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해변에 닿게 되면 바닷물이 밀려오고 밀려 나가는 광경을 한참 동안 바라보곤 한다. 익숙한 풍경이고 모래가 펼쳐진 어느 해안에서나 볼 수 있는 특별할 것 없는 광경인데도 마치 그것을 보려고 일부러 찾아오기라도 한 듯 몰두하기도 한다. 공연한 상념들은 덤으로 따라붙는다. 얼마쯤 바라보다 돌아설 땐 으레 신발에 모래만 잔뜩 묻혀오기만 했는데, 한두 번쯤은 생각이 딸려오기도 한다. 파도가 밀려올 때면 물을 머금은 모래들은 색이 짙어진다. 파도가 모래를 적시는 범위는 늘 달라서 색이 짙어지는 모래들의 범위도 함께 달라진다. 때론 제법 위쪽에 있는 모래까지 흠씬 적시는가 하면 저만큼 아래서 힘을 잃기도 한다. 모래는 바닷물과 만나는 잠시 동안 색을 바꾸었다가 물기가 빠지면 자신의 색을 다시 바꾼다. 그렇게 모래와 바닷물의 만남과 작별은 해안선을 따라 꾸불꾸불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러고 보니 바닷물에 완전히 잠긴 곳도 있고 저 위쪽 물이 닿지 않아 바삭하니 마른 곳도 있다. 태풍이나 해일이 밀려오지 않는다면 내내 그 상태로 머물 듯하다. 그 두 곳 사이에 젖으면 색이 짙어졌다가 물이 빠지면 흐려지는 모래들의 공간이 두툼하거나 얇게 들쭉날쭉 자리하고 있다. 경
[충북일보] 고향사랑기부제(고향세) 도입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성공적 제도정착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충북도는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재정 마련의 돌파구가 될지 관심사다. 고향세는 내년 1월 1일 시행된다. 개인이 주소지 이외 지자체에 기부금을 내면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농촌 지자체 등이 민간에서 재정을 확충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관련 입법과 제도 시행을 위한 국회와 정부 차원의 조치가 일단락됐다. 지자체별로 행정안전부가 제공한 참고 조례안을 토대로 지역 여건에 맞게 준비하고 있다. 지역 간 균형 있는 모금을 위한 유인책 마련이 과제다. 충북연구원이 얼마 전 충북에 살고 있거나 충북에 연고가 있지만 지역을 떠난 1천9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53%가량이 충북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고향이었다. 적절한 기부 금액으로는 10만 원 미만을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다. 충북도 전체의 모금 예상 규모는 한 해 128억 원이다. 하지만 대부분 청주에 쏠릴 것으로 예상돼 지자체 간 불균형 문제 해소가 관건이다. 제도를 전혀 알지 못하는 응답자도 전체의 5
토목설계 회사에서 설계 일을 하면서 바라보는 업무적인 공무원의 모습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원리와 원칙을 중요시했다.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조금은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종종 있었을 때도 의견의 조율이 안될 때는 다소 융통성이 없어 보이고, 제3자 입장에서는 맡은 일이 한정적이며, 단순한 업무일 거라는 편견 때문에 이해되지 않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민원인들을 대하는 과정에서는 외외의 모습이었다.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려 노력하고 주민들의 요구와 불편사항에 대한 의견을 귀담아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은 업무로 대할때와 상반된 모습이었기에 인상적이었다. 처음 공무원으로서 일을 접했을 때 사무실 분위기에 적응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예상보다 많고 다양한 업무들이 계속 밀려와 당황스러웠다. 일을 하면 할수록 전에 설계회사에서 일을 하며 보았던 공무원분들의 상황과 모습들이 이해됐다. 공무원의 업무가 법이라는 체계 안에서 진행되어야 하고, 시민들과의 이익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원리와 원칙을 중요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또한
가을이 익어간다. 단풍이 아름다운 늦가을에 여행을 떠나면 마음이 설렌다. 매년 가을이면 부부동반으로 고교동문들의 모임에서 여행을 다녀왔다. 사모님들도 기다리는 여행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3년 만에 여행을 떠나니 더욱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8시에 충주를 출발하여 10시가 되어도 자욱한 안개가 걷힐 줄 모른다. 첫 여행지는 바다처럼 넓은 예당호(禮唐湖)였다. 관광버스에서 내리니 모노레일을 바로 탈 수 있었다. 호수 옆에 자리 잡은 동산을 굽이굽이 오르고 내리며 주변 경관을 관람하며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호숫가에 유유히 떠다니는 고깃배가 소나무 숲 사이로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군데군데 정자(亭子)도 있고 멋진 출렁다리가 눈길을 끌었다. 출발했던 곳에 도착하니 모노레일을 타려는 인파가 긴 줄로 서있는 것을 보고 모두들 바로 탈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했다. 출렁다리 중앙에 높은 탑이 솟아있고 다리를 지탱하는 긴 줄이 마치 현악기를 연상하여 호수와 잘 어우러졌다. 일행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리 중앙에 전망대를 오르니 주변 경관이 너무 아름다웠다.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한바탕 웃으며 마음이 부풀어 올랐다. 두 번째 여행지인 바다에
간디가 영국의 런던대학교 법과대학에서 유학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 식민지 출신의 젊은 학생을 아니꼽게 여기던 피터스라는 이름의 교수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점심을 먹기 위해 대학식당에 든 간디가 피터스 교수를 발견하고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간디를 슬쩍 곁눈질한 피터스 교수는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습니다. "이보게,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인데, 돼지와 새가 같이 앉아 식사를 하는 경우는 없다네." 교수의 이야기를 들은 간디는 그다지 불쾌한 기색 하나 없이 말했습니다. "걱정 마세요, 교수님. 제가 새가 되어 다른 곳으로 날아갈게요." 졸지에 돼지가 되어 버린 교수는 자신을 놀린 간디를 골탕 먹이기 위해 며칠 후 치러진 시험에서 의도적으로 식민지 출신으로서는 해결이 어려운 매우 영국적인 문제를 출제했습니다. 그러나 간디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자, 간디를 불렀습니다. 그리곤 본인 수준에서 생각하기에, 쉽게 답하기 어려운, 앞뒤가 꽉 막혔다 싶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내가 길을 걷다가 돈이 든 자루와 지혜가 든 자루를 발견했다네. 자네라면 어떤 자루를 택하겠나?" 간디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습니다. "그야 당연히 돈이 든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가로수가 가을바람에 잎을 떨구고 느티나무 아래에는 여름 한 철 푸른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주던 나뭇잎이 수북이 쌓여가고 있다. 잎을 떨군 느티나무는 앙상한 가지를 조금씩 내보이며 만추의 계절을 실감하게 해 준다. 금년 연초에는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코로나로 인해 어려웠지만 요즘은 사회적 거리 두기의 완화로 중단되었던 축제 같은 행사 등도 큰 제약 없이 치러지고 야외활동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면서 단풍 명소에는 가을 단풍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그동안 자유롭지 못했던 여행도 활기를 띠고 있는 것 같다. 계절적으로는 수확의 기쁨을 누리며 연초에 계획한 일들이 성과를 내면서 다가올 새해를 준비하는 계절인 것 같다. 계획한 일들이 차질없이 진행되었는지 연초에 계획했던 일들을 되돌아보고 아직 시작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해넘이 전에 실행에 옮겨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새로이 무슨 일을 시작하는 것은 그것의 좋은 점과 화려한 면을 생각하며 그것을 잘하는 사람을 모델로 그 사람처럼 되기를 기대하며 호기롭게 도전하지만 사실 엄두가 나지 않고 어려운 일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망설이지
행복한 사람은 백서 박관희 충북시인협회 부회장 가족이 있고 잠 잘 곳 있고 해지면 돌아갈 보금자리가 있다는 것 괴롭고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기대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 슬프고 외로울 때 같이 노랠 부르고 흥얼거릴 수 있다는 것 외로울 때 같이 걸을 수 있다는 것 이런 것이 행복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충북일보] 없었다. 경찰이 없었다. 살려달라고 외치는 군중만 있었다. 급기야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허술한 현장대응이 부른 참사였다. 국가 재난대응 컨트롤타워의 총체적 부실이 만든 인재였다. *** 상명하복 위계질서 세워야 이태원 참사 전후 경찰의 대응은 정말 한심했다. 우선 윗선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휘계통을 통한 보고가 엉망이었다. 기본이 무너지며 화를 키웠다. 112 신고를 접한 일선 파출소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용산경찰서·서울경찰청·경찰청에 이르기까지 모두 부실했다. 총체적 난맥상을 보였다. 위아래 할 것 없이 조직 기강이 무너져 있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대통령보다 늦게 보고를 받았다. 경찰 치안총수가 사고 발생 2시간 뒤 사태 파악에 나섰다. 기가 찰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고 당시 경찰의 재난보고·지휘체계는 정상적이지 않았다. 긴박한 상황에도 팔짱만 끼고 있었다.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용산경찰서장의 부실한 대응은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경찰은 상명하복과 위계질서가 생명이다. 그게 무너지면서 재앙을 불렀다. 윤 청장은 사고 전날 충북 제천에서 지인들과 등산을 했다. 캠핑장에서 자다가 사
[충북일보] 북한의 도발이 끝이 없다. 한반도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대한민국의 안보와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국제질서 혼란 국면을 이용해 실질적 핵보유국 굳히기에 나서려는 의도다.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도발 수위를 계속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고를 수없이 무시했다. 대한민국 정부의 단호한 대응 방침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되레 도발 수준을 높여왔다. 오직 핵과 미사일로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려는 속셈이다. 올 들어 북한이 보여준 도발 행태는 준전시 수준이다. 발사 플랫폼도 열차와 저수지 등으로 다양화했다. 발사 지역도 바닷가와 내륙을 가리지 않았다. 김정은이 예고한 대로 '핵 투발 수단'의 다변화를 하나씩 실행에 옮기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지난 2일 하루 동안 네 차례에 걸쳐 미사일 25발을 쐈다. 그중 한 발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 3일에는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등 6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이 ICBM은 760㎞를 날아가다 바다에 떨어졌다.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는 시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셈이다. 북한은 올해 들어 30여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출근하니 목단꽃이 먼저 반긴다. 부서 이동이 있는 날. 예금계로 발령받았다. 아차 결제인 도장을 준비 못했구나! 당황스럽다. 상무님이 어디론가 전화하셨다. 점심시간이 가까이 올 무렵 인각하는 분이 오셨다. 50여 년전 플라스틱 도장이 30원, 목도장이 50원 정도 했던 것 같다. 월급은 1만2천원, 상아 도장은 10만원, 상아에 인각했으니 지금이나 그때나 생각이 없기는 매일반인 것 같다. 상무님은 동그랗게 뜬 눈으로 쳐다보시고, 인각하시는 분 또한 놀라신다. 이름을 찍어 보고 또 찍어 본다. 매일 사용하는 도장 위로 실핏줄처럼 붉게 물들어 오르며 자리를 잡는다. 도장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일제 강점기 때이다. 일제가 지주들의 땅을 수탈하기 위하여 도장을 만들어 나누어주고 강제로 찍게 했다는 아픈 역사가 있다. 5년을 사용하다 보니 테두리가 먼저 닳아 이름만 섬처럼 동동 찍힌다. 인각 하시는 분께 부탁드려 닳은 부분은 잘라내고, 재인각하였다. 도장 덕분인가? 일복이 터져서일까? 45년을 매일 사용했다. 길었던 상아는 여섯 번을 재인각하는 동안 키가 절반으로 줄었다. 요즈음 신세대들은 싸인으로 대체한다. 마음만 먹으면 남의 글씨체를 흉내 내는
한 무리의 소년들이 무인도에 떨어진다. 핵전쟁이 일어난 가운데 비행기로 후송되던 영국 소년들이 태평양 어느 섬에 불시착한 것이다. 조종사는 죽고 살아남은 건 겨우 5-12세밖에 안 된 소년들뿐이다. 아이들에겐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청천벽력 같은 엄청난 일이다. 아무도 없는 무인도, 집도 절도 없는 야만 지대였으니 그들의 사고를 세상이 알기나 했는지 모를 일이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언제까지 이 섬에서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윌리엄 골딩의 '파리 대왕'은 무인도에 떨어진 소년들을 등장시켜 독자들에게 무한한 상상을 일으키게 한다. 그러면서 그들에게서 인간의 본성을 비춘다. 문명에 익숙했던 소년들이 아무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막막하고 절박한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천진하고 연약하며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아이들이라 마냥 울고만 있었을까. 물론 아니다. 그들도 하나의 인간이기에 생존본능이 발동한다는 것은 아주 자연스런 행동이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소년들에게서 내면화된 문명의 가치가 어느 정도의 견고성과 효율성을 가지고 있느냐는 의문을 던진다. 위험한 상황을 인식한 소년들이 제일 먼저 한 것은 빨리 이 섬을 나갈 수
지난 일요일 아침 이태원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뜻밖의 인명 피해에 슬퍼하면서도 한편으로 기성세대 중 일부는 언제부터 핼러윈 축제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냐며 놀라워하고, 또 한편으로는 서양 귀신 놀음에 왜 우리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느냐며 불편하게 여기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십만의 젊은이가 핼러윈 축제를 찾았다면 거기에는 젊은이들을 호기심으로 이끌고 가슴 뛰게 만들 그만큼의 재미있는 일이 있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들 다수는 핼러윈 축제의 의미를 되새기거나 서양 사람들 흉내 내려고 그 자리에 참석하였다기 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미디어로 접해오며 친숙함을 느껴왔던 핼러윈 축제라는 무대를 빌어 신명나게 뛰놀고 춤추고 즐기고 싶었을 것입니다. 전통의 놀이를 지키지는 못할망정 우리랑 상관없는 서양 귀신 놀이에 정신 못 차린다며 나무랄 일은 아닙니다. 그동안 우리는 외국과 상부상조하며 아픈 역사를 이겨내고, 끊임없는 교류를 통하여 지금의 번영을 이끌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본과 기술만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부지불식간에 그들의 언어나 종교, 음식, 풍습도 함께 수용하였습니다. 대원군의 쇄국정책이 조선의 운명을…
만추의 계절, 1년에 1천만 관광객이 찾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내륙관광의 1번지 단양의 소백산과 월악산은 오색단풍이 흐드러지며 단양호의 아름다운 물결과 어우러져 가을의 절정을 노래하고 있다. 한편으론 노랗고 빨갛게 말라버린 낙엽들이 한산한 도로에 나부끼며 아우성치는 소리가 시끄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 또한 찬란한 빛을 받고 충만한 물기를 머금은 넉넉했던 여름철 어느 때에는 저마다 싱그러움과 생기를 자랑하며 늠름하고 조용히 그 자태를 뽐냈을 것이다. 내 고장 우리 단양군의 찬란한 여름은 언제였을까? 아마 시멘트 사업이 호황을 이루던 1960년에서 1970년대가 아닐까 싶다. 필자는 태어나기도 전이다. 그 시절 단양군은 시멘트 산업이라는 충분한 양분을 받으며 인구가 9만 3천명에 달했다. 그랬던 단양군의 인구는 올해 9월 말 기준 2만7천 명으로 1/3 토막이 났다. 결정타는 1980년대 초반 충주댐 건설이다. 댐 건설로 인해 읍소재지 대부분이 수몰되며 1989년까지 10년간 2만5천 명이 지역을 떠나갔다. 이때 필자의 고향도 수몰돼 같이 모여 살던 큰집 가족은 할머니와 함께 서울로 떠났고 우리 가족은 지금의 단양읍인 신단양으로 이주했다.…
입동立冬즈음 덕향 김 병 철 충북시인협회 재무국장 허기진 산까치는 은빛으로 날아오고 키 작은 가을볕이 기웃대는 추녀 끝에 노을빛 식은 재 한 줌 바람 끝에 눕는다 멀어진 산새 소리 찾아온 흰머리들 명월은 소리 없이 문풍지에 스며들면 철 지난 진한 그리움 뒤척이는 겨울밤
[충북일보] 다를 줄 알았다. 정말 다를 걸로 기대했다. 하지만 '역시나'였다. 초대 민선 충북체육회 시대가 그대로 스러지고있다. 충북도체육회가 다시 낙하산 부대에 점령당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도체육회 사무처장에 박해운 충북도 농정국장을 내정했다. 도체육회는 지난 2일 이사회를 열어 박 국장을 임명했다. 김 지사 역시 관행을 깨지 못했다. 도체육회 사무처장은 그동안 충북도 간부 공무원이 맡았다. 특별한 연관성도 찾기 힘들었다. 그저 간부 공무원 출신이라는 게 전부였다. 굳이 이유를 달자면 충북도와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여다. 예산 배정과 지원에 원만함을 위한 다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예산은 그런 식으로 배정·지원돼선 안 된다. 예산은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하게 쓰여야 한다. 사적인 관계에 의해 좌지우지돼선 안 된다. 도체육회 사무처장이 늘 도청 간부 공무원 출신일 이유는 없다. 도지사가 낙하산 부담을 느낄 필요도 없다. 그런데도 김 지사는 또다시 충북도 간부 공무원을 선택했다.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 드러난 명분은 도체육회의 요구다. 하지만 도체육회가 그렇게 요구했을 리가 없다. 현 윤현우 회장은 초대 민선 체육회장이다. 충북도 낙하산 부
눈물 꽃 손경희 충북시인협회 이사 눈물 꽃이 아름다운 건 삶 언저리에 피어나 고통을 딛고 일어섰기 때문이고요 누구보다 아름다운 건 오직 나를 위해 기다려 주기 때문이어요 누구보다 더 행복한 건 모자란 행동 일지라도 예쁘게 눈감아주는 건 아닐까요 눈물 꽃이 사랑스러운 건 다가온 구름 헤집으며 애틋한 모습 찾는 건 아니겠어요
사랑하는 일은 하늘을 나는 숭고함이다. 그것은 환희다. 별처럼 휘황한 감정은 사람들이 즐겨 키우는 순수다. 사랑하는 까닭에 가슴엔 시냇물이 넘친다. 미끄러운 정서는 강을 따라 물결친다. 작은 풀벌레 움직임에도 정성을 기울이게 된다. 밀물이 갯벌을 덮는 것처럼 상대에게 압도당한다. 생각은 날개를 달고 둘만의 시간을 상상한다. 쏟아지는 달빛을 받으며 둘이 걸으면 습지대도 자갈길도 황금 길이 된다. 나도 황홀한 그 도가니에 빠졌던 때가 있었다. 쉽게 오지 않을 감정이 나를 찾아와 지배했었다. 그 일은 뇌성이나 번개처럼 예측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일어났었다. 별안간 발생하여 나를 흔들었다. 한번 발생한 감정의 산맥은 봉우리를 넘어 높이 날았다. 의지의 나무는 노예가 되어 그에게 끌려다니며 휘둘렸다. 모든 것이 정열이고 영묘했다. 열정에 의해 의지는 뿌리째 뽑혔고 깊은 못 속으로 빠져 결혼했다. 한 나무가 내나 똑같은 새싹이 없고 똑같은 이파리가 없듯, 사랑 이야기 또한 사람마다 다르다. 허허벌판에서 만난 무너진 성전을 바라보는 것 같은 쓸쓸한 사랑을 하는 이도 있고, 수직 절벽을 타고 유장하게 흐르는 물 같은 사랑을 하는 이도 있다. 별처럼 먼 사랑이…
요즈음 교육 현장에서의 화두는 단연 미래교육이다. 당연하다. 그런데 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늘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을 마주하면서 더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래교육이라 하면 언뜻 에듀테크나 AI교육 등을 먼저 떠 올리게 되는데 우리가 하는 교육 안에는 이미 미래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구환경의 실태를 알고 참여하는 생태전환교육, 시·공간의 경계 없이 교실 밖 세상과 연결된 디지털 환경에서의 교수-학습 디지털 전환, 학교 단위를 넘어서는 학교교육과정 유연화 등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하고 있는 교육환경에서 학생이 주체가 되고 학생 한명 한명의 특성과 개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미래교육의 큰 줄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종교육의 비전도 '모두가 특별해지는 세종교육'으로 교육공동체가 함께 이루어 낼 미래상이다. 이처럼 교육이 아이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를 그리는 과정이라면 아이들이 살아가고 있는 마을은 미래교육의 중요한 전환점이자 화두가 되고 있다. 그래서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온빛초는 마을을 담은 교육과정을…
'슬픔'은 원통한 일을 겪거나 불쌍한 일을 보고 마음이 아프고 괴로운 느낌을 말하고, '아쉬움'은 필요할 때 모자라거나 없어서 안타깝고 만족스럽지 못하게 여기는 마음을 말한다. '사도(思悼)'란 '생각하니 슬프다'는 뜻이다. 영조는 세손인 정조에게 왕위를 넘겨주기 위해 아들인 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게 했다. 숨을 거둔 세자에게 '사도세자(思悼世子)'란 시호를 내린다. '생각해 보니 슬픈 세자'란 뜻이다. 왕으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지만, 아들의 죽음이 슬프고 슬프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영조의 슬픈 마음이 느껴진다. 큰 아쉬움을 남긴 일은 많고 많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하노이회담 결렬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준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컷을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에게 지나고 나니 남는 아쉬움은 어디 이뿐이겠는가. 문민정부를 연 김영삼 대통령이 IMF를 막지 못한 것이나,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 노무현 대통령의 검찰개혁,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등도 그럴 것 같다. 세상엔 지나고 나면 슬프거나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 일이 많다. 선출직으로 당선된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하루
초,중,고등학교 다닐 때 '환경'이라는 주제로 글짓기를 하면 단연 나오는 주제는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지구온난화, 평균 기온 상승 등이 있었을 것이다. 요즘 환경과 연관된 화제의 키워드는 단연 탄소중립이 아닐까 생각한다. 탄소중립은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의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화석 연료 사용, 산림 채벌, 폐기물 소각 등으로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일까? 이는 탄소순환의 원리를 이해하면 쉽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탄소를 배출할 수도 있지만 식물의 광합성 작용, 미생물 분해 중의 혐기호흡 과정 등으로 대기에 있는 탄소를 흡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간 활동 혹은 생물의 탄소 배출 활동에 의해 배출되는 탄소량과 전 지구적으로 흡수되는 탄소량이 같아지게 되면 탄소 농도 증가율이 0이 되며 탄소 중립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 10월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하였으며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4.4%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이는 절대적인 양을 수치로 표현함으로써 탄소
[충북일보] 공무원의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하다. 범죄에 악용되기도 해 사회적 공분이 크다. 얼마 전 이른바 'n번방' 사건에 이어 신변보호자 가족 살해 참극까지 발생했다. 모두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돼 벌어졌다. 충북에서는 최근 개인 신상정보가 담긴 행정기관 공문서가 유출돼 파문을 빚고 있다. 게다가 이태원 참사 사망자의 개인정보여서 더 민감했다.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태원 압사 사고로 숨진 A(23)씨의 이름과 생년월일, 집 주소 등 개인 정보가 담긴 문건이 사진 파일 형태로 외부에 유출됐다. 이 문서는 서류 형태로 출력돼 내부 보고와 충북도 보고용으로 쓰였다. A씨는 핼러윈 데이를 이틀 앞둔 지난 29일 밤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공공기관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유출자에 대한 제재 소홀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낮은 처벌 수위로 인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경각심이나 보호 의식이 부족한 탓이다. 청주시 등은 주민들의 주민번호와 거주지 등 민감한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유출되면 자칫 범행에 악용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 관리 공무원에 대한 처벌은 강화되지 않았
1년 반 전인 2021년 3월 26일. KTX 오송역을 출발해 세종시 신시가지를 경유해 KTX 대전역을 1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B1 버스(BRT) 바퀴 옆 하부로 한 명의 장애인이 파고 들어가 버스 운행을 가로막았다. 그는 "왜 버스가 장애인을 버리고 비장애인만 태우고 출발하려 하느냐?"며 격렬히 저항했다.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재활협의회 대표였다. 서울에서 출발해 오송역까지 KTX를 타고 이동한 이 대표는 '3·26 장애인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세종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버스를 탈 수 없었다. 10분 간격으로 자주 운행하는 버스지만 장애인을 태울 수 있는 저상버스는 단 한 대도 없었다. 버스 운행의 인허가 기관인 지방자치단체나 버스회사 어느 곳도 장애인의 이동권에 관해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인 장애인이 국민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사안이지만 사회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공문을 오랜 세월 간 수차례 발송했지만 세상은 장애인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다. 사람이 버스 밑으로 파고 들어가 절규하는 극단적 행동을
공직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대부분 청렴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청렴은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학교, 회사 등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치이지만 공직자에게 특히 더 중요성이 강조된다. 그럼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공직이란 국가 기관이나 공공 단체의 일을 맡아보는 직책이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공직자는 공익을 위해 일하는 봉사자로서 공직자가 사익을 행한다면 이는 단순히 한 조직의 부패가 아닌 사회적 부패로 발전하여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등 공공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렴은 현재에도 주목받는 가치이지만 우리 역사 속에서도 그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역사 속 청렴한 인물을 생각해 본다면 흔히 청백리 퇴계 이황, 관아의 오동나무는 나라의 것이라 말했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쉽게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높은 벼슬을 지내고 우리들에게 익숙한 인물들이 아닌 영조 때 호조 서리, 한낱 하급 관리로 일했던 '김수팽'을 소개하고 싶다. 김수팽의 청렴한 성품을 볼 수 있는 몇 가지 일화가 있다. 김수팽은 급한 결재가 있어 판서의 집을 찾아간 적이 있다. 판서는 바둑을 두고 있던 중으로 김수팽은 마당에 엎드려…
이태원 핼러윈 데이 참사로 인한 사망자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꿈 많은 소년 소녀들은 얼굴에 가면을 쓰고 연인과 손을 잡고 거리를 행진하다 죽음을 맞았다. 악령을 쫓기 위한 축제가 죽음을 불러 온 아이러니 행사가 되었다. 한류를 사랑하여 서울에 온 외국의 젊은 청년들도 화를 당했다. 사망자 154명 가운데 26명으로 국적은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 노르웨이, 러시아, 미국, 일본, 프랑스, 호주, 스리랑카, 오스트리아, 카자흐스탄, 태국, 베트남이다. 모두 장래가 촉망되는 꽃다운 나이의 젊은이들이다. 미국인 스티브 블레시(62)씨는 아들을 졸지에 잃고 망연자실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내와 쇼핑을 하던 중 동생에게 걸려온 전화를 통해 비보를 들었다고 한다. 그는 매체와 전화인터뷰에서 '마치 1억 번을 찔린 것 같은 아픔'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그냥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엄청난 충격이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슬픈 사연이 어디 이뿐인가. 엄마에게 '그동안 키워줘서 고맙습니다. 이젠 잘 할게요'라고 문자를 한 20대 여성은 싸늘한 죽음으로 부모 품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생명과도 같았던 딸을
젊었을 때는 2년마다 정기 건강검진을 할 때 별생각 없이 가서 하고 왔다. 검사결과지가 오면 한 번 읽어보고 휙 던져 버리고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 워낙 건강한 체질을 물려주신 부모님 덕분에 큰 병 없이 살아왔고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요즘은 사뭇 다르다. 건강검진 예약부터 결과가 나올 때까지 머릿속에 걱정이 떠나질 않는다. 어느 해부터 건강검진 통보지에 이상징후가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족력이 있는 혈압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고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의 수치도 간과할 수 없게 됐다. 하나둘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니 다른 사람들의 건강도 궁금해졌다. 다들 괜찮나? 최근 대면 모임이 조금씩 재개되면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처음엔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나 아이들 이야기 등 생활 주변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마지막은 건강이 주제로 이어졌다. 눈에 띄게 건강이 안 좋아 보이거나 나처럼 하나둘 문제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들은 함께 걱정을 나누기에 여념이 없었다. 어릴 때 잠시 운동선수를 했던 내 친구는 모든 운동을 수준급으로 하는데 건강에도 특이증상이 없다고 해서 부러움을 샀다. 이야기의 끝은 건강이 최우선이고 다이어트도 해야 하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면서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괴산댐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괴산댐 유역인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