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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10일 KBS에 출연해 한 말이다. 맞다. 화수분일 수 없다. 국가든 가정이든, 많든 적든 제한적이다. 규모의 경영을 해야 빛난다.

*** 포퓰리즘은 절대 안 된다

전 국민 대상 4차 재난지원금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나라 곳간을 정말 걱정해야 할 여당이 군불을 땠다. 여권 고위직에선 지급 당위성 설명에 나섰다. 지급 논리를 입히고 있다. 곧 밀어붙일 태세다. 야당은 '선거용 돈 풀기'라고 비난하고 있다. 또 한 번의 '퍼주기와 더 퍼주기' 경쟁이 시작됐다. 아무런 합리성과 책임감을 찾기가 어렵다. 국가와 국민도 보이지 않는다. 현재와 미래의 가치를 구분하기 어렵다. 정치와 도리를 섞어 고민하는 목소리마저 없다. 그저 당리당략만 난무한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나섰다.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난 10일 KBS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 국민 지원보다는 피해계층을 선별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적자국채 얘기도 했다. 실제로 대한민국 국가재정 상황은 악화일로다. 재정건전성이 심각하다. 국가채무는 850조원에 달한다. 1년 전보다 무려 100조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정부 추계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지난해 국가채무 비율이 43.9%로 올랐다. 올해는 47.3%까지 국가채무가 수직 상승한다. 1~3차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예산을 펑펑 쓴 탓이다. 적자국채 발행은 국가신용 등급에 악영향을 준다. 미래 세대에도 부담이 된다. 그럼에도 꼭 하려하는 걸 보면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 듯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피폐해진 내수를 살리는 건 당연하다. 경제 회복을 위해 국가재정의 역할이 적극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국가재정이 화수분은 아니다. 곤란할 때마다 국민에게 직접 지급할 순 없다. 규모와 속도를 맞춰야 한다.

지급 과정에서 '디테일'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세금이 낭비될 수 있다. 사회 구성원 간 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 국가재정은 한정돼 있다. 코로나19가 주는 고통도 다 같지는 않다. 우선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명확한 개념 규정이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에 주는 합법적 기부 행위다. 현금 싫다고 할 사람도 없다. 그 위력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확인됐다. 사상 최대 여당 압승이라는 결과로 증명됐다. 선거와 관련된 후보라면 당연히 뛰어들고 싶은 유혹이다. 하지만 국가재정은 늘 넉넉한 게 아니다. 화수분은 더더욱 아니다. 아주 제한적으로 용도가 정해져 있다. 책임의식 부재나 부도덕이 개입해선 안 되는 분야다. 그런데 정치권이 자꾸 포퓰리즘의 그림자를 입히고 있다. 국가재정을 표 계산에 대입하려 하고 있다. 포퓰리즘은 대중의 인기에 영합한 정치행태다. 선거철이 되면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단기주의(short-termism) 특징을 갖는다. 다시 말해 단기 이익에 초점을 둔다. 유권자를 홀려 대중의 지지를 쉽게 얻을 수 있다.

대신 부작용은 아주 크다. 국가 재정건전성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 나라의 재정 여력을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이다. '악마의 유혹'과도 같다. 첫맛은 달콤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달콤한 유혹에 영혼을 팔아야 한다. 선심성 복지정책이 대표적이다.

***시민이 깨어 있어야 한다

'다운폴(Down fall)'이란 영화가 오버랩 된다. 한 장교가 나치 정권 선전장관인 괴벨스에게 말한다. "독일 국민돌격대가 무기 등 제대로 된 무장을 하지 않는다면 러시아군으로부터 개죽음을 당할 것"이라고 보고한다. 괴벨스는 말한다. "난 그들을 동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 운명을 스스로 정했다. 그들이 우리를 뽑았고,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포퓰리즘의 결과를 적나라하게 웅변한다.

잘못된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크다. 가장 저질스러운 정치인에게 지배당해야 한다. 포퓰리즘은 깨어 있는 시민들을 가장 껄끄러워한다. 시민들이 깨어나 악마의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 그래야 혼란한 정치로부터 현재와 미래를 지킬 수 있다. 꽃이 아름답다고 꽃을 든 사람까지 아름다운 건 아니다. 지금이라도 포퓰리즘에 일격을 가해야 한다. '깨시민'이야말로 포퓰리즘의 천적이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길이 없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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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인프라 역할 선도"

[충북일보]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인프라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동일(56) ㈜키프라임리서치 대표는 준공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국내외 관계자들의 방문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오송캠퍼스에 관심을 갖고 찾아온 미국, 태국,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등의 신약·백신 개발 관계자들의 견학이 줄을 잇고 있다. 김동일 키프라임리서치 대표가 청주와 바이오업계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지난 2020년 7월이다. 바이오톡스텍의 창립멤버인 김 대표는 당시 국내 산업환경에 대해 "이미 성숙단계에 접어든 제조업이 아닌 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는 산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BT(바이오테크놀로지)와 IT(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라는 두 개의 큰 축이 보였다"며 "이가운데 BT가 글로벌 산업 경쟁력이나 발전 정도·세계 시장 진출 정도로 봤을 때 타 산업 대비 훨씬 경쟁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오히려 기회가 더 많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BT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업계에 뛰어들었을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에는 실제로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바이오 분야의 회사들은 국내시장·제네릭 분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