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도연 이 임 선 충북시인협회 낙엽 편지를 쓴다 스산한 바람이 지나는 길목에 서서 바람결에 날리는 낙엽 편지를 쓴다 부메랑 같은 답장도 우연인 듯 애절한 해후도 기다리지 않는다. 다만 잊지 않았다는 사실만 전해지면 그 뿐 수취인 거부가 아니고 수취인 이사 감 아니면 변치 않았다고 믿으며 오늘도 편지를 쓴다 낙엽을 주워 사연 없는 편지를 쓴다 마지막 잎새가 떨어질 때까지
좀체 맑은 날 보기 힘들다는 유럽 날씨가 그날 아침엔 화창도 했다. 비엔나거리를 걷다 한 카페에서 비엔나커피를 마시는 어제의 그 낭만이라니…. 그 여운을 다시 불러 모닝커피 마시듯 한 모금씩 음미하며 슬로베니아로 가는 차에 올랐다. 그리고 호주머니 속에서 미끄러지는 익숙한 감촉을 손끝으로 느끼면서 만지작거렸다. 차창밖엔 오색 애드벌룬이 난다. 우리도 저처럼 어디론가 흘러가지…. 드넓은 녹색초장들과 목가적인 갈색 집들, 초록과 갈색, 황금 비율 색상에 취하여 내 마음도 동동 날았다. 멀리 만년설을 덮은 알프스 한 자락이 그림인 듯 왔다 멀어지곤 했다. 어느 별나라인가. 신이 숨긴 파라다이스인가. 알프스의 눈동자 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에서 뱉은 말이다. 깎아지른 수변 절벽위에 세워진 성벽에서 내려다보니 호수 한가운데 작은 섬이 새처럼 앉아있다. 앙증맞은 초록섬 안에 빨간 뾰족지붕 예배당이 있다. 저 섬을 어찌할꼬! 하늘은 호수를 품고 호수는 섬을 품고, 섬은 예배당을 품고 있는 것이, 포개짐의 미학을 표현하고 있다고나 할까. 하지만 세상에 다시없을 것 같은 극한 몽환적 풍경도 호주머니 속에 있는 네가 없으면 무슨 의미겠니. 네가 있어서 순간의 추억으로…
참은 고통과 시련 앞에 멸하지 않고 잠시 몸을 움츠려 숨을 고른 뒤 우뚝 일어선다. 결코 멸하지 않는다. 그것 진실이 지닌 속성이다. 이를 지난 인류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인간 누구나 그렇지만 특히 정치지도자들 대부분은 거짓으로 포장해 자기만의 세계를 꿈꾸며 그 꿈을 향해 쫓고 있다. 시·군민을, 시·도민을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더 나아가 인류를 위해서 시장, 군수, 도지사, 국회의원, 시·도의회의원, 대통령 세계적인 지도자가 되겠다며. 그런 말로 그럴싸하게 포장한다. 포장은 믿을 수가 없다. 대부분 말과 행동이 다르다. 진정 남을 위해 무엇인가를 했던 사람들 또는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조용히 기회를 기다리지 무엇을 하겠다고 무엇인가를 시켜달라고 시끄럽게 나서지 않았다. 시켜달라고, 하겠다고 하다 보면 거짓말을 하게 된다.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인 드라이든은 '모든 나쁜 일은 거짓말에서 시작된다'라고 했다. 그래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거짓말이 나쁘다는 것 변명의 여지가 없다. 거짓말이 나쁘다는 것 삼척동자도 안 다. 그렇지만 때로는 거짓말도 필요할 때가 있다. 악의 없는 거짓말은 필요하다.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필
학창시절, 역사시간을 기다렸다. 선생님께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 주시기도 했지만 얼굴도 모르는 까마득한 옛 선조의 삶과 생각이 시대를 넘어 흥미로웠다. 고조선의 8조법, 고구려 무용총벽화의 호방한 수렵도, 태정태세문단세 .. 이씨 왕조의 순서를 외웠고 근·현대사 일제강점기를 배울 때는 부끄러움과 분노가 교차했다. 역사를 가리켜 흔히 '승자의 기록',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 하고 '역사는 반복 된다'라고들 한다. 역사 속 수많은 이야기 중 '개혁'에 초점을 맞춰 본다. 개혁이라 하면 사람들은 우선 조광조를 떠 올린다. 조광조는 조선 중종 때 젊은 나이에 발탁되어 중종의 비호아래 훈구파를 몰아내는 개혁에 성공했으나 결국에는 역적으로 몰려 죽임을 당한다. 중종은 연산군을 몰아낸 훈구파의 도움으로 왕이 되었기에 한동안 그들의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그러나 조광조를 앞세워 이른바 권력기관인 사헌부와 사간원의 인적청산을 단행한다. 이것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재야 선비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개혁의지가 강한 조광조로 하여금 훈구파가 미처 대응할 겨를도 없이 속전속결로 처리한데 있었다. 그 후 조광조에 부담을 느낀 중종은 훈구파의 모함으로 반역에 몰린 조광조를 처형함
가을 산이 붉고 노랗게 물들었다. 지난해 또 그 지난해처럼 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고 단풍은 곱게 물드는 것이겠지 하고 시간의 흐름만을 생각한다. 내게는 그냥 흐르는 일상인 것이다. 주말에 주섬주섬 배낭을 챙겨서 가까운 산으로 계곡으로 다녀오면 가을의 풍경은 훌쩍 시간을 넘어 은백의 겨울 풍경화를 펼쳐 놓는다. 금년의 단풍은 날씨 탓인지 빛깔이 곱지 않다고 한다. 때 아닌 태풍으로 일찌감치 낙엽이 된 곳도 많다고도 한다. 누가 무슨 말을 하든지 단풍은 해마다 아름답다. 한해의 절정이다. 단풍구경 놓치면 가을을 놓친 거라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가을을 놓치고 지나는 적이 많았다. 요즘은 한해 한 계절이 소중하다는 생각에 가을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산에 자주 가는 편이다. 아직 나는 지리산을 가본 적이 없다.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향일암에 다녀오고 나서는 여행에 자신감이 좀 붙은 것 같다. 금년에는 난생처음 지리산을 가볼 요량이다. 무심히 어머니께 지리산에 다녀오겠다고 말을 했던 것 같다. 정신이 맑지는 않으신 분이라 무심히 흘렸는데 어머니가 여행 언제 가느냐고 자꾸 물으신다. 내가 여행을 가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한 일이라고 자꾸 물으시는지 모르겠다. 어제는
올 여름 내내 잘 넘어갔는가 싶었던 태풍이 가을에는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중형급 태풍으로 한반도를 몇 차례 지나갔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인명과 재산상의 커다란 피해를 입혔다. 슬프고 안타깝지만 수재민을 위로하고 시설 복구를 위한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을 보면서 또 다시 커다란 피해가 없도록 사전예방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의 발생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우리는 항상 사전에 다양한 대비를 해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최근 우리 경제사회에서도 예측할 수 없는 경제 불확실성 팽배로 인하여 소상공인의 3명중 1명이 휴·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할 정도로 큰 고충을 겪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은 창업지원, 경쟁력 강화에 집중되었지 소상공인의 폐업 등에 대비한 사회안전망 구축 지원은 부족한 실정인데 소상공인의 사업실패 시 사회보장체계 열악으로 극빈층으로 전락하게 하는 인재를 만들고 이는 엄청난 경제적 손실도 수반하는 것이다. 노란우산공제는 폐업, 노령, 사망 등의 생계위험으로부터 생활의 안정을 기하고 사업재기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어 소기업
[충북일보] 자영업 시장의 몰락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자영업자 수가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최저임금 상승이 부른 인건비 부담, 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 감소가 겹친 탓이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혹독하다. 통계청의 '8월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8월 현재 153만5천명이다. 1년 전보다 11만6천명 줄었다. 1998년 8월 29만6천명이 준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비임금근로자도 6만2천명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40~50대가 가장 많다. 40대는 13만6천명, 50대는 5만5천명 줄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에서 5만5천명, 제조업에서 2만9천명,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에서 1만9천명 감소했다. '자영업 몰락' 사태는 이미 전방위적으로 벌어진 상태다.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그냥 쉬는' 비경제활동인구도 1년 새 15만8천명이나 늘었다. 그만큼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경쟁에서 밀린 자영업자들이 사회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눈물을 삼키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많은 사람이 선천적 또는 후천적 요인에 의해 장애를 갖고 살아간다. 보건복지부 통계 '장애 원인별 분포도'에 의하면 후천적 질환인 질병 55.1%, 후천적 사고인 상해 35.4%, 선천적 원인 4.6%, 원인불명 4%, 출산 원인 0.9% 등이 장애의 원인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위험한 질병이나 사고에 노출돼 있다는 뜻이며, 나를 비롯한 내 가족도 언제든지 후천적으로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와 내 가족이 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떠한가. 사회에는 여전히 장애인을 향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한다. 장애인은 차별의 대상도 배려의 대상도 아닌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동반자이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하나만 봐도 그렇다. 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장애인을 위해 비장애인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양보하고 배려해 비워둬야 하는 공간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법으로 인정된 그들의 권리이다. '마땅히 그러하다'라는 의미의 '당연'이란 단어가 있다.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비장애를 정상이나 당연으로 여기는 우월적인 시각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것은 없다. 그냥 서로 다른 것을 이
'올드보이(old boy)'는 늙은 사람이란 뜻이다. 지난 2003년 박찬욱 감독은 최민식을 주연으로 기용, 영화 올드보이를 제작하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영화가 난해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자신을 가둔 남자를 찾아가면서 벌이는 숨 막히는 추적과 특히 클라이막스가 충격적이었다. 이 영화가 히트한 이후 언론에서 올드보이란 말이 부쩍 유행이 됐다. 색깔이 어둔 영화라 올드보이가 일반에게는 부정적이며 침울하게 느껴졌던 것인가. 하여튼 이 용어가 노인의 대명사처럼 자리 잡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올드보이란 말이 나쁜 뜻은 아니다. 성경에서는 '올드보이'를 장로나 지도자로 표현하고 있다. 잠언서에는 노인이 되는 것을 일종의 복으로 간주했다. 옛날 동양에서는 40대를 '초로'(初老), 50대를 '중로'(中老), 60대를 '기로'(耆老)라고 했다. 수명이 짧은 것도 이유였지만 40대부터 노인 행세를 한 셈이다. 고대 사회에서도 치자(治者)는 노인들을 보살피는 것을 몸소 실천했다. 삼국사기 기록을 보면 신라 유리왕 5년 11월 왕이 순행 중 얼어 죽을 지경에 처한 한 노인을 발견하고 '이는 나의 죄다' 라고 하며 옷을 벗어 덮어주고 음식을 먹여주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일제의 자원 침탈을 위한 지질구조도를 가지고 교육을 받아온 우리는 일제가 물러가고 해방이 된지 7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제가 만든 산맥도를 사용하고 있으니 일본 사람들이 우리를 볼 때 얼마나 한심하고 업신여길 대상으로 보이겠는가· 한일 갈등이 심해질 때는 일본을 욕하면서 일제 청산을 외치다가 슬그머니 사그러지는 우리 국민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그동안 너무 가난해서 먹고 사는 일에 급급해서 일제 청산을 할 겨를이 없었다고 치더라도 이제는 정신을 차릴 때가 되지 않았을까? 산맥도가 조선의 지하자원 수탈을 목적으로 작성한 지질구조도라는 의미에서 무조건 배척하기보다는 산경도가 우리나라의 지형을 얼마나 잘 표현하고 있는지, 산경도가 산맥도보다 얼마나 정확하고 훌륭한지를 알아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는 1980년에 인사동 한 고서책방에서 발견되어 일반인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그 가치가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2004년에는 를 들고 산하를 누비던 '박성태'라는 사람이 의 오류를 수정하고 자신의 견해를 추가하여 라는 책을 냈고 2010년에는 북한의 모든 산줄기를 포함한 완전한 산경표와 산경도를 작성하여 개정증보판을 내기도
교장실에 손가락만한 도토리 다람쥐가 한 마리 있다. 작년 초록학교 페스티벌에서 자연물을 활용한 동물 만들기 체험 활동으로 만든 것이다. 도토리 뚜껑을 뒤집어 받침으로 깔고 크고 동그란 도토리는 몸통으로 하고 길쭉한 도토리를 위에 얹어 머리로 했다. 눈은 까만 쥐눈이콩으로 붙이고 귀는 호박씨로 만든 것이다. 길쭉한 강아지풀로 만든 꼬리까지 보면 영락없이 쪼르르 달려가는 아기 다람쥐 같다. 교장실을 방문하는 아이들은 나무 조각 받침대에서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고 있는 귀여운 도토리 다람쥐를 보면 "아이! 귀여워라." 하며 톡 건드려 보거나 한참을 들여다보며 신기해하고 관심을 보인다. 난 그런 모습을 보며 '예쁜 것을 보고 예뻐할 줄 아는 너희들이 더 귀엽단다.' 생각하며 웃곤 했다. 작년에 몇 번 아이들의 시간이 날 때 학교장과 함께하는 예술교육 시간을 운영했다. 생활 속의 물건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나만의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학교 숲과 텃밭 활동을 할 때 신는 장화에 스폰지로 모양을 내어 다양한 꽃을 찍었더니 평범한 장화가 자기만의 명품 장화가 되었다. 장화를 신은 아이들의 발걸음이 더 발랄해 보이는 것은 기분…
돌쩌귀 인연 강 성 일 충북시인협회 늘 반복되는 망각과 기억의 문설주에 단단한 돌쩌귀 인연 끈끈한 세월 끈 악수로 꽃자락 별자락을 잡고 있다 나의 삶 곁에 늘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따뜻한 고향의 손길 꽃길이 있어 언제나 외롭지 않다
[충북일보] 현금성 복지 확대 요구가 거세다. 기본소득 지급까지도 거론되는 지경이다. 충북 상황도 다르지 않다. 빗발치는 현금성 복지 요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청주청년회는 "충북도가 도내 청년들을 버렸다"며 "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청년수당을 충북에서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든 청년이 수당을 받을 수 있는 보편적 복지정책을 요구한 셈이다. 충북도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 단체의 현금성 복지 요구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뚜렷한 지방세 수입원이 부족한 게 가장 큰 이유다. 현재 청년수당 정책을 보편적 복지정책으로 시행하는 곳은 경기도뿐이다. 서울 등 다른 시·도의 경우 조건에 맞는 청년들만 지원하는 선별적 복지정책을 펴고 있다. 게다가 이들 지자체는 충북과 다르게 재정자립도가 높다. 올해 충북의 재정자립도는 25.1%다. 서울 80.1%, 경기 57.4%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충북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전남(19.7%)과 전북(17%) 뿐이다. 충북과 상황이 비슷한 전북·전남엔 청년수당 정책이 없다. 충북도는 열악한 재정상황에도 다양한 현금성 복지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도내 시·군도 상황에 맞게 현금성 복지를 펼
제천시 영서동 새뜰마을사업은 주거여건과 생활환경이 취약한 지역 특성을 고려해 기초생활인프라 정비 및 노후불량 주택을 개선하고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지역의 지속가능한 활력 창출 및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추진됐다. 사업지는 제천시 영천동 10통 일대로서 지역의 옛 지명은 남당마을이다. 철도 교통의 요충지 제천역을 중심으로 태백선 개통과 함께 한국철도공사의 직원 숙소인 철도관사의 신축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마을이 발달하게 됐다. 이후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도로교통의 발달과 석탄산업의 쇠퇴 등으로 인해 마을이 쇠퇴됐다. 철도종사자 또한 도심 외곽의 대규모 신규 주택단지로 이주하게 되면서 남당마을은 도심 속에 방치된 마을이 되어갔다. 그간 지자체와 주민들의 부단한 노력을 통해 소규모 주거환경 정비사업과 불법건축물 철거 및 공용주차장 건립, 게이트볼장 건립 등 생활여건 개선을 이뤄냈다. 이를 통해 마을의 재활성화를 도모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에 지자체와 주민들은 마을재생에 대한 절박함을 담아 2015년 도시 주거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에 응모해 새뜰마을사업지로 선정됐다. 사업 선정 이후 준공시점까지 약 5개년간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했고, 주 난방연료를…
다시 세종역 문제가 불거졌다. 이번에도 충북도민이 발끈하고 나서니까 충북도가 걱정하지 말라고 달래는 식으로 수습되고 있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언제까지 세종역 설치를 저지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세종시는 단순히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의 위상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분원 설치 문제가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고, 청와대 집무실도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점차 행정수도로서의 위상을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충북의 입장에서, 그것도 청주의 입장에만 매달려 한사코 반대만 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우리가 기를 쓰고 반대하면 우리가 얻는 이익도 그만큼 있어야 맞는 것이다. 불행히도 오송역이 설치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오송역 때문에 엄청난 이득을 보았다는 소린 많지 않다. 우리가 기를 쓰고 세종역 설치를 반대하는 것은 오송역을 경유하는 세종 사람들이 오송에서 밥도 먹고 쇼핑도 할 뿐만 아니라 관광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익을 얻기 위해서 우린 결사적으로 세종역을 반대해 온 것이다. 아직은 그렇게 큰 이익을 체감할 수 없다. 오히려 세종시 블랙홀에 빠져 손해만 보고 있다는 불평이 높다.…
피라미드의 합창 아정 노영숙 백석대 겸임교수 흑암 속 안개 걷히자 해룡의 깊은 입속에서 붉은 용암이 쏟아져 내린다 아침마다 떠오르는 저 붉은 핏덩이 속에서 인류문명 육천 년이 쉬지 않고 꽃을 피웠다 이집트에서 파라오가 바라보았던 저 빛 시공을 초월하여 지금 내가 바라본다 붉은빛 뒤로 보이는 신기루 속 꽃잠 자던 피라미드 공주와 왕자들 줄지어 깨어 형태만 남은 머리 위로 태양을 올리고 있다
영덕 블루로드 B 코스로 접어들었다. 포구를 벗어난 길은 바닷가를 에둘러 흘러간다. 파도 소리 들으며 호젓한 산길을 지나니 해안 바위산이 기다리고 있다. 바위 등을 타고 넘어야 하는 험하고 거친 곳이지만, 난간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절벽을 따라 나 있는 길은 또 다른 절벽 앞에서는 계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참으로 변화무쌍하다. 무릎이 시원치 않은 나는 일행에게 누가 될세라 힘을 모아 앞자리를 고수한다. "커피타임입니다." 뒤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비로소 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내가 지나온 길이 보인다. 소나무 그늘의 편편한 흙길도 있지만, 바윗길 계단길이 아슬아슬하다. 길에 잇대어 펼쳐진 바다는 너무 잔잔하여 호수 같다. 몇 척의 배가 바다 위를 떠다닌다. 푸른 바다의 품속에 포근히 안겨 한가롭게 노니는 듯 보이지만, 저 배들도 지금 열심히 바닷길을 가는 것이리라. 내가 지나온 저 길이 나의 인생길과 흡사하고 생각해본다. 오르고 내리고를 많이도 반복했다. 길을 가다 보면 평탄한 길도 있고 굽은 길, 터널도 만나게 된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별난 모습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길을 간다는…
[충북일보] 바야흐로 예산 시즌이다. 그런데 올해 성장률은 1%대 추락이 예상되고 있다. 세계 경제 여건도 최악이다. 자칫 국가예산 운용이라도 잘못하면 큰일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최근 전체회의를 열었다. '2020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를 시작했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본궤도에 오른 셈이다. 여야의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탐색전을 마치고 치열한 수 싸움에 돌입했다. 예결위는 4일과 5일, 6일 경제 부처 예산안과 비경제 부처 예산안을 잇따라 심사한다. 7일에는 종합정책질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연다. 11일부터는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가동한다. 내년 예산안은 올해보다 9.3% 증가한 513조5천억 원이다. 초슈퍼급 예산안의 본회의 법정처리 시한은 내달 2일이다. 전국 각 지자체들의 국가예산 확보전도 치열하다. 충북도라고 다를 게 없다. 사상 첫 국비 6조원 시대를 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충북도의 가장 큰 관심사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 적기 착공이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관철해야 할 사업이다. 이 사업은 올해 초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에 선정돼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는 성과를 거뒀다. 방사광 가속기 구축과 함께…
[충북일보]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말라." 북한의 전 절대권력 김정일이 남긴 유훈이다. 현재 북한을 통치하는 김정은의 아버지가 남긴 말이다. 북한의 진심은 여기서 읽을 수 있다. *** 현실 정확히 파악해 대비해야 북한 핵 문제가 세계적 이슈가 된지는 오래다. 북한은 지금도 여전히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미사일 발사 실험을 11차례나 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실험도 강행했다. 모두 12차례, 점점 고도화 하고 있다. 반대로 대한민국 군사력은 위축되고 있다. 한미 동맹은 상당히 이완된 상태다. 9·19군사합의에도 많은 문제가 보인다. 외교적으론 점점 고립되고 있다. 안보 상황이 6·25전쟁 이후 가장 좋지 않다. 국민 안보의식마저 퇴색했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마저 감싸는 듯한 분위기다. 북한은 지난달 31일에도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 국군은 비행거리 370㎞, 고도 90㎞로 탐지했다. 청주 공군기지도 북한의 방사포 사정거리 안에 들어가게 된 셈이다. 북한 관영매체는 대놓고 '기습적으로 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지금 북한이 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대상은 대한민국 외엔 없다. 군사분계선 부
"아직도 족구를 배치기로 하냐·" "손 빼고 다 되는 거 아냐·" 족구 규칙으로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이 왠지 낯설지 않다. 예전에는 족구 규칙은 목소리 큰사람이 이긴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대한민국족구협회, 시·도(시·군·구)족구협회가 모두 결성되어 체계적인 협회운영과 정확한 규칙을 적용해 전국규모는 물론 지역별 족구대회를 연중 개최하는 등 최고의 인기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족구는 1966년 김포에 있는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비상대기 중에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생각하다가 손으로 하는 배구를 발로 하게 된 것이 시초였다. 이때는 별다른 규칙도 없이 세 번안에 상대편 진영으로 손이 아닌 발로 넘기는 것이 전부였다. 국방부는 1968년 축구와 배구를 혼합한 독특한 운동을 발로하는 배구 즉 족구라 칭하고 전군에 전파한다. 이후 군대 족구가 사회에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 지역, 직장마다 인원수, 경기방식이 제각각이었던 족구는 1974년 국방부의 "체력관리" 라는 책자에 6인제 경기를 기준으로 규정이 발표됐다. 이후 네트높이가 2M에서 1M로 낮아졌고 6인제에서 4인제로 변경됐다. 초창기에는 체계화된 규칙이 정해지지 않아 무릎위로도 볼 터치가
나이가 들면서 자주 듣는 인사말이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재미있게 잘 지내시죠다. 왜 이런 인사를 듣게 되는 걸까? 아마도 젊은 사람들이 재미있고 즐겁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나이가 들면 멀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나이든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사는 것일까? 해답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 해답을 굳이 찾는다면 진짜 행복한 삶이 어떤 것인지 깨달은 성인쯤일 것이다. 옛날 사치벽이 심한 재상이 있었다. 그가 새집을 지었다. 집을 다 지었지만 기둥이나 대들보, 처마와 서까래에 작은 흠집만 있어도 뜯어내고 새것으로 교체했다. 그 바람에 멀쩡한 집을 세 번이나 다시 지어야 했다. 벽과 창문을 최고급 풍으로 한 초호화 건물이었다. 관과 수의도 최고급만 직접 골라 미리 마련해 두었다. 바느질까지 직접 꼼꼼하게 살폈다. 모든 준비가 끝나 새집으로 입주하기 직전 지방에 내려갈 일이 생겼다. 충청도 어느 고을에 묶게 된 그는 여관방에서 갑자기 객사했다. 도백(道伯)으로 있던 친구가 호상이 되어 필요한 물품을 서둘러 준비해 운구해서 돌아왔다. 그는 자신이 그토록 공들여 마련한 화려한 새집에서 하루도 살아보지 못했다. 격식을 갖춘 축문조차 없었다. 시신은
가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단풍을 보러 여행을 떠난다.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은 손자 손녀들의 재롱을 보며 가족의 정을 돈독하게 해주기 때문에 좋고, 모임에서 떠나는 여행이 더 홀가분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올 해도 어김없이 가을이면 떠나는 동문들의 모임에서 진주로 여행을 다녀왔다. 일생을 사계절과 비교하면 모두 현역에서 은퇴하여 가을과 어울리는 희끗 희끗한 반백이나 백발의 머리에다 인생이 익어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실버세대가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부부동반으로 관광버스 한 대에 올라 내륙고속도로 충주 IC를 타고 남쪽으로 달리니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산에는 단풍이 아름답고 들판에는 황금물결이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 40년 가까이 된 이 모임은 고등학교 동문으로 초·중·고·대에서 근무했던 교원들이 모임을 만들어 동문선후배 간에 우의를 다지고 있는데 정년을 한지도 벌써 10여년을 넘어서고 있다. 정년 후 에도 모임에 대한 애정은 변치 않고 이어지고 있다. 설악산 한계령 계곡의 아름다운 주전골 단풍과 지난해는 밀양 영남루와 표충비의 신비함을 느꼈고, 만어사의 경석을 보며 바닷물고기가 살아서 올라오는 느낌을 받았다. 석양의 노을을 바라보며 위양지 호수
남북합의로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게 1998년이고 2008년 금강산에서 남측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후 관광이 중단되었으니까, 관광이 10년 가까이 진행된 셈이다. 관광 중단 이후 11년이 지난 지금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가 사라질 위기다. 북측은 지난 달 25일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이용해 통일부와 현대그룹에 각 통지문을 보내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 시찰에서 남측 시설들을 철거해야한다고 한지 이틀 만에 철거를 공식 요구한 것이다. 그 방식도 문서교환으로 하고 그에 따라 남측 시설물을 철거해 가라는 것이 지금까지 북한의 입장이다. 남한에 대해 금강산관광 거부 조치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2008년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2010년에 금강산 관광지구 내 주요 부동산 시설을 동결 및 몰수 조치하고 남측 직원도 추방했다. 동시에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독점권 효력을 취소하고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채택하기도 했다. 당시는 이러한 장치는 향후 재개될 수 있는 여지는 남겼다. 그런데 이번에 아예 시설물을 철거해가라 것이다. 지난해 9월 평양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네 잎 클로버 안광석 충북도시인협회장 클로버는 세 잎이어야 하는데도 네 잎을 간절히 찾는 것은 당신께 소중히 바칠 수 있어서입니다 지천으로 밟히는 세 잎보다 한 잎을 더 가진 것은 여니 사람들보다 한결 더 여유로운 당신의 맘 같아옵니다 행운을 거머잡는 떨림으로 네 잎 클로버를 따고 보니 세상 살아가는 데는 남는 것도 짐이 되나 봅니다 긴긴 기다림의 끝장쯤 가면 당신의 그 마음 섶 여시어 내 빈 가슴 채워 주겠지요 바보스럽게 행복한 꿈을 꿉니다.
깃 발 오무영 충북대 명예교수 지붕 꼭지에 서서 바람이 불 때마다 펄럭이던 깃발 저녁노을 지고 술 한 잔 하면 그는 신바람 나서 걸친 건 다 벗어 던졌다 울분을 참지 못하는 군중들 속에 뒤섞이며 앞을 가로막는 떼거리를 밀어붙이며 그는 깃발을 휘두르며 끝까지 전진했다 더럽혀지고 수없이 찢겨진 깃발들 깃봉은 하늘로 반듯하게 우뚝 서기를 원했다 깃발에는 아이들이 그려준 두 날개도 있다 하늘 날고 싶은 아이들의 소망을 담은, 텅 빈 거리, 밀리고 밀어붙이던 거리에서 아이들이 바라던 하늘나라 길은 보이지 않았다 성난 군중들의 함성은 이미 들리지 않고, 누군가 이제는 지붕 꼭지에 깃발을 세워야 한다고, 길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그 당당했던 깃발들은 가정주부들의 장바구니로 변신하기 위해 모두 헌옷 수선 집으로 말없이 끌려가고 있다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