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나 방송에서 세상을 풍자(諷刺)하거나 함축(含蓄)된 성어(成語)로 뜻을 전달 할 때 고사성어를 자주 사용한다. 1990년대 정치권에서 만들어져 현재까지 쓰이고 있는 말 중에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앞글자로 만든 '내로남불'이 있다. '내'와 '남'은 고유어이고 '로'는 로맨스(Romance)로 영어이며, 불륜(不倫)은 한자어이다. 한마디로 고사성어가 아닌 혼합(混合)된 사자성어라 할 수 있다. 주로 남이 할 때는 비난하던 행위를 자신이 할 때는 변명을 하면서까지 합리화하는 모습을 지칭하는 말로 남에겐 엄격하나 자신에겐 자비로운 태도(자기합리화)를 일컫는 말이다. 똑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과 타인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중 잣대를 가진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남은 비난하지만 자신에게는 너그러운 사람을 일컫는다. 비슷한 의미를 가진 사자성어에는 '나는 옳고 다른 이는 그르다'라는 뜻을 가진 '아시타비(我是他比)'가 있다. 고사성어는 역사적 사건이나 일화를 압축한 교훈적인 내용이 담겨있는 넉자로 만든 한문문구(文句)로 단행본이 나올 정도로 많다. 역사적 인물에서 유래한 것도 많고, 어떤 사건에서 유래한 고사성어가 대부분이다.
또 한해가 저물어 간다. 앞으로 보름만 지나면 기해년(己亥年) 새해다. 매년 이 무렵 거리는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려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한 해 동안 고마웠던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나누고 싶으니 이는 인지상정일 것이다.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망설이다 '식사나 한 번 하시죠' 청해보지만 서로가 바쁜 때라 고맙다는 미소만 나눌 뿐 많은 사람 중에 한두 사람과 자리를 같이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런데 올 연말 나는 꼭 만나고 싶었던 반가운 사람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김거사(金居士). 그는 시골 낡은 농가주택을 개조한 조그만 집에 살면서 농사를 조금 지어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남을 도우면서 사는 사람이다. 어릴 적 가정형편이 어려워 정규학교 공부도 제대로 못한 그는 서당을 다녀 서예와 한학을 익혔다. 그 때 배운 서예실력을 발휘해 사군자 한시 가훈을 족자로 만들어 팔러 다닌다. 그는 그 돈 몽땅을 불우한 사람을 돕는데 쓴다. 홀몸노인을 돕기도 하고 소년소녀가장을 돕기도 하고 불우시설에 작은 정성을 보태기도 한다. 심지어 얼마 되지 않는 전답에서 거둬들인 곡식과 자식들이 보내준 용돈도 어려운 사람과 나눈다. 그의 별명 김거사는 내
들길 최종진 충북시인협회 오소소 서늘한 바람에 이적지 느껴보지 못한 아릿한 그리움이 연신 다가오고 있네 산 그리메 기일게 황금 논둑길에 걸터앉고 고추잠자리 허공을 맴돌면 오도마니 서서 마구 머리칼을 흩날리고 싶은 녹작지근하게 시작된 가을 앓이 그래 꼭 이맘때지 설레던 열아홉 살 분홍색 봉투 하나 멋쩍게 건네주고 들입다 가을 속으로 달아나던 단발머리 그 애가 오늘따라 화들짝 살아나는 건 아! 이 좋은 바람 탓일까? 저 바라보기도 아득한 들길 탓일까? 또 어지럼증이 도지고 있네
[충북일보] 비수도권 지역의 인재풀이 갈수록 얕아지고 있다. 인재의 재능 격차도 수도권과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역인재의 수도권 집중 탓이다. 협소하고 얕은 인재 풀은 요소요소에 적합한 조건을 갖춘 인적자원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재가 체계적으로 육성되거나 관리되지 않았다는 증거이자 증명이다. 정치나 관료사회에만 해당되는 사례가 아니다. 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충북 출신이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충북도내 중·고등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전국 최저 수준이다. 지난 2014년을 기점으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2~2013년 중학교 3학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1.1%였다.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그러다가 2014년 1.7%로 높아졌다. 그 뒤부터 2015년 1.9%, 2016년 2.4%로 매년 증가했다. 중학교 보통학력 이상 비율도 심상치 않다. 2012년 79.7%(전국 74.8%), 2013년 81.7%(〃 75.8%)로 이때까지는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2015년 74.0%(〃 71.1%)로 격차가 좁혀지더니 2016년…
서랍을 정리하다 말고 방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았다. 차곡차곡 포개진 수첩들이 눈에 들어와서다. 어느 해는 하늘색으로, 어느 해는 갈색으로 압축된 지난날들이 한 뼘이 넘는다. 맨 위에 있는 수첩을 펼쳐본다. 수첩 곳곳에는 여행의 흔적, 기념일의 분위기, 우울한 날의 표정까지 삶의 부스러기들이 마른 잎사귀처럼 납작하게 눌러져 있다. 단정한 글씨는 고요하게 맑은 마음이었을 테고, 휘갈긴 글씨는 찌뿌둥하게 흐린 마음이었을 테다. 뒷장으로 넘어갈수록 수첩은 여백이 많아진다. 새해에 가졌던 야무진 마음이 헐거워진 탓이리라. 몇 장 더 넘기자 눈에 익은 이름과 연락처가 길게 나열돼 있다. 일전에 구호활동가인 한비야 씨의 글을 읽으며 몹시 공감한 적이 있다. 한 해의 마지막을 묵은 짐 정리와 마음 정리로 마무리한다는 내용이었다. 연말에 그 해 쓴 일기를 읽으며 감사할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용서를 구할 사람에게 직접 용서를 구하고, 용서할 사람은 통 크게 용서한단다. 상대에게 직접 용서를 구한다는 그녀가 매우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해를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 맞는 새해는 얼마나 개운하고 홀가분할까. 나도 나만의 송년 의식이 있긴…
벼락을 맞았나 보다. 선 채로 까맣게 타버렸다. 바람 부는 산에서 가뜩이나 살풍경한데 만약에 오동나무였다면 장인들이 환상의 나무로 친다는 가야금의 소재가 되겠지 싶어 묘한 느낌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일이고, 장인들은 돌 틈에서 말라 죽은 오동나무 즉 석상오동(石上梧桐)을 찾아 만들면서 아쉬움을 달래지 않았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돌막에 뿌리박은 것도 모자라 뒤틀린 채 자라야 했던 오동나무 한그루. 본 적도 없지만 좋은 소리는 모름지기 그렇게 나온다. 돌 틈에서 하루인들 편했을까마는 그 때문에 자기만의 음정을 창출하게 됐다. 명품 악기의 소재가 되는 나무일수록 춥고 건조한 지역에서 자란다. 돌 틈에서도 능히 견디는 석상오동은 가히 신비적 존재려니와 벼락까지 맞은 나무라면 더더욱 금상첨화라는 뜻이었겠다. 벼락 맞은 나무로 최고 좋은 가야금을 만들 수 있다니 믿기지 않는 중에도 그럴싸하다. 어쩌다 가야금 산조를 들을 때의 그, 줄이라도 끊어질 듯 격한 휘몰이와 자진모리가 춤추듯 고빗사위를 넘기는 것 또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는 이미지 여전했다. 줄과 줄 사이를 넘나드는 빠른 가락이야말로 엄청난 힘으로 내리치는 서슬 그대
교육청에서 근무할 때 정부 관료와 좌담을 가질 기회가 있었다. 저녁 후 편하게 이어진 자리에서 계속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자기는 워크홀릭이라고 얼핏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렇다면 그토록 좋아서인지 아니면 승진용 업무평정 때문에 벌려놓은 일의 마무리는 누가 하며 혹 수반될지 모르는 뒤 책임은 누가 지느냐는 질문에 '글쎄요. 누군가가 책임지지 않겠어요?'란다. 한강 발원지 탐사로 전국 학생 탐사단이 조직됐는데 충북 학생 인솔 차 도청 공무원과 함께 참가했을 때의 일이다. 답사 후 며칠이 지나 어느 정도 친근해진 저녁 자리에서 타 시·도 공무원이 '우리 도청 공무원들이 죽어라 일하는 것이 도민들을 위해 일하는지 도지사를 위해 일하는지 헷갈린다'고 한마디 한다. 그 말을 들으며 '우리가 교육청에서 밤 12시 퇴근을 밥 먹듯이 하면서 일하는 것이 과연 교사와 학생 등 학교 구성원을 위한 것인지 교육감과 교육부 평가 대비 때문이었던가?' 자문하게 됐다. 도민의 생활 향상을 위한 각종 정책이라면 일과 더불어 보람을 느낄 것이고, 도지사와 교육감의 재선을 위한 선심성 정책이라면 다만 비용과 시간 낭비일 뿐 아니라 후세에 부끄럽고 무책임한 짓이라는 말에 좌중이 고개
일정한 공익 목적을 위해 재산을 기부하는 행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의하는 '기부행위'의 뜻이다. 연말이 다가오면 뉴스나 신문에서 미담으로 소개되는 일이며, 우리 사회가 미덕으로 삼는 일이다. 더욱이 기부행위를 행하는 사람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이라면 사전에서 정의하고 있는 '기부행위'는 더욱 장려돼야 할 일이 아닐까? 그럼에도 '공직선거법'에서는 정치인의 기부행위를 상시제한하고 있는데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공직선거법' 112조에서는 기부행위를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대해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규정된 기부행위는 왜 정치인에게 상시 제한되는 것일까? 대법원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이 위와 같이 기부행위를 제한기간 없이 원칙적으로 금지하게 된 이유가… (중략) 이를 허용할 경우 선거 자체가 후보자의 인물·식견 및 정책 등
고욤나무 풍장風葬에 들다 정연덕 충북시인협회 고문 그 옛날 5대 조부께서 심었다는 수백 년 살아온 모습 또 다른 얼굴로 자리를 지키던 고염나무 풍장에 들다 아무 미련 없이 몸을 풀어헤치고 바람 끝에 옷 한 벌 없이 나서나 텅 빈 하늘을 올려다보아도 그 모습은 산 너울 건너온 자태로 갈림길이 어디인가 알 수가 없네 이빨 빠진 입을 벌리고서 이빨 사이에 낀 태양을 훌훌 털고 세월의 말기를 접나 바람에 와르르 무너져 내려 쥐똥나무 숲길 나와 겨울 강을 건너 나 함께 땅을 지키며 웃음을 나누고 때로는 슬픔도 함께 새기며 지켰던 허물어진 집터 텃밭머리에서 우리들 돌아오길 기다리며 버틴 그 많은 사연들 무너져 내리고 있다 낡고 마른 가슴 어디 두고 바람 불고 하늘 흐린 날 떠나는가
첫 눈이 온다. 창가에 서서 분분설을 바라본다. 부드러운 깃털 같은 것들이 나폴 나폴 날린다. 하얀 영혼이라도 있는 겐가. 대체 어디로부터 끝없이 내려와 이처럼 사람을 심란하게 하는가. 눈은, 낭만을 주고 하얀 마음이 되게 하고, 별 조각처럼 흩어진 하얀 추억들을 불러낸다. 눈이 내리면, 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잊히지 않는 과거 일들이 떠오른다. 젊은 날 눈처럼 하얗고 순수했던 내 몸짓들이 생각난다. 얼굴 한 번 못 본채 첫사랑을 보내고 가슴이 허허롭던 그해 겨울이었다. 그날따라 동전만한 눈이 종일 비처럼 퍼부었다. 약속한 적 없으나 누구라도 만날 것만 같아 집을 나섰다. 그날 밖으로 나오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으니, 세상을 하얗게 덮은 눈 때문이었다. 장터 빵집 '맛나당'에 들어섰다. '어? 이게 누구야. 이렇게 만난 행운은 눈이 주는 선물이야!' 한 남자 선배가 오버액션을 하며 다가와 반겨줬다. 예나 지금이나 눈은 나를 낭만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기역자로 생긴 난로 함석 연통에 두 손을 녹인 후, 그와 마주 앉아 성냥개비를 쌓으며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나눴다. 탑처럼 쌓다 허물어지면 큰소리로 웃곤 했다. 무슨 대화를 했는지 생각나지 않지만 제
원시를 생각하면 약육강식으로 보통 정의를 내린다. 사회가 진화되기 위해서는 약자는 밥이 되고 강자는 섭취한다는 것인데 생존경쟁에서 밀리는 약자는 자연히 포식자의 먹이로 전락되고 강자의 지배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연의 이치이고 국가적으로도 강국이 약소국을 지배를 해야 한다는 원리까지도 만들었다. 원시시대 인류의 조상이라 일컫는 유인원들이 있었다. 크로마뇽인은 인류의 시조로 알려져 있다. 지금의 인류와 유사한 체형과 뇌 용량을 가지고 있었으며 사회적 구성도 됐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인류의 기원으로 예술활동과 시신을 매장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으로 사후세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왜 그들은 사후를 주장했을까? 그들보다 강력한 체형과 턱을 가진 네안데르탈인이 있었다. 단순 개체의 힘에서 본다면 강자였던 네안데르탈인은 같은 먹이를 먹고 사냥하던 포식자의 위치였으니 크로마뇽인을 쫓아내거나 그들을 지배했어야 했겠지만 알 수 없게도 약 3만 년 전을 기점으로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했다. 이것을 두고, 조직을 이루기 위한 재미있는 가설이 등장한다. 네안데르탈인은 유인원들과 같이 스킨 십을 통해 무리를 이루고 조직을 이끌게 됐는데…
지난 10일은 세계 인권선언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2차 대전의 잔혹상은 세계의 양심에 커다란 충격을 줬고, 이에 대한 자성과 반성으로 유엔에서는 인권위원회를 설립하고, 8개국으로 구성된 준비 위원회에서 초안을 마련해 최종적으로 1948년 12월 10일 유엔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문을 선포했다. 이 선언문에 명시된 모든 권리들은 모든 사람이 언제나 향유할 수 있어야 하고, 인간의 존엄과 정의라는 인식에 기초한 것으로 지역적 전통이나 가치보다 우선하는 보편적 원칙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권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유엔의 인권전문가들은 한국의 인권상황 악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해 왔고, 실제로 등급 심사 보류의 위기를 수차례 겪기도 했다. 특히 성소수자 차별철폐, 양심적 병역거부자 석방 및 사면, 평화로운 집회결사의 자유 보장은 권고 사항의 단골 메뉴였다. 올 6월 헌법재판소는 병역의 종류를 규정하는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로 판단했다. 이어 11월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양심적 병역거부는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례를 썼다. 판결 이후 그동안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입영이나 집총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하급심에서 무죄 선고가 늘
[충북일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정치권의 전선에도 변화가 생겼다. '거대 양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대 야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에서 '민주 대 야 3당 대 한국당'으로 구도가 바뀌었다. 민주당은 내년 1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선거제 개혁안에 합의키로 했다. 그런 다음 내년 2월 임시국회 처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야 3당을 달래고 선거제 논의를 복원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어찌됐든 선거제 개편의 구체적 일정을 제시한 건 환영할만하다. 물론 구체적인 선거제 논의는 아직 첩첩산중이다. 야 3당은 민주당 제안에 만족스러워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한국당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합의안을 우선 만들어 오라고 요구했다. 충북에선 바른미래당 충북도당이 목소리를 높였다. 청주 성안길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했다. 김수민(비례) 의원은 "기득권 양당이 본인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서 국민들의 열망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막고 있다"며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고 더 나은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 국민에게 돌아가는 정치 서비스가 선진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국회에서 더 논의가 돼야 한다"
지난주 보은문화회관에서는 청년 안무가로 충북 지역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춤꾼 김태건의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김태건은 '한 겨울밤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Classic·Modern Ballet'이라는 주제로, 1부 클래식발레는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의 '해적'과 '돈키호테'를 선보였다. '해적'은 노예로 팔려가는 그리스의 소녀 메도라와 그녀를 구하는 해적 콘라드 그리고 그의 부하인 알 리가 등장한다. 프티파는 이들의 3인무를 2인무로 새롭게 각색했다. '돈키호테'는 돈키호테와 산초가 주인공이 아닌 밝고 명랑한 소녀 키테리아와 순박한 청년 이발사 바질의 사랑 이야기이다. 두 작품은 발레의 상징인 튀튀를 입은 발레리나가 날아오르면서 남성 발레리노와 회전, 균형, 도약으로 파드뒤(Pas de deux:2인무)의 아름다움을 선보였다. 세계 유수의 발레단에서 한국인들이 주역을 맡고 있는 만큼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있는 한국발레를 만나볼 수 있었다. 2부 김태건의 창작발레 '사람의 바다'는 사람이 공동체 속에서 강해지고 뛰어난 발전을 이룩했지만 최근 들어 개인 이기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지고 윤리의식보다는 자기만족이 중요해지면서 일어날…
석양 노영숙 백석대학교 겸임교수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는 찬란한 생명의 빛이여 겨울 하늘에 고운 색깔로 불타는 홍염 꿈틀거리며 검푸른 바다 속으로 뛰어 든다 아주 먼 옛날 스스로 빛을 내어 모든 생명의 안식처로 명명된 바다 그 넓은 바다위에 온 몸 불꽃으로 포효한다 쉬지 않고 출렁이는 신비로운 벅찬 소리 거대한 불꽃도 알지 못하는 아름다운 서쪽하늘 오묘한 빛깔의 눈부신 황홀함이라 홀연 수평선 너머 사라지는 둥근 불덩이 금빛을 내며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을 찾아 평온함 내어주고 그 분의 능력 안으로 들어간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어느덧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 법은 공무를 수행하는 공직자뿐만 아니라 부정행위를 하는 국민도 함께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담고 있어 공직자와 함께 국민도 시행되기 전에 자세히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잘 모르고 있다가 본인은 선의로 한 행동이 이 법에 위반돼 범죄자로 내몰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가·지방공무원, 공직유관단체·임직원, 학교 교직원, 언론사대표·임직원, 전체 배우자 그 외 일반국민 등 약 400만 명 이상이 적용대상이다. 초기 '청탁금지법'은 3·5·10 규칙으로 식사, 다과, 주류, 음료 등 음식물은 3만 원, 금전 및 음식물을 제외한 선물은 5만 원, 축의금, 조의금 등 부조금과 화한, 조화를 포함한 경조사비는 10만 원 기준으로 정했었다. 그러나 2017년 12월, 선물 상한액은 농수축산물에 한해 10만 원으로 오르고 경조사비는 5만 원으로 낮아지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이에 따르면 선물비의 경우 상한액을 5만 원으로 유지하되 농축수산물(화훼 포함)에 한해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상향한다. 여기에는 농수축산물 원재료가 50% 이상인 가공품도 함
12월은 소득세의 연말정산 시즌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세금을 환급받기도 하고, 때로는 추가 납부하기도 한다. 그런데 '13월의 보너스'라는 말은 맞지 않는 표현이다. 왜냐하면, 소득에 따라 내야할 세금총액 중에서 미리 낸 세금(원천징수액)을 차감하고 결정세액에 미치지 못하면 추가납부(+세금), 부족하면 환급(-세금)을 받기 때문이다. 납세자 입장에서는 이자를 고려하면 중간예납금을 적게 내고 연말정산 때, 추가로 납부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세무당국으로서는 뜻하지 않게 '세금 폭탄'이라는 원성을 듣게 되고, 정권에 부담을 줘 위기가 된다. 그럴 바에야 원천징수액을 미리 많이 부과하고 연말정산 때에 돌려주는 것이 납세자들에게 '공돈이 생겼다'는 좋은 인상을 주게 된다. 이를 모르는 납세자들은 '13월의 보너스'를 받았다고 좋아하지만, 사실은 좋아할 일이 아니라 억울해 해야 맞다. 과다 징수한 세금을 돌려받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세금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세금징수 주체에 따라 국세와 지방세, 담세자와 납세자의 일치 여부에 따라 직접세와 간접세, 과세금액에 따른 세율에 따라 비례세, 누진세 및 역진세로 구분된다. 조세저항의 측면에서 직접세
정신없이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 시간사용은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자기에게 주어진 남과 같은 24시간의 자원을 스스로 결정하거나 통제 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발생하는 '시간 빈곤' 문제는 불평등 구조에서 기인한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필요한 필수적인 활동. 즉, 전체인구의 총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중위값의 1.5배에서 2배 이상인 경우를 시간 빈곤으로 정의한다. 168시간이라는 1주일의 시간동안 우리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주당 노동시간이 휴일 포함 최대 52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 남은 116시간 중 자신만을 위해 여가에 쓸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 자료를 보면 2014년 기준 잠을 자고 밥을 먹고 개인생활에 필요한 필수적인 시간은 주 89시간 정도다. 남는 시간은 겨우 27시간이다. OECD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일을 많이 하고, 직장으로 학교로 가는 시간이 가장 긴 우리나라에서 27시간은 오로지 개인이 향유할 수 있는 시간이기나 할까싶다. 집안일도 해야 하고 자녀들도 돌봐야 하는 시간이 대부분일 것이다. 여행도 하고 싶고 취미생활이나 문화를 즐기고 싶지만 돌이켜보건대 딱히 하고 싶은 취
뒷산 숲의 몸이 날로 헐거워지고 있습니다. 나무들 사이 들어찼던 잎새들 다 떨궈지고 보니 산의 능선은 더욱 뚜렷해지고,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의 골계미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헐벗은 겨울나무들이라지만, 그 나뭇가지들의 섬세한 조형미를 감상하는 특별한 즐거움을 주기도 합니다. "좋은 건축은 공간을 잘 비워내는 일이다." 하늘 공간을 구획하는 겨울 나뭇가지의 선들을 바라보노라니 어디선가 읽은 구절이 생각납니다. 아무래도 겨울은 비움의 철학을 숙고하게 되나 봅니다. '마음을 비워라.' 유가나 도가, 혹은 어느 무협 영화에서 검의 고수가 깨달음을 통해 진일보된 상승의 도법을 구사하기 위해 흔히 고뇌하는 것 중 하나가 마음을 비우라는 것이죠. 명상과 접목된 신체 운동인 요가는 결국 끊임없이 흘려보내고 비우는 연습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이는 호흡에서 시작됩니다.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는 것이죠. 이 중에서도 요가는 우선 내쉬는 숨에 초점을 맞춘다고 합니다. 그만큼 비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요. 먼저 내 안의 공기를 비워내면 자연스럽게 신선한 공기가 다시 흘러드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스님 한 분을 만나 차를 나눴어요. 그분은 참된 행복을…
[충북일보] 충북지역 전체 학생들이 내년부터 무상급식 혜택을 받게 됐다. 초·중생은 물론 고교생들까지 점심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열렸다.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이 마침내 고교 무상급식비용 논쟁을 끝냈기 때문이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정말 극적으로 합의했다. 지난 10일 '초·중·고·특수학교 무상급식 경비'와 '미래인재 육성'에 관한 합의서를 교환했다. 두 기관에 향한 충북도의회의의 강력한 합의 종용 이 힘을 발휘했다. 고교 무상급식 시행은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의 6·13 지방선거 공약이었다. 하지만 공약의 실현에도 씁쓸한 뒷맛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무상급식 합의를 두고 두 기관이 전제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단 무산위기를 넘겨 다행이다.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은 긴 갈등에도 해를 넘기지 않아 서로 체면을 세웠다.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돼 신뢰도 쌓았다. 초중고 무상급식은 정치권의 포퓰리즘 논쟁으로 시작했다. 각 당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 주장이 달랐다. 지역별로 또는 단체장별로 달랐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장의 정당에 따라 시행시기가 서로 달랐다. 지역 간 편차도 생겼다. 하지만 지금은 보편적 제도로 자리를 잡아
[충북일보]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서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 줄어든 반면 최상위 20%는 8.8%나 늘었다. 한국갤럽이 12월 4~6일 실시한 경제전망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도는 작년 5월 취임 이후 가장 낮은 49%를 기록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수시로 진행되는 '남북관계' 대형 이벤트가 추락하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으나, '약발'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응답자들이 긍정 평가의 가장 주된 이유로 든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약 1개월 전인 11월 6~8일 조사에서 35%였으나, 이번에는 25%로 낮아졌다. 반면 부정 평가 이유 1순위로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을 꼽은 비율은 47%에서 49%로 높아졌다. 특히 자영업자와 소득 하위계층, 정치적 편향성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 무당층(無黨層) 등은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부정·긍정 응답률이 각각 자영업자는 51%·43%, 하위층은 44%·39%, 무당층은 49%·26%였다. 필자
얼굴 정진헌 건국대학교 교수 사람들은 각자의 얼굴에 세상을 그리며 살아간다 서로의 얼굴에는 보이지 않는 하루하루의 삶이 묻어 있다 11월 말 논문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향하는 새벽 길 간혹 마주하는 행인들의 얼굴에 나의 하루는 취기가 오른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나는 잠시 침묵한다 거울에 비친 검은 얼굴 하루하루를 세상에 묻고 사는 내가 미워지는 날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은 대체로 세가지 속성을 갖는다. 첫째, 최고의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형제간에도 부자지간에도 서슴없이 목숨까지 뺏기가 일쑤다. 둘째는 역시 부자나 형제 사이에도 권력은 나눠 갖지 않고 혼자 독점하다가 사달을 일으킨다. 셋째는 일단 한번 권력을 손에 잡으면 목숨을 걸고 놓지 않으려고 또한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형제조차 잔혹하게 목숨을 끊어 놓는다. 그에 딱 들어맞는 충격적인 예를 들기 위해 이방원의 왕자의 난, 어린 장조카의 왕위를 찬탈한 세조의 쿠테타, 멀쩡한 광해군을 몰아낸 서인들의 인조반정 들을 제치고 멀고 먼 타국만리에서 찾아본다. 인도 남쪽에 위치한, 한국 영토의 3분의 1쯤 되고 인구는 2천200만 명으로 오랫동안 네델란드, 포루투칼, 프랑스, 영국의 지배를 받은 가난한 나라 스리랑카. 그 나라 시기리아 지방에는 해발 375m쯤 되는 바위산이 있는데 그곳에서 일어난 피묻은 이야기다. 약 1천500년전 그 나라 카샤파왕이 바로 그 역사의 주인공이었다. 그는 선왕의 장남으로 태어났고 청년이 되자 씩씩하고 건장해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장차 국왕이 되고자 하는 들끓는 욕망과 철석같은 권력욕을 가슴
며칠 전 지역 뉴스를 보던 사람은 깜짝 놀랐을 것이다. 김병우 교육감이 격양된 어조로 이시종 지사를 공격했기 때문이다. 고교무상급식, 자사고, 잡 월드 등 충북도와 갈등 중인 문제에 대해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결국 도가 양보하는 하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명문고 해석 차이 등 후유증은 여전해 보인다. 도지사와 교육감의 대립 후유증도 적잖은데 한범덕 청주시장까지 야구장 공약파기 문제 등으로 이시종 지사와 불편하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런 뉴스를 들을 때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란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도지사, 교육감, 청주시장이 모두 진보성향이니 찰떡공조를 과시해야 할 텐데 어째서 진보 도지사와 보수 교육감, 청주시장일 때보다 갈등이 심하냐는 것도 의문이다. 주민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지금이 밥그릇 싸움이나 할 만큼 한가한 때냐는 당혹감이다. 지역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졌고, 당장 혹한을 견디는 문제로 안간힘을 쓰는 데 핵심 기관장이 갈등 중이라니 얼마나 한심하겠는가. 도지사와 교육감의 대립을 분석해 보면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다. 고교무상급식을 지방선거에 활용하는 데까지는 공조했지만 막상 누가 돈을 더 많이 댈…
추위에 움츠린 몸을 일으켜 세운다. 기지개를 쭉쭉 켜며 창밖을 내다본다. 새빨갛게 농익은 산수유가 흩날린 눈발에 살포시 덮여 있다. 햇살에 녹은 눈은 빨간 산수유 열매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까? 탱글탱글한 붉은 산수유 열매와 수정처럼 맑게 빛나는 물방울. 요염하기까지 하다.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무심한 나였건만. 어쩌면 저토록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이제 작별을 고할 때가 다가오는데도 자신을 탐하지 않은 서러움으로 붉은 피를 토해내는 건 아닐까? 일 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바라보며 살아왔건만, 단 한 번도 다가가지 못한 나. 그런 나를 짝사랑이라도 해온 건 아닐는지. 서로를 갈라놓은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따스한 손길을 그리워했을까! 더 이상은 애끓는 자신을 견디지 못하고, 한파를 핑계 삼아 저토록 매혹적인 모습으로 유혹하고 있는 걸까?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보내온 갖가지 선물들을 떠올려 본다. 대지를 물들인 여린 연둣빛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전에,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며 다가온 산수유. 아, 예쁘다! '꽃 대궐이 여기로구나'라고 착각하게 하든 소담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