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청주 이탈리안 레스토랑 '구스토'에서는 종종 탄식이 새어나온다. 한정 메뉴인 '수비드 항정살'의 소진 소식에 아쉬움을 뱉어내는 손님들이 내는 소리다. 서너 번 쯤 실패를 경험한 단골은 미리 전화해 예약을 하고야 만다. 한번의 성공을 경험한 손님은 깨끗하게 빈 접시를 들고 주방 앞으로 다가와 웃으며 다음을 기약하기도 했다. 청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메뉴를 찾아 개발한 것이 수비드 항정살이다. 어디에서나 쉽게 먹을 수 있는 메뉴들로는 승산이 없으리라는 계산이었다. 구스토에 찾아와야 먹을 수 있는 메뉴, 그런 음식으로 가게를 채우고 싶었다. 수육이나 구이로는 종종 즐길 수 있지만 특제 소스를 곁들인 수비드 항정살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 이경구 대표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수비드 항정살은 손님들에 의해 시그니처 메뉴로 지정됐다. 국내산 돼지고기 중 항정살 부위를 먹기 좋게 손질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자칫 느끼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위를 고소한 맛과 식감으로 집중시키기 위해 지방 제거 등 정성스런 손질을 거쳐야 한다. 깊이 배어나오는 감칠맛을 위해 적정 시간 염지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5시간 동안 맞춤 온도에서 수비드 조리를 거친 항정살은 부드러운
[충북일보] 'HWARAK' 작은 주황색 간판에 하얀색으로 쓰인 알파벳 6글자가 전부다. 별다른 설명 없는 이곳의 정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소품샵 같기도 하고 사무실 같기도 한 깨끗한 외관이다. 지나는 사람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독특한 향기가 새어나온다. 깊은 숨을 들이마시면 구수하고 향긋한 술 익는 냄새다. 작은 사무실 유리 너머로 여러 설비를 오가며 움직이는 사람이 보인다. 생각지 못한 장소에서 만나는 도심속 전통주 양조장이다. 충북 지역 재료를 사용해 술을 빚는 지역특산주 양조장 '화락'은 지난 2022년 청해주조로 시작해 지난해 화락으로 이름을 바꿨다. 술은 하나의 장치다. 음식을 먹을 때 곁들이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분위기를 바꾸기도 한다. 주현석 대표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는 친구들과 심도깊은 토론의 장을 만들어주는 술을 관심있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늘 먹는 익숙한 술 대신 특색있고 맛있는 술을 직접 만들어보기로 뜻을 모았다. 교육기관에서 주류 제조 과정을 수료하고 여러 양조장에서 특유의 사교성으로 경험과 노하우를 얻었다. 1년 여의 시간은 수련이 필요했
[충북일보] 크고 화려하지 않아도 눈길을 끄는 간판이 있다. 청주 상당로 115번길을 지나다보면 눈에 띄는 한조각의 피자도 그렇다. 서너개 남짓한 페퍼로니가 올라간 피자 간판은 노릇한 빵과 늘어질 듯한 치즈가 실감난다. 어떤 설명도 없이 공중에 떠있는 작고 귀여운 피자 조각을 안 본 척 지나치긴 어렵다. 김선우 대표의 스페이스피자는 지난 2021년 세종시에서 시작됐다. 조치원이 연고인 이유로 자연스레 세종시에서 첫 가게를 열었다. 직장인들과 가족 단위의 손님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며 여러 피자를 선보였고 2023년에는 대학시절부터 익숙한 생활권인 청주를 2호점 적격지로 택했다. 10대 때 처음 관심을 가진 분야는 빵이었다. 부모님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학원도 다니고 열의있게 공부했다. 20대에 들어서며 요리에도 관심이 갔다. 호텔외식조리학과에 진학한 것이 계기였다. 빵에 제한을 두지 않고 여러 음식을 다뤘다. 서울로 올라가 양식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맛의 취향을 찾았고 여러 카테고리를 총괄하는 F&B 회사를 통해 메뉴 개발 등 실무 경험도 쌓았다. 외식산업 전반을 공부하며 위생이 최상위에 있다고 여기게 된 선우 씨의 개념은 위생등급 매우 우수 등급으로도 확
[충북일보] SNS의 영향력을 누구나 인정하는 시대다. 온라인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긴 하지만 골자는 여전히 SNS다. 개개인이 무수한 콘텐츠를 쏟아내는 시대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려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우선이다. 안에 담긴 이야기가 무엇이든 일단은 시선이 멈춰야 전달할 기회가 생긴다. 이른 출발로 자영업 4년 차에 접어든 28살 청년 장하준 대표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마케팅에 힘을 기울였다. 식당을 운영하며 맛과 서비스에만 치중하다 문득 취미로만 운영하던 SNS가 눈에 들어왔다. 후기인 척 하는 광고들이 판을 치지만 그 안에는 볼수록 궁금해지는 진짜 이야기도 있었다. 하준 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졌다. 만족한 고객이 다시 찾아오는 단골을 만드는 것 만큼이나 새로운 손님들이 계속 유입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어린시절부터 유튜브 영상 등을 보며 싹 틔운 꿈이다. 성공한 자영업자들의 열정을 엿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대학 진학 대신 일찍 군대를 선택해 자신의 미래 계획표를 준비했다. 제대 후 1년 정도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생각처럼 되지 않는 일도 있었다. 일단 자금을 모으기 위해 여러가지 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