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조선시대 장수이자 왜군과 전투마다 큰 공을 세운 위인이다. 끝없이 들이닥치는 적군에 굴하지 않았던 이순신 장군. 이순신 장군은 권력 앞에도 굴하지 않고 청렴함과 강직함을 지킨 것으로 유명하다. 이순신 장군의 청렴함을 엿볼 수 있는 '이순신 장군과 오동나무'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순신 장군이 '만호'(지방의 진에서 군사를 통솔하는 종4품의 벼슬)라는 벼슬에 있을 때 전라좌수사 성박의 심부름꾼이 이순신 장군을 찾아온다. 성박의 심부름꾼은 "좌수사 성박께서 이곳 발포 진영 뜰에 있는 오동나무를 베어오라고 하십니다"라고 하자 이순신 장군은 "무엇에 쓰신다고 하더냐"라고 묻는다. 심부름꾼은 "예, 거문고를 만드는데 쓰신다고 하더이다. 좌수사께서는 풍류를 즐기시니까요"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들은 이순신 장군은 나라가 위급한 시기에 전함을 만들어도 모자랄 판에 풍류를 즐기기 위한 거문고를 만들려고 오동나무를 베어오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해 "뜰의 오동나무도 나라 것이니 함부로 베어 쓸 수 없다. 하물며 전함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거문고를 만드는 것은 가당치 않다"고 하자 심부름꾼은 얼굴이 하얘져서…
얼마 전 고향인 할머니 한분이 오랜만에 전화를 해왔다. 할머니 말씀이 어떤 사람이 찾아와서 집에 불편한 곳이 없냐고 불편한 곳이 있다면 고쳐주려고 온 거라고 했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대충 말하고 어째야 하는지 물어보려고 전화한 것이라고 하셨다. 그 분은 기초생활수급자이고 필자가 어렸을 때부터 잘 알고 가깝게 지내는 이웃 할머니인데 갑자기 처음 있는 일이라 무엇을 어떻게 하는 건지 몰라서, 그리고 정말 고쳐주는 거라면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답답하여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일단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그러한 제도가 있는지 그리고 있다면 어느 기관에서 시행하는지 할머니 말만 가지고는 알 수가 없어서 알아보고 연락드리겠다고 안심을 시키고 통화를 마쳤다. 업무 중에 고향에 갈 수는 없고 우선 우리 충북에도 그러한 사업이 있는지 여기저기 알아보았다. 내용은 정부의 정책사업 중의 하나로 정부 예산지원 하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집행을 위임받아 전국 시·군·구 저소득층에 주거상태가 불량하지만 자체 수리가 어려운 가구에 수리 지원을 해주는 선진국 다운 주택보수지원 제도였다. 정부의 예산을 담당공무원이 따내려 애를 쓰고 예산을 따오고 나면 1년 동안
각종 잡지나 신문 또는 벽광고를 비롯해 방송매체마다 화장품 광고가 주를 이룬다. 어느 광고문에 '아무도 알려지지 않았던 아름다움에 대한 아주 오래된 새로운 이야기' 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누구나 젊어 보이고 싶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본능이다. 애초에 화장은 신체보호와 종교적인 의식과 사회적 지위나 신분의 차이를 나타내려고 몸을 가꾸었다고 한다. 이렇게 외모를 꾸미고 치장하기 위해 화장을 하였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다보니 화장술이 발달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1920-30년대 백신애 작가가 중국의 청도를 여행 하면서 쓴 글에 이런 말이 있다. '두 눈이 혼돈스러웠다. 양녀는 물론 중국 여인까지 머리를 파마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의복의 찬란함과 체격의 훌륭함이며 여인의 곡선미가 시골뜨기 나에게는 구경거리였다. 길가 쇼윈도에 비치는 내 모양이 나 스스로 부끄러운 듯 하여 화장하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다'는 말이 있다. '화장하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다'는 표현으로 보아 이미 그 시대에 화장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던 모양이다. 하기사 신라시대에도 화랑도들이 화장을 했다는 기록이 있듯이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들도 화장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노래를 듣고 깜짝 놀랐다. 더구나 앉은자리에서 일어나 덩실덩실 양팔을 벌려 어깨춤을 추며 부르는 아리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잠시였지만 뜻밖에 벌어진 너무도 반가운 상황이었다. 순간 교실이 웃음바다가 되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아리랑과 어깨춤으로 우리가 모두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 한국어학급반에서는 쉬는 시간에 어렵지 아름다운 기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학생들이 기타 치는 것을 좋아해 서로 가르쳐주며 배우는데, 그 모습이 따뜻하고 정겨워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가끔 기타 연주와 노래도 들을 수가 있다. 오늘은 그 분위기에 이어서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내가 노래 한 곡을 주문했다. 러시아 노래를 기대했는데, 느닷없이 아리랑 노래와 춤사위까지 연출이 되는 바람에 놀랍지만 횡재한 셈이다. 한국어학급반에는 국적이 다른 중학생들이 모여 함께 공부를 하고 있다. 어쩌면 공통점보다 다소 다른 점이 더 많을 수도 있는 공간이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통하여 그리고 교과 수업에 참여하면서 서로 소통하게 된다. 좀 어설픈가 하면 뭔가 부족할 때가 있고 반면에 풍성하여 서로 흡족함을 느낄 때
비의 칼날이 허공을 긋는다. 허공이 수많은 세로 조각으로 분할된다. 허공을 쪼개며 혹은 합치며 울고 있는 빗소리를 귀에 담는다. 창밖에 눈을 던져 운동장을 포획한다. 왕도 비를 보고 있는 걸까. 세종대왕 동상이 먼 하늘에 굳은 표정을 걸고 있다. 한 손은 하늘을 향해 책을 펼쳐 들고, 한 손은 땅을 쓰다듬듯 아래를 향해 펼친 채. 조회대 위에도 축구 골대 위에도 삼삼오오 걸어가는 아이들의 우산 위에도 비가 꽂힌다. 느티나무에 숨어 있던 까치는 빗줄기를 온몸으로 꺾으며 잎이 무성한 목련 가지 속으로 숨어든다. 빗소리가 날개도 없이 귓속으로 날아든다. 그날 내리던 빗소리가 기억의 배를 타고 시간을 거슬러 내 머릿속에 정박한다. 그날도 오늘처럼 비가 세차게 내렸었다. 비를 맞으며 윤동주 생가에 갔었다. 신을 벗고 방안으로 들어섰다. 한 평도 안 돼 보이는 방이었다. 초라한 화환이 선 채로 바짝 말라 있었다. 그 옆 흑백 사진 속의 동주가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영정사진을 향해 절을 했다. 생각보다 작은 생가의 모습에 뾰족한 꼬챙이로 가슴이 쿡쿡 찔리는 것 같았다. 누구를 탓하랴. 우리가 힘없는 민족으로 산 결과인 것을. 나와 우리 민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충북일보]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동안 한 물 간 유행처럼 취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비로소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으로 주창됐다. 불과 3년 전이다. 그런데 정작 변화의 물결은 이제 막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컴퓨터와 인공지능의 협업으로 센서와 네트워크, 로봇, 합성생물학,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연산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되고 있는 이들의 융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동시에 인류의 삶을 마법처럼 바꿀 것이란 기대도 점점 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은 모든 사물이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초연결이다. 기계와 생산설비, 창고 및 물류 시스템 등이 통합돼 인공지능으로 정밀하게 제어된다. 생산은 가상 물리 시스템이 주도하게 된다. 이러한 특성 아래서 세계 경제는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플랫폼 비즈니스와 공유 경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는 지구 반대편 창업회사가 하루아침에 전통기업을 망하게 할 수도 있다. 전 세계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아니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대한민국도 세계의 흐름에 맞춰 변화를 꾀
아버지의 신발 수암 오영임 충북시인협회 촉촉한 안개꽃 소곤소곤 새벽을 여는 유월 탱글탱글 달콤한 오디가 그리워 발걸음 재촉한 밭둑에 누가 벗어놓았나 무겁게 허물어진 저 신발 한발 두발 다가서자 화들짝 쿵 번개치는 내 가슴 속에 도둑처럼 자라던 철부지의 혹이 양심의 총에 맞아 무너진다 뽕나무에 올라 후드득후드득 누에 밥을 따느라 삼매경에 내 기척도 모르시고 홀로 이슬에 흠뻑 젖은 내 아버지 초췌한 모습은 네가 그 자리 나무로 선 지금도 옷소매가 젖어 든다. 그날 천만근 쏟아지는 불효는 강물로 흐르고 흘러 유월이 오면 검붉은 오디로 흐느끼고 실록으로 풍요로운 시절이건만 큰 정자나무 그늘이 몹시 그립다
늦은 밤길을 운전하고 오면서 자꾸만 라디오에 손이 간다. 음악회의 여운이 남아서인지 귀전에 노랫소리가 테이프의 재생버튼을 누른 것처럼 반복해 아른거린다. 아름답고 신나는 연주를 듣고 왔는데 자꾸만 눈물이 나는 것은 왜일까. 슬플 때도 기쁠 때도 주책없이 눈물이 흐르니 나도 늙고 있는가보다. 예전엔 노구의 외로움을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지팡이에 의지해서 자신의 발로 걷는 것이 아니라 발이 끌려가는 고통을 이해해 본 적도 없었다. 멋지게 늙어야한다는 말을 쉽게도 했었다. 누군들 멋들어지게 늙고 싶지 않겠는가. 빈곤이 허리를 휘어잡고, 비틀거리는 건강이 발길을 잡는 노경의 허무. 화려한 봄날을 기억하고 싶은데 어느새 인생의 계절은 겨울 강을 건너고 있는 것이다. 자고나면 변하는 세상의 걸음을 따라잡지 못하고 주춤주춤 방향을 잃은 노인들을 보며 나도 멀지않았음을 느낀다. 색소폰 앙상블 연주회에 다녀오는 길이다. 오랜만에 그동안 비어있었던 예술의 감성을 채운 것 같아 기쁘기도 했지만 아름다운 늙음을 본 것이 더 큰 감동이었다. 나이 지긋하신 회원들이 색소폰을 배운다고 하기에 기력이 딸려 제대로 할 수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안타까웠었다. 가족음악회라는
충주는 우륵문화제를 통하여 5대 명현이며 역사인물 5인인 우륵, 강수, 김생,, 신립, 임경업 등의 제를 지내며 그 들의 공적을 재조명 하며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데 노력을 해왔다. 그런데 며칠전 열린 우륵문화제 발전방안 포럼 및 시민토론회에서(필자는 일정상 참석을 못했지만) 고려시대에 몽고침략군에 맞서서 두 번의 승리를 이끈 김윤후 장군과 조선시대에 충무공의 시호를 받은 이수일장군도 명현으로 함께 모셔야 한다는 의견들이 집중 되었던 것 같다. 김윤후장군과 항몽전사 추모제는 그동안 충주라이온스클럽에서 처음으로 시작하고 충청일보 충주지사에서 이어서 해 오다가 충주신문사에서 십수년을 해오고 있어서 많이 시민들에게 부각이 되어 있는 상태이지만 이수일장군의 재조명 행사는 많이 열리지 않아서 크게 부각이 되어 있지는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이수일장군을 재조명 하는 학술세미나를 통하여 밝혀진 그의 공적을 보면 당연히 충주의 명현으로 모실 자격이 차고도 넘친다는 사실이다. 이수일 장군은 1583년 9월 무과에 급제하여 이듬해 훈련원봉사로 벼슬을 시작했다. 이후 1590년 선전관을 거쳐 1597년(선조 24년) 장기 현감이 되었고 장기현감 재직시인 1592
며칠 전 20세 이하 태극전사들이 폴란드에서 사상 첫 월드컵축 구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성인 대표팀도 이루지 못한 결과를 이끌어낸 한국 축구 미래의 주역들에게 매 경기 우리는 TV 앞에서 응원을 보내며 환호하고 기뻐했다. 특히 전후반 90분을 뛰고도 승부를 결정짓지 못해 연장전을 소화하는 동안 탈진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쓰러져 누웠을 때, 주위 동료 선수들이 달려가 그들의 뭉친 종아리 근육을 스트레칭으로 풀어주던 모습을 목격했을 것이다. 종아리에 쥐가 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 몸 특정 부위의 골격근이 수 초 에서 수 분 동안 불수의적으로 수축하여 원활한 관절 운동을 방해하고 근육 통증을 유발하는 골격근 경련을 주변에서 흔히 '쥐'라고 표현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나타나 우리 근육에 불편함을 남기고 사라지는 얄미운 쥐, 왜 생기고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을까· 먼저 정상적인 근육 수축의 과정을 살펴보자. 우리 뇌는 특정 관절을 움직이고자 해당 근육을 수축시키라는 명령을 만들어 그 근육에 보내게 되는데, 뇌에서 만들어진 전기신호를 척수와 말초신경을 통해 전달한다. 전기신호가 신경을 통해 근섬유에 도달하게 되면 자신의 세포 속에 가지고 있던…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공직에 입문한 지 어느덧 150일이 지났다. 면접 이후 처음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고 선배 주무관을 따라 쭈뼛쭈뼛 행정복지센터에 들어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 발령을 받고 앞으로 민원업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들었을 때 걱정부터 앞섰다. 그때까지만 해도 행정복지센터를 기껏해야 등본이나 초본을 뗄 때만 방문해봤기 때문이다. 물론 등본과 초본이 무슨 차이인지도,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첫 출근 날, 수첩과 펜을 들고 민원인이 올 때마다 선배 주무관들을 따라다니며 뭔지도 모르고 일단 수첩에 적어댔다. 그러나 하루를 마감하며 오늘 무엇을 배웠나 보기 위해 다시 수첩을 펼쳐보면 이걸 왜 적었는지 몰라 다음날 다시 물어보기 일쑤였다. 아침에 출근하면 왜 이렇게 로그인해야 하는 사이트는 많고 꺼내놔야 하는 물건들은 왜 이렇게 많은 건지. 행정복지센터에서 발급할 수 있는 증명서의 종류도 내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이제 끝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쯤이면 계속 새로운 증명서의 종류를 접하게 됐다. 게다가 나에게는 다 생소한 이름들이어서 민원인들이 이 내용이 무엇이냐고 물어봐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다른 분께 물어보곤 했다.
[충북일보] 지방의회의 오랜 염원인 인사권 독립 문제가 풀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광역의회 의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하는 '지방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 교육훈련법' 일부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개정안에 따르면 시·도의회 소속 공무원의 채용·관리·교육훈련 등 인사 전반을 시·도의회 의장이 관할하게 된다. 전체적으로는 지자체 인사 운영의 자율성이 확대된다. 현재는 지방의회 의장의 추천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 소속 공무원을 임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안이 확정되면 시·도의회 의장이 직접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소속 공무원의 채용, 보직관리, 교육훈련에 이르기까지 인사 전 단계를 관할할 수 있다. 그동안 지방의회의 현실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지방자치가 이뤄졌다고 해도 무늬만 지방자치였다. 집행부가 '갑'이고 의회는 '을'인 격으로 운영돼 왔다. 지방의회가 해당 지자체에 종속된 거나 다름없었다. 그 이유는 비교적 간단하다. 지방의원들을 뒷받침 할 사무처 직원에 대한 인사권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폐단은 하루라도 빨리 고쳐 사라지게 해야 한다. 그래야 동상이몽의 비효율을 막을 수 있다. 이제 지방의회도 집
서리꽃 사랑 수연 김성순 충북시인협회 그 겨울 새벽 창가에 서서 먼 산 바라본다 밤새 찬바람 맞으며 나목은 하얀 꽃 피우느라 꽁꽁 얼었다 눈 시리도록 아름다운 서리꽃 가난한 이가 기다리는 햇살 온 누리에 퍼지면 서리꽃 눈물 되어 사라진다 나는 서리꽃 당신은 햇살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리에서 가덕을 지나 시원하게 뻗은 4차선 도로를 달리다 보면 두산리에서 큰 고개를 넘어 문의와 청주로 갈라지는 삼거리 길이 나타난다. 도로의 오른 쪽에 나지막한 산을 배경으로 남향으로 들어선 아늑한 마을이 있으니 이름도 고운 고은리란다. 고은리는 본래 청주군 남일상면(南一上面)의 지역으로서 '고분터, 고원티(高院峙)'라 불리어 왔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관기리(館基里), 임의리(林義里), 유관리(柳串里), 진목리(眞木里), 쌍수리(雙樹里) 일부와 남일하면(南一下面)의 관기리(館基里) 일부를 병합하여 고은리(高隱里)라 하여 남일면에 편입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고은리(高隱里)라는 지명은 '고분터, 고원티(高院峙)'라는 원래의 자연지명에서 음차에 의하여 한자로 미화하여 표기된 것임을 알 수가 있는데 그 음이 '곱다'의 활용형인 '고운'과 유사하여 아름다운 이미지를 연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고분터'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에서 생겨난 것일까· 이름에서 떠오르는 의미로만 보면 '옛무덤이 있는 터'라는 의미의 한자 '고분(古墳)터'로 볼 수 있겠지만 주변에서 '고분(古墳)'을 의미하는 자연 지명은 찾을 수가 없다. 지
'나는 날 마다 세 번 내 몸을 살피는데, 하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하는데 있어 정성스럽게 했는가, 벗과 사귀는데 믿음을 잃지 않았나, 스승의 가르침을 익히지 않았는가를 반문했다' 삼성오신(三省吾身)은 논어에 나오는 증자의 말이다. 모름지기 선비는 하루에 세 번 스스로 반성하여 잘못을 고치라는 뜻이다. 그러나 사람이 살면서 매일 세 번씩 자신을 반성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임금은 대간들의 말을 경청함으로써 스스로 국정을 반성하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조선 성종과 손순효를 고사를 보면 임금의 활짝 열린 귀를 짐작할 수 있다. 어느 날 성종은 손순효를 포상하면서 다음과 같이 유시한다. -대간(臺諫)은 나의 눈과 귀이다. 내가 즉위한 이래 이들이 누차 글을 올려, 현재의 폐단을 빠짐없이 아뢰어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었다. 이들은 남의 눈치나 보며 제 한 몸 보전하려 드는 무리가 아니기에 내가 무척 높이 평가한다. 집의(執義) 손순효(孫舜孝) 등에게 상으로 특별히 자급을 한 단계 높여주도록 하라. 손순효는 성종에게 어떤 간언을 했을까. 그 것은 진심어린 비판이었다. 임금의 아들 연산군이 장래 폭군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안 손순효는 술이 취해…
삑~~띠리띠리~삐~~~슥, 스르륵, 스르륵 한 시간마다 들려오는 이 요상한 소리는 5학년 오선생님이 교장실에 갖다놓은 부화기에서 나는 소리이다. 37℃ D-13, 앞으로 13일 후면 달걀이 병아리가 된다는 표시다. 실과시간 병아리를 키우기로 했다며 상시전원이 있는 교장실에 부화기를 놓겠다길래 흔쾌히 허락했다. 며칠 후 손전등으로 달걀 속을 비췄을 때 아이들과 신기해하며 와~ 탄성을 내뱉었다. 실그물 같은 까만 생명체가 그 속에 있었다. D-3, 오전에 특수 김선생님이 "어머, 달걀에 금이 갔어요." 했지만 아직 3일이나 남았으니 이제 시작인가 보다 했다. 퇴근 무렵, 밤톨이가 숨을 쉬는지 깃털을 들쑥날쑥 하며 알껍질 속에서 삑삑~삑삑~~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혹시나 밤에 깨어나면 어떡하지· 공간이 엄청 좁은데 나머지 달걀을 깨뜨리면· 숨이 막히는 건 아닐까· 덥지는 않을까· 전문가 오선생님에게 인터폰을 하니 받지 않았고 전화기도 꺼져 있었다. 다급히 창밖을 보니 운동장에 계셨다. "얘들 깨어나면 어떻게 해요·" 큰 소리로 물으니 경험자는 걱정할 것 없다며 유유히 퇴근했다. 별밤독서교실이 열리는 날이라 담당 이선생님에
[충북일보] 세종시청 앞에 설치된 박근혜 전 대통령 친필 휘호 표지석이 백주대낮에 한 20대 청년에 의해 붉은페인트 칠 세례를 받았다. 청년은 '세종시민께 올리는 글'을 통해 "촛불혁명으로 국민에게 탄핵을 당해 쫓겨난 사람의 친필 표지석을 마치 세종시 상징처럼 당당하게 세워두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종시에서 이 표지석을 철거하는 게 바로 정의실현"이라며 "표지석을 박근혜 정권의 적폐 상징으로 규정하고 그 흔적을 지우기 위한 퍼포먼스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세종시는 시민 세금 500여만 원을 들여 표지석을 복구했다. 지난 2016년 11월에는 이 표지석이 세종시 어진동 대통령기록관 앞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의 또 다른 표지석과 함께 일부 시민단체 회원 등에 의해 각종 낙서가 적힌 포스트잇 종이로 도배질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이명박 정부 때 건설된 뒤 박근혜 정부에서 멀쩡하던 세종보와 공주보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 보(洑)로서의 기능을 상실당한 채 수난을 겪고 있다. 일부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의 응원을 받는 환경부가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 데 이어 철거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네덜란드 철학자 스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직업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형태도 다양하다. 하지만 직업이라고 부른다고 해 다 같은 직업도 아닐 것이다. 개중에는 직업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것들도 있기 마련이고 실정법에서는 불법 또는 비합법적 직종으로 분류해 심지어 단속 정비의 대상이 되는 것들도 존재한다. 그중 대표적인 하나가 '노점상'이 아닐까 한다. 노점상 단속은 나의 업무이기도 하다. 현재 필자가 속한 청주시 상당구의 경우 직접 확인된 고정 노점상의 숫자만 해도 대략 140여 개에 달하며 고정적으로 영업행위를 지속하는 노점상이 아닌 지역을 옮겨 다니며 장사하는 이동식 노점의 경우까지 합한다면 이 숫자를 가볍게 초과할 것이다. 이로 인해 단속 건수 및 과태료 부과 건수 또한 다른 구에 비해 적어도 2배가 넘을 정도로 압도적인 수치를 자랑하고 있으며 민원 제기 건수 또한 많다. 더구나 단순한 수치를 넘어서 이로 인해 올해 1월 업무를 맡은 이후 지난달까지 시청 감사실에서 전화도 참 많이 받고 사유서 작성하느라 진땀을 뺀 기억이 있다. 겉보기엔 그냥 단속하고 과태료 부과하고 철거 명령만 하면 되는 단순한 업무로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는…
[충북일보] 충북도교육청의 언론제보자 색출 파문으로 '공익신고' '공익제보'가 화두로 떠올랐다. 공익신고는 2011년 9월30일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시행되면서 활발해졌다. 국민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 이익과 공정한 경쟁 등의 침해 행위 및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신고, 제보, 수사 단서를 공익신고기관에 신고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284개 법률 위반행위가 공익신고 대상에 해당된다. 공익신고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지역 사회를 만든다. 하지만 공익신고자 비밀이 보장될 때 힘이 배가된다. 도교육청의 언론제보자 색출 파문은 도민들의 눈총을 받은 사건이다. 물론 경찰이 '각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해 수사는 일단락 됐다. 수사를 해도 범죄를 입증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수사로 얻을 공공의 이익이 없거나 극히 적은 점 등이 각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기자협회는 도교육청의 언론제보자 색출 수사의뢰를 규탄했다.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언론 제보자 색출을 위해 경찰 수사를 의뢰한 도교육청의 행위는 언론자유 침해 행위"라고 규정했다. "도교육청의 고발에는 조직내부 제보와 언론의 비판보도를 차단하려는 목적
풍경 최종진 전 충주문인협회장 아슴아슴 다가온 당신의 쬐만 손길 위로 따사함이 흐릅니다. 사발꽃처럼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꿈들이 좁은 공간에 가득하면 솜털이 보송보송한 젊은이들의 웃음소리가 싱그럽기만 하고 끝간 데 모를 그리움처럼 벅찬 우리 만남의 설레임 작은 떨림. 그대 언제이고 작은 화톳불 되어 어둔 내 생의 골목을 밝혀 주신다면 가난한 두 손 모아 결곱게 지핀 사랑의 뜻을 하냥 보듬고 다독이겠습니다.
우리 부부는 대전 현충원을 찾았다. 친구의 비문을 말없이 쓰다듬던 남편은 퀭한 눈을 허공에 둔 채 넋이 나간 듯하다. 반백의 머리 위로 햇살이 쏟아졌다. "제수씨 접니다." 전화선을 타고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항상 쾌활했다. 그는 친구들 간의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분위기 메이커였고 귀찮은 연락은 도맡아 하는 전령이었다. 보훈병원을 제집처럼 드나들면서도 고통이란 친구가 하나 더 생겼다고 허허 웃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촌뜨기 남편이 서울로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처음으로 사귄 친구가 이 친구란다. 객지 생활이 외롭고 배가 고프면 "어머니 밥 좀 주세요." 하며 대문을 밀치고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친구 집이었다고 한다. 피붙이 못지않게 흉허물이 없는 사이였다. 둘은 비슷한 시기에 군에 갔고 월남파병부대에 소속되었다. 훈련 막바지에 다친 남편은 대열에서 제외되고 그 친구는 '맹호부대' 용사가 되어 전선에 투입되었다고 한다. 그는 그 전쟁에서 총상을 입었고 그것으로도 모자라서 화염방사기의 화염을 안듯이 맞았다고 한다. 상처를 안고 평생토록 국가유공자로 살아가는 친구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남편의 심정은 얼마나 민망하고 괴로웠을까. 독신을 주장하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은 좁다. 좁디좁은 문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살길이 열린다. 그것은 중국을 따돌리고 일본을 추월해야만 하는 길이다. 우리가 중국에게 추월당하면 삼류국가로 전락하는 것이고, 일본을 추월하면 초일류국가로 발전하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경우도 불가능해 보인다는 사실이다. 일본을 추월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미래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이 일본을 제친 적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자신감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마음만 단단히 먹고 국력을 결집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도 있다. 우리의 정치체제로는 사실상 국력을 결집할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일본을 추월하지는 못하더라도 반드시 고수해야할 선(線)이 있다. 그게 바로 중국에 추월당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중국에 추월당하면 경제적으로 낙후하는 것만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세계각지에서 연일 벌어지는 경제전쟁에서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문제는 정치적으로 예속 당한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예속은 무엇인가· 병자호란 때 삼전도 치욕을 생각하면 된다. 조선 국왕이 청나라 태종에게 엎드려 33번 절을 하는 치욕을 또 당하
'풀(Fool)'은 어리석은 사람 혹은 어이없는 사람으로 번역되는데, 여기에 'Proof'를 더해 재밌는 용어가 만들어진다. 'Fool Proof'는 공장 등 산업계에서 기계의 위험성 등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어떤 조작을 실수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라는 산업안전 용어다. 한 예로 ATM 기기에서 카드를 뽑아야만 돈이 나오도록 하는 것은 실수를 하더라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함이다. 또한 이러한 예방 시스템으로 때로는 불편할 수 있지만 요사이 인터넷상으로 대금 결제 등에 보안이 철저하게 운영되는 것과 같은 원리임을 볼 수 있다. 의도적으로 '불편하게 만들' 목적은 아니지만 품질 문제나 안전 등이 사전에 지켜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으로 고장이나 품질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수 방지를 위해 불편함을 의도적으로 줘 기업의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이런 방법은 금융권에서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업무에서는 민원인들의 요구가 늘 순수하고 합법적인 것만 있지 않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부정한 요구가 법을 정말 모르기 때문이라면 법에 정해져 있는 사항임을 알려드리면 되지만,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
[충북일보] 보편(普遍)의 사전적 의미는 '모든 것에 공통되거나 들어맞음'이다. 평준화(平準化)는 '수준이 서로 차이 나지 않게 됨'을 의미한다. 6·25 한국전쟁 후 우리는 산업화·고도화를 통해 가난의 고통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쳤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인권이 무시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글로벌 '톱 10 국가'를 꿈꾸는 지금 우리는 산업화 시대의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다소 어정쩡한 위치에서 적지 않은 사회적 갈등을 빚고 있다. 100년 뒤의 충북 교육 새로운 세상의 첫걸음은 인재양성이다. 거창해 보이지만, 국가와 각 가정을 지탱하는 힘은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교육이 바로서야 백년대계(百年大計)를 구상할 수 있다. 100년은 인간의 삶과 직결된다. 과거 50세를 기준으로 했던 한 세대는 이제 100년으로 늘어났다. 세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세대를 예비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반드시 교육이어야 한다. 충북도교육청이 최근 충주지역 고교 평준화와 관련된 여론조사를 했다. 그리고 예상에서 조금도 빗나가지 않고 평준화를 결정했다. 도교육청은 나아가 제천지역 고교평준화를 준비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 다수
[충북일보] '혁신도시 시즌2'가 본격 추진되고 있다. 전국 11개 혁신도시를 신(新)지역성장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균형성장 정책이다. 공공기관 2차 이전 유치를 위한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쟁이 다시 시작됐다. 국토교통부는 '혁신도시 시즌2' 추진계획의 일환으로 정주여건 종합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전국 10개 혁신도시별로 각 1개소의 복합혁신센터가 건설된다. 올 상반기까지 사전 행정절차를 완료하고 각 지자체별로 설계공모에 착수키로 했다. 충북혁신도시(진천·음성)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혁신클러스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게 집중 육성되는 게 맞다. 물론 주민들을 위한 정주기반 확충은 당연히 동반돼야 한다. 때마침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4개 시·도당과 광역자치단체가 충청권 공동 발전에 머리를 맞댄다. 민주당 충북도당에 따르면 충북, 대전, 세종, 충남 등 충청권 4개 시·도당은 18일 오전 11시 서울 국회 본관 별실 3호에서 '2차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당정협의회'를 연다. 충북에서는 변재일(청주 청원) 충북도당위원장과 오제세(청주 서원)·도종환(청주 흥덕)·이후삼(제천·단양) 의원, 이시종 충북지사가 참석한다.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이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