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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수필가

현대는 희생과 헌신을 상실한 듯하다. 예전과 달리 노년의 여성들이 손주 돌보는 일을 꺼린단다. 가까스로 허리 펴고 살만한 나이에 손자한테 발목 잡히기 싫다는 생각 때문이란다. 여성이 폐경기를 맞게 되는 것은 자손을 돌보기 위함이란 학설도 있잖은가. 그럼에도 완경기를 맞은 여성들은 손자를 돌보는 대신 복지관, 평생 교육원 등으로 대거 몰리고 있는 추세다. 이런 현상은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요즘, 노년의 남은 생을 보다 알차고 보람 있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일게다. 또한 노후에도 자신의 자아실현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진 탓이랄까.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하여도 대부분 할머니들이 손자를 돌봐 주곤 했다. 물론 당시는 대가족인 집들이 다수여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어느덧 서구 문명의 물결로 핵가족화 되며 우리네 삶에도 많은 변화가 일었다. 무엇보다 부모들과 함께 생활 할 수 없는 상황이 그것이다. 여러 요인 중 첫 번째 조건으론 주거 환경을 꼽을 수 있다. 아파트는 부모님과 함께 살 수 없는 가옥 구조다. 예전엔 주택에 사랑채가 있었다. 마루도 있었다. 하지만 아파트는 고층일뿐더러 비좁은 공간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살기에는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 특히 노인들은 갑갑해서 아파트에선 단 며칠일지라도 머물기를 불편해 한다.

필자 또한 나이 들고 보니 점차 아파트 생활에 회의를 느낀다. 현관문만 닫으면 안전하고 편리한 아파트 생활이다. 하지만 왠지 그 안의 공간이 한껏 여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어린 시절 자랐던 집은 방도 여러 개고 마루 및 바깥채도 있었다. 여름 날 마루에 벌렁 누워 있으려면 뒷문을 통하여 뒤울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마냥 청량하고 시원했다.

어디 이뿐인가. 봄이면 처마 끝에 집을 짓는 제비들을 바라보며 새끼가 하루빨리 태어나길 기다렸다. 제비 새끼가 알에서 깨어나면 그것들을 바라보며 생명의 존엄성을 은연중 깨닫기도 했다. 마당가에 심어진 감나무에 감꽃이 피면 머잖아 주황색 꽃등을 매단 듯한 감이 주렁주렁 열리기를 소망했다. 또 있다. 어머니가 가꾸는 꽃밭에 꽃씨를 심으며 아름다운 꽃들이 활짝 피어나기를 고대했다. 그러나 아파트 생활에선 이런 기다림 및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눈만 뜨면 감나무, 자두나무들을 대하며 그들의 생태를 눈여겨보았던 그런 자연에 대한 관찰력도 지닐 수 없다. 어린 시절엔 모든 사물에 호기심이 많았던 탓인지 궁금증이 많았다. 그러나 아파트 생활은 그런 상상력과 의문점을 앗아간다.

어렸을 땐 마당가에서 펌프 물로 등목을 할 때, '도대체 이 얼음 같이 차가운 물은 땅 속 어디에 있다가 이렇듯 펌프를 통해 펑펑 쏟아질까?'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뒤울안의 밤나무를 바라보며,'밤은 무엇을 먹고 자라기에 달고 맛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기도 했었다. 어디 이뿐인가. 유년기 시절, 가을 날 파랗던 대추가 점차 붉어지는 것을 볼 때마다 어린 마음에 무척 신기해했다. 당시 '어떻게 하루가 다르게 대추가 빨갛게 익을까? 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렇듯 자연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을 유발 시키던, 마당이 유난히 넓었던 어린 날 한옥을 지금도 그리워한다.

그러고 보니 요즘 어린이들이 왠지 안쓰럽다. 자연 속에서 호연지기를 기르며 맘껏 뛰어놀아야 창의력, 유창성, 상상력, 사고력 등이 향상 되잖은가. 어린이들은 안타깝게도 이런 기회를 잃고 성장한다. 오로지 회색빛 촌에 갇혀 지낼 뿐이다.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시멘트로 뒤덮인 땅만 밟고 지내노라니 흙 내음이 무엇인지조차 모른다. 어린이들에게 완성된 것을 보여주기보다는 미완성된 사물의 현상도 필요하다. 많은 상상력 촉발과 사고력 증진의 향상을 위해서다. 이에 환경이 중요하다. 어린이들에게 만물에 대한 깊은 관심과 호기심의 훌륭한 자극제는 다름 아닌 자연이어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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