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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수필가

요즘 매스컴을 장식 하는 재벌가 이야기가 항간에 화제다. 어떤 이는 온 집안 식구들이 비슷한 행태로 그릇된 행동을 한 것을 두고 부전자전(父傳子傳), 모전여전(母傳女傳)이라는 말로 그들의 부적절한 행위를 비판하기도 한다.

하긴 예로부터 말이 있잖은가. 딸을 보려면 그 어머니를 보고, 아들을 보려면 아버지를 살펴보면 어느 집안 자손들의 성품을 손금 보듯 선명하게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이 그것이다. 이 부호 집안사람들의 행태는 순전히 악질적인 갑질이 다수여서 입맛을 씁쓸하게 한다. 이들의 그릇된 행태를 지켜보며 인권에 대하여 새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게 살 권리가 있다. 인간 위에 인간 없고 인간 아래 인간 없다. 뿐만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빈손으로 태어난다.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날 때 한 올 걸치지 않고 알몸으로 태어난다. 이뿐 만이 아니다. 생을 마치고 저 세상으로 돌아갈 때 인간은 관 밖에 그동안 지녔던 모든 것을 고스란히 남겨두고 홀로 떠날 뿐이다.

이렇게 태어나고 또 생을 마감하는 게 인생사 아니던가. 삶을 살며 남다른 능력으로 성공도 하고 혹은 실패도 한다. 또는 부모를 잘 만나서 금 수저 신분이 되기도 한다. 누구인들 빈貧者로 살기를 원하랴. 그럼에도 자본주의 체제에선 어쩔 수 없이 빈부 양극화가 심화되기 마련 아닌가. 설령 가진 게 많아서 대 부호로 산다손 치자. 그렇다고 부자일 뿐 영웅은 아니잖는가. 또한 지닌 게 없는 무일푼이라고 하여 인권까지 없진 않다. 가난이 죄는 아니다.

부호가 영웅은 못되어도 빈자를 위해 자신의 곳간을 열 수는 있잖은가. 그것이 바로 이웃 사랑이요. 타인에 대한 애타심 아니던가. 타인 위해 베푸는 게 아까우면 그야말로 동냥은 못줘도 쪽박은 깨지 말아야 했다. 갑질이 그것이다.

가난도 대물림이 되는 이 사회에서 안 그래도 가진 것 없고 사회적 지위도 없이 낮은 자로 사는 이들의 설움은 크고도 큰데 직장에서 갑질까지 당한다면 그 삶이 오죽할까 싶다. 갑질을 안 당해 본 사람은 그 뼈저린 고통을 모른다. 소위 쥐꼬리만 한 말단 지위만 있어도 그것이 마치 자신이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으로 착각, 알량한 지위를 이용하여 아랫사람에게 횡포를 부리기 일쑤다. 얼마든지 인간적으로 해결할 일도 문제를 크게 부풀리고 조작하고 선동하여 급기야는 타인을 나락 끝으로 밀어내기도 한다. 진실은 항상 걸음이 느리다고 하지만 언젠가는 이렇듯 갑질을 하는 자들의 실체는 머잖아 만천하에 그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양식이 있는 사람은 절대 자기만 못한 사람을 짓밟는 비인간적인 언행은 행하지 않는다. 강자한테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자들의 치졸한 행위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 이런 자들은 어찌 보면 허접한 인간이다. 부와 명예를 지닐수록 겸양을 갖춰야 하는데 오만과 교만이 하늘을 찌를 듯 하니 지닌 재산마저 쓰레기로 보일 정도다. 이러한 부류의 인간 근본은 옛날이라고 다르지 않았나보다.

부정한 방법으로 큰돈을 벌어들인 대부호가 철학자 디오게네스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 했다고 한다. 이때 부호는 입구에서부터 온통 값비싼 대리석으로 번쩍 거리는 화려한 자기 저택을 구경 시키며 자랑을 늘어놓았단다. 한참 얘기를 듣던 디오게네스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갑자기 부호 얼굴에 가래침을 뱉었다. 그러자 부호는 깜짝 놀라 벌컥 화를 내자, 디오게네스는 어쩔 수 없었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댁의 저택이 너무 깨끗하고 화려해서 침 뱉을 곳이 없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지저분한 쓰레기통은 그래도 당신 얼굴뿐이었습니다." 이 내용은 고故 황태영 수필가의 수필 '맑은 마음'에 나오는 구절이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것은 비싼 옷, 호화저택, 배기량 큰 자동차가 아니다. 마음이 청정하여 정도를 걷는 자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품격 높고 아름다운 삶을 사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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