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각박해지다 못해 살벌하다. 거제에서 폐지를 줍던 50대 여인을 무참히 폭행, 살해한 사건은 인면수심의 단적인 예다. PC방에서 무시한다는 이유로 알바생을 잔인하게 살해한 것에는 말문마저 막힌다. 사람이 할 짓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사건들이다. 동거녀를 살해하고 함께 목숨을 끊는 사건은 수없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딸들이 어머니를 살해한 아버지를 사형시켜달라고 하는 청원까지 벌어지고 있다. 자신을 정신병원에 보냈다고 부친을 폭행하지 말리는 어머니를 살해한 40대가 검거 됐다. 왜 사람들이 왜 이처럼 점점 잔인해지는 것일까. 인간의 본성은 본디 악하다는 순자(荀子)의 '성악설'을 상기시켜준다. 인륜부재의 극단적인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있어도 국가는 손을 놓고 있다. 국가의 존재 이유마저 잊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위해하고 남녀가 치정에 얽혀 상대방을 위해하는 사건은 요즈음만의 일은 아니었다. 조선 유교사회에서도 이런 유형의 사건이 많이 일어났다. 세종실록을 보면 즉위년(1418AD) 10월 4일, 안주의 백성 임부개가 어머니와 소를 가지고 다투다가 어머니의 목을 매어 끄는 일이 있었다. 누이동생이 보고 소리를 지
[충북일보] 정부가 장기간 계속되는 경기 둔화와 고용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급한 대로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낮췄다. 단기 일자리를 늘리는 긴급 처방도 내놓았다. 대부분 초단기 부양책 성격이 짙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고용 상황은 이미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 게다가 최근 미·중 무역마찰 등 외부 악재까지 겹쳤다. 앞으로도 더 나빠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민간 투자 위축은 여전하다. 고용 역시 나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당장 눈에 띄는 효과 내기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단기 처방 외엔 대책이 없는 듯하다. 정부는 지난 7~8월 한시적으로 전기요금을 내렸다. 두 달 단기 아르바이트생 5만9천 명도 양산했다. 이번엔 유류세를 6개월 한시적으로 내렸다. 모두 대표적인 단기처방 사례다. 주먹구구식 일자리 방안은 지난 8월 '고용쇼크'로 전 국민적 불안이 확산된 것과 관련돼 있다. '급한 불끄기 용'이었다. 유류세 인하 방안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크지 않다. 6개월이라는 단서가 붙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부의 이런 노력이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단기 처방은 국민의 인기를 '반짝' 얻을 수는 있다. 하지만…
억새의 꿈 이궁묵 제천문인협회 홀로 서걱이는 소리는 제 살을 도려내는 울음이다 핏기 가신 얼굴 세월의 무게를 바람 앞에 세운다. 산다는 것은 굳은살 박인 마디를 지탱하는 것 눈물 마르고 쓰러지면 누워 별을 헤리라
"여성영화요? 그럼 남성영화도 있나요?" "영화까지 그렇게 복잡하고 시끄럽게 볼 필요가 있나요?" 영화라는 매체는 그 파급력과 편이성 때문에 대중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이야기구조다. 깜깜한 극장에서 스크린의 세계에 오롯이 2시간을 집중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의식 또는 무의식에서 영화 속의 이야기를 보고 시뮬레이션하고 미러링 한다. 대중문화의 꽃인 영화산업은 대중들의 의식 또는 무의식에 있는 집단적 감성을 먼저 간파하고 흥행코드를 확보하는 것에 사활이 걸려있다. 관객들의 의식 또는 무의식에 어떤 가치관을 주입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를 다시 흥행코드로 삼아야 대중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매우 사회적이고 신비롭다. 언제부터인지 스크린에서 여배우가 사라졌다. 엄밀히 따지면 여배우가 없는게 아니라, 여배우가 출연할만한 마땅한 작품과 캐릭터가 없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주로 남성 중심의 영화가 기획되면서 여배우들이 설 자리는 좁아졌다. 영화가 '젠더' 개념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드러내는 척도로, 벡델 테스트(Bechdel Test)가 있다고 한다. 미국의 만화작가 앨리슨 벡델이 친구와 영화를 보면서
음성군 원남면 마송리와 괴산군 사리면 소매리의 경계에 있는 백마산은 청주에서 음성으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백마령 고개가 굽이 굽이 험해 백마령 휴게소에서 쉬어가곤 했는데 지금은 백마령 터널이 생겨 눈깜짝할 사이에 통과하지만 터널을 나오자마자 날씨가 달라짐을 느낄 정도로 충북의 남부와 북부의 날씨 경계선이 되는 산이다. 백마령 터널 입구를 들어서다 보면 오른쪽에 백마상이 세워져 있다. 크기는 좀 작지만 깨끗하고 힘찬 기상을 느끼게 해준다. 음성 지역은 특별한 관광지나 사적지가 적어서 음성의 옛 이름인 설성(雪城), 수정산, 가섭산, 6·25 전승지인 감우재 등을 내세우긴 하는데 특산물인 고추, 인삼, 수박, 복숭아 등과 연계하지 못해 외지인들에게 뚜렷하게 어필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점에서 이 백마상은 음성을 상징할 수 있는 천혜의 캐릭터라 생각된다. 특히 음성이라는 지명은 듣는 사람에게 특별한 이미지를 주고 있지 못하지만 '백마(白馬)'라면 말의 힘찬 기상이 군민의 열정과 단합을 과시할 수 있고 백색은 순결함과 고귀함을 나타내며, 특히 청결 고추를 비롯한 친환경 농산물 등 각종 특산물 판매 홍보와 연계한다면 백마 캐릭터에서…
세상살이에는 좋은 일도 많지만 나쁜 일도 적잖이 겪게 된다. 때로 혼잣말로 '천벌'이란 말을 앞세워 속상함을 달래도 보며 홀로 마음을 추슬러 보기도 한다. 필자 역시 천벌이란 말을 자주 입에 담는 경향인데, 그 천벌이 어떻게 생겼는지 누가 주는 벌인지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이 그저 혼잣말일 뿐이다. 하지만 속이 몹시 상할 때 혼자 중얼거리고 나면 뭔가 개운치는 않아도 그 말이나마 하지 않고 속상해 할 때보다는 다소나마 위안이 되기도 한다. 천벌은 종교에서 비롯된 말일 수도 있겠다만 그렇다고 어느 종교에서 어떤 경우를 두고 딱히 한 말인지 그 점 역시 답변하기가 그리 녹록치 않을 성싶다. 그러니까 그저 우매한 인간이라 알 수는 없어도 신이 있어서 그릇된 언행을 일삼는 무모한 인간들에게는 반드시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할 거라는 미련과 어눌하고 아둔한 생각일망정 그렇게 되리라는 마음에서 하나의 저주일 것이란 생각을 내포하고 있지 싶을 따름이다. 흔히 신이 존재한다고 무던히 믿기도 한다만 만약에 신이 존재한다면 1987년 대한항공 폭파사건 때 그 비행기에 탑승한 사람들은 모두가 죄인은 아니었을진대, 탑승자 모두가 불귀의 몸이 됐다는 것은 신의 실수
이란에서는 아름다운 문양으로 섬세하게 짠 카펫에 의도적으로 흠을 하나 남겨 놓는다고 합니다. 이것을 '페르시아의 흠'이라고 부른다는군요. 또한 인디언들은 구슬 목걸이를 만들 때 조금 깨진 구슬을 하나 꿰어 넣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것을 '영혼의 구슬'로 부른답니다. 위 이야기는 레이첼 나오미 레멘이 지은 '할아버지의 기도'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암 환자 복리 증진 프로그램'의 공동 창설자이자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의 임상 교수인 지은이가 자신의 체험과 암환자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집필한 것인데, 인간과 하느님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인간의 영혼은 어떻게 치유 받을 수 있는지 조근조근 들려줍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힘들고 고단한 삶으로 인해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삶은 바로 그 자체가 축복임을 일깨워주려고 노력합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이란은 가장 오랫동안 카펫을 생산해 왔고, 가장 질 좋은 카펫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카펫 생산 역사는 2천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군요. 스키타이 왕족의 무덤에서 발견된 카펫이 기원전 5세기 페르시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됐기 때문이지요. 아케메네스제국 시대에 이미 카펫이 사용된…
충주경찰서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헌법으로 보장하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통해 적법한 집회와 시위를 보장하는 한편 위법한 집회 및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있다. 최근 5년간 경찰청에서 집계한 집회시위 건수는 2013년 4만3천71건, 223만7천682명에서 2017년 4만3천127건 358만4천441명으로 건수와 인원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사법처리 건수는 2013년 3천804명에서 2017년 1천828명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최근 5년간 집회시위 건수와 인원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법폭력 시위는 점차 줄어 들어 우리의 집회·시위 문화가 성숙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집회·시위 문화의 성숙함에 깊이를 더하기 위해 경찰에서는 '대화경찰관제'를 도입했다. '대화경찰관'이란 스웨덴 대화경찰을 모티브로 해 이를 우리나라의 집회·시위 현장에 맞게 변형해 만든 제도이며, 집회·시위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갈등들에 대해 대화를 통해 해결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선 지난 8월 15일부터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9월 18일부터는 인천지방경찰청에서 시범운영을 한 결과를 바탕으로…
바람의 노래 김성희 충북시인협회 궤도를 빠르게 이탈한 세월이 숨 가쁘게 자연을 채색하며 지친 모습을 감추고 있다 가을 하늘같이 시린 마음을 미소로 포장하는 그대도 이미 지쳐 있는 계절 같다 오만함이 부끄러운 시절 숨찬 욕심을 버리고 싶은 바람의 울음소리가 차다 이유 없이 생긴 아픈 흔적을 하나씩 지워야 한다. 지독한 쓸쓸함의 정체가 온통 드러나기 전에 햇살처럼 맑아져야 한다
[충북일보] 충북도가 보조금 부정과 전쟁을 벌일 태세다. 이미 운영하고 있는 '보조금 전담 감사팀' 외에 별도의 신고센터를 운영키로 했다. 이 센터는 충북도가 지방보조금 부정 수급 근절을 위해 만든 신고센터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복지·보조금 부정 수급 신고센터'와 별도다. 홈페이지를 통해 비공개로 신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하지만 익명으로는 안 된다. 방문이나 우편 접수도 가능하다. 허위·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 신청, 사업 실적을 부풀려 보조금 횡령·편취, 보조금 교부목적과 다른 용도로 집행, 보조금으로 취득한 재산의 임의처분 등이 신고대상이다. 이 같은 행위를 신고할 경우 신고자는 신고 취지와 이유를 기재해야 한다. 부정 수급자의 부정행위와 관련한 증거 자료도 제시해야 한다. 물론 신고자의 비밀·신분보장 등은 확실히 보장된다. 일체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치된다. 신고·접수된 사항은 부정 수급 진위 여부를 조사해 처리된다. 포상금은 최대 1억 원이다. 보조금 교부결정을 취소한 금액 또는 반환을 명령한 금액의 30% 범위 내에서 지급된다. 충북도가 보조금 부정 수급에 전면전을 선포한 이유는 딱 하나다.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서다. 더 이상
'중국몽(中國夢)'을 앞세운 시진핑. 그는 2012년 '위대한 중화민족'을 외치며 사실상 황제의 지위를 구축했다. 2016년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 그의 외교·국방은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 곳곳에 예측불허의 불안감을 던져주고 있다. 中 일대일로와 美 우선주의 덩샤오핑은 경제적으로 '흑묘백묘(黑猫白猫)'와 '남순강화(南巡講話)'를 시도했다. 개혁과 개방의 기틀을 잡았고, 후임자인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미국에 버금가는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 종신 집권의 폐해를 인식하고, 집단 지도체제와 주석의 10년 임기제한, 그리고 후계자 지명과 관련한 '격대지정(隔代指定)'의 원칙을 확립했다. '격대지정'은 현 지도자가 차차기 지도자를 지명하도록 만들어 정치보복을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시진핑은 덩샤오핑의 정책을 모두 뒤집었다.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대중적 지지를 끌어내면서, 전임자는 물론 정적들에 대한 숙청과 보복을 했다. 급기야 헌법 개정을 통해 10년의 주석 임기를 철폐하고 시황제라 불리는 1인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덩샤오핑은 '도광양회'를 외치며 실력을 기르되 나서지 말 것을 주문했지만, 시진핑은 '중국몽'과
세종역 문제가 절망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해찬 의원이 민주당 대표가 되자마자 세종역 문제를 제기할 때까지만 해도 단순히 세종과 충북의 대결로 알았다. 그때 이해찬 대표가 던진 생뚱한 말 한마디가 의미심장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요즘서야 깨닫는다. 사실 다른 곳은 몰라도 충북에서만은 세종역을 거론하지 않을 것으로 알았다. 세종역이 충청권의 상생을 깨는 원인이라는 이시종 지사의 건의를 받고 왜 충북만 반대하느냐고 발끈했다. 이 말을 들은 도민은 세종역을 지지하는 곳이 세종시 말고 어디 있느냐고 묻고 싶었다. 집권당 대표가 상황파악도 못하고 지역구 챙기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돌이켜 보면 그게 호남에서 문제가 곧 터질 것이라는 사실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조금 있으면 호남에서 벌떼처럼 들고 일어날 것인데 왜 충북만 반대하느냐는 비아냥거림이었다. 이 무렵 생뚱한 말을 한 사람이 또 있었다. 양승조 충남지사였다. 세종역에 공감한다는 취지였다. 도대체 충남지사가 무슨 이득이 있기에 이런 말을 하느냐고 궁금해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다 천안 분기역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문제를 풀 자신이 있었다. 왜냐하면…
어느 강좌에서 '누구를 만났을 때 기쁨의 탄성이 터져 나온 적이 있는가? 토스트 한쪽,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도 행복에 잠겨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눈을 감고 지난날을 곰곰이 되짚어 봐도 감동적인 장면이 별로 떠오르지 않았다. 그건 내 삶이 무미건조했다는 말이 되겠다. 이것도 준비해야 하고 저것도 챙겨야 한다며 바쁘게 동동거리느라 소중한 순간을 지나쳐버린 셈이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 이 시각이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는 일이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라는 명언들을 인용하며 전개되는 강의는 내 마음에 파문을 일으켰다. 그 후로 난, 지금이라는 찰나를 들여다보며 살게 됐다. 그동안, 미래의 목표를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나다. 자식들에게도 절제를 가르쳐야 한다고 지나치게 엄격했다. 저축이란 미명 아래 검소의 옷을 입었고 바쁘다는 이유로 성의 없는 밥상을 차려내기도 했다. 한 끼의 식사가 내 몸을 움직이는 동력이 되고 건강을 지켜주는 원천이라는 걸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 같다. 그뿐만 아니라 잠을 반납해 가며 무리하기도 했다. 덕분
삼국지하면 사람들은 누가 제일 먼저 생각날까. 나는 대뜸 제갈량(공명)과 관우(운장)가 떠오르고 그 다음은 조조, 유비, 장비, 조자룡(운)이다. 제갈공명과 관운장이 첫손가락에 꼽히는 까닭은 그들이 가장 격조가 높기 때문이다. 관우는 소설 삼국지 첫머리에 화려하게 장식한 도원결의편(桃園結義篇)의 당당한 주인공이었고, 그들의 의(義)란 한(漢)나라를 지키는 것이었다. 공명은 27세의 무명 청년을 그 도원결의 형제들이 세 차례나 찾아와 스승 되기를 요청한 그 당사자다. 그때 삼고초려(三顧草廬)라는 명언이 생겨났다. 그리고 세 번 만에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대뜸 경천동지 할 만큼의 폭탄을 터뜨렸다. 이른바 천하삼분론(天下三分論)이었다. 그리하여 땅 한 평 없는 유비는 공명을 깍듯하게 스승으로 모시면서 튼튼하게 팀을 꾸려 진짜로 삼국(위, 오, 촉한)중에 하나를 차지해 명실공히 파란만장한 삼국시대를 화려하게 엮어 나갔다. 그들은 모두 한나라를 지키는 것이 의라고 믿는 자들이었다. 관운장은 키가 9척(어떤 기록은 2m라 했다)이고 수염이 2척(배꼽까지 내려왔다 한다)이어, 수염이 아름다운 미염공이라 존칭했다. 그런 그가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는 적토마에 올
어릴 적에 돼지 저금통에 차곡차곡 동전을 모았던 기억은 지금도 새롭다. 먹고 싶은 과자를 사 먹지 않고 절약해 돈을 모았을 때 느꼈던 그 뿌듯하던 기억은 잊히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관심을 갖지 않고 무조건 모으기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격려해 줄 때 기쁨을 얻는다. 기쁨은 사랑하는 대상을 향해 표현 된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반려동물이든 취미활동이든 기뻐한다는 것은 이면에 사랑의 감정이 전제한다. 지난여름, 금천동은 폭염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각종 후원물품 전달, 홀몸노인을 위한 사랑의 밑반찬 만들기, 농촌 일손 돕기, 사랑의 집수리, 이·미용 봉사, 환경정화 운동 등을 펼쳤다. 이 모든 활동을 각자의 능력에 맞게 주인의식을 갖고 기쁨으로 봉사활동 펼쳤는데 직능단체원들의 땀에 젖은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른다. 봉사하는 그 마음, 그 첫 시작은 사랑에서 출발한다. 누군가의 절실한 필요를 나의 어떤 능력으로 채워줄 때, 그 사람에게 절실할 필요가 충족되는 것을 볼 때 그것 또한 엄청난 기쁨이다. 받을 때의 기쁨뿐만 아니라 나눠줄 때 기쁨이 있다. 봉사는 사랑이…
바람의 터 조성례 괴산문인협회 장독가에 물봉선이 한창인데 빠져 나간 자리마다 바람이 터를 잡았다 어긋나 있는 문틈이 맨 처음 눈에 뜨인 그들의 통로다 때론 함부로 들어 와서 몸을 뉘었다 가기도 하고 들어줄 이 하나 없는 마루 끝에 계절의 안부를 놓고 가기도 한다 어쩌다 먼지나 낙엽들이 제 자리를 바꾸어 보는 것도 사실은 바람의 덕분이다 한 때는 아이들이 뒹굴었을 자리에 적막이 쌓여 있다 망초 꽃대 우거진 자리 곁으로 염소를 매두었던 말뚝의 자리 둥글게 패어 있다 사람들이 버리고 간 폐가의 영역에선 움직이는 것과 멈추어 선 것들의 경계가 확연하다 오늘도 바람이, 바람만 다녀 갔다
[충북일보] 국정감사를 마무리한 여야가 내년도 예산전쟁에 돌입했다. 정부는 올해 470조5천억 원 규모의 슈퍼 예산안을 편성했다. 그런 만큼 쟁점 예산의 삭감과 수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예산안의 '원안 사수' 입장이다. 야당은 '대폭 삭감'을 주장하며 동시다발로 맞붙을 전망이다. 특히 정부의 남북협력사업 및 공공일자리사업 예산을 둘러싼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예상된다. 충북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2019년도 정부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은 12월 2일까지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정부 예산안은 역대 최대 규모다. 하지만 충북과 관련된 예산은 되레 줄었다. 슈퍼예산임에도 충북의 국비 확보 규모는 열악하다. 5조2천764억 원으로 당초 목표한 6조8천889억 원에 비해 1조6천125억 원이 모자란다. 다른 지자체의 국비 예산이 올해보다 대부분 늘어난 것과는 대조된다. 도민의 상실감과 박탈감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충북은 예산 심의 때마다 자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곤 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정권으로부터 뭐 하나 실속 있게 지원받은 게 없다. 이번에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과거를 제대로 복기할 필
이번 연재에서는 향도 좋고 약초로도 쓰이는 떡갈잎고무나무에 대해서 다뤄 보겠습니다. 떡갈잎고무나무는 잎이 크고 색이 진하며 생명력 또한 강인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떡갈잎고무나무의 잎은 너비가 약 30㎝ 정도로 크고 넓어서 풍성해 보이고 나무의 줄기는 짙은 갈색으로 잎의 색깔과 대비돼 중후한 멋이 있습니다. 근래에는 카페 및 가정집의 인테리어 포인트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무나무계열의 잎이 넓은 나무이기 때문에 1m 이상의 크기를 약 3개 이상 놓았을 경우 거실의 공기정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떡갈잎고무나무는 땅에 심었을 때 높이와 폭이 2m 가량까지 자랄 수 있는 나무입니다. 하지만 화분에 심었을 때는 일반적으로 화분의 크기만큼만 자라게 됩니다. 떡갈잎고무나무의 묘목을 심으실 때는 넉넉한 크기의 화분을 선택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나라의 겨울철의 평균 기온이 떡갈잎고무나무가 필요로 하는 기온보다 현저하게 낮으므로 뿌리 주변부를 넉넉한 양의 흙이 감싸고 있는 것이 생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화분에 심으신 뒤에는 해가 잘 드는 곳에 놓아두시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다만 남향의 창가
늦가을 날씨가 너무 좋다! 참아내기 어려웠던 폭염(暴炎)으로 여름을 보내고 나니 이렇게 좋은 가을 날씨가 감동을 안겨줘 잡아두고 싶은 만추(晩秋)의 계절이다. 파란 가을 하늘아래 오색물감을 풀어놓은 듯 온 산은 만산홍엽(滿山紅葉)이 돼 너무 아름답다. 잎을 떨 군 감나무엔 터질 듯 빨간 홍시가 먹음직스럽다. 일찍 수확한 감나무 끝엔 까치밥만 덩그렇게 남아있다. 자연의 선물을 동물과 함께 나눠먹는 인간의 따뜻한 마음을 일찍이 선조들로부터 보고 배우며 실천하고 있다. 시골에 계시는 노모를 찾아가니 텃밭에서 가꾼 호박을 수확해 놓고 아들딸들에게 나눠주려고 하신다. 뒷밭에 심은 총각(總角)무도 된서리에 얼지 않도록 덮어놓으셨다. 넓적한 소쿠리에는 대추와 감을 담장에 올려놓고 가을 햇볕에 말리는 풍경은 풍요로운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가뭄이 심해서 고구마 알이 굵게 영글지 못하고 자잘한 것들을 쪄서 가을볕에 말린 고구마말랭이를 집어 먹으니 꼬들꼬들한 맛이 주전부리 간식으로 너무 좋다. 이웃에 사는 사촌동생은 김장을 담그느라 분주했다. 엄마를 따라온 아이들은 시골 마당에서 장난치며 놀고 있는 웃음소리가 아이들이 많았던 옛날의 농촌풍경과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
모임에서 한 달 전부터 가을 여행을 계획했다. 청주, 음성, 서울 등에서 온 여덟 명의 아낙들이 부석사의 단풍을 보기 위해 영주에서 합류했다. 처음 우리를 반긴 것은 분수공원이다. 인공폭포에서는 하얀 포말이 쏟아지고 분수도 여러 가지 모양으로 시선을 끌었다. 우리는 그 앞에서 저마다의 자세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다. 그 순간만큼은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가 된다. 부석사로 오르는 길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그 길에는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사이좋게 손잡고 있다. 십수 년 전 대학교 학우들과 왔을 때 단풍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황홀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를 생각하며 오늘을 기다렸는데 은행나무는 맨몸으로 서 있다. 땅에서 태어난 몸이라 다시 땅으로 돌아가는 순리이리라. 그러나 단풍나무는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으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어 위로가 됐다. 일주문을 향해 걷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잘 알려진 아름다운 절 부석사를 만나러 가는 마음은 즐겁기만 했다. 부석사 전경이나 부속 건물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최순우 작가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란 수필에서 '사무치게 고마운 아름다움'이
언제 폭염이 있었느냐는 듯이 쌀쌀한 바람에 두꺼운 옷을 꺼내 입는 계절이 왔다. 변덕스러운 계절 따라 이것저것 사야 할 것도 늘어나서 인터넷 사이트를 여기저기 뒤적거리게 된다. 신발을 하나 살까 해서 쇼핑몰의 여러 상품을 검색하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발이 편해서 유명한 외국회사 신발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이 신발회사는 소비자가 한 켤레를 사면 회사에서 한 켤레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부하는 방식으로 판매를 한다. 얼핏 생각하면 적자를 면치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이미 1천만 켤레가 넘는 신발을 판매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불법노동력 착취를 하지 않는 공정무역커피,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화장품,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핸드폰케이스 등 가격은 좀 높지만 사회적 윤리까지 고려하는 착한 소비가 대중을 설득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물건의 품질과 가격만을 따지는 것이 아닌 가치까지 고려하는 똑똑하고 현명한 소비자들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착한 소비는 없을까? 정치후원금 제도라는 것이 있다. 정치후원금은 자신이 지지하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게 후원회를 통해 기부하는 후원금과 개인이 선관
[충북일보]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다. 기사로 쓰기 쉽지 않은 것도 있다. 생각해 봐야 할 일도 있다. 속보 경쟁에서 놓치기 쉬운 것도 물론 있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찾는 일은 더 어렵다. *** 모범적인 ㈜금진 김진현 대표 흥미로운 기사거리는 언제나 기자를 유혹한다. 그런 소재를 만나면 이유 불문하고 좆게 된다.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뉴스 속의 주인공이 속칭 '싸가지 없는 사람'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미워하던 대상을 공개적 비난의 대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반대가 더 좋다. 뉴스 속 주인공이 착한 대상이면 훨씬 기쁘다. 보이는 대로 취재해도 행복해진다. 뉴스는 모함도 칭찬도 아니다. 사실 그대로이다. 기자의 존재 이유도 사실 전달에 있다. 사실을 확인해 글로 전달하는 일이다. 가짜 뉴스가 있으면 끝까지 더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가짜 뉴스는 사회악이다. 요즘 기업인들은 자주 욕을 먹는다. 과한 욕심으로 국가적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물론 아주 특정한 사례다. 대개의 많은 기업인들은 훌륭하다. 국가가 할 일을 대신하는 기업인들도 있다. 때론 개인 돈을 쏟아 부어 사회에 이바지하기도 한
흔히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합니다. 충주교육지원청은 2018년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지혜를 바탕으로 와 혁신, 도약의 새로운 충주 교육 100년을 여는 '충주교육 르네상스'를 출발시켰습니다. 오늘도 행복 배움터를 위해 노력하는 충주 교육을 소개하겠습니다. 첫째, 학생들의 '바른 인성'함양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가 습관을 형성하고, 그 습관이 성격이 되며 그 성격에 따라 운명이 달라집니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 우리 학생들에게 지혜로운 마음과 따뜻한 인성 함양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 학생 모두가 '바른 인성'이라는 씨를 심어야 올곧은 사람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충주교육은 함께 행복한 교육을 위해 학생들이 신나는 학교에서 즐거운 배움으로 따뜻한 품성을 기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둘째, 학생들의 학력을 위한 수업방법 개선에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수업방법 개선을 위해 13명의 유명강사를 섭외하여 관내 중학교를 대상으로 학교로 찾아가는 교실수업 연수, 학생 참여형 수업 활성화 등을 위한 수업포럼 및 수업기술지원연
내 생일은 11월 초순으로 친정어머니가 김장배추를 절여 놓은 상태에서 낳아, 그 당시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던 큰 언니가 김장도 담그고 밥도 지으며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내게 생일은 유년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어머니가 해주신 하얀 쌀밥과 미역국 고등어 자반구이 그 정도이고, 결혼 후는 외식과 작은 아들이 내게 준 선물 몇 가지가 생각난다. 유치원 다닐 때, 온종일 보이지 않더니 작은 선인장으로 꾸민 화분을 들고 왔고, 언젠가는 내가 좋아하는 연보랏빛 국화를 안고 들어오기도 했다. 그리고 내 생애 최고의 선물로 기억되는 것도 그 아이가 고3일 때, 수능을 본 다음날의 생일이었다. 수능시험을 보던 날, 시험 장소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와 온종일 긴장과 초조함에서 보낸 후, 마지막 과목인 제2외국어가 끝나는 오후 6시 15분, 그 전부터 학교에 도착해 사방에 내린 어둠과 함께 서성이는데 거의 30분이 더 경과한 다음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달려가 수고했다며 안아 주고 밖에서 밥을 먹은 뒤, 집에 돌아와 시험지 답안을 맞춰본 결과, 나쁘지 않아 안도의 숨을 쉬면서 난 아이에게 말했다. "넌 이제 시험 끝났으니 찬밥이야. 그리고 내일 엄마생일인데
노을이 진다. 도서관에서 나오자마자 그린 듯 밀려오는 꼭두서니 빛 해일. 풀밭에서는 찌르찌르 귀뚜라미가 울고 해거름 번지는 노을이 꿈결처럼 곱다. 날마다 지는 태양이건만 오늘 따라 왜 그렇게 울먹이는지. 하늘도 저녁이면 지는 하루가 아쉬운 듯 불가마 걸어놓고 내일을 지핀다. 노을은 슬프다. 오늘을 떠나보내는 것은 서러워도 내일을 분만하기 위한 아픔이다. 내일의 태양이 뜨기 위해서는 오늘이 수장되는 아픔을 겪는다. 오늘은 지워지고 새로운 하루가 자리 잡게 될, 낮도 아닌 밤도 아닌 그 시간에 번져가는 이미지가 새삼스럽게 곱다. 저기 붉은 하늘은 빛이 빛을 산란하고 잇따라 또 다른 빛의 산란이다. 바이올리니스트 또한 구슬픈 여운이 손끝으로 전이됐을 테지. 조목조목 짚어가는 4개의 현도 빛깔 다른 슬픔이었기에. 노을은 파장이 짧은 푸른빛은 흩어지고 파장이 긴 붉은 빛깔만 남은 현상이다. 수줍은 듯 꼭두서니 빛이었다가 보랏빛도 살짝 어렸다. 저녁이면 지평선 가라앉는 슬픔 때문에 더 절절했던 것일까. 노을만 보면 까닭 모르게 슬퍼지던 때가 있었다. 괜히 눈물이 나고 홀로 버려진 것 같은 외로움에 시달렸다. 울어도 눈물 한 방울 내비치지…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