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 내리는 날에 수연 김성순 충북시인협회 기찻길 위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S라인 그리며 허공으로 스며드는 커피 향 그 사이로 여자들의 수다가 춤을 춘다 창밖엔 때 아닌 봄눈 꽃 시샘인가 이야기 시샘인가 가로수 여린 싹 잔뜩 움츠려 가여운데 바람은 더욱 거칠게 창을 때려도 찻집의 열기는 식을 줄 몰라 이야기 꽃 소복소복 쌓이는 봄날 봄눈도 하얗게 벚꽃잎도 하얗게 여자들의 수다도 펄펄 날리는 봄날
2018학년도의 마지막 날인 2월 28일, 퇴근길에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데 포물선을 그리며 푹 패여 있는 자동차바퀴 자국이 눈에 거슬렸다. 2월 어느 날 출근하니 눈이 녹아 젖어있는 학교 운동장에 누가 차를 몰고 와서 운전연습이라도 했는지 선명한 상채기를 내놓았다. 아이들이 쓰는 운동장 한가운데에 이렇게 해놓고 간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 얼어붙어 고르기도 못하는데 말이다. 속상해서 투덜대어 봤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다. 사흘간의 연휴가 끝나고 시업식, 입학식이 있는 3월 4일 아침, 출근하니 운동장이 말끔해져 있었다. 2월 마지막 날까지도 흉터 같았던 바퀴자국이 사라지고 새살 돋은 피부처럼 깨끗하다. '고주무관님이 새벽 일찍 오셔서 정리하셨나 보다' 했더니 사실은 3월 1일에 오셨단다. 우렁각시가 와서 밥을 차려놓으면 이렇게 고마울까· 아무도 출근하지 않는 공휴일에 개인트럭까지 가져오셔서 강철 빔을 매달고 운동장을 이리저리 누비며 싹~~정리해 놓으셨다. "와! 고주무관님, 공휴일에 오셨다면서요·" "예, 삼일절에 왔어유." 대답도 간단하다. 더 이상의 설명도 없지만 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알 수 있다. 책임감 강한 고주무관님에게는
맹무백(孟武伯)이 스승 공자에게 물었다. '스승이시여 도대체 효가 무엇입니까· 공자는 대답했다. '부모는 네가 아프지 않는 것이다' 제자는 이 뜻을 금방 알아차리지는 못했다. 맹무백은 몸이 건강치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공자는 '네가 건강해지는 것이 부모를 기쁘게 하는 것이며 그게 바로 효'라고 정의 한 것이다. 불가에 '부모은중경'이 있다. 부모의 한량없는 은혜를 기록한 경전인데 오히려 유가에서 중시했다. 유가에서 최고 이상은 '인(仁)'이다. 인의 최고 실천 덕목을 '효'에 둔 때문이다. 이 경에는 기막힌 기록이 나온다. '어머니가 아이를 낳을 때는 3말 8되의 응혈(凝血)을 흘리고, 8섬 4말의 혈유(血乳)를 먹인다'고 하였다. 부모의 은덕을 생각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업고 수미산(須彌山)을 백천번 돌더라도 그 은혜를 갚을 수 없다고 설하였다. 수미산은 불교의 우주관에서 나온 상상의 산이다. 수미산을 구산(九山)과 팔해(八海)가 둘러싸고 있다고 한다. 이 수미산의 하계(下界)에는 지옥이 있으며 가장 낮은 곳에는 인간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조선 영조가 붕어하고 정조가 왕위에 오르자 조정은 잔뜩
낭성면 관정리의 자연지명으로 '활미'라는 곳이 있는데 주민들은 이곳을 활뫼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자로 활산(活山)으로 표기하는 것을 보면 '미, 뫼'는 '산(山)'의 의미임을 알 수가 있는데 산(山)을 수식하고 있는 '활'은 무슨 의미일까· 아마도 한자로 표기할 당시에도 '활'의 의미를 알 수가 없어서 음차를 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활'의 음으로만 보면 사냥과 전쟁의 무기인 '궁(弓)'이 연상되므로 지명에서 '궁'을 '활(弓)'과 연관짓고 있는 곳을 많이 찾아 볼 수가 있다. 옥천군 청성면의 궁촌리(弓村里)는 마을 뒷산이 활과 같이 생겼다고 하여 '활골'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고,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전농동에 있던 궁촌도 활터마을이라고 불리었으며 조선시대에 활을 쏘던 활터가 있던 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충남 보령시 궁촌동(弓村洞), 강원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강원 원주시 문막읍 궁촌리 등이 활처럼 굽은 지형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그런데 궁촌 이외에도 궁터(宮基)라는 지명도 많이 나타나는데 '궁터'는 '관터'와 마찬가지로 '관청, 궁(대궐), 왕' 등과 연관지어 '궁(弓)'이 아닌 '궁(宮
요즘처럼 화창한 날씨는 5월을 '계절의 여왕'으로 부르는 이유를 체감할 수 있게 해준다. 지난 일요일, 이렇게 좋은 날에 그냥 집안에서 하루를 보내기 아까워 근교에 있는 나지막한 산등성이에 올라보니 파릇파릇한 신록(新綠)의 기운을 맘껏 몸과 마음 속에 담아올 수 있었다. 지난 4월말까지 아마 모든 날씨예보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것을 염려하는 장면이 빠진 적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새삼 우리가 호흡할 수 있는 깨끗한 공기가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던가를 깨닫게 된다.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혔던 미세먼지가 어디서 발생했는지를 두고 중국과 우리나라가 일종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몇 차례 들려온 적이 있다. 미세먼지의 대부분은 중국 대륙에서 한반도로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올 것이라는 점은 상식적인 사람이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만, 자동차 매연이나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 등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줄여야 한다는 것에 크게 이의(異議)를 제기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내가 그리 훌륭한 환경론자가 아닌 것을 알고 있는 지인들은 왜 미세먼지 타령을 하고 있냐고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청주 시내도 교통체증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도로를…
아프리카 최남단에 위치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가이념에는 우분투(UBUNTU) 정신이 있다. 이 우분투는 남아프리카 반투어로 '우리가 있음으로 내가 있다'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이 '우분투'는 공동체 정신, 인류애인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우분투' 정신을 통해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며, '우분투'라는 자질을 갖추어야만 비로소 우리라고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대통령이자 인권운동가인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우리', '화합', '하나'라는 말을 강조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기도 했다. 충북도립대학교도 우분투 정신으로 충청북도와 옥천군, 그리고 충북 도내 11개 시·군과 한 팀을 이뤄 '하나의 팀, 하나의 정신'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지역과 소통키로 했다. 과거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아쉬운 대학이었지만, 이제 기존에 미약했던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민과의 접점을 찾고 접촉빈도도 높여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대학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오는 6월까지 '충청권 명문 평생직업교육대학'이라는 비전을 토대로 대학 중장기발전계획(I-BRANDS 2023)을 수립하고 있다. 이 중장기 발전계획에는
[충북일보] 이른바 '지역 명문고 육성 운동'이 거의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충북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명문고 육성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기관, 지역사회와 학교가 합심·노력할 때 가능하다. 미래의 지역인재 양성도 그때 할 수 있다.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은 여전히 명문고 육성방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충북도의회가 나섰다. 해법을 찾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 오는 13일 오후 2시 충북자연과학교육원에서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보기로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충북도와 도교육청, 도의회 교육위원회가 추천한 전문가가 참여한다. 통상적인 토론회와 달리 토론 주제에 대한 발제자가 따로 없다. 기존 방안에 대한 추진 가능성 점검과 새로운 방안 제시가 기대되고 있다. 충북지역 명문고 설립은 미래인재 육성 차원에서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원칙적으로 합의하면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육성 방안을 놓고 처음부터 이견을 보였다. 지금까지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명문고 육성을 협의하는 태스크포스(TF)는 이미 가동됐다. 하지만 명문고 설립 방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는 기본적으로 전국단위 신입생을 모
감사합니다 유명화 충북시인협회 꽁꽁 언 땅속에서 올라오는 어린 새싹들처럼 꽁꽁 언 마음 마음에도 희망의 싹이 피어나길 무한한 리필로 주는 바람과 빗방울을 마시며 무한한 리필로 내려주는 사랑과 행복이 넘쳐나길 아낌없이 주는 꽃향기와 풍성한 열매로 행복을 주고 아낌없이 고이 받아 축복을 누리며 행복하길 헐벗은 가지로도 꿋꿋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에 헐벗은 이들의 마음에도 충분한 샘물이 흘러서 적시길 오늘도 겨울의 안녕과 봄의 안녕에 감사하며 오늘도 살아 숨쉬고 건강하게 웃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모르면 두렵고 알면 사랑인가 보다. 기독교에서 죽음은 종말을 뜻하지 않는다. 흙으로 지은 육체와, 하나님의 영으로 된 인간의 영혼이 분리되는 것을 죽음으로 인식한다. 불교에서는 자신이 지어 온 업으로 인해 끊임 없는 태어남과 죽음이 이어진 삶을 산다고 한다. 이처럼 삶을 되풀이하는 존재자를 중생(衆生)이라고 한다. 죽음이 곧 끝은 아니라는 의미다. 지난달 어느 봄날, 33세 꽃다운 청춘에 다섯 남매만 남겨놓고 저 세상으로 가신 나의 어머니를 보았다. 그리고 만져 보았다. 내나이 8살, 초등학교 1학년때 콧수건을 가슴에 채워주시고 입학 시켜주셨던 어머니가 그해 8월 어린 자녀들만 남겨두고 유명을 달리 하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마치 누워계시다가 며칠후에 다시 오실것만 같았다. 내내 기다렸으나 영영 오시지 않았다. 소풍가던날 곱게 단장하고 바리바리 먹거리를 준비해온 친구들의 어머니. 운동회 하던날 코스모스 배경으로 사진찍어 주던 친구들의 어머니. 그건 나에게 하나의 희망이었다. 부러웠어도 보고 싶었어도 그리움에 더욱 목이 메었다. 사계절이 바뀔때마다 그분의 손길은 더욱 그리웠었다. 어머니 묘소가 위치한 곳으로 도로가
충주 출신 이인영 의원이 5월 8일 민주당 원내 대표에 도전한다. 지역사회가 각별한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보다 충북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충주에서 출생해 성남초 충주중 충주고 등을 거처 고려대를 졸업했으니 토종 충북인이다. 김동연 부총리처럼 음성에서 출생 했지만 어려서 서울로 이주해 성장한 것과는 다르다. 비록 서울 구로에서 3선 의원을 하고 있지만 충북을 고향으로 생각하고 말 한마디라도 도와주는 방향으로 할 것이다. 그래서 지역사회도 그의 민주당 원내 대표 도전을 기뻐하고, 꿈을 이루기를 고대하는 것이다. 지역사회가 그의 도전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두 번째 이유는 지역 정치권이 쓸쓸하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하다. 총선을 1년 정도 남겨 놓았으면 지역 정치권이 술렁거려야 할 텐데 도무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새롭게 도전하는 신인들이 많지 않은 데다 5선에 도전하는 중진의원들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도 고민거리다. 4선이면 원내 대표나 국회 부의장 등을 했어야 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변재일 오제세 정우택 의원 등 4선 의원이 3명이나 되지만 중앙에서 그런 정도의 활동을 한 인물은 정우택뿐이다. 의정활동 실적이 부진
봄은 마당에 나른하게 퍼져 있었다. 물러가던 겨울이 매서운 눈빛으로 되돌아오기 전까지···, 느긋한 봄볕에 벙글던 살구꽃이 갑작스러운 꽃샘추위에 얼어붙던 날 아침, 남편이 간난 송아지를 안고 들어왔다. 요 며칠 분만 예정일이 지난 소에게 집중하고 있었는데, 전혀 생각지도 않던 소가 새끼를 낳았단다. 이런 경우는 예정일 계산을 잘못했거나, 조산일 가능성이 크다. 준비되지 않은 갑작스러운 소의 출산은 수십 년 축산경력의 남편도 당황하게 한다. 송아지 털은 젖어 있었고, 몸은 차가웠다. 어미의 거친 혀로 핥아주면 반들반들 빗은 듯이 가지런하게 마르겠지만, 추워 떨며 널브러져 있는 송아지에겐 그럴 시간이 없었다. 보일러 온도를 높이고, 수건과 헤어드라이어를 가지고 왔다. 한겨울에도 소는 새끼를 낳았고, 꽁꽁 언 털을 말려 놓으면 그제야 어미를 찾는 첫울음을 우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이 송아지는 유난히 작다. 양수에 젖어 미끈거리는 등이며 배, 다리를 꼼꼼하게 수건으로 닦으며 헤어드라이어로 말린다. 겨울에 태어나는 송아지 털은 유난히 더 치밀하다. 빼곡히 난 털이 쉽게 마르지 않는다. 가늘게 이어진 다리 아래 누런 발굽이 몰랑몰랑 부드럽다.…
은빛 머리카락 날리며 나들잇길에 올랐다. 알록달록 고운 옷자락 위에 이름표를 걸고 삼삼오오 화기애애한 모습이 따뜻하고 평화롭다. 걸음걸이는 민달팽이를 닮았지만, 마음은 비행기보다 더 빠르게 달린다. 구부정한 어깨를 한껏 펴고 달곰하고 짭조름한 제주 공기를 들이마시는 얼굴마다 복사꽃 웃음이 가득하다. 꽃을 보듯 아기를 보듯 정다운 시선으로 보아주는 돕는 이들의 손길이 살뜰하다. 작은 소리, 지나가는 말에도 관심과 사랑으로 귀 기울여 준다. 훈장처럼 패인 주름진 얼굴에 카메라 초점을 맞춘다. 더없이 존경스럽고 중요한 인물을 대하듯 공손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로 렌즈를 누른다. 처음에는 민망하고 쑥스러워 몸을 숨겼지만, 나중에는 가는 곳마다 포즈를 잡고 카메라맨이 오기를 기다렸다. 제주는 화산의 섬이요 자연의 섬이다. 태고의 신비와 아름다움이 가득한 섬 제주는 하늘과 바다와 땅의 합작품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나의 선조가 솟아올랐다는 삼성혈 앞에 서게 되었다. 이렇듯 신비로운 곳에 나의 뿌리가 있었구나! 여기에서 태어난 고을나가 이 땅에 왕이 되었다고 하니 그의 후예인 나는 당연히 공주가 아니던가. 자부심이 솟는다. 그렇지 않아도 공주처럼 사랑과 보살핌과 존경
[충북일보] 적당한 기온과 쾌청한 하늘. 5월은 경쟁사회에 지친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안성맞춤 계절이다. 5월은 평화와 사랑을 상징하는 계절의 여왕이다. 그러나 우리는 습관처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해야 하는 5월을 살고 있다. '이스칸데르' 첫 발사 북한은 지난 4일 오전 강원도 원산에서 '이스칸데르'를 첫 발사했다. 이를 두고 한미 양국은 한 때 단거리 탄도미사일 포함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탄도 미사일로 확인될 경우 유엔제재 대상에 포함되는 데다,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한 사례가 된다. 이럴 경우 문재인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현재까지 확인된 발사체는 240㎜와 300㎜ 방사포다. 여기에 포함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아직 명확한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한미 당국은 이번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탄도미사일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신형 전술유도무기, 즉 '이스칸데르'의 성격에 대해서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북한이 '이스칸데르'와 방사포 등을 발사한 지난 4일 오후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Go. Together 불꽃축제'가 열렸다.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동행(同行
[충북일보] 한반도에 다시 긴장감이 돌고 있다. 북한의 전격적인 전술유도무기 발사 때문이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에 빠진 상황에서 이뤄졌다. 반발 수위를 한층 높인 선제적 무력시위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240㎜와 300㎜ 신형 방사포를 동원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공개된 사진을 근거로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북한군 창설 70주년 열병식에 처음 등장했다. 러시아의 이스칸다르 미사일과 흡사하다. 북한판 이스칸다르로 불린다. 발사 사거리도 240㎞로 확인됐다. 북한은 훈련장면을 대내외 매체에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평소와 다른 북한의 태도여서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은 지난해 초 한반도 정세가 대화국면에 접어든 이후 무력시위나 훈련장면을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공개는 미국에 보낸 일종의 메시지로 여길 수 있다. 대화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경고일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미국의 태도변화와 양보를 압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 정부에 대한 불만의 표시일 수도 있다. 북한 입장에선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비핵화 합의에 이르지 못한데다 미국의 대북 제제는 계속되고 있다.
이법 문법하는 계절 송정 이예숙 충북시인협회 대지가 품어줘도 하늘이 그리워서 입춘 절 날 잡아서 푸른 멍석 깔았더니 입하는 나의 온 몸에 밥풀을 달아 준다 바람과 햇살이 장난기 발동하여 간지럼 자꾸 치니 웃음을 참지 못해 터지는 웃음소리에 온 동네가 일어선다 *이법(理法) : 원리와 법칙 [이ː뻡] *문법(文法) : 언어의 구성 및 운용상의 규칙 [문뻡]
[충북일보] 유치원 문제로 세상이 한 번 떠들썩했다. 파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국가지원금 악용 사례는 국민적 공분을 샀다. 소홀한 돌봄 서비스는 분노를 자아냈다. *** 최악의 상황 막는 역할 고령화 시대다. 아이들은 줄고, 노인들은 늘어간다. 충북도내 일부 지역은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자연스럽게 '아이 돌봄'에서 '노인 돌봄' 문제로 바뀌고 있다. '돌봄'이란 키워드를 새롭게 만들어 냈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자꾸 연장 되는 추세다. 자연적으로 치매환자 수도 늘고 있다. 우리 주위에서도 많이 보는 일이다. 내가 언제 당할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로 한 선배는 지금 어머니의 치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인 돌봄은 그동안 사회적 문제가 아니었다. 아이 돌봄과 달리 그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하지만 이제 다르다. 돌봄 키워드를 만들어 재생산하고 있다. 세상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런 분위기는 꽤 오래 지속될 것 같다.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에 가는 노인들은 그래도 행복하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노인들도 부지기수다. 물론 요즘 말로 '노치원'에서 하루를 보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나는 다소 경직된 분위기의 직장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상급자가 모든 업무의 목표와 방식을 정하고 나는 시키는 대로만 일을 처리했다. 내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하기 어려웠고 선택권이 없다 보니 종종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자문하며 무력감에 빠졌었다. 하지만 지금의 직장은 많이 다르다. 자유롭게 내 생각을 말하고, 내 의견이 적극 반영되다보니 나는 창의적으로 바뀌어갔고 지금은 "나는 무엇을 할까?"라는 능동적인 고민을 한다. 선택권이 있고 없음의 문제는 단순히 특정한 선택을 할 수 있고 없음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선택의 자유는 개인을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투표권이 있고 없음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투표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단순히 선거일에 투표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넘어서 유권자에게 사회를 변화시킬 힘을 가지게 한다. 남자에게만 투표권이 있었던 19세기 말 대부분의 유럽사회에서 여자들은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물으며 무력감에 빠져 있었을 것이다.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투표권이 있었던 19세기 초 영국사회에서 돈이 없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큰 박탈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 여성들
최근 기초지방정부 조차 통일교육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지역의 통일교육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조례에는 통일교육의 기본방향, 통일교육 프로그램 및 교재 개발 전문인력 양성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러한 교육이 지방차원에서도 현실화된다면, 통일교육이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인 교육으로 다가 갈수 있을 것이다. 실제, 통일에 대한 준비가 이런 제도적 장치를 바탕으로 지방차원에서도 통일관련 사업들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내실 있는 통일교육을 하고 있다고 할 만한 사례는 많지 않다. 통일교육 보다는 남북교류협력사업이나 통일관련 행사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경우 통일에 관심을 유도하거나 이벤트 수준에 머물기 쉽다. 형식적인 통일교육이 되는 것이다. 통일은 다가온다고 그냥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준비 없는 통일은 우리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 통일대비를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독일의 사례에서 보듯이 통일 이후 사회적 갈등이 적지 않게 노정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체제가 통일되었다고 통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통일된 체제 내에서 삶을 영위하는 구성원들이 사회문화․제도 등의 이질감을 극복하고 상호 공
영동의 송호리 솔밭을 걷고 있다. 연녹색의 양탄자를 깔아놓은 것 같은 풀밭을 걸으며 소나무를 올려다본다. 적어도 100년, 많게는 400년의 세월을 살고 있다는 소나무가 위풍당당하게 파란 하늘을 받치고 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강바람 따라 송화 향도 따라온다. 익숙한 향이다. 실내에서만 같이 공부를 하던 문우들과 함께 떠나온 여행이다. 대개의 사람이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처럼 나도 여행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뭔가 새로운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기대가 저절로 생길 것만 같아서다. 특히 이번 여행은 관계를 맺어온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여행이기에, 더 설레고 기다렸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문우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묻어나고 한 옥타브 올라간 목소리가 청정한 소나무 숲속에 공명하듯 울려 퍼지고 있다. 노송의 기둥을 안아본다. 돌아가신 친정어머니를 만난 듯 반갑다. 어머니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해마다 이곳에서 여름 수양회를 열었다. 며칠을 텐트에서 숙박하며 치러지는 행사였다. 여행가는 기분으로 이불을 준비하고, 필요한 세면도구를 챙기며 즐거워하셨다. 신앙생활이 인생에 전부였던 어머니는 다녀와서도 며칠을 솔밭
엊그제가 어린이날이었고 내일이 어버이날입니다. 오월을 가정의 달이라 하고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들어있는 한주(週)를 가정주간이라 하는데 부모가 계시고, 자녀를 키우는 30~50대 세대들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다니는 어린자녀를 키우면 어린이날 무슨 선물을 해주고 어떻게 놀아 줄까·를 걱정해야 하고, 대부분 부모와 떨어져 살지만 어버이날이 되면 맛있는 식사대접을 해드리고 용돈이라도 드리려면 마음에 걱정이 앞설 것입니다. 친부모는 물론 처가부모님들도 신경을 써야하니 허리가 휜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 가정주간입니다. 사실은 생각을 달리하면 어린 시절 부모님이 키워주신 사랑을 되갚는 것이고, 지금 아이들에게 베푸는 사랑을 노년이 되면 자식들에게 받을 것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습니다. 어쨌든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아래 위를 공경하고 사랑하느라 힘들 것이라는 생각은 지울 수 없습니다. 필자의 자녀와 조카들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되면 이 두 행사를 묶어서 온 가족이 모여서 식사를 하며 화목을 다져오다가 가끔씩 휴양림의 방을 빌려서 1박 2일 가족행사를 하며 친척의 정을 나누고 화합을 다져오고 있습니다.…
[충북일보] 최근 건축 기술 발달과 함께 초고층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동시에 화재 발생 시 인명·재산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건축 설계과정에서부터 화재 안전성에 대한 다양한 검토와 연구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새벽 충북 청주의 한 고층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주민 1명이 숨지고 90여 명이 연기를 마셨다. 연기 흡입자 중 46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날 불은 3층에서 났다. 잠을 자던 대학생 A씨(24)가 불이 난 사실을 확인하고 먼저 할아버지 B씨(80)를 밖으로 대피시켰다. 홀로 남아 불을 끄려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불은 출동한 소방에 의해 40여분 만에 진화됐다. 하지만 A씨는 안방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이 난 아파트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강화되기 사흘 전 건축허가를 받았다. 2010년 11월 사용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 아파트 3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공동주택에 대한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은 1990년부터 지속적으로 강화됐다. 1990년 7월 이후 건축허가 아파트는 16층 이상 고층에 한해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했다. 2005년 1월부터는 11층 이상 아파트의 경우 모든 층
미루나무 김현순 충북시인협회 간절히 솟아오르네 가지를 곧게 뻗어 바람을 감아 그려내는 희원(希願)의 가락이여 푸른 원시의 하늘이 그대 등 뒤로 펼쳐져 있어라 오, 부풀어 오르는 흰 구름때와 높이 나는 새들아 무엇이 보이느냐 사방엔 반짝이는 햇살의 추파(秋波) 물오른 이파리들이 속삭거려 그대, 견딜 수가 없나 보다
소나무가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이루는 한 부분이라는 데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소나무는 100대 민족문화상징의 13번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선정이유를 보면 "한반도 식생의 상징, 소나무문화라 지칭할 만한 다양한 문화들"이라고 되어있다. 소나무 하면 떠올리는 것 중의 하나가 충청북도 보은군 내속리면 상판리의 정이품송이다. 1962년에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된 정이품송은 높이 약 15m인 노거수로 수령은 500∼600년으로 추정된다. 세조가 이 소나무 아래를 지나갈 때 가지를 위로 들어 지나가게 해준 공로를 인정하여 정이품의 벼슬을 하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정이품송의 천연기념물 지정배경을 보면 나무의 모양이 매우 아름답고 크고 오래되어 생물학 및 생물유전자원으로서의 가치가 크며 임금을 섬기는 시대상이 잘 전해지는 전설을 가지고 있어 문화적 가치가 크기 때문임을 밝히고 있다. 개인적으로 정이품송의 아름다운 수형을 좋아하는데 오랜 시간 여러 악재로 예전의 모습은 간데없지만 여전히 당당한 직관목의 위엄은 인위적으로 휘어지고 비틀려진 소나무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최근에 정이품송의 자목생산 및 판매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근본
밤늦은 시간, 거리를 걷다 보면 골목길에서 무언가 나타날 것만 같아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질 때가 있다. 들고양이 울음소리나 발자국 소리라도 나서 덜컥 겁이 났을 때는 길가의 가로등 불빛이나 골목길의 보안등이 반갑기 그지없다.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강력 범죄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절도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범죄가 야간 시간대에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가로등·보안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실제로 새벽에 일어나는 우발적인 범죄는 가로등 불빛만으로도 크게 예방 효과를 볼 수 있고, 가로등·보안등의 밝기가 범죄율과 반비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도 하다. 가로등 담당자로서 가로등 신규 설치 민원이 생기면 낮보다는 실제로 야간에 나가 주변 밝기를 보고 더 신경을 쓴다. 특히 늦은 시간 귀가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도서관 주변, 사건사고가 많은 곳, 민원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가로등을 우선 설치하고 있다. 신규 설치를 원하는 민원이 들어오면 다 설치하고 싶지만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모든 민원 처리가 어려울 때도 있지만 추후라도 추진하려고 애쓰고 있다. 한 번은 시골 작은 마을에서 몇몇 학부모들이 찾아와 저녁 늦게 귀가하는 학생들이 무서워한다고 가로등을
정부수립 이후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대한민국은 중앙정부가 정책을 기획하면 지방자치단체는 단순 집행을 하는 국가운영모델을 유지해 왔다. 이 국가운영모델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것이 사실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돌파했으며 경제규모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지역소멸 등의 난제들은 지금까지의 국가운영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충북도 역시 지역의 인구쏠림현상, 지역 간 불균형 발전을 해결하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대한민국과 지방의 새로운 도약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서는 어떠한 처방이 필요할까? 필자는 지방분권이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전후 대공황으로 무너진 미국경제를 일으키고 가장 성공적인 정책이라 평가받는 '뉴딜정책'도 사실은 지방분권에 기초를 둔 국가재건 프로젝트였다. 연방정부가 주도하는 사회정책이 아닌 주정부 차원의 특색 있는 정책들이 모여 역대 가장 성공한 정책이 됐던 것이다. 대한민국 역시 기존의 중앙 중심의 지방자치에서 탈피해 지역주민이 주도하고 주민이 원하는 지방행정을 꾸려나갈 때 비로소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발굴되고 궁극적으로 지역의 발전도 이루어 낼…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