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물들어가는 어느 날 제천 모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대상 교육을 요청하기에 '자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법'을 주제로 길을 나섰다. 단풍은 초입이요 황금들판에 날씨까지 화창한데 강의 구상을 하다 보니 어느 덧 학교 앞이다. 농촌지역 학교답게 여남은 명의 학부모가 도서실에 옹기종기 앉아 있는데 그래도 강의에 대한 엄마들의 반응이 기대를 훨씬 넘어선다. 기분 좋고 활기 넘친 분위기로 2시간을 짧은 듯 마치자 곁에 앉아 있던 담당선생님이 먼 길 오셨는데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하고 가란다. 집 나오면 끼니 해결도 나름 신경 쓰이는 일이거니와 선생님의 호의를 거절할 이유도 없어 식당으로 향했다. 유치원 학생들 앞자리에 앉아 바라보니 손녀 또래의 병아리 같은 아이들이 밥 먹으면서 주위에 관심을 주고 있어 유치원 선생님의 식사 도움 손길이 바쁘게 돌아간다. 이 모습에 나도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홀가분한 기분으로 점심도 맛나게 먹고 안동으로 향했다. 내비가 안내하는 대로 가는 길에 차가 죽령으로 접어든다. 이곳은 군대 말년에 연화봉 정상에서 근무했기에 많은 추억이 살아 있는 고개이다. 예전에 이 고개 마루에서 퇴
오디 김미정 단양문인협회장 하늘 우러러 종일 붉은 낯으로 당신을 기다렸어요 한 발 한 발 당신의 반가운 걸음소리 붉으락, 푸르락, 당신을 기다리던 내 마음 가지마다 검게 매달려 타들어 가고 있어요
[충북일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평화당의 KTX·SRT 세종역 신설 또는 천안~세종 단거리 노선 주장이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함께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이 국론분열이 심각한 이 문제를 신속하게 교통정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그러면서 대형 국책사업 갈등을 적극적으로 중재하거나 해결해야 할 이낙연 국무총리의 갈등관리 능력에 대한 일부의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사실 이 문제는 노무현 정부 시절 최종 확정한 오송분기역이 갖는 균형발전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드는 '악수(惡手)'에 해당된다. 우리는 더 이상 국론이 흔들리지 않고, 남북의 평화통일 시대를 철저하게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강호축(강원~충청~호남) 로드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강호축에서 오송분기역은 절대적 가치를 갖고 있다. 천안역에서 강원도로 철도를 연결하는 것은 지금보다 훨씬 더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때 마침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16차 세종시지원위원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세종시가 충청권과 전국의 균형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스스로 생각해야 할 때가 됐다"며…
흔히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충주교육지원청은 2018년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지혜를 바탕으로 혁신, 도약의 새로운 충주 교육 100년을 여는 '충주교육 르네상스'를 출발시켰다. 오늘도 행복 배움터를 위해 노력하는 충주 교육을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첫째, 학생들의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개인의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가 습관을 형성하고, 그 습관이 성격이 되며 그 성격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 우리 학생들에게 지혜로운 마음과 따뜻한 인성 함양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학생 모두가 '바른 인성'이라는 씨를 심어야 올곧은 사람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충주교육은 함께 행복한 교육을 위해 학생들이 신나는 학교에서 즐거운 배움으로 따뜻한 품성을 기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둘째, 학생들의 학력을 위한 수업방법 개선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수업방법 개선을 위해 13명의 유명강사를 섭외해 지역 내 중학교를 대상으로 학교로 찾아가는 교실수업 연수, 학생 참여형 수업 활성화 등을 위한 수업포럼 및 수업기술지원연수, 올
[충북일보] 호남권 정치인들이 태도를 180도 바꿨다. KTX 노선 욕심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호남고속철도는 2015년 4월 2일 오송~광주·송정 구간을 정식 개통했다. 현재 충청권에서 2개 노선으로 나눠 운행되고 있다. 서대전역 경유노선도 병행되고 있다. 오는 2025년 2단계로 광주송정~목포 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호남권 정치인들은 또 다른 욕심을 내고 있다. 급기야 천안분기역~세종역 등으로 이어지는 단거리 노선을 주장하고 나섰다. 31일 국회에서 간담회까지 열었다. 이 자리에서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중인 평택~오송 간 KTX 복복선화 대신 호남선 KTX 노선을 천안~세종~공주~익산을 거치는 직선화 노선 신설을 결의했다. KTX 인프라는 특정지역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호남권정치인들의 주장엔 억지스러운 면이 많다. 먼저 호남고속철도 2단계 무안공항 경유가 대표적인 예다. 이곳을 경유하면서 목포시민들은 경제적·시간적 손해를 보게 됐다. 그런데 이점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저의가 뭔지 정말로 궁금할 따름이다. 어처구니없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호남권정치인들
11월의 노래 김종례 충북문인협회 바리바리 엮어진 시래기 줄에 생의 갈증은 쌓여만 가고 세월의 옹이 아파온다 제 이름 하나 허공에 매달고저 속이고 넘어지던 인간사인가 가지 끝 까치밥 한 알 위태롭다 눈물을 흘리며, 소고를 치며 생명의 몸짓으로 몸부림치는 가을 나체들 빈 의자마다 삶의 껍데기 남기고 슬그머니 떠나가는 바람 바람의 노래여 바람세포 어딘가에 웅크리다 겨울마차에 몸을 싣는 사랑의 손짓인가 내 전두엽 어딘가에 숨었다가 가슴이 터질듯이 불러보는 사랑의 노래인가 불모지같은 내 마음밭에 바람소리 피워내는 꽃무리들 빈 울림으로 화려한 채색 겨울 수묵화여
올해 유난히도 태풍이 많이 발생해 일본 같은 경우에느 그 피해도 상당히 컸고 우리나라도 노심초사로 걱정이 많았던 한 해였다. 10월이 막바지로 치닫는 시점이라 이제는 태풍 걱정이 끝났나 싶은데 슈퍼태풍 위투가 발생해 사이판 섬을 뒤흔들며 초토화 시키고 모든 통신과 공항까지 마비 시키고 말았다. 사이판 전체의 나무가 다 부러지고 건물의 지붕이 날아가는 대형 피해가 발생하며 1천800여 명의 한국관광객의 발이 묶이고 섬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발이 묶인 관광객들이 발을 동동구르며 자연히 사이판 영사에게 대책을 강구하며 돌아갈 걱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잘 모르니 여행사에 물어보라"는 대답을 듣고 또 분통을 터뜨리는 일이 생겼다고 한다. 모든 곳이 마비가 되고 우리 국민들이 갈팡질팡 할 때에 나서서 귀국을 도와주고 부상자들을 치료해 주고 사상자들을 조사해 대책을 세워야 할 영사관이 여행사에게 떠넘기는 듯한 처사가 나왔을 때 얼마나 황당하고 씁쓸했을까를 생각하니 외교부에 치솟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 언젠가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우리 국민들의 생사를 나몰라라 하는 외교부의 처사에 온 국민들이 분노를 느꼈고 북한에서 탈출한 국군용사
"우리 회사는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쉽게 그리고 자주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얘기하는 기업들을 들여다보면, 기업의 철학이나 끈끈한 조직문화 대신 일의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기업들, 조직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을 갈등 상황을 그저 골치 아프게만 생각하는, 각자 할 일들이 칼 같이 구분돼 있는 기업들이 많다. 과거 기업은 성과를 내는 소수의 사람들이 기업 전체를 움직이는 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기업 내에서 중요하다고 대우받는 몇몇의 사람들의 의사결정을 다수의 많은 조직원들은 왜 그러해야 하는지 채 이해하기 전에 그저 기계처럼 따라가는 구조였고, 지금도 그러한 조직이 대부분이다. 다수의 리더들은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솔직한 비판을 듣길 거북해하고, 그가 유능하다고 믿는 몇몇 직원들의 의견만으로 기업의 방향성을 결정하곤 했다. 그리고 그 결정을 밀어붙이는 것이 바람직한 리더십이라고 여겨져 왔다.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전혀 가족처럼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어떻게 하면 개인의 성과를 정확하게 측정할 것인지, 그 성과에 따라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기대만큼의 성과를 창출하지 못 하
나는 관광과 참 인연이 깊은 사람이다. 태어난 곳이 유명한 관광지였고 대학에서는 관광을 배웠고, 지금도 배우고 있으며 직장에서도 전공을 계속 살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오랜 시간 충북지역에서 관광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충북의 관광과 관광을 통한 지역 활성화를 고민하는 것이 삶의 일부가 된 듯하다. 올 가을은 영동 금강둘레길, 단양 보발재, 괴산 조령산, 남해 보리암을 둘러보며 내륙산악과 남쪽바다의 가을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각각의 느낌이 달라 가는 곳마다 감동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마냥 좋기만 했는데 돌아와 보니 나는 즐거웠는데 내가 방문한 지역도 즐거웠을 가를 다시 따지게 된다. 충북관광을 이야기 할 때마다 나오는 주제로 자원의 측면에서 바다가 없는 내륙산악자원의 특성과 알고 보면 우리지역에도 다양하고 매력적인 관광자원이 산재해 있다는 것과 정책의 측면에서 광역적인 관광네트워킹과 홍보마케팅의 아쉬움, 법제도의 측면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관광단지가 없다는 것이 포함될 것 같다. 그런데 충북도 2017년 증평군의 에듀팜 특구가 관광단지로 지정을 받으면서 오랫동안 지역관광이 소망해 오던 관광거점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맞
올해부터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190만 원 미만을 받는 노동자에게 월 13만 원을 지원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 사업은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이나 영세기업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 약 60만 개의 사업장이 1조5천억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최근에는 고용 유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안정자금의 지원대상을 확대했다. 만 6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해서는 300인 미만 사업장까지 대상을 넓힘으로써 고령자의 고용 유지와 소득 지원에 보탬이 되도록 했다. 또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자활기업, 사회적 기업 등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에 대해서는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지원함으로써 취약계층 노동자의 고용을 유지하고 자립 지원을 강화하도록 했다. 노동시간이 주 30시간이 안되는 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지원 금액도 최저 3만 원인 것을 최저 6만 원에서 12만 원까지로 늘렸다. 농업분야에 대한 지원도 늘어난다. 비닐하우스나 축사 등 5인 미만의 농장에는 13만 원인 지원금을 15만 원으로 올려 지급한다. 농업분야에서 60% 이상인 영세사업장의 인건비 지원을 강화하기로
[충북일보] 사람은 누구나 욕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적이냐 공적이냐의 차이는 아주 크다. 사익을 앞세우는 사람과 공익을 추구하는 사람의 차원은 다르다. 개인적인 욕심이 아닌 공익적 욕심은 아름답다. 청주시 시금고 약정 과정에서 보인 담당 공무원의 태도가 눈에 띈다. 이 공무원은 청주시민 전체를 위해 욕심을 부렸다. 과정은 기발했고 창의적이었다. 일부 경쟁은행에선 부당거래니 특혜의혹이니 하며 따졌다. 하지만 이 공무원이 욕심을 부렸던 공익적 본질은 곧 드러났다. 청주시는 지난 29일 시금고 약정을 마쳤다. NH농협은행과는 1금고, KB국민은행과는 2금고 계약을 했다. 부당거래니 특혜니 하는 논란은 2금고 약정 과정에서 불거졌다. 국민은행이 금고 지정을 받기 위해 제시한 협력사업비 130억 원을 청주시가 임의대로 36억 원으로 깎아줬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에도 금고지정에서 탈락한 다른 은행이 문제 삼을 만했다. 청주시 재정에도 막대한 손해를 끼쳐 감사에 적발될 정도였다. 누가 봐도 공정성 상실처럼 보였다. 하지만 거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부당거래 논란까지 감수하면서 금고 약정에 무리수를 둔 이유는 충분했다. 소신 있는 공무원의 공익적…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면서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지난해 37년간의 공무원을 퇴직하신 분은 슬하에 딸 둘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큰딸은 올해 서른여섯이다. 작은딸은 서울 남자를 만나 먼저 결혼을 해 알콩달콩 잘 살고 있고 아들도 대학을 나와 중소기업에 취직해 사회에서 제몫 든든히 하고 있다. 하지만 큰딸만큼 살갑고 부모 마음 알아주는 자식이 없다. 큰딸을 바라보면 듬직하고 사랑스럽다가도 지금껏 제 짝을 찾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 한켠이 아리고 아프다고 한다. 또 다른 분은 슬하에 딸과 아들 둘을 두었다. 딸은 어렸을 적부터 공부를 잘해 주위에 부러움을 샀다. 부모의 기대와 바람대로 서울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고 전공은 화학이다. 전공을 살려서 취업문을 두드렸고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서류전형에 합격했고 이제 남은 건 면접이라고 한다. 그런데 면접이 더 어려운 과정이란다. 그것도 세 차례에 걸쳐 면접을 치른다. 얼마 전 1차 면접을 가까스로 통과하고 두 번의 면접을 남겨 두고 있다. 면접은 날짜를 정해지지 않고 그야말로 갑자기 연락이 와서 진행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그러니 조마조마한 마음이야 오죽할까라며 애태우고…
동백꽃 반영동 청주시인협회 뭉툭 웃음 한번 웃고 싱겁게 지고 마는 피기는 조심스럽지만 생각 없이 지고 마는 두고두고 울기보단 한 마당 웃고 한 움큼 울고 잊으려 했는데 너는 왜 자꾸만 내 마음 속 깊이 붉게 피어나느냐
"불편하시더라도 안전벨트를 꼭 착용해 주세요. 요즘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이 의무화 돼서요." 택시를 타자마자 운전기사가 미안한 듯 조심스럽게 말하는 겁니다. 당연한 것을 왜 미안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요. 그러자 운전기사는 애로사항을 털어놓습니다. "지난번 젊은 승객에게 안전벨트를 매라고 했더니 '에잇 재수 없어.' 하면서 그냥 문을 쾅 닫고 내리는 겁니다. 아직 뒷좌석 안전벨트가 익숙하지 않은 탓이지요." 머리가 하얗게 센 중년기사의 어깨가 무거워보였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별것도 아닌 일에 '재수 없다.'라는 말을 흔하게 사용하죠. 그 상황을 듣고 문득 이솝우화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어느 마을 입구에 깊은 우물이 있었습니다. 마침 이 마을을 지나던 나그네가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올려 물을 한 모금 맛있게 마신 후, 잠시 우물 근처에서 쉬다가 잠이 들어버렸지요. 그런데 우물에는 난간이나 턱도 없어 잠결에 한 바퀴 옆으로 구르기라도 하면 바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지요. 그때 마을어른이 얼른 다가가 나그네를 깨웠어요. "이봐요. 다른 곳에서 자야지 여긴 위험해요." 깊은 잠에 빠진 나그네는
세상의 모든 존재는 고정(固定)된 것, 영원(永遠)한 것이 없다. 분명한 것은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지만 외형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얼굴에 주름이 지고, 힘도 약해진다. 사람의 감정, 정신상태 등도 마찬가지다. 미움이 고마움으로, 슬픔이 즐거움으로 변한다. 그런 까닭으로 매 순간 '자신'이면서도 '자신이 아닌 것'이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 발전하고 성숙해가며 노쇠해 죽게 된다.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정상적 궤도이며 죽음은 인간에게 있어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어떻게 보면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죽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비자발적인 과정 속에 우리 모두는 1인 가구가 될 가능성을 바라보고 살아가게 된다. 나홀로 가구의 증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특히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 속도와 맞물리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인식과 제도적 대응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혼자 죽음을 맞이하고 사후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발견되는 고독사 등의 무연사회의 징후들은 1인 가구가 갖게 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경제적 어려움 등의 요인 탓에 '비자발
'2080 법칙'이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파레토 법칙'은 19세기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 1848~1923)가 발견했다. 영국과 유럽 여러 나라의 소득 통계를 조사하던 파레토는 당시 영국 인구의 약 20%가 영국 전체 부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 외에도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경향이 확인됐다. 일본 곤충학자 '하세가와 에이스케'는 곤충 세계에서 이와 비슷한 현상을 찾아냈다. '에이스케'가 개미를 관찰한 결과 개미의 종류와 무관하게 일개미 중 70% 정도는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고 자기 몸을 핥거나 하릴없이 돌아다녔다고 한다. 꿀벌도 일벌 중 20% 정도만 열심히 꿀을 모으러 다녔으며, 열심히 일하는 20%의 꿀벌을 따로 떼어놓으니 신기하게도 이 무리 중 20%만 열심히 일을 하고 나머지 80%는 열심히 일을 하지 않았다. 이후 파레토 원칙은 사회 곳곳에서 다양하게 관찰됐다. '가장 잘 팔리는 제품 20%가 매장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가장 부유한 시민 20%가 국부의 80%를 차지한다. 상위 20%의 작곡가의 곡이 전체 재생 횟수의 80%를 기록한다. 상위 20%의 남녀가 연애경험
2016년 벚꽃이 질 무렵 보은군보건소 치과진료실에 나의 첫 환자가 방문했다. 70대 초반의 여성 환자분은 울상을 지으며 "양치질할 때 피가 나고, 음식을 씹을 때 욱신거려서 이를 뽑아야 되나 너무 걱정돼요"라며 한숨을 쉬셨다. 환자분은 약물복용으로 고혈압과 당뇨병을 조절 중이었고 바쁜 일 때문에 치과진료는 항상 미루셨다고 했다. 구강검사와 방사선사진 분석을 통해 만성 치주염으로 진단하고, 포괄적인 치료계획을 세워 환자께 설명한 후 치료를 시작했다. 일차적인 치주치료를 마치고 3~4주 후 재평가를 위해 환자가 방문했다. 환자의 환한 미소는 향상된 구강건강 상태를 짐작할 수 있게 했고, 자연치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환자는 안도하시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후 이 환자는 건강한 구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내원해 검사받고, 구강보건실에서 배운 올바른 위생법으로 꾸준히 관리 중이다. 나의 첫 환자처럼 구강건강에 소홀히 했다가 관심을 갖고 꾸준히 방문하는 주민들을 뵐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보은군보건소는 대한민국 치과의사로서 첫 직장이자 새 삶의 장이다. 사실 나는 미국 아이비리그 8개 대학 중 하
추풍령에서 박화배 영동문인협회 가랑잎 창문 밖에서 서걱이고 그대와 커피 한 잔으로 계절을 품고 싶은 날 추풍령의 밤은 차고 그리운 것들은 별 처럼 너무나 멀리 흩어져 있고 가을의 잔해가 시간을 배회하고 간 자리엔 이슬이 더욱 차갑다 창밖을 서성이다가 돌아가는 바람 아! 그립다 네가
계란으로 바위치기란 말이 있다. 도저히 불가능한 방법으로 공격한다는 뜻이다. 요즘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데 바위가 깨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게 바로 사법농단을 수사하는 것이다. 검사는 무소불위의 권력이지만 판사 앞에서는 맥을 못 춘다. 검사가 자랑하는 권력이 바로 구속인데, 판사가 불허하면 행사할 수 없다. 구속도 유죄판결을 받기 위한 수단인데다 결정권도 판사가 쥐고 있다. 그러니 검사는 판사가 협조해 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허깨비에 불과하다. 그런 검찰이 요즘 판사를 조사하고 영장을 청구하는 일을 예사로 하고 있다. 쥐가 고양이를 물려고 덤비는 격이다. 쥐가 고양이에게 덤비는 것처럼 무모한 짓은 없다. 백전백패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덤비기 때문이다. 문제는 상식을 깨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벌써 80여 명이나 되는 판사가 검찰조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됐으니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이 사법처리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를 바라보는 서민은 신바람이 날 수밖에 없다. 어떤 싸움이든 약자를 동정하게 마련이고, 약자가 강자를 공격할 때 흥분하는 것이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
울긋불긋한 산천이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는가? 산과 들은 들썩들썩한 마음을 달래려고 나온 나들이객들로 넘친다. 터질 듯 붉은 빛깔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무엇으로 표현할까? 자연에 물든 홍조는 갓난아기의 방긋방긋 웃는 얼굴같이 순수함이 뚝뚝 떨어진다. 그 무리 속에 섞여 산행을 한다. 굽이굽이 걷는 길 따라 펼쳐지는 형형색색 단풍. 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 얼마나 걸었을까? 쭉쭉 뻗은 소나무 아래 한 무리 사람들이 준비해온 김밥을 먹고 있다. 김밥 가운데 꽉 찬 소들이 오색단풍처럼 곱디 곱다. 절정을 이룬 단풍을 삼키려는 듯 먹음직스럽게 꽉 찬 김밥을 한입에 쏙 넣는다. 옆 사람과 연신 말을 주고받는 모습은 소풍 온 어린아이처럼 마냥 즐겁다.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걸어야 했던 문경새재. 그 옛날 이 고갯길을 걸었던 선비의 마음은 어땠을까? 멋진 경치에 매료돼 고개를 넘지 않고 눌러앉아 세월을 노래하며 살다 간 사람도 있겠지? 붉은 태양을 삼킨 것처럼 검붉게 오른 단풍. 새색시 수줍은 미소같이 알록달록 물든 형언하기조차 힘든 색깔의 나뭇잎들. 푸르른 솔잎들과 조화를 이루며 내 마음을 수놓는다. 가슴이 벅차
우동도 국수도 아니고 라멘이다. 점심시간 동안 아내의 일본라멘 식당에 매일 백 명이나 넘는 사람들이 먹고 가는 라멘이 신기하기만 했다. 라면이 아니고 왜 라멘이라고 말하는지 짚고 가야겠다. 분말스프와 유탕 처리한 건면을 비닐 봉지에 포장한 한국의 패키지 인스턴트 라면과, 탱탱하게 반죽해 잡아 늘인 생면을 몇 시간씩 우려낸 각종 육수로 만들어 내는 일본 라멘은 다른 방식의 요리이니 구별해서 표기하는 게 맞다. 한국에 부는 일본라멘 열풍,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라면, 세계 제1의 라면 생산국인 중국, 1인당 라면 소비량이 세계 최고인 한국, 이 기이한 현상을 생각하다보니 라면에 대한 내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었다. 라면의 원조가 일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원조는 중국이다. 일본 개화기 때 일본에 들어온 중국인들이 고베 등에 살면서 그들이 먹던 '탕면'이 일본인에게 퍼졌다. 닭고기와 돼지국물을 넣는 중국식에 일본의 가쓰오(가다랑어)나 멸치국물이 첨가돼 일본 라멘으로 발전했다. 라면이 일본에서 대한해협을 건너 한국에 상륙한 것은 1963년이다. 공업용 우지라면이라고 정치적 무고로 박해를 받았던 삼양라면이 한국라면의 시작이었다.…
[충북일보]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이은 민간요양시설의 광범한 회계비리가 국민적 공분의 대상이 됐다. 비리공화국의 실태가 다시 확인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정부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민간요양시설에 정부 부담금 80%를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부담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관리·감독 체계가 허술해 '감시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왔다. 민간요양시설에 대한 철저한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민간요양시설에 지급한 장기요양급여비용의 공단 부담금이 3년 새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평화당 김광수(전북 전주갑)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장기요양급여비용 지급현황 및 장기요양기관 비리 관련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그렇다. 충북도내 민간 요양기관 공단 부담금도 늘었다. 2014년 1천288억8천100만 원에서 2017년 1천955억2천만 원으로 51.7% 증가했다. 올해도 8월 현재 1천578억6천900만 원이다. 남은 기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수도 2014년 1만8천7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100이라는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왔다. 아이가 태어나 100일이 되면 탈 없이 자란 것을 축복하고 무병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백일 상을 차렸고, 어머니는 자식의 합격과 성공을 기원하며 깨끗한 정화수를 떠 놓고 100일 기도를 올렸다. 주요행사의 마무리 준비도 D-10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또한 100년 묵은 이무기가 용으로 승천하고 100년 묵은 여우가 사람으로 변신한다는 오랜 전설이 있듯이 우리 민족에게 100은 단순히 꽉 찬 숫자가 아니라 '온(百)'으로 완전하고 충족한 것, 전부이고 전체인 것, 진실과 가득 참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수를 의미하고 있다. 인류는 역사를 100년 단위의 세기로 기록 한다. 1922년 3월 청주·충주·옥천 토목관구사무소로 출범한 충북도로관리사업소도 한 세기의 역사와 함께 3년 후 2022년이 되면 개청 100주년이 된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도로관리사업소는 강산이 열 번 변했을 지난 100여 년 동안 변함없이 국토의 핏줄인 도로를 관리하고 있다. 100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지 않고 1960년도와 현재
[충북일보] 우리는 상대를 존중할 때 '님'이라고 한다. 반대로 사이가 좋지 않으면 친척과 이웃이라도 '남'이 된다. 최근 청주·공주시의 상당수 오피니언 리더들은 한 때 '님'이라고 호칭했던 세종의 정치인에 대해 '남'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충청의 거물 정치인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춘희 세종시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제살 내주고 뺨맞은 충북 옛 충남 동북부에 위치한 세종시. 2010년 12월 27일 공포된 특별법에 따라 충남 연기군 전역과 공주시 일부와 충북 청원군 일부를 흡수해 2012년 7월 전국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했다. 세종은 적어도 3개 시·군, 나아가 대전과 충북·충남의 희생을 통해 탄생한 도시다. 비록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침(浮沈)을 거듭했지만, 세종이 서울 강남과 함께 가장 핫(Hot) 한 지역으로 성장한 배경에 충청의 희생이 있었다. 세종시(465.23㎢)의 면적은 서울의 4분의 3이다. 인구 1천만 명의 서울을 기준으로 하면 적어도 750만 명 가량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2018년 인구는 30만 명에 불과하다. 50만 자족도시 구상을 감안할 때 세종의 인구는 많아도 100만 명 이상을 넘기지는 못할…
숲 반기룡 숲 속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안다 나무와 나무가 서로 기대어 온갖 조건과 환경을 견디고 있는 것을 햇살이 비칠 때면 지그시 감았던 두 눈 뜨며 자연과 합일 되고 강풍이 몰아치면 곁가지 잔가지 마른가지 할 것 없이 포옹하며 모진 비바람 견디어 내는 것을 사람이 사는 것도 별것 아니다 어려울 때 함께 기대고 힘들 때 버팀목이 되어 가려울 땐 그 부분을 긁어주며 연리지처럼 어우러지고 뒹구는 것이다 햇살과 비바람이 존재하기에 빛과 어두움이 상생하기에 자신의 밝고 어두운 여백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