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대전~세종~청주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충청광역철도망이 청주 도심을 통과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수사로 해석될 수 있는 '합리적'이라는 표현을 넘어 '매우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환영한다.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왜 청주도심 통과여야 하나 충북은 지난해 정치권과 지자체 등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호남~충청~강원(강호축)을 잇는 고속철도 건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비롯해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청주 오창 건설 확정, 바이오·의료·뷰티산업 오송 지정, 오창 이차전지 소재 부품 장비 특화단지 선정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미래 첨단산업이 우리지역에 조기 안착되고 성공하려면 교통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제아무리 첨단 산업이라도 사람의 노동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청소하는 사람, 밥 짓는 사람, 생산노동자, 자동화시설 관리자 등 기본적인 노동력이 담보돼야 연구도, 상품생산도 가능하다. 그런데 모두가 알다시피 지방은 급격한 노령화와 인구감소로 생산 가능 인구가 매년 급속도록 줄
[충북일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국내 체류 외국인 관리 부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불법체류자들의 경우 거주지나 신원 파악이 정말 어렵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전수검사 참여율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 방역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집단감염 가능성이 크다. 열악한 생활환경과 신분 노출을 꺼리는 경향 때문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전수검사율이 낮은 이유도 비슷하다. 우선 외국인 근로자들 중에는 불법체류자가 많다. 또 차별적 시선에 따른 부담감과 낙인 효과를 두려워한다. 방역당국은 23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던 검사 기간을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이번 전수검사에선 비자 등록 여부 등 국내 체류 신분 확인을 묻지 않기로 했다. 선제적 예방차원에서 진행하는 조치다. 물론 신분 노출을 꺼리는 불법체류자들이 얼마나 응할지는 미지수다.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충북에서 코로나19 외국인 확진 비중이 커지고 있다. 두 달도 안 돼 지난해 전체 56명보다 3명 많은 59명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원인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부실한 방역관리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도내 외국인 근로자(E-
"마스크 미착용 시 출입 제한됩니다"라는 문구가 이제는 낯설지 않다. 사회적 거리 연장 방안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 등 방역수칙이 강화되면서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보건위생의 필수 요건이 되었다. 스페인독감, 페스트 등 온갖 전염병이 몰아치던 1920년대 열악한 환경에서 정체모를 바이러스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기댄 최선의 방역 수단이 마스크였다. 100년이 지난 지금 인류 생명을 위협하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WHO에서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 속에 살고 있다. 이에 가장 현실적 방역은 마스크 착용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와 건강한 사람이 만났을 때, 두 사람 모두 마스크 착용경우 감염률은 1.5%라고 한다. 하지만 정확한 마스크 착용이 아니라면 미착용과 다를 바 없다. 사용여부에 따라 효과는 천차만별이기에 마스크의 올바른 선택과 착용 및 폐기 방법에 대해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스크는 장시간 착용 여부, 비말차단 효과, 호흡 편리성 등을 고려하여 본인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외품으로 허가한 마스크 종류는 KF-AD, K
대학별로 졸업식이 한창이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훌쩍 4년의 세월이 흘러 교정을 떠나는 우리의 예비 사회인들을 보면 대견스럽기 그지없을 뿐만 아니라 후학을 양성하는 한 사람으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대학에서 삼십여 년 가까이 수많은 학생의 입학과 졸업을 지켜보면서 지금처럼 우리 젊은이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진출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때도 없었던 것 같다. 지난해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코로나 팬더믹의 여파와 그로 인한 기업침체의 장기화로 졸업생들의 취업 시장은 더욱 얼어붙고 있다. 과거 경제적 혹한기에도 지금처럼 취업시장이 힘들진 않았던 것 같다. 졸업을 미루고 스펙을 더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처럼 받아들이는 세상이 되었다. 정부에서도 기업 일자리 제공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보니 대안으로 공기업 채용의 문을 크게 여는 것도 모자라 전국적으로 대규모의 공무원 일자리를 긴급 수혈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공공 일자리 마련이 임시방편은 될지 모르지만 본질적 해결방안은 될 수 없다. 물론 많은 학생이 장래 희망 직종으로 공공 일자리를 선호하는 것은 오래된 사실이지만 공공 분야가 제한되다 보니 상
"제는 아직도 보리를 먹네!" 점심에 도시락 뚜껑을 열면 몇 년 묵은 정부미 사이에 낀 보리쌀이 얼굴을 내민다. 반찬통에 담긴 김치보다 그 보리밥을 통해 집 사정이 드러나는 것이 창피했다. 개천에서 태어났으니 용이라도 되면 좋으련만 물려받은 기억력도 내세울 것 없었다. 성실한 노력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전부였다. 돈도 많고 머리가 좋은 놈은 과외까지 하면서 공부하지만, 그런저런 머리로 혼자 공부해야만 하는 사람에게 공부를 즐겁게 한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과 같았다. 가난하다는 것 못지않게 머리가 나쁘다는 것도 창피한 노릇이다. 시험 당일이면 전날까지 얼마나 공부를 하지 않았는지를 서로 자랑했다. 시험 결과가 동일할 경우 더 적게 공부한 사람이 더 똑똑한 놈이 된다. 새벽을 넘겼어도 자정 전에 잠을 잤다고 말했다. 가난한 놈이라는 소리는 참을 수 있어도 미련한 놈이라 불리고 싶지는 않았다. 가난이 싫었고 물려받은 머리도 너무 평범하여 남들보다 배 이상으로 노력해야 했다는 사실이 자랑이 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용이 된 후에는 학원이나 과외 교사의 도움을 받았더라도 일부러 밝히지 않은 채 개천을 자랑하게 된다. "가난한 환경 속에서 문제집 한 권 살 수 없
공 (空 ) 박종혁 충북시인협회 의지와 상관없이 높은 산을 오른 적이 있었어 나무들은 낮게 수그려 바람을 맞거나 혹 키가 큰 나무들은 한쪽 가지를 바람에 내어주었지 잊고 있었지만 사는 게 다 그럴 거란 생각이 들었어 가슴의 절반쯤은 어딘가에 내어 주고 비워 주어야 어둠이든 사나운 바람이든 고요히 스쳐 간다는 걸
[충북일보]차세대 이차전지가 친환경에너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기후변화 관련 최우선 의제로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을 내세웠다. 탄소중립 정책과 관련된 대규모 친환경에너지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의 이차전지 전성시대를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충북 청주 오창은 지난달 26일 '이차전지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오창과학산업단지와 오창제2산업단지, 오창테크노폴리스 등 3개 단지에 조성된다. 이차전지는 일단 화학적 에너지를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시켜 외부 회로에 전원을 공급한다. 방전 땐 외부의 전원을 공급받아 전기적 에너지를 화학적 에너지로 바꿔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전지다. 다시 말해 충전을 통해 반복 사용하는 전지다. 휴대전화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배터리가 핵심이다. 이차전지 수요는 급속하게 늘고 있다. 미래 에너지 분야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쟁력의 핵심은 배터리다. 기존의 일차전지와는 분명하게 다르다. 현재는 리튬이온전지가 소형 모바일 IT용에서부터 중형 전기자동차용에 쓰이고 있다. 대형 신재생에너지 저장용(ESS)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전 영역에 걸
[충북일보] 산업 체계가 바뀌고 있다. 미래사회 인재상도 바뀌고 있다. 교육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하지만 가장 먼저 학교 공간이 바뀌어야 한다. 학생 맞춤형 학습공간이 필요하다.· *** 교육격차 더 벌어질 수도 고교학점제를 생각한다. 교육부가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도입키로 했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고교에 입학하는 그 해부터다. 학생 스스로 원하는 과목을 골라 시간표를 직접 짜게 된다. 소질과 적성에 맞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근본적인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다. 취지는 아주 바람직하다. 경쟁 위주의 고교 교육의 틀을 바꾸는 일이다. 그러나 반대도 많다. 보완할 점도 적지 않다. 먼저 지역 학교별 양극화 심화가 걱정이다. 학교나 교사의 역량 차이는 아주 큰 문제다. 고교학점제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교원단체도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22일 오전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 정부와 교육청 등이 학교 무시 정책을 강행 지속하면서 교육과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 구조에서 도시와 농어촌 교육 환경은 엄청나게 다르다. 사립과 공립, 학군에 따라서도 격차가 크다. 지금도 농어촌 학교에선 교원이 부족한 상
북한은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부진을 시인하면서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당대회는 새로운 5개년 계획의 전략 수행의 중심에 내각의 앞장서야 함을 강조했다. 경제문제 해결에 내각이 경제사령부 기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각 역할에 대한 강조는 지난 8일부터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전원회의에서도 반복되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비상설경제발전위원회'의 역할을 높이는 문제를 비롯해 내각중심제·내각책임제를 강화하기 위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과 국가경제지도기관들이 자기의 고유한 경제기능과 통제기능을 복원하여 경제 전반에 대한 지도관리를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비상설경제발전위원회가 어떤 기능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당면한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직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가 기존의 경제관련기관들의 비정상적인 기능을 하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을 보면, 비상설경제위원회는 경제관련 부서들의 고유기능 회복을 염두에 둔 조직으로 보인다. 이 조직이 경제의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경제일군들을 중심으로 구성해 경제살리기에 중점을 둘 경우,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북한경제에서 무엇이 문제인지는 파악
오늘이 음력으로 정월 열 이튼 날이다. 우연히 '숫자 12의 신비'라는 글을 읽어보니 우주천체와 관련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옛날 사람들은 12간지에 맞춰 하루를 12시간으로 나누었고, 일 년도 열두 달로 나누었다. 숫자 12는 '우주의 질서'와 함께 '완전한 주기'를 상징하고 있다고 한다. 알고 보면 이것저것 신기한 게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루 역시 오전과 오후로 12시간씩 나뉘어져 있다. 이는 태양의 궤도를 상징하는 원을 30도씩 12등분하고 각각의 기점에 12개의 별자리를 붙인 조디악(Zodiac) 즉 황도십이궁(黃道十二宮)과 관련이 있다. 시계가 원형인 것은 해와 달의 원 운동을 본뜬 것으로 원에 같은 각도로 10개의 점을 찍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12개를 찍는 것은 가능하다. 그래서 12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성한 숫자로 간주돼 왔다. 그리스 신화의 신은 모두 12명이고 인도 경전 베다에 등장하는 주요 신도 12신이다. 예수의 제자도 12명이다. 동양에서는 십간(十干: 甲乙丙丁…)열자와 간지(干支)십이지(十二支 : 子丑寅卯…) 열두 자를 결합하여 육십갑자를 만들어 나이를 말할 때 ○○생으로 표현하고 태어난 해가 돌아오는 60주년을 회갑(
어린 시절 우리 집 앞마당에는 우물이 있었다. 매일 아침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써야 했던 나는 큰집이 너무도 부러웠다. 큰집에는 펌프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물은 작은 두레박으로 몇 번을 길어 올려야 겨우 세수대야에 물을 채울 수 있었지만 펌프는 펌프질 몇 번으로도 큰 함지박에 물을 가득 채울 수 있었다. 한여름 펌프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로 등목을 하고 나면 세상을 다 얻은 듯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편리한 펌프도 한 바가지의 마중물 없이는 단 한 방울의 물도 끌어올릴 수 없다. 펌프의 몸통에 한 바가지의 물을 붓고, 손잡이를 위로 아래로 열심히 젓다보면 이내 땅 속 저 깊은 곳에서 펌프 위로 물이 딸려 올라와 꼭지를 타고 흘러내린다. 사실 단박에 물을 끌어 올릴 때도 있지만 몇 바가지의 마중물을 넣어주어야 할 때도 있게 마련이다. 집집마다 수도가 놓여지기 전 펌프는 매우 소중하고 신기한 요술단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해마다 3월 첫날이면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된다. 나는 매년 3월 첫 날 동네에 있는 공중목욕탕에 가서 정갈하게 목욕을 한다.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몸과 마음을 깨끗하고 정갈하게 하고 아이들을
[충북일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이 좀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청탁금지법 제정(2015.3.27) 당시 이해충돌 방지는 법안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국회 논의과정에서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하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며칠 남지 않은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엄중한 시기다. 자칫 타이밍을 놓치거나 방향을 잘못 잡으면 큰일이다. 그만큼 국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여야 모두 말로만 이해충돌 방지를 외쳐선 안 된다. 실질적 입법 활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정치권 안팎에서 법·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국회에서도 법 제정 촉구 일성이 터져 나왔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이해충돌방지법의) 조속한 심사를 통해 국민들께 국회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법안이 반드시 상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2월 임시국회에서 국회의원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우선적으로 통과시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나섰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한국투명성기구 관계자들도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겨울이 되면 그때가 떠올라 송재윤 충북아동문학회장 백설 쌓인 뒷 곁 담 밑에 발 큰 사람 신발 자욱 총총 선명하게 찍혀있다 눈 내리는 밤 휘파람 소리 창을 넘고 차츰 뻐꾸기 소리로 탈바꿈한다 뒤척이며 잠 못 드는 언니 귀 밝으신 아버지 뒷짐 짓고 한손엔 몽둥이 들고 머리끝도 안보이게 이불속으로 쏙 들어간 언니 고양이 술래잡기가 시작된다. 어둠속에서 야옹소리로 옹알대다 드디어 힘센 아버지 손엔 멱살 잡혀 매달려온 발 큰 남자 맨땅에 꿇어앉는 척 하다 후다닥 날쌘 제비처럼 높은 담장을 훌쩍 뛰어넘는데 비호처럼 쫓아가 발목을 잡아당기는 아버지 구두 한 짝이 벗겨져 마당에 뒹군다.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낳으면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있다. 제법 오래된 말이지만, 어쩐지 이 말은 지금에서야 더 피부에 와 닿는다. 불과 20~30년 전만해도 지방명문이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았지만, 지금은 모두가 "인 서울(in Seoul)"을 외치고 있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에 일자리가 집중되어 있고, 인재양성을 위한 인프라 역시 서울과 수도권에 편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교육 측면에서도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중점적인 역할을 수행할 교육거점으로서의 대학의 역할을 확립하는 데에 보다 효율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지역경제나 지역의 문화와 학술을 성장시킬 토대가 있어야 사람이 모이고 지역 경제에 활력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이나 수도권 대학들은 한창 디지털 교육 콘텐츠 확보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디지털 교육 콘텐츠는 지역의 중심대학들에도 강점이 있는 분야로 이를 선도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정보화 인프라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빅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이라는 전문 분야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그러한 점에서 교육부가 추진 중인 '지역 혁신 플랫폼 사업'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인력양
얼마 전부터 지인이 주신 구피를 키우고 있다. 작은 열대어인 구피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잘 자라고 있다. 두, 세 마리만 키워도 좋은데 인심 좋은 지인이 암수 구피 각 두 마리를 포함해 새끼 구피까지 총 30여 마리를 주셨다. 많은 기왕 많은 구피를 키우게 되었으니 잘 키우겠다는 다짐으로 어항, 여과기, 온도계, 사료, 자갈, 수초 등 하나하나 꼼꼼하게 구입했다. 유치원생인 아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키우게 된 것인데 아들의 관심은 단 하루뿐 구피를 키우는 모든 일은 나의 몫이 되었다. 키우는데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물을 갈아주는 일이 손이 많이 갔다. 구피를 옮겨놓고 어항의 물을 뺀 뒤 자갈을 깨끗이 씻고 쌓여있던 노폐물도 빼준다. 여과기도 스펀지까지 분리하여 깨끗이 씻어준다. 그리고 하루 전 준비해 놓았던 물을 넣고 구피를 깨끗해진 물속으로 넣어준다. 어항 속을 노니는 구피를 바라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른다. 여과기의 물살을 즐기기도 하고 바닥에 있는 자갈을 콕콕 쪼기도 하는 모습이 자유로워 보인다. 어느 날, 암컷 구피 한 마리가 배가 많이 불렀다. 사료를 많이 줘서 그렇다기에 다른 구피들은 정상적이었다. 임신을 한 것이 분
초등학교 6학년 때 인근 대바위로 가을소풍을 갔던 거리를 카카오 맵으로 다시 확인하니 물경 14.3㎞이다. 어린 걸음에 편도 두어 시간 족히 걸렸어도 소풍이라 그런지 힘들다거나 멀게 여기지 않았다. 한적한 시골 길에 물 졸졸 흐르는 도랑도 두어 개 건너고 황금빛 들녘 사이로 송사리가 투명하게 보이는 냇물도 지나며 화창한 가을 빛에 등도 따셨다. 오는 길에 점순이랑 물고기라도 잡았다면 '소나기'와 비슷한 정경이련만 그냥 걸었다. 요즘 초등생들은 엄두도 못 낼 거리를 인솔자도 없이 친구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돌아왔던 장면이 여름철 소낙비 맞으며 소를 뜯기던 때처럼 선명하다. 당시엔 자전거도 동네에 한 대 있을 지경이라 비교적 가까운 구말 장터가 오리 길이고 더 먼 시오리 길 진천 읍내 장도 걸어서 다녀왔다. 걷기는 생활의 한 부분이라 먼 길도 어렵지 않게 여겼나보다. 예전에는 어땠을까. 조선 시대에는 교통수단이라야 상류층이나 부유한 사람은 말이나 당나귀를 탔을 테고 대부분 걸어서 이동했다. 그 중 여력이 있는 양반가와 사대부집안 자제들은 거경궁리와 격물치지 공부의 성과를 이루려 산행과 명승지 탐방 등으로 심성을 도야했다. 특별히 사색에 방해를 받지 않으
JTBC에서 방영하던 '싱어게인'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얼마 전에 끝났다. 이 프로그램은 무명 가수들이 서로 열전을 벌여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경연 프로그램인데, 참신한 기획과 틀을 깬 구조가 마음에 들어 즐겨 보게 되었다. 데뷔는 했지만, 이름을 알리지 못한 가수들의 노래와 사연은 많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었다. 최종 우승자는 '30호'라는 이름으로 경연에 참여했던 이승윤이라는 젊은 가수다. 그의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편곡과 노래, 자유로운 퍼포먼스는 모두를 혼란에 빠뜨렸다. 심사위원장이었던 유희열은 서태지의 음악을 선례로 들면서 "대중음악의 속성상 대중은 친숙한 것을 좋아한다. 따라서 그의 음악은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하지만 한 단계를 넘어서면 한국 대중음악의 새로운 장르를 창조하는 역할을 그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논지로 이승윤의 음악을 평가했다. 어떤 분야든 선구자적 입장에 선 사람은 반대와 저항에 부딪힌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자는 고난을 딛고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완성한다. 고요를 깨지 않는 것보다 적절한 말을 몰라 그냥 입술을 뜯고만 있었던 거죠, 그땐 시적 허용 속에서 부유하는 꿈들은 고요해 시적 허영 속에서만…
지난해 12월 국방부가 올해부터 채식주의자 등을 위해 채식 식단을 제공하겠다는 보도를 접하고 격세지감을 느꼈다. 전 세계적인 채식 트렌드에 발맞춰 병역판정 검사 때 신상명세서에 채식주의자임을 표시토록 하고, 이들에게 고기나 햄 등 육류가 들어가지 않은 엄격한 채식 식단을 제공할 계획임을 발표한 것이다. 1980년대 중반 최전방에서 군 복무하던 시절, 고된 훈련에 비해 먹거리가 턱없이 부족해 고기반찬이 반가웠고 빵으로 허기를 달랬던 세대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이다. 최근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젊은 층을 중심으로 채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KVU)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채식인구는 약 150만 명으로 2008년 15만 명에 비해 10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인구의 2~3%의 규모이다. 이 중 채소, 과일, 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 이외에 우유와 달걀 등 동물성 식품은 아무것도 먹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은 약 5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한편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인 1인당 육류소비량은 53.9kg(돼지 27.0, 소 12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진다. 입춘이 지났다. 의림지에서 피재골 잿마루를 다 오를 즈음 겨울 속 봄볕을 걷는 한 가족이 보였다. 간혹 스치는 바람은 추위라곤 느낄 수 없고, 오히려 시원하다. 총총히 그들 곁을 지나는 데 봄꽃보다 반갑고 예쁜 애기를 봤다. 아빠 등에 업혀 모든 게 신기한 양 산을 보고 있다. 할머니와 아빠, 엄마, 딸 삼대가 나선 길이다. 진달래꽃빛깔에 토끼 모자를 쓴 애기다. 겨우내 북풍한설 이겨내고 핀 매화꽃 보다 더 아름답다. 어디든지 천진한 아이웃음소리 들리는 곳. 때론 배고파 귀청 떨어질 정도로 옴팡진 울음소리어도 좋다. 그곳은 사람이 살고 정(精)이 오가고 생기 있는 마을이다. 1980년대 만 해도 경제는 수출중가가 화두였다. 그 중 유아수출국에도 단연 손가락 안에 들었던 한국이다. 되돌아보면 서구사람들 시선에 우린 가난했고 미개했다. 혈연을 외면하는 비인도적 이미지는 어쩔 수 없는 자화상이었다. 오늘에선 애기를 낳는다면, 각 지자체에서 지원금을 수 천 만원 준다고 아우성이다. 이제는 1억이란 공약도 나왔다. 십 여 년 전 대통령후보로 나선 허경영 공약이 맞아 섬뜩하기까지 하다. 애기를 낳으면 3천만 원 지
눈 오는 겨울밤 성완용 충북시인협회 정월 초이틀 익어가는 밤 별 하나 오시라고 창문 열고 기다리면 소리없이 따스한 함박눈 차디 찬 내 마음을 목화송이의 포근함으로 치마폭에 감싸주신 별 하나 흰 도화지 그림 남십자성 되어 마루에서 서성이는 나를 웃음 지으며 지켜보시네 그리움이 밀려오는 흰 파도 하늘에서도 안쓰러워 아직도 못 다한 정 함박눈으로 대소쿠리에 담아 명주천 환한 웃음 지으시네
[충북일보] 충북일보가 21일 창간 18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충북도민의 눈과 귀, 입이 되려 노력했다. 충북의 1등 언론으로써 소명을 다하려 했다. 가장 먼저 도민들의 아끼지 않는 사랑에 감사한다. 독자 제위에게 고마운 마음을 올린다. 18년의 세월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는 힘을 키워줬다. 도민 독자의 사랑과 질책 덕이다. 충북일보는 18년 동안 지역사회의 다양하고 폭넓은 담론을 독자와 공유해 왔다. 척박한 지역 언론 환경 속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왔다. 앞으로도 지역민과 함께 수많은 역경들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야 한다. 다시 신발 끈을 단단히 고쳐 매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내부적으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극 대처해 나가야 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각종 세미나와 포럼, 다양한 문화 사업 등을 펼칠 방침이다. 지역의 역량을 높이는 데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각오다. 세부적으론 지역 밀착형 콘텐츠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신문의 종말을 예언하는 학자들도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급속한 성장 때문이다. 실제로 종이신문 구독률은 추락하고 있다. 광고시장도 포털이나 SNS에 밀린지 오래다. 한 마디로 빈사상태다. 지역신문의 정상 경영을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 신선한 공기와 맑은 물, 푸른 산과 들은 나와 관계없는 이름 모를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한다. 즉, 누군가는 토지나 수자원 등의 개발이나 사용·수익은 물론, 더 나아가 재산권의 제약까지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과 달리 이런 제한은 국민의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교육 수준과 정보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공익을 명분으로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수 없게 됐고, 공익과 재산권 간의 상충을 완화하는 장치가 필요하게 됐다. 막상 일방적 희생이나 재산권 제한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느껴지지만, 최근 들어 여러 지자체에서 지적하고 있는 '댐 주변지역 지원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것이다. 댐 조성은 실제로 주변 환경 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지역주민은 그 피해와 불편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댐으로 인한 안개로 일조량이 감소해 농작물 성장이나 유실수 등의 피해를 야기하고 주민 건강을 해치며, 교통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을 높인다. 하류지역 주민의 상수원 보호를 이유로 댐 주변 지역 개발에 각종 제한이 뒤따르며, 댐 주변에 지정된 수상안전금지구역은 관광자원 활용을 원천 봉쇄해
참 고약한 시간이 오래도 간다. 코로나 따위를 인간이 박멸하지 못할 거라는 상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신의 영역까지 간섭하고 대항하고 견주려는 인간인데 조금만 참으면 곧 모든 것이 원상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했다. 혼란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적인 문제도 힘이 들지만 심적인 두려움도 고립된 외로움도 극복하기 힘든 일이 되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일주일이면 서너 번은 만나서 글도 발표하고 토론하고 함께 밥도 먹던 문우들을 볼 수가 없게 되었다. 고립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문학 동인들이 우리 언제 만나냐고 또 졸라댄다. 외출을 하면 코로나로 죽고 집에만 있으면 심심해서 죽겠단다. 이래저래 죽을 거면 좋은 사람들끼리 만나고 밥도 먹고 죽는 게 좋겠단다. 누군들 그런 마음이 없겠는가. 연세가 있는 분들은 문자 대화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나 역시 문자에 익숙하지 못하니 갑갑하기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다행히 미스터 트로트 덕분에 웬만한 트로트 가사는 다 외울 지경이지만 노래방엘 못가니 불러볼 수가 없다. 답답한 날에는 노래방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보는 것이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좋은 치료제인데 그것조차도 그림에 떡이 되고 말았다. 어르신들이 그나마 기다리신 것은 설…
잔설이 곳곳에 남아 있는 산길을 호젓하게 걷는다. 좁다란 도랑의 얼음장 밑으로 물 흐르는 소리가 감미롭게 들리는 곳으로, 길 옆에는 참나무 낙엽과 솔잎이 수북히 쌓여 산냄새를 강하게 풍겨준다. 이 길의 이름도 마음에 든다. "하늘재" ! 하늘고개란다. 명승 제 49호로 지정된 곳이면서 쓸쓸함을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산행을 위한 도구도 굳이 필요치 않다. 그저 운동화에 간단한 복장이면 오롯이 자기를 돌아보며 걸을 수 있는 고갯길이다. 우수임에도 아직 영하와 영상을 오가는 기온을 보인다. 그 쌀쌀함과 흙길이 주는 폭신함을 맛보기 위해 고갯길을 찾는다. 하늘재는 계립령(鷄立嶺), 대원령(大院嶺), 한훤령(寒喧嶺) 등으로 문헌상에 나타나고 있다. 영남과 기호를 연결하는 최초의 교통로로 알려져 있다. 「삼국사기」 권2 신라본기에 의하면 제 8대 아달라(阿達羅)이사금 3년(156)에 개통된 것으로, 이는 죽령보다 2년 앞서 개통된 교통로이다. 고대에 고구려와 신라의 대립이 정점을 이루면서 고구려 온달장군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하고, 신라의 한강유역 진출로로 중요한 거점이 되기도 하였다. 조선 태종 14년(1414) 문경새재가 개통이 되면서 서서히 잊혀진 길이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변화와 위기의 혼란 속에 처해있다. 코로나19 팬데믹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저성장과 취업난·고령화와 저출산·기후변화·미중패권경쟁 등 나라 안팎으로 총체적 변화와 위기 속에 놓여있다. 하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서는 방향성과 전망이 잘 보이지 않는다. 회색 코뿔소가 다가오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대안 제시는커녕 정쟁에만 몰두해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동양의 고전 가운데 주역(周易)은 가장 신비한 경전으로 변화와 위기 대처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점을 보는 책으로 주역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심오한 철학과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역(易)은 변역, 변화를 뜻한다. 이 세상의 인간과 만물은 끝임 없이 변화한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음과 양이다. 양이 자라면 음이 줄어들고, 음이 자라면 양이 줄어든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도 일정한 원리가 있다. 그 변화의 원리를 파악하게 되면 우리는 변화를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주역은 64괘(卦)와 384효(爻)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은 인간세상의 모든 사건과 변화를 상징한다. 주역은 끝없는 변화의 흐름으로 이 세상을 읽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