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0.07.14 15:43:50
  • 최종수정2020.07.14 15:43:50

최종웅

소설가

노영민 파문이 잠잠해졌다.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청주 집을 먼저 팔겠다고 한 게 잘못이라고 사과한 때문이다.

게다가 7월내에 서울 집마저 팔겠다고 약속한 것도 주효했던 것 같다.

지역에선 도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기에 머릴 조아리며 사과해야 했는지 궁금하다는 여론도 있었다.

그렇다면 두 채의 아파트를 갖고 있는 문제부터 따져보자. 노 실장은 청주 사람이다.

청주에서 나서 3선 의원까지 했으니 고향에 집 한 채 갖고 있는 것은 문제될 게 없다.

혹시 서울 집에 문제가 있는 걸까? 노 실장은 3선 의원을 하면서 청주 못지않게 서울에서도 활동했다.

주말엔 청주에서 활동하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진 서울에서 생활했을 것이다.

그때마다 호텔 신세를 질 수도 없었을 것이니 서울에 집 한 채 있는 건 비난할 수 없다.

더구나 그 집에는 자녀가 거주하고 있다. 서울 생활을 하는 자녀를 위해서도 서울 집은 필요하다.

사정이 이렇다면 서울 집도 문제될 이유가 없다. 그럼 무엇 때문에 노 실장이 부동산 투기꾼처럼 매도당했을까·

혹시 서울 집이 호화주택일까? 아니면 그 집을 재벌이 공짜로 사준 걸까?

물론 그렇지도 않을 것이다. 전용 면적으로는 13평짜리 서민 아파트이고, 공급 면적으로 쳐도 20평형에 불과하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그렇게 작은 아파트에서 자녀와 함께 사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안쓰럽지 않은가? 3선 의원을 했고, 중국대사를 거쳐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는 사람이 주변머리가 없어도 너무 없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주변머리가 없는 것을 달리 표현하면 청빈하다고 할 수 있다.

노 실장이 청주와 서울에 아파트 두 채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 무엇이 문제가 되는 걸까? 언론이 경쟁적으로 노 실장을 비난하면서 빼놓지 않은 게 있다.

청와대 비서진에게 다주택을 처분하라고 독려하면서 자신은 솔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공직자라는 이유로 다주택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우리 헌법은 사유재산권을 명시하였고, 모든 국민은 필요에 따라 주택을 보유할 수 있다.

유독 공직자만 주택 보유를 제한하고 비난까지 하는 데도 공직자는 변명조차 못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자칫 괘씸죄에 걸려 인사에 불이익이라도 받지 않을까 걱정해서다.

많은 언론이 노 실장을 비난한 이유가 서울 집을 먼저 팔지 않고, 청주 집부터 팔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들이 그런 입장이라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서울 집을 먼저 팔면 다주택자가 되어 양도세를 3억 이상 더 물어야 한다.

반대로 청주 집을 먼저 팔고 서울 집을 늦게 팔면 일 가구 일 주택이 되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

3억 원이 왔다갔다 하는데 누가 청주 집부터 팔겠는가.

만약 서울 집을 먼저 팔고 3억 원을 양도세로 물었다면 잘했다고 칭찬했을까?

바보 같다고 했을 것이다. 저렇게 바보 같은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느냐고 놀렸을 것이다.

청주 집을 먼저 팔겠다고 하자 많은 언론이 자신을 키워준 고향을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차기 충북지사를 노리는 사람이 어떻게 유권자를 배신할 수 있느냐고 공격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충북사람은 노 실장이 차기 충북지사를 노린다는 사실을 잘 몰랐다.

언론을 보고서야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노 실장이 충북지사를 노린다면 청주에 집 한 채는 있어야 한다.

설령 청주 집을 먼저 팔았다고 해도 지역을 배신한 게 아니라 절세전략으로 봐야할 것이다.

노영민 파문을 지켜보는 지역사회도 문제가 있었다. 우린 늘 지역 출신 인재가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천신만고 끝에 대통령 비서실장을 배출했다. 지역 출신 인재를 배출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지역 출신 인재를 보호하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지역 출신 대통령 비서실장이 아무런 문제도 없이 언론의 포화를 받고 비틀거리는 데도 지역에선 아무도 도와주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사회정의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