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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수필가

 요즘은 제초제의 등장으로 호미가 홀대를 받고 있다. 이에 반해 외국에서는 호미도 한류 바람을 타고 인기가 치솟는단다. 기뻐할 일이다. 매사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행동을 추구하는 나라에서 한국 농기구인 호미의 효용성을 인정한다니 의기양양해 진다.

 하다못해 호미도 한류 바람을 타는데 문학이라고 예외가 있으랴. 한강 소설가의 '채식 주의자'가 한국 문인 최초로 세계적 권위인 맨부커 상을 수상했잖은가. 이는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의 탁월한 번역 실력이 일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버라 스미스 역시 소설가 한강과 공동 수상자의 영광을 안게 됐다. 이유는 소설 '채식주의자'에 대한 그의 탁월한 영문 번역 실력 때문이다. 무엇보다 문학적 뉘앙스를 잘 살린 덕분이란 말이 있다.

 우리의 언어와 글은 참으로 뜻이 오묘하고 표현이 다양하며 매우 생동적이다. 이런 한글로 외국인들의 정서에 담뿍 스며들도록 번역을 한다는 일은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다. 특히 권대근 평론가는 자신의 저서 '한국의 명 수필 The Art Of the Korean Classic Essay'의 '역자의 말'에서 밝혔듯 문학 작품은 최고의 영작 기술을 요하는 일이기에 여태 한국문단에서 수필 영문번역에 선뜻 나선 사람이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권대근 평론가는 이번에 남다른 큰일을 해냈다. 우리 한국 문단에서 활동하는 수필가들의 수필을 영문 번역한 게 그것이다.

 이런 생각에서인지 최근에 번역된 권대근 평론가의 저서 '한국의 명 수필 The Art Of the Korean Classic Essay'이란 수필 영문 번역서가 예사롭지 않다. 이 영문 수필 번역서엔 피천득, 유안진 등 유명 문인들 글과 한국본격수필가협회 회원인 송명화, 김정애 등 총 스물여덟 명의 문인들 작품이 수록돼 있다.

 이 책에 실린 수필 작품마다 권대근 평론가의 뛰어난 감수성의 필체로 영문 번역돼 있어 눈길을 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작가들 심리적 풍경을 권대근 평론가의 적확한 언어로 번역을 해냈다는 점이다. 권대근 평론가의 아름다운 감성과 직역, 의역을 제대로 조율하며 그야말로 문학적 뉘앙스가 한껏 배인 고된 영문 번역 작업 혜택을 필자도 받아 수필 '애첩'이 이 책에 수록됐다.

 이 사실을 밝히는 이유는 우리나라 최초로 영문 번역된 수필서이기도 하지만, 이 책이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도서관 및 달라스, 캐롤톤, 플래노, 콜로니 도서관으로 발송돼 비치될 예정이어서이다. 또한 미국의 하버드 대학, 코넬 대학,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하와이 대학, 남가주 대학 등 7개 대학과 영국, 캐나다 토론토 대학 도서관으로도 책을 보낼 것이라고 한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 영문 수필 번역서엔 한국적인 정서가 수필마다 고스란히 녹아있다. 하여 외국인들이 그 수필을 읽으며 심금의 부딪힘은 물론, 한국에 좀 더 친근감을 느껴 우리나라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듯해 이 책에 수록된 저자 중 한 사람으로서 마냥 흐뭇하다.

 문학만큼 인간의 영혼을 사로잡는 예술도 극히 드물다. 특히 수필은 작자 자신이 경험한 것을 진솔하게 토로하는 문학이다. 이때 작자의 심적나상(心的裸像)까지 표현되기에 한 편의 명작 수필이 안겨주는 감흥은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권대근 평론가의 영문 번역에 힘입어 이러한 한국 수필 문학이 세계화에 도전하여 문단사상 최초로 수필 영문 번역서로써 외국 서점 및 도서관, 대학교 도서관 등에 선을 보이게 됐다. 이것이 물꼬가 되어 그동안 미처 세계화를 꿈꾸지 못했던 많은 작가들과 그들이 창작한 문학이 향후 날개를 달게 될 것 같아 참으로 기쁘다. 새해엔 수필뿐만 아니라 한국문학 전 장르가 영문 번역에 의하여 많은 작가들이 한국문학 세계화 구축에 동참하기를 감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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