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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범덕

미래과학연구원 고문

지난 달 오송단지에 KAIST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을 조성한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6월에 발표한 첨단산업단지 육성방안의 후속 계획이라고 하는데, KAIST를 중심으로 미국의 하버드대, MIT, NYU 등 세계적인 대학과 코로나 백신 제조로 이름을 떨친 모더나 등과 연계하여 오송 3산단에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20년 전 오송단지를 세계에 알리고자 추진했던 바이오엑스포 실무자의 한 사람으로서 당시 가졌던 생각을 KAIST캠퍼스 조성과 관련하여 말씀드립니다.

아주대학교에 경제학교수로 있으면서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이한빈 박사는 우리나라를 스위스와 비교하면서 면적도 작고, 자원도 없는 나라가 잘 살기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는 스위스의 면적은 약 4만㎢정도에 인구는 880만 명으로 우리나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나라임에도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최고인 8만 달러를 넘는 부자나라가 된 길을 찾아 우리도 그 길을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21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하기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였습니다. 2018년을 기준으로 수출은 세계 7위로 수출대국이 되었습니다. 1962년 5천500만 달러에 지나지 않았던 수출액이 2018년 9천 24억달로로 증가한 것입니다. 수출품도 양적으로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종전의 돼지털, 생사, 쌀 등 저부가가치 상품에서 전기전자, 자동차, 조선 등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선진 7개국(G7)으로 분류되는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캐나다보다 규모가 큰 세계 5위의 제조업 강국이 되어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다음으로 세계 빅5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특히 우리 충북은 스위스를 따라가야 한다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스위스는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입니다. 우리 충북도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내륙입니다. 스위스가 유럽 한 가운데 천연의 관광자원 알프스를 가져 관광산업으로 부를 이룬 것으로 보는 것은 하나만 보는 것입니다. 스위스는 바다를 끼지 않아 무겁고 부피 큰 중공업은 어려워 가벼우면서도 정밀한 경공업으로 눈을 돌렸고 그것이 들어맞아 성공한 것입니다. 시계와 의약품의 세계적 제조국이 스위스입니다. 2019년 스위스 수출은 2천990억 달러인데 그 중 약품이 40%로 유명한 로슈가 566억 달러, 노바티스가 501억 달러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구본을 보면 동방의 먼 변방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 충북은 바다는 없지만 국토의 중앙에 있으며, 국제공항과 국토의 대동맥인 고속전철의 분기인 오송역이 있습니다. 이러한 지정학적 위치로 보아 우리 충북도 중공업은 어렵고, 스위스와 같이 정밀경공업으로 가야합니다. 스위스가 시계와 약품이라면 우리 충북은 IT와 BT 즉 반도체와 바이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맞추어 이제 2024년이면 첨단산업시대의 필수품인 방사광가속기가 오창에 설치되기 시작하여 2027년이면 가동됩니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해 나오는 방사광으로 물질의 미세구조와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첨단시대의 필수 장비라 할 수 있습니다. 2023년 노벨물리학 수상도 세명의 과학자들이 원자내부의 전자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찰나의 빛, 그게 무려 100경분의 1초라는 단위로 실험하는 방법을 찾아낸 공로로 수상하였다고 합니다. 첨단과학시대로 들어왔음을 알려주는 장비가 방사광가속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방사광가속기와 함께 코로나시대 K방역의 전진기지로 이름을 날린 오송에 K 바이오 스퀘어가 조성되고 그 중심에 KAIST 캠퍼스타운이 들어서게 되면 우리 충북도 명실상부하게 스위스와 같은 정밀경공업 중심의 세계적 첨단과학단지로 우뚝 솟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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