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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가을이 익어간다. 단풍이 아름다운 늦가을에 여행을 떠나면 마음이 설렌다. 매년 가을이면 부부동반으로 고교동문들의 모임에서 여행을 다녀왔다. 사모님들도 기다리는 여행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3년 만에 여행을 떠나니 더욱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8시에 충주를 출발하여 10시가 되어도 자욱한 안개가 걷힐 줄 모른다. 첫 여행지는 바다처럼 넓은 예당호(禮唐湖)였다. 관광버스에서 내리니 모노레일을 바로 탈 수 있었다. 호수 옆에 자리 잡은 동산을 굽이굽이 오르고 내리며 주변 경관을 관람하며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호숫가에 유유히 떠다니는 고깃배가 소나무 숲 사이로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군데군데 정자(亭子)도 있고 멋진 출렁다리가 눈길을 끌었다. 출발했던 곳에 도착하니 모노레일을 타려는 인파가 긴 줄로 서있는 것을 보고 모두들 바로 탈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했다. 출렁다리 중앙에 높은 탑이 솟아있고 다리를 지탱하는 긴 줄이 마치 현악기를 연상하여 호수와 잘 어우러졌다. 일행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리 중앙에 전망대를 오르니 주변 경관이 너무 아름다웠다.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한바탕 웃으며 마음이 부풀어 올랐다. 두 번째 여행지인 바다에 떠있는 유일한 간월암(看月庵)으로 이동하였다. 3년 동안 못 나눈 이야기와 회원들의 동정을 공유하면서 퇴직 후에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들으며 갯벌이 들어난 간월암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푸짐한 바다 회와 식욕을 돋우는 음식으로 술잔을 기우리며 여행기분이 한끝 고조되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처럼 여행에서 맛 기행을 빼놓을 수 없는 것 같다. 점심을 먹고 나니 바닥이 다 들어난 갯벌에 썰물이 조금씩 밀려오고 있었다. 무학 대사가 창건한 간월암은 밀물 때 섬이 되는 천수만에 자리 잡은 암자이다. 간월(看月)의 뜻은 넓은 하늘에 떠있는 달을 바라보는 경관이 좋은 곳이라 부쳐진 이름이라고 한다. 마치 바다위에 떠있다는 느낌을 주는 암자로 유명하여 서산 9경중 3경이라 한다. 마지막 여행지는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에 위치한 추사(秋史)고택으로 향했다. 넓은 잔디밭에 묘소가 보였고 단아하면서 고풍을 간직한 추사고택은 한옥기둥의 대련(對聯)을 보니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서예의 대가(大家)이며 특유의 서체를 남기신 추사 김정희(金正喜)의 혼을 느낄 수 있었다. 선생은 예술가이며 구문화를 탈피하여 신지식의 기수로서 새로운 학문과 사상을 받아들인 실학자인 동시에 선각자이기도 하다. 벼슬은 병조참판과 성균관 대사성에 이르렀으며 예술은 시(詩), 서(書), 화(畵), 전각(篆刻)등에도 뛰어났다. 생에 최고의 명작은 제주도 귀양살이에서 제자인 우선(藕船) 이상적(李尙迪)이 청나라 연경에서 구해온 책을 보내주는 등 변함없이 사제의 의리를 지켜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세한송(歲寒松)에 비유하여 그려준 그림이 세한도(歲寒圖)이다. 불이선란(不二禪蘭), 죽로지실(竹爐止室), 화암사(華巖寺)무량수각(无量壽閣), 일산이수정(一山二水亭)등 유작(遺作)을 보며 그의 묘소 앞에서 추모하는 마음으로 가을 풍경을 느끼며 기념관으로 이동하였다. 기념관에는'예산 추사의 마지막 그리고 시작'이라는 특별기획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서 많은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다. 주차장 옆에는 체험관이 있어 자라는 세대들이 현장학습의 장소로 조성되었고, 묘소 주변에 드넓은 잔디가 잘 가꾸어져 있었고 노란 은행나무가 고택과 어우러진 가을의 경치를 뒤로 하고 귀향길에 올랐다. 회원들도 모두 만족해하는 가을 여행이었지만 동행한 사모님들이 너무 좋아하며 춘추로 여행을 갔으면 좋겠다는 제안에 모두 박수를 치며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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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