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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자

수필가

[충북일보] 태극기를 꺼내 펴서 게양한 후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훑어보아도 펄럭이는 태극기의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아파트 관리실에서는 어제부터 '태극기 게양을 하라'는 방송과 유인물을 승강기벽에 붙여 놓기도 했건만 관심이 없는 것인가 의아스럽다.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는 대한민국의 상징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날인데 마음이 씁쓸해 진다.

3.1운동 100주년 재현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후 1시 30분 쯤 예총회관에 회원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회원들에게 가슴과 등판에 태극무늬가 그려져 있는 흰색 두루마기와 소형태극기를 나누어 주었다. 그 옷을 입고 태극기를 들고보니 어릴 적에 삼일절만 되면 '나도 유관순 언니처럼 독립운동에 앞장섰을 거라'던 기억이 떠올라 들뜬 기분으로 모충교 동편에 있는 소공원으로 갔다. 그곳에는 흰 옷을 입고 태극기를 손에 든 많은 시민들이 모여 있었다.

한봉수선생께서 1919년 3월 7일 독립만세를 부르짖던 이곳을 오늘부터 '만세 공원'이라는 이름표를 달아 준다고 했다. '소공원'보다는 의미 있는 이름이라 생각된다. 출정식에 이어 무대위에서 만세운동에 앞장섰던 한봉수선생의 행적을 그린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그것을 감상하며 나라사랑의 마음을 새롭게 다지는 그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국민의례와 만세삼창으로 대한독립만세, 평화통일만세, 청주시민만세를 힘차게 소리높여 외쳤다. 참석한 시민들이 애국 열사처럼 보이고 이곳 만세공원이 유관순 언니가 독립만세를 부르던 아우내장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정선언을 한 후 가두행진을 하기 위해 출발했다. 가구점골목을 지나 성안길로 가는 도중 만세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누군가가 힘차게 선창하면 태극기를 흔들며 목청 높여 만세! 만세! 만세를 외치는 소리가 이어졌다. 미처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우리의 만세소리에 박수로 동참해 주었다. 성안길 광장에 '3.1운동⦁대한민국 100주년 기념 만세행진 시민대회'라고 쓴 현수막이 설치된 무대 앞에 섰다. 옆을 둘러보니 일본여인도 나와 같은 옷을 입고 우리 대열에 서서 만세를 불렀다. 그는 전부터 알았던 사이였기에 그와 반갑게 손을 맞잡고 서로 웃었다. 이땅에 귀화하여 뿌리를 내리고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열심히 사는 그다. 역사의 진실을 알고 만세운동재현행사에 참여해준 그가 참 고맙다.

식전 공연으로 만세시위 재현극을 한 후 기념식이 시작되었다. 국민의례에 이어 각계각층의 시민대표들이 독립선언서를 이어가며 낭독하는 것을 엄숙한 마음으로 들었다. 100년 전 오늘 33명의 민족대표가 태화관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후 일본 경찰에 끌려가 온갖 고문을 당했다. 수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은 탑골공원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 후 총칼도 두려워하지 않고 피맺힌 울부짖음과 애타는 절규를 토하며 만세운동에 앞장섰다. 기미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4월까지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우후죽순처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태극기를 들고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조선독립만세를 이어갔다. 독립운동을 앞장서서한 분들뿐만아니라 알게 모르게 독립운동 자금을 대 준다든가 뒷바라지 해 준 분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은 잔인무도한 일경의 총칼 앞에 무참히 죽었고 또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갔다. 곳곳에 가리워진 증거물과 고증자료를 통해 관련역사를 다소나마 알게 되었다. 미처 몰랐던 일들을 요즈음 방송사의 특집방송을 보면서 3.1운동의 진실을 알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내 어설픈 지식이 한없이 부끄럽기만 하다. 오늘 3.1절 행사에 참석한 일은 나에게 매우 소중한 선물이다.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라는 단재 신채호선생의 말씀이 떠오른다. 갖은 핍박과 굴욕의 설움도 물리치고 비폭력으로 대항한 의로운 독립투사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 잘 살고 있다. 일제의 조선민족 말살정책에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꼼짝없이 사라지는 민족이 되었을 것 같다. 독립투사들의 나라사랑하는 불굴의 정신 이것이 곧 우리 민족의 정신이 아닌가. 그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국경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도 나라사랑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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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김동연 경기지사는 "'당당한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기울어진 경선 룰을 확정했지만 국민과 당원만 바라보고 당당히 경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아닌 '어대국'(어차피 대통령은 국민)을 강조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국회·입법·사법부를 세종·충청으로 이전하고 대통령 임기 단축의 지방분권형 개헌과 50조 슈퍼 추경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야 한다고도 했다. ◇6·3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지금 국민들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경제'와 '통합'이라고 생각한다. 민생경제의 위기에 더해 정치권에서 촉발된 분열과 적대의 골은 점차 깊어지고 있다. 내란과 탄핵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을 해소하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이념에 휘둘리지 않는 정책과 확고한 비전, 실행력으로 경제위기 속에서 중심을 잡고 재도약을 이룰 리더십이 절실하다.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필수다. 다음 대통령은 임기 단축이라는 희생을 결단하고, 동시에 일관된 비전과 정책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해 국민통합의 마중물이 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문을 열어야 한다." ◇김동연 후보의 강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