. 새 집의 분위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주황색 가죽소파와 여기 저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