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10대 청소년들의 불법 도박이 심각하다. 적극적인 예방교육이 시급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온라인을 통한 불법 도박으로 형사입건 된 피의자가 3만6천850명이다. 이중 10대 청소년이 761명이다. 연도별로는 2015년 133명, 2016년 346명, 지난해엔 107명이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발달로 접근성이 쉬워지면서 무분별하게 노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충북지역 청소년들의 도박도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충북센터 조사 결과도내 재학 청소년의 도박중독 유병률이 높아졌다. 2015년 6.1%에서 올해 두 자릿수를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국평균을 뛰어넘어 상위권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도내 일반인의 도박중독 유병률(3.2%)이 전국평균(5.3%)에 비해 크게 낮은 것과 비교된다. 최근엔 보은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불법 스포츠 토토를 한 혐의로 경찰 수사까지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 학교 학생 20여 명이 불법 도박 사이트에 가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런데도 예방 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소년 도박은 사실상 집계보다 더 많다. 이 같은 청소년 도박문제는 갈취 및 사기 등 2차 범죄로…
지난 여름 한반도는 100년만의 폭염으로 몸살을 앓았다. 기상 전문가들은 올 겨울 폭설이 몰아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최근 나타나는 이상기후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기후변화를 말하고 있다. 국립공원에서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감지할 수 있으며 설악산국립공원 분비나무와 지리산국립공원 구상나무 군락의 집단 고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아고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 맞춰 살아 온 식물들에게 기후변화는 생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도 없어 점차 사라질 수밖에 없는 가련한 운명 앞에 놓여 있다. 소백산국립공원 비로봉 서북쪽 해발 1천200m 이상의 고지대에는 천연기념물 제244호 소백산 주목군락이 있다. 총 33만㎡에 달하는 넓은 면적에 평균 수령이 350년인 주목 2천46본이 자생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주목군락지다. 그동안 중부권에 위치해 기후변화의 영향이 다소 적을 것이라는 이곳에 올해는 폭염으로 인한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무소 직원들은 폭염이 시작된 지난 6월경 주목들이 유난히 시들어 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전체 피해 현황을 육안
[충북일보] 나라가 어지럽다.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가 터진다. 권력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민감한 문제다. 국민의 입장에서도 크게 우려스럽다. 긴급처방책을 내놓아야 한다. 어지러운 상황은 곧 반대급부를 만든다. 우리 정치는 그동안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남이 못해서 반사이익을 얻는 사례가 더 많았다. 살생부(殺生簿)의 유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경착륙은 아닌 연착륙이다. 지지율 80%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대통령은 앞으로 51%의 지지율만 유지해도 국정운용에 큰 지장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면 제1 야당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제1 야당에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서 제1야당이 반사이익을 얻는 기존과는 흐름이 다르다는 얘기다. 자유한국당 안팎에서 살생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살생부는 죽이고 살릴 사람의 이름을 적어 둔 명부(名簿)다. 아주 무시무시한 내용이다. 그동안 당무감사를 통해 윤곽이 잡힌 인적청산 숫자가 '10+α'에 달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주 14~15일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동문서답하기 김경인 충주문향회장 물음의 뜻을 몰라 머뭇거린 게 아니라오 동문서답하는 것도 나름의 화답이려니 물음을 외면한 채 달랑 일상의 한 조각 안부만 새벽이 오는 줄도 모르는 골똘한 순간에 어쩌면 영근 그리움 하나 피겠지요
해마다 이맘때면 가정마다 김장하느라 온 가족이 동원된다. 김장을 마치고 따끈한 삼겹살 수육에 방금 버무린 김치를 곁들여 먹는 때늦은 식사는 고단함을 녹이는 데 부족함이 없다. 수육의 맛도 맛이려니와 서로의 정담으로 그 맛은 배가된다. 맛깔스러운 김장김치를 곁들인 수육을 먹으며 가족끼리 이야기를 나누던 중 사회 초년생인 딸아이가 "아빠 소금이 뭐야?" 라며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요즘 젊은이들이 쓰는 줄임말인가 생각했는데, 들어보니 직장 근처 동주민센터에서 '소금'이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있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정치후원금 홍보 포스터를 보고 한 말이었다. 소중한 정치후원금이라는 홍보 문구에서 첫 글자인 '소'자와 마지막 글자인 '금'자를 부각시켜 정치후원금을 소금에 비유한 것이다. 소금은 우리 몸의 생리적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없어서는 안 될 물질이다. 정치도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소'중한 정치후원'금'이 꼭 필요하다.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정치후원금을 왜 내느냐, 정치후원금은 돈 많은 기업이나 부자가 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정치인이 올바른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바람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고 이를
[충북일보] 오송역세권 개발이 답보상태다. 10년 넘도록 한 걸음도 떼지 못하고 있다. 자칫 백지화 될 수도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송 신도시 전체가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청주시에 따르면 오송역세권 개발은 '오송역세권지구 도시개발 사업 조합'이 맡고 있다. 2016년 5월 31일 청주시에 사업 착공 전 단계인 실시계획 인가를 신청했다. 인가 기한은 오는 31일까지다. 이때까지 인가를 받지 못하면 2015년 8월 7일 지정된 도시개발사업구역(71만3천564㎡)은 해제될 수 있다. 도시개발법상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고시된 날부터 3년 이내에 실시계획을 수립·고시하지 않으면 개발구역은 해제되기 때문이다. 오송역세권 개발은 충북도가 지난 2005년부터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민간사업자 공모에서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결국 지난 2013년 12월 도시개발계획구역(162만3천㎡)에 대한 지구 지정이 해제됐다. 그 뒤 토지주 등이 나서 민간 주도로 사업을 추진했다. 2014년 4월 오송역세권 도시개발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2015년 11월 조합 설립인가도 받았다. 도시개발계획구역도 다시 지정됐다. 환지방식의 역세권 개발사업에 속도가…
[충북일보] 새벽닭이 울었다. 하나씩 주고받았다. 서로 조금씩 아쉽지만 그게 최선이었다. 성과를 하나씩 주고받았다.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상생을 선택했다. 윈윈(WIN WIN) 이었다. *** 충북의 고교 무상급식 합의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은 지난 8월 말부터 고집스럽게 힘겨루기를 했다. 고교 무상급식비 분담비율을 놓고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자율학교 지정과 명문고 육성도 마찬가지였다. 무려 3개월 넘게 그랬다. 상황이 갑자기 바뀌었다. 충북도의회의 선전포고에 두 사람이 손을 들었다.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도와 도교육청에 합의문 작성·제출을 요구했다. 10일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내년도 예산안 보이콧을 예고했다. 으름장은 통했다. 고교 무상급식비 분담비율에 즉각 합의했다. 최근 충북도의회가 한 일 중 최고였다.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은 10일 '초·중·고·특수학교 무상급식 경비'와 '미래인재 육성'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충북도는 분담비율 50% 마지노선을 거둬들였다. 도교육청이 요구한 75.7%까지 늘리기로 했다. 통 큰 양보로 포장했다. 도교육청은 자율학교 지정과 명문고 육성을 포함한 미래인재 육성에
2018년 무술년이 어느새 영영 사라지려 한다. 한 해의 끝에서 희망을 속삭이는 것은 또 다른 한 해의 시작에 거는 기대 때문이다. 혹시 커피에서 행복을 찾고자 한다면, 마땅히 '제4의 물결'이 무엇이냐를 점쳐보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 커피의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개인 뿐 아니라 수많은 카페와 기업들의 생존,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이 달린 중요한 문제로 급부상했다. 거대한 커피의 물결은 준비한 자에게는 '질주의 기회', 방향을 잘못 잡은 자에게는 '영영 헤어날 수 없는 위협'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안주하려 한다면 상대적 박탈감만 키울 뿐이다. 물결이 지난 자리의 고요함이란, 버스에 올라 타지 못한 자가 느끼는 허무함과 다를 바 없다. 많은 사람들이 7~8년 전부터 '한국의 커피 시장은 포화상태다', '지금 커피 사업에 뛰어들면 상투를 잡는 꼴이다', '곧 거품이 꺼진다'는 등 나름대로 견해를 밝혔지만, 모두 틀렸다. 커피의 빅뱅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개인은 시쳇말로 돈도, 기술도, 세력도 약하다. 흔히 "하다 하다 할 게 없으면 카페나 하지"라고 말하지만, 결단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겨울 부자는 쌓아둔 볏가마니와 김장독을 보면 안다. 따스한 보금자리와 먹을거리가 넉넉해야 추운 겨울을 지낼 수 있던 시절이 갑자기 사라졌다. 열 포기 미만으로 하는 일도 '김장 담근다'고 한다. 80년대 말까지도 작게 한다는 집에서 100포기, 식구가 많은 가정에는 500포기를 넘게 하는 일도 많았다. 요즈음에도 김장은 겨울을 알리는 진풍경이다. 김장은 찬바람을 몰고 오는 동장군(冬將軍)을 맞이하는 음식으로 불린다. 오죽했으면 김장하는 날까지 받아 대사로 치렀을까. 절임배추와 무 그리고 갖은 양념을 미리 구비해 놓고 손(厄) 없는 날에 김장을 담갔다. 김장하는 날엔 새참으로 먹을 육류가 펄펄 삶아지고, 아이들은 잔치가 벌어진 냥 즐거워했다. 고모, 이모네까지 총동원돼 김장하던 옛 풍경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김장하는 날에는 집집마다 화목이 피어난다. 원래 김장은 김치 담그는 일을 가리킨다. 겨울철 주식과도 같았던 김장김치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쓰인다. 김치는 '채소의 소금절임'을 의미하는 저(菹)가 기원전 470년경 공자의 '시경'에 제향음식으로 처음 언급됐다. '제민요술' 등 6세기 중엽까지 김치를 가리키는 절임음식으로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
요즘은 제초제의 등장으로 호미가 홀대를 받고 있다. 이에 반해 외국에서는 호미도 한류 바람을 타고 인기가 치솟는단다. 기뻐할 일이다. 매사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행동을 추구하는 나라에서 한국 농기구인 호미의 효용성을 인정한다니 의기양양해 진다. 하다못해 호미도 한류 바람을 타는데 문학이라고 예외가 있으랴. 한강 소설가의 '채식 주의자'가 한국 문인 최초로 세계적 권위인 맨부커 상을 수상했잖은가. 이는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의 탁월한 번역 실력이 일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버라 스미스 역시 소설가 한강과 공동 수상자의 영광을 안게 됐다. 이유는 소설 '채식주의자'에 대한 그의 탁월한 영문 번역 실력 때문이다. 무엇보다 문학적 뉘앙스를 잘 살린 덕분이란 말이 있다. 우리의 언어와 글은 참으로 뜻이 오묘하고 표현이 다양하며 매우 생동적이다. 이런 한글로 외국인들의 정서에 담뿍 스며들도록 번역을 한다는 일은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다. 특히 권대근 평론가는 자신의 저서 '한국의 명 수필 The Art Of the Korean Classic Essay'의 '역자의 말'에서 밝혔듯 문학 작품은 최고의 영작 기술을 요하는 일이기에 여태 한국문단에서 수필
뻐꾸기를 듣다 오탁번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앞산 뻐꾸기가 음정 박자 다 맞춰서 뻐꾹뻐꾹 잘 울다가도 이따끔 뻑, 잘못 울 때가 있다 한참 동안 가만히 있다가 다시 뻐꾹뻐꾹 제대로 운다 그러다가 또 뻑, 틀린다 고놈, 참 촐싹대기는! 오랜만에 읍내에 나가 스테이크에 와인 마시고 온 날 앞산 뻐꾸기는 젓갈 말고 포크로 고기 먹은 내가 배알이 꼴린다는 듯 어럽쇼, 포크 포크, 운다 개개비 둥지에 알 낳은 고년, 참 재빠르기는! 다 저문 노을 아래 가는 귀 먹은 이즘에는 앞산 뻐꾸기가 가다가 또 야릇하게 운다 어린 외손녀 볼 때마다 넌 내 배꼽에서 나왔단다 입 닳도록 거짓부렁 했더니 내 말을 다 엿듣고 나랑 말동무 하자는 듯 글쎄, 뻐꾸기가 배꼽배꼽, 운다 고놈, 참!
교회 첨탑 위 십자가가 장검처럼 꽂혀있는 아침이었다. 리어카에 가득 실린 종이 상자는 노인의 키를 훌쩍 넘고 있었다. 노인의 머리엔 오랜 세월 함께 온 듯한 빛바랜 빨간 챙 모자가 얹혀있고 그 아래 고동색 점퍼가 흐늘거리고 있었다. 점퍼 속엔 검붉은 티셔츠를 입은 듯, 허리춤으로 셔츠 단이 닭 벼슬처럼 삐져나와 있었다. 점퍼 몸통에서 연장된 팔 끝에는 하얀 목장갑이 리어카를 그러쥐고 있었고 그 아래는 얄팍한 검정바지가 바람에 몸을 떨고 있었다. 떨고 있는 바지 단과 슬리퍼 사이에 양말도 신지 않은 붉은 발이 설핏 보였다. 출근 길, 신호등아래 서있던 내 옆에 폐지를 가득 실은 노인이 멈춰 섰다. 회색 칸막이를 친 하늘이 그를 음울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도로에는 바쁜 아침을 지나는 각양각색의 차들로 빼곡했다. 차들은 보이지 않는 끈을 뒤꽁무니에 매단 듯 계속해서 따라오는 차들을 끌고 앞으로 앞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길옆에는 들깨 칼국수 가게와 횟집이 꼭 다문 입처럼 셔터를 내리고 서있었다. 아직 문을 열 때가 아니라는 듯 굳게 닫힌 입술들의 결심은 견고해 보였다. 나는 신호등이 보이는 하얀 사다리 앞에 서서 난로의 불처럼 빛나는 빨간…
나무는 땅에서 거의 뽑혀 있었다. 뿌리의 일부는 허공에서 힘없이 늘어져 있었고 둥치는 꺾여 있었으며 나뭇가지들은 하나 같이 잘려 있었다. 그런데 잘린 나뭇가지마다 시든 잎들이 가득 붙어 있다. 공원조성이라는 개발논리 앞에 속절없이 사라져 가는 나무의 운명. 잘린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시든 잎이 바람에 파르르 떠는 모습은 왠지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언제부턴가 아파트가 들어서고 산이 개발된다는 소식은 들었었다. 그러나 현장이 정확히 그곳이란 건 몰랐다가 오늘 알게 됐다. 여기저기 노란 깃발이 꽂히고 수 십 년 묵은 나무들이 쓰러져 있다. 산 곳곳마다 걸린 안내현수막과 공사흔적이 사실이라 말한다. 삶의 힐링을 위해서라고 했지만 어쩐지 무언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힐링은 치유다. 편협한 생각인지 모르나 힐링은 자연적이어야 순수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순수한 치유가 무엇인가. 인위가 배제된 자연 속에서 스스로 찾는 것이리라. 스스로 찾는 다는 것은 편함을 버리고 수고를 기본으로 한다. 이미 산이 거기 있었고 나무들이 그곳에서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었다고 본다. 물론 사람들이 오르기에 편하게 계단을 만들고 멋있는 상징물을 설치
[충북일보] 안전불감증(安全不感症) 관련 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코레일 관련 철도사고가 잦았다. 최근 한 달도 안 돼 오송역 단전사고 등 10건이나 터졌다. 지난달엔 서울 종로 고시원에서 불이 나 7명이 목숨을 잃었다.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는 시민들의 일상을 마비시켰다. 모두 안전불감증과 관련된 사고였다. 특히 KT아현지사 화재는 많은 경고를 던졌다. 사람, 데이터, 사물 등 모든 것을 연결하는 초연결사회의 뼈대가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했다. 통신망 하나가 무너지면서 모든 걸 마비시켰다. 소방청, 경찰청 등 촌각을 다투는 공공 업무 전산망까지도 모두 멈췄다. 결국 국민들의 안전까지 치명적으로 위협한 셈이다. 충북에서도 지난해 12월 21일 제천 화재참사로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불법건축물 등 안전불감증이 사고를 키웠다. 그런데 사고 발생 1주기를 앞두고 충북도내 곳곳에 불법건축물이 수두룩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도소방본부는 지난 7월부터 도내 화재 취약시설을 대상으로 화재안전특별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568개동에서 법령 중대위반 사항 등 569건을 적발했다. 이 중 불법건축물이 567건이다. 제천 화재참사와 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무대 위에 흐른다. 서치라이트가 무대 위에 도열해 있는 단원들을 환히 비추자 아트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단원들의 눈이 지휘자의 손끝으로 향하고 '쾅쾅' 피아노의 우렁찬 소리가 울리면서 첫 번째 연주곡인 신의 영광이 시작된다. "저 하늘 주의 영광, 찬양하고 만 백성 노래한다" 조용하던 공연장에 50명의 남성들이 뿜어내는 화음이 울려 퍼지면서 긴장감은 어느덧 엄숙하면서도 생동감으로 바뀌어 간다. 남성 합창의 묘미는 역시 웅장함이다. 때론 잦아들 듯 느리고 조용하다가 느닷없이 거대한 파도가 일렁이듯 음률이 객석을 휩쓸고 지날 때면 연주자와 관중들은 이내 함께 호흡하게 된다. 지휘자의 손끝과 연주자들의 입, 관중들의 눈과 귀가 한데 모아지면서 합창으로 행복한 힐링이 시작된다. 두 번째 무대는 한국 가곡이다.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에 곡을 붙인 노래로 우리들의 정서와 잘 어우러져 관객들과 쉽게 동화될 수 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얼마나 역설적이고 자기 희생적인 사랑의 표현인가. 이 시는 완벽하리만큼 이타적인 사랑을 노래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노래를 부를 때면 고도의 절
지방자치제도는 다양성에 대한 인정으로부터 출발한다. 지방자치는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되고 1995년 민선시대가 출범하면서 민주주의와 지역발전에 많은 성과를 거뒀다. 지방자치는 주민의 수요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정책을 스스로 기획하고 추진하면서 지역발전을 추동해오고 있다. 자치분권의 흐름 속에서 지방의 권한이 확대되고, 지역발전과 주민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강해지면서 갈등과 분쟁의 양상은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그린벨트 해제, 접경지역 악취문제, 행정구역과 생활권 불일치로 인한 주민생활 불편 발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앙과 지방간, 지방간, 주민 간 갈등이 유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갈등(葛藤)의 어원은 칡(葛)과 등나무(藤)가 둘이 얽히는 모습에 유래됐다고 한다. 칡 나무는 왼쪽으로 나무를 감아 올라가고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서 이 둘이 쉽게 풀리지 않는 것에 빗댄 것이다. 칡과 등나무의 경쟁은 보통 한 나무가 고사한 후에야 끝을 맺는다. 중앙과 지방, 지방간, 주민간의 갈등 역시 당사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한다면 칡과 등나무처럼 뒤엉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가 없다. 자치분권이 화두가 되는 지금,…
별을 보며 서용례 충북시인협회 내 고향집에 바람이 심장을 내려 놓고 사금파리 같은 마당 한 쪽 햇살이 사립문을 열어준다 오랜만에 죽정이 몸만 남은 어머니와 잠을 청한다 한잠 들다 꿈속인지 어머니 응 지푸라기 같은 머리털이 먼저 대답한다 늦도록 나눠 마신 소주 세월만큼 취하지도 않는 시간이 종종 하늘에 별을 박고 있다 그러나 팔십 노구의 어머니 보살 같은 눈길로 벽에 붙여 놓은 아버지 사진에서 별을 내리고 있다
[충북일보] 대한민국 경제가 '뉴노멀(New Normal)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저성장단계로 진입하면서 계층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불공정성을 드러내는 '갑질'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문제를 만들고 있다. 갑질이란 갑을관계에서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이다.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행위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최근의 여러 사건으로 사회 전반의 화두가 됐다. 과거부터 존재해 왔지만 사회적 약자에 관한 갑질 사례가 화제가 되면서 신조어로 자리 잡았다. 갑질은 주로 상하관계의 특징적 구조에서 출발한다. 직장이든, 기업이든 마찬가지다. 계열화된 산업구조가 만든 일종의 부작용이다. 대기업 중심의 기업생태계에선 대기업이 혁신의 성과를 독식하게 돼 있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갑질이 생긴다. 원도급업체의 하도급업체에 대한 갑질 관행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불공정 거래행위다. 최근 충북에서도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충북도회 신사옥 시공을 맡은 건설회사가 하도급 업체 선정 과정에서 협회 측의 갑질을 주장하고 나섰다. 협회와…
동방이 강림의 속내에 대해 나에게 말했다. '첫째, 지금의 저승세계를 다스리는 행정 시스템은 너무 비효율적이다. 수만 년 전부터 내려오던 방식 그대로이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하는 인간들의 영혼을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둘째, 지금의 저승세계를 이끄는 지도자들은 너무 늙었다.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을 전혀 읽을 줄 모르고 자기방식만 고집하기 때문에 저승세계의 발전이 전혀 없다. 셋째, 저승사자나 인간의 수가 굳이 많을 필요는 없다.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무한의 시간을 좀먹는 대상들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인간세상이나 저승세계는 물론 지옥을 포함한 여러 단계의 조직관리가 심플해 질 수 있다. 더구나 반복되는 윤회의 굴레에서 고통을 받지 않아도 되니 당사자들에게도 좋을 것이다. 즉, 우리 젊은 세대가 나서서 이 시스템을 바꿔보자. 염라대왕에서부터 모든 관리자를 몽땅.' 나는 동방의 이야기를 듣고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물론 강림처사의 말이 틀리다고는 할 수 없어요. 저도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부분이 있긴 하죠." "그래, 그럼 대왕님 자리에 누굴 앉히고 싶다는 겐가?" "누구든 능력이 탁월한 자가 그…
조선시대 치안업무를 담당한 이들이 포교나 포졸이다. 육모방망이를 차고 거리를 나서면 백성들은 죄가 없어도 움찔했다. 육모방망이는 단단한 박달나무로 만들어졌는데 이 방망이로 한번 맞으면 장정이라도 쓰러지거나 선혈이 낭자한다. 건장한 체격의 궁문을 지키는 나졸들은 궁 밖을 헤매는 낯선 사람이 있으면 가차 없이 육모방망이를 휘둘렀다. 성균관 유생들도 대한문 앞에 농성할 때는 나졸들에게 무자비하게 두들겨 맞아 선혈이 낭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전 춘향전의 이몽룡이 거지행색으로 춘향 집을 찾자 월매는 탄식하며 그를 옥중으로 데려간다. 춘향이 그토록 그리던 이몽룡을 면회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월매는 옥을 지키는 나졸에게 엽전을 주고 매수했다. 지방관아에 달린 포졸들은 제대로 급료를 받지 못했다. 아전들에게 붙어 일을 봐주고 곡식을 받았다. 옥은 대부분 사옥(私獄)으로 나졸들이 옥문을 관장했는데 범죄자 가족들이 주는 뇌물을 받아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몽룡이 변사또 생신잔치에 돌연 나타나 암행어사 출도를 외칠 때도 나졸들이 등장했다. 이들이 육모방망이를 휘두르며 들이닥쳐 잔치 상을 뒤엎었다. 중앙에서 어사를 수행
2년 전부터 '10년 일기'를 쓰고 있다. 말 그대로 10년 동안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일기장. 첫 쪽이 1월 1일, 마지막 쪽이 12월 31일로 나뉘고 한 면에 2016년부터 2025년까지 네 줄씩 적을 수 있다. 매일 저녁 잠들기 전 그날 있었던 중요한 일들을 간단히 적는데, 바쁠 때면 주말에 몰아 쓰기도 한다. 빈 공간으로 남겨두면 마치 그 날을 제대로 살지 못한 느낌이다. 기록은 어느덧 내 삶의 일부가 됐다. 지난 여름 홍보담당관에서 보낸 한 장의 공문은 기록에 대해 새삼 음미하게 됐다. 읍·면·동사무소에서 보관하고 있을 법한 옛 사진들을 수집한다는 내용으로, 부면장이 서고 후미진 곳에 놓여 있던 앨범 세 권을 보여줬다. 먼지가 수북이 쌓인 표지를 닦아내고 앨범을 넘겨봤다. 빛이 바래 연갈색을 띤 사진 속에는 40년 전 주택가와 붉은 흙길이 나란히 있고, 페인트 붓으로 쓴 봄맞이 대청소 현수막과 엄정국민학교 봉사대라는 푯말을 든 두 아이, 그 뒤로 여남은 명이 싸리비를 들고 어설픈 빗질을 하고, 네댓 살 코흘리개는 양철지붕 밑에서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다. 사진을 보며 불쑥 든 생각은 40년 전 이 사진 속 주인공들
속말 윤현순 문학저널충북지부장 그립다는 것은 살구가 노랗게 물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말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처음 사 준 가락지를 보며 생각하는 말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생일 선물이라고 사다준 명자나무를 바라보는 것이라는 말 그 나무 꽃이 슬그머니 피고 있다는 말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가지 하나가 내 손가락만큼 자랐다는 말 그래서 하루 중 해질때가 가장 힘들다는 말
[충북일보] 충북의 고교 무상급식이 속칭 '쩐의 전쟁'에 빠졌다.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이 무상급식 비용을 더 내라며 한 치의 양보를 하지 않고 있다. 3년 전 '아이들 밥값'을 놓고 싸운 전력을 되살리고 있다. 당연히 도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도교육청은 첫해부터 고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충북도는 부자 지자체인 서울과 부산도 고교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한다며 내년에 3학년만 하자고 맞서고 있다. 식품비 부담은 50대 50을 주장하고 있다. 분담률을 놓고 치열하게 자존심싸움을 벌이던 지난 2015년 상황이 오버랩(over-lap)되고 있다. 학부모들의 피로감이 고조되고 있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은 충북도의회 각 상임위를 거쳐 오는 7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를 받는다. 이어 오는 14일 369회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하지만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오늘까지도 고교무상급식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내년도 예산안에 서로 다른 내역을 편성하는 우를 범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초·중·고·특수학교 무상급식 예산으로 모두 1천591억 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고교 무상급식 예산이 456억
"한 잔(盞) 먹세 그려. 또 한 잔(盞) 먹세 그려. 꽃 꺾어 산(算) 놓고 무진무진(無盡無盡) 먹세 그려." 송강 정철의 '장진주사(將進酒辭)'의 첫 구절이다. 현대판 건배사다. 드디어 12월이다. 우리는 연말 모임에서 자주 건배사를 듣는다. 우리는 건배사를 하며 세월의 흐름, 즉 시간에 대한 나이의 빠르기에 대해서 고개를 끄덕인다. "벌써 12월이야. 또 한 살 먹는구나. 아니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지? 세월 참 빠르지 않니?" 시간은 10대엔 시속 10㎞, 20대엔 20㎞, 30대엔 30㎞, 40대엔 40㎞, 50대엔 50㎞, 60대엔 60㎞로 달린다. 그러고 보니 나의 시간은 40㎞로 달리고 있다. 어린 시절에 살던 동네를 어른이 돼 찾아가 보면 거리들이 옛날에 생각했던 것보다 좁아 보인다. 골목길, 학교, 광장, 공원 등 모든 것이 옛날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버린 것 같다. 한 번이라도 오랜만에 자신이 다니던 초등학교를 찾아본 사람이라면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잠시나마 기억이라는 게 참 묘하다고 느끼게 되리라. 세월의 문제는 곧 기억의 문제다. 어렸을 때 사람들은 주관적으로든 객관적으로든 완전히 새로운…
첫 번째, 어울리지 않게 환경오염을 걱정하며 내일은 터미널까지 버스를 타고 가야지 다짐하고 잠들었지만 역시나 늦잠. 차키를 들고 뛰었다. 두 번째, 비몽사몽 시외버스를 간신히 타고 부모님께 연락을 드린다는 게 백 명이 넘는 인원의 단체채팅방에 글을 남겼다. 심지어 그 실수를 며칠이 지나고서야 알았다. 아뿔싸! (이 지면을 빌려 주말 새벽 저의 만행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세 번째, 오늘 낙지볶음은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양념을 얼마나 넣었는지 적어두는 걸 까먹었다. 내 하루의 실수담이다. 몇 개 더 적을 수도 있지만 부끄러움에 참는다. 오늘 또는 어제 독자 여러분은 어떤 실수들을 하며 하루를 보내셨는지 궁금해진다. 누가 더 민망하거나 심각한 실수를 했는지 내기를 한다면 최종 승자의 실수는 대체 무슨 내용일까를 궁금해 하는 것은 나밖에 없으려나. 그렇다면 실수했다면 실패한 걸까? 예전 즐겨보던 TV 프로그램에서는 실수와 실패의 차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길을 가다가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났는데 전화번호를 물어보지 못한 것은 '실수'이지만, 물어봤는데 거절당했다면 그것은 '실패'란다. 즉, '실수'는 '과정'의 문제로,…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