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경찰 지구대와 파출소는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이다. 그런데 전선 지킴이들의 노령화가 심각하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충북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구대와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 10명 중 4명이 50대 이상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서울 서초갑)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그렇다. 충북지역 80개 지구대·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 중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46.5%다. 전국에서·4번째로 높다.·평균 연령은 45세다. 50대 이상이 가장 많고, 40대 21.7%, 30대 21.2%, 20대 10.7% 순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두 달 전 흉악범죄 대응을 위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했다. 전국의 다중밀집지역 3천329곳에 하루 평균 경찰관 1만2천704명을 투입하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는 한 때 무장한 특공대원과 장갑차까지 등장했다. 그런데도 시민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은 막강해졌다. 그런데 치안력은 약화되는 느낌이다. 도대체 경찰이 어디서 시민을 지키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수사에 치중하느라 치안 활동을 소홀히 한 건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다. 실제로 경찰이 수사 종결권을
시월의 기도 박경희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시월엔 그대를 만나러 가겠습니다 빳빳한 코트의 깃을 세우고 단풍잎 빛깔의 구두를 신고 사푼사푼 발걸음도 가볍게 그대를 만나러 가겠습니다 그대가 기다리는 꿈같은 시간을 위하여 국화꽃 한 아름 안고서 그대를 만나러 가겠습니다 시월엔 흠뻑 취할 수 있는 시를 쓰겠습니다 진한 맛 나는 오래된 포도주처럼 누가 읽어도 가슴 따뜻해지고 영혼을 흔드는 시를 쓰겠습니다 향 깊은 차 한잔 앞에 놓고서 오랫동안 사색을 하겠습니다 시월엔 귀뚜라미 소리도 고이 담아서 높고 푸른 하늘로 날려 보내겠습니다 가랑잎 뒹구는 소리 들으며 기도를 하겠습니다 그대를 사랑한다고, 사랑하게 해달라고 밤새워 기도를 하겠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황금빛 곡식과 형형색색의 과일이 익어가는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10월이다. 가을을 맞아 각종 지역 행사 및 경사로 공직사회 내에도 풍족하고 넉넉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즐거운 마음으로 경사에 축하를 표하는 것은 예로부터 풍속이 아름답고 예절이 바르다고 소문난 동방예의지국인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당연한 도리이다. 또한 즐거운 마음으로 지역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우리의 전통문화인 향약 규범 예속상교(좋은 풍속은 서로 교환한다)를 따르는 동시에, 지역주민들의 화합에 힘써야 할 공직자라면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 제7조에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라고 명시된 공무원이라면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 8조에 따라 공무원이 준수하여야 할 행동기준을 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하는 '공무원 행동강령'을 머릿속에 되새기며 각종 지역행사 및 경사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8조(공직자 행동강령) 제2항에서는 공직자가 준수하여야 할 사항으로 '1. 직무관련자로부터의
불혹의 나이를 넘어서면 어른이 될 거라고 믿었다. 전보다 여유로워지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직 대인배가 되기에 나의 그릇이 너무 작다는 것을 느낀다. 이미 반평생을 살아서 스스로에 대한 미련과 욕심이 많지 않다. 말수도 적다. 살면서 이러한 성격을 악이용 하는 일도 겪는다. 말이 없어서인지 불합리한 일을 겪어도 조용히 있을 거라고 으레 짐작하는 듯하다. 항상 믿고 응원했던 상대와 얼마 전 불화가 있었다. 평상시에 불만이 있었지만 믿었던 사람이니 끝까지 기다렸다. 그러다 쌓였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분출되었고 불화로까지 번지게 된 것이다. 상대는 나의 감정의 끝을 건드렸다. 본인 주위의 많은 사람에게 내가 잘못했음을 널리 알리고 이를 기반으로 나에게 모든 것은 내 잘못임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본래 이해관계로 엮인 사람이다 보니 이제 본인에게 이득이 없어졌으니 혹독하게 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섭섭하게 생각하는 내가 잘못된 것일까? 차후 혹여 본인이 잘못이 있는지 반성하기 위해 주위의 조언을 구하고자 한 것이라며 사과의 손길을 내밀어 왔다. 그 이유가 아님을 잘 알지만 좋았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남아있었기 때
붓과 함께한 세월이 얼마던가. 닳고 닳은 붓이건만 머뭇거림이 없다. 그래서일까. 붓질은 생각보다 힘차 보였고 보는 이의 정신을 압도한다. 어떤 산수화가 저리도 사람을 압도했던가. 그저 마음을 밝고 편안하게 해주었던 게 보통의 산수화였건만 친구를 생각하며 그리는 노화가의 붓끝에는 뜨거운 용암이 흐르듯 무섭도록 센 기가 느껴진다. 청주 박물관 전시장에 걸린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앞이다 한마디로 웅혼하고 장엄하다. 아니 장엄하고 웅혼함만 있는 게 아니다. 비가 갠 인왕산에 서리는 물안개의 피어남은 희망처럼 그가 당도한 슬픔을 한 번에 뒤로 물리치며 산허리를 에워싼다. 마치 피어나는 꽃처럼 출렁이는 물결처럼 그를 설레게 한다. 그리고 설렘은 결국 절절함으로 이어진다. "산은 여전히 변함없건만 자네는 왜 오지 못하고 있나'라며 애통해 한다. 부디 60년 지기 이병연이 변하지 않는 바위의 장엄하고 굳센 기를 받아 병환을 털어내고 일어서길 기원하며 붓을 움직이는 것이다. 그랬다. 그저 고요하고 안쓰런 마음으로 감히, 겸재 선생의 붓끝을 따라가고 있다. 가끔씩 떨리는 듯, 바로 잡는 듯 일흔여섯 노인의 허물어진 슬픔의 붓질이 안쓰럽다. 사실 겸재 선생
전 세계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실감하고 있고, 세계 식량 공급망의 붕괴에 따른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을 뿐 아니라 국가와 지역 사회의 형평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긴요한 지구의 도전적인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지속 가능한 대안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현실에 우리 모두 공감한다면 퍼머컬쳐(permaculture)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퍼머컬쳐는 영구적 농업(permanent agriculture) 내지는 영구적 문화(permanent culture)의 줄임말로 지속 가능한 농업과 생활을 추구하는 총체적인 접근법으로서 자연의 섭리에 따라 농사짓고, 생활하는 삶의 방식을 일컫는다. 이 용어는 1978년 호주의 생물학자 빌 몰리슨(Bill Mollison)과 데이비드 홈그렌(David Holmgren)이 공동 저술한'퍼머컬쳐 원(One)'에 처음 등장했다. 퍼머컬쳐가 추구하는 세 가지 윤리는 지구를 보살피고(earth care), 사람을 보살피며(people care), 공정하게 분배하는(fair share) 것이다. 환경 보호와 재생을 강조하고. 개인과 지역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자원의 공정한 분배와 미래 세
매년 9월 7일은 사회복지사업법 제15조의2 제1항에 근거하여 사회복지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증진하고 사회복지종사자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하여 국가가 제정한 법정기념일인 '사회복지의 날'이다.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급여를 실시하여 이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1999년 9월 7일에 공포되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00년부터 9월 7일을 '사회복지의 날'로 정하고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에서는 사회복지사업법 제15조의2 제2항에 근거하여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을 매년 개최해 오고 있다. 이러한 태동의 의미를 담고 있는 사회복지의 날은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사회복지사업법에 근거하여 두 가지의 목적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사회복지종사자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사회복지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증진하기 위함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부와 지방정부의 노력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기념식을 통해 사회복지의 날 의미를 선언하고 사회복지유공자를 표창하는 것이 다였지 싶다. 물론 사회복지의 날 의미를 되새겨 보고 사회복지유공자를 표창하고 축하하는 것도 매우
[충북일보] 올해 세수 결손이 59조원에 달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세수 결손은 지방재정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방교부세·교육재정교부금 23조원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충북도 등 광역지자체들은 비상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출을 줄이는 외엔 뾰족한 대책이 없다. 각종 사업을 중단·축소해야 할 상황이다. 지방교부세는 11조6천억 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마다 재정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전방위적인 비상지출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충북도는 내년 재정이 올해보다 최소 1천500억 원 이상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체 사업과 경상경비를 전년 대비 10% 감액키로 했다. 한 마디로 고강도 긴축 재정에 들어갔다. 세수 결손을 메꾸기 위해 15년 만에 지방채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충북교육청도 비상사태다. 재정여건 악화에 대비한 긴축 재정에 돌입한 상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5천억 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재정 적자는 이미 현실화했다. 정부의 능동적인 예산 운용책이 요구된다. 정부가 대책 없이 지자체에 허리띠 졸라매기만 강요할 게 아니다. 지방재정분권 강화를 위해 세제 개혁에 나서야 한다. 지난 7월 대통령 직속…
지난 달 오송단지에 KAIST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을 조성한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6월에 발표한 첨단산업단지 육성방안의 후속 계획이라고 하는데, KAIST를 중심으로 미국의 하버드대, MIT, NYU 등 세계적인 대학과 코로나 백신 제조로 이름을 떨친 모더나 등과 연계하여 오송 3산단에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20년 전 오송단지를 세계에 알리고자 추진했던 바이오엑스포 실무자의 한 사람으로서 당시 가졌던 생각을 KAIST캠퍼스 조성과 관련하여 말씀드립니다. 아주대학교에 경제학교수로 있으면서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이한빈 박사는 우리나라를 스위스와 비교하면서 면적도 작고, 자원도 없는 나라가 잘 살기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는 스위스의 면적은 약 4만㎢정도에 인구는 880만 명으로 우리나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나라임에도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최고인 8만 달러를 넘는 부자나라가 된 길을 찾아 우리도 그 길을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21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하기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였습니다. 2018년을 기준으로 수
7월 14일 오송읍 행정복지센터로부터에서 각 이장들에게 "집중호우가 예상됨에 따라 마을 순찰 활동을 강화해 주고 대비하라"고 문자가 왔다. 특이 사항 있을 시 전화 부탁드린다는 추신과 함께. 7월15일에 엄청난 폭우로 여러 피해가 있었다. 이장단 긴급 소집 문자를 받고 오송읍에 도착하니 누군가가 수재민 대피소로 가서 도와주라 했다. 일시 대피소에는 이재민이 속속 들어오고 계셨다. 신발을 못 신고 오신 분, 핸드폰을 못 챙겨 오신 분, 평소 알고 지내던 분들도 계셔서 비통한 풍경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집중호우로 병천천 범람 우려에 따라 오송행정복지센터 여운석읍장의 비상근무체계로 인해 오송 직원들은 주민들을 빠르게 대피시켰다. 오송읍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우왕좌왕하지 않는 믿음직한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직원들은 잘 짜인 매뉴얼에 따라 접수하고 입고되는 구호물품을 나눠 드리고 신속하게 움직였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오송읍행정복지센터 직원 11명도 7월 15일자로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난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오송 일을 도왔다고 한다. 각 마을 이장님들이 수재민과 구호 물품을 실어 나르고, 행정복지센터, 이장단, 농협, 파출소가 수재 현장의 수위를…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수정산 둘레길이다. 길가에 피어 있던 코스모스가 나붓나붓 가을의 전령사답게 몸을 흔들며 나그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수정산을 오르는 길은 세 곳이다. 오늘은 평곡초등학교가 있는 약물재 마을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를 택했다. 수정산을 등산한 지도 꽤 오래전이다. 둘레길이 생기기 전이었으니 아마도 5년은 족히 넘었지 싶다. 오늘 산을 같이 오르는 이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는 글을 쓰는 지기이다. 우리는 등산을 하거나 산책을 할 때면 언제나 서로 연락을 해서 함께하곤 한다. 처음부터 너무 얕잡아 봤을까. 경사가 급한 가풀막길이다. 그나마 깔딱 고개가 코앞임에 용기를 얻고 부지런히 발을 옮긴다. 그동안 등산로도 많이 변했다. 예전에 우리가 오르던 이 길은 이렇게 급경사가 아니었다. 숲이 우거진 산 속이었다. 지금은 밭과 산의 경계가 진 낭떠러지로 새로이 생겨난 길이다. 태양빛이 온몸으로 쏟아진다. 비 오듯 흐르는 땀을 연신 찍어내며 오른다. 낭떠러지 길을 지나니 드디어 숲길이다. 이곳부터는 심하지 않은 경사의 아늑했던 옛길이다. 우리는 땀도 식힐 겸 넓은 바위에서 쉬어 가기로 했다. 너무 오랜만에 와서인가 깜박 잊고 말았다. 그
한국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36년간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식민통치를 당했다. 일제강점기로 불리는 한민족의 수난 시기였다. 몇몇은 이때 많은 기회를 얻어 오히려 이때를 그리워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남의 지배를 받으며 기회를 얻는다고 한들, 일제 통치 속 부귀를 누렸다고 일본인 만큼 대우받지 못했다. 경제 풍족한 머슴이라고 머슴이 아닐 수는 없다. 황국신민화 정책은 일제가 세운 새로운 목표로 시작되었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하나라 주장하며 한민족의 문화를 일본문화로 바꾸려 했다. 1936년부터 1942년까지 제7대 조선총독으로 있었던 미나미 지로는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國民精神總動員朝鮮聯盟)에서 1939년 인사말을 남겼다. "내선일체는 반도 통치의 최고 지도 목표이다. 내가 항상 역설하는 것은 내선일체는 서로 손을 잡는다든가, 형태가 융합한다든가 하는 그런 미적지근한 것이 아니다. 손을 잡은 것은 떨어지면 또한 별개가 된다. 물과 기름도 무리하게 혼합하면 융합된 형태로 되지만 그것으로도 안 된다. 형태도, 마음도, 피도, 육체도 모두 일체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의 이러한 노력을 받들어 기구를 재편한 단체가 국민총력조선연맹이다.
엊그제 제577돌 한글날이 지나갔다. 대다수 사람들이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휴일을 즐겼을 것이다. 그러나 한글의 우수성을 되새기고, 자부심을 갖는다면 이날이 단순한 휴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한글이 쓰기 쉽고 깨우치기 쉽다 하여 만만히 볼 것은 아니다. 요즘 들어 읽기는 하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하는, 문해력(文解力)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이를 활용하는 능력이다. 또 '문해력은 읽는 것을 다른 것과 연계시키는 능력, 중요한 정보인지 판단하는 능력, 정보들을 연계해 자신의 아이디어로 만드는 능력'이라고 어느 교육학자는 말한다. 작년에 '심심(甚深)한 사과'라는 표현을 가지고 문해력 논란이 있었다. 이는 한자어의 이해 부족에서 오는 어휘력 문제였다. 여기에서 '심심'은 따분하고 지루하다는 것이 아니라 마음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의미이다. 이런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를 구분하려면 한자 실력이 필수이다. 헷갈리면 국어사전이라도 찾아보면 좋겠지만 그것을 귀찮아하고 쉽게, 빨리 접하는 디지털에 의존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다. 어린 시절부터 한글과 한자를 함께 쓰는 한자…
시오름에서 이금안 충주문인협회 회장 수십 그루의 삼나무들이 저마다 사연을 안고 하늘로 향해 있다 숲길은 고스란히 신기한 별천지다 나무마다 스치는 바람소리 떠나가는 새들의 마음도 사로잡는 숲길이라고 하기엔 실상 축제의 꿈길이다 두 팔로 안아도 안기지 않는 삼나무는 삼나무대로 태풍에 쓰러진 나무는 쓰러진 나무대로 뿌리를 함께 한 부부나무는 부부나무대로 비켜가며 자라가는 배려의 미학 흘러가는 구름조차 숲이 되고 비가 그쳤다가 다시 오기를 반복하는 동안 기억으로부터 먼 먼 계절로 시오름 건너편 한라산 물안개 품고 흐르는 구름따라 우르르 숨비소리* 몰고간다 숲길 밖은 비안개 가득하다 *숨비소리 : 잠수하던 해녀가 바다 위에 떠올라 참던 숨을 휘파람같이 내 쉬는 소리
[충북일보] 교육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시안'을 발표했다. 대학입시제도에 전격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먼저 수학능력시험에서 선택과목을 없앴다. 선택과목이 야기한 불공정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현행 9등급제인 고교 내신성적 체제도 5등급제로 바꿨다. 공교육 강화를 통한 입시 안정성과 융합형 인재 양성을 도모하려는 의도다. 한 마디로 대수술이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적용된다. 수능을 단순화한 건 일단 긍정적이다. 현재 교육과정에도 문·이과 구분은 없다. 하지만 선택과목으로 인해 사실상 구분이 있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선택과목 난이도 차이에 따른 유불리 논란도 컸다. 고교 내신을 5등급으로 단순화한 것도 의미가 있다. 개편안에 따르면 수능의 국어·수학·탐구 모든 영역에서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문과든 이과든 같은 공통 과목을 치르고 평가받는다. 지금은 어떤 선택과목을 고르냐에 따라 유불리한 측면이 많다. 적성이나 흥미보다는 점수받기 좋은 과목을 택하기 때문이다. 문이과 융합형이라면서도 문과 계열 진학 학생은 사회탐구를 선택한다. 이공계열 희망 학생은 과학탐구를 택한다. 진정한 문
찬란한 정오의 햇살을 가리는 먼지처럼, 언제 끝날 줄 모르는 코로나 유행의 시기에 우리는 마스크로 호흡기를 가린 체, 불편한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답답한 일상 속에서 하루라도 늪과 같은 무거운 생각에서 벗어나고 싶어,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며 길을 걸었다. 야트막한 구룡산 능선을 따라 옮겨 딛는 걸음마다 구름 위를 걷는 듯 가볍다. 머릿속을 꽉 채운 상념을 호흡으로 뱉어내며 숲속에 서본다. 시원한 갈바람이 스쳐 지나가고 붉게 물들어 가는 단풍을 보며 익어 가는 내 나이를 감지하게 된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세사(世事)에 경험도 많아지려니와 인생에 대한 이해도 투철해진다. 막연하게나마 인생의 깊숙한 맛까지는 아니더라도 만년의 농익음이 있을 법도 한데, 마음은 허허로운 들판에 홀로 선 것 같다. 구룡산은 아홉 마리 용이 승천을 준비하다가 세존 사리탑이 세워지자 승천을 포기하고 탑을 호위하는 호위병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세존 사리탑은 조선 고종 때 구천동에 옮겼던 것을 광우와 동원 스님이 안심사로 모셔와 종 모양으로 사리탑과 탑비를 세웠다는 기록이 있다. 안심사는 구룡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참선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걸음을
요즘 온갖 강력 사건 용의자 이름이 언론을 도배한다. 이런 사건 용의자 이름을 뉴스에서 대하노라면 왠지 온몸이 움츠러드는 기분이다. 반면 이름 석 자만 떠올려도 절로 입 안에 향훈이 감도는 이도 있다. 고인故人인 지인 이름이 그렇다. 평소 음식을 이웃과 나누는 인정 많은 여인이었다. 특히 열무김치를 맛있게 담갔다. 그녀가 담은 열무김치 맛은 요즘도 혀끝에 그 풍미가 감돌 정도다. 여름철엔 그 김치만 밥상 위에 올려도 밥 한 공기 뚝딱 비울만큼 감칠맛이 있었다. 수 년 전 어느 여름날 그녀가 불쑥 찾아와 김치 통을 건넨다. 갑작스런 선물에 의아해하자 그녀는 자신이 직접 담근 열무김치라고 했다. 언젠가 사석에서 매주 친정어머니를 찾아뵙는다는 말을 듣고 내 몫으로 열무김치를 한 통 더 담갔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니 그녀는 노인 공경심도 남달랐다. 필자 친정어머니를 떠올리며 열무김치를 더 담았다고 하였잖은가. 그녀는 평소 아파트 경비원이나 미화원 분들에게도 각별한 정을 쏟곤 했다. 명절 때는 꼭 양말이라도 몇 켤레 사서 챙겨 주곤 했다. 또한 병든 시아버지를 수년 동안 간병한 효부이기도 하다. 지병으로 그녀가 세상을 뜬 지도 수년째다. 해마다…
옥천 지역은 예로부터 한양으로 올라가는 길목이기에 원과 역이 설치되고 군사적인 요충지이기도 하므로 일찍부터 지명이 한자화되어 기록되었기에 자연마을의 이름들이 많이 소멸되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따라서 한자화된 지명을 거꾸로 소급하여 순수한 우리말 지명을 재구해 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옥천의 중심지에는 삼양리(三陽里)가 있다. 삼양리라 부르게 된 것은 삼거리(三巨里)의 '삼(三)'자와 양지동(陽地洞)의 '양(陽)'자를 한 자씩 취하여 삼양리(三陽里)라 하였다. '삼거리'는 구어(口語)이고 한자로는 '삼기(三岐)'라 표기하였는데 서울, 부산, 부여 방면으로 갈라지는 세갈래 길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양지동은 양지말이라는 자연마을의 한자 표기인 것이다. 1739년 여지도서의 기록에 의하면 지금의 삼양리와 금구리(金龜里)를 읍내면 가화리(嘉化里)라 하였다. 이 마을에 가화역(嘉化驛)이 설치되면서 1891년 신묘장적(辛卯帳籍)의 기록에는 역리(驛里)라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1910년 군남면과 읍내면을 합하여 군내면이라 하면서 삼양리가 된 것이다. 삼양리에는 원형이 크게 훼손되고 관리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삼국시대 삼양리
물가가 치솟아 가뜩이나 힘든 마당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터져 경제전반에 대한 우려와 불안이 매우 크다.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3.7% 상승했다. 이는 지난 4월 3.7% 상승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8월 소비자 물가는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4%였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전년 동월 대비 4.4% 상승했다. *** 피부물가 비상 상태인데 정부는 큰 폭으로 오른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상승이 겹쳐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어쨌거나 국민들은 사과, 복숭아, 귤을 사먹기 주저되고 음식점에서 상추나 깻잎 같은 채소류를 먹으려면 눈치 보이는 게 일상이 돼 버렸다. 과일, 채소, 우유와 유제품 가격 급등에다 주유소 휘발유값이 1천800원을 넘어선지 오래 되다보니 시장 보기 겁나는 정도를 넘어 생활 공간 곳곳마다 마주치는 피부물가가 비상 상태다. 정부 당국자와 한국은행은 "계절 요인이 완화하는 10월부터 물가가 안정화 할 것" "물가상승률이 10월부터 꺾여 연말께 3% 내외까지 떨
"oo리 마을이장입니다. 마을회관에서 알려드립니다. 금일 10시 마을회관에서 oo마을 단합대회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오니, 마을 주민여러분께서는 한분도 빠짐없이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시는 마을 이장님의 방송을 집집마다 전달해주는 소식통 장비가 있다. 무선 마을방송 시스템은 마을주민 세대에 1대씩 가정용 무선수신기를 별도 설치하여 내 집에서 편안하게 방송을 들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잠시 집을 비워 방송을 듣지 못한 경우에도 다시 듣기 기능으로 재방송을 들을 수 있다. 또한, 밭일이나 논일 등 바깥 농사 활동을 하고 있는 도중에도 외부 스피커 방송을 통해 이장님의 전달 사항을 들을 수 있어 농촌마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장비 중 하나다. 청주시에서는 무선 마을방송시스템 사업을 2019년부터 2023년 5년에 걸쳐 추진해 1차사업을 마무리하였고, 2023년 11월 말 2차 사업까지 완료하여 총 467개 마을에 무선 마을방송시스템이 구축된다. 우리 마을주민들의 오랜 숙원 해소는 물론 신속하고 정확한 주민 소통망이 완성될 예정이다. 무선 마을방송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 마을 곳곳을 돌며 이장님, 마을주민들을 뵈며 느낀 거는 이분들에게 필요한 건 작지
어느새 가을이다 심억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바람의 뜀박질 팔랑팔랑 떨어지는 시간 억지 부리지 않는 모습 기억 저편에 있던 삶 한 움큼 흔들린다 계절의 재잘거림 하나 둘 손 놓는 낙엽 순리에 흔들리는 인연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세월의 헛손질 우암산 자락 도토리 하나 떨어져 달빛 흔들리고 산 가득 별빛 물들어 내 삶 어느새 가을이다
[충북일보]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10일 시작됐다. 다음달 8일까지 24일 동안 이어진다. 여느 때보다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전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국감이기 때문이다. 여야는 첫날부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행안부 국감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이 행정안전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행안위는 이상래 전 행복청장과 서정일 청주서부소방서장, 미호강 임시 제방공사 감리단장도 증인으로 불렀다. 하지만 이 전 청장은 불출석했다. 행안위는 이날 출석 증인들을 대상으로 오송지하차도 침수사고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침수 전 위험 신호가 감지됐음에도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점과 상황전파, 구조활동 등 재난 매뉴얼 부실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이번 국감은 17개 상임위별로 진행된다. 국정 전반을 들여다보고 국민과 함께 검증·평가할 수 있는 유용한 기회다. 국민을 대리해 대안도 제시하고 민생과 직결된 정책 단위들의 완급을 주문할 수도 있다. 여야 공히 제도 취지에 맞게 생산적으로 국감에 임해야 한다. 정쟁이 아닌 정책·민생을 최우선에 두고 국
경남 합천 해인사, 전남 구례 화엄사, 전남 순천 송광사와 같은 대형 사찰. 사찰이란 단어를 듣고 떠올릴 수 있는 사찰의 일반적인 이미지일 것이다. 대개의 사찰은 하늘을 향해 빼곡히 솟아있는 나무를 벗 삼아 산속 깊이 자리잡고 있다. 충주 단월동에 위치한 단호사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 사이 창건된 사찰로 추정된다. 조선 숙종 때 중건한 기록이 남아있고, 당시 약사(藥寺)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1954년에 이르러서야 지금의 단호사로 불리기 시작했다. 단호사는 앞서 말한 사찰들과는 궤가 다르다. 무엇보다 소규모 사찰이다. 또 단호사는 신비감을 주는 깊은 산속이 아닌 큰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사찰을 둘러싸고 있는 오랜 수령의 거대한 느티나무를 지나 경내로 들어가면 신비로운 소나무 한 그루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치 몸을 뒤틀며 하늘로 승천하는 용의 형상을 한 소나무의 모습은 방문객의 발걸음을 붙잡기에 충분했고 경이로운 느낌마저 들게 한다. 흡사 한 마리의 용이 불경함으로부터 대웅전을 보호하는 듯한 모양새는 사찰의 분위기를 고풍스럽게 만든다. 조선 초기 심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소나무는 하나의 전설을 품고 있다. 강원도에 약
[충북일보] 지난 2일은 '노인의 날'이었다. 정부가 정한 법정 기념일로 원래는 국제연합이 1991년 10월 1일 지정한 '국제 노인의날'에 맞춰 노인의날을 제정할 계획이었으나 국군의날과 겹쳐서하루 늦춰 10월 2일로 변경했다고 한다. 노인의날이 포함된 10월은 그래서 경로의달이기도 하다. 노인의날 제정취지는 누구나 알 듯 미풍양속인 경로효친사상을 고취시키고 노인분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노인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가 고민하자는 뜻도 있다. 이날 정부는 건강한 100세를 맞이한 전국의 2천623명에게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장수지팡이 '청려장'을 전달했다. '청려장'은 명아주로 만든 가볍고 단단한 지팡이로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70세, 80세가 넘은 노인들에게 나라와 임금의 이름으로 하사하며 장수를 축하하는 일종의 '세러머니'였다. 분명 장수는 축하해야 할 경사이고, 축하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오래사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삶의 질이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삶의 질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오래 산다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때문에 단순한 장수의 의미보다는 건강하고 행복이 전제된 장수가 진정한…
인식의 변화는 사고의 변화를 가져오고, 사고의 변화는 태도의 변화를 가져온다. 태도의 변화는 가치관의 변화를 가져오며, 가치관의 변화는 한 사람의 역사가 된다. 사람 행동의 변화와 심상(마음)을 살펴본다는 심리학을 전공한 필자도 인식의 변화를 경험하며 생활하고 있다. 되돌아보면 받아들임에 익숙했던 시기도 있었고 변화의 삶이 편한 적이 있었다. 어느 시기에는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구나!'라고 생각했었다. 이러한 변화들이 '삶의 한 부분이구나'라고 여기며 생활해 왔다. 더 나아가 나이가 들면서 가끔은 "젊어지고 싶다. 아니 젊어 보이고 싶다"라는 생각이 간절한 적도 있었다. 최근 노화를 그저 순응해야 할 자연현상이 아니라 잘만 관리하면 극복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기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현대의 40~50대는 1980년대나 1990년대의 40~50대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자신의 나이에 비해 젊게 살아가려고 노력(취미, 패션)하는 이들이 많이 늘어난 탓이다. 이것이 '샹그릴라 신드롬'이다. '샹그릴라 신드롬'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늙지 않고 젊게 살고 싶은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는 사회적 현상이다. 1933년 출판된 영국 출신의 James…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자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