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여름밤 김현순 충북시인협회 달마루 지니 커다란 괴물이 무심천 하늘을 휩쓸고 지나간다 그 뒤를 비행기가 붉은 쌍불을 켜고 날쌔게 쫒아간다 그걸 바라보는 잔뜩 긴장한 별들이 저만치 거리를 두고 사뭇 눈빛 깜짝거린다 나는 겨우 잠든 들꽃들이 깰까 봐 가슴만 두근두근
현대 젊은이들은 사랑 앞에선 매우 신중한 듯하다. 이 생각은 필자의 개인적 생각으로써 젊은 날 연애관을 돌이켜보며 해보는 말이다. 남녀가 처음 만나 본격적으로 연애가 성립되기까지 과정을 눈여겨보면 우리 세대와는 분명 차별성이 있다. 그 당시에도 이런 절차가 버젓이 존재 했는데 사랑에 눈멀어 대략 생략 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땐 대부분 남녀가 눈 맞으면 몇 번 다방이나 빵집에서 만난 후 영화 몇 편 관람하는 것으로 서로의 짧은 탐색 기간을 가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 젊은이들은 사랑 앞에서는 참으로 용감했다고나 할까. 추호도 망설임 없이 속전속결로 애인이 되자고 손가락 걸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그때와 다른 면이 있다. 다소 편견일 수도 있으나 몇 번 커피숍에서 만나서 식사를 나누고 영화 관람까지 두 사람이 마쳤다고 해서 쉽사리 사랑한다는 말을 선뜻 건네진 않는 듯하다. 당분간 시간을 끌며 과연 자신과 진정으로 연인으로서 교감이 이루어질까? 인성은 결함이 없을까? 사회적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등등을 면밀히 관찰하는 듯하다. 이 기간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소위 '썸 탄다'로 표현한단다. 어찌 보면 이 편이 매우 지혜로운
기도 시간이다. 기도는 괴로움을 가볍게 하고, 환희를 순화시킨다. 그것은 마음을 안온하게 하고 향기를 주기도 한다. 스님의 법문을 열심히 듣는다. 말씀 중에, 사람도 동물의 일종으로 식욕, 성욕, 수면욕 등이 같다. 짐승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성적인 존재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악한 행동을 억제하고 선한 행동을 하게 하는 마음의 힘이 이성이다.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삶은 우리가 이성적이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쟁이라든가 핵을 제조한다든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 등에는 선하게 살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위 법문을 듣다가 깨달은 바가 있다. 같은 업식을 찾아 나에게 태어난 아이들을 선업으로 키우느냐 악업으로 키우느냐는 내 몫이다. 악업이 판치는 말세의 세상이 된 것은 부모로 살아온 우리들의 책임이 크다. 반성한다. 나는 내 몫을 충실히 하지 못했다. 건설현장을 점검하며 돈을 좇느라 아이들을 외롭게 했다. 외로움의 상처가 또 다른 상처를 낳지 않기를 기도한다. 하루 3시간 손녀를 보살핀다. 15개월 된 손녀 마음이 무섭지 않고 외롭지 않고 기쁨이 가득하도록 보살피며 어루만져 키운다. 내 아이들에게 쏟지 못한 정성과 사랑을
동방예의지국이라 칭송 받아온 우리 조상들은 효(孝)를 인간이 지켜야할 도리 중에서 으뜸으로 여겼다. 그래서 효자, 효녀, 효부를 기리는 기념비나 정각을 많이 세우다 보니 이에서 비롯되는 지명들도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청주시 남일면 효촌리는 본래 청주군 남일하면(南一下面)의 지역으로서 효자 경 연(慶延)이 그 부모에게 효를 다 하였으므로 효촌(孝村)이라 불러 왔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송정리(松亭里), 도덕리(道德里), 대평리(大坪里) 일부를 병합해 효촌리라 해서 남일면에 편입됐다. 효촌 마을 뒤에 있는 모산(茅山)에 효자 경연(慶延)의 묘가 있고 효촌 마을 앞에는 효자 경연(慶延)의 정문인 경효자문(慶孝子門)이 있다. 이처럼 효와 연관돼 생긴 효촌이라는 지명은 전북 임실군 오봉리, 경남 거제시 연초면 연사리, 경북 영덕군 축산면 도곡리 등에도 있고, 전북 무주군 안성면 사전리, 전남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등에는 효자촌이라는 지명이 있다. 이와 같이 '효'를 지명 요소로 사용한 지명도 있지만, 효와 연관된 일화가 전해져 오는 지역도 많다. 특히 '효'는 모든 사람들에게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덕목이기에 전국적으로
[충북일보] 충북도가 마침내 오송컨벤션센터 건축공사를 시작했다. 2015년 기본계획을 수립한 지 6년 만이다. 충북도는 오송컨벤션센터를 중부권 최대의 전시·컨벤션 시설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4차 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마이스(MICE) 산업 발전에 본격적으로 나선 셈이다. 마이스 산업은 신산업이다. 고용창출 및 경제적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산업이다. 국내 주요도시에서도 빠르게 성장해왔다. 서울의 코엑스, 일산 킨텍스, 부산 벡스코, 대구 엑스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엔 부산시가 '2021년 국제회의복합지구 활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를 확보했다. 글로벌 수준의 마이스 산업 육성기초를 세운 셈이다. 울산시의 행보는 더 빠르다. 울산시는 울산역세권 일원 약 88만3천400여㎡를 경제자유구역에 포함했다. 그런 다음 지난달 마이스 산업 육성과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비즈니스 지구 개발에 착수했다. 컨벤션센터는 지난 4월에 개장했다. 7천여 명 인원을 동시에 수용 가능한 전시장이 포함된 시설이다. 대전시도 과학 마이스 도시로 비상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 3월 '2021년 대전시 마이스산업 추
무아(無我) 서부련 충북시인협회 내가 너를 보면 너는 나대로의 네가 된다. 네가 나를 보면 나는 너대로의 내가 된다. 내가 본 너와 네가 본 나는 본래의 우리가 아니다. 지수화풍(地水火風)에 담긴 수상행식(受想行識)의 끊임없는 생멸(生滅) 너로 인한 상대적인 내가 존재할 뿐 나로 인한 상대적인 네가 존재할 뿐 절대적인 너와 나는 찰나적인 순간에도 허상(虛像)으로만 남는 것, 내가 너답지 못하다고 미워하지 말라 네가 나답지 못하다고 싫어하지 말자, 心은 과거 현재 미래로 흘러 미분(微分)한 영원(永遠)속엔 너도 없고 나도 없는데,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속에 무아(無我)를 화두(話頭)삼아 깨어나자 미망(迷妄)에서 벗어나자 아집(我執)에서, 부유(浮游)하던 편운(片雲)이 소낙비로 흩어지면 청정(淸淨)한 하늘엔 고요만 가득하다, 아! 그러나 천둥과 번개가 그 속에 있는 것을~~
"권력 중에서도 아무 실속없이 넘들이 흘린 부시레기나 줏어먹는 핫질(下秩) 중에 핫질이 바로 완장인 게여!" 며칠 전 다시 읽은 소설 '완장'의 클라이맥스 장면이다. 주인공 임종술은 47만 평이나 되는 저수지에서 무단 어로행위 감시원으로 일하고부터 '완장의 맛'에 취해 거들먹거리며 살았는데, 데퉁맞게도 자신을 채용한 사장한테까지 대들다가 보기 좋게 잘리고도 외려 반발하며 행짜를 부렸지만 결국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고, 이때 애인 부월이가 종술한테 "함께 멀리 떠나자"며 울부짖듯 각성을 청하는 대목이다. 윤흥길의 베스트셀러 '완장'은 드라마로 방영된 적이 있지만 작품성 자체로도 워낙 유명하다. 완장이 '어쭙잖은 권력'의 상징어로 자주 애용되는 사연이 여기 있다. 이 소설의 미덕은 구수한 사투리와 맛깔진 묘사와 같은 문체뿐 아니라 모두가 공감하는 권력에 대한 풍자가 통렬하다는 거다. 주인공 임종술의 캐릭터는 속된 말로 '단무지'다. 완장의 힘만 믿고 안하무인을 일삼는, 깡패 기질이 다분한 속물 그 자체다. 시대적 배경은 컬러TV가 막 나오던 80년대 초여서 작가가 겨냥하고자 했던 당시의 권력이 그럭저럭 유추된다. 종술의 권력은 사실 쥐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치아 건강 및 삶의 질에 대한 관심 증가와 보험 임플란트 대상의 확대로 임플란트 치료에 대한 수요 및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상실된 치아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로 틀니 대신 각광받고 있는 임플란트는 현재 많이 대중화되어 있는 치과 치료 중 하나이다. 임플란트는 잇몸이 좋지 않거나 치아가 많이 썩은 경우 치아를 뽑고, 그 공간에 임플란트를 심어 치아의 뿌리 역할을 하게 하고, 그 위에 치과 보철물을 올려 치아의 외형과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술식이다.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점 중 하나는 치료 계획 및 치료 과정이다. 임플란트 개수는 치아를 뽑기 전 치료 계획 단계에서 정한다. 임플란트를 심을 턱뼈의 양이나 질, 주변 치아들의 상태를 보고 환자에게 최적화된 개수와 형태로 결정한다. 임플란트 치료 과정은 크게 2가지로 나뉘는데, 임플란트를 심는 임플란트 수술 과정과 그 위에 치과 보철물을 올리는 임플란트 보철 과정이다. 파노라마, CT 등의 X-ray 사진을 이용하여 골의 재형성 상태를 확인하고 임플란트 수술을 진행한다. 임플란트 수술은 임플란트를 턱뼈에 심는 수술로, 뼈의 질이 좋지 않거나 뼈의 양이 적으면 골이식 수술이, 상악의…
추석이 다가오면 한 달 전부터 엄마는 준비에 바쁘셨다. 푹푹 찌는 더위가 사라지려면 아직 멀었는데 떡쌀을 팔아오시고 들기름 참기름을 짜러 방앗간에서 줄을 서고 계셨다. 이것저것 김치를 담글 준비도 마치고 추석빔으로 온 식구 양말까지 일찌감치 마련해두셨다. 엄마 힘으로 되지 않는 제일 큰일은 산소 벌초를 하는 일이다. 형제들이 바쁘다 보니 벌초는 늘 사람을 사서 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산소 주변의 나무를 다듬는 일은 생략되기 마련이고 군데군데 거칠게 예초기가 지나간 흉내만 낸 곳도 있었다. 시간을 낼 수 없으니 어쩌겠는가. 가끔 아버지의 산소에 들를 때면 송구스럽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며칠 전 여름 장마에 나무가 쓰러져 아버지 산소를 덮쳤다는 것이다. 긴급 형제들 소집이 이루어졌다. 친정 일에 항상 뒷전이었던 나지만 쓰러진 나무도 치우고 벌초도 할 겸 형제들을 따라 산소를 찾았다. 진입로부터 아름드리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아서고 있었다. 어른 예닐곱이 힘을 모아도 꿈적도 하지 않았다. 차를 세우고 예초기와 낫을 챙겨 들고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며칠 전까지 계속된 비로 숲길은 질척거리고 미끄러웠다. 그래도 온 가족이 아버지를 찾아가
밤에 제법 선선해졌다. 한창 기승부리던 더위도 시간 앞에는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다는 자연 이치가 고맙기도 하고 흐르는 시간이 안타깝기도 하다. 한창 무더울 때, 따가운 햇살을 머리에 이고 길을 나섰다. 조령산 자락에 터만 남긴 상암사지를 찾아 보고자 했다. 일행은 나름 답사를 즐기는, 고생을 자처하는 이들이었다. 알아주는 이 없어도 스스로의 즐거움을 찾는 분들이다. 오래전 안내를 받으며 올랐던 기억을 믿으며 자신만만하게 앞장을 섰다. '그저 나만 따르라' 하면서 발길을 내디뎠지만 얼마가지 않아서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분명 길이 있었는데 숲이 우거지고 잡풀이 무성해 길이 덮히고 있었다. 초입에 설치된 안내판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오른쪽, 오른쪽 하면서 길 모양을 찾아 걸음을 옮겼다. 점점 가팔라지는 상황에서 무릎도 살그머니 쑤시기 시작했지만 자신만만하게 앞장 선 입장에서 약한 소리를 할 수 없었다. 이제부터는 그저 걷는 것이었다. 나무가 울창해서 햇살은 가렸지만 땀은 온 몸을 적셨다. 이젠 길도 아닌 곳을 올랐다. 나무를 잡고, 실개천을 겅중거리면서 가다 보니 점점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막연히 이 방향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헤집고 있었다. 지쳐서 숨을 헐떡일
[충북일보] 코로나 19 상황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없다. 엿새 만에 다시 2천명 대를 기록했다. 지루한 4차 대유행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주일 동안 확진자는 매일 1천 명대 후반을 기록했다. 추석을 앞두고 수도권 확진자 비중이 높아 걱정이다. 지난주 70%에서 이번 주 80%를 넘어섰다. 역대 최다치 경신이다. 충북 상황도 좋아지지 않고 있다. 최근 진천군과 음성군에서는 인력회사 관련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이어졌다. 지난 12일 인력회사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2명이 첫 확진됐다. 이후 2명이 추가 확진된 데 이어 14일 11명(음성1명, 진천10명)이 확진됐다. 같은 날 청주에서는 청주소년원 관련 2명이 추가 확진됐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깜깜이' 환자도 7명이나 발생했다. K-방역은 그동안 막고 조이는데 주력했다. 이제 그런 1차원적 방역은 한계에 다다랐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굶어 죽으나 병 걸려 죽으나 죽기는 마찬가지"라는 자조 섞인 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민생고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은 올해도 추석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다. 기간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26일까지다. 일부 휴게소와 철도역, 터미널에
균형의 문 김해빈 한국현대시인협회 상임이사 혼불 따라 완성을 서두른 도공의 손길 진흙을 밟고 다져 나를 빚고 아미타불을 빚고 왕실을 빚고 자연으로 돌아갈 소통을 기다리던 길 그 길은 푸른빛 하나로 흐르는 시간을 다지고 또 다져 빈틈없는 균형을 이룬다 사고史庫마다 가득 찬 빛살은 포개진 틈에 잠긴 싯누런 시간을 모두 지웠다 허물어진 벽과 벽 시간의 문밖엔 매일같이 비가 내린다 균형을 잃어버린 부식토는 찰기 없이 빗물에 흐트러지고 비색의 고운 무늬 그윽한 빛은 시들어 갔다 고려와 KOREA 세기를 사이에 두고 대칭을 이루고 있는 청자의 안팎 균형이 헐겁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도도하고 광범위하게 우리의 모든 일상 생활에 밀려들고 있다. 단순하고 반복적이었던 일들은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고 현실 공간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3차원적 활동이 가능한 가상공간 메타버스는 신세계의 새 장을 열어젖히고 있다. 바야흐로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처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양상은 그 속도와 범위와 깊이 면에서 어느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 속에서 우리가 잊거나 간과해서는 안 될 역사적 교훈이 있다. 2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인지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추격자의 신세가 돼 세계사에 불어 닥친 혁명적 발전의 과실을 누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2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던 시기에 국제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아니 무지했다. 그런 반면 일본은 2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서구 열강들로부터 새로운 물질문명을 받아들이는 메이지 유신을 추진하여 제국주의의 틀을 짜고 이를 기반으로 대륙 진출을 시도했다. 그 격동의 와중에 우리는 식민지로 전락하는 처지가 됐고 시대의 흐름에서 뒤처진 결과는 참담했다. 국권을 상실한 우리는 30여 년 동안 나라 잃은 국
조선의 여류시인 난설헌(蘭雪軒) 허씨. 그녀의 가을 시 '감우(感遇)'를 보면 새삼 감상에 젖게 된다. 하늘거리는 창가의 난초 가지와 잎 그리도 향그럽더니 / 가을바람 잎 새에 한번 스치고 가자 슬프게도 찬 서리에 다 시들었네 / 빼어난 그 모습은 이울어져도 / 맑은 향기만은 끝내 죽지 않아 / 그 모습 보면서 내 마음이 아파져 / 눈물이 흘러 옷소매를 적시네. -盈盈窓下蘭 枝葉何芬芳 西風一被拂 零落悲秋霜 秀色縱凋悴 淸香終不死 感物傷我心 涕淚沾衣袂- 점점 시들어가고 있는 자신을 빗대어 쓴 것인가. 죽음이 임박했던 비애를 표출한 것만 같다. 문학소녀 난설헌은 매우 불우한 삶을 살았다. 요즈음 흔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자신의 처지를 들어 줄 사람도 없었다. 뼈대 있는 양반가에서 태어났으면서도 친정이 역모에 몰린 후 부군 김성립과도 금슬이 좋지 않았다. 호색했던 남편은 이런 부인을 살갑게 대하지 않았다. 아마 조정을 의식하여 부인으로서 대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기방(妓房)에서 매일 밤 외박하며 아내를 멀리 한다. 난설헌은 매일 독수공방에서 고독한 일상을 보낸 것이다. 난초와 같이 청초했던 난설헌은 남편 대신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에 빠져…
쑥부쟁이꽃, 뚱딴지꽃, 오이풀꽃, 들국화꽃, 다섯 살배기 외손녀가 유치원에서 가을에 피는 꽃을 배웠다며 꽃 이름을 하나씩 불러본다. 아이가 부르는 꽃 이름에서 무르익은 가을 풍경이 눈에 아른거린다. 쑥부쟁이? 뚱딴지? 이름이 새롭고 재밌는지 "할미! 이 가을꽃 알아요?"라고 물었다. 글쎄! 뚱딴지 꽃이 뭘까?하고 검색을 해보니 내가 알고 있는 돼지감자 꽃의 또 다른 이름이며 뚱딴지는 돼지의 사투리였다. 가을 둔덕에 샛노랗게 피어 눈길을 끄는 이 꽃은 언뜻 보기에는 작은 해바라기꽃 같고 삼잎 겹 국화인 키다리 꽃과 유사하게 보인다. 소박하고 어여쁜 노랑이 꽃 이름이 뚱딴지라니…. 미덕이라는 꽃말에 호감이 더하다. 마을 어귀 빈터에 무리 지어 피어나는 돼지감자꽃을 볼 때면 뚱딴지·같은 어감에 마냥 행복한 웃음이 나는 건 왜일까? 손주들에게 가을꽃을 보여주려고 들녘으로 나섰다. 황금 물결 사이로 길섶에 마른 풀꽃 향기가 가슴으로 스며든다. 아이들 손을 잡고 코스모스가 살랑대는 가을 길을 걷자니 저만치 논둑 끝자락에 노랗게 핀 뚱딴지 꽃이 눈에 들어왔다. 외손녀에게 꽃 이름을 가르쳐주려니 나에게 처음으로 돼지감자꽃 이름을 가르쳐주던 남편과 애틋했던 추억이 멀어져…
나와 가좌보건진료소의 첫 만남은 진료소가 12살이 되던 2014년이었다. 이미 10년이 넘은 건물이었기에 진료소에 애로사항은 참 많았다. 봄이면 벌어진 문 틈 사이로 지네, 말벌 등 해충이 자주 들어 왔었고, 여름에는 비가 건물 사이사이로 스며들어 워터파크로 만들고, 장마가 지나가면 폭염에 전기 과부화로 차단기가 내려가 무더위 쉼터가 아닌'무더위 찜터'를 운영하는 날도 있었다. 겨울에는 단열이 안 되어 화장실 배관이 얼면서 이용을 못하게 된 민원인께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가좌보건진료소가 그린리모델링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이 사업을 통해 공공기관 에너지를 절약하여 환경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진료소를 방문하는 지역주민들에게 쾌적한 환경에서 공공보건의료서비스 제공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기에 굉장히 기뻤다. 어르신들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관계자와 지속적인 협의로 더 좋은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석면 천장 철거를 시작으로 건물 외벽단열시공, 천장 환기장치 설치, LED전등교체 및 전기공사, 도배와 장판교체 등 대대적인 공사가 3개월간 진행되었다. 그 사이 계절은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었고, 공사가 완료되자 리모델링이…
나의 직업은 요리를 하는 일이다. 주문이 많은 날, 이른 새벽에 시작되는 하루 일과 중 첫 번째가 '오늘은 어떤 분들이 나의 손으로 만들어진 음식들을 드시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며 눈을 뜨는 것이다. 내가 만든 음식을 드시는 분들을 한 분 한 분 만날 수 없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오늘 나의 음식을 드시게 되는 그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분들이 '몸도 마음도 건강한 오늘 하루'를 보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을 한다. 나의 작은 바람이 에너지가 되어 그분들에게 전달이 되면 좋겠다. 두 번째 일과는 미약하더라도 좋은 에너지를 나누는 파장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출근길에 오르며 나는 행복한 '주문'을 외우는 것이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건강하고 안전하며 기쁨으로 가득 차있다. 모든 것은 완벽하고, 온전하며, 완전하다. 난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좋아진다. 오늘도 나와 내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 유후!" 주문을 외우면 신께 '행복한 오늘이 곧 배송됩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받은 기분이 든다. 손님들이 나에게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주문하듯이, 나는 매일 신께 나와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주문
[충북일보]미호강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미호토피아'로 불리는 3개 분야·14개 사업 구상안이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14일 도청에서 직접 브리핑했다.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3일 '2021년 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했다. 계수조정을 통해 '미호강 종합개발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비 8억 원을 통과시켰다. 다음날인 14일 오전 열린 본회의에서 원안대로 가결됐다. 미호토피아 실행을 위한 첫 단추를 꿴 셈이다. 무심천 시대를 종결하고 미호강으로 발전 동력 축을 옮기려는 시그널이다. 통합청주시를 서울~수원~천안~청주~대전으로 이어지는 경부축 선상에 놓자는 얘기다. 충북도는 지역발전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미호천의 수질 복원, 물 확보, 친수여가 공간 조성 등 크게 3가지로 나눠 연구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호토피아는 총 6천500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 구상이다. 충북도는 기본설게 연구용역을 오는 10월 발주 예정이다. 민선7기 충북도정이 불과 9개월을 남겨두고 있다. 이 지사도 이쯤에서 지난 3년을 돌아보며 성과와 한계를 평가했을 걸로 보인다. 새로운 4년의 준비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물론 3선
감염병 조종래 경주문인협회 60년대 개발되어 도로를 누비던 코로나TAXI 60년 후 폐렴으로 찾아왔다 불청객이다 방탕한 모습이 많은 세상 조물주의 강력한 경고가 아닐까.
모두가 피서를 떠나는 여름. 중복이 며칠 지난 날, 예기치 않은 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열여드레 만에 퇴원해 집으로 돌아왔다.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으로 켜켜이 쌓여있는 신문을 들추어 보다가, 본보(本報) 8월 6일자 9면의 글이 몇 개월 전에 있었던 일과 유사해서 오늘의 글 주제로 삼았다. 지난 봄, 계절을 고스란히 흘려보낸 일은 모(某)신문사의 오피니언 란에 실린 한편의 글 때문이었다. 글의 내용은 부동산가에서 속칭 '떳다방'이라는 무리가 있는데 그중의 한 사람인 기고자가 문학회에 가입한 후, 자기가 만든 밴드에 들어오면 '부자가 된다'는 등 호객행위를 하며, 심지어 무자격자인 자신이 공인중개사가 알지 못한 부동산 관련 법조항을 먼저 알고 매매행위에 적용 한 것으로 사례를 들어 실제 경험한 척 각색했다. 오래 동안 공인중개사로 활동하고 있는 나는 사실 확인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일단 충북회원 2천600여 명의 밴드에 기사를 올리고 논의했다. 많은 회원들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자료요구와 기고자를 만나 상황을 파악하고자 했으나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썼을 뿐 아는 바 없다"고 회피하며, 전화도 수신 거부를 해 놓았다. 자신이 쓴 글에 책임을 다하지…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리다. 누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게 바로 여론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문제는 다수결 원칙이 반드시 옳은 것만은 아니란 사실이다. 예를 들어 재난지원금을 많이 주는 게 좋으냐, 적게 주는 게 좋으냐는 여론조사를 했다고 치자. 많이 달라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로 빚을 지면서까지 재난지원금을 많이 주는 게 옳은 것은 아니란 뜻이다. 집권은 선거로 하고 정권을 잡기 위해선 퍼주기라도 할 수밖에 없다. 아직까진 여론조사가 민의를 측정하는 유일한 수단이지만 수용할 게 있고 수용해선 안 되는 게 있다. 국가 지도자라면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안목과 철학이 있어야만 나라를 바르게 경영할 수 있다. 여론이 높다고 망하는 길인 줄 알면서도 따른다면 지도자가 아니다. 요즘 언론에는 대선후보들이 허경영을 닮아간다는 탄식이 자주 등장한다. 허경영도 얼마 전 이를 조롱하는 소릴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사기꾼이나 협잡꾼이라고 욕하던 사람이 자신을 닮아간다는 것이다. 허경영은 어떤 사람인가. 집권하면 전 국민에게 1억 원씩 주는 것은 물론이고 매달 수백만 원씩 봉급도…
[충북일보] 공직사회에서 예산낭비 행태나 각종 비위행위를 볼 때마다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당신 가족의 일이라면, 당신의 재산이라면 그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하겠냐고 말이다. 공직비리의 피해는 더 커 그러나 공직자들의 비위행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사욕을 이겨내지 못하고 다수를 불행하게 만드는 우를 범한다. 문제는 불법행위도 세습되고 발전된다는 점이다. 철저한 수사와 처벌만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충북도교육청에 '소고기이력추적제'(모든 소에 12자리 개체식별번호를 부여해 생산, 도축, 가공, 유통 등 단계별로 정보를 기록·관리하는 제도로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위한 것이다)가 도입된 계기는 10여 년 전 아주 작은 제보에서 비롯됐다. 청주 모고등학교 동문체육대회에 통돼지 바비큐가 뇌물로 제공됐다는 내용이었다. 통돼지 바비큐를 제공한 이는 학교급식 식재료를 납품하는 청주 A육가공업체 대표였다. 경쟁관계에 있는 동종업체에서 비위 사실을 제보한 것이다. 이 학교에 육류를 납품하기 위해 동문체육대회에 마리당 100여만 원 상당의 통돼지 바비큐 2마리를 제공했다는 내용이었다. 본격 취재가 진행되면서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문제의…
이사나 전출입 때문에, 또는 아주 가끔 선물로 꽃나무가 들어올 때가 있다. 처음에는 거실 한 자리를 차지하다가, 차츰 베란다 구석으로 밀려가서 결국 말라 죽게 된다. 사람이 꽃나무에 관심이 없으니 말라비틀어진 꽃나무들은 이사나 두세 철에 가끔 하는 대청소 때 버려지거나 화분만 아파트 전실 한쪽에 쌓여진다. 현 교육지원청으로 전입할 때도 그랬다. 레이스로 예쁘게 치장한 화분은 있지만 새로운 일과 업무환경에 적응하다보니, 아니 그것보다는 워낙 꽃나무에 관심이 없다보니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그러다 한 일 년쯤 되었을까? 사무실 직원들에게 별 관심받지 못하는 난초와 이름 모를 화초가 자꾸 눈에 들어왔다. 출근하면 한번 봐주고, 퇴근하면서 또 보고……. 주말에도 얘네들이 생각나서 사무실에 나와 난초를 큰 대야에 담궈놓고 들어가고는 했다. 아침에 오면 분무기를 들고 왔다갔다 하거나, 시름시름 앓는 꽃나무는 복도에 신문지를 깔고 다시 심기도 하니 그 꼴이 우스웠는지 동료 직원들이 이제 여성호르몬이 많아져서 그런 거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거다 라며 놀림을 주기도 했다. 교육지원청이 화산동에서 청전동으로 청사 이전을 할 때 이 아이들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모양이
[충북일보] 인삼업계가 인삼가격 폭락으로 한숨을 쉬고 있다. 대한민국 인삼농업 대책위원회는 13일 보은군 탄부면의 한 인삼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서 "인삼값이 하루가 다르게 폭락하며 현실이 녹록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삼가격 폭락 대책 등을 농림축산식품부에 전달했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며 "벌써 인삼은 시장에 쏟아지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고 물었다. 대책위는 "인삼은 법으로 지정할 만큼 가치가 있고, 생산 유통 등을 정부가 관리하고 있다"며 "현실은 당국의 무관심과 가격 폭락의 파편을 피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인삼가격 안정화 도모, 인삼 식재 자금 등 각종 대출금 상환기관 연장, 최저보장제 도입, 인삼 농가 폐농 신청 수용, 인삼부산물 가공 문제 해결, 부산물로 제품 생산 시 홍삼 명칭 사용금지 법제화 등을 요구했다. 보은·옥천·영동지역 인삼재배 농가들에 따르면 최근 인삼도매시장에서 파삼이 평년의 40∼50% 값에 거래되고 있다. 5∼6년간 공들여 재배한 농가들이 적자를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 국내 인삼시장은 무려 2조원 규모다. 문제는 현금이 아닌 현물이라는 데 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만 해도
백신을 맞으러 가는 길 思天雨 전성호 시인 아침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코로나 19 백신을 맞으러 간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어떤 백신이든지 맞고 나면 코로나 19가 저 멀리 사라질까? 훠어히 훠어히 훨-훨 날아가라! 저 멀리 날아가라! 코로나 19와 같이 살아가도 코로나 19와 멀리 떨어지고 싶다. 세상이 뒤집힌 일상 일상이 된 온라인 세상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코로나 19가 없는 세상이 되겠지? 훠어히 훠어히 훨-훨 날아가라! 저 멀리 날아가라! 일상 같은 생활로 되돌아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고 싶다. 일산, 수원, 정선, 괴산, 홍천 경주, 전주, 부산, 여수, 제주 즐거운 상상을 하며 오늘 아침 준비를 마치고 코로나 19 백신을 맞으러 간다.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