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수능시험이 끝났다. 이제 우리 예비 대학생은 입시라는 큰 관문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 입시 제도가 수시와 정시로 구분되어 있어, 이미 수시 원서를 제출한 학생들은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정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은 수능 결과를 가슴 졸이며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워낙 입시제도가 복잡다단하여 일반인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어린 학생들은 그 복잡한 관문을 들어가기 위해서 오늘도 많은 고심을 하고 있을 것이다. 더욱이 입시를 앞둔 우리 학생들의 부모님들 또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모든 어린 학생들이 다들 원하는 대학으로 진학하기를 희망해 본다. 한편, 우리나라 대학은 신입생 부족이라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즉, 학령인구의 감소이다. 저출산에 따른 신생아 부족은 이미 초·중·고등학교뿐만 아니라 대학의 존립까지 위태롭게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미 상당수 초등학교는 통폐합이 이루어지고 있고 중고등학교 또한 교실의 학생 수가 날로 줄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해지다 보니 지방에 소재한 학교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오죽하면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학교가
대변인으로 임용되고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충북의 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대변인실 젊은 직원들과 점심을 같이 하게 되었는데 마침 여직원들이 다수였고 직원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 파스타와 피자를 예약했다. 그런데 직원들과 식사도중 파스타와 피자보다는 매운 곱창이나 순대국밥도 좋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젊은 사람들이 파스타와 피자를 좋아할 것이라는 나의 편견에 스스로 부끄러워졌다. 남녀노소 각자 식성이 다르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데 젊은 여직원들이라고 파스타나 피자를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니... 나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고정된 성역할과 성차별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이처럼 우리는 아직도 식성부터 역할, 능력 등 나이와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에 빠져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현재 충청북도에서는 도정 전 분야에 걸쳐 성평등 문화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변인실만 하더라도 도정 홍보를 위해 제작하는 도정소식지, 홍보영상물, 카드뉴스, 누리소통망(SNS) 등에 사용하는 정책 안내 문구나 이미지에 성차별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는…
[충북일보] 최근 환경문제에 있어서 화두는 탄소중립이다. 글로벌 환경문제로 대두된 탄소에너지 감축을 위해 지구촌은 지혜를 맞대고 온갖 전략을 짜고 있다. 지금까지의 환경문제가 주로 수질과 공기질에 관한 것이었다면 요즘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탄소에너지감축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10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2021년에는 2018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40% 감축하는 내용의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을 UN에 제출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맞춰 분야별로 다양한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세종시가 오는 12월2일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오랜 고민끝에 시행하는 제도다. 제도의 안착을 위해 세종시는 기본적인 준비를 마쳤다. 일회용컵을 반납하면 300원을 환원받을 수 있는 제도 시행을 위해 보증금제 자율 참여매장을 모집하고, 반납처를 확대했다. 주지하다시피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는 소비자가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구매할 때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포함해 구매하고,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충북일보]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관련 각종 사업이 활발하게 펼쳐진다. 먼저 충북도내 레이크파크 관련 사업에 특별조정교부금이 파격 지원된다. 충북도는 지난 9월부터 진행한 시·군 특화 공모사업에 선정된 도내 시·군 11개 사업에 특별조정교부금 290억 원을 파격 지원키로 했다. 충북도는 그동안 소규모 숙원사업 위주로 지원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와 귀농·귀촌·창업농 등과 연계하는 사업에 지원키로 했다. 레이크파크 맛집도 육성키로 했다. 실천 방안으로 28일 충북도자치연수원에서 레이크파크 맛집 인증음식점 경영교육을 실시했다. 충북은 남한강과 대청호 등의 식수원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도와 대전·충남권 등에 식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이중 삼중의 규제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규제가 3~4배나 많다. 모두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충북이 나아갈 수 있다. 때마침 충북 정치권이 나섰다. 충북에 대한 특례 지원 등을 요구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입법 필요성을 주창해 온 충북 지원 특별법의 명칭도 정해졌다. 일단 충북 내부적으로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
공전 김정범 충북시인협회 회원 수수께끼 무한궤도를 돌고 있어 높고 경사진 고도, 미친 별을 지나왔지 진흙 깔린 언덕에 이르자 헛바퀴가 돌고 몸은 땅 깊숙이 가라앉았어 자정이 되어서야 보았어 뱀 혓바닥처럼 갈라진 등, 그을린 잎새 마찰에 탄 마른 풀잎의 자취를 시동을 다시 걸자 정강이뼈에 박힌 나사가 비명 질렀어 흠이 난 고무호스에서 새어 나오는 쉰 목소리 쓸모없는 행성, 쨍그랑 깨지는 살얼음 소리 불현듯 소스라치며 깨달았지 나의 바퀴가 그림 붓이라는 사실을 궤도에 스친 것은 갯지렁이 자국으로 사라지고 남은 물감이 허파에서 잔물결 치고 있어 어느 별에 닿아야 시간의 붓은 제 그림을 그릴까 어둠 속 금 간 헤드라이트를 비추어도 자기 눈을 볼 수 없는 캄캄한 공전, 불멸과 멀어지는 먼지의 까만 불꽃
[충북일보] 초대 민선체육시대가 저물고 있다. 더불어 민선 2기 체육회장 선거시계가 빨라졌다. 변화와 혁신을 넘어 미래로 도약해야 한다. 관치의 관행과 과오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 도민 기대와 우려 교차 이제 곧 민선 2기 체육회장을 뽑아야 한다.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체육회장 선거는 12월 15일 동시에 치러진다. 228개 시·군·구 체육회장 선거일은 22일이다. 출마 예정자들의 막판 저울질과 물밑 활동이 한창이다. 충북도체육회는 현 회장의 단독출마로 결정됐다. 물론 시·군·구 체육회장 선거는 다르다. 대부분 복수 후보가 겨루는 양상이다. 민선 2기부터는 회장 임기가 4년이다. 회장선거도 자체 관리가 아니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와 해당 시·군선관위에 위탁해 공정성을 기하게 된다. 민선 체육회는 법 개정으로 이뤄졌다. 과거 체육회장은 단체장이 당연직으로 겸직했다. 그러다 보니 체육단체가 지나치게 정치화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결국 2019년 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을 금지한 개정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됐다. 민선 체육회의 시발이다. 체육회 역할은 앞으로 더 중요해진다. 체육회는 이제 각종 체육시설 운영 업무도 수탁할 수…
어려서 이웃에 살면서 대나무로 만든 말을 타고 놀던 친구를 죽마고우(竹馬故友)라 하고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한 벗을 지음(知音)이라 한다. '죽마고우'라는 고사는 진(秦)나라 12대 황제인 간문제(簡文帝)때의 일이다. 촉 땅을 평정하고 돌아온 환온(桓溫)의 세력이 날로 커지자 간문제는 환온을 견제하기 위해 은호(銀狐)라는 은사(隱士)를 건무장군 양주지사에 임명했다. 그는 환온의 어릴 때 친구로서 학식과 재능이 뛰어난 인재였다. 은호가 벼슬길에 나아가는 그날부터 두 사람은 정적이 되어 반목했다. 왕희지가 화해시키려고 했으나 은호가 듣지 않았다. 그 무렵 오호 십육국 중 하나인 후조의 왕석계룡이 죽고 호족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자 진(秦)나라에서는 이 기회에 중원 땅을 회복하기 위해 은호를 중원장군에 임명했다. 은호는 군사를 이끌고 출병했으나 도중에 말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결국 대패하고 돌아왔다. 환온은 기다렸다는 듯이 은호를 규탄하는 상소를 올려 그를 변방으로 귀양 보내고 말았다. 그리고 환온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은호는 나와 어릴 때 같이 죽마를 타고 놀던 친구였지만 내가 죽마를 버리면 은호가 늘 가져가곤 했지. 그러니 그가 내
북한이 남한에 내뱉는 막말이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너무 자주 반복되다 보니 익숙하기까지 하다. 지난 24일 발표된 북한 노동당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문에는 우리에게 모욕적인 단어들이 넘쳐난다. 이 담화에는 남한을 향해 미국의 충견, 남조선졸개, 남조선것들, 들개, 멍텅구리들, 천지바보들 등의 용어들이 담겨있다. 지난 8월 김여정 담화에서는 우리정부의 '담대한 구상'을 비난하며 대통령에 대해 "인간 자체가 싫다"는 표현까지 했다. 개인 간에도 이런 수준의 용어들이 오간다면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이번 담화를 내용상으로 보면 남한이 북한의 ICBM 발사 등 각종 도발에 대해 대북독자제재를 추진하자 이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제재를 가하면 한반도가 위태로운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를 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끌어 올리고 여기다가 내부분열까지 부추기고 있다. 현 정부가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데도 국민들은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르겠다는 표현이 그것이다.김여정의 담화는 김정은 총비서의 의중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 정권의 공식입장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대남·대미부문에 김여정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북한 권력구조상 김정
최근 들어 그루밍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그루밍이란 여성의 뷰티(beauty)에 해당하는 남성의 미용 용어로,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을 시켜주는데서 유래한 단어이다. 그루밍에서 파생된 말로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그루밍족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자신을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서 피부와 두발 등 외모와 패션에 신경을 쓰고 가꾸는 것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며, 최근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패션·뷰티업계에서는 젠더 뉴트럴(Gender Neutral)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여 이들을 공략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예전에도 남성용 화장품 브랜드들이 배우나 아이돌스타 등 남성 뮤즈를 기용하는 경우는 자주 있었다. 남성용 라인에 남성을 모델로 쓰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는데, 최근 여성을 위한 유명브랜드 메이크업제품을 남성아이돌이 광고를 하는 것을 보며, 처음에는 고정된 성별 역할로 의아심을 가졌지만, 요즘 트렌드를 이해하고 나니 화장품이야말로 양성평등의 대표 아이템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충북도는 2013년 오송 화장품·뷰티 세계박람회를 시작으로 뷰티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기
[충북일보] 충북도가 내년부터 시행하려던 출산육아수당 지급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청주시를 비롯한 5개 시·군이 충북도 분담률 40%를 제외한 나머지 60%의 사업비를 내는 게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시·군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출산육아수당 시행 자체가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내년 제도 시행에도 비상이 걸린 셈이다. 충북도는 내년부터 신생아가 태어날 경우 해당 가구에 총 1천100만원의 출산육아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출생 직후 300만원, 향후 4년간 200만원씩 분할 지급하는 방식이다. 수당의 40%를 도비, 60%를 시·군비로 충당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내년도 당초예산에 98억 원도 편성했다. 이를 근거로 지난달 말 보건복지부에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복지부가 사업비 분담 비율에 대한 시·군 동의서 첨부를 요구하면서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이 수당 신설에 찬성하는 곳은 6곳뿐이다. 나머지 5개 시·군은 동의하지 않거나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다. 이대로 협의가 진행된다면 출산육아수당이 제대로 시행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김 지사의 출산육아수당 지원 공약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듯하다. 가장 큰 이유는 앞서 밝힌…
풍경(風磬)소리 심억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푸른 산과 하늘을 품은 목도강 내 꿈과 이상이 잠긴 고향의 강 그 강물 속을 헤엄치던 물고기 산사(山寺) 대웅전 처마에 매달려 있다 유영(游泳)의 묘미를 뽐내던 물고기 시간과 공간을 가르는 바람의 장단에 댕그랑 댕그랑 연둣빛 아침을 열고 물에서 이루지 못한 깨침의 법문 한다 해와 달이 자맥질하는 목도강 그 생명의 물빛 속을 꿈틀대던 나 속세의 굴레 벗어날 수 없는 인생 하늘을 나는 물고기 몸짓을 본다 세상 돌아가는 사정도 모른 채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뒤척이는 중생 차마 외면할 수 없어 눈감지 못하는 물고기 댕그랑 댕그랑 우주의 질서를 깨운다.
단양역 인근 5번 국도를 지나다 보면 유유히 흐르는 단양강에 홀로 떠 있는 시루섬을 보게 된다. 그런데 이곳에는 영화에 나올법한 영웅들의 이야기가 전하여 온다. 일명 '시루섬의 기적'은 1972년 8월 19일 태풍 베티가 몰고 온 폭우로 강이 범람해 시루섬 전체가 침수됐고 고립된 주민 198명은 물탱크(지름 5m, 높이 6m)에 올라가 희생과 배려의 정신으로 14시간 서로의 손을 잡고 살아난 기적과도 같은 실화다. 그런데 22년이 흐른 1994년 10월 24일 시루섬 인근에서 운항 중인 유람선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고가 발생했다. 바로 충주호 유람선 화재이다. 두 사례는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단양군 적성면 단양강 일원에서 발생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결과는 천양지차였다. 시루섬에서는 비록 8명의 인명피해가 있었으나 대부분 주민(198명)이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유람선 화재는 승무원을 포함한 132명 중 절반인 66명의 사상자(사망 30명, 부상 33명)가 발생했다. 시루섬에서는 희생과 협동 정신으로 기적이 일어났으나 유람선 화재에서는 재앙이 일어났다. 유람선 화재 사고의 원인은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이었다. 승무원들은 배를 운항하기 전
논둑으로 연기가 솔솔 피어오른다. 썰렁한 날씨에도 마음이 따스해진다. 건넛산 골짜기에 이파리 하나 없는 나무가 빈 가지를 옹송거리며 하루치 외로움을 털어낸다. 된내기에 시달려 온 갈대도 피곤한 하루를 바람에 날려 보낸다. 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되고 끝내는 땅속의 뿌리까지 얼어붙겠지만 그 속에서는 또 수많은 씨앗들이 꽁꽁 웅크린 채 봄을 기다리겠지? 문득 맞은편에 '부뚜막'이라는 간판이 나온다. 그 옆에는 '화로 뚜껑'이라는 우동집까지 있다. 지나갈 때마다 고향의 훈기가 그려지곤 했다. 오래 전에 살던 시골집의 부엌이 지나가고 그을음이 더께로 앉은 천장과 솥단지가 보였다. 부뚜막은 아궁이에 걸어놓은 솥 언저리의 평평한 자리를 말한다. 밥이나 찌개를 뜨기 전 대접이나 국자 또는 주걱을 놓는다. 파 마늘 등 양념을 담아 뒀다가 고명으로 얹기도 한다. 재티가 날리고 지저분해도 불이 꺼지고 나면 어머니는 먼지 하나 없이 닦아내셨다. 아침저녁 밥상을 차릴 때마다 멀쩡히 쓸고 닦다 보니 흙벽돌로 지은 부뚜막이라도 흑단처럼 반들반들했다. 철부지 시절, 나갔다 돌아오면 빈집일 때가 많았다. 눈보라에 옷은 다 젖고 손까지 꽁꽁 얼어붙은 채였다. 안방 건넌방을 열어봐도 아
어둠 속에서 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라 깨어 불을 켠다. 우리의 감각기관은 미묘하고 정밀하다. 조용한 시간엔 몸에서 나는 미세한 소리까지 잘 감지한다. 양쪽 귀를 막으면 혈액이 흘러가는 소리와 심장이 펌프질하는 소리가 들리고, 손을 떼면 먼 별에서 날아온 듯한 불규칙한 음과 윙윙 울리는 기계음이 뒤섞이며 기이한 소리가 진동한다. 무슨 전파일까. 내가 나에게 하는 소리일까. 파란 시집이 눈에 띈다. 젖은 풍경이 열리며 사물들이 눈을 뜬다. 하얀 쪽 가운데서 중음이 새어 나온다. 시인은 어떤 소리를 들었을까. 무리한 약속을 한 것 같은 후회가 내 귀에 집을 짓고 가로수처럼 박혀 있다 정확히 명명할 수 없는 기호들이 움직인다 가만히 앉아있거나 혼자서 멍 때릴 때면 밤낮으로 찾아드는 불온한 새 한 마리 부르지 않았는데도 자꾸만 날아든다 귓가엔 사무치는 소리 하나 있다지만 자꾸만 울어대는 뒤틀어진 기호들이 둥그런 달팽이관 속 이곳저곳 떠돈다 ─ 이상호, 「이명 耳鳴」 전문, (시조집 풍경, 고요아침 2021) 시를 읽으며 불안감을 느낀다. 뭘까, 이 심리의 근원은. 화자는 '무리한 약속'을 하고 '후회'를 한다. 그게 어떤 약속인지 구체적인 건…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은 '서원행'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주말에 1박 2일간 가족 또는 친지들의 서원 및 퇴계 관련 유적 답사 등을 지도위원이 도와준다. 저렴한 참가비도 장점이며, 참가한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기에 아내에게 효과를 얘기했더니 우리 가족도 서원행에 가 보자 한다. 이따금 안동에 가는 할아버지가 어떤 일을 하는 지도 볼 겸 두 딸 아이 가족과 우리 부부랑 모두 8명이 참가 신청을 하였다. '서원행'은 참가 희망자의 의견을 고려하여 마련되는데 우리는 퇴계 선생의 제자 금난수 선생이 지은 '고산정'과 퇴계 선생의 '태실' 답사를 부탁했다. 딸들이 초등학교 5학년과 3학년 여름방학 때 도산서원과 영주 부석사에 갈 계획을 세우고는 기왕에 하나씩 맡아 발표해 보라 했다. 어느 날 아이들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문을 열어봤더니 『동아 대백과 사전』을 방에 한가득 펼쳐놓고 둘이서 징징거리고 있다. 발표 준비를 하려니 너무 막막했나 보다. 큰 애가 도산서당을 발표할 때는 옆에 사람이 없었는데, 둘째가 부석사 관련 내용을 켄트지 전지에 적어 발표할 때는 지나던 사람이 돌발 질문을 해도 막힘없이 대답을 잘했다. 아마 그때 숙제를 완수해 냈기에 후일 공부를 주도적
은퇴를 앞둔 사람에게 퇴직 후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물으면 다수의 사람은 '안되면 농사나 짓지 뭐'라고 상투적으로 답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농사는 아무나 질 수 있다는 것일까? 이는 기후변화로 폭우, 가뭄, 냉해, 태풍과 같이 빈번해진 자연재해와 인력난, 불안정한 농산물 가격 등 온갖 역경 속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전문 지식과 기술 그리고 정보까지 익히며 농사를 짓고 있는 농업인의 처지에서는 가장 듣기 거북한 말일 것이다. 그동안 40세 미만의 청년 농업경영주는 지속해서 감소하여 2020년 현재 1만2천400명, 전체 농업경영주의 1.2%로서 1990년도 14.6%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프랑스 19.9%, 네덜란드 8.7%, 일본 4.9%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청년농업인 비중이 극히 낮은 수준임을 직시하여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제1차 후계·청년농 육성 기본계획을 제시하고 내년부터 2027년까지 청년농 3만 명 육성 계획을 발표하였다. 청년농업인 육성의 출발점은 현재 영농 정착률이 현격히 낮은 농고와 농대생들이 졸업 후 영농에 정착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달 대산농촌재단이 주최한 '미래가 있는 농촌, 지속 가능한 농업' 국제
[충북일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24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무기한 집단 운송 거부로 지난 6월 이후 5개월만이다. 항만과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물류 운송에 차질이 예상된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의 영구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또 안전운임제 대상을 철강재, 자동차, 위험물, 사료, 곡물, 택배 등으로 확대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현재는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로 제한돼 있다. 안전운임제는 2020년부터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돼 오는 12월 만료된다. 정부와 여당은 파업 예정일을 이틀 앞둔 지난 22일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을 3년 더 연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화물연대의 핵심 요구인 품목 확대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화물연대는 '반쪽짜리 가짜 연장안'이라고 규정하고 파업을 강행했다. 화물연대 조합원은 2만5천여 명이다. 전체 화물차 기사의 6% 정도다. 그러나 컨테이너 등의 특수 대형 화물차 기사 1만여 명이 화물연대 소속이다. 물류 차질이 예상되는 이유다. 특히 당일 운송이 중요한 철강업계와 시멘트업계의 우려가 크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자동차와 건설업계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선박에 수출물량을 선적하는 데도 문제가…
면행정복지센터에서 건축업무를 담당하다보면 농막에 관한 문의를 자주 받는다. 전기나 수도를 설치해도 되는지, 정화조를 묻어도 되는지, 복층으로 해도 되는지 등 주거용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농막은 농사에 필요한 농자재 등을 보관하는 농업용 창고의 용도와 잠깐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그늘을 제공해주는 정도로만 이용해야 한다. 우선 농지법에서는 20㎡ 이하의 농막은 농지이용행위로 보아 농지법에 저촉을 받지 않으니 농지전용 절차 없이 설치할 수 있다. 다만, 건축법의 규정에 컨테이너도 벽체와 지붕이 있어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구조이므로 건축물의 범위에 포함되어 건축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한시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면 면행정복지센터(동지역은 시청 허가민원과)에 가설건축물 신고를 하고 갖다놓을 수 있다. 물론 농막이라고 해도 전기나 정화조를 원칙적으로 설치하지 못하게 제한하지는 않는다. 전기인입은 한전에 가설건축물 신고필증을 첨부해서 요청하면 가능하다. 수도는 농업용 지하수를 개발하고, 정화조도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다고 하면 막기 어려운 실정이다. 복층구조의 다락은 층고가 1.5m(
충북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15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8월 첫째 주 이후 15주 연속 내림세이다. 9월 21일 조정대상지역 규제가 풀렸지만 급락하는 아파트 가격과 거래절벽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충북의 지난달 아파트 매매 가격지수 변동률은 0.64% 하락해 지난 9월의 0.36% 보다 한 달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떨어져, 정부에서 원하는 연착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15주 연속 내림세의 누적 하락률은 1.66%에 다다르며, "오늘보다 내일이 싸다"는 인식에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차가워졌다. 차가워진 원인의 이유를 첫 번째로 꼽으면 "금리 인상"의 여파가 아닐까 쉽다.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월 24일 예정되어 있는데, 유례없는 6번 연속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는 언론 보도가 많다. 미국발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있고 불안정한 외환시장으로 환율이 1,440원까지 올라가는 등 결국 수입물가가 올라가게 되면 올라간 수입물가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에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보인다. 긴축을 통한 인플레이션 압력에서 자금 흐름을 보다 안정시킬 위함으로, 금리가 0.25% 인상을 베이비 스텝, 0.
최근 정부가 내년에 대학 재정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유·초·중·고 지방교육 재정에서 매년 약 3조 원을 가져오는 대학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하여 정부가 대학에 주는 일반 재정지원 규모를 지금의 약 2배로 늘린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와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고등교육 재정 확충 방안'을 발표했다. 보통교육인 유·초·중·고와 고등교육인 대학으로 나뉜 교육재정의 '칸막이'를 일부 허물어 재정난을 겪는 대학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기재부가 지금까지 세수추계 하나 제대로 못해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을 일시에 배정하고도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지방교육재정 방만 운영 운운하며, 유·초·중·고교의 예산 3조 원을 대학으로 이관하겠다는 중앙정부의 계획에 동의할 수 없다.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는 매년 반복되는 세수추계 오류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일시에 지방에 배정하여 지방교육청의 효율적인 적기 예산운용을 어렵게 했다.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기재부가 지난해 60조 원이 넘는 세수 추계 오류를 기록한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늘어난 세수 등 변수를 무시하거나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장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외부 검증도 이뤄지지 않는 깜깜이 세수 추계로 인해 지난해에
참 고운 날이었다. 가슴에 안고 있던 파스텔 톤의 꽃다발만큼이나 환한 미소를 띠며 아들과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나는 사람이다. 아들과 딸아이 그리고 C와 저녁을 함께 하기로 했다. 그날은 서울에서 문학회 모임이 있던 날이었다. 모임이 끝나고 아들과 딸이 있는 집으로 가면서도 C를 만난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가슴으로 들어가는 일이 때로는 가슴 벅찬 일이기도 하다. C를 처음 만난 건 2년 전이었다. 아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했다. 사실 그동안 남편과 나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집으로 내려오면 한참을 바깥에서 누군가와 통화가 길어졌고, 일이 바빠 집을 오지 못한다는 답도 들었던 차였다. 부모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이 자식의 마음이라는 것을 아마도 모를 것이다. 나도 내 눈빛을 우리 부모님에게 들켰다는 것도 모른 채 결혼을 했으니까. 나는 남편과 1년 여를 만난 끝에 결혼을 했다. 그 1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사실 나와 남편은 서로에게 콩깍지가 씌어 주변의 상황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양가 부모님은 달랐다. 아니 시부모님은 우리를 생
고향사랑 기부제가 내년부터 시행된다. 지방소멸 위기 대응 방안으로 꾸준하게 거론돼왔던 것으로 기대하는 바가 적지 않다. 고향사랑 기부제란, 개인이 주소지를 제외한 고향이나 원하는 지자체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세액공제 혜택과 함께 지역특산품을 답례품으로 받는 제도다. 지자체는 기부금을 주민복지증진에 사용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된다. 기부금은 연 500만 원까지 가능하며, 10만 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 된다. 세액공제와 함께 답례품으로 3만 원 정도의 지역특산물 받게 된다. 10만 원을 초과하면 16.5% 세액공제와 함께 기부금의 30% 상당의 답례품을 받게 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2008년에 시작하여 이제는 완전한 정착단계에 들어섰다. 지난해 총모금액이 무려 8조 2천억 원에 달한다. 일본의 사례를 잠시 더듬어보자.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고향세 플랫폼 운영이다. 고향세의 수납과 답례품 홍보, 판매와 민원 처리까지 전담하는 민간 대행 조직이다. 지자체의 90% 이상이 이 민간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공무원이 직접 운영하지 않고 중간 지원조직이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부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답례품 중 농산물분야 인기
아리랑은 곧 직지다 임준빈 직지 시인 아리랑이란, 원래의 참뜻은 참 나를 깨달아 인간완성에 이르는 기쁨을 일컫는 말이다 아(我)는 참된 나를 의미하고 리(理)는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다 뜻이며 랑(朗)은 밝다, 즐겁다 라는 뜻이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는 부처님 부처님 내 안의 부처님이란 의미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는 뜻은, 내 안에 참 나를 깨달아 피안에 도달한다는 의미이다 하여,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는 뜻은, 본래 나를 깨닫지 못하고 현상계에 끄달려 산다면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이요 진리를 외면하고 오욕락(五慾樂)을 좇아 생활하는 자는 그 과보가 얼마 못가서 고통에 빠진다는 뜻이다. 직지(直指), 무엇을 가리킴이란 우리의 본래 생각을 일으키기 전 마음을 말하며, 마음의 주인공 아리랑이란 뜻과 같다.
[충북일보] 충북대학교가 불안에 휩싸였다. 우려했던 일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충북대 총장선거가 결국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아직까지 투표참여 비율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충북대학 총장선거가 구성원 3주체의 투표참여 비율합의 결렬로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최근 총장선거 참여비율에 최종 합의한 한국교통대학과 대조적이다. 충북대에 쏠린 시선이 점점 더 따가워지고 있다. 충북대 교수회와 교직원회, 학생회는 그동안 수차례 만나 협의했다. 하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교수회에서는 교수 70%, 교직원·학생 30%를 고수하고 있다. 반면 교직원회에서는 한국교통대와 같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28일까지 선거일정을 결정해 통보해 달라는 2차 공문을 보냈다. 22일 3자가 만나 다시 협의했다. 하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총장선거가 늦어지자 총동문회까지 나섰다. 충북대 총동문회는 지난달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방대학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총장이 불철주야 뛰어도 모자랄 판에 대학구성원 간 합의가 늦어져 총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있어 우려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를 통해 "임기종료 3개월 내 총장후보를 추천하지 못할 경우…
가을의 손 강성일 충북시인협회 회원 해말간 호숫가에 설레는 빛 하얗게 노출된 노래의 속살이 뙤약볕에 그을리고 있다 지나온 세월을 지우는 소리 파란 오선지에 음정과 박자들이 쏟아지고 있다. 치솟던 꿈은 아직도 이삭처럼 남아 있고 파란 기억은 물 아래 실실이 뿌리를 내린다 구름과 함께 동구 밖으로 밀려가는 낮달도 아스라이 세월의 벽을 비껴가고 우주의 한복판에서 고추잠자리 한 마리 두 주먹 꼭 가을의 손을 잡고 있다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면서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괴산댐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괴산댐 유역인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