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더 큰 배꼽, 선물세트

민지현

청주시 용담명암산성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1년에 두 번 있는 가장 큰 명절인 설 연휴가 얼마 전 지났다. 매번 명절이면 늘 그렇듯 주변 지인이나 친척들과 작은 선물을 주고받는다. 명절 전 마트에 가보면 많은 설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트에 있는 대부분의 선물세트들이 선물 그 자체의 내용물보다는 겉의 포장지의 비중이 더 크다.

환경부의 과대포장에 대한 규제가 생겼다고는 하지만 아직 많은 명절 선물세트가 과대 포장돼 판매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명절 선물세트 10개 중 6개가 과대포장이라고 한다. 몇몇의 기업들은 이러한 비판에 맞춰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 명절 선물세트의 스팸 뚜껑을 없애기도 했고 기존 플라스틱이나 재활용이 불가한 포장재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로 변경한 노 플라스틱 선물세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화려한 포장으로 소비자들의 눈을 현혹시키기보다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제품의 질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기업들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처음부터 쓰레기가 배출되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선물을 구매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이지만 이미 받은 선물세트의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분리배출을 할 때 보면 명절 선물세트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들이 많이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선물세트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스티로폼, 플라스틱, 재활용 종이, 아이스 팩 등 포장재의 종류도 다양하며 그에 따라 제대로 분리배출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분리배출률이 60%대로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이지만 실제 재활용률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실제 재활용률은 전체 배출량의 절반이 안 될 정도로 저조하다. 이유는 분리배출을 했지만 잘못된 분리배출로 인해 재활용되지 않고 폐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 또한 분리배출을 할 때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차갑게 보관해야 하는 선물세트의 경우 보통 아이스 팩이 있는데 이 아이스 팩은 재사용이 가능하며 분리배출하게 된다면 젤 아이스 팩은 내용물과 분리하더라도 재활용이 되지 않아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 택배로 온 선물세트의 종이상자나 스티로폼은 바로 재활용함에 버리면 안 되고 택배 테이프나 스티커를 꼭 제거한 후 분리배출해야 하며 코팅된 과일박스는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돼 이로 인한 배달 포장 용기 배출, 의료용 폐기물 급증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두되고 있는 명절 선물세트의 쓰레기 배출의 심각성을 느끼고 국가의 규제와 꾸준한 집중 단속, 기업의 변화, 소비자의 착한 소비 확산과 올바른 분리배출 등 모두의 노력으로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