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식을 알리는 남쪽지방의 섬진강줄기를 따라 벚꽃보다 먼저 피는 매화(梅花)가 절정을 이룬 광양매화축제장을 지난 16일에 찾아갔다. 모처럼만에 코레일(E-Train)관광열차를 타고 새벽공기를 가르며 충주 역을 출발하였다. 주덕을 지나니 먼 산과 들판에는 하얀 눈이 덥혀있어서 마음이 들뜬 관광객의 입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일반객차와는 달리 관광용으로 꾸며진 열차를 타고 여덟 명 일행이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 3월 17일에는 괌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편안한 마음으로 꽃구경을 하기위해 당일로 국내여행을 하니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새벽 일찍 나오며 준비해온 먹을거리로 아침을 때웠다. 김밥과 기차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삶은 계란, 쑥 절편, 사과, 딸기, 과일, 냉동옥수수 등으로 조반(朝飯)을 해결하고 따끈한 커피 향을 맡으며 한 달만의 이야기꽃이 피어났다. 직장동료로 20여년 넘게 모임을 이어오며 국내여행도 많이 다녔고, 베트남 캄보디아, 터키, 대만, 곤명, 괌 등 해외여행도 여러 곳을 다녀왔다. 은퇴 후에도 모임을 이어온다는 것은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일정안내에 이어 레크리에이션으
처음 업무를 맡아 들뜬 마음으로 민원 현장을 가게 된 날이 생각이 난다. 적극행정으로 누구보다 시민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을 대변할 수 있는 그런 공직자가 되리라. 구청을 나서 처음으로 가게 된 민원 현장은 상상 외로 놀라운 곳이었다. 가정집에 배수가 안 된다는 민원이었고, 현장에는 이미 오물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더 놀란 사실은 이 오물들 사이에는 우리가 쉽게 쓰는 물티슈, 요리하고 남은 기름으로 인한 응고 덩어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도착하자마자 본 현장 상황으로 정신이 없었고 그 사이 현장기동반은 근처 도로 내 맨홀 뚜껑을 열어 이상 없이 배수됨을 확인하고 민원인에게 개인 배수시설로 배수시설 신고자가 유지 보수를 해야 함을 전하고 구청으로 돌아왔다. 이것은 나의 첫 업무이자 잊을 수 없는 황당한 기억으로 남았다. 배수 불량으로 인한 민원이 끊임없이 접수되는 현장을 출동해 도로 내 공공 오수 맨홀 뚜껑을 열어보면 별다른 이상 없이 오수가 잘 흐르고 있다. 그다음 개인하수도 오수관을 확인해보면 생활쓰레기와 음식물 찌꺼기, 기름, 슬러지(하수 배출 과정에서 생긴 침전물) 등으로 막혀 있음을 발견할 때 개인하수도의 관리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삶 滴 정광지 청주문인협회 저리 빠르게 잘도 흐르는 세월 한 번씩 굽이치며 결 낼 때마다 추억은 왜 매듭으로 굳어 남아 흐르지 않고 쌓여 옹이가 되는 걸까 휘지 않는 대나무 마디처럼 층층이 더해지는 사연 희노애락으로 두께 더해가고 늘 아픔의 세월 더 많은 생애 그 너머에 자리한 응어리 진 굽이마다 반추反芻로 달래며 살아내는 세월.
[충북일보] 한 때 충북 최고의 명문고로 꼽혔던 충주고가 올해 서울대 합격자를 단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도교육청 주장대로 학생부종합전형 등 수시제도만 잘 활용해도 최소 1~2명 정도는 서울대에 진학할 수 있어야 했다. 정시를 통해 서울대에 합격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매우 어렵다. 그래서 학생부전형, 즉 수시가 대세다. 충주고에서 정시 출신 서울대 합격자가 없는 것은 대충 짐작이 간다. 반면, 수시 합격자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충북의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합격자 비율이 저조하다고 지적하면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하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보면 금방 확인된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에게 학생부종합전형과 관련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그냥 웃어넘긴다. 민주평화당 김광수(전북 전주갑) 의원이 지난 22일 공개한 지역별 'SKY 합격자'와 학생수 대비 통계는 우리에게 충격적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김 의원은 아마도 최근 전북에서 논란이 된 상산고(자율형사립고) 재지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0학년도 고교소재별 입학현황'을 분
우리 인간은 흙에서 태어나고, 흙과 함께 자라며, 흙으로 다시 돌아간다'. 여기서 흙토(土)자가 3번 나온다. 흙의 날 유래는 바로 이 3토(三土)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3월 11일을 흙의 날로 정한 것이다. 농업인의 날은 1996년도 농업인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하여 흙토(土)자가 2개인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2016년부터 정부에서 법정 기념일로 정했으나 벌써 4회째가 된다. 농민신문사 주관으로 기념식과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특히, 지난 2월 22일에는 건강한 흙과 깨끗한 농촌 가꾸기를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건강한 토양생태계 유지와 흙의 공익적 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옥천군에서는 그동안 대청호 상류 지역의 특성을 살려서 지속 가능한 친환경 농업 육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인근 보은, 영동보다는 물론이고 충북 도내에서도 앞서가는 지자체라고 생각한다. 특히 민선 7기 대표 공약이 친환경 농업육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한 흙 가꾸기가 기본이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시행하고 있는 토양검정을 반드시하고, 그 처방전대로 하면 된다,…
다시 부르다 책 표지에 실린 사진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단발머리를 한 세 여자가 개울물에 발을 담근 채 웃고 있다. '20세기의 봄'이라는 부제만 아니라면 한 세기 전이라는 시대 배경을 전혀 짐작할 수 없는, 밝고 화사한 풍경이다.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그녀들을 몰랐다. 그네들이 누구인지 이름이 무엇인지 궁금했지만, 무엇보다 무슨 일을 한 여자들이기에 장편 소설 앞장에 턱 하니 사진이 실렸는지 더 궁금했다. 허정숙, 주세죽, 고명자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들은 조선 독립과 조국 해방을 위해 불꽃처럼 몸을 던진 여성 혁명가였다. '그들 부류의 삶 전체가 하나의 실수로 취급되었고, 뒷날의 사람들은 그 얼룩을 지우고 싶어 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세 여자의 이름은 어두운 과거 어디쯤에 오랫동안 묻혀있었다. 그녀들이 부활했다. 붉은 깃발 아래 있던 세 여자는 부르면 안 되는 금단의 이름이었다. 하나 이름을 부를 수 없었던 이유가 비단 불온한 사상 때문만은 아니었다. 우리의 역사에 그녀들의 이름이 없었던 까닭이다. 그네들의 남편 혹은 연인이었던 박헌영, 김단야, 임원근의 거창한 이름과 스펙터클한 투쟁사에 그녀들의 활약상은 적히지 않았다. 생사를 함께한…
해거름 난데없는 폭설이 내렸다. 깜짝 놀라 나와 보니 펄펄 함박눈이다. 눈보라 속의 함박눈은 가지가 꺾인 채 흩날리는 매화꽃이다. 동매화도 그 새 도드라지기는 했는데 겨울이 불쑥 뛰어들었다. 봄으로 가는 길목에 비상이 걸렸다. 혹은 뒤죽박죽 날씨에 봄이 착각을 일으키면서 그리 야단법석이었다. 가끔 그렇게 추돌사고가 일어난다. 열흘 전의 일이다. 봄은 절기에 맞춰 오는 중인데 퇴각해 있던 겨울이 뒤를 돌아보았다. 자운영과 유채꽃은 핀 지 벌써 오래고 갯버들까지 푸르러졌다. 얼마 후에는 벚꽃이 피고 살구꽃에 산도화까지 만발할 테니 꽃사태가 날 지경이다. 울화가 치밀었다. 잰걸음에 달려와 폭설을 뿌렸다. 봄이라고 받아놓은 밥상이 순식간에 뒤집어졌다. 분이 좀 풀렸을까. 그러고도 한 이틀은 바람이 불고 쌀쌀했다. 올해도 예의 꽃샘추위가 지나간 거다. 따스해지다가 어느 날 갑자기 춘설이 날리는 게 봄의 속내다. 가끔은 겨울보다 춥다고 느껴질 정도로 바람 끝이 차다. 오죽하면 겨울바람이 봄바람 보고 춥다고 할까. 3월이라 그 정도 바람은 물러갔지만 어쨌든 허울뿐이다. 그 때의 폭설도 기세등등했던 것과는 달리 금방 녹아 버렸다. 극성을 떨어봤자 봄에 대한 까탈이고
살면서 고마운 분이 한 두 분이 아니랴만 나의 삶에 많은 도움을 주신 분 가운데 한 분이 이해준 교수님이시다. 이 분은 고등학교와 대학 선배에다 대학 때 은사이나 배움이 큰 때문에 선배라기보다는 은사님이라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 역사과 4년 선배로 이미 서울대 대학원에 입학하고도 나에게 부러 찾아와 고등학교 후배가 역사과에 들어와 반갑다 인사하여 첫 만남으로 뵈었다. 얼빵한 신입생의 눈에 비친 모습은 훤칠한 키에 활달하며 매사에 자신이 있었고 특히 배구를 잘 하여 약간의 짬이면 코트에서 후배들과 같이 운동을 하는 소탈한 성격이셨다. 후일 교사가 되어 학교 대표로 배구대회에서 뛸 수 있었고 운동장에서 학생들과 같이 운동을 하게 된 것은 선생에게 배운 바였다. 사실 전에는 배구에 어줍었는데 이 선배에게 교사들이 직원체육시간에 배구를 많이 한다는 말을 듣고는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체육과 동기들에게 배구를 배웠더랬다. 그 결과 이 친구들에게 배운 스파이크와 더불어 블로킹을 체육 전공자만큼 잘 하게 되었다. 초임지인 괴산중에서 괴산여중고와 괴산고 3개교가 친선 체육대회를 돌아가며 하는데, 젊고 빠른지라 수비 범위도 넓고 스파이크 포지션으로 괴산고 처녀 선생의 눈에
[충북일보] 그동안 느낌으로만 알았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현장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물론, 주 52시간에 따른 종업원 확대와 아르바이트생 '시간 쪼개기 고용' 등과 관련된 부작용은 현장에서 쉽게 확인된 사례다. 정확한 수치가 궁금했다. 때 마침 자유한국당 정유섭(인천 부평갑) 의원이 여신금융협회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는 소득주도성장이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보호하고 싶어 했던 영세업자들을 되레 힘들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최근 2년 간 계속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초래했다. 연매출(카드사용액 기준) 5천만 원 이하 영세점포의 올해 1월 매출은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21.4% 급감했다. 같은 기간 연매출 5천만~1억 원 점포는 5.4%, 1억~2억 원 점포는 1.4% 각각 감소했다. 반면 5억~30억 원 점포는 0.7%, 30억~500억 원 점포는 1.5%, 100억~500억 원 점포는 5.5% 각각 증가했다. 이는 전체 가맹점 숫자의 절반에 달하는(48.3%) 영세 점포는 도산 직전에 몰린 위기상황이지만 대형 점포는 오히려 성장하는 현상이 증명된 사례다. 연매출 5
할머니의 세월은 황미숙 단양문인협회 사각의 렌즈위에 세월의 주름이 묻어납니다 한참어린 손주 녀석 얼굴 마주대고 까르르 웃어 재치는 모습이 잠시 당신의 주름을 씻겨 버리고 하나, 둘, 셋 숫자를 세는 동안 당신은 마냥 아이와 같으십니다 내 손이 찰라 소리를 내는 동안 당신의 세월은 꼬-옥 박혔습니다
나는 요즘 같은 살얼음 날씨가 좋다. 조금은 까슬까슬한 바람이 불때마다 스스로가 긴장되는 모습이 너무 좋다. 봄기운에 밀려 떠나가는 아련한 겨울 알갱이들의 긴 여운이 진저리치듯 몸을 긴장시킨다. 밝은 햇살과 따뜻한 바람이 일렁이고 미세먼지 사이에도 가끔씩 열리는 노을 빛깔의 하늘이 드리울 때면 '참 예쁘다'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가슴 속에 남은 차가운 미련이 먼지가 돼 풀풀거려도 땅 속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촉촉한 물기를 맞이하는 삶의 한 조각은 깊은 생명을 담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드득 바람 불더니 먼저 핀 동백이 지고 있다. 한겨울 나를 위안해 주던 동백이기에 바닥에 핀 그 꽃이 더 아름답다. 들판엔 산수유며 매화들이 얼음 알갱이를 품은 꽃망울을 터뜨린다. 발밑 복수초는 당당히 노란고개를 내민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풀 섶 깊숙한 곳에서 작은 들꽃들이 낮은 저음으로 노래한다. 봄의 오케스트라가 울려 퍼진다. 눈부신 기쁨을 피워내는 것이 바로 봄이고 꽃이다. 우리에게 봄은 그런 것이다. 살아있음이 가장 빛나는 때가 봄이다. 아무리 돌이켜도 생명의 힘을 이길 수는 없다. 봄은 찬란하지만 그 안에 절망과 슬픔, 인내와 고통을 품은 채 피
어제보다 조금 더 길어진 햇살이 창문을 넘어와 내 거실에서 논다. 배를 쭉 깔고 소파에 누웠다가 바닥에 누웠다가 얌전히 앉아 한나절 TV도 보다 간다. 함께 동백이 피는 것을 보자고 햇살의 손을 끌고 화분 앞에 앉는다. 올해는 유난히 동백의 꽃망울이 많이 맺혔다. 더러는 벌써 피었다 지고 더러는 아직 붉은 기운을 내지 못하고 작은 봉오리로 맺혀 있다. "비올레타, 안녕"하고 눈인사를 건넨다. 가지 끝마다 당알당알 꽃망울을 맺었다. 몇 겹의 꽃잎으로 활짝 핀 꽃은 내 주먹보다도 크다. 꽃의 무게가 버거운 가지는 축축 늘어져 허리를 펴지 못한다. 겨우내 꼼짝을 하지 않던 햇살이 찾아오자 너도나도 햇살에 얼굴을 들이밀고 꼭꼭 여미고 있던 붉은 치마를 풀어 놓는다. 그 헤프고 화려한 기색이 '슬픈' 이라는 말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나는 언제나 슬픈 비올레타라고 부른다. 햇살 속에서 맘껏 사치를 부리며 라트라비아타 축배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 같다. 피가 끓는 쾌락에 빠져있는 파티장의 화려함이다. 무대의 조명처럼 햇살은 쏟아져 내리고 무희들의 춤은 어지럽게 돌아간다. 나도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처럼 그 화려함에 빠져 있다. 이…
정부가 23개 지역 사업에 예타를 면제해 준 명분은 균형발전이다. 지역경제의 활력이 저하되고 수도권과의 격차가 심화되고 지역의 자립적인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한 국가의 전략적인 투자가 시급한 상황을 개선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조치로 취지만은 참 좋은 것이 분명하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대규모 사업에 정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타당한지 미리 평가하는 제도이다. 예타를 건너뛸 수 있는 몇 가지 예외 조건이 있는데, 지역 균형발전도 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수도권보다는 지역에 대규모 사업이 몰렸다.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경북 김천과 경남 거제를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남부내륙철도다. 완공되면 서울에서 거제까지 4시간 30분 걸리던 이동시간이 2시간 40분으로 줄어든다. 전북권의 숙원 사업이었던 새만금 국제공항도 짓기로 했다. 경부선과 호남선이 만나는 경기 평택과 충북 오송 구간에는 선로를 더 깔기로 했다. 우리 지역의 충북선은 고속철도로 바꾼다. 정부의 큰 선물이 하나 떨어 진 것이다. 경부 ktx를 타려면 느린 열차를 타고 오송이나 대전으로 가서 갈아타야 했었는데 충북선이 고속철로 바뀌면 우리지역민들도 훨씬 편하게 이용 할
'봄'은 설렘·포근함·새로운 시작 등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 계절이다. 이 무렵 365일 24시간 하늘을 보며 살아가는 기상인들의 기념일이 있다. 바로 3월 23일, '세계 기상의 날'이다. 세계 기상의 날은 세계기상기구(WMO) 발족을 기념하고, 기상사업의 발전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중요 주제를 정해 세계 각국의 기상인들이 협력과 발전을 도모하고자 제정된 국제적 기념일이다. 올해의 주제는 '태양, 지구 그리고 날씨(The Sun, the Earth and the weather)'다. 태양은 지난 45억 년 동안 기상·기후,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에너지원으로 날씨와 해류의 변화 및 물의 순환을 일으킨다. 지구 기온의 상승으로 현재 빙하가 녹고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있으며, 그 원인은 대기 중에 남아있는 온실가스이다. 2017년 이산화탄소 농도는 405.5ppm에 이르렀으며 계속 증가 추세이다. 온실가스 농도 증가 추세가 현재처럼 지속된다면, 이번 세기말 지구 전체 평균기온의 상승 폭은 3도에서 5도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러 기후 모델의 예측에 따르면 대다수 내륙 및 해안 지역의 평균 기온은…
동백꽃 박 등 충주문인협회 사랑한다고 해서 마음을 죄다 입 밖으로 내보낼 수 있겠는가 그 한 마디 가슴속 용광로에서 뿜어 대는 그 뜨거움 도저히 뱉을 수 없어 목구멍을 타고 오르는 불길을 막겠다고 혀를 깨물고 말았구나 맑은 아침, 선운사에 점점이 선혈이 찍혀 있네
[충북일보] 엄격히 말하면, 명문고를 둘러싼 논란의 책임은 교육부에 있다. 조금 더 확대하면 정부의 교육정책이 집권세력의 철학에 따라 오락가락하면서 빚어진 문제다. 명문고냐 평준화냐 라는 주장을 이분법적으로 해석하면 윷놀이 판에서의 '도 아니면 모'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이제 '도·개·걸·윷·모' 모두가 공존하는 시스템이 절실하다. 명문고와 관련해, 충주의 여론이 심상치 않다. 한 때 도내 최고의 'SKY 합격자'를 배출했던 영광을 감안하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홍진옥(충주 다) 시의원은 지난 19일 제232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충북도가 명문고 설립을 추진한다면 충주지역도 고교 평준화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주지역의 우수 학생들이 신설할 청주 명문고로 빠져나갈 우려가 크다는 논리를 펴면서다. 지역 인재들이 속속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상황에서 충주 고교 평준화는 이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도 했다. 우리는 홍 의원의 논리를 부정하지 않는다. 평준화를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주장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2021학년도 적용 예정인 충주지역 평준화 로드맵에 대한 문제점을 겨냥한 것으로 읽혀질 수 있는 내용이다.…
2016년 3월, 서울 한복판에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 충격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같은 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Big data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이 대대적으로 소개됐다. 이후 Big data와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수단으로 꼽히며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단골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3년이 지난 지금, 인공지능의 발달은 우리의 삶을 얼마나,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인공지능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는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교수진들은 저서 '예측 기계(Prediction Machine)'에서 인공지능을 본질적으로 '예측 기술'로 바라보고 있다. 여기서의 예측이란 데이터를 이용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는 정보를 만드는 일이며, 인공지능의 발달은 예측에 필요한 비용을 감소시키면서 새로운 분야의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K-water는 수질 분야에 Big data와 인공지능을 적용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금강수계에 운영 중인 '지능형 수질예측 시스템(Pre-water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도 너는 온다.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이성부 中에서 경이로운 시간이 도래하고 있다. 목련나무에 맺힌 꽃망울을 들여다보노라니 위의 시구가 절로 떠오른다. 계절의 순환은 인간의 의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기다림과는 관계없이 봄은 기어이 온다. 인간이 알지 못하는 우주의 비의로 해마다 태동하는 봄이야말로'먼데서 이기고 돌아오는 사람'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앞으로 내가 몇 번의 봄을 더 볼 수 있을까·" 100세 가까이 천수를 누렸던 수필가 피천득은 생전에 삶의 소망을 봄에 빗대어 이렇게 피력했다. 위의 말에 봄이 아니라 다른 계절을 넣는다면 그다지 어울리지는 않는다. 왜일까. 나이 듦과 신생의 계절은 대척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약동하는 만물 가운데 노구를 이끌고 있음이 가슴 벅차기 때문이다. 이제 결코 젊다고 할 수 없는 나이에 이르고 보니 해마다 봄이 새롭다. 올해도 성급한 봄맞이 기분에 도심을 벗어나 야외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오던 길, 옆 좌석의 친구가 말을 잇는다. "산과 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고…
운동을 할 때 늘 마주치는 여인이 있다. 초로의 박 여인은 언제 봐도 격의 없이 사람을 대한다. 여인은 헬스장에서 만나는 이웃들에게 인사성도 바르다. 뿐만 아니라 운동법에도 능통한 듯 초면인 사람에겐 운동도 자상히 지도해 준다. 언제부터인가 여인의 살가운 언행에 나또한 정이 들었나보다. 그녀가 헬스장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못내 안부가 궁금하다. 헬스장에 운동을 하러 갔을 때이다. 마침 휴일이라서인지 헬스장은 여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할 때 그녀가 내게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이에 나또한 응수를 하자 곁의 늙수구레한 어느 여인이 빈정거리는 말투로 그녀에게 시비를 걸어왔다. "당신은 동네 이장인가 보구려, 어찌 그리 아는 사람이 많소· 이 사람 저 사람한테 인사 하는 말소리에 시끄러워 운동에 집중이 안되네." 라고 잔뜩 볼멘소리를 한다. 의외의 여인 말에 다소 놀라 두 사람 얼굴을 번갈아 살폈다. 그러자 박 여인은 얼굴빛을 달리하지 않고, " 죄송합니다." 라고 정중히 사과를 한다. 그러자 상대방 여인은 무엇이 못마땅한지 입을 삐쭉거린다. 몇 분 후 운동을 마친 박 여인이 자릴 뜨자 종전의 여인이 내게 다가와…
[충북일보]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천·수만 건의 뉴스가 쏟아진다. 오늘(19일)은 한 경제지의 '금융허브 서울의 끝없는 추락'이라는 기사가 눈에 띈다. 영국의 컨설팅그룹이 지난 18일 공개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조사결과를 근거로 했다. 이 조사에서 서울은 세계 112개 도시 중 36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GFCI는 세계 금융 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설문조사와 세계은행(WB)과 세계경제포럼(WEF) 등 외부 기관이 평가하는 △비즈니스 환경 △인적 자원 △인프라 △금융 산업 발전 △일반 경쟁력 등 5개 분야의 지수를 종합해 산출한다고 한다. 지난 2007년 이후 매년 3월과 9월 두 차례 발표되는 GFCI는 세계 주요 도시의 금융허브 경쟁력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수로 꼽히는 모양이다. 서울은 이번 국제금융허브 경쟁력 순위에서 3년6개월 만에 세계 주요 도시 중 6위에서 36위로 추락했다고 한다. 특히 아시아에서도 중국과 일본 주요 도시에 뒤져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중국과 일본의 수도인 베이징과 도쿄 뿐 아니라 이들 국가의 주요도시보다도 대한민국 서울의 금융허브 경쟁력이 뒤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
장미터널 나문자 충북시인협회 강바람 마셔가며 장미터널을 갑니다 금빛 햇살 내린 터널은 고궁 안 뜨락 같습니다 여린 꽃잎들이 수많은 샛별들처럼 반짝입니다 건너편 빨간 양철집 지붕에서 불어온 무더운 바람도 터널에서는 아이스크림처럼 시원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은 정성으로 생명을 키워낸 자연의 숭고한 정신을 받들고 서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률이 조용조용 흐릅니다 발걸음을 가다듬고 솔바람 마셔가며 낭만에 깃든 장미터널을 걸어갑니다.
[충북일보] 타령이라는 단어가 있다. 어떤 사물에 대한 생각을 말이나 소리로 자꾸 되풀이하는 일이라는 의미다. 최근 지역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명문고 유치와 관련, 보편적인 평준화 교육을 신봉하는 일부가 반대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명문고 타령'이라며 비아냥거리고 있다. 그런 비아냥 때문에 타령이 아닌 푸념을 쏟아내고 있음을 모른채 말이다. 불신의 아이콘 정성평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2월 공개한 '2018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입에서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할 항목으로 '수능 성적(29.2%)'을 꼽았다. 두 번째는 '특기·적성(26.7%)', 세 번째는 '인성 및 봉사활동(21.9%)'이었다. 1년 전 같은 조사에서 1위가 '특기·적성(26.7%)', 2위가 '인성 및 봉사활동(25.9%)'이고, 수능 성적은 24.4%로 3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가 일어난 셈이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대표되는 수시모집의 공정성을 믿지 못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대입시스템은 대략 수시 70%와 정시 30%로 나눠진다. 이과와 문과 비율도 70%와 30% 정도다. 이를 기준으로 대입유형을
얼마 전 농림수산 분과 국정감사가 장면이 TV에 중개되고 있었다. 경대수 의원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응답을 했다. 아로니아 값 폭락에 따른 책임 추궁과 함께 이에 대한 대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필자가 몇 해 전부터 우려하던 일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2014년 가을 어느 날 오후로 기억된다. 필자가 군 농정의 책임을 지고 있을 때였다. 아로니아 재배 농가 대여섯 명이 사무실로 몰려왔다. 포도나 복숭아와 같이 아로니아도 옥천군 특화작목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농민들의 요청이 워낙 강하고 군의원들의 요청으로 불가피하게 유통 분야 일부를 지원하게 됐다. 친환경농업 인증 농가를 대상으로 저온 저장고를 지원했다. 군에서 아로니아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는 주당 5천 원씩 해도 없어서 못 파는 형편이었다. 아로니아는 지구상에서 안토시안 성분이 가장 많이 함유되어있다.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고, 각종 암에 좋다며 만병통치약처럼 선전했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지만 토양과 기후 적응성이 높다. 따라서 아무 곳에서나 재배가 쉬울 뿐만 아니라 병충해도 강하여 친환경 농업도
도서관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의 선율이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건반을 오가는 연주자의 손놀림을 상상하며 리듬을 타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솜털처럼 포근하고 부드러운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호수가 가슴을 채운 듯 평온하다. 음악은 사람의 기분을 이끌어 가며 감정을 조절하는 묘약이라는 생각을 한다. 오선지를 오가는 음표와 쉼표들. 그들이 채워진 마디들이 가슴속으로 밀려들어와 때로는 감로수가 되고. 때로는 거친 파도가 되어 격정을 가누지 못하고 포효하기도 한다. 음악은 모국어가 아니어도 서로 이해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신의 선물이 아닐까. 얼마 전 우리 가락을 노래하고 연주하는 공연에서 느꼈던 감흥이 아직도 온몸을 감싸고 있다. 처음 대면한 철현금의 튕겨나가는 듯 뜯어지는 소리가 거칠면서도 감칠맛 나게 다가왔다. 소리꾼의 청아한 고음이 울려 퍼질 때는 온몸에 진동이 느껴졌다. 아마도 겨우내 잠자던 산천초목들이 맑고 고운 소리에 화들짝 놀라 기지개를 펴지는 않았을까. 봉긋이 올라온 꽃망울들도 서로 앞 다퉈 방긋방긋 웃음을 터뜨리며 봄을 노래하는 것만 같다. 이어서 구성지게 뽑아내는 다른 소리꾼의 굵직한 목소리는 투박한 질그릇 속에 담긴 냉이 된장국처럼 구
이시종 충북지사가 집착하는 인재양성론을 듣고 있으면 떠오르는 게 있다. 중부고속도로의 정체된 모습이다. 청주에서 서울을 가기위해 중부고속도로를 타면 큰일 났다는 생각과 함께 이시종 지사 모습이 보인다. 말이 고속도로지 4차선 국도만도 못하다. 시속 110km까지 달릴 수 있지만 80~90km도 못 달리는 때가 많다. 오죽하면 시외버스 운전기사들이 북진천까지는 국도를 타고 가다가 평택 고속도로를 이용하겠는가. 중부고속도로는 충북의 대동맥이다. 이 도로가 개통되면서 진천 음성 청주 주변에 공장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 정도로 정체가 심하면 충북의 산업도 고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중부고속도로를 확장해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문제는 십여 년 전부터 아우성치고 있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서울·세종 고속도로 신설을 추진 중이라 몇 년 후엔 해소될 것이란 주장도 타당하다. 그건 십여 년 후의 문제이고 중부고속도로의 고통은 당장의 문제다. 응급처방이라도 하지 않으면 충북의 산업도 정체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달리다 보면 다급한 심정으로 중앙부처를 찾아다니는 이시종 지사의 모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