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이 훨씬 앞선 현역 진보 후보 하나를 두고 보수 후보 두 명이 나서서 함께 겨루기에는 힘이 부칠 것이라 하여 시도되었던 보수 후보 단일화가 무산된 모양입니다. 단일화가 진행되는 동안 바라보는 모두가 결말이 과연 다수의 희망대로 이루어질 것인지 확신을 갖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앞 다투어 무조건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입을 모았고, 묘하게도 후보자들이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까지 함께 공부한 동문이기에 가능성을 크게 열어둔 채 성공을 기대했던 것 또한 사실이었습니다. 하긴 애초에 단일화를 위한 조건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하긴 했었습니다. 한쪽에서 보면 사전 지지율에서 미세하나마 자신이 앞서는 듯싶어 여론조사에만 전적으로 의지하고 싶을 테고 다른 쪽은 단일화 추진주체의 구성원들이 자신과 조금은 더 가깝게 느껴질 듯싶어 분명 서로에게 유리한 방안을 강하게 주장할 게 분명한데 모두의 바람처럼 단일화가 무사히 이루어질 것인지 의심스러웠던 것입니다. 결국 '혹시나'하고 기대했던 보수 후보 단일화는 걱정했던 대로 '역시나'로 끝났습니다. 예측했던 대로 양측은 단일화 협상의 결렬 원인을 서로에게 돌리며 포화를 퍼붓고 있습니다. 이
[충북일보] 6·13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이다. 각 당의 본선 후보들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선거전도 점점 불이 붙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곳곳에서 당내 경선을 치르고 있다. 이미 군수 후보 7명을 확정했다. 8일 음성군수 후보가 결정됐다. 9일엔 청주시장 후보가 결정된다. 어느 지역 경선은 시비를 낳을 만큼 치열하게 진행되기도 했다. 야당들은 후보 기근의 어려움을 겪으며 공천 작업을 마무리 중이다. 유권자들의 최종 선택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을 향한 일방적 쏠림 현상으로 치러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걱정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가장 우려되는 게 '바람 선거'다. 자칫 '묻지마 투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특정당 후보가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당내 경선에 사활을 건 이유도 여기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정당 선호도 투표로 회귀할 개연성이 아주 높다. 물론 정당정치에서 정당의 잘잘못을 표로 심판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과 달라야 한다. 지역의 미래를 선택하는 일이기에 하는 말이다. 향후 지방분권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 모든 흐
樹欲靜而風不止하고 子欲養而親不待라. "나무가 가만히 있으려하나, 바람이 가만두지 않고, 부모님께 효도하고자 하나 부모님이 기다려 주지 않는다"라는 논어의 한 구절이 있습니다. 그런데 공자의 훈계가 무색한 일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 중국 쓰촨성 펑저우시 한 시골마을 옥수수 밭에서는 공개 순회법정이 열렸습니다. 주민이 지켜본 재판의 원고는 린슈즈 할머니. 피고는 아들 둘에 딸 둘, 자녀 네 명입니다. 린 할머니는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작은아들 집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런데 며느리와 갈등이 생겨 이듬해부터 6년간 혼자 살았습니다. 다리가 아파 거동이 힘들자 다시 자식 집에서 살고 싶었지만 맡겠다는 자식이 없었습니다. 마을위원회가 조정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자 할머니가 소송을 제기한 사건을 한 일간지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어제는 어버이날이었습니다. 큰 무언가를 해 드리려고 기다리는 것보다 당장 말 한마디라도 건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마음입니다. 아버지가 떠나가신지 햇수로 11년, 그전 아버지와 함께 병원을 오가며 곤지암 한우국밥집, 천안삼거리 호두과자, 그리고 집에 들어가기 전 증평읍의 영양탕집 부자가 말없이 20년간
나의 공직생활이 시작됐다. 모든 게 새롭고 또 설렜지만 막상 민원인을 대할 생각을 하니 무척 긴장됐다. 불확실 속에서 함께 일하는 다른 직원에게 수없이 물어가며 일하고 있지만 어찌 됐든 모든 책임이 내게 있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임용된 지 불과 석 달이 되지 않았지만 살면서 처음 느끼는 책임감에 적잖아 당황하고 있다.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이 맞는 방식인지, 민원인에게 누가 되지는 않을지, 내가 하는 방식 외에 민원인에게 더 편한 방식이 있을지, 민원인에게 불친절하진 않았는지 매 순간 긴장하며 일하고 있다. 사직 2동으로 임용된 후 처음 업무를 시작할 땐 사소한 부분까지 모든 내용을 필기해 놓고 그것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해야만 했다. 당연히 민원 받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처음엔 내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가 어떤 것인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실무적인 것들만 익혀서 일을 처리했다. 내가 발급하고 있는 증명서들이 어떻게 쓰이는 지도 모르고, 무엇을 발급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른 채 정신없이 업무를 해나갔다. 하지만 마냥 느릴 것만 같던 나의 업무도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더불어 전보다 일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처음
[충북일보] 최근 중앙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두개의 단어가 있다. 하나는 내홍이다. 내부(內部)에서 자기들 끼리 일으키는 분쟁(紛爭)을 의미한다. 다른 하나는 내홍에 빗대 만들어진 단어다. '외홍(外洪)'은 바깥에 있는 홍준표 변수라는 의미로 자유한국당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급조된 단어다. 왜 그럴까? 후보가 몰리는 여당에서 어느 정도의 내홍은 불가피하다.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들의 반발은 예정된 수순이기 때문이다. 홍준표 역신드롬이 더 무섭다 홍준표 대표는 지금 '삼면초가(三面楚歌)'다. '사면초가(四面楚歌)'라고 표현하기에는 홍 대표의 측근세력이 아직 한 면(面)을 사수하고 있는 모양새다. 대신 밑바닥 민심은 역(逆) 신드롬에 가깝다. 어떤 것을 좋아하는 현상이 전염병과 같이 전체를 휩쓸게 되는 현상을 우리는 신드롬(Syndrome)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홍 대표에 대한 밑바닥의 감정은 반대의 상황이라는 것을 서너 명의 유권자만 만나 보아도 확인할 수 있다. 변호사 출신으로 국회부의장 보좌관을 역임한 자유한국당 소속 A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홍준표 대표의 북한 김정은과의 만남에 대한 최근 발언내용은 현 상황에 대해 타당한 지적이라고 했다
누군가 자신을 키운 것은 팔 할이 바람이었다고 말하지만, 나의 팔 할은 추억의 음식이라 난 말하겠다. 추억의 음식이 날 먹여주고, 나를 기쁘게 했고, 눈물 나게 했고, 나를 선하게 하고 성장시켰다. 그 추억의 맛들은 나를 끈질기게 붙들며 내 삶의 팔 할을 장악했다. 내 영혼과 내 기질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추억의 음식은 한 번도 자신을 위해 밥상을 차릴 줄 몰랐던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코흘리개 다섯 자식들의 입에 밥을 떠 넣어주고 난 뒤에야 물에 찬밥을 말아서 허겁지겁 몇 술 뜨던 내 어머니의 잔상으로도 남는다. 내가 아는 누군가는 외로워지면 밥을 많이 먹는다고 했다. 먹고 또 먹어도 돌아서면 허기가 진다고 했다. 그 견딜 수 없는 허기가 서러워 이불을 뒤집어쓰고 엉엉 운다고도 했다. 채울 수 없는 허기, 어쩌면 그건 참을 수 없는 그리움이거나, 간절한 기다림이거나, 메꿀 수 없는 결핍이었을 것이다. 밥을 꼭꼭 씹어 먹듯이 그 외로움을 꼭꼭 씹어 삼켜버리고 싶은 본능의 욕구였을 것이다. 나 또한 나이가 들면서 생일을 거듭 맞을 때마다 항상 의아했다. 자식들이 비싼 음식을 사주고 풍성한 요리를 차려줘도 가슴 한편이 휑한 바람이 지나가듯 허전했다.
며칠 전 신문을 읽다가 이색적인 공약을 발견했다. 70세 이상의 어르신에게 버스비를 무료로 해주겠다는 것이다. 이런 공약을 한 후보는 충북 사람이 아니다. 충남도지사 후보로 등록한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다. 수도권에 비해서 차별 대우를 받는 지방 노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면에서 당연한 것이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모든 노인은 공평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원칙에서 문제는 제기된다. 수도권 노인이 전철을 무료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수십 년 전부터였다. 이들은 전철을 타고 온양온천으로 목욕을 다닐 뿐만 아니라 춘천으로 닭갈비를 먹으러 가기도 한다는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전철을 이용할 수 없는 충북노인은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부러운 생각이 들뿐만 아니라 억울한 기분도 감출 수 없다. 대개는 65세 이상 되면 수입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런 노인이 전철만 공짜로 타고 다닐 수 있어도 한 달에 수십만 원은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전철이 잘 되어있어서 사실상 자가용이 필요 없다. 승용차를 타고 다니다가 주차 문제로 골치를 썩이느니 차라리 전철을 이용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문제는 전철이 없는 충북 등 지방노
도심을 벗어나 대자연과 마주하니 처음 세상 구경 나온 아이같이 마냥 신기롭기만 하다. 충남의 알프스요 산소의 보고라고 불리는 칠갑산 자락으로 들어섰다. 산꼭대기에서 방사상(放射狀)으로 뻗은 능선의 어슴푸레한 경계가 편안하다. 크고 작은 봉우리,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 계곡은 생명이 숨 쉬는 어머니 품속 같다. 콩밭 매던 아낙네가 허리를 펴고 맞아준다. 청양의 명물인 천장호 출렁다리 위에 서서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강물에 시선을 두니 현기증이 났다. 심호흡을 해봐도 진땀이 나기는 매한가지다. 앞을 보아도 흔들흔들, 옆을 보아도 어질어질, 아래를 보면 울렁울렁 모두 다 멀쩡한 것 같은데 나만 겪는 어지럼증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때, "저기 칠갑산 꼭대기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라고 누군가 소리쳤다. '호랑이라고, 그럴 리가.'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눈은 이미 칠갑산 꼭대기를 더듬어 내려왔다. 안개 속의 칠갑산은 정물화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다. "뭐야!" "하하하, 엉터리." 화제가 호랑이가 되어 웃고 떠들면서 다리 끝까지 왔다. "이크, 호랑이다." 다리 건너에 정말 호랑이가 있었다. 칠갑산의 영물이라는 호랑이 모형이. "저런, 좀 전에 칠
[충북일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기관의 걱정이 크다. 특히 공무원 선거개입에 대한 우려가 많다. 특정 후보나 특정 정당을 위해 줄서기 하는 일부 공무원들의 불법행위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최근 5년간 공무원 선거법 위반행위 조치현황' 자료만 봐도 공무원 불법선거의 심각성을 금방 알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6회 지방선거 때만 206건이다. 20대 국회의원선거 38건, 19대 대통령선거 17건과 비교불가다. 최근 공무원 선거개입 행위는 대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이뤄진다. 특정 후보 홍보·지지나 비방 사례가 많다. 특정 후보자에게 유·불리한 보도자료 배포 등으로 인한 공무원 중립 위반 사례도 적지 않았다. 결론부터 밝히면 공무원 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한 철저한 감시망을 확대해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공무원들의 선거 개입 행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에 의한 인사이동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찰이 적극 나서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도 지난 3월15일부터 선거사범수사전담반을 가동하고 있다. '금품선거', '흑색선전', '여론조작', '선거폭력', '불법단체동원 선거운
[충북일보] "디지털 포퓰리즘이 가장 불행한 방법으로 우리 사회를 점령해 가고 있다." 소설가 이문열이 얼마 전 한 신문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인터넷 여론을 믿지 말라는 경고였다. *** 여론 조작과 왜곡은 국민 선동 '드루킹' 후폭풍이 거세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살짝 묻히는 듯했다. 그런데 최근 되살아났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폭행사건이 기름을 분 셈이다. 여야 '드루킹 특검' 합의는 여지없이 또 결렬됐다. 드루킹 사건은 드루킹이라는 필명을 가진 자와 그 일당이 인터넷 댓글을 조작한 사건이다. 여론과 선거전에서 불법적인 영향력을 미친 고약한 사건이다. 여권의 핵심실세와 연결돼 정치적으로 아주 예민하고 까다롭다. 경찰의 수사는 지금 한창 진행 중이다. 갈수록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범죄 사실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현재까지 드루킹 사건으로 입건된 피의자는 모두 30명이다. 드루킹 사건의 진실이 점점 더 궁금해진다. '참여 민주주의'와 '디지털 포퓰리즘'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긍정과 부정이 늘 함께한다. 디지털 세상은 시민참여 확대에 큰 도움이 됐다. 인터넷을 통해 개인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공론화 장을…
5월 8일은 어버이 은혜에 감사하고, 효(孝)사상의 미덕을 함양하기 위해 지정된 법정기념일인 46회 어버이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56년부터 기념해오던 '어머니날' 행사가 확대되어 1973년부터 '어버이날'로 제정되었다. 어버이에게 효성(孝誠)을 다하는 고사성어(故事成語)에 반포지효(反哺之孝)가 있다. '어미를 먹여 살리는 까마귀의 효성'이라는 뜻으로 부모에 대한 자식의 지극한 효도의 뜻이 들어있다. 그 유래(由來)를 살펴보면, 이밀(李密)이라는 사람에게 진(晉)나라 무제(武帝)가 높은 관직을 내렸지만 늙은 할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관직을 사양했다. 그러자 무제는 이밀 에게 크게 화를 냈고 이밀은 자신의 처지를 까마귀에 비유하면서 무제(武帝)에게 "까마귀가 어미 새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마음으로 부모가 일찍 돌아가시고 할머니께서 키워주셨기 때문에 돌아가시는 날까지만 봉양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진정표(陳情表)를 써서 올렸다.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해 온갖 아부를 하는 세상인데 벼슬을 버리고 효를 실천한 인물이다. 명나라 때의 약학서 본초강목(本草綱目)을 보면, 까마귀는 태어난 지 60일 동안은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지만 새끼가 다 자라면 어미
'말 조심해야 해야 돼', '여자직원들과는 이제 회식 안 해', '여자 근처에도 가지 마' 등.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문제를 폭로로 시작한 미투가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고, 문화계, 학계, 정치계 등의 미투 폭로가 이어지면서 가끔 남자들과 같이하는 자리에서 듣게 되는 말이다. 미투가 무엇인지, 미투를 왜 하는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이렇게까지는 말하지 않을 텐데 참으로 답답한 심정이다. 본질에 대해서는 궁금하지 않고, 남성 가해자를 오히려 피해자로 여기면서 동질감으로 생겨나는 말들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폭로된 사건들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으나, 자신의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면서 조직의 구성원으로 소속되기 위해 그 어떤 누구도 나서지 않았던 성폭력 사건들이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바로 '위계에 의한 위력'이라는 점이고, 가부장제 사회에서 피해자가 여성인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는 청주대학교 고 조민기 교수에 대한 미투에서 청주시장과 충주시장 예비후보에 대한 미투로 한동안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 청주대학교에서는 가해자로 지목된 고 조민기 교수의 자살 이후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충북일보] 지역 신문을 구독하면 구독료의 30%를 세액공제 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참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강효상(자유한국당·비례) 의원은 근로소득이 있는 거주자가 출생지·거주지 및 이에 준하는 지자체에서 발행된 신문을 구독하는 경우 구독료의 30%를 세액공제 하는 내용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청주에서 태어나 서울에 살더라도 출생지인 청주지역 신문을 볼 경우 구독료의 일정 부분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 구독료가 12만 원인 지역신문을 1년 구독하면 연말 정산 때 3만6천 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이 개정안은 지역신문 범위를 '출생지·거주지 및 이에 준하는 지역신문'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꼭 출생지가 아니더라도 연고가 있는 지방지역의 신문을 구독할 경우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구독 신문의 수에는 제한이 없다. 우리는 이 개정안이 본회의를 거쳐 꼭 시행되길 소망한다. 지역신문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심축 가운데 하나다. 지방자치제와 함께 지역신문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하지만 언론환경이 포털 중심으로 변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각종 여론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여전히 높게 나온다. 정당별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높다. 이 시기 이런 분위기는 6·13지방선거를 치르는 민주당과 민주당 후보들에겐 호기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청주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 여러 후보들의 심정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민주당 청주시장 본선 후보 경쟁은 유행렬·연철흠 후보를 포함해 5명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제는 한범덕, 정정순, 이광희 등 세 후보만 남았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며칠 내 시민과 당원들의 전화여론조사로 최종 후보를 가리기로 했다. 면면을 보면 모두 훌륭한 분들이다. 누구 하나 후보로서 흠결을 발견하기 어렵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다른 후보들을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정정순 후보에 대해선 잘 알고 있어 한 마디 하려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는 '금수저'가 아니다. 부잣집에서 태어나 편안하게 교육받지 못했다. 그야말로 농촌에서 공부만 잘한 '흙수저' 출신이다. 그는 여섯 남매의 다섯째로 태어났다. 당시 행정구역상 충북 청원군 남이면 석실리라는 작은 마을이었다. 논밭이 훤히 보이
인터넷 댓글 소동이 일어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각종 뉴스에 달리는 댓글이 국민들의 의견을 읽어 볼 수 있는 잣대가 되며 또다른 여론의 향방이 되기도 해서 그 영향력은 실로 작다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북한의 사이버 부대가 댓글 부대에 개입한다는 등 믿지 못할 얘기도 있는가 하면 각종 선거 때마다 댓글 후유증이 벌어져 드디어 국정원 까지 선거개입으로 단죄되는 국가 초유의 일도 벌어졌었다. 각종 포털의 뉴스마다 달리는 익명의 댓글은 악의적인 댓글로 점철되고 이는 곧 국민들이 반으로 나뉘어 치열한 전투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심한 욕설을 다는 댓글을 정화해 보겠다고 몇 가지 용어를 차단하는 포털도 있지만 그 정도 가지고는 익명의 댓글을 정화시키기는 역부족인 것 같다. 댓글을 달아 악의적인 의견 표시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댓글에 달리는 공감과 반대의 표시를 조작하는 일까지 벌어지며 뉴스의 메인을 바꾸어서 자기가 지지하는 진영에 유리한 뉴스를 많이 노출 되게하는 범죄형 사건까지 벌어진 것이다. 조직적인 망을 형성하여 선거의 판도를 바꾸는 일까지 만들고 그것을 빌미로 국가의 요직을 요구하는 파렴치한 행위까지 벌어지고 있다. 결국 국정을…
용이 납치해간 아름다운 공주를 찾아서 세계 각국의 용맹한 기사들이 빛나는 갑옷을 입고 왕에게 말한다. '제가 바로 공주를 구출해 올 것입니다!' 왕은 전에도 공주를 구출해 올 것이라 믿고 기대하였지만, 그 기사는 늘 돌아오지 못했다. 시간이 점점 흐르자 공주에 대한 소식은 왕의 마음속 탄식으로 자리한다. '이제, 이 세상에 진정한 기사는 없단 말인가!' 이때 등장하는 우리의 주인공, 맑은 콧물이 흐르고 꾀죄죄하기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행색이다. 입구에서부터 문지기에게 갖은 핍박을 받으며 우여곡절 끝에 등장한다. 왕의 기대는 이미 물 건너 간지도 오래지만 주인공은 나름 수완을 발휘하여 왕에게 흥정을 건다. 흔해 빠진 용과 공주 그리고 초라한 기사의 뻔한 스토리이다. 세상에 용은 없겠지만 만일 있다면 용이 인간을 볼 때 음식으로써 생각할 것인데 수일이나 수년간 공주를 잡아먹지 않고 가두어 두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갇혀있던 공주는 무엇을 먹고 마셨는지 수수께끼이다. 살아있는 공주를 보면 용이 먹을 것을 가져다주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이야기를 해석하거나 분석하면, 영혼이 없거나 정서가 메마른 사람으로 결정
얼마 전 한 국회 토론회에서 근로자들의 일과 생활의 균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 했는데, 놀랍게도 일과 생활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시간의 부족과 함께 심리적인 원인을 지적했다. 아무리 경제성장이 우선 순위이고, 열심히 일하는 자가 성공할 수 있다는 뿌리 깊은 인식이 우선한다 해도, 욜로니, 소확행이니 하는 어르신들이 보시기에 다소 아리송한 유행이 퍼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 오랜 시간 근로자들을 붙잡아 두는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경영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법적으로 근로시간과 휴가가 정해 져 있고, 퇴근시간 이후에 하게 되는 업무에 대해서는 금적전인 보상을 준다. 물론 모든 기업과 조직이 이러한 제도와 법을 칼 같이 준수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이제는 연차휴가를 신청하는 것이, 개인적 볼일 때문에 조퇴를 신청하는 것이, 저녁 6시가 되어서 퇴근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근로자들의 일과 생활의 균형이 힘든 이유를 물었을 때 가장 많은 답변이 '시간이 모자라서'다. 물론 일상의 많은 시간을 '일'에 할애하는 근로자들이 많긴 하여도 단순히 절대적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에 일과 생활의 균형이 힘들다는 의견은 왠지 깊이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해외출장문제가 한참 논란이 되더니 요즈음은 대한항공 경영자 가족 모녀의 직원에 대한 욕설파문과 물컵을 던진 사건 등으로 온통 세상이 시끄럽다. 결국 한국거래소(KRX),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등 피감기관들의 돈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의혹을 받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낙마하였고, 정치권의 고발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에 있어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취득한 이익을 모두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기업 오너 가족들의 소위 갑질이라 불리는 일탈행위에 대해서는 온통 뉴스화면과 지면을 장식하고 있고, 이를 비난하는 댓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당사자들이 연일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하고 있으나 경찰, 검찰, 관세청까지 나서서 전방위로 수사를 진행하는데다가 국토교통부까지 조사에 나서고 있으니 당사자들은 물론 기업의 운명마저 풍전등화의 모양새다. 중국 노(魯)나라의 재상이던 공의휴(公儀休)가 생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어떤 빈객이 생선을 선물하자 "지금 나는 재상에 있기 때문에 스스로 충분히 생선을 살 수 있으나 만약 지금 생선을 뇌물로 받다가 파면되면, 앞으로 생선을 먹을 수 없다"고
[충북일보]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급격히 풀리고 있다. 지금 상태로만 보면 당장 통일비용을 걱정해야할 정도로 급진전되는 듯하다. 누구도 쉽게 상상하지 못한 상황이다. 평화 분위기는커녕 핵 위기의 한반도였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회담으로 경제협력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후속조치로 나온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국의 지자체들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충북은 웃을 수가 없다. 사업 내용이 충북의 기대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민선 5기와 6기 충북도는 줄곧 국토 X축의 조속한 완성을 기대했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 후 나온 정부의 구상은 너무 다르다. X축이 아니라 H자 형태의 한반도 개발이다.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한반도를 3개의 축으로 나눠 벨트를 구축하자는 게 주요 골자다. 동해안권과 서해안권, 비무장지대(DMZ)로 나눌 수 있다. 정부의 구상대로라면 충북은 신경제지도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동해안권은 금강산 관광 개발을 비롯해 북한의 청진·단천·나진을 잇는 '에너지자원벨트'다. 서해안권은 '산업·교통·물류 벨트'다. 비무장지대(DMZ)는 '환경·관광 벨트'다
찬란하면서도 부드럽고 온화한 봄이 지나고 있네요. 사람의 삶을 싣고 계절은 끊임없이 자신의 갈 길로 묵묵히 걸음을 옮겨 놓습니다. 추운 겨울 날, 봄을 간절히 기다렸던 마음이 엊그제 같건만, 벌써 계절은 봄의 뒷모습을 남기면서 여름을 데려옵니다. 아침저녁 일교차가 들쑥날쑥 하며 계절의 변화를 예고합니다. 아침에는 봄날의 상큼함으로 한낮에는 뜨거운 여름의 열기로 인간의 감각을 희롱합니다. '봄, 화를 부르다.' 한 갤러리를 지나다 마주한 글입니다. 그지없이 정겹고 아름다운 봄이 어떤 화(禍)를 부른다는 것인지 궁금했죠. 적어도 갤러리의 문을 열고 전시된 그림을 마주하기 전까지는 그랬지요. 하지만 전시장을 화사하게 물들이고 있는 꽃 그림을 마주하는 순간, 위트 넘치는 말맛으로 머리에 환한 등불이 켜진 듯 했습니다. 봄이 꽃, 즉 화(花)를 부른다는 의미였어요. 그런데'봄, 화를 부르다.'라는 제목에서 왜 먼저 재앙만을 생각했을까요. 굳이'꽃을 부른다.'라고 하지 않고, '화를 부른다.'고 제목 붙인 전시 기획자의 의도가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화라는 독음에 '재앙과 꽃'의 의미가 동시에 존재하니, 우주의 질서까지 연결이 되더군요. 낮과 밤을 한 몸
우리는 무수히도 통일을 이야기 하였다. 수십 년 간 우리가 부른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도 셀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평화통일을 이루어 달라고 기도한 것도 하늘만큼 바다만큼 많을 것이다. 남한은 남한대로 경제력의 우위, 미국과의 동맹으로 군사력의 우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북한은 북한대로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함을 강조하면서 핵무장으로 한반도에서 절대적 힘의 우월함을 선점하려는 듯 했다. 아니, 그리 했었다. 그러나 2007년 이후 11년 만에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지난 27일 가졌다. 그날은 내가 마치 그 자리에 있는 듯 나의 온머리와 심장이 한껏 들뛰고 있었다. 작년에 북한에서 발사 된 16번의 미사일 발사가 있었기에 2018년의 남북 관계는 매우 암울한 상황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었던 기억이 불과 몇 달 전이었기에 그런 심정은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남북 관계에 결정적으로 숨통을 터준 평창올림픽과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2018년 4월 27일 그들은 영원히 갈수도 올수도 없을 듯한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악수를 하고 있었고, 한 순간에 한 민족임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또한,…
아침 6시 40분. 따뜻한 물 한 컵과 주스 한 컵, 정확하게 반으로 자른 달걀, 나보다 더 잘 깎은 과일과 견과류로 빼곡하게 찬 쟁반이 내 눈 앞에 놓인다. 화장대에 매달려 정신없이 출근 준비를 하는 나에게 배달된 아침식사는 바로 아버지의 작품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출근시간에 쫓겨 헐레벌떡 준비를 마치고 방을 튀어나가면 아버지는 나보다 더 빠른 동작으로 현관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잡아둔다.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엘리베이터에 뛰어든 나는 잊고 나온 물건은 없는지 가방부터 살핀다. 그 이후에도 거울을 보느라 정신없다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그 순간, 아버지가 엘리베이터 앞 그 자리에 계속 계셨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1층까지 내려가는 몇 분 사이, 오늘도 또 후회한다. 방금 전까지도 봤던 거울을 볼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뒷모습에 대충 하는 인사가 아니라, 아버지와 눈을 마주치고 '다녀오겠습니다' 제대로 인사를 했어야 하는데 말이다. 하다못해 손이라도 한번 흔들어줄 것을. 나의 출근대첩 속 든든한 후방 지원군인 아버지도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이런 대접을 받아본 적이 있었을까 생각하면 한숨과 함께 나를 쥐어박고 싶어진다. 아버지는 내가 며칠간 출장이
가정의 달 5월이다. 요즈음 한국 사회에서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고령화 문제이다. 그리고 '노인'이라면 경제적인 무능력이나, 고집 등과 같은 단어들을 연상시키면서 젊은 세대들은 물론, 정작 당사자들까지 호칭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된다. 어르신들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쳐지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아마도 왜곡된 편견 때문일 게다. 물론, 모두가 그런 취급을 받는 것은 아니다. 몇몇 어르신들은 자녀들과 떨어져 독립생활을 지향하며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고급문화를 즐긴다는 의미에서 '애플(APPLE)족'이라고 불린다. 애플족이란 '활동적으로(Active) 자부심을 갖고(Pride) 안정적인(Peace) 고급문화(Luxury)를 즐기는 경제력(Economy) 있는 노인층'을 말한다. 또한, '활동적인 삶을 살고 있는 노인들'이란 뜻의 오팔(OPAL; Old People with Active Life)족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가슴 아픈 일은 한국 사회에서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분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지금의 어르신들은 대부분 역사적 격동기를 살아오신 분들이다. 어린 시절에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었다. 4·19 학생혁명의 주역으로, 1
봄이다! 초목이 싹트고 따뜻한 봄바람이 반갑게 다가오지만 소방관에게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계절이다. 봄은 야외활동에 최상의 조건을 형성하는 따뜻한 기온과 바람, 낮은 습도의 기후적 특성으로 화재 발생 건수가 증가하고, 어린이날(5.5), 석가탄신일(5.22), 각종 자체단체 행사 등 다수의 군민이 운집하여 참여하는 단체 행사가 확대되는 만큼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이 높다. 실제로 2017년 도내 화재통계 분석결과를 보면 겨울철 화재 점유율이 25%인 반면 봄이 34%로 계절별 화재 발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따뜻한 기온으로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산림화재 등의 실외화재 발생빈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소방당국에서는 3월부터 5월말까지 3개월을 봄철 화재예방대책 추진기간으로 정하여 화재예방과 안전환경 조성을 위한 각종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요즘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건축 공사장 화재의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화재위험 건축 공사장 관계자에 대한 소방안전교육과 간담회 등을 통하여 용접 부주의에 의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수칙의 준수를 지도함은 물론 소화기 등 임시 소방시설을 설치하여 유사시 초기화재에 대비토록 하고 있
[충북일보] 정부가 혁신도시를 권역별로 건설한 목적은 지역균형발전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려는 목적도 있다. 다시 말해 혁신도시는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혁신도시는 새로운 차원의 미래형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최적의 혁신여건과 수준 높은 생활환경 조성을 꿈꾸고 있다. 그 중심에 이전된 공공기관과 지역의 대학, 연구소, 산업체, 지방자치단체가 자리하고 있다. 혁신도시는 이제 지역의 새로운 구심점이다.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기반이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은 아주 중요하다. 각계에서 지역인재 채용확대 목소리가 높았던 까닭도 여기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의 지역인재 채용은 미미했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은 올해부터 의무적으로 지역인재 채용 비율을 18%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혁신도시 특별법'이 지난 1월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주 안심할 수는 없다. 이 특별법에 '지역본부 또는 지사에서 별도로 채용하거나 지역본부 또는 지사에서 5년 이상 근무하는 조건으로 채용하는 경우 채용비율에 예외를 둔다'는 예외 조항이 있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