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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2.23 17:22:05
  • 최종수정2021.02.23 17:22:04

이호식

한국교통대학교 철도인프라시스템공학과 교수

대학별로 졸업식이 한창이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훌쩍 4년의 세월이 흘러 교정을 떠나는 우리의 예비 사회인들을 보면 대견스럽기 그지없을 뿐만 아니라 후학을 양성하는 한 사람으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대학에서 삼십여 년 가까이 수많은 학생의 입학과 졸업을 지켜보면서 지금처럼 우리 젊은이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진출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때도 없었던 것 같다. 지난해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코로나 팬더믹의 여파와 그로 인한 기업침체의 장기화로 졸업생들의 취업 시장은 더욱 얼어붙고 있다. 과거 경제적 혹한기에도 지금처럼 취업시장이 힘들진 않았던 것 같다. 졸업을 미루고 스펙을 더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처럼 받아들이는 세상이 되었다. 정부에서도 기업 일자리 제공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보니 대안으로 공기업 채용의 문을 크게 여는 것도 모자라 전국적으로 대규모의 공무원 일자리를 긴급 수혈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공공 일자리 마련이 임시방편은 될지 모르지만 본질적 해결방안은 될 수 없다. 물론 많은 학생이 장래 희망 직종으로 공공 일자리를 선호하는 것은 오래된 사실이지만 공공 분야가 제한되다 보니 상당수 학생은 일반 기업에서 개인의 꿈을 실현해 왔다. 그런데 대기업을 중심으로 몇 해 전부터 공개채용 감원 여파로 우리 졸업생들의 취업이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상당수 기업은 기존에 관행처럼 실시해왔던 연말 공개채용은 접고 필요시 수시 모집으로 인재 채용의 방법을 축소 변경하고 있다. 얼마 전 구인 구직 사이트인 '사람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견 기업 중 공개채용 대신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이 거의 8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과거처럼 연말에 대부분 시행되는 공통적 기준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채용하는 기업별로 서로 다른 기준에 부합하는 준비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취업시장의 대변혁기에 코로나까지 겹쳐 우리 젊은 학생들의 사회 진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러한 시련을 학생들이 모두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근본적 방안 마련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 절실하다. 물론 이 가운데 대학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많은 기업의 혁신적 변화와 그에 걸맞은 인재 니즈가 대학 교육 패러다임의 전한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대학이 이러한 상황을 예견하고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다. 대학의 상당한 역량을 우리 사회와 기업이 요구하는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 집중해 오고 있다. 취업 시장에서 늘 고질적 문제로 대두되던 대학 교육과 산업현장의 미스 매치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학생들에게 다양한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과거 제한된 시간과 여건의 현장 경험 기회보다는 최대한 실무를 익히게 하는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제와 같은 제도를 속속 도입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대학과 산업체의 지속적 산학협력 협의를 통해 실제 산업에서 필요한 교육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대학 교육에 과감하게 도입하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정부도 단순 공공 일자리 제공뿐만 아니라 대학에 수년전부터 LINC라는 국가 재정 지원 사업을 통해 지역산업과 대학의 상생 발전을 도모하는 정책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다양한 인턴쉽 제도들은 이미 선진국에서 오래전부터 시행착오를 거쳐 효과적으로 취업시장에 적용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글로벌 세상에서는 인턴 프로그램 또한 국내 현장으로만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기업이 진출하는 곳이고 그곳에 양질의 일자리가 있다면 글로벌 현장실습으로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현장 인턴쉽에 도전하기 위해선 어학은 물론이고 전문분야 기초 지식의 무장과 함께 진취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학령인구 감소와 4차 산업혁명의 급격한 변화로 대학의 위기가 점차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산업현장에 적재적소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이 결국은 경쟁력 강한 대학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취업의 한파가 아무리 강해도 준비된 인재나 대학은 새로운 봄을 당당하게 맞이하는 기쁨과 보람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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