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지났다. 조용한 설 명절이 좀 낯설게 느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중에 맞이한 설날은 좀 억지스럽기도 했지만 서로 자제하고 조심하면서 그렇게 지나갔다. 1년을 넘게 수도 없이 들어온 말들, 5인 이상 모임이나 식사 금지,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하기, 손 씻기, 손 소독하기, 환기시키기 등등 하나하나 체크하고 기억하면서 행동해야하는 것들이 생활의 지표가 되었다. 설 연휴가 되니 휴대폰으로 전해오는 메시지마다 새해 복 많이 받으란다. 그리고 건강하고 행복하란다.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온 제자들은 온통 붉은색으로 가득한 그림이나 사진을 보내며 건강과 복을 기원한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등 설 명절이 없는 고향을 둔 제자들은 한국 문화를 알게 되면서 새해 인사를 전한다. 이번 설 명절은 좀 특별하게 맞이했다. 중국이 고향인 유학생으로부터 초대를 받았다. 오랫동안 함께 공부를 하면서 친분을 쌓아왔으며 2주 뒤에는 공부를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거하게 설 명절을 맞이하는 중국에서는 미리미리 대청소를 하고 설 하루 전부터 많은 음식을 준비한다. 중국이 고향인 유학생도 여러 가지 음식을 요리하고 있었다. 다
나무의 눈 김은숙 전북시인협회 수석부회장 옹이는 나무의 상처 옹이는 나무의 눈 바람이 불면 그 눈으로 상대방의 외로움을 쉽게 들여다본다 서로의 옹이를 만져보고 쓸어보고 같이 눈물 흘리다가 기댈 기둥 하나 마주하는 것이다 옹이는 내가 들어가 숨을 구멍이며 세상과 소통하는 귀다 그리고 세상의 말을 듣는 가슴이다 흰 열무 꽃 같은 나비 떼 채송화 재잘거리는 여름날의 소나기 솔숲에 깃들던 백로 떼의 하얀 저녁 억새풀 빗질하는 푸르른 가을 하늘 소복소복 흰 눈 쌓인 먼 들판의 겨울노래도 옹이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옹이는 초라한 나의 시다.
[충북일보]지방대학의 도미노 붕괴가 점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감소 현상이 뚜렷하다. 지방대학 신입생 미달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학령인구 감소다. 충북연구원이 수행한 '충청북도 제1차 인구정책기본계획(2021~2025) 수립연구 용역'에도 잘 나타난다. 이 용역에 따르면 충북의 사망자 수는 매년 증가한다. 하지만 출생자 수는 매년 감소한다. 인구의 자연증가 감소를 나타내는 수치로 볼 수 있다. 도내에서 2010년 대비 출생자는 52.5% 줄었다. 사망자는 9.7% 늘었다. 2018년 이후에는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았다. 데드크로스가 시작된 셈이다. 청주와 증평을 제외한 충주, 제천, 보은, 옥천, 영동, 진천, 괴산, 음성, 단양 등의 출생자가 사망자보다 적었다. 전국 평균에 비해 충북의 데드크로스가 조금 더 빨랐다. 물론 충북으로의 유입인구는 많았다. 하지만 15~29세의 청년인구가 순유출됐다. 2017년 2천173명, 2019년 2천829명으로 늘었다. 청년인구 순유출은 지방대학 정원 미달을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이다. 2021학년도 도내 대학 모집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건국대 충주 글로컬캠퍼스는 1천671명 모집에서…
이맘때면 이사철과 새 학기로 계절에 변화를 느끼게 된다. 부동산 시장도 봄철과 더불어 활발해지고 있다. 청주 아파트분양은 총 1만217세대(총 세대수 기준)가 분양될 예정으로, 이는 지난해 분양된 2천855세대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흥덕구가 가장 많은 5천962세대를 분양될 예정이고 서원구 3천40세대, 상당구 1천215세대 임대분양 청원구 120채 순으로 물량이 많다. 청약 경쟁률도 치열하다. 최근 지난해 12월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 공급된 '가경 아이파크 5단지'는 일반공급 542세대 모집에 1순위 2만2천626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되어, 최고 49.79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청약이 마감됐다. 마감이후 계약 역시 단기간에 마무리되었다. 방사광가속기 부지 선정, 이차전지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후보 선정 등의 호재의 영향과 인근 대전, 세종 등에 비하면 아직 시세가 저렴하다는 인식 등 여러 기대감이 높아지고 이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된 듯하다. 이렇듯 분양물량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도시의 여러기준의 긍정적인 지표로 보여진다. 여기서 청약률에 대해 잠깐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청약률이 높다는건 그만큼 수요가 많고 그에
봄은 그렇게 나에게 왔다. 택배보다 더 먼저 배달된 새소리가 게으른 나의 문을 사정없이 두드린다. 창을 열면 젖은 안개 사이로 희뿌연 초록의 가지들이 언뜻 흔들리며 손짓한다. 멀리 산수유며 동백, 버들가지, 매화가 잎을 뾰족이 내밀며 바람에 흔들린다. 담벼락에 낮게 깔려 고개 내미는 민들레며 상사화가 잘 살고 있다 손짓한다. 그 먼 바람 길을 훠이 돌아 이제야 소리 없이 꿈틀대는 황홀한 날갯짓, 시간의 투명한 그리움을 눈부시게 바라본다. 봄은 그렇게 훅 내 삶에 들어왔다. 지난해 나는 코로나와 실직 속에서 세상에 대해 마음을 굳게 닫았다. 변하지 않는 타성의 집단에서 버텨내기가 많이 힘들었다. 더는 물러설 수 없는 벼랑에 선 느낌이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때 나를 버리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라 생각했다. 참 이기적이고 어리석었다. 그렇게 내 안에 나를 가두었다. 가끔씩 찾아오는 원망을 안주삼아 잔기침 몇 번, 술 몇 모금으로 혼자서 토닥거리며 살았다. 희망과 두려움이 뒤섞여 견뎌내야 하는 날들이었고 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날들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멈추었고 내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부끄럽고 아픈 날들이었다. 무기력한 날들에 잠겨 몇 번인가 허겁지겁
봄이다. 매화 가지 스쳐온 맑은 바람, 달큼한 청향(淸香)이 코에 스민다. 바야흐로 꽃들이 저마다 뽐내고 신록이 향연을 펼칠 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봄마다 손·발이 잘린 나무이다. 얼마 전 아파트 주변 큰 나무들이 보기 흉하게 잘려 나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10여 그루가 거의 참수(斬首)당한 수준이었다. 그냥 전봇대나 다름없었다. 가을이면 노란 잎으로 눈을 환하게 했던 큰 은행나무도 뭉텅 잘려 삼지창이 되었다. 몇 년 전에도 이처럼 많은 나무가 잘렸다. 특히 주민 모두가 아끼던, 감이 주렁주렁 달려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했던 감나무가 밑동부터 베어졌을 때 나는 동 대표 회의에 참석하여 한 마디 했다. '나무를 자르는 것은 한순간이나 나무가 자라는 데는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 자라면서 형태가 만들어지고 그 나무들이 아파트 경관을 살린다. 낙엽이 진다고, 열매에서 냄새가 난다고 무참히 잘라 버리면 이 땅에 온전히 살아남을 나무는 없다.' 그러나 왠지 그들에게는 공허한 메아리 같았다. 이번에 또다시 나무가 잘리고 보니 사람들의 잔인함에 마음이 편치 않다. 예부터 사람들은 짐승이나 자연의 사물을 의인화(擬人化) 하여 그 덕
1년에 두 번 있는 가장 큰 명절인 설 연휴가 얼마 전 지났다. 매번 명절이면 늘 그렇듯 주변 지인이나 친척들과 작은 선물을 주고받는다. 명절 전 마트에 가보면 많은 설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트에 있는 대부분의 선물세트들이 선물 그 자체의 내용물보다는 겉의 포장지의 비중이 더 크다. 환경부의 과대포장에 대한 규제가 생겼다고는 하지만 아직 많은 명절 선물세트가 과대 포장돼 판매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명절 선물세트 10개 중 6개가 과대포장이라고 한다. 몇몇의 기업들은 이러한 비판에 맞춰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 명절 선물세트의 스팸 뚜껑을 없애기도 했고 기존 플라스틱이나 재활용이 불가한 포장재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로 변경한 노 플라스틱 선물세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화려한 포장으로 소비자들의 눈을 현혹시키기보다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제품의 질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기업들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처음부터 쓰레기가 배출되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선물을 구매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이지만 이미 받은 선물세트의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분리배출을 할 때…
마중 덕향 김병철 충북시인협회 아침에 언제 떠났을까 어떻게 올까 혼자서 올까 어디쯤에 왔을까 어디에서 만날까 시간을 지킬까 무엇을 입고 나가나 무슨 말을 할까 언제쯤 나갈까 얼마나 변했을까 무엇을 할까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인생길 거울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설렘
[충북일보]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지난 9일 LH 본사와 경기지역 과천의왕사업본부, 인천지역 광명시흥사업본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부동산투기 특별수사단' 출범 4일 만이다. 향후 수사 전개가 주목된다. 정부합동 수사가 그냥 끝날 것 같지는 않다. "LH 직원뿐이겠냐"는 목소리가 공공연하다. 자칫 흐지부지되면 국민 분노가 엄청날 것 같다. 충북에서도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체 진상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충북도는 지역에서 진행 중인 산업단지와 택지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유사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민 불신 해소 차원에서 자체 진상조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방식, 범위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수사 상황에 따라 수일 내 방침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의회도 도의 자체 진상조사 여부와 별개로 충북개발공사에 자체 조사를 주문할 계획이다. 충북개발공사는 청주 넥스트폴리스와 북이산단, 음성 맹곡·인곡산단, 동충주산단, 제천3산단 조성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수사든 조사든 확대하는 게 맞다. 우리는 충북도의 자세가 옳다고 판단한다. 대다수 도민들의 생각도 비슷하다. LH 직원들의 투기 사태를 '
[충북일보]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힘들었던 지난 세월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고 물었습니다. 대통령 문재인은 바로 그 질문에서 새로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부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0일 취임사를 통해 남긴 '세계적 명연설(필자가 내용만으로 보기에는)'이다. "이게 나라냐"라고 묻는 국민들에게 평등과 공정과 정의를 주겠다니, 이보다 멋진 약속이 어디 있을까. 지난 선거 때 필자는 문 대통령을 찍지 않았다. 하지만 인권변호사 출신인 대통령이 이 약속만큼은 지킬 것이라고 은근히 기대했다. 그리고 3년 10개월이 흘렀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제대로 된 나라인가. 최근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각종 정치·경제 사건을 보면서 "이건 더 나라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문 대통령이 "우리 총장님"이라고 치켜세우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월 4일 사퇴했다. 윤 총장은 퇴임사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을 목표로 최선을…
3월의 햇살치고는 제법 따사로운 날,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를 멀리 들으며 봄맞이하듯 교정을 걸었다. 터질 듯 말 듯 하던 매화가 하얗게 꽃망울을 터뜨려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교문 옆 돌담길을 걷는데 "버르르 버르르" 작은 소리가 들렸다. 회양목 잔가지 사이에서 나는 소리였다. 벌들이 회양목 자잘한 이파리 속에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웬 벌들이 저렇게나 많이 몰려 있을까? 한참을 들여다보니 아주 작은 꽃들이 보였다. 겨울 언저리에도 연겨자색 잎을 지켜내고 있던 회양목은 남모르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향기도 제법이다. 그윽한 매화 꽃에 눈길을 주느라 회양목이 이렇게 꽃피워 벌들에게 꽃가루를 나눠주고 있는 줄은 몰랐다. 꽃들은 제각기 대를 이어나가기 위해 자신만의 모습으로 진화하였다. 화려한 꽃모양, 아름다운 색깔, 때로는 달콤한 향기를 뿜어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회양목을 눈여겨본 적이 있었던가? 한겨울에도 잎을 떨구지 않아 사계절 원예식물로 각광 받으며 학교, 아파트, 공원 등 어디에나 있는 회양목이고 쓰이는 곳도 많다고 하는데 존재감은 없는 것 같다. 교육자의 상상력의 끝은 늘 아이들에게로 향한다. 학교에도 회양목 같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이란 항목에서 부끄러운 1위를 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삶보다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고,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처럼 삶을 포기하게 만드는 새로운 이유들이 계속 늘어가고 있다. 코로나 블루로 인해 현재뿐 아니라, 코로나19가 끝난 후에도 중장년층의 자살률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으면 죽음을 선택했을까 라는 안타까움에 자살율을 좀더 줄이려는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적 장치도 개인이 마음과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생각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부정적인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비판하고, 나는 왜 이렇게 없는게 많은가 한탄하며 매사를 남의 탓으로 돌린다. 반대 부류의 사람은 자주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삶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어떤 부류의 사람이 될 것인가는 바로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자신이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고, 삶이 달라지며, 죽음을 선택할 확률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두 다리를 탄소섬유로 된 의족을 끼고, 정상 엘리트
진천을 '생거진천(生居鎭川)'이라고 한다. 그 다음 말이 사거용인(死去龍仁)이다. '살아서는 진천, 죽어서는 용인에 묻혔다'는 옛날 한 아낙네의 설화에서 연유했다고 한다. 진천군 문백면에 역사적으로 높이 평가 받고 있는 두 분의 묘소가 있다. 한 분은 조선 최고의 가사문학가인 송강 정철(松江 鄭澈)이고 한 분은 시, 서, 화 삼절로 불리는 표암 강세황(豹庵 姜世晃)이다. 필자는 송강의 묘소가 문백에 있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았지만 표암의 묘소가 이 곳에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두 명인이 고향에 묻히지 않고 문백 땅에 묻힌 것을 생각할 때 '생거진천이요 사거진천'이란 말을 붙여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본래 송강의 묘소는 경기도 고양시 공릉천변에 있었다. 그런데 숙종 대 재상 우암 송시열이 묘소를 진천으로 이장했다. 물론 당시 진천 문백에는 연일 정씨 송강의 자손들이 많이 살고 있었는데 우암의 도움으로 이전을 추진했던 것 같다. 고양시 송강의 묘소가 있던 곳을 가면 한 기녀(妓女)의 묘를 찾을 수 있다. 바로 송강이 사랑했던 남원 기생 강아(江娥)의 무덤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송강이 전라감사로 부임해서다. 남원에서 강아를 만난 송강은 그
안덕벌의 전성기는 연초제조창으로 인하여 70년대까지 계속되었다. 안덕벌에 첫서리가 내릴 무렵이면 새벽부터 소달구지와 경운기가 줄지어 서 있었다. 잎담배를 수매하기 위하여 충북 각지에서 이곳 안덕벌로 모여 들었던 것이다. 순대국집에서 모여 앉아 걸쭉한 막걸리로 허기진 배를 채우던 농부들이 수매가 끝나면 묵직한 돈다발을 품에 안고 방아다리 근처의 고급 주점을 찾아 젓가락 두들겨 가며 힘겨운 한해 농사일의 피로를 풀곤 했다. 잎담배는 그야말로 충북인의 피와 땀의 결정체였다. 담배 농사는 이른 봄부터 시작해서 늦가을까지 계속된다. 비닐하우스에 씨앗을 뿌린 뒤 애지중지 싹을 키우고, 쟁기질로 밭을 간 뒤 어린 묘를 심었다. 자라는 동안 여러 차례 밭을 매고, 풀을 뽑고, 담배잎을 갉아먹는 굼벵이처럼 생긴 벌레를 손가락으로 비벼서 죽이는 작업도 수시로 해주어야 한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씩 담배잎을 따다가 새끼줄에 꼬여 건조실로 들어가고 밤을 새우며 며칠 동안 석탄불을 지펴 가마 안을 가열시켜야 하는데 여기에서 담뱃잎의 등급이 달라지게 된다. 마치 어느 도공이 장작가마에 도자기를 넣고 자신의 모든 혼과 열정을 다해 불을 때야 제
행복 미송 송미숙 한무리창조문인협회 충청지회장 낮추고 살자 행복을 그리려면 낮추는거야 욕심을 크게 가지니까 몸이 아픈거야 이제는 적당히 놓고 살자 느끼며 살자 해맑은 얼굴 보면 그것이 행복이더라 수없이 부딪치며 만나는 사람냄새 그것이 행복이더라 따뜻한 말씨 들리면 그것이 행복이더라 새로운 인연도 오래도록 숙성된 와인같아 새로운 친구도 고향처럼 푸근한 우정같아 모두가 행복이더라 낮추고 살더라도 가끔 뒤돌아 보면 차곡 차곡 쌓인 행복 주위가 모두 행복하더라
[충북일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난해 1월 중국 우한에서 발병했다. 그 뒤부터 지금까지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불안 속에 몰아넣고 있다. 초기에는 가벼운 감기정도로만 여겨졌다. 시간이 지나며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후유증을 남겼다. 무시무시한 전파속도로 지구촌을 삼켜버렸다. 국내에선 이제 겨우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그런데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혹시 재확산의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백화점이나 공공장소, 유원지 등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은 여전히 살얼음판과 같다. 언제든 재유행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평균 약 400명 정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충북에서도 연일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변이 바이러스까지 있어 걱정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9일 오후 4시 현재 도내 1분기 접종률은 59.5%에 이르고 있다. 접종대상자 2만3천473명 가운데 1만3천957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이달 중 도내 1분기 접종대상자에 대한 1차 접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좀처럼 잡히
[충북일보] 충북에서 야당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20대 대통령 선거, 8회 지방선거가 불과 1년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익숙지 않은 모습이다. 정권 탈환이라는 막연한 구호만 있을 뿐 야당다운 야성도, 정책대안도 들리지 않는다. 지방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집행부를 견제하는 모습은 차치하더라도 의정활동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조용하다. 평가 1년을 앞두고 국민의힘 충북도당 당원들의 존재감이 희미해져가고 있다. 여전한 보신주의 국민의힘 엄태영(제천·단양) 의원이 지난 8일 도당위원장에 선출됐다. 돌이켜보건대 작년 4·15총선 참패 이후, 윤갑근(청주 상당) 도당위원장이 '라임'사건으로 전격 구속된 지난해 12월초 이후 국민의힘과 관련한 소식은 이번이 처음인 듯하다. 당내 상황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제1야당의 존재감이 이것밖에 안되나 싶은 게 씁쓸하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존재감 없는 도당의 모습은 총선 참패에 이은 윤갑근 도당위원장의 구속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중앙당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에서 도당 차원의 움직임에 한계가 있었을 듯하다. 그렇다고 해도 작금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그동안 우리의 일상은 180도 바뀌었다. 이번 설 명절 또한 그랬다. 지난해 한 번의 명절을 지냈을 때만 해도 이번 설 명절까지 코로나로 잠식될 줄 몰랐다. 코로나 이전의 설 명절은 몇 시간의 교통 체증을 뚫고 멀리 있는 할머니 댁에 모여 작은 아버지와 사촌들을 만나는 자리였고, 우리는 함께 맛있는 명절 음식을 나눠먹고, 성묘를 가고 다음 모임을 기약하면서 헤어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발 집에만 있어 달라! 5인 이상 모이면 안 된다! 이동하지 말고 마음만 전달하세요!'라는 현수막이 동네 곳곳에 게시돼 있었다.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을 일이다. 이런 상황들이 이제는 자연스럽게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아니 이제는 익숙하다. 오히려 모임 제한을 풀어주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바꿔서 생각을 해보면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는 것에 이렇게 애틋한 적이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만나자고 하면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같다. '시간이 안 되면 다음에 다시 약속을 잡아서 만나면 되지'라고 생각했고, 각종 모임들은 사전에만 시간을 조율하면 당연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학교는 사회 속의 작고 조용해 보이는 또 하나의 사회이다. 겉으로는 평온한 듯 보이면서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면 무수한 소망과 지향들 그리고 욕망들이 서로 화합하며 조화하는 한편으로 서로 길항하며 따뜻함 혹은 웃음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소란스러움이나 상처를 생산하기도 한다. 학교 안에서의 필요와 목표들 그리고 학교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수많은 요구와 주문들이 마치 멈추지 않는 바람처럼 불면서 한시도 쉬지 않고 일렁거리는 물결을 만들어내고 있다. 단순해 보이되 복잡함이 얽혀있는 학교의 모습을 제대로 살펴보기 위해서는 거기에 알맞은 시선의 도구를 마련해야 할듯하다. 천문학자가 망원경을 사용하고 생명공학자는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어느 정도는 객관적인 거리에서 그럼으로써 조금은 더 현명하게 학교의 그 많은 장면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시선의 도구로 '무한 다면체'는 어떨까. 학생과 선생님들은 학교라는 동일한 공간에서 교육과 성장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지만, 마치 한 명 한 명이 하나의 면으로 구성되어 있는 다면체를 연상하게 한다. 네 명이면 사면체, 여섯 명이면 육면체인 셈이다. 굳이 정사면체거나 정육면체일 필요는 없다. 한 명 한 명이 차지하고 있는 각
과태료부과 통지서를 받았다. 선명하게 찍힌 자동차 번호로 보아, 검게 처리된 음영 속에 운전대를 쥔 사람은 내가 맞다. 터널이 시작되는 CCTV 앞에서 제한속도 40키로를 12키로나 초과했단다.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친 후에야 새로 생긴 카메라의 존재를 인지하게 되는 곳이다. 그런데도 종종 그 과속단속 카메라가 보내는 사인은 나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요즘은 어디를 다녀도 시선이 너무 많다. 저들은 내가 보아주기를 바라고, 제가 나를 당연하게 본다. 자동차를 타고 찬거리라도 사 오려면 예닐곱 번의 고정 카메라에 찍힌다. 빨간 눈을 부릅뜨고 있는 동네 입구 방범용 CCTV를 지나면, 과속 카메라를 지나야 하고 또, 삼거리 신호등 사이에 둥그런 눈을 한 카메라를 지나야 한다. 그뿐인가? 마주오는 차는 물론이고, 뒤에 따라오는 자동차의 블랙박스에도 나와 내 차는 찍힐 테고, 사방에서 찍고 찍힌다. 이는 CCTV의 여러 속성 중 '감시'에 무게가 기운다. 우리 목장에 처음 CCTV를 달았을 때는 방범이 목적이었다. 지금 소들에게는 사람의 주민번호처럼 이력제 번호가 있다. 그래야 매매든, 도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소를 잃어버리는 일이 잦았으니,
필자는 독재·민주 등 상반된 정치체제에서 살아왔으니 장단점도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 독재체제는 국가발전에 치중한 결과 자유를 제약할 수밖에 없지만, 민주체제는 자유를 중시한 나머지 국가발전은 등한히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5·16으로 집권한 박정희 군사정권은 경제발전을 이룩한 정권이라는 업적을 남겼지만.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10·26으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은 박정희의 독재체제를 답습하면서도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면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게 대통령의 5년 단임제다. 독재정권의 가장 큰 폐해가 장기집권인데 이를 종식했으니 평가할만하다. 노태우 정권은 6·29선언으로 직선 대통령제를 도입했으나 고도성장체제는 흐트러트리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을 평가할 때 가장 특징적인 인물이 김영삼이다.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호랑이 굴에 뛰어든 용기 때문이다. 군사정권을 민주화하는 가교역할을 했지만 모든 정책은 문민화에 역점을 두었다.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을 교도소에 보낼 정도였지만 외환위기를 막진 못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역대 정권은 국가발전을 국정의 목표로 삼았고, 일사불란하게 앞으로 나갔다. 덕
우수에 붙임 김종례 충북시인협회 가슴마다 작란의 불씨를 피워내려는지 흙속에 묻혔던 꽃씨의 혼이 깨어나는지 이파리 훨훨 털어버린 투명한 가지마다 생명의 몸짓 꿈틀거리며 흔들린다 역병을 견디며 인내해 온 한해의 옹이들 예까지 오느라 덧나버린 환부의 통증까지 말끔히 씻어 내리는 봄비 좀 봐! 휘나레로 다녀간 눈꽃은 샛강물이 되고 산봉우리 잔설이 비릿한 물살로 흐르던 입춘이 다녀 간지도 벌써 보름 겨울 수묵화에 걸려있던 바람 한줄기 매듭의 앙금을 풀어내느라 일렁대며 경칩을 향해 살풀이 한마당 풀어내면 나도 허공을 떠도는 유성처럼 자유의 대서사시 저 바람처럼 도화의 혼불을 만나러 간다.
[충북일보] 코로나19 장기화가 여행·관광산업을 고사시키고 있다. 우선 관련업체들이 고사위기에 처했다. 종사자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희망도 보인다. 여행·관광객들이 해외 대신 국내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한 얘기다. 우선 여행·관광생태계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조직위원회가 본보 등 9개 지역일간지와 공동으로 '6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를 준비 중이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온·오프라인 홍보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오는 8월 12~15일 나흘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3홀에서 개최된다. 국내외 자치단체와 기업·기관에서 대략 400개 부스 규모로 진행 예정이다. 박람회장 내 온라인 스튜디오를 활용해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요 핵심 기술을 활용한 '아시아 스마트 디지털 관광산업전'이 동시에 진행된다. 유관 기업들과의 바이어 상담회도 8월 12~14일 진행된다. 관광 실무자들을 위한 특강도 준비돼 있다. 이번 박
[충북일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믿음이 산산조각 났다. 100억 원대 땅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섰다.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토지거래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 일벌백계가 해결 방법이다 투자(投資·investment)와 투기(投機·speculation)가 어떻게 다른가. 한 끗 차이다. 물론 사전적 정의대로라면 어렵다. 투자는 '이익을 얻기 위해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음'이라고 돼 있다. 투기는 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고 함이다. 언뜻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 둘 다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방법과 목적이 아주 다르다. 투자는 투기와 달리 시간이나 정성을 쏟는 행위다. 투기는 이런 노력 없이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다. 경제 용어로 설명하면 '생산성의 유무'에 따라 나뉜다. 투자는 자본재의 총량을 유지 또는 증가시키는 활동이다. 다시 말해 생산 활동과 관련된다. 하지만 투기는 생산 활동과 전혀 관계없다. 오직 이익을 추구할 목적에 집착한다. 부동산 구입을 예로 들면 쉽다. 공장을 지어 상품을 생산할 목적이라면 투자다. 그 곳에서 거주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부동산…
옛날에 한 노인이 민들레란 소녀와 단 둘이서 살았다. 노인은 칠십이 넘어서 허리가 활 같이 구부러졌지만 아직도 기력이 정정하여 들로 다니면서 일을 하였다. 그래서 두 식구는 먹을 양식을 걱정하지 않고 지낼 수 있었다. 손녀딸은 나이가 열일곱 살로 꽃봉오리처럼 피어오르는 처녀가 되어 욕심을 내지 않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욕심을 내는 사람 중에는 '덕'이라고 부르는 떠꺼머리총각은 노인의 손녀딸을 아내로 삼고 싶어서 열렬히 사모하고 있었다. '덕'이는 나무를 하러 산으로 가다가 운이 좋아서 민들레와 마주치면 몸 가눌 바를 모르고 나무 지게를 쓸데없이 두드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덕'이는 민들레의 생각으로 병이 날 지경이었다. '덕'이는 이렇듯 그리움 속에 애틋하게 원하던 민들레와 생각지도 않게 한집에 살게 되는 행운을 갖게 되었다. 노인의 집은 냇물과 가깝기 때문에 조금만 비가와도 집으로 물이 들어왔다. 그런데 오랫동안 장마로 온통 물바다가 되어서 노인의 집이 떠내려 갈 지경이 되었다. 그대서 '덕'이는 노인에게 자기 집으로 피난을 오라고 권고하였다. 노인은 아무 말 없이 손녀딸을 데리고 '덕'이네 집으로 피난을 갔다. 민들레와 한집에서 살게 되자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