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면 중간중간 광고가 들어간다. 아름다운 옷을 입은 모델들이 주장하는 상품의 우수성은 직접 보지 않아도 '정말 이렇게나 좋구나!'라고 세뇌당하는 듯 멍하니 그 상품의 우수성을 경청한다. 쌍방 소통에 의한 전달이 아닌 일방적 주장을 현란한 영상과 가장 보기 좋은 각도의 상품을 보고 있다 보면 왠지 모를 신뢰가 생겨나는 느낌이다. 그 상품이 좋다고 이야기 하는 모델은 유명인으로 평소 품행이 방정한 사람으로 정평 난 경우가 많다. 당연히 상품의 신뢰는 모델의 후광으로 인해 더욱 좋은 것으로 인식된다. 상품을 이렇게 방정한 사람이 좋다는데 일반인이 부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사각형 틀 안에 잘 맞추어 법도에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방정이다. 성품과 행동이 사각의 틀 안에서 법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말이나 행동이 수선스럽고 가벼운 것을 칭하는 방정맞다는 것과 동음이다. 그런 의미로 상품의 우수성 주장을 조용히 관조한다면 방정맞는 소비 방법을 꿰뚫는 통찰이 생길지도 모른다.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가족계획 표어, 1960년대)의 내용처럼 '덮어놓고 사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와 같은 상황은 소비 중심의 현시대다. 그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의 위협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는 인류를 강타한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바람에 접촉으로 인한 감염을 줄이기 위해서 다중시설의 일회용기 사용 제한 등을 완화할 수밖에 없기에 환경오염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나는 집에서나 사무실에서 일회용 쓰레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 요령에 따라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자신만만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음식물 쓰레기에 대해 다루면서 내가 평소에 음식물 쓰레기로 무심코 버렸던 미나리, 파뿌리 등이 일반 쓰레기라고 얘기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도대체 음식물 쓰레기의 기준은 무엇일까? 파인애플 껍질은 일반 쓰레기라던데 그럼 멜론 껍질도 일반 쓰레기인 것일까? 먹을 수 없는 게 기준이면 바나나 껍질, 수박 껍질도 일반 쓰레기가 아닐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찾아봤다. 음식물 쓰레기의 기준은 동물이 섭취가 가능한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동물이 섭취가 가능하다면 음식물 쓰레기이고, 섭취가 불가능하다면 일반 쓰레기이다. 음식물 쓰레기는 퇴비나 동물, 가축의 사료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너무…
매년 연초에는 각 분야별로 그해 전망들의 예측에 관한 글들을 쉽게 접하곤 한다. 부동산에 관하여도 빼놓지 않고 여러 관점들이 나오고 있다. 여러 분야별로 그러하지만, 부동산 경기는 유난히도 전년도와의 연계성이 더해져 다음 연도까지 그 영향이 더 투영된다. 금년 2021년 부동산에 대한 전망을 하기 앞서 2020년 부동산 흐름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여러 부동산 정책으로 규제로 시작해 규제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각종 부동산에 관한 세제개편과 개정된 임대차 보호법 등도 그러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영향을 준 규제로는 6.17 부동산 대책인 조정 대상 지역 지정이다. 그동안 저평가되어온 청주지역에서 과열된 투기수요 유입을 차단한다는 게 제일 큰 정책적 지정 이유였다. 다른 세제개편이나 법률에 관한 부동산 제도는 그 여파가 전반적으로 미치지만 이런 특정지역에 한정되는 조정 대상 지역 지정은 그 지역 경제까지 파장이 크다. 실로 지정 이후 청주시 권역 아파트 거래 빈도가 절벽이 되었고 구도심 구옥들마저 거래가 끊겼다. 투기세력 유입으로 인한 거품 가격이 도민들에 피해가 되어선 안 되겠지만, 그동안 미분양이었던 상태에서 규제를 한다는 것은 다른 지역
'항공소음지도'가 있다. 말 그대로 비행기로 인한 소음을 지도화 하는 것이다. 이는 비행소음 가해자가 그걸 법적으로 인정하는 근본문서다. 아주 오래 전 관계자가 방문해 군용기 소음지도 작성에 대한 의견을 물어 온 바 있다. 그런데 그 걸로 끝이다. 누가 참여해 어떤 기관에서 어떻게 항공소음지도가 작성되어 왔는지 아는 이가 몇이나 될까. 지난 35년 간 환경운동을 하면서 19비행단 스스로 그 소음이 지역에 미치는 악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대안을 만들자는 제안을 단 한 번도 받은 바 없다. 저들은 그저 높은 쇠철조망을 휘두른 채 금덩어리 같은 충주 땅을 차지하곤 귀를 막고 있다. 비행쇼 연습을 할 때면 마치 전쟁터 같다. 도심을 낮게 반복 비행할 때 시민들이 당하는 고통은 엄청나다. 더구나 타지에서 하는 비행쇼 연습을 충주에서 하다니 하며 시민들은 '봉이 된 충주'라며 자조 섞인 한탄을 한다. 언젠가 한 주민이 비행소음을 견디다 못해 공군부대 정문으로 돌진(·)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어찌 주민을 탓하랴. 이는 전적으로 19비행단과 공군 나아가 국방부 잘못이다. '산업기지개발공사'란 이름으로 충주댐이 관리되던 때가 있었다.…
입춘지절 김현조 전북시인협회장 시간이 징검징검 숲으로 가면 숲이 일어나고 강물이 풀린다 봄이 돌아오는 하얀 들판에 얼어붙은 섣달이 기지개를 켜면 떼거리로 몰려드는 까마귀들 아직은 정월이 장악한 들판 쌓인 눈이 녹기를 기다리지 않고 눈길을 내며 나아가는 사람의 뒤에 한평생 폭풍이 되고 산화될 새잎을 나무는 막무가내 싹을 모으고 꽃들은 다투어 봉오리를 준비한다 저들이 다시 돌아오는 날 다시 시작이다
[충북일보]국토교통부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초안을 마련했다. 비용편익(B/C)결과 산출, AHP(종합평가) 등을 모두 거쳤다. 현재 내부 결재만 남겨놓은 상태다. 조만간 공청회 형식을 통해 초안이 공개된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철도건설법에 규정된 법정계획이다. 철도투자를 효율적·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10년 단위로 수립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철도의 중장기 건설계획, 소요재원의 조달방안, 환경친화적인 철도 건설방안 등이다. 전국의 각 지자체는 지난 2019년 지역별 신규 건의사업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대략 150~180건에 이른다. 하지만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수 있는 신규 사업은 30개 내외로 예상된다. 지자체별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충북은 오송연결선, 원주연결선, 수도권 내륙선, 중부선(중부내륙선 지선), 중부내륙선 복선화 및 금가역 설치, 금가신호장~동충주산단 지선,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오송~청주공항~영덕 간 철도, 청주공항~보은~영동 간 철도, 충주~보은~영동간 철도, 세종~오송~청주공항 간 중전철, 대전~옥천, 충청권 광역철도 2단계(신탄진~조치원) 등 모두 13개 사업을 건의했다. 이들 사업에 드는…
[충북일보]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으로 퍼지기 시작한 작년 2월 직후 계룡산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이에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는 주요 구간 등산로 혼잡을 줄이기 위해 6월말부터 '일방통행제'를 도입했다. 그리 높다고 할 수 없는 이 산의 정상을 한 번 밖에 오르지 못한 필자는 "케이블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가끔 생각한다. 강원도 양양군이 추진해 온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에 대해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최근 환경부가 아닌 양양군의 손을 들어 줬다. 문재인 정부 들어 4대강 보 철거 추진과 같은 '망국적 환경우선주의'가 판을 친 가운데 나온 뉴스여서 무척 반가웠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부르는 것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좋은 두뇌로 자연을 이용할 줄 알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발명되면서 땅 위의 교통난은 크게 줄었다. 고층건물이 들어서면서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훼손되는 자연도 크게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케이블카는 산을 보존하는데 오히려 '효자'라 할 수 있다. 대표적 사례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방문하는 중국 황산이다. 이 산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급증하는 등산객으로 몸살을 앓았다. 게다
어젯밤에 소리 없이 눈발이 흩날렸다. 커피를 마시며 하릴없이 아파트 정원수마다 소복이 쌓인 흰 눈을 바라본다. 이 때 문득 감명 깊게 보았던 영화 '실비아'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새하얗게 펼쳐진 설경 위로 선홍색 천이 뒤덮인 시신이 실려 나온다. 카메라는 이어서 실비아의 생전 모습인 전날 밤 행적을 담담하게 훑었다. 우유와 말랑한 빵을 잠든 아이들 머리맡에 조심스레 놓아두는 실비아의 모습은 왠지 눈빛이 애절하다. 이어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창틈과 문틈을 잿빛 테이프로 꼼꼼히 틀어막고 가스 밸브를 연다. 그리곤 그토록 남편의 재능을 질투하고 사랑에 대한 상실감을 느꼈던 실비아는 가스 오븐에 머리를 집어넣는다. 가스 오븐에 자신의 머리를 집어넣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 여류 시인 실비아 플라스(1932~1963)다. 그녀는 결국 가스에 중독돼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실비아는 당시 계관 시인이었던 영국 시인 테드 휴즈와 열렬한 사랑 끝에 결혼했으나 남편의 바람기로 말미암아 파경을 맞이했다. 테드 휴즈의 외도가 그녀를 한껏 나락 끝으로 몰아세웠던 것이다. 남편이 실비아 자신보다 월등하리만치 얻은 문학적 성취에 의한 열등감 및 사랑에 대한 배신감은 훗
누런 소들이 정겹게 느껴졌던 유년 시절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엄마소와 송아지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느린 걸음으로 터벅터벅 걸어도 탓하는 자가 없다. 송아지는 무슨 호기심이 그리도 많은지 해찰을 부리다 엄마소와 거리가 멀어지니 음매~애 애타게 엄마소를 부른다. 엄마소는 가던 길을 멈추고 어서 오라는 듯 하늘을 올려다보며 음매~애 큰소리로 화답하고 기다렸다. 이제 금년은 신축년이다. 지난해 국민은 역병으로 우울감에 빠지고 삶에 지쳐있는데 정치인들은 자기들의 사활을 거는 일들 때문에 온 나라가 피로감이 더해져 몸살을 했다. 신축년 새해 우리 모든 국민은 소를 닮아 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신년 첫날부터 소처럼 우직하고 정직한 모습을 닮아간다면 서로 신뢰하며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송아지에게 믿음을 주고 기다려주면 송아지는 어른소가 되어 가정경제와 나라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둥이 되지 않을까? 노론 소론 그만하고 이제 상생하며 오직 국민을 위해 일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수레의 이치를 아는가? 바퀴가 수평을 유지할 때 잘 굴러가지만, 비대칭이 되면 한 방향으로 돌다가 이탈하고 만다. 정부는 네 개의 위를 가진 소처럼 되새김질하며 국민을
2021년 소띠 해가 밝았다. 2020년 한해는 코로나 19로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온 인류가 그야말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에서 허우적거리며 살아왔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가 수시로 우리를 괴롭히더니 이제는 바이러스까지 세상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바이러스라는 말이 생소하지가 않다. 왜냐하면 바이러스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이 아니라 그동안 계속해서 메르스니 사스니 하는 바이러스 피해를 당해오면서 익숙해졌지만, 코로나처럼 큰 피해를 주지는 않았던 것이다. 바이러스는 인간에게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동물과 식물들까지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최근에 구제역, 조류 독감 들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소, 돼지, 닭, 오리들이 인간을 위하여 살처분이라는 이름으로 산 채로 죽어야 했는가? 그 중에서도 덩치는 크면서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죽어가는 소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구제역과 광우병으로 졸지에 변을 당하던 소들, 차에 실려 흙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어질 때 그 큰 눈망울에서 떨어지는 눈물 방울을 본 적이 있는가? 그 소들의 마지막 모습이 자꾸만 생각나는 것은 코로나 바
드높은 흥덕사의 종소리 안광석 충북도시인협회장 태고의 찬란한 빛이여 고려인의 숭고한 기상이여 백운화상 설법의 역사여 불조직지심체요절은 인류의 새로운 문명의 시작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이다 감격의 눈물이 쇳물 되어 이른 쾌거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직지 흥덕사의 드높은 종소리다 들리는가 세계만방에 울려 퍼진 찬란한 금속활자 가치를 빛내노라 세계기록 문화유산 직지 한국의 문화민족의 긍지를 찾겠노라 외롭게 어딘가 있을 그대 쓸쓸히 타국 땅에 있는 그대 보아라 천년의 기록 문화유산 길이 빛내자, 직지
[충북일보]긴 기다림 끝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에어로케이가 취항 시동을 걸고 있다. 첫 비행에 나설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에어로케이와 충북도에 따르면 에어로케이 1호기가 오는 2월 초부터 운항을 시작할 것 같다. 국토교통부에 국내 제주 노선에 대한 노선 허가와 운임 신고를 마쳤다. 에어로케이의 제주 노선 취항은 청주공항 활성화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청주공항은 행정수도 관문공항이자 중부권 거점공항이다. 그런데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아직은 취항노선이나 기반시설, 연계 교통망 등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에어로케이의 취항은 청주공항이 한 단계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제6차 공항개발계획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6월부터 향후 30년의 비전과 전략을 담는 공항개발계획을 수립 중이다. 청주공항은 현재 활주로 연장, 청주공항과 대전을 연결하는 충청신수도권 광역철도 구축 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어로케이가 취항을 하게 됐다. 그것도 거점공항에서 날갯짓이다. 공항 내 거점 항공사의 존재 유무는 국제노선 항로 개설이나 이용객 유치와 직접 연결된다. 공항의 위계와도…
'학생들에게 학생다움을 강조하지 말아주세요.' 학년말, 교육활동 평가와 관련하여 학교에 전해진 학부모의 의견이다. 학생다움이란 무엇일까. 익숙한 어휘지만, 좀 더 숙고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우선, '다움'이라는 말은 사용 가능한 것인가. 거부반응이 타당한 '다움'도 있다. 남자다움 여자다움 등이 그것이다. 성역할을 구분지음으로써 억압과 불평등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부정적 사례에 의해 '다움'의 일반적인 사용도 피해야 하는 것일까. '다움'이라는 용어는 어른+다움, 선생님+다움, 박사+다움 등 그 앞에 붙는 단어에 해당하는 프레임을 만든다. 프레임은 '다움' 앞에 놓이는 단어의 일반적인 뜻, 국어사전에 정의되는 뜻으로 채워진다. 가령 '선생님다움'의 프레임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또는 '어떤 일에 경험이 많거나 잘 아는 사람'이라는 뜻에 '다움'이 붙음으로써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경험이 많거나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 제 역할을 잘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생성한다. 프레임은 일종의 압박으로 인식되거나 평가의 틀로 작용하기도 한다. 학교 선생님에게 '선생님다움'의 용언 격인 '선생님답다'라고 할 때, 그 속에는 평가의 의미가 내포
최백수는 모처럼 서울행 고속버스에 몸을 싣는다.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오늘 아침이었다. 아침신문을 훑어가던 최백수는 마음이 혼란해지기 시작했다. 오늘이 입원하는 날이고, 내일은 수술을 예약해 놓은 날이다. 근데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수술 없이 시술만으로 완치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되었다는 기사가 실린 것이다. 그냥 신문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제일간다는 중앙일간지에 대문짝만하게 실렸으니 믿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급작스런 변경이라서 혼자서는 결정할 수 없었다. 아내의 동의를 받고서야 서울행을 결심했다. 누구에게 물어봐도 허리는 수술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애써 수술하고도 하지 않은 것만도 못한 부작용을 초래하느니 헛일 삼아 한번 가보기로 작정한 것이다. 최백수는 남부터미널에서 전철을 타러 지하계단을 내려가면서부터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통증은 점점 심해져서 단 한 발짝도 옮길 수가 없을 정도다. 겉은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길바닥에 주저앉아 울 수도 없어서 그냥 멍하니 서 있다. 겨우 교대역까지 간다. 6번 출구에서 병원 간판을 발견하고는 한숨을 내쉰다. 여기서 수술하지 않고 고칠 수만 있다면 천하를 얻는 기분일 것이다. 입원도 하지 않고
어둑해진 유리창 밖으로 펼쳐진 논밭은 고만고만하다. 게다가 작은 밭뙈기들이 서로 맞댄 경계는 구불구불하기까지 하다. 계단처럼 올라오는 다랑이논, 사이에 좁고 굽은 길, 그 위로 삐뚜룸히 앉은 비탈밭을 오르면 나지막한 동산이 있다. 그 안에서 소나무는 소나무끼리, 참나무는 참나무끼리 맨몸을 웅숭그리고 겨울을 견디는 중이다. 빈 들에 둥글고 하얀 것들이 눈을 이고 조르르 서 있다. 초록빛 봄을 지나, 가을의 풍요를 거둔 뒤에 하얗고 둥그런 동물의 먹거리가 남았다. 둘둘 말아 랩으로 감싸놓은 소들의 김장김치, 볏짚 사일리지다. 랩 포장을 벗기면, 잘 익은 김치처럼 새콤한 냄새가 난다. 누군가는 공룡알이라 하고, 누구는 공깃돌이라고도 부른다. 어떤 이들은 지나다 차를 세워두고 우르르 몰려가 흔들어 보았다고 했다. 너무 무거워 꿈쩍도 하지 않더란다. 흐르는 세월은 낭만의 모양마저 바꾸어 놓은 모양이다. 볏짚마저 자신을 꽁꽁 싸매 허투루 맨몸을 보이지 않는 세상이 된 듯하다. 옛날에는 추수가 끝난 논마다 집채만 한 볏짚 동가리가 서 있었다. 초가지붕처럼 뾰족한 꼭대기로 올라가 미끄럼도 타고, 아래 건물처럼 세워져 있던 볏단 몇 개를 들어내고 그 안에 들어가…
18세기 말 '인구론'이 당대 학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이때는 콩도르세와 윌리엄 고드윈처럼 인류의 무한한 진보를 낙관한 철학자들의 사상이 많은 지식인을 사로잡았고, 산업혁명 초기에 대두한 사회문제들을 개혁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 굳게 믿었다. 하지만 이런 사상을 '고상하지만 유해한 이론'으로 여긴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는 익명으로 출판한 초판 '인구론'에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라는 주장을 바탕으로 인구의 증가가 결국에는 식량부족 문제를 야기해 파국이 불가피하다는 비관론적인 입장을 주장한 것이다. 이른바 '맬서스의 함정'이다. 물론 200년이 지난 현재 맬서스의 예언은 빗나간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하지만 빗나간 맬서스의 주장을 환경문제에 대입해보면 인구의 증가가 현재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온실가스와 쓰레기 배출량 증가에 밀접한 관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구수를 통제하자는 단순한 수치에 대한 법칙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인구 증가와 식량문제에서 맬서스의 비관적인 주장이 예상하지 못한 발전으로 인해 빗나간 것처럼, 인구의 증가와
[충북일보]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한 이슈였을까. 최첨단 정보통신(IT) 시대에 맞지 않는 국정 과제였나 보다. 해방 후 대한민국은 수도권 중심의 국가를 가속화시켜왔다. 해를 거듭할수록 속도가 더 붙었다. 어쩌면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지방분권을 얘기할 수 없는 시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미완의 국가 균형발전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기업도시화를 저지한 충청도민들은 결코 지역의 이익만 고집하지 않았다. 충청의 발전과 함께 과밀화로 인해 도시기능이 점점 무뎌지고 있는 수도권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도 갖고 있었다. 콘크리트 빌딩 숲과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도로. 가장 좁은 땅 덩어리에 몰려 있는 1천만 서울시민. 그런 조건으로는 서울이 글로벌 핵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불가능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세종시와 기업도시 지방이전 정책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세종시와 기업·혁신도시만으로 균형을 완성시키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자칭 진보세력은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균형발전 철학을 가진 탁월한 리더로 평가했다. 보수 성향의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은 반대의 개념으로 비난의 대상이 됐다. 뒤를 돌아보면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으
매트리스 정일택 충북시인협회 너를 만난 게 아마, 10여 년 되나 보다 고무나무 상처로 태어나 애인으로 찾아온 너 설렘 가득 망설이다 결국 널 선택했지 살갗 맞닿은 편안한 꿈 오랫동안 추억 만들었지 눈 내린 겨울 아침 옷 벗겨 너를 떠나보낼 때 섭섭한 맘 스친다
[충북일보] 코로나19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다. 모금활동도 다르지 않다. 그래도 청주 사랑의 온도탑은 예년과 비슷해 다행이다. 코로나19 한파 상황에서도 나눔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파가 거세지만 100도를 넘었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희망2021나눔캠페인' 기간은 2020년 12월 1일부터 2021년 1월 31일까지 62일간이다. 당초 코로나19로 인해 모금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공동모금회가 목표 모금액을 전년보다 14억여 원 낮춘 이유도 여기 있다. 캠페인 기간을 줄인 까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각계각층과 시민들의 온정이 쌓였다. 예상보다 일찍 목표를 달성했다. 11일 오후 5시 기준 모금액이 목표액 61억5천만 원을 넘었다. 정확히 62억9천500만 원으로 사랑의 온도탑이 102.4도를 기록했다.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에도 아름다운 나눔이 잇따르고 있다. 각계각층에서 '2021 적십자 특별회비'로 크고 작은 금액을 쾌척하는 등 정성이 모이고 있다. 목표 모금액 14억500만 원 달성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공동모금은 일종의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장점이 많아 세계 각국에서 운영된다. 무엇보다 성금…
아이들은 언제나 귀엽고 이쁘다. 하지만 마스크 쓴 모습은 안쓰럽고 미안하다. 신종 감염병 걱정없이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스페인독감(1918), 웨스트나일바이러스(1937), 아시아독감(1957), 사스(2002), 신종플루(2009), 메르스(2015), 신종코로나(2019)까지 바이러스 감염병이 지속적으로 창궐하여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다. 인류는 신·변종 바이러스 감염병이 출현할 때마다 위기와 혼돈이 반복되고 있다. 신종 감염병 대부분이 동물을 통해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기존 연구는 감염병 연구 중심이었다면 원헬스(One Health)는 생태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야생동물 등의 건강을 연구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통해 우리의 건강도 연구하는 것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에 따르면 신종 감염병 중 60%가 인수공통감염병이며, 그 중 75%가 동물로부터 기원한다. 그에 따라 생태계의 건강은 중요해지고 있다. 2002년 사향고양이로 인한 사스(SARS), 2009년 돼지로 인한 신종플루, 2014년 박쥐로 인한 에볼라바이러스, 2015년 낙타로부터 시작된 메르스(MERS)가 그예이다. 사람과 동물 모두 환경 안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환경의 영향을 받
'참된 청렴은 청렴하다는 이름이 없으니, 이름을 드러내려는 사람은 바로 탐욕스럽기 때문이다. 큰 재주에는 교묘한 술수가 없으니, 교묘한 술수를 부리는 사람은 곧 서툴기 때문이다.' 이 글은 바로 중국 명나라의 문인, 홍자성이 지은 '채근담'에서 나오는 일부 내용이다. 이는 진정 청렴한 자는 이름을 알리려 하지 않고, 재주가 뛰어난 자는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욕심과 술수를 부리지 않고, 본인의 자리에서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것이 청렴의 시작이라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청렴'하면 공직자부터 떠올리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가끔 뉴스를 통해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관련내용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우리들은 너무나 큰 실망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동시에 사회적 불신과 함께 공직자들이 청렴하지 못해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고 여기게 된다. 부정부패의 유혹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공직자는 더더욱 청렴의식을 투철하게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청렴은 이제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부정부패는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또한 여기서…
우리 인간은 생태계 속에서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고,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 사람은 하늘의 기운인 공기로 호흡을 하고, 땅의 기운인 물과 흙에서 자라는 곡식과 채소 등의 영양분을 섭취하며 살아가고 있다. 대자연에서 살아가는 식물과 동물들은 먹이사슬로 균형을 유지하며 생태계를 보존하고 있다. 피라미드 모양으로 균형을 이룬 먹이 사슬이 무너져서 고라니와 멧돼지가 먹이를 찾아 도심까지 내려오는 현상도 생태계의 교란이라 할 수 있다.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여 지구의 기후에 이상 현상으로 온난화가 발생하여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이다. 공장의 매연 가정의 난방과 전자제품사용, 자동차의 증가 등이 온난화의 주범이 되는 것이다. 지구에 살아가는 생명체 중에 고등동물인 사람들만 유일하게 도구를 사용하여 과학문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도시화가 가속되었고, 각종 문명의 이기들이 발명되어 자연은 몸살을 앓기 시작하였다. 도로를 만들고 공장을 짓고, 도시를 만들면서 자연을 너무 많이 훼손시켰기 때문에 자연은 몸살 수준을 넘어 중병에 걸렸다. 환경을 보호하지 않은 대가로 미세먼지를 다시 우리 인간이 마시게 되는…
내 기억들 모두 깨워도 맞출 수 없는 퍼즐 하나가 있다. 다섯 살 듬성듬성 사라진 기억의 퍼즐. 단양군 대강면 황정산 자락의 작은 마을에 대한 기억이다. 집 앞에는 넓은 개천이 흐르고 냇가 여기저기에는 널 바위가 있었다. 햇볕 따스한 날 거기 한 여자 아이가 서 있다. 얼굴도, 이름도, 사는 곳도 알지 못하는 그 아이. 무엇인가 놀이를 했을 테지만 딱히 기억나는 것도 없다. 다만 이유를 알 수 없는 기억 한 조각이 퍼즐의 한 조각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어쩌다 그 곳에 살았다는 사람을 만나면 그 아이의 소식을 물어 보곤 하지만 아이의 소식을 아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다른 기억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엷은 어둠 속에 서있는 나의 모습과 무섭고 두려웠던 생각, 기억이 선명한 두 번째 퍼즐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동생이 태어났는데 집에는 다섯 살 박이 나 밖에 없었단다. "근식아 엄마 아파 죽을 것 같으니까 뒷집에 가서 어른 좀 불러다 주렴" 어머니는 집에서 100미터 쯤 떨어진 뒷집에 심부름 보내셨단다. 반신반의 하시면서 지푸라기 같은 희망을 잡으셨을 어머니 지금도 어머니께서는 가끔 그 때 일을 회상하시면서 "네가 없었으면 엄마와 네 동생
[충북일보]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10일 KBS에 출연해 한 말이다. 맞다. 화수분일 수 없다. 국가든 가정이든, 많든 적든 제한적이다. 규모의 경영을 해야 빛난다. *** 포퓰리즘은 절대 안 된다 전 국민 대상 4차 재난지원금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나라 곳간을 정말 걱정해야 할 여당이 군불을 땠다. 여권 고위직에선 지급 당위성 설명에 나섰다. 지급 논리를 입히고 있다. 곧 밀어붙일 태세다. 야당은 '선거용 돈 풀기'라고 비난하고 있다. 또 한 번의 '퍼주기와 더 퍼주기' 경쟁이 시작됐다. 아무런 합리성과 책임감을 찾기가 어렵다. 국가와 국민도 보이지 않는다. 현재와 미래의 가치를 구분하기 어렵다. 정치와 도리를 섞어 고민하는 목소리마저 없다. 그저 당리당략만 난무한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나섰다.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난 10일 KBS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 국민 지원보다는 피해계층을 선별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적자국채 얘기도 했다. 실제로 대한민국 국가재정 상황은 악화일로다. 재정건전성이 심각하다. 국가채무는 850조원에 달한다. 1년 전보다 무려 100조원이
겨울나무 나순옥 충북시인협회 겨울이면 나무들은 잎을 벗고 알몸이다 따듯한 햇살 가닥 넓은 잎으로 막으면 옆 친구 추위에 떨까봐 햇살 많이 받으라고 봄부터 겹겹이 껴입고 있던 옷들을 모두 다 벗고도 겨울을 견디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챙기는 따끈한 마음 때문이야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