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청주시 또한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해 청주시는 생활쓰레기 3% 줄이기를 목표로 먼저 공공기관 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실천 중에 있다.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대체 가능한 일회용품들은 다회용품으로 대체했고, 책임감 있는 쓰레기 배출을 위해 종량제 봉투 배출 부서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주기적인 분리배출과 절약 교육을 실시해 공직사회에서 쓰레기 줄이기 운동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청주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청주시 1일 1인당 가정생활 폐기물 발생량은 1.3㎏으로, 인구가 비슷한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가정생활 폐기물 발생량이 높다고 한다. 하루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의 양은 439t이며, 음식물 쓰레기의 발생량은 293t에 이른다고 한다. 2013년도부터 2017년도까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는 쓰레기 발생량은 각종 쓰레기 줄이기 운동에도 불구하고 개선되고 있지 않고 있다. 이는 최근 1인 가구의 증가와 포장·배달 문화의 발달로 소비문화 패턴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변화되고는 있지만 예로부터 내려오는 푸짐한 상차림 선호 문화 역시 쓰레기 발생량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꼽
4년 전, 발트의 라트비아 여행 때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일행은 느긋하게 맥주 집으로 몰려갔다. 여행의 피곤을 날리려 모인 자리인 만큼 빈맥주병이 늘어나면서 술기운이 돌았던 것 같다. 한 분이 벽에 걸린 마릴린 몬로의 사진을 가리켰다. "참 매력적이지유? 난 언제 봐도 저 여자의 살짝 벌린 빨간 입술이 섹시하던데 어때유? 이에 맞은편에 앉았던 아주머니가 받는다. "그리유 남자들은 빨간 입술을 보면 술맛도 더 좋다던데 진짜유? 실제로 여종업원이 빨간색 옷을 입으면 좋다고 한다. 이유가 뭘까. 심리학자는 빨간색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오랫동안 관심을 가졌다. 2012년 숙박업 관광 연구라는 연구 논문에 실린 결과에 따르자면 그렇단다. 빨간색 옷을 입으면 남성 고객으로부터 받는 팁이 26퍼센트나 증가한다는 것이다. 스포츠계에도 영향이 있었다. 영국 축구팀이 빨간 유니폼을 입고 뛸 때 다른 축구팀보다 우승을 더 많이 하고 평균성적도 좋았다고 한다. 과학적 논리로는 공감이 가지 않지만 빨간색을 입은 여인에게 팁을 더 주게 되고 경기 성적이 좋아졌다는 건 사람들의 기분이 상승되었다는 얘기다. 기분이 상승되면 호감도가 올라갈 것이고 좋은 감정 즐거운 마음이 능률
새싹이다. 염소 뿔도 녹인다는 복중 꼬팽이에 저수지는 난데없는 초록을 틔웠다. 겨울 다음 봄이 아니고 한여름 난데없는 연둣빛 새싹이다. 가뭄으로 시꺼먼 속내를 드러내던 바닥이 초원같이 잔디밭같이 푸르다. 운동장보다 넓은 저수지 둔덕에 봄도 아닌데 파릇파릇, 참으로 신비스럽다. 처음 물 빠진 자리는 너울너울했고 그 다음 올라간 것은 초록색 융단이다. 갓 볶아낸 은행 색인가 하면 녹두 빛깔 띠처럼 보였다. 한여름인데 봄이 별도로 자랐다. 가장자리부터 나오기 때문에 중심으로 갈수록 엷어진다. 그런 중에도 훨씬 야들한 느낌이라 새싹 돋는 봄으로 이름 짓고 싶었다. 한여름이 되면 물이 마르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그 바닥에서 풀이 나오고 갯버들까지 자란다. 한 뼘 가량 돋아날 즈음에는 잠겨 있던 물풀까지 보인다. 가뭄 끝에 드러난 바닥으로 흙 속의 씨앗이 싹을 틔우면서 푸른 양탄자를 펼친 것도 좋고 물이 잔뜩 잠겨서 수면을 중심으로 풍경이 두 개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오래 전 그림같이 예쁜 집에서 살던 때가 있었다. 진초록 지붕을 얹은 기와집을 사람들은 별장 같다고 했다. 국화를 키워서 놓아두면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와서 들여다보곤 했다. 그
요즘 국회의원들이 시작한 팔뚝을 부딪치며 반갑다 하는 것이 아무리 봐도 인사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 본디 인사는 사람 사이의 소원·단절을 막으며 우호감 증진으로 성원 간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뜻이다. 민족·시대 등 사회 문화에 따라 행동양식이 달라져 코를 비비거나 이마를 맞대는 곳도 있다. 우리나라는 예를 중시하였기에 인사법이 다양하고 어려우며 〈상례-常禮〉에 기록된 내용을 잠깐 살펴보았다. 대표적 인사인 절만 봐도 연소자·하위자가 연장자·존장자·상위자에게 경건한 태도로서 인사할 때 절을 먼저 올리며 입례(立禮)·반절 또는 읍(揖)·큰절을 한다. 입례는 옥외나 노상에서 서서 양손을 배 윗부분에 쥐고 허리를 약간 구부려 존장자께 드리는 인사다. 개화기까지 우리나라의 가장 보편적인 인사는 읍(揖)이었다. 허리를 굽혀 두 손을 맞잡아(揖手) 올린 다음 상하로 조절하는데 통상 이마 높이(天揖-상읍)· 입 높이(時揖-중읍)· 가슴 높이(土揖-하읍)의 3단계로 공경도에 따라 멎는 부위가 내려간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도 공수례에 대한 기록이 있음으로 보아 읍례는 매우 오래된 예절이다. 필자는 도산서원의 향사와 선생 위패에 인사드리는 알묘례 등 행사에서 지금도 시행되
[충북일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규제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 이제는 정부의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동시에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분위기를 띄우는 모양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부정적이다.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반대하거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오히려 도심 내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나 유휴부지 활용 등을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도심 내에서 공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소규모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부동산 개발을 하게 될 경우 공급 부족 문제를 잠재울 수 없다는 얘기다. 추가적으로 2·3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되레 집값을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토지보상금을 이용한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설명을 보태고 있다. 비전문가가 생각해도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토지보상금이 풀리게 된다. 해당 금액은 자연스럽게 다시 부동산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도시 공급문제는 도심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 맞다. 부동산은 비가역성이란 특징을 갖고 있다. 한 번 개발이 이뤄지
자화상 이담 안광석 충북도시인협회장 사대부 집안에 태어나 귀엽게 자라더니 한양으로 날아가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둥지도 못 틀고 새장에 갇혔네 가슴속 노래 부르며 휘젓고 다니다가 창공을 뚫고 날으니 내 세상 되었다고 세상구경 하다 지쳐 날개를 접으려다 미련이 남아 파란 하늘 그리는 갈대 위에 앉은 새.
조선이 양반의 나라라는 것은 다들 잘 알고 있지만, 노비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그나마 '추노'라는 드라마가 2010년에 방영되면서 조금은 인식이 된 듯 한데, 최근 들어 갑자기 이순신이 관노와 동침을 했느냐 안했느냐며 인터넷과 정치권에서 설전이 오가면서 다시 한 번 관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 사회를 제대로 인식하려면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자들을 이해해야하므로 관노에 대해 알아보고자한다. 조선은 종천법(從賤法)이라 하여 부모 어느 한쪽이 노비면 그 자식은 모두 노비가 영구히 세습되도록 하였다. 이렇게 부모 신분이 낮은 쪽을 따르는 나라는 가장 가혹한 세습 신분제의 국가는 중세 이후 인도와 조선 뿐이라는 어느 역사학자의 주장이 설득력 있는 부분이다. 중세를 배경으로 중국이나 일본의 영화를 보면 조선과는 사뭇 다른 이유가 이런 차이에서 온다. 전쟁포로나 이민족을 노예로 유입하지만 노예가 경제에서 필수적 기능을 맡지 않은 '노예소유 사회'와 달리, 노예가 없으면 경제가 유지되지 않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남북전쟁 이전의 미국 남부와 조선이 '진정한 노예사회'라고도 한다. 특히 악명 높은 미국 남부 흑인 노예는 민간 부분에 국한되었지만, 조선은
뭘 해야 할까. 조문을 하러 가야 하나 욕을 해야 하나.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이래서 사랑과 미움을 양면이라고 했나 보다. 지난 주말은 의미 있는 분들이 세 분이나 운명하셨다. 가까이는 건강하셨던 큰 외삼촌이 밭일하다가 돌아가셨고, 최고의 장군으로 어려서부터 존경했던 백선엽 장군이 소천하셨고, 또 한 분이 서울 시장이다. 외삼촌은 참으로 유쾌하고 머리가 명석한 분이었다. 팔순에 가까운 지금도 현직에서 일하고 계셨고 사회 참여도 적극적인 분이시다. 외삼촌의 단점은 여성 편력이다. 잘생긴 외모 탓인지 팔십이 코앞인 지금까지도 여자문제를 일으켰다. 이럴 때마다 어머니와 나는 의견 충돌이 일어난다. 어머니는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대로 여자들이 잘난 동생을 가만히 두질 않는다고 하시고 나는 그것이 어째서 여자 탓이냐고 다투게 된다. 이런 대립은 어제 회의에서도 일어났다. 연세가 조금 있으신 회원이 그 여비서가 공연히 아까운 사람 하나 잡았다는 표현을 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여성이 사회에 나가 안전을 보호받는 일이 요원한 일인지 도저히 믿기지 않게도 끊임없이 성추행이 일어난다. 당당하고 똑똑한 여성도 상사라는 직권을 가지고 저지르는 추행을 피해가지 못하는
식탁 위에 뭉툭하게 생긴 머그잔 하나가 있다. 꽃그림에 잔 받침까지 갖춘 찻잔과 반짝이는 유리컵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고 마당발로 활약한다. 생긴 것과는 달리 속에 무언가를 담고 있는 시간이 많고, 개수대에서 설거지를 기다리는 시간도 다른 그릇에 비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아내의 각별한 사랑을 받는 연유는 다른 데에 있다. 널찍한 속과 푸짐한 궁둥이의 안정감이 무기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예쁜 분위기를 집착하는 아내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없다. 다름 아닌 통짜로 된 허리에 아들과 사이좋게 찍은 사진을 담고 있어서다. 팔짱을 낀 아들의 어깨에 머리를 살짝 기댄 아내는 마냥 행복하게 웃고 있다. 커피나 물을 마실 때 큰 귀 모양의 손잡이를 잡고 잔을 들면 엄마와 아들의 다정한 모습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거실의 몇몇 액자에도 비슷한 분위기의 가족사진들이 있지만 그것들과는 다른 느낌이다. 카메라에 맞춰진 웃음이 아니라 봄바람이 앞 머릿결을 살랑살랑 흔들 때의 환한 모습이다. 머그잔이 그릇의 기능을 넘어서 가족들에게 따스한 온기를 전하는 전령사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역시절 미국 국방성 펜타곤에 출장을 갔다가 선물로 커다란 머그잔을 받았다. 집에 갖고 와서
[충북일보] 대청호 상수원 보호구역 규제완화 주장이 거세다. 주민 스스로 최고의 환경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청호는 대전과 충북 3개 시·군에 걸쳐 있다. 1975년에 착공해 1980년 완공된 인공호수다. 청주와 대전시민들의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공업용수와 농업용수도 책임지고 있다. 충청권 생명의 젖줄인 셈이다. 그동안 이런 이유로 상수원보호구역,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수변구역 등으로 지정·관리됐다. 동시에 각종 개발도 규제됐다. 그 바람에 대청호 상류지역 자연환경은 지난 40년간 잘 보전됐다. 하지만 지역발전은 정체됐다. 불합리한 규제 개선을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할 때가 됐다. 대청호는 주민 스스로 지켜야 한다. 그리고 규제가 아닌 주민 스스로 최고의 환경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때마침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 실에서 '대청호 댐 지역 친환경 보전 및 활용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토론회'가 열렸다. 대청호 상류지역을 지역구로 둔 미래통합당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과 대청호 하류 지역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박영순(대전 대덕)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옥천지역 한 주
종달새(직지새) 임준빈 충북시인협회 무심의 강 꽃비가 내리고 앞산 꽃들이 하르르 다투어 지면 꿈 잊을세라 보리밭 푸른 이랑 고랑 세워 창공을 가르는 종달새 오는 길이 험하다고 기다림도 이젠 지쳤다고 하늘 찢듯 우짓는 저 울분의 외침. 직찌,직찌, 찌르르 직찌.....
1950년 7월,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쌍굴다리(경부선 철로)에서는 6·25 전쟁에 참전한 미군들이 피난 가는 마을 주민 수백 명을 무차별 총격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다. 이른바 '노근리사건'이라 불리는 한국 과거사의 비극은 1994년 노근리사건대책위원장이자 유족인 정은용 작가가 라는 소설을 출판하면서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정부는 1999년 진상조사를 시작하여 2004년 노근리사건특별법을 제정하고, 유족대표 등이 포함된 희생자심사및명예회복위원회를 구성하였으며, 피해신고 접수 및 사실조사를 실시하여 2005년과 2008년 2차에 걸쳐 226명의 희생자(사망 150명, 행방불명 13명, 후유장해 63명)와 2천200여 명의 유족을 결정하고 의료지원금을 지급하였다. 2001년에는 미 클린턴 대통령이 노근리에서 무고한 민간인이 목숨을 잃은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다. 2011년에는 사건 현장 일대에 191억원을 투입하여 4만여평 규모로 조성한 평화공원 및 위령시설이 완성되었다. 평화공원에는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광장과 위령탑, 노근리사건 자료가 있는 평화기념관, 장미·국화 등 계절마다 꽃이 피는 정원 등이 조성되어 추모객과 가족, 단체
헌법 제35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듯 국민의 환경권은 깨끗한 환경을 누릴 권리와 함께 환경보전을 위한 노력 또한 포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만들어내는 쓰레기양(量)은 무지막지하다. 세계은행은 인간이 하루에 쓰레기 350만 t을 생산한다고 추정한다. 전 세계 해안 1m 당 쓰레기봉투 15개를 촘촘히 채워 넣을 수 있는 쓰레기가 한 해에 쏟아지고 있다. 후손에게 물려줄 환경권, 이대로 괜찮을까· 유럽을 중심으로 '쓰레기 생산자'를 그만두고 지구를 좀 깨끗하게 만드는 존재가 되자는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운동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극단적으로는 한 사람당 한 해 1L 짜리 병 하나를 채울 쓰레기만 만들자는 캠페인도 유럽에서는 진행 중이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과 버려지는 쓰레기들의 유해성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건을 사고 버리는 일을 반복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뒤늦게라도 환경을 구해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일회용품 및 플라스틱 소비를 줄임으
편지를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 평소 존경해 온 모 문인은 수필집을 발간하면 어김없이 "축하 한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다. 그분의 편지를 대하노라면 요즘 소셜 네트 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ing Service에 익숙한 삶에 격세지감마저 느낀다. 문명의 휘황한 불빛은 인공지능을 삶 속으로 현실화 시켰다. 이에 신속함과 편리함에 길들여진 현대인이다. 이런 세태 탓인지 불현듯 옛 것을 떠올리노라면 향수와 정취마저 느낀다. 오래된 것들의 향기로써 편지를 손꼽을 수 있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하여도 의사전달은 단연 편지가 으뜸이었다. 백지에 연필로 꾹꾹 눌러쓴 편지에는 보내는 이의 정성이 담뿍 담겨있다. 그것을 펼치는 순간 보낸 이의 체취를 한껏 느낄 수 있어 정겨웠다. 뿐만 아니라 형식을 갖춰 쓰는 글이니만큼 편지 한 장을 쓰면서 은연중 타인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방법을 익히기도 했다. 다 알다시피 편지글은 형식을 갖춘 글로써 첫머리를 계절에 맞는 인사말로 시작한다. 그리고 본문에선 하고 싶은 말을 구구절절 쓴 후 말미엔 상대방이 잘 되기를 기원하는 말로 끝을 맺는다. 아울러 날짜를 쓴 후 편지 받는 이가 어른이면 글쓴이 이름 끝에 '
'팡 타타타타' '팡 타타타타' 예년에 없던 겨울 가뭄으로 메말랐던 아파트 주변 농토에서 농기계의 발동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경운기가 땅을 갈아엎고 흙덩이를 부수며 지나가자 단장을 한 여인처럼 황토색으로 변한 논과 밭이 화사해졌다. 모내기를 막 끝낸 논에는 소년의 깍은 머리처럼 어색하게 꽂혀있던 모들이, 소서(小暑)가 지나자 무성히 자라 논 가득 진녹색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이맘 때 쯤 이었겠다. 갓 캐어 낸, 포슬포슬한 감자 반찬의 맛이 입안에 생생하게 감 도는것이. 농사를 직접 지어 본 경험이 없고 앞으로도 지을 계획이 없지만, 봄날 바쁘게 움직이는 농부들을 보니 마음이 덩달아 바빠졌다. 전과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느낌은 같다. 예전에 건축 공사현장 가까이 있을 때는 아침 일찍 인부들이 피워놓은 화톳불 타는 소리와 '뚝딱 뚝딱' 못을 치고 빼는 망치소리가 나의 발걸음을 재촉 하였다. 지난 3월 중순쯤, 일간지의 '도시민을 위한 텃밭 회원 모집 공고'를 보았다. 청주시 농업 기술센터에서 주관하고, 농장주인 농업회사법인 대한곤충산업(주)대표 신동억씨가 남촌리 사업장을 제공하였는데. 올해가 세 번째라는 이사업은 약간의 사용료를 내고 텃밭을 분양받아 회원
[충북일보] 충북도내 고등학생들도 대학생들처럼 교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진로에 맞춰 원하는 수업을 골라 들을 수 있다. 정해진 학점을 채우면 조기졸업도 할 수 있다. 교육부는 지난 2월 청주를 충북지역 고교학점제 선도지구로 선정했다. 충북도교육청은 14일 '고교학점제 선도지구 교육협력센터 선포식'을 열었다. 청주시와 청주지역 7개 대학이 공동 참여했다. 교육협력센터는 고교학점제 추진 거점이다.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마련됐다. 교육청과 학교, 지역사회 교육공동체의 자발적 수업 모임을 위한 공간도 제공한다. 충북의 미래 교육 방향을 탐색하고 제안하는 공간이다. 고교학점제는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학년에 관계없이 졸업할 수 있는 제도다. 대학 입시에 초점을 맞춘 획일적 교육과정이 아니다. 학생 개인의 진로와 적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과정이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많은 게 달라진다. 우선 학생이 학습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적성·진로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학습할 수 있다. 교사는 수업·평가에 대한 전문성과 자율성을 높일 수 있다. 교육협력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고교학점제는 영역·단계별 선택이 가능한 학점 기반 교육과
청주시 상당구 산성동 산28-1 상당산성. 우리집 주소다. 옛날 장수들의 지휘소였던 서장대 성벽 아래 양지바른 길섶에서 아버지 므은드레님, 어머니 안즌방이님, 여동생 하민이와 함께 살고있다. 그리고 친구 봉봉달이와 그의 여동생 봉봉지가 거의 매일 찾아온다. 유유히 흐르는 무심천(無心川)을 안은 청주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비행장이 잘 보이는, 그야말로 뷰가 끝내주는 곳이다. 나는 토종 민들레 민토민이고 동생은 하얀 민들레 민하민이다. 봉달이와 봉지는 숲속에 사는 꿀벌 친구들, 세상 소식을 전해주는 소식통이다. 우리 조상은 원래 산성 아래 청주읍성에 살았는데, 조선 영조 4년(1728년) 이인좌의 난 때 함락됐던 상당산성을 되찾기 위해 일어선 의병들을 따라 올라와 새로운 터를 잡게 되었다. 조상님들이 떠난 청주읍성에는 1910년에 일본을 통해 유럽산 서양민들레들이 들어와 정착을 했다. 노란 얼굴을 한 그들은 자가수정으로 무섭게 세력을 확장하여 전국을 장악함으로써 귀화식물의 위치에까지 오르고 말았다. 백의민족 꽃답게 하얀 얼굴의 우리 토종들은 그나마 자존심을 잃지 않고 한적한 곳에서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봄부터
[충북일보] 세상 아쉬울 게 없어 보이는 이시종 충북지사의 입에서 한숨이 끊이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전국 단위 모집의 명문고등학교 설립 추진이 생각처럼 되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재인 정부의 교육철학과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의 김병우 충북교육감의 생각과도 배치되다 보니 일이 쉽게 풀릴 리 만무하다. 이 지사는 최근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하며 "지역에 어른이 없다보니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지역에 정말 어른이 없다 우리는 반목과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내는, 다시 말해 중재자 역할을 하는 이를 일컬어 '어른'으로 생각한다. 언제부터인가 '지역에 어른이 없다'라는 얘기가 지역사회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사회의 상생과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반목과 갈등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역설적인 표현으로도 읽힌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지역에는 정말 '어른'이 없는 것일까. 이 대목에서 우리는 지난 2014년 숙환으로 별세한 충북 언론계의 대부 소석(昭石) 이상훈 전 충북개발회장을 '어른'으로 기억한다. '영원한 자유인'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고 이상훈 전 회장은 충북 보은 출신으로 충청일보 편집국장,
능소화 안애정 충주 문향회 구중궁궐 안에서 단 한 번 하늘을 섬겼지만 그 하늘 다시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한 뼘 그늘도 만들지 않는 기세 좋은 햇빛에 굴하지 않고 담 너머로 넝쿨 뻗어 꽃을 피웠지만 돌아 보아주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다 지쳐 생목숨으로 뚝 떨어지니 비무리가 하늘을 열었습니다 내리는 무더기비에 火焰의 꽃 기다림으로 피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서 빌린 물건을 돌려줄 때 처음 가져온 그 상태 그대로 돌려줘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것이 기본 예의이자 의무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 책임을 자꾸 회피하려 드는 것이 있다. 바로 '지구'다. 국내 1인 가구는 29.3%에 이르고, 온라인쇼핑과 배달의 증가도 뚜렷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18.3% 증가했으며 음식 서비스(배달) 거래액은 84.6% 늘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늘어나는 상자, 일회용 포장재 등의 쓰레기이다. 또한 예전보다 가구, 옷 등 물건을 더 쉽게 바꾸고 고민 없이 버린다. 아예 옷을 평가하는 수식어 중에 하나로 '한 철 입고 버릴'이 흔하게 쓰이는 것은 이 같은 현상의 방증이다. 물건에 대한 경외심은 이제 낯선 감정이며 물건의 가치는 예전과 다르다. 과잉생산 시대에 물건은 더 쉽게 버려지고 대체된다. 물건을 더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은 개인의 삶의 윤택함 측면에서는 좋은 것이나 그 용이성이 지구의 환경을 그릇된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면 우리는 그 편리함에 대해 한 번쯤 고심해 봐야 한다. 환경부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하루
노영민 파문이 잠잠해졌다.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청주 집을 먼저 팔겠다고 한 게 잘못이라고 사과한 때문이다. 게다가 7월내에 서울 집마저 팔겠다고 약속한 것도 주효했던 것 같다. 지역에선 도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기에 머릴 조아리며 사과해야 했는지 궁금하다는 여론도 있었다. 그렇다면 두 채의 아파트를 갖고 있는 문제부터 따져보자. 노 실장은 청주 사람이다. 청주에서 나서 3선 의원까지 했으니 고향에 집 한 채 갖고 있는 것은 문제될 게 없다. 혹시 서울 집에 문제가 있는 걸까? 노 실장은 3선 의원을 하면서 청주 못지않게 서울에서도 활동했다. 주말엔 청주에서 활동하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진 서울에서 생활했을 것이다. 그때마다 호텔 신세를 질 수도 없었을 것이니 서울에 집 한 채 있는 건 비난할 수 없다. 더구나 그 집에는 자녀가 거주하고 있다. 서울 생활을 하는 자녀를 위해서도 서울 집은 필요하다. 사정이 이렇다면 서울 집도 문제될 이유가 없다. 그럼 무엇 때문에 노 실장이 부동산 투기꾼처럼 매도당했을까· 혹시 서울 집이 호화주택일까? 아니면 그 집을 재벌이 공짜로 사준 걸까? 물론 그렇지도 않을 것이다. 전용 면적으로는
[충북일보]대학 교수들의 각종 일탈은 그리 낯설지 않다. 잊을 만하면 대학·연구 관련 비리가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아무리 지탄을 받아도 끝없이 불거지고 있다. 일부 교수들의 비위 수법은 노골적이다.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로 기막히다. 이번에 검찰에 적발된 교수들도 수억 원 대를 챙겼다. 올 들어 지난 7월 서울대 교수들에 이어 두 번째다. 충북 충주의 한국교통대 교수들도 예외가 아니다. 연구비 부당 수령 등 학사 비리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수 관리와 학사 운영도 엉망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가 공개한 교통대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교통대는 학사 분야에서 15건, 연구비와 인사 분야에서 각 14건, 예산과 회계 분야에서 11건 등 57건을 지적받았다. 일부 교수는 제자의 논문을 베껴 제출했다. 제자의 석사 학위 논문을 발췌한 연구실적물을 교내 학술지에 게재했다. 출처 표시도 없이 제자의 논문을 단순 요약한 11쪽 분량이었다. 대학교수들의 연구비 관련 비리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언론에도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특정대학에만 국한된 현상도 아니다. 하도 잦다 보니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국립대학 교수는 공무원이다. 사립대학 교수와 비교할…
이번 연재에서는 실내에서 식물을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아주 간단한 팁이고 매번 반복되는 내용이지만 꼭 알아두셔야 할 내용입니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우리 집 식물의 수명과 아름다움을 배가시켜줄 것입니다. 내가 관리하는 식물의 정확한 이름이 무엇인지 확인합니다. 비전문가의 눈에는 잎이 다른 식물과 비슷해 보일 수도 있고 전혀 다른 식물로 착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각각의 식물마다 관리법이 확연히 다른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주변의 화원이나 식물 관리 경험이 풍부한 지인에게 문의합시다. 식물의 이름이 확실히 파악되었다면 인터넷으로 간단한 관리법을 검색합니다. 대게의 경우 식물의 이름 뒤에 '학명'이라는 단어를 붙여 검색하면 정보제공을 하는 블로그나 웹사이트가 나오고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단, 이렇게 얻어진 정보는 반드시 주변에 다시 한번 확인을 하시기 바랍니다. 만일 키운 지 너무 오래되어 식물의 이름을 모르거나 주변에 아는 사람조차 없을 때는 아래와 같이 일반적인 관리법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1. 식물에 물을 줄 때는 정해진 주기보다는 토양의 상태를 살펴 가며 물을 줍시다. 대개 식물의 잎과…
2차 요리 또는 가공에 의한 부각(浮刻)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반찬이자 간식이다. 겨울철이 제격이지만, 여름에도 별미로 자주 만들어 먹는다. 부각은 찹쌀풀을 발라 기름에 튀겨서 만든 음식이다. 봄철의 산동백잎, 아카시아 꽃송이 등과 가을철 들깨송이 등을 비롯하여 묵은 김, 해조류, 나물이나 버섯, 뿌리채소 등 식용하는 것 모두가 식재료이다. 원래 절에서 부각은 눈에 잘 보지 않는 수많은 생명을 해친다고 하여, 일종의 금기 음식으로 통한다. 나의 입맛을 위해 무수한 생명을 위험하게 할 수 있는 일시적 고온의 조리법은 금하는 불문율이 있었다. 최근 20년 사이에 이런 금기 사항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이런 사실 자체를 모르는 사찰음식의 불감증과 사회적 욕구에 의한 이유가 뒤섞여 있다. 그런데도 부각은 왜 사찰음식의 꽃이라 불리는가? 최고의 사찰음식 밥상을 접한 이들이 보낸 찬사로부터 생겨난 말이다. 그것은 육류와 가공 음식에 지친 이들이 산사라는 특수한 환경과 채소류로 만든 자연식이라는 착각으로 생겨난 심미적 보상심리인 셈이다. 여기에다 고풍스러운 상차림과 화려한 장식의 음식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감탄사를 저절로 내기 마련이
[충북일보] 정치권의 미투(#Me Too)는 곧 검은 역사다. 그런데 왜 끝도 없이 이어질까. 정의와 공정 뒤에 숨은 권력의 위선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중성의 모순(矛盾)이다. *** 평등 위 평등은 평등 아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13일 오전 영면의 길에 들었다. 영결식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같은 날 오후 박원순 고소인 측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고소인 측은 박 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박 시장의 돌발적 죽음은 충격적이다. 인권 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 출신이라 더하다. 특유의 온화한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그동안 보여준 행보는 많은 여성들에게 큰 힘이 됐다. 결코 외롭지 않다는 연대의 힘을 보여줬다. 앞서 정치무대를 떠난 비슷한 사람들이 오버랩 된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셋 모두 광역자치단체장이었다. 견제 받지 않는 권력자였다. 동시에 절대적 인사권자였다. 세 사람의 공통점이 그랬다. 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중성이 심각했다. 안희정 사건은 세상을 경악케 했다. 유난히 깨끗한 이미지에 그럴 줄 몰랐다. 여기서 끝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