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 남은 달력의 설경은 아름답기만 하다. 동양화 한 폭을 보는 것 같은 여백의 미가 압도적이다. 열한장의 달력을 넘기며 즐거웠던 일 서글펐던 일 마음상하고 미워하고 좋아하고 사랑했던 모든 일들이 이제는 과거가 되었다. 올 해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직장인의 고민인 연말정산의 준비기간이란다. 좀 더 많은 혜택을 보려고 꼼꼼히 근로소득세의 계산구조와 요건을 이것저것 체크하는 딸은 바쁘다. 경제활동에서 비껴난 우리도 한 해 동안을 어떻게 살았는지 정산해 보기로 했다. 한 해를 뒤돌아보면서 산책길에서 겨울나무를 만났다. 뼈마디만 남기고 모두 떨구어 버린 나목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연말정산을 끝냈나 보다. 이제 받을 것도 줄 것도 없다는 듯 서슬 퍼런 한파에 온몸을 맡기고 서 있는 모습에서 느끼는 것이 많다. 나도 겨울 숲의 나무들처럼 저렇게 깔끔하게 한해를 정리 해 보자고 마음 먹어본다. 그동안 소원했던 사람들을 만나서 마음을 나누는 시간도 만들어야 하고 가까이 지냈던 사람은 좀 더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기위해 마음을 내야 한다. 알게 모르게 마음으로 지은 빚은 어떻게 청산해야 할지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마음에 상처를 준 지인에게는 용서를 구하
[충북일보] 장애인학교는 학생들의 자립에 신경 써야 한다. 그러다 보니 직업교육의 비중이 일반 학교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 공예나 제빵 등의 직업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런데 충북도내 대부분의 장애인 학교에서 장애인 직업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장애학생의 취업 역량을 강화해 실질적인 자립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통합형 직업교육 거점학교'에 대한 사후관리마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통합형 직업교육 거점학교는 특수교육대상학생에게 다양한 현장 실습을 지원해 사회적응력과 직업준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거점학교로 지정된 학교는 물론 인근 특수학급 학생에 대한 직업훈련과 컨설팅도 지원하고 있다. 충북지역엔 3곳의 통합형 직업교육 거점학교가 있다. 자료상으로는 저마다 다양하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 이후 취업 현황은 어느 학교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교육은 그럴싸하게 해 놓고 정작 사후관리는 등한시하고 있는 셈이다. 장애학생들의 능동적 사회참여를 위해 현장 중심의 직업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본보 보도대로라면 기존의 학교중심 직업교육 환경은 바뀌어야 한다. 현장 중심의 직업교
[충북일보]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고 있다. 난방을 위한 전기 사용도 점차 늘고 있다. 그러나 전통시장 화재에 대한 예방 및 대비는 매우 미흡하다. 충북지역 전통시장 누전·합선 노출면이 전국 최고의 위험 수준을 보였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유섭 의원이 중소기업청을 통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그렇다. 대형 화재 발생 위험성 아주 크다는 경고다. 특히 배선상태가 나빴다. 무려 53.8%(859개)가 불량 판정을 받았다. 전국 평균 20.8%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대형 화재를 불러온 대구지역의 배선상태 불량 판정률은 27.3%이었다. 충북의 절반 수준인데도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불량한 전기안전시설은 언제든 화재로 직결될 수 있다. 그런데 누전이나 합선 같은 전기안전사고의 경우 외부에 잘 노출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빠르게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났다하면 대형으로 이어지는 이유도 여기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통시장 화재 건당 평균 피해액은 1천336만원이다. 전체 화재사고 건당 평균 피해액 779만원 보다 1.7배 많다. 전통시장 구조상 화재가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통시장은 점포가 밀집돼 미로…
[충북일보] "나는 우리 민족의 장래를 위하여 요구하는 조건이 많지마는, 첫째 요구하는 조건은 책임적 애국자가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내가 우리나라를 위하여 때때로 슬픈 생각을 가지는 것은 한때 한때 감정의 자극으로 떠들고 뛰노는 애국자가 많지마는 꾸준하게 나라일을 맡아가지고 실지로 일하는 책임적 애국자가 너무도 적음을 봄이외다."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께서 1926년 상해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흥사단 단우회의 석상에서 '책임적 애국자'라는 내용의 연설 내용이다. 당시 흥사단 단우 신두식의 필기로 보존되어 있던 것을 미주에서 오랫동안 흥사단 활동을 한 곽림대가 흥사단본부에 보낸 '안도산'이란 긴 원고 중에 '도산의 연설과 언론'의 일부이다. 도산은 끝으로 "내가 오늘 여러 가지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가운데 벽두에 책임적 애국자라는 문제로 먼저 말하게 됨은 여러분이 먼저 이에 대한 깊은 각성이 있기를 바람이외다. 만일 내나 여러분이 국가에 대한 책임심이 없으면 소위 나라 일을 말한다는 것이 다 거짓이요 헛것이올시다. 여러분은 각각 스스로 책임적 애국자인가 아닌가 살펴보시오. 내나 여러분이 다 대한(大韓) 사람인데 만일 대한 일에 대한
[충북일보] 조류인플루엔자(AI)가 충북에 재앙을 불러오고 있다. 확산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음성, 청주, 진천, 괴산, 충주에 이어 옥천에서도 발생했다. 옥천 지역에서 AI 발생은 처음이다. AI로 인한 피해는 이제 재앙 수준이다. 살처분 마리수가 전체 사육 가금류의 10%를 넘은 지 오래다. 직간접 손실액이 모두 4천9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금도 거의 매일 의심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 충북지역 AI 살처분 농장수가 102곳에 이르고 있다. 5천 마리 이상 사육 중인 농장수가 403곳(닭 242, 오리 161)인 것을 고려하면 약 25%가 AI 광풍에 쓰러진 셈이다. 당분간 피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AI 사태로 인한 피해액은 최대 1조4천77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살처분 보상금 및 생계소득안정 등에 소요되는 국가 예산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암울하기만 하다. 야생철새는 계속 국내 도래지로 유입되고 있다. 정부 당국의 뒤늦은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 국정농단 사태로 정국이 불안정한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정부 기능마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큰 문제다. AI는 지금
[충북일보] 대선구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우선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의 분당(分黨)이 확실시되고 있다. 정계개편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가 27일 새누리당을 탈당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비박계 신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확실하다. 국회 구성의 4당 체제를 의미한다. 차기 대선 역시 양자 구도가 아닌 다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반 총장의 대권도전 자체는 예상돼 왔다. 그리고 반 총장이 국내 정치에 참여하지 못할 어떤 이유도 없다. 다만 반 총장의 대권도전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반 총장은 이런 점을 제대로 헤아려야 한다. 반 총장이 어떤 행보를 보이냐에 따라 예측불허의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특히 충청권 의원들의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 반 총장 귀국에 맞춰 탈당 대열에 합류할 수도 있다. 반 총장이 제3지대를 발판으로 삼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아무튼 반 총장은 현실 정치 참여를 선택을 했다. 선택에 대한 책임 역시 반 총장의 몫이다. 다양한 공직 경험과 국제무대에서 검증된 능력이 반 총장의 가장 큰 장점이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갖고 있는…
전국적으로 학생들에게 독감환자의 확산으로 교육부에선 조기방학을 권하고 있어 충북에서도 이번 주부터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겨울방학은 대학이 제일먼저 하지만 학교별로 교육과정운영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방학시작과 개학이 조금씩 달라진다. 교사들은 방학 전에 학생들과 충분한 사전생활계획과 학습과제를 협의 후에 과제를 선정하므로 담임들은 다른 때보다 좀 진땀을 흘린다. 방학과제는 담임이 다양한 과제를 제시하고 그 과제에서 자기가 선택해 할 수 있고 국내외현장학습을 다녀온 후에 현장학습내용을 잘 정리해 과제로 대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교육여건이 빈약한 농촌학생들은 현장학습은 어렵고 담임이 내준 숙제를 중심으로 집에서 겨울방학을 보내는 학생들도 많다. 방학기간엔 엄마들이 내 자녀가 주어진 숙제를 잘하고 있는지를 안내하는 도우미교사가 돼야한다. 엄마들의 관심만큼 자녀들은 달라진다는 평범한 말처럼 가정으로 돌아온 내 자녀들이 방학생활을 철저히 하는지를 잘 확인지도 감독해야한다. 요즘 학교수업이 자유학기제로 흐르며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학원으로 직행하기 때문에 교문 밖에서 기다리는 학원 차 때문에 담임들은 정규수업을 빨리 마쳐야하는 큰…
중·고등학생부터 80대 노인까지 전 연령층의 국민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으로 모였다. 이 사상초유 대규모 촛불집회의 시발점이 된 사건은 한 개인의 입시비리에 대한 의혹제기였다. 교육은 생애발달 단계가 다른 모든 연령층이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는 중요한 주제이다. 심리학적으로 생애발달 단계에 따라 교육은 다른 의미를 지닌다. 학령기 교육은 대학입시와 결부되어 개인의 삶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사건이 된다. 대학입학 이후 교육은 취업을 결정하는 한 요소로 이후 한 개인이 얼마나 안정적인 삶을 살 것인지와 결부된다. 사회인이 된 후 교육은 개인에게 변화와 도약을 위한 기회가 되기도 하며, 자신이 속한 그룹 안에서 목표하는 위치에 도달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된다. 마지막으로 가정을 이루고 한 아이의 부모가 되고 나서 부모들은 자녀들의 안정된 미래를 위해서 교육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부모로서 자녀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귀한 것 중 하나가 교육의 기회라고 느끼는 것이다. 과거부터 교육은 인생을 바꾸는 사다리 역할을 해 왔다. 교육은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며, 개인은 노력의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새벽,
참 시시한 겨울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까마득하게 거슬러 올라가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더라도 확연하게 비교가 된다. 그때의 겨울은 매섭고 추웠다. 눈도 많았을 뿐더러 길고 긴 시간이 야속할 정도로 혹독하였다. 그런 가운데서도 악동들은 언 손이 갈라져 터지는 줄도 모르고 썰매를 타며 신나게 놀았다. 꽁꽁 얼어붙은 명암저수지가 바로 그 본거지였다. 동네에서 가까운 그곳은 계절마다 우리들의 놀이터가 되어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겨울이면 어김없이 천연아이스링크로 변해 온통 아이들 판이었다. 시간의 필름을 거꾸로 돌리면 넓은 얼음판을 마음껏 지치고 달리던 악동들의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넘어지고 뒹굴면서도 외발 썰매에 올라 무에 그리 즐거운지 찬바람을 씽씽 가르던 동무들의 질주가 눈에 선하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기억이 있다. 그게 무슨 영문이지는 훗날 머리가 큰 다음 알게 되었는데 상어이빨과 같은 톱날이 달린 대형 톱을 들고 얼음을 뜨던 어른들의 모습이었다. 대개 해동하기 직전인 2월 말경, 여름에 쓰기 위한 저장용으로 저수지의 얼음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내는 작업이었는데 기계 하나 없이 전부 수공으로 이루어지는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얼음이 하나 잘
6개월 전, 창조경제팀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을 때 주저하지 않았다. 독립투사도 아니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밤낮없이 고민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조직의 부름은 85만 시민의 부름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을 했다. 창조경제로 새 시대를 열고 문화융성으로 지역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는 강한 믿음과 신념 때문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만나는 사람마다 창조경제팀 부서 명칭부터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박근혜 정부의 최대 실정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깃발을 내려야 하지 않느냐고 핏대 세우는 사람이 많다. 최순실게이트에 직간접적으로 엮이거나 피해를 본 사례는 없는지 따져 묻는 사람도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의 한류와 문화비전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 것인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결과적으로 이 땅의 문화정책에 심각한 상처를 입은 것이 사실이지만 근원을 찾아 나서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부르짖었는지, 지구촌은 지금 어떤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새로운 전략과 방향을 찾아 나서야 한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말이다. 앨빈토플러, 새뮤얼 헌팅턴, 이어령 등 국내외 전문가들은 개발중심의 산업자본 시대에서 개
1977년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언(於焉) 40년 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당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충청남도에서 시행하는 5급 을류(지금의 9급) 지방공무원 공채 시험에 합격하여 천원군(현 천안시) 입장면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초임지인 입장면에서 군에 입대, 3년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복직해 1981년 1월 고향인 괴산군으로 전입해 청천면 송면출장소를 시작으로 공직생활을 했다. 퇴임을 앞둔 지금 공직생활 중에 있었던 수많은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간다. 80년대 부족한 식량 확보를 위해 다수확 품종인 통일벼 재배를 권장했다. 지력을 높이기 위한 논 갈아엎기(추심경)와 논바닥에 볏집 깔기, 피사리와 농업용 폐비닐 수거 지도를 위해 출근해서 퇴근할 때 까지 논·밭두렁을 누비고 다녔다. 사무실 일은 밤늦도록 야근을 했다. 화학비료가 부족해 마을마다 잡초를 베어 퇴비 더미를 만들었으며 퇴비증산 왕을 선발하여 시상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친환경 농법이었다. 문서는 직접 펜으로 작성했다. 회의서류는 등사 원지에 철필로 글자를 써 넣고 잉크를 바른 롤러로 밀어서 인쇄했으며, 미농지에 먹지를 깔아 등·초본을
은빛억새 바람에 일렁인다. 초록의 푸른 빛깔은 잠시 울긋불긋 옻을 갈아입는 듯하더니 앙상한 속살을 드러냈다. 대지는 갈색으로 변했다. 땅에 납작 엎드린 냉이 등이 푸른빛을 머금고 있다. 저 멀리 호수보다 너른 물위에 오리들이 터를 잡고 있다. 가끔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비행하기도 하고 물살을 가르기도 한다. 둑방 나무에는 산까치들이 나무사이를 오가며 째재째재 소리를 지른다. 저 파란 창공으로 보라매 한마리가 바람결에 긴 날개를 펴고 비행을 한다. 자건거를 탄 라이더들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미호천이 금강과 만나는 합수머리이 광활한 습지 한켠에는 '금강과 미호천이 어우러지는 생명의 강'이란 비석이 서있다. 합강정(合江停)에 오른다. 시작점과 끝점을 바라본다. 시작점은 망이산 옹달샘이다. 도도히 흐르는 물줄기의 끝은 서해 바다다. 그 한가운데 합강에 서서 1년간의 미호천 탐사를 돌아본다. 혹한이 몰아치던 1월 3일 합강을 찾았다. '미호천은 이곳에서 어떤 의미인가· 어떤 가치를 지녔는가·' '상생의 강' 미호천의 재발견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지역과 지역이 한데 모아 버무려지고 다시 태어나게 할 수 있는 공간 그게 미호천과 금강의 합수머리다. 우리는 발
[충북일보]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의 집단 탈당이 기정사실로 확인됐다. 김무성·유승민·나경원 의원 등 31명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했다. 비박계는 전날도 오찬회동을 갖고 집단 탈당 여부를 논의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보수 성향 정당의 분당이 가시화 되고 있다. 정우택(청주 상당) 원내대표의 정국 돌파에 관심이 쏠린다. 충북 출신으로 가라앉고 있는 배의 선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정 대표에겐 지금 침몰 직전의 당을 구하고 정상적인 정치 재개를 위한 묘수가 절실하다. '신의 한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당내 비박계는 이미 탈당결행 예정일(27일)까지 밝혔다. 정치 파트너인 야당은 정 대표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 마디로 사면초가다. 그러나 정치로 못 풀 건 없다. '정치가 생물'이란 비유는 이럴 때 필요하다. 정치는 분쟁과 조정, 이해와 타협, 충돌과 화해를 통해 발전한다. 양당 체제든, 4당 체제든 민주정치에서 보수와 진보는 공존해야 한다. 각 당의 대표도 있어야 한다. 정 대표 역시 그 중 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우리는 특정당의 일방독주를 원치 않는다. 일방의 독주는 정치를 발전
한 해를 마무리 하는 12월도 벌써 하순에 접어들었지만 예년과 달리 크리스마스의 들뜬 분위기도, 신년을 준비하는 희망의 메시지도 보이지 않는 요즘이다. 국민을 편안하게 해야 할 정치권은 매일 다툼을 하고 있고, 조류인플루엔자(AI)가 사상 최대로 확산되고 있으며, 초중고교에 인플루엔자(독감)가 급속히 확산 되면서 학령기 독감 의심 환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한다. 우리 괴산에는 "유기농산업 발전을 위한 조찬 간담회"가 있다. 지난 해 성공적으로 마친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계기로 지역의 중점산업을 유기농산업으로 이끌어 보자는 모임이다. 충북의 유기농특화도 선포와 괴산의 유기농업군 실현을 위해서는 유기농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이며, 유기농업을 하기 위해서는 유기농 정신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 일 것이다. 유기농의 정신을 비정부 조직으로 국제 유기농업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IFOAM(국제유기농업운동본부)의 기준서를 바탕으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건강의 원칙이다. 유기농업은 토양, 식물, 동물, 인간과 함께 지구의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시킬 것을 강조한다. 건강한 토양은 건강한 작물을 생산하고, 그것은 다시 인간과 동물의 건강을
[충북일보] 고속철도가 부정확하고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면 각광받을 수 있을까.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한국철도시설공단은 KTX 세종역 신설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철도공단의 '이상한(?)' 철도 건설 정책에 대한 비난이 많다. 철도공단 스스로 역간 적정거리 기준을 무시하는 모순에 빠졌기 때문이다. 철도공단은 불과 4년 전 역간 적정 거리 기준을 마련해 발표했다. 철도 건설의 효율성과 역 신설과 관련된 소모적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이 기준에 따르면 역간 거리는 고속철도 57.1㎞, 일반철도 7.3㎞, 광역철도 2.2㎞ 이상이 적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정도 역간 거리가 확보돼야 최고속도를 낼 수 있다. 역간 적정거리 확보가 적정 속도 운행을 가능케 하는 셈이다. 다시 말해 역간 적정거리 확보가 안 되면 고속철 도입 의미도 사라지게 된다. 고속철로써 제 속도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세종역 신설 주장은 모순이다. 공주역과 오송역 간 거리는 불과 44㎞다. 시간으로 따지면 10여 분 남짓이다. 중간에 세종역이 신설되면 22㎞씩 반분하게 된다. 44㎞ 거리에 KTX 기차역 3개가 들
방서동 지역은 오랫동안 대머리라는 이름으로 불리어 왔다. 방서동에 얽힌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은 마치 이곳에 대머리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유래된 지명이 아닌가 하는 상상도 할 수가 있겠지만 이 곳이 대머리라 불리게 된 데는 다음과 같은 유래가 전해온다. "고려의 태조 왕건이 후백제의 견훤과 치열한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을 때 어느날 청주를 거치게 되었다. 오랜 전투로 물과 군량미가 필요했는데 청주의 호족인 한란이 왕건의 군사와 군마에 물을 제공하고 군량미를 제공하여 후백제와의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데 큰 공을 세웠다. 왕건이 그 공을 인정하여 대인이란 벼슬을 내리고 '대마을(大村)'으로 불리다가 대머리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 250여 성씨 가운데 11번으로 번창한 청주 한씨가 방정리(方井里)에 살았다는 연유로 이 곳에 '대머리'라는 지명이 생겼다고 전해오는 마을의 유래가 있는 것으로 보아 '대머리'라는 지명을 '큰마을', '큰 우두머리'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원래 '한(韓)'의 뜻이 '크다'와 통하는 것이며, '머리'도 '두목ㆍ지도자'와 통하는 것과 방정(方井)에 위대한 인물이 있었다는 점과,…
사방이 두터운 잿빛 우울로 내려 앉아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이 나라의 현실에 절망하는 이들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라도 지펴지길 빕니다. 진정 올해같이 다사다난하다는 말이 절실하게 다가왔던 날들이 있었던가요. 내일을 가늠할 수없는 이 막막한 겨울에 서민들은 매일같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에게는 탄핵도 탄핵이지만 먹고 사는 문제가 삶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지요. 서민경제는 이미 바닥을 친지 오래되었습니다. 이 나라엔 그 무엇 하나 제대로 굴러가는 것이 없나 봅니다. 벌거숭이 임금님이라는 동화가 있습니다. 거리를 행진하던 벌거벗은 임금님은 아직도 본인이 옷을 벗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사기를 당하고 있는 줄 알면서도 권력의 마취를 당한 관료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지 않다고 얘기할 용기가 없었지요. 더군다나 이미 그들은 그를 이용해 자신의 영달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국민을 보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권력과 부만 생각하는 것은 지금과 유사하지요. 왕은 이미 벗겨져 아이들에게조차 조롱거리가 되고 있지만 자기에게 손가락질하는 국민들을 한탄한 채 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우스꽝스러운 현실이 지금 이 나라 우리의 현실입니다. 거리에
[충북일보] 딱 7년 전의 일이다. 2009년 2월 전용헬기로 청주공항에 도착한 이명박(MB) 대통령은 현지에서 정우택 지사의 브리핑을 받는다. 정 지사는 이날 백보드까지 준비해 청주공항 내 항공기정비센터(MRO)를 건의했고, MB는 그 자리에서 흔쾌히 약속했다. MRO 시범단지 청주공항 당시 청주공항 MRO 단지의 법적지위는 시범단지였다. 시범단지는 일단 시행한 뒤 성과가 좋으면 타 지역에도 추가하는 선도적 위치로 볼 수 있다. 국내외 항공기 정비수요가 청주공항에 집중되면, 공항 주변에 숙박·음식·유흥 등 다양한 인프라가 들어설 수 있다. 이를 발판으로 항공복합산업단지 조성까지 확대할 수 있었다. 이는 청주는 물론, 충북의 산업지도까지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MB의 MRO는 딱 두 가지 조건이 엿보였다. 하나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충북도가 노골적으로 반대하지 말아야 했다. 물론, 당사자들은 부인하겠지만 2009년 당시 MB의 청주공항 방문을 취재했던 상당수 현장 기자들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 문제를 뒤늦게 따져 보자는 얘기가 아니다. 두 번째는 공기업 선진화 정책의 일환으로 청주공항을 민영화
[충북일보]병역은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다. 그런데 여전히 병역기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병역의무를 고의로 기피한 사람들의 이름과 주소 등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명단은 공개 근거가 된 병역법 개정안이 발효된 2015년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병역을 기피한 사람들이다. 현역입영 기피자가 166명으로 가장 많다. 그 다음이 사회복무요원 소집 기피자 42명, 국외불법체류자 25명, 병역판정검사 기피자 4명 순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이 104명으로 전체의 43.7%를 차지했다. 충북은 17명으로 네 번째로 많다. 우리는 병역기피를 위한 불·탈법 비리를 엄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안보는 국민의 병역의무로부터 출발한다. 병역제도의 원칙과 기본이 중시돼야 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병역의무에 꼼수나 호의는 있을 수 없다. 불법 병역비리 수사범위는 지위고하를 막론해야 한다. 성역이 있어선 안 된다. 불법 병역기피 대상자의 엄중한 처벌은 당연하다. 관련자 역시 다르지 않다. 공직자의 경우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 '병역'은 국민정서에 맞게 공정해야 한다.…
[충북일보]2016년은 대한민국에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했다. 그 중 하나가 성숙된 시민의식이다. 질서 있는 촛불집회는 평화로웠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100m 앞 대규모 집회도 가능했다. 아무런 사고 없이 끝났다. 어느 때보다 힘이 컸다. 대통령 탄핵까지 불러왔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청주는 좀 다르다. 시민 안전을 위해 도로·인도 등에 설치된 각종 시설물이 몸살을 앓고 있다. 취객 등 일부 시민들의 어긋난 시민 의식으로 시설물이 파손되고 있다. 부서진 채로 장기간 방치돼 또 다른 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도로와 인도에 설치된 시설물은 말 안전시설물이다. 시민을 위한 안전장치다. 그런데 어긋난 시민 의식 때문에 수난을 겪고 있다. 파손에 따른 잦은 시설 교체와 보수 등으로 혈세까지 낭비되고 있다.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빌려간 뒤 장기간 반납하지 않는 얌체족들도 있다. 충북도중앙도서관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대출된 도서 중 반납되지 않는 도서가 총 735권이다. 미납 도서를 기다리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시민의식이란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정신적 태도와 양상을 이른다. 시민의식
12월의 새벽에 마주치는 시간만큼 진실한 순간이 있을까· 아직 바깥은 캄캄하다. 난 뜨거운 물에 진하게 커피를 타서 내방으로 건너온다. 온기가 남은 이불속에서 책을 펼쳐 들었으나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12월의 새벽은 허세도, 겸손도 필요 없다. 그저 나만 바라보면 된다. 이제 수확은 끝났다. 들판이 텅 비었듯이 내가 일군 1년간의 경작지도 휑하니 비워졌다. 지난봄의 화사한 벚꽃이 사라지고, 지난여름의 뜨겁던 태양도 식어버리고, 먼 여행을 떠나는 승용차의 엔진소리가 멀어지듯이 한 번 지나간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회한도 후회도 없는 12월의 새벽을 좀처럼 만나지 못했다. 예전에는 회한과 후회가 많은 12월을 맞이했다는 말이다. 영하의 기온 속에 차고 시린 겨울을 보냈다는 의미이고, 추운만큼 쓸쓸했다는 얘기이다. 겨울 나목을 바라보며, 지난봄부터 가을까지 나무에 매달려 노심초사한 과실과 꽃은 맹목이었고, 지금 눈앞에 헐벗은 채 서있는 나무가 본질이었음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난 1년 내내 세상의 많은 것을 욕망했다. 허세를 부리니 번민이 따라다녔다. 아마도 그랬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가니 나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했다.…
느닷없이 목이 시원찮다. 젊을 때야 그냥 지나칠 일이지만 나이를 먹다보니 조금만 아파도 겁부터 덜컥 난다. 서둘러 동네 의원을 찾았다. 평소에는 한산한 곳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대기실엔 사람들로 넘쳐났다. "무슨 일이죠· 왜 이렇게 환자가 많아요·" 놀라서 묻자 직원은 귀찮다는 듯 쳐다보지도 않고 건성으로 대답한다. "요새 독감이 유행이잖아요. 독감검사까지 하느라 정신없이 바빠요." 간신히 접수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무려 서른일곱 번째라는 대기 번호를 받아들고 말이다. 문득 손자들은 괜찮을까 걱정이 되었다. 궁금하여서 막 전화를 하려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딸이었다. 큰손자가 어젯밤부터 열이 높아 검사를 해봤더니 A형 독감으로 판정이 났다한다. 이상하게 잠만 자던 둘째도 뒤이어 A형 독감으로 확인이 되었다면서 엄마는 괜찮으냐고 안부를 물어왔다. 이번 주 내내 아이 둘을 돌봐야하는 딸의 고생이 안타깝고 고열과 고통에 시달릴 손자들이 안쓰러웠다. 이번 독감은 전염력이 높다는데 이러다 딸과 사위까지 앓게 될까 봐 근심이 앞섰다. "따르릉 따르릉" 이번에는 아들이다. 두 손자들의 상태가 영 엉망인 모양이다. 열이 높아 유치원도 못 보내고 집에
"우리 기업인들은 좋은 공무원 만나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는 천수답(天水畓)과 같은 신세입니다." 지난 2014년 3월, 국무총리실 주관 규제개혁토론회에 참가했던 어느 여성기업인의 항변이다. 이 말은 이후 규제개혁 정책을 추진하는 동안 두고두고 회자되기도 했다. '규제개혁'이 최대 국정과제로 부상하고 있던 당시 업무를 담당했던 그 열정만큼은 아니었지만 얼마 전 일본연수를 떠나면서 잠시 잊고 있었던 '규제개혁'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작고 아기자기한 문화를 갖고 있다. 후쿠오카 상공에서 내려다본 깔끔하게 정비된 해안가와 넓게 펼쳐진 2~3층의 작은 건물들의 물결은 과연 일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연수 내내 접했던 음식이나 도로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소형자동차, 오밀조밀한 가게와 기념품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일본의 문화적 외형과는 달리 후쿠오카시의 규제완화 정책은 다소 파격적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텐진구역 재개발이다. 도심 한복판의 일정구역을 정해 건물의 고도제한을 완화하고 각종 인센티브 지원으로 고층빌딩의 재건축을 유도한 것이다. 고도제한 완화로 건물의 활용도를 높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공간을
1980년 대 일이다. 교감경력 13년 된 교감선생님께 교육청 학무과장(지금의 교육과장)이 물었다. "교감선생님, 승진하실 때 되었지요·" "예, 그렇습니다만." 그 후에도 두어 번 더 같은 얘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 때는 그냥 인사로만 생각했는데 한참 후에 생각하니 그 말뜻을 알 것 같았다고 한다. 교육청에서 교감 인사를 직접 담당하는 분이 몰라서 물어보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당시는 교장승진에 10년 정도 소요되던 때였다. 결국 교감선생님은 교감으로 정년퇴직하셨다. 당시에도 교육계에서는 사범학교 출신과 비사범계 출신 교원이 있었고 사범계에서도 청사, 충사, 충북대, 공주대하면서 파벌이 존재하였다. 정년퇴직하신 교감선생님은 물론 비사범계였다. 최근 제정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누구든지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 등에게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한 부정청탁을 금지하고 어떤 부정한 청탁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접대나 금품수수 등을 금지해 공명정대한 사회로 바꾸어 나가자는 것이다. 적용대상을 명확히 하고 15영역별로 부정청탁 유형을 정하고 금품수수금지 기준을 정하였다. 아직은 법 시행초기 이기는 하나 많은…
포르투갈은 1926년 쿠테타로 군인들이 정권을 장악한다. 이때 혜성처럼 등장한 경제학과 교수 출신의 안토니우 드 올리베이라 살라자르는 1928년 포르투갈의 제정부 장관으로 임명된 후 단, 1년만에 고질적 재정적자를 흑자로 돌려놓았으며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1932년 총리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총리 취임 직후 국민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파업 등 노조활동 금지, 사회활동 국가조정· 관리와 집권당에서만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등 총리의 해임이 사실상 불가능한 개헌을 추진하지만 포르투칼 국민들은 20여 년간 계속된 정쟁과 부정부패를 지켜보며, 정치에 대한 무관심에 길들여져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살라자르는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투표를 감행하였고 찬성 580,379표, 반대 5,005표, 기권 427,686표가 나왔으나 기권표를 찬성표로 간주해버리고 개정 헌법을 통과시켜 버린다. 이렇게 국민 과반의 동의와 절반의 무관심 속에서 살라자르는 합법적인 독재자가 되기에 이르렀으며, 헌법 개정 이후 국민들을 위한 정책이라는 명목 하에 '3F정책' Futebol(축구), Fatima(종교), Fado(음악)에 아낌없는 지원을 한다. 그 결과 국민들은 정치 대신 축구에 모든…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