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서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과 충주무술축제가 동시에 개최된다. 무술축제가 무술 시연을 즐기고 야시장도 여는 등 주로 밤에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라면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은 20개 종목 100여 개국 4천 명 이상이 참가해 메달을 놓고 겨루는 경기 위주의 대회다. 태권도, 유도, 무에타이 등 많이 들어보거나 잘 아는 경기가 있는 반면 크라쉬, 카바디, 펜칵실랏 등 다소 생소한 종목도 종목에 많이 포함돼 있어 대중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더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충주체육관, 호암체육관, 한국교통대학교 체육관, 건국대학교 체육관, 충주시장애인형 국민체육센터, 충주시 택견원, 충주세계무술공원 등 여러 경기장에서 유도, 태권도, 합기도, 주짓수, 씨름 등 다양한 종목이 열리는 만큼 본인이 관심 있거나 흥미가 있는 경기를 골라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충주시 장애인형국민체육센터에서도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경기가 진행된다. '카바디'와 '펜칵실랏', '씨름'까지 총 세 종목이다. '카바디'는 수세기 전부터 인도에서 행해진 변형 투기종목으로 술래잡기와 피구, 격투기가 혼합된 경기다.…
9월이다. 무덥던 더위가 부드러운 귀뚜라미 소리에 놀라 모습을 감추고 뜨거운 햇살 아래 만물이 안으로 안으로 뭉쳐 그 열매를 만드는 계절이다. 대학 캠퍼스는 새로운 학기인 2학기가 시작되고 기업에서도 1년 사업계획의 경영성과를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하반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일반화된 경영학에서 경영전략의 상식이 된 경영순환과정은 계획(Plan)-실행(Do)-평가(See)의 3단계 과정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새로운 1년을 맞이하며 신년 계획을 수립한다. 올해 이루고 싶은 소망이나 사업 목표, 개인적인 희망사항, 가족의 건강이나 행복 등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내기 위한 계획이다. 그리고 이를 실행한다. 성과를 내기 위해 조금 더 부지런해지고, 건강을 위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행복을 위해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등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자신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9월은 이제 그 기간의 절반이 지난 지점에 와 있는 것이다. 기업을 경영하려면 목표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방침을 세우고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조직과 계획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것을 플랜(Plan)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이 조직을 통해 방침에 따른…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돈'에 대한 얘기를 즐겨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얘깃거리로 마뜩잖다고 생각하거나 무관심이거나 돈에 대한 부정적 관념에 기인한 것일 수 있다. 내 경우도 돈은 '굳이'에 해당하는 별로의 주제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돈은 지금껏 내 삶에서 불가피한 존재로 살아왔고 죽을 때까지도 살아 있을 확률이 높다. 그만큼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힘은 강하다. 요즘 이 '돈' 과 관련해 세상이 시끄럽다. 철부지 같은 소리지만 결혼 전까지 돈에 대한 내 경제관념은 무르다 못해 전무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달리 말하면 운 좋게도 좋은 부모 만나 어렵지 않게 살았다는 말과 무관하지 않다. 밥이 어떻게 입에 들어오는지, 따뜻하게 입히려 부모님이 어떻게 애쓰셨는지 몰랐다. 아니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부모님이 자식에게 주는 당연함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늘 잔소리처럼 듣던 '아껴 써라' 속에 돈의 중요성이 포함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모님의 땀과 눈물의 공력 덕에 편하게 받아먹고 자랐음을 깨닫게 되었다. 게다가 사람을 울리기도 웃기기도 하는 돈의 엄혹한 현실도 보게 되었다. 롭 무어(ROB MOORE)의 MONEY라
아침부터 전화벨이 울렸다. 모르는 전화였다. 출근 준비에 바쁜 나는 받지 않았다.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다. "차를 빼다 긁었어요. 내려오셔서 확인 좀 해 주세요." 여자의 목소리가 수화기 안에서 나풀거렸다. 화장을 하다 말고 립스틱을 내려놓고 슬리퍼를 끌고 지하 2층 주차장으로 향했다. 앞 범퍼가 긁히고 검은 타이어가 잔뜩 묻어있다. 여자는 나를 보고 보험회사에 연락해보라고 했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서 "제가요? 왜요? 그쪽에서 그쪽 보험사에 연락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얼굴을 붉혔다. 여자는 이런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듯 "그런가요? "하더니 전화 버튼을 눌렀다. 일단 사고 부위의 사진을 찍고, 혹시 몰라서 내가 가입한 보험사에 연락했다. 사고 접수를 해야 하냐고 묻자 보험사에서는 상대의 과실이 100%라 사고 접수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상대가 과실을 인정하면 그냥 그대로 수리를 하면 된다고 한다. 그러지만 혹시 모르니 현장 사진은 찍어 놓으란다. 여자의 보험회사로부터 사고 접수 번호를 받고 출근을 서둘렀다. 수업 후 조퇴를 달고 보험회사에서 지정해 준 공업사로 갔다. 범퍼를 갈아야 해서 이틀은 걸린다고 한다. 렌트를 해
시끌벅적, 왁자지껄, 재잘재잘, 까르르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나뭇잎처럼 굴러다닌다. 한국어교실 내 책상 위에는 무릇과 솔방울이 놓여 있다. 보고 또 보아도 그저 좋다. 아이들에게는 이 무릇과 솔방울이 어떻게 보였을까? 어떻게 보였길래 이곳까지 와서 놓이게 된 걸까? 여름방학을 마친 아이들이 검게 그을린 얼굴로 한국어교실에 모여들었다. 방학기간에 만나지 못해 약간 낯설어 하더니 곧 정상 궤도에 오른 듯 순조롭고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시작한다. 러시아에서 온 아이는 바다에 다녀왔다며 붉게 그을린 얼굴과 팔이 따갑다고 했다. 놀다가 피부가 스치면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면서. 그래도 즐겁고 신나게 친구들과 어울린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아이는 방학 전과 다름없이 달려서 한국어교실에 온다. 가방을 멘 등이 흠뻑 젖고, 이마에서 목덜미까지 땀줄기가 흐른다. 머리는 감은 것처럼 다 젖었다. 그래도 얼굴에는 함박웃음이다. 더워서 힘드니까 걸어서 오라고 해도 늘 달려서 온다. 태권도 등 운동을 좋아하는 녀석은 30분 이상 걸어야 하는 거리를 줄이기 위해 가끔 자전거를 타거나 아니면 달려서 오곤 한다. 러시아에서 온 아이와 우크라이나에서…
[충북일보] '2019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이 30일 화려한 막을 올린다. 9월6일까지 충주체육관을 비롯한 9개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시대를 넘어 세계를 잇다'(Beyond the Times, Bridge the World)가 슬로건이다. 개회식은 이날 오후 7시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이낙연 국무총리, 이기홍 대한체육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무예마스터십 조직위원장인 이시종 충북지사, 대회장인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명예대회장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위자이칭 IOC 부위원장, 라파엘 키울리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회장, 시에드알리프 핫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부회장 등 국내외 인사와 선수단, 임원, 시민 등 1만여 명이 참석한다. 충북도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세계무예마스터십을 '또 하나의 올림픽'으로 전환을 구상하고 있다. 각국의 무예와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화합의 장으로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대회 슬로건을 '시대를 넘어 세계를 잇다'로 정한 까닭도 여기 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은 국제무예종합대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함께 양대 세계 스포츠기구로 꼽히는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
양귀비꽃 최종진 전 충주문인협회장 괜히 발싸심이야 아니 노상 갖는 안달일지도 몰라 장맛비 지나 말가니 헹궈진 남새밭 모퉁이에 돌아 앉아 불혹의 사내 눈웃음에 혼 팔려 민망스레 손 한 번 내민 걸 곱 짚어 등쌀이야 햇살 눈부신 오후 그 누군가라도 지분대고 모름지기 그리운 이름되고 싶은 이 열병을 그저 어줍잖이 손사래치고 말거야?
아마존의 밀림이 사라지고 있다는 보도가 며칠을 이어간다. 아마존은 가보고 싶었지만 가보지 못한 곳이기에 안타까움이 더하다. 벌써 3주째 계속 되고 있고 브라질의 면적 절반만큼의 밀림이 불에 타버렸다니 어찌하면 좋을지 피어오르는 연기만 바라보고 있다. 집을 잃고 쫓겨나온 동물들이 불타는 숲을 바라보고 서있는 사진이 가슴을 짠하게 한다. 몇 년 전 우리나라의 강원도 산불이 일어났을 때도 그랬다. 온 국민이 화면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남부 지방에 태풍 때문에 폭우가 쏟아질 거라고 한다. 이 비가 아마존 밀림으로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에 무력감을 느낄 뿐이다. 어마어마한 재앙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자연의 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인간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가를 다시 확인하게 된다. 어린 시절 서문시장에 불이 난 적이 있었다. 한 밤중에 난 불이었기에 화력이 대단하게 느껴졌었다. 바로 우리 집 뒤가 시장이어서 부모님들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온 동네 사람들이 양동이를 들고 뛰어가기도 했고 멸치 가게를 하시던 아주머니는 길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셨다. 걱정이 되는 친척들이 그 밤에 우리 집으로 뛰어 오셔서 우
사람이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으로 마음과 눈이 있다.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물은 물론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도 볼 수 있는 반면 눈으로는 마음이 볼 수 있는 세상을 보지 못한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은 형체가 없는 재화, 심리적인 것 등이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은 볼 수 있는 것보다도 다양하기도 하고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효과 또한 측정이 불가능하다. 미국인 실업가며 자선사업가로 전설적인 인물 록펠러가 50대초에 중병을 앓았다. 그 때 병원 의사가 불치병이라는 사형선고를 내렸다. 록펠러는 시한부 인생을 살며 병원을 한 동안 드나들었다. 그런 어느 날 하루는 병원현관에 걸린 '베푸는 자의 삶이 복되도다.' 라는 글이 눈에 띄었다. 그 글을 보고 죽기 전에 불우이웃을 위해 나도 좋은 일을 한번 해 보고 죽어야겠다. 고 결심을 했다. 그리고 곧 바로 실행했다. 재산 중 상당액을 가지고 불우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기부를 시작 했다. 기부를 시작하고서부터 마음이 편해졌다. 재물에 대한 욕심과 죽음에 대한 불안이 없어졌다. 모처럼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 것은 물론 더없이 행복함에 빠졌었다. 그 행복
올해 초 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에서 발표한 2018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7점으로 180개국 중 45위를 기록하였다. 덴마크가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 22위, 일본 18위, 중국이 87위를 기록했으며, 북한은 176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2018년도의 결과를 놓고 본다면 전년대비 3점 상승, 국가순위는 6단계가 상승한 것으로 정부의 반부패 개혁의지와 노력이 차츰 결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에서는 2022년까지 세계 20위권 청렴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지속적인 개혁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 간 우리나라의 국가별 순위 변동추이를 보면, 최상위 39위(2009년), 최하위 52위(2016년)으로, 청렴선진국이란 목표는 아직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위 국가순위 기사를 접하고 사석에서 우리나라의 청렴문화에 대해 다양한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그런데 반부패, 청렴이란 것이 자신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는…
[충북일보]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가 정식 취항도 하기 전 경영권 내홍에 휩싸였다. 에어로케이 유치에 심혈을 기울인 충북도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에어로케이의 내년 취항은 어려워 보인다. 이달 말 항공 운항증명(AOC) 신청 및 내년 2월 초도기 도입 후 3월 첫 취항이 어려울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에어로케이는 이번 주 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AOC 신청 시점을 조율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내홍이 길어지면서 불투명해지고 있다. 궁극적으로 첫 비행기의 내년 이륙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급기야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진노했다. 최근 간부회의 석상에서 격정적인 불만을 쏟아냈다. "청주국제공항 모(母)기지 유치를 위해 도를 비롯해 165만 도민이 헌신적으로 나섰다"며 "면허를 받자마자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어로케이 경영권 다툼과 관련해 정확한 내용을 파악한 뒤 도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 있으면 국토부와 협의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충북도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충북도와 도민들은 빠르면 연내 취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에어로케이의 경영권 다툼이
더운날 박종혁 제천문인협회 선풍기 바람을 내 쪽으로 고정해 놓고 속도를 올려 봐도 별 시원함을 모르겠더니 회전으로 돌려놓으니까 마누라 등짝도 쐬어주고 아이들 책장도 넘기다 돌아온 바람결이 참 시원하다 나눠보니 알겠다 그래야 시원하다
미증유(未曾有)라는 단어가 있다. 사전을 찾아보면 '일찍이 있지 않았던 일'이라는 뜻이다. 이 단어는 더 알고 보면 불교경전 능엄경에서 유래했음을 알 수 있다. 능엄경에 '부처의 설법을 듣기 위하여 모인 승려들이 미증유함을 얻었다(法筵淸衆, 得未曾有)'라는 글이 있다. 이 경의 다라니를 외우면 모든 마귀를 물리치고 선정에 전념하여 여래의 진실한 경지를 얻어 생사의 고뇌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불교를 신봉했던 세종과 세조는 이 경에 의지하여 백성들의 고뇌를 해결해 주려고 했다. 우리 역사에는 미증유 전란이 수 없이 많았다. 어떤 전란을 미증유의 전란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다른 민족이 쳐들어와 저지른 미증유의 역사는 임진전쟁이다. 7년간 한반도를 20만 대군의 잔인한 왜군이 짓밟고 갔다. 가장 피해를 입은 것은 백성들이다. 백만명이 일본도에 목이 잘리거나 코를 베이고 정조를 유린당했다. 고려이후 가장 찬란한 문화유산을 보유했던 조선의 자랑거리가 깡그리 약탈당했다. 사찰에 걸려 있던 걸개그림마저 빼앗아 갔고 서민들이 막걸리를 마시던 막사발도 약탈했다. 이 문화재들은 지금 많은 일본인들이 소장하고 있으며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세계 옥션시장의 거
"학교 근처에 사시는 할아버지가 전화하셨는데 자두를 주신다네요." 학교 근처에 과수원이 있었던가· 궁금해 하는데 다시 전화를 주셨다. 집에서 기른 자두를 아이들과 나눠먹고 싶은데 팔을 못 쓰니 직접 따러 사람을 보내줄 수 있느냐고 물으셨다. 주무관님은 풀을 깎고 계시고 선생님들은 모두 수업중이시라 일손이 없다하니 혼자 따 보시겠다고 했다. 상황이 안돼서 못 간다 해놓고도 자꾸만 생각이 났다. 자두 뭐 그건 안 먹으면 그만이지만 농약 한번 안치고 키운 거라 아이들 먹이고 싶다고 하시는 어르신의 마음을 몰라라 하는 것이 맘에 걸렸다. 지킴이 선생님을 앞세워 뜨거운 여름 속으로 학교 뒷길을 걸어 올라갔다. 노부부가 집 옆 작은 과수원에서 자두를 따고 계셨다. 나무 아래엔 더덕, 도라지, 황기 등의 약용식물을 심어둔 작은 친환경 텃밭과수원이었다. 할아버지는 손목수술을 하셨다며 기브스를 하셨고 할머니는 디스크가 있으신지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하셨다. 한쪽 팔로 사다리를 놓고 자두를 따고 허리가 반쯤 굽어있는 몸으로 자두를 받아 담고 계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망설였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자식들 다 나가 있고 두 노인네가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어요.
[충북일보] 조국 씨는 7년전 자신의 트위터에 "개천에서 '용'이 아닌 붕어·개구리·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썼다. 외국어고 같은 특목고도 여러 차례 비난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딸은 외국어고를 졸업시켰다. 모든 국민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평등한 나라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세상에 그런 나라는 없다. 특히 한국처럼 경쟁이 심한 국가에서는 명문학교를 나오면 좋은 직장을 얻을 확률도 높아진다. 세계 최빈국에 속했던 한국이 70여년만에 10위권 경제대국이 된 주요 배경에는 '수월성(秀越性) 교육'이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확산된 고교평준화로 인해 전통 일류고교들이 잇달아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 투철한 교육철학을 가진 독지가들이 상산고나 민족사관고 같은 훌륭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설립, 학생 개개인은 물론 국가나 인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한 것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대다수 선진국은 수월성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입시 경쟁과 고교 서열화를 막는다며 한국의 평준화와 비슷한 학군제를 67년 도입한 일본은 학생들의 학력 저하 문
언젠가 아내가 책을 한 권 건네면서 꼭 읽어보라고 했다. 호기심을 안고 책장을 열었다. 책에서 저자는 아빠가 아이와 함께 슬기롭게 노는 법을 제안하고 그 방법을 정리했다. 저자가 주로 이야기 하는 내용은 아이에게는 엄마가 결코 해 줄 수 없는 아빠만의 영역이 있다는 것이었다. 육아에 있어 아빠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자신의 남편이자 아이의 아빠인 나에게 책을 건넨 아내의 마음이 어렴풋이 읽혔다. 하지만 끝내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한 책은 켜켜이 먼지를 입은 채 책장 한 구석을 장식하고 말았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자녀가 있는 맞벌이 남녀 직장인 507명을 대상으로 ‘맞벌이 직장인의 가사와 육아부담’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자녀가 있는 맞벌이 여성 직장인에게 ‘독박육아를 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전체 여성 응답자 중 34.5%가 ‘그렇다'고 답했다. 자녀가 있는 맞벌이 남성 직장인에게서는 다른 답이 나왔다. ‘아내가 독박육아를 하는 것 같은가?'라고 물었더니, ‘그렇다'는 답변은 16.1%로 여성 응답자가 체감하는 정도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아이를 키우는 육아에 대해 이렇게 다른 생각을 가진 이유
우리의 역사를 보면 새로운 왕조가 들어설 때마다 으레 행정 구역 개편과 함께 지명을 새로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일제에 의하여 지명이 바뀐 것도 식민지 지배를 위해 당연한 결과인 것을 공연히 견강부회하여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는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1914년 전국에 걸쳐 실시한 행정구역 개편에 의한 행정지명의 예를 보면 충북 음성군 삼성면의 경우 천기음면(川岐音面), 지내면(枝內面), 두의곡면(豆衣谷面) 등 3개의 면을 통폐합하여 삼성면(三成面)이라 이름지었다. '천기음면(川岐音面)'은 냇물이 갈라지는 곳에 위치한 마을로 자연지명이 '냇거름'이며 '川岐音面'이라 표기한 것은 '냇거름면'이라 읽어야 했기 때문에 '音'이 필요했던 것이며 마찬가지로 '지내면(枝內面)'은 '가래실면'이요, '두의곡면(豆衣谷面)'은 '두루실면'으로서 자연지명을 그대로 살린채 행정단위인 '면(面)'을 붙여 사용해 왔는데 하루아침에 이러한 고유의 우리 이름을 말살하고 '삼성면(三成面)'이라 했던 것이다. 음성읍 용산리(龍山里)의 경우 수현리(壽峴里), 월곡리(月谷里), 중산리(中山里), 용추리(龍湫里), 사인동을 병합하여 용추와 중산의 이
[충북일보] '2019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이 오는 30일 개막한다. 9월6일까지 충주체육관을 비롯한 9개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충북도는 세계무예마스터십을 '또 하나의 올림픽'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각국의 무예와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화합의 장으로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슬로건도 '시대를 넘어 세계를 잇다'로 정했다. 우수 선수 참가비율이 15.2%다. 유도가 100명으로 가장 많다. 다음은 주짓수 36명, 태권도 32명, 우슈 30명, 크라쉬 27명, 무에타이 26명, 택견 15명, 사바테·카바디·씨름 각 13명, 벨트레슬링·펜칵실랏 각 12명, 아이키도 10명, 통일무도 9명, 삼보 8명, 한국합기도 7명, 용무도 6명 등이다. 우수선수는 세계 랭킹 8위 안에 들거나 최근 3년간 세계 대회 및 대륙별 대회에서 메달을 딴 랭커급 선수를 말한다.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은 이번이 2회째다. 국제무예종합대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함께 양대 세계 스포츠기구로 꼽히는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가 공식 후원하고 있다. 조직위에 따르면 참가 규모가 26일 현재 20개 종목에 107개국 3천143명(선수 2천428명, 임원
우중열애(雨中熱愛) 이의희 충북시인협회 나비 한 쌍 하늘을 날며 사랑을 나눈다 툭 투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속에 나비는 밭고랑 숨어 네 날개만 파닥거리고 씨 뿌리던 농부는 모른 척 모자 깊게 눌러쓰는데 시원스레 굵어지는 빗줄기 한껏 달아오르는 날갯짓 새초롬 씨앗 한 알 활화산이 되고 만다
가족들과 여름휴가로 베트남을 갔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수도 '하노이'에서 베트남의 중심도시인 '동허이'까지 5박 6일간의 여정이었다. 특별히 동허이라는 지역이 기억에 남는다. 충주와 유사한 점이 많아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우선 국토 중앙에 위치해있다는 점. 뒤로는 산, 앞으로는 강이 흐르는 지리적인 부분부터 평화롭고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충주와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개발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한 점이다. 도시와는 다른 여유 있는 분위기도 휴가지로서의 매력이 충분했다. 수도 하노이의 40도에 육박하는 기후와 매순간 울리는 오토바이 경적 소리에 지친 가족들이 동허이에서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편안한 느낌에 여독이 풀리는 듯 했다. 내가 베트남의 도시 중에서도 동허이라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곳까지 가게 된 이유는 지난해 충주에서 열린 '국제 택견캠프'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덕분이다. 나는 캠프에서 운영지원부의 일을 담당하며 통역과 선수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캠프 기간 내내 같은 방을 썼던 룸메이트 중에 유독 친하게 지냈던 베트남인 Phuong(푸엉)은 자신
부스스 일어나 거실로 나와 소파에 기대앉았다. 남은 아침잠을 털어내기도 전에 남편이 주먹을 내민다. 가위바위보를 하고, 진 사람이 커피를 탄다. 가끔 이길 때도, 종종 질 때도 있지만, 남편이 무신경하게 제조한 커피 두 잔을 들고 오는 날이 더 많다. 커피를 타는 방식은 상대의 커피 취향은 상관없이 자기 본위다. 암묵적으로 합의된 건, 서로 만들어주는 커피에 대해서는 불평 없이 마시기다. 남편은 늘 알갱이 커피 한 스푼에 더운물 붓고 꿀 한번 쭈욱 짜 넣어 휘휘 저어 들고 와 한잔을 내민다. 꿀맛이다. 아니, 진짜 꿀맛이다. 어디서 들었는지 여의도에서는 출근하는 사람들이 아침에 꿀 커피를 그리 많이 마신다면서 나름 꿀 커피 제조자로서 자부심이 대단하다. 내가 커피를 탈 때는 캡슐커피 머신을 사용한다.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건 N사의 보라색 캡슐, 이름도 그럴듯한 '아르페지오'다. 캡슐이 '폭'하고 뚫리면서 '쪼로로록' 작은 잔을 채우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다. 크림색 크레마와 밤새 내려앉은 공기를 휘감는 향기는 더없이 훌륭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라는 '남이 타주는 커피' 한잔을 마시겠다고 아침마다 가위바위보에 목숨을 건
충북 사람들에게 청주공항은 여러 의미가 있다. 하나는 가까이 있어서 이용하기가 편리하다는 점이다. 청주에서 인천공항을 가기 위해서는 두 시간 남짓 버스를 타야 하지만 청주공항은 단 10분이면 갈 수 있다. 청주가 신행정수도권에 편입되어 관문 역할을 하는 것도 공항 덕분이다. 세종시에는 중앙부처가 거의 이전했고, 국회 분원 설치도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기능도 이전해야 비능률을 해소할 수 있다는 여론도 분출하고 있다, 이쯤 되면 세종시는 행정수도로서의 위상을 갖추 게 될 것이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도약하면 충북도 동반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관문이기 때문이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공항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청주공항이 한다. 관문 공항보다 중요한 게 KTX역인데 그것도 오송이 한다. 결국 충북은 행정수도 관문 역할을 다 하는 셈이다. 이런 것들이 청주공항으로 인한 장점들이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게 마련이다. 소음 공해가 가장 큰 문제다.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 나는 소음으로 사람은 물론 가축도 살 수 없다. 어느 정도로 심하냐 하면 가축이 임신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충북일보 김동민기자] 머리가 무겁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탓도 있지만, 최근 나라꼴을 지켜보면서 머릿속이 매우 복잡하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민초(民草)들의 삶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법무부 장관 적격여부를 논하고 싶지 않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잘 알아서 처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조 후보자 딸의 대입 수시(修試) 전형과 관련된 문제는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금수저 전형의 폐해 조 후보자는 소위 '강남 좌파'를 상징했던 인물이다. 서울 강남 3구의 경우 나라가 뒤집어져도 보수 후보를 뽑았던 불과 10년 전의 상황을 반전시키는데 조 후보자가 기여한 공이 적지 않다. 보수에 대한 실망, 그리고 진보적 정치인은 도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최근 강남 3구에서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진보 인사들이 대거 당선됐다. 그런데 재력가인 조 후보자의 딸이 민심의 역린(逆鱗)으로 등장했다. 돌이켜보자. 고등학생이 어떻게 매우 난해한 논문의 제1 저자가 될 수 있을까. 문과 학생이 하루아침에 이과를 방향을 바꿔 어떻게 고려대학교와 서울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을까. 또 하루아침에 의대생으로 변모하는 게 가능하기는 한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지방공무원 출장비는 그동안 먼저 신고하면 타는 눈먼 돈이었다. 각종 수법의 부정수급이 끊이지 않았다. 가짜 출장을 신고하고 출장비를 타가는 관행이 만연했다. 그게 공직사회의 풍경이었다. 하지만 이젠 좀 달라질 것 같다. 출장비를 부당 수령한 지방공무원에게 수령 금액의 최대 5배 가산금을 물리는 방안이 추진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가 2020년 상반기까지 출장비 지급과 관련된 지방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을 개정할 계획을 밝혔다. 부당수령 적발 시 부과되는 가산징수 금액을 현재 2배에서 최대 5배로 올리기로 했다. 후속 조치 조항도 강화된다. 각 지자체는 의무적으로 연 1회 이상 출장비 관련 근무실태를 점검해야 한다. 결과에 따라 징계요구 등 후속 조치도 해야 한다. 3회 이상 부당수령이 적발될 경우 반드시 징계위원회에 심사를 요청해야 한다. '징계의결요구 의무화' 규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정규 근무지 이외의 장소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것'이라는 출장의 정의를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에 명시하기로 했다. 지방공무원 복무관리시스템(새올행정시스템)도 개편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지방공무원법 개정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
어떤 수제비 오만환 진천문인협회장 둥둥 떠서 꿈을 꾼다 생각에 양념을 보태며 격정을 가라앉힌다 살며시 후진,투덜대는 기억 소외된 차車길 소나기를 맞으며 너울대는 옥수수 아버지는 들에서 오시지 않았는데 바위가 떠내려가는지 계곡은 배탈난 소리를 낸다 자꾸 먹으면 여우가 잡아 간다는 파보나마나 자주 꽃 감자 어머니의 서툰 거짓말 멸치 국물에 웃음을 말아 막걸리도 마시고 흔들흔들 배부른 허수아비 어디로 가고 있는지 비오는 날은 수제비를 먹는다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