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보은군의 의로운 교사를 기소했다. 법원은 벌금 1백만 원을 선고했다. 확정되면 교사는 교육청의 징계를 감수해야 한다. 누구보다 법을 잘 지켰던 교사였기에 1백만 원의 선고도 사형 선고처럼 다가왔다. 반사적으로 항소를 했다. 죄는 의외로 간단하다. 역사 교사로서 맘속으로만 품어야 할 의로운 생각을 판사에게 묻지 않고 지역 시민들과 당당하게 실천에 옮긴 죄다. 그 죄를 이해하려면 50여 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4·19혁명 정부를 1년 만에 무력으로 진압한 쿠데타 세력은 참으로 난감한 두 과제를 만난다. 그들의 지도자가 광복군을 때려잡았던 관동군 장교라는 사실을 알든 모르든 간에, 지금은 공산당과 결별했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 그리고 경제를 개발해서 무능한 장면 정부보다는 효율적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과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미국만이 가지고 있었다. 세계 GDP의 50%를 차지하며 자본주의 황금기를 이끌고 있었던 미국은, 소련과 차가운 전쟁을 하는 중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연합해 동북아시아와 태평양을 완전히 수호하기를 원했다. 친일 세력을 이용은 했어도 일본과 수교를 하지 않았던 이승만과 달리, 박정희는 1965년 일본과 수교를…
독방에 갇힌 수인(囚人)처럼 책 보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일이 없는 사람에게도 가끔씩 요산요수(樂山樂水)의 산수벽(山水癖)이 찾아든다. 불현듯 가을이 보고 싶어 불원천리 38선을 넘나들며 강원도의 이 산 저산을 돌아다녔다. 울울창창 전나무 숲길을 지나 '월정사 8각 9층 석탑'을 보고, 천년 옛길 '오대산 선재길'을 걸어 올라 현존하는 국내 최고(最古)의 종인 '상원사 동종'까지 만났다. 이로써 국보로 지정된 세 개의 동종(상원사 동종, 성덕대왕신종, 용주사 동종)을 늦게나마 다 보게 된 것이다. 예전에 청도 운문사에서 비구니가 치는 범종 소리를 듣고 가슴이 울컥한 적이 있었는데, 보호각에 갇혀 울지 않는 동종을 뒤로하고 절집을 나서려니, 산문(山門) 앞에 도로를 가로질러 걸려있던 커다란 안내판('오대산일대는 월정사 사유지입니다')이 떠오르고 연이어 연암 박지원의 글이 생각났다. "금강산에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바위에 써 놓은 게 보였는데 큼지막한 글씨로 깊이들 새겨 놓아 작은 틈도 없었으니, 마치 장 보러 나온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어깨가 부딪는 것 같기도 하고 교외의 묘지에 빽빽이 들어선 무덤 같기도 했다." 해 지기 전 '비밀의 정원'에 도착하
우리나라에는 4대강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많은 댐이 설치돼 있다. 댐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저수지도 축조돼 있다. 댐을 건설하는 기술이 부족한 과거에는 우리 선조들은 저수지를 만들어 물을 이용했다. 물은 공기와 함께 인간 생명 유지의 필수 요소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인간은 물을 하천이나 호수, 저수지 또는 지하수로부터 공급받는다. 과거 농업이 주요 산업이었던 시절에는 물은 주로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로 이용됐다. 물 사용량 또한 현대 사회에 비해 많지 않았다. 인구 또한 지금보다 작았기에 하천이나 저수지 또는 지하수로 충분한 양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대로 접어들면서 물을 이용하는 상황은 급변했다. 산업 또한 단순 농업에서 공업 시대로 전환됐다. 물론 아직도 우리나라는 전체 물 사용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농업용수로 활용되고 있지만, 반도체를 위시한 공업 분야의 물 사용량 또한 막대한 양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이와 같은 물 수요의 폭발적 증가가 과거 저수지와 같은 물그릇보다는 더욱더 큰 시설을 요구하게 됐고 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현재의 댐인 것이다. 우리나라에 설치된 댐뿐만 아니라 저수지 대부분은 인공적 시설
[충북일보] 청주도심 통과 노선이 반영된 충청권 광역철도망의 국가계획 확정에 청신호가 켜졌다. 주요 정당의 대선 공약에 반영될 가능성도 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 21일 청주 방문에서 충북도민에게 약속했다. '청주도심 통과 광역철도 쟁취 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 요청에 부응했다. 이 후보는 앞서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청주도심 통과 노선을 충북 공약으로 제시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경선 과정에서 충청권 광역철도의 청주도심 통과에 찬성했다. 충청권 시·도당위원장들은 지난달 28일 청주 도심 통과 광역철도 조기 건설 등 1차 상생 발전 대선공약을 채택했다. 국가철도공단은 지난 19일 KTX 오송역에서 5개 권역 광역철도 선도사업 사전타당성조사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엔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각 지방자치단체 및 각계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해당 5개 사업은 △부산∼양산∼울산(50.0㎞·사업비 1조631억 원) △대구-경북(61.3㎞·2조444억 원) △광주~나주(28.1㎞·1조5천235억 원) △대전∼세종∼충북(49.4㎞·2조1천22억 원) △강원 용문∼홍천(34.1㎞·8천537억 원) 등이다. 차기 대통령 선거가 3개월
키 작은 접시꽃 묵석 조이안 충북시인협회 키가 작아서 납작 엎드려야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앙증맞게 핀 접시꽃 지난해 피었던 접시꽃 당신은 까치발 세워 눈을 맞추어야 했는데 올봄에 핀 접시꽃은 그리움에 지쳐 키 크기에도 너무 힘겨워 삼십 센티 작은 키에 안간힘을 다해 그리움의 진액을 모아 눈물 꽃을 달았다
북한 인권문제가 국제사회에 논쟁거리로 등장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해도 지난 17일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서 회원국 전원동의로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2005년 이후부터 관련위원회에서 통과되면 총회에서 결의됐다. 올해도 총회에 결의된다면 17년째다. 북한은 바로 반박했다. 유엔인권이사회가 미국이나 서방국가의 입장만 대변한다는 것이다. 2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은 우리의 인권실상을 헐뜯는 결의를 강압채택을 했다면서 유엔이 객관성과 형평성, 공정성을 기본으로 하는 본연의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미국의 이라크와 수리아, 아프가니스탄에서 수많은 민간인들을 살육한 미국의 반인륜범죄행위부터 기본의제로 상정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자신들은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를 통해 인민의 권익을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하면 유엔의 인권결의안은 북한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과 편견에 찌든 적대세력들이 고안해 낸 날조자료들 더 이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연례적으로 인권결의안의 채택과 이에 반발하는 북한의 입장이 반복되고 있다. 유엔 제3위원회에서는 인류의 보편적 인권을 요구하고 북한은 북한식
[충북일보] 좋은 도시엔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한다. 신비로운 도시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머물고 싶은 순간을 사고 팔 수 있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청주는 어떤가. 시공간적으로 매력적인가. *** 구호나 수사론 안 된다 지속 가능한 일상이 그리워지는 시대다.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한다. 사람들은 매력적인 도시 공간을 원한다. 그 공간에서 카이로스의 시간을 즐기려 한다. 해당 도시는 머물고 싶은 순간을 공간에 담아 팔려 한다. 청주는 어떤가. 공포와 무기력이 2년 가까이 이어졌다. 시간까지 구속했다. 오프라인 공간의 제한마저 당연하게 여겼다. 이제야 시간과 공간에 활기가 돌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시행 덕이다. 모든 게 새로운 국면이다. 코로나가 많은 변화를 만들었다. 먼저 사람들의 의식을 바꿔놓았다.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이용 감각이 달라졌다. 과거 친숙했던 공간이 더 이상 편하지 않다. 함께 하던 공간이 매력적이지 않다. 욕구까지 변했다. 혼자 놀고 밥 먹는 걸 즐긴다. 무엇보다 감동적으로 보답해 줄 공간을 원한다. 기존의 상식으론 할 수 없다. 공간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에 천착해야 한다. 그래야 도시를 새롭게 바꿀 수 있다.
사계절 중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을 꼽으라면 가을이라고 대답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알맞은 기온에 하늘은 높고 가을 산을 물들인 단풍이 유혹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바다가 없는 충북에 살면서 남해로 2박3일 가을여행을 가기로 했으니 마음이 들뜰 수밖에 없었다. 봄가을이 얼마나 좋은 계절이었으면 한 해를 춘추(春秋)라 하여 어른의 나이를 높여서 춘추가 어떻게 되셨느냐고 했겠는가? 여행은 모임에서 가야지 모든 것을 툭툭 털고 떠나게 된다. 코로나로 외국여행이 안 되니 남해안을 돌아오자는 의견에 모두 찬성하며 일정을 잡았다. 그런데 일기예보가 떠나는 날 비가오고 다음날은 기온이 떨어진다 해 마음을 졸이며 출발했다. 여덟 명이 15인승 봉고버스에 올라 상기된 마음으로 동심으로 돌아갔다. 고속도로를 달려가면서 간간이 햇빛이 마음을 열어주었다. 남쪽지방에는 아직 단풍이 한창이었다. 내장산과 송광사 단풍을 보고 싶었지만 아쉬움만 남긴 채 순천에 도착해 꼬막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한국의 '나폴리'라 하는 미항(美港) 여수로 가면서 세계 1위 규모의 석유화학단지를 보고 유월드, 루지 테마파크에서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오랜만에 오동도 동백숲길을 걸으며 힐링
대학 시절 노래하는 통기타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기타를 만져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건 내게는 아주 큰 행운이었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 소풍 때 학급 대표로 전교생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기자랑을 독차지했고, 콩쿨 대회에도 나가는 등 음악을 꽤나 잘했었다. 하지만 음악을 직업으로 하는 것은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저 방과 후에 교실에 놓인 풍금을 재미삼아 쳐보거나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노래를 소리 높여 부르는 일을 좋아할 뿐이었다. 그러다가 대학 시절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기타를 가까이하게 된 것은 지금까지도 음악을 삶의 에너지로 삼고 살아가는 씨앗이 됐다. 기타를 처음 접하고 나서 잠을 자는 시간을 빼고 눈만 뜨면 기타 연습을 했다. 그래서 한 집에서 함께 자취생활을 하던 여러 선·후배들의 원성을 자주 들었다. 생각해보면 하루에 약 8시간 정도 기타와 씨름을 했던 것 같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시간만 빼고는 밥 먹는 것조차 잊고 새벽부터 밤까지 기타를 쳤다. 잘 움직여지지 않는 손가락을 원망하기도 하고, 줄을 잡는 손가락 끝에 피멍이 들어 터지고 피가 나도 아픔을 참아가며 정말 열심히 기타 연습을 했다. 그 결과 불과 한 달여 만에 동아리에서 내가 기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는 스페인 내전에 관한 내용의 소설이다. 현재 사리면이 겪고 있는 진통을 묘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전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생명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전락하는 내용에 가슴이 아팠다. 사리면도 그렇지 않다고 볼 수 없다. 괴산군 메가폴리스 산업단지 추진과정에서 사리면 주민들은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지역사랑에 대한 표현을 아낌없이 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이 지켜온 수백 년의 지역공동체를 허물지는 않는지 성찰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과정이 사리면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언급하기에 앞서 사리면이 처한 현실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 우선 '인구감소'에 대한 문제다. 인구감소는 전국적인 현상 일진대 뭘 새삼스럽게 말하냐라고 해도 좋다. 그러나 인근 면과의 비교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10년간 사리면 인구는 감소해 왔다. 소재지 중심으로 방축리, 사담리, 중흥리 인구는 감소하고 소매리와 수암리 인구는 증가했다. 그러나 인근에 있는 면과 비교할 때 사리면 소재지 인구 감소폭은 약 4배 정도에 달한다. 인구 감소 원인을 찾아야,
최근 생활수준 향상으로 인해 사용이 급증한 티비,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의 가전제품과 소득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생활양식의 변화, 주생활의 다양화로 점차 그 종류가 많아지고 규모가 커져서 가전 가구 등은 본연의 내구성 소비재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유행성 상품화가 되어가고 있다. 대형 생활폐기물의 증가는 내구성이나 성능보다는 편리성과 디자인을 추구하고 유행을 좇는 소비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제품의 수명주기 자체도 단축되고 있으며 이러한 가전·가구제품은 대형 생활폐기물로 배출되고 있으나 수거와 운반이 어렵고 재활용되는 빈도가 낮아 심각한 자원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한번 구입한 가전·가구를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수명과 내구성이 유한한 공산품은 결국 대형 생활폐기물이 되는 운명이지만, 그 시기의 선택은 소비자인 개인에게 있다. 다양해지고 증가하고 있는 폐가전·가구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비자가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기존 제품을 최대한 활용하기! 버려지는 가전·가구를 최소화하는 방법 중 하나는 기존구입 제품을 최대한 오랫동안 사용 하는 것이다. 유행이 지난 가전·가구에 시트지를 붙여 생활흠집를 가리고 새로
우주에서 농사를 짓는 것은 과연 가능할까? 2015년 영화 마션(The Martian)에서 주인공인 우주비행사 마크 위트니는 식물학자이자 기계공학자로서 화성 탐사 중 모래폭풍 속에 홀로 남겨져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다.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기지 내에 화성의 흙을 이용하여 감자를 심고 비료 대신 자신의 배설물을 주고 로켓연료와 촉매로 물을 만들어 결국 재배에 성공한다. 영화처럼 방사선, 미세중력, 토양성분 등 지구와 완연히 다른 환경에서 감자 재배가 가능한가? 지난 9월 30일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연구팀은 화성의 토양과 유사한 흙에서 클로버를 재배한 결과를 토대로 지구에서처럼 식물을 키울 수 있으며 질소고정 박테리아를 이용할 경우 보다 안정적으로 식물 재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30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가 우주공간에서 최초로 고추를 직접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올해 7월부터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재배한 고추는 미국 뉴멕시코 남부산 '해치 칠레'품종으로, 6월에 스페이스X 화물선에 실려 ISS에 도착했고, 식물재배장치(PH-04)를 이용해 재배했다. 고추는 파종 후 수확까지 4개월 정도의 긴 시간이…
고향길 박별 충북시인협회 부회장 나무마다 푸른 치마 벗어놓고 빨강 노랑 외투 차려 입더니 바람 따라 고향길 떠난다 가을 마다 고향길 나무는 외로워져도 울지 않는다 가을 마다 귀향길 또 한 번 고운 나이 먹는다
[충북일보]고공 물가 행진이 심상찮다. 각종 물가지표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달보다 4.8% 올랐다. 전년 대비 35.8% 급등이다. 10월 소비자물가도 3.3% 올랐다. 9년9개월 만의 가장 큰 폭이다. 수입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국내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공산이 크다. 치솟는 국제유가 같은 불안요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밥상머리 물가도 불안하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라면 가격이 약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빵, 식용유, 소금 등 기타 가공식품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0월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09.89(2015년=100)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서민 체감 물가와 직결되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달 4.6% 급등했다. 2011년 8월(5.2%)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잠잠하던 기름 값도 날뛰었다. 유류세 인하로 시중 주유소 기름 값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그래도 서민 주머니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다. 디지털 가전과 통신 분야 핵심인 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도 마찬가지다. 주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했
빛나는 가을날, 연보랏빛 시집을 저자에게 직접 받았다. 김나비 시인의 첫 시집 '오목한 기억'이다. 기대감과 함께 시집을 읽었다. 시집에는 시간을 넘나들며 몽상과 현실을 조합한 60편의 시가 실려 있다. 시 속에서 시인은 상처를 지닌 다양한 대상에 자신을 투사한다. 그 대상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 식물, 사이보그, 계단, 그림자, 항아리 같은 사물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자아의 변이 혹은 탈피과정을 통해 시인이 추구하는 건 대상과의 동일화 작업이다. 시인은 타자의 고통을 어떤 형태로 용해하고 응집할까. 여러 편의 좋은 시 가운데 한 편을 골라 소개한다. 어제를 십자가에 매달아요 하늘엔 나이가 없고 미모엔 국경이 없지요 하이힐에 잘린 아픔을 끌고 병원으로 향해요 갈비뼈를 두 개 빼주세요 피부를 문지르면 하얀 장미가 될까요 얼굴엔 파란 눈빛을 심을까요 시간을 오려 자유를 당겨 주세요 입보다 큰 눈은 내 생의 필요충분조건 울음을 숨긴 빨간 미소는 창가에 걸어놓을래요 가느다란 금발이 어깨너머 햇살처럼 출렁여요 잘린 목소리는 어디에 숨겨야 하나요 가슴 파진 드레스는 하체를 마음껏 부풀리죠 나는 백인 금발 사람이고 싶죠 오늘은 피 본…
난리도 아니다. 요소수 부족이 차량 문제와 물류 대란에 이어 물가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정부 고위층까지 몰랐다니 그게 더 난리다. 주유소에 가서 10ℓ에 1만2천 원이면 마음 편하게 넣었고, 단골 화물차 기사에게는 선물로 넣어 주던 요소수였다. 2015년 이후 디젤차는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해 요소수를 넣어야 하므로 모든 디젤차의 필수품이다. 필자의 디젤 승용차가 요소수 주입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쯤이면 부족하다는 경고가 뜨던 경험으로 보건대 바야흐로 넣을 때인데 하필 요소수 부족 사태가 터졌다. 도산서원 해설 봉사차 안동 가는 길의 시골 주유소는 그래도 요소수가 남아 있는 곳이 있겠지 하는 기대로 주유소를 들러보았다. 그러나 3시간 동안 지나며 들른 주유소마다 '요소수 없음', '요소수 품절', '요소수 없어 미안합니다' 등의 안내문이 걸려 있다. 아주 시골길인 도산면 소재 농협 주유소마저 '요소수 바닥남'이라 하니 야단은 야단이다. 요소수는 오일 게이지조차 없어 어느 날 갑자기 '요소수 레벨 낮음'으로 황색 경고가 뜨며 이윽고 '요소수 레벨 위험'의 적색 경고등이 켜지면 자동차 시동에도 문제가 되는 위험한 단계가 되는 것이다. 준비할 시간도 없이
[충북일보] 부동산 문제가 결국 대통령 선거의 핵심 이슈로 등장했다. 집값 폭등 현상은 수많은 국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줬다. 수년 동안 수도권은 물론 지방 도시까지 이어졌다.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사회불안 요인으로 비화했다. 기회의 불균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선 후보들은 앞으로 선거과정에서 합리적 타개책이 무엇인지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올바른 해법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19일 '서민·중산층 주거지원 방안'(11·19 전세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공공임대주택 공실 활용, 매입 신축 빌라 전세임대 공급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에 11만4천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그런데 이 대책은 나오자마자 비판을 받았다. 누가 봐도 장기 공실 임대주택의 경우 입지나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다. 수요가 많을 리가 없다. 게다가 전세난은 아파트 부족 때문인데도 정부의 주거지원 방안은 빌라나 오피스텔 공급에 집중돼 있다. 반응이 좋을 리가 없었다. 결과는 예상 대로였다. 정부의 지원방안 발표 후 지난달까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수도권과 지역을 불문하고 급등했다. 충북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나무와 나 이담 안광석 충북시인협회장 나무의 그늘은 점점 작아져만 가는데 바람은 스물스물 가장자리부터 소근 거리며 자신의 마음결에 따라 색깔을 만들어 주곤 살며시 떠났다 나무에서 떨어져 드디어 전설이 된 낙엽들이 발아래 사각사각 부서져 진정한 가을 옷을 입는다. 이제 모두 손을 잡고 띠를 둘러 가을을 붙잡으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나뭇잎을 물들일 때 사그락 사그락 속삭이던 바람은 낙엽 잡은 손을 한 번에 떼어 놓는다 떠나는 것들은 때가 되면 반드시 떠나게 되어 있다고 나무는 일침하며 나를 바라본다.
의도하지 않았던 일들이 일어날 때 우리는 당혹감을 느낍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동반되며 아노미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할 일을 미처 준비하지 않았던 게 아닌가 하는 일말의 자괴감마저 생겨납니다. 코로나19 감염병을 마주한 전 세계의 상황이 그러한 듯합니다. 우리 사회 또한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으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재택근무가 낯설지 않게 됐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 모두에게 일상화 됐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변화의 양태는 교육현장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상급학교 1학년에 진학한 학생들이 급우들의 얼굴을 1년 만에야 보게 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이루어진 비대면 학습이 지난해 이어 올 상반기까지 이어져 학부모의 걱정과 우려가 적지 않았습니다. 스마트 기기를 통해 학교에 있는 교사들은 학생들과 온라인으로 교(敎)와 습(習)의 소통을 이뤘습니다. 격변은 늘 예기치 않게 다가옵니다. 개인사도 그러하고 사회적 현상도 대체로 그렇습니다. 인류사를 개괄해 보면 전환점은 미처 예상치 못한 사건의 출현으로 진행됐습니다. 현재 인류에게 닥친 코로나19의 사태도 결국은 인류사 전환의 대 시발점이 될 것이고, 인
'오직 시민만 바라보고, 오직 시민만 생각하며, 오직 시민을 위해 일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린 2021년 한 해도 마무리해 간다.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시민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세대와 폭넓은 '소통'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지금까지 청주시의회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민의 소통창구를 마련했다. 1991년 전국 최초로 '청주시 정보공개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시민 누구나 행정정보를 청구해 열람할 수 있어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의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 이러한 공로로 지방자치 30주년 지방의회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시민들의 대변인으로서의 역할에 전념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으로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111건의 시정 건의사항을 시의회 홈페이지로 접수받아 의정에 반영했으며 생활 현장에서는 수시로 39명의 청주시의원들이 시민들로부터 청원이나 진정을 직접 수리해 청주시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있다. 최근 MZ세대부터 100세의 시민까지 세대별로 삶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청주시 행정에 바라는 시민의 요구사항도 다양
누구는 호기심이 죽는 순간 늙는다고 하고, 누구는 배움을 멈추면 비로소 늙는다고 했다. 노년에 배우면 죽더라도 썩지 않는다는 아포리즘도 있다. 배움이 깨우침이고 보면 깨우침이라는 게 곧 살아있다는 증거쯤 되겠다. 공자는 배움을 중시했지만 노자는 배움조차 덜어내고 덜어내서 무위(無爲)에 이르러야 한다고 했다. 배울 건지 비울 건지, 오늘날이라고 현답이 쉬울까. 식자우환처럼 배움이 앙화(殃禍)였던 시절이 있었다. 디지털 세상은 판이하다. 배우지 않고선 현명한 의식주가 힘들다. 배움의 기능이 워낙 광범해진 탓이다.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 또 꿈도 없이 배우는 일이란, 남과 겨루며 배우기란 고역이고 고문이다. 위험할 수도 있다. 공자 말씀대로 그같이 기쁜 일이 없고, 쓸데없어 남 주는 것도 아니건만, 배움은 현대인에게 평생 짊어진 숙제다. 학교 교육이 흔들리는 문제가 여기 있다. 정호승의 시처럼 "외로우니까 인간"이라지만 배울수록 외로워질 수도 있다. 그 배움이 희열보다는 부담인 거고,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어서다. 배움이 의무, 수단에 머무는 한 동기부여가 어렵다. 어른들은 어쨌든 가르쳐야 하고, 아이들은 무조건 배우게끔 세상은 돌아간다. 우리나라 사
가을이 깊다. 현란한 단풍을 기대하는 마음과는 달리 올해는 주변의 단풍이 그리 곱지는 않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도 갑작스런 기온의 등락으로 인해 나무들이 준비가 안 된 채 깊은 가을을 맞이한 듯하다. 아침에는 두터운 옷을 입고도 찬 기운을 느끼지만 오후에는 웃옷을 벗을만치 따뜻하다. 누군가는 이게 전형적인 가을 날씨 아니냐며 심상해 한다. 가을에는 역시 스산함이 어울린다는 고정적 관념이 작용한 탓인지 쓸쓸함과 허무함이 잔뜩 묻어나는 폐사지를 찾는다. 폐사지는 종교적 색채보다는 사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창조적이고 진취적인 냄새는 거의 없다. 그 곳에 몸을 담갔던 사람들의 자취만 어렴풋이 남아 있을 뿐이다. 삶에 대한 반추가 이뤄지는 곳이다. 어쩌면 폐사지에 발을 들여놓는 그 시간만큼은 세상에 좀 더 겸손해지고 자기 반성이 저절로 우러나기에 열심히 찾는 줄도 모르겠다. 역시 변함없이 지나가버린 사람 향기를 찾아 가을이 완전히 가기 전에 길을 나선다. 우리 역사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고려 광종의 의지가 담겼던, 신니면 숭선리의 숭선사지로 향했다. 마을회관 앞의 짝을 잃은 채 홀로 서 있는 당간지주 옆에 차를 세우고 산을 오른다. 밭에는 콩이…
낡은 사진 속의 어머니 아버지 얼굴에 아직 가시지 않은 젊음이 묻어 있다. 올망졸망한 우리 오 남매의 개구쟁이 웃음도 묻어나온다. 하얀 양복에 백구두까지 근사하게 차려입으신 아버지, 옥색 뉴똥 치마저고리의 신여성 어머니, 양판 스웨터에 꽃 구두를 신은 내 어릴 적 모습, 낡은 흑백 사진 속에서 나는 행복했었던 걸까. 아버지는 가족사진 찍기를 좋아하셨다. 우리 오 남매 중 누군가가 상을 받아 오거나 행사가 있을 때면 우르르 가족을 사진관으로 데려가곤 하셨고 누군가 집을 떠나게 될 때도 가족사진을 찍으셨다. 내가 결혼을 할 때도, 동생이 군대에 가게 되었을 때의 사진도 어머니의 사진첩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롱이다롱이 같은 자식 중 하나쯤 빠져도 그게 그거련만 부모님은 한 귀퉁이 빈자리도 견딜 수 없으셨나 보다. 칙칙한 흑백 사진을 닳도록 들여다보시며 자식의 빈자리를 가슴에 메우고 계셨다. 거실 TV 옆에 놓여있는 사진은 60년이 지난 사진이다. 두 동생이 태어나기 이전의 내가 막내던 때의 단출한 가족사진이다. 부모님과 언니, 오빠, 사촌 언니와 나. 아마도 내가 두 살 되던 해의 사진인 것 같다. 촌스러운 머리 모양이지만 제법 차려입었다는 생각이 든다.…
[충북일보] 충북도의회가 지난 16일 충북도교육청 본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교육위원회 의원들은 김병우 충북도교육감과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원활한 소통을 주문했다. 최경천 의원은 "교육감과 지사 간 소통 부재가 심각하다"며 "어린이집 재난지원금 문제도 두 수장이 만나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수완 의원은 "내년 급식비 중 일부를 전용해 재난지원금을 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성근 부교육감은 이에 대해 "각각 관할 영역 소관이 있어 도청이 부담해야 할 돈을 도교육청에서 부담할 이유가 없다"며 "결국 지사에게 재정 권한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도청에서 어린이집을 지원할 근거가 없다고 하지만 경북 사례를 보면 도에서 지원할 근거가 있다"며 "교육청은 유치원을 책임지고, 도는 어린이집을 책임지면 된다"고 덧붙였다. 급기야 영유아 교육재난금 갈등이 무상급식 예산 분담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충북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2022년 예산안에 담긴 초·중·고·특수학교 무상급식 지원비는 127억6천161만3천 원이다. 지난해 당초 예산 238억342만1천 원에 비해 110억4천180만8천 원이 감액됐다. 내년 무상급식에 소요되는 식품비는 7
검은 봉지 정진헌 건국대 교수·충북시인협회 이사 어머니는 설거지를 미룬 채 반찬이며 과일이며 약들을 검은 봉지에 담습니다. 나는 됐다고, 어머니 드시라고 그만 담으라고 하면서도 어머니께서 싸주신 반찬을 자동차에 한가득 실었습니다. 시골에서 돌아오면 어머니의 사랑이 집안 가득, 냉장고며 베란다며 어머니의 검게 그을린 손길로 가득 채워집니다. 항상 바쁜 학교생활, 며칠이 지나면 어머니의 손길은 집안 가득 했던 어머니의 숨결은 다시 검은 봉지에 담겨집니다.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