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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10.30 16:25:18
  • 최종수정2022.11.09 16:20:41

김혜식

수필가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란 말이 맞는 듯하다. 필자 같은 경우도 나이들 수록 친정어머니를 닮고 있다. 공감능력 및 다정다감한 성향, 풍류 및 낭만 향유도 어머니를 쏙 빼닮았다. 또한 평소 전통 음식을 고집 하는 것도 친정어머니 입맛 그대로다. 이는 지난날 어머니로부터 체득한 결과다. 어머닌 해마다 배가 불룩한 항아리에 장을 담갔다. 어디 장류뿐이랴. 지에밥을 지어서 술도 담갔다. 방안 아랫목에 신주처럼 모셔져 이불을 뒤집어 쓴 항아리였다. 방문을 열을 때마다 풍겨오던 술 익는 냄새는 맡기만 하여도 절로 취기가 오를 듯 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 어깨너머로 장류, 술 담그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아파트 너른 베란다엔 30여 년 넘도록 발효를 거듭하는 장류가 담긴 작고 큰 항아리가 15개 놓여있다. 결혼 첫 해에 장을 담갔다. 그동안 수차례 이사를 하면서도 이 장류만큼은 무슨 큰 보물단지인양 끌어안고 다녔다.

요즘은 돈 몇 푼만 쥐고 나가면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는 장류 아닌가. 굳이 고집스레 오랜 세월 무거운 장항아리를 이삿짐으로 갖고 다녔으니, 어찌 보면 무모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를 고집한 것은 다름 아닌 세 딸들에게 집안의 전통을 대물림 해주고 싶은 소박한 마음에 의해서이다.

필자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장류 및 김치 담그기다. 전통으로 여기는 것도 고유의 음식이란 생각이다. 한낱 음식을 무슨 집안의 전통으로 삼느냐 하겠지만 이것만큼 소중한 게 어디 있으랴. 음식은 건강 및 생명과도 직결되잖은가. 예부터 좋은 가문의 조건으로 높은 벼슬을 지내고 부귀영화를 누린 집안을 손꼽곤 한다.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옛것을 숭상하고 법도가 바로 서야 뼈대 있는 집안이 아니던가.

우리 옛 것은 휘황한 문명의 빛에 가려져 점차 제 모습을 상실하였다. 그럼에도 요즘 다행히 잃어진 우리 것에 대한 향수에서인지 한옥 카페로 사람들의 발길이 돌려지고, 조상들 손 때 묻은 자개장 및 도자기 등이 고가로 팔리기도 한다. 또한 김치, 청국장, 고추장 등의 발효 식품이 건강식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세상이 숨가쁘게 변화하는 일상 속에서도 옛것을 추억하고 그것을 지키려는 의지일 게다. 반가운 현상이다.

흔히 '전통'하면 고리타분하고, 사소하고 평범하여 낡은 것으로 생각하기 일쑤다. 필자가 생각하는 전통은 지나치게 고루하지 않으면서도 세상살이의 이치나 변화를 한껏 수용할 수 있는 유형, 무형을 의미한다. 유형은 음식이며 무형은 부모로서 자식들에게 평소 언행을 통하여 무언으로 전하는 정신적 지침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받았던 밥상머리 교육처럼," 항상 원칙을 지키고 정도를 걸어라." 라는 가정교육이 그것이다. 이게 아니어도 삶 속에서 좀체 변화 할 줄 모르는 것이 바로 전통이라 말할 수 있다. 비근한 예로 우리 전통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게 한글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글은 다 알다시피 한국인의 얼이 깃든 글자다. 오죽하면 일제강점기 때 일본은 우리말과 한글을 못 쓰도록 강제적인 규제를 행하였을까. 이는 한국인의 혼을 말살시키기 위한 방편이었다.

전통은 경직되고 고루한 사안만은 아닐 것이다. 때론 낯설고 말랑한 것도 전통이 될 수 있잖은가. 전통이란 낱말 속엔 시대상에 맞는 획기적인 것도 내포돼 있다면 지나칠까. 1968년 월간 패션 지 < 의상> 창간호 표지 모델인 가수 윤복희의 미니스커트 차림은 당대엔 파격이었고 돌발적인 현상이었다. 숱한 세월이 흐른 현대엔 전통으로 자리 잡기도 했잖은가. 이로보아 우리 것 외에 좀 더 설레고 낯설며 고무적인 전통을 딸아이들에게 물려줄 일에 고뇌를 해야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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