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적으로 깜짝 놀라며 시선이 황급히 주위의 벽을 더듬는다. "SCRAMBLE(비상출동)"이란 빨간 표지가 보이지 않는다. "아차, 조금 전 화재경보기 점검이 있을 것이란 구내방송이 있었지, 휴~!" 벨소리만 들리면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나의 신경조직은 일선비행단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비상대기 중이다. 전투기의 비상출동은 귀가 멍할 정도의 요란한 벨소리로 긴박함을 알린다. 조종사와 정비사는 전속력으로 항공기를 향해 뛴다. 진행 중이던 모든 생각과 행동들이 멈추어지고 오직 반복적으로 훈련된 절차에 따라 움직인다. F-5전투기에 오르는 사다리에는 왼발부터 올려놓아야 좌석으로 내딛는 발이 오른쪽 발이 되고, 곧바로 오른쪽 낙하산 팔걸이에 어깨를 걸 수 있다. 그 다음 왼쪽 팔걸이에 왼손을 집어넣으면서 배터리 스위치를 올린 후 왼쪽엔진 시동버튼을 누른다. 시선은 엔진계기가 정상적인 상태로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손은 바쁘게 좌석벨트를 조여 매고, 낙하산 가슴 고리를 채운다. 이어서 오른 쪽 엔진 시동을 걸고 앞으로 튀어나갈 준비를 한다. 주요 항전장비들은 엔진 시동 후에 자동적으로 작동하도록 사전에 세팅되어 있다. 잠시 후 두 대의 항공기가…
지난 10월말 '2015 가업승계, 아름다운 바통터치' 라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100년 대계를 꿈꾸는'명문 장수기업' 시상이 있었는데 수상한 업체들의 특징은 한결 같았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창업주인 할아버지나 아버지를 뛰어넘는 과감한 도전과 투자를 통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이었다. 창업 2세들이 주도하는 변화를 보며, 최근 성장이 정체되며 노화현상까지 보이고 있는 우리 기업들. 특히, 1세대 경영인들이 이루어낸 성장의 울타리에서 안주하며 그저 우아하게 바통을 이어받고 있는 나약한 2세 경영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분명해 보였다. 지난 50년간 찬란했던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의 밑바탕에는 무모하리 만큼 과감한 도전과 강인한 기업가 정신이 있었다. 정주영 회장의 일화가 떠오른다. 1975년 여름 어느날, 박정희 대통령이 현대건설 정주영 회장을 급히 불러 달러를 벌어들일 기회가 있으니 중동에 급히 다녀오게 했다. 당시는 석유파동으로 중동국가들이 달러를 주체하지 못해 인프라 투자에 나설 채비를 하던 터였다. 하지만 무더운 곳이라 선뜻 일하러 가는 나라가 없자, 우리 공무원들을 보내 현지 상황을 알아보라 했더니 "너무 더워서
[충북일보] 어제 열린 여야의 선거구 획정 실무협상이 결렬됐다. 국회의원들이 무얼 하는 지 궁금하다. 지난 9일 밖으로 나갔던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들이 돌아왔지만 변한 게 없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처리해야 할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산더미처럼 많다. 그런데도 무얼 하려고 들지 않는다. 그저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비난받기에 충분할 정도다. 내년 총선은 겨우 5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선거구 획정은 언제 될지 모른다. 여야 내부의 후보 공천안도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공직선거법 독소조항 개정 논의 역시 실종 상태다. 내년 총선 선거구는 조속히 확정돼야 한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국회는 오는 13일까지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시한 내 처리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여야의 의견차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총선에 나설 예비후보자 등록은 다음 달 15일 시작된다. 그러나 뭐 하나 된 게 없다. 현역 의원을 제외한 예비후보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어떤 획정안이 나오더라도 여야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원칙에 맞게 당당히 조정해 나가면 된다. 국회의원지역선거구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
[충북일보] 해마다 이 맘 때면 이른 송년회를 하려는 사람들로 식당과 유흥가가 대목을 누리곤 했다. 이른바 연말 특수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특수가 별로 없다. 물론 원인 자체는 복합적이다. 세계적으로 미국 경기 빼고 좋은 데가 없다. 일본 엔화 약세로 수출 쪽에서 어려움도 크다. 기업별 신규 채용 규모도 예년과 비슷하다. 결론적으로 내년 전망도 별로다. 소비심리는 자꾸 위축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각종 경기 활성화 정책을 내놔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돈을 풀어도 돈이 돌지 않고 있다. 청주 상황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내우외환(內憂外患)에 휩싸인 관가 주변 상가까지 썰렁하다. 이승훈 청주시장의 검찰 소환조사 여파가 인근 식당가에까지 미치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식당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지금 청주시청 인근 식당가는 개점휴업 상태다. 충북도청 인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예년 같으면 북적거릴 때지만 손님이 별로 없다. 지난달 시작된 검찰 발 사정 바람이 공무원들의 모임까지 자제시켰다. 각종 모임이 많은 연말 특수까지 사라지게 했다. 최근 공개된 흥덕구청 야간 근무 당직자들의 음주 행위는 공직사회를 더 위축시켰다.…
한국인에게 노벨상은 올해도 지구촌 어느 핫뉴스처럼 흘러갔다. 매년 10월만 되면 과학자나 연구자, 문인 등 각 분야별로 세계 곳곳에서 노벨상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기술과 과학 등이 세계 상위수준으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노벨상 수상자가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문제다. 이웃 나라 일본은 올해도 2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생리의학상 3명, 물리학상 11명, 화학상 7명, 문학상 2명, 평화상 1명 등 24명이 수상했다. 그중 과학 분야에서 21명이란 수상자를 배출했다. 과연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노벨상에 아무리 목말라해도 모래밭에 성을 쌓을 수는 없다. 연구는 요령 없이 인내심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학문과 연구의 목적이 노벨상을 타는 데에만 연연해서는 안 된다. 한국에도 각 분야에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있다. 노벨상은 밥상 받듯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의 현장이 바로 서야하며 연구자들이 자유로이 연구할 수 있도록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요구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초청연사로 온 히라노 히사시 교수를 만났다. 히라노는 질량분석기를 이용한 단백질 기능
경찰의 엄정한? 법질서에 경의를 표해야 하나요? 지난달 24일 청주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주관 한 '강원·중부권 대 토론회'에 앞서 충북 홀대를 외치며 규탄 기자회견 한 균형발전지방분권충북본부 이두영 집행위원장에게 청원경찰서에서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비판 기자회견을 하면서 미신고집회를 했다는 이유다. 국민대통합위는 '토론회를 통해 국민통합과 공공의식 구현을 위한 정책 제언을 마련하기위해 행사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균형발전지방분권충북본부는 '충북도민과 국민을 우롱하는 국민대토론회 청주 개최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전시성 행사에만 몰두하는 것이야 말로 국민대통합을 저해 한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오송 바이오 특구, 충청권 과학벨트 등 충북도민과의 약속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헌신짝처럼 버리고 이제 와서 국민 대통합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헌정사상 최초로 주민 자율 통합을 이뤄낸 통합 청주시에 대해 행·재정적 특별지원을 약속하고도 예산을 미미하게 책정하지 시 청사마저 새로 신축 할 수 없는 현실이며, 하나의 행정단위가 된 청주시 선거구 하나를 도려내는 것을 검토한다는 것은 국민과 충북도민을…
지난 달 서울 예술의전당 음악당 무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호주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협연자로 나선 중국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윤디 리가 연주 도중 악보를 까먹고 박자를 건너 뛰는 등 급기야 연주가 멈추는 대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윤디리는 2000년 18세 약관의 나이에 쇼팽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해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된 피아니스트로서 우리 나라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미남 연주자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자신의 명성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되었지만 사실 악보를 외우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대부분의 독주자 또는 협연자들은 악보를 암보(暗譜)로 연주하는 것이 불문율로 되어 있다. 그런데 가끔 악보를 보면서 연주를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딱히 규정은 없지만 대략적으로 이러한 연주 때 악보를 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경우(지휘자나 협연자는 악보를 외워서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피아니스트라도 반주자로 나서는 경우,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현대음악을 연주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실내악은 악보를 보면서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독주회를 뜻하는 리사이틀(recital)이라는 뜻 자체가 암송하다(
[충북일보] 도시발전의 기본은 기반조성부터 시작된다. 밥그릇이 커야 밥을 많이 담을 수 있다. 인구가 늘고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선 이를 담을 수 있는 그릇, 즉 기틀이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 기틀을 마련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철도와 고속도로 등 교통시설이다. 제안과 집념으로 기적 일구다 얼마 전(4일) 중부내륙선철도 건설사업의 기공식이 있었다. 충주 현지에서다. 중부내륙선 철도공사는 1조9천269억원이 투입된다. 94.3㎞의 철도와 8개 역을 신설하는 대단위 사업이다. 1단계 이천∼충주 54.0㎞ 구간과 2단계 충주∼문경 40.3㎞ 구간으로 나뉘어 추진된다. 이 철도가 완공되면 서울∼충주 운행 시간이 64분으로, 현재 고속버스 이용 시간(1시간 40분)보다 36분 짧아져 수도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다. 문경∼김천 간 경북선을 거쳐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선과 이어진다. 충북과 경북·경남 지역의 경제 발전과 고용 창출, 관광 활성화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중부내륙선철도 건설사업 착공까지 이끈 뒷얘기가 큰 감동을 준다. 지역발전을 위한 지도층의 역할에 대한 모범사례로 충분하다. 주민들의 건전한 정책제안이 얼마나 중요한…
[충북일보] 올해 농민들의 한숨 섞인 목소리가 유난히 크다. 힘들여 지은 농작물을 제때 제값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즘 들녘에 나가 보면 배추 등 1년 내 지은 농작물이 산지에 그냥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농민들이 그 지독했던 가뭄마저 극복하며 지어낸 땀의 결실이 모두 허사가 된 셈이다. 정부와 지자체 등은 별다른 대책 마련 없이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수입 개방화로 외국 농산물들이 쏟아져 들어온 지 오래다. 그로 인한 가격하락으로 내수 농작물은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더불어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풍작을 이뤘지만 마땅히 내다 팔 곳이 없다. 농민들의 속만 타들어 가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김장철이다. 해마다 이 맘 때면 배추, 무, 파 등 김장 재료 재배농가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올해는 농민들이 밭둑에 앉아 연신 담배연기만 내뿜고 있다.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대로 수확해 팔면 인건비도 못 건지는 게 자명하다. 그렇다고 내버려두면 올 한해 농사를 고스란히 망치게 될 판이다. 모두 허사가 될 수도 있다.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벼 상황도 별로 좋지 않다. 농협
[충북일보] 뉴스시장이 점차 포털사이트와 SNS로 자리를 옮겨 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역 신문사와 지역 언론 매체들의 설 자리는 어딘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지난 6일 대전 서구 괴정동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5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나왔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 지역신문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지역신문 컨퍼런스'는 올해로 8회째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주최하고 있다. 이번에는 '테크놀로지와 혁신'을 주제로 로봇 저널리즘, 드론 활용 보도기법 등 기획 특강과 다양한 세션이 마련됐다. 11개 세션에서는 지역신문 33개 팀의 우수사례와 성과 발표 등이 이어졌다. 특히 지역신문의 강점을 살린 지역·주민 친화형 기획과 공익성 프로젝트, 디지털 미디어 전략 사례 등이 눈에 띄었다. 본보 안순자 기자는 성공적인 도시재생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한 '도심의 변화를 일구다 : 도시재생 이야기' 기사의 취재과정과 주요 성과 등을 설명했다. 안 기자는 이날 우수사례 부분 '대상'인 지역신문발전위원장상을 받았다. 충청리뷰 육성준 기자 등 3명은 '종이신문이 만
[충북일보] 만화적 상상은 곧잘 현실이 되곤 한다. 지금도 그 과정은 진행형이다. 주로 과학과 관련이 많다. 생활 과학에서 우주 과학까지 다양하다. 만화 속 과학의 현실화는 종종 충격적이다. *******기자가 쓰는 기사는 달라야 한다 이제 '로봇 저널리즘'이 화두다. 신문기사는 있는데 기자 이름이 없다. 누가 썼을까. 그 옛날 기자 이름을 감추던 시절로 돌아간 걸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로봇 저널리즘은 파격적이다. 기존의 기사 생산·유통 방식과 완전히 달라 혁명적이다. 우선 사람이 아닌 로봇이 기사를 작성한다. 대신 사람이 기사를 검토하고 배포한다. 독자는 이 기사를 받아들여 수용한다. 로봇이 기사를 쓰는 시대는 이미 현재다. 미국에서는 AP통신, 블룸버그 통신 등에서 이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포츠 뉴스처럼 정형화된 기사의 경우 로봇이 작성하고 있다. 물론 단순히 경기결과를 전달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로봇 저널리즘은 이제 시작이다. 다만 한글의 특성이 영어와 좀 다른 게 걸림돌이다. 한글은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단어의 고유 의미가 다를 때가 많다. 화자(話者)의 태도나 억양 등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
학생을 대상으로 폭행, 상해, 감금, 위협, 약취, 유인, 모욕, 공갈, 강요, 명예훼손, 성폭력, 사이버폭력, 강제적인 심부름 등 학생의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주는 행위를 학교폭력이라고 한다. 요즘 뉴스를 보면 어김없이 학교폭력(언어폭력, 집단따돌림, 스토킹 등)이 보도되고 있다. 최근 SNS나 카카오스토리에 한 초등학생이 친구의 얼굴을 소재로 한 심한 언어폭력 댓글이 문제가 되는 등 이미 보편화된 스마트폰에 의해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폭력의 발생 원인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올바른 인성교육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대가족 사회에서는 가정 내에서 책임졌던 인성교육이 현대사회의 핵가족화로 맞벌이부부가 늘어나다 보니 인성교육을 대신할 곳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그 대안으로 '가족이 함께 모여 밥을 먹으면서 대화를 통해 가족 사랑과 인성을 키우자는 '밥상머리 교육', 자녀와 30분 대화하기 운동이 강조되는 가운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데도 가치관이 확립되지 못하고,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을…
가을비가 추적이던 지난 주말, 젖은 낙엽들은 더욱 선연히 도드라지며 눈부셨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나오다가 뜰에 있는 노랗게 환한 단풍을 매단 나무에 홀리다시피 나무 아래 섰다. 잎이 제법 큰 것이 후박나무 같았지만 이름을 제대로 모르는 것이 아쉬웠다. 눈을 들어 위를 보니 천정을 이룬 나뭇잎들이 여느 화가도 그려내지 못할 추상적 구도로 펼쳐져 있었다. 나무 한 그루의 한 세상이 너무도 벅차게 아름다웠다. 이래서 '제제'도 라임오렌지 나무 '밍기뉴'에게 그토록 매혹되었던 것일까. 아이유의 노래 '제제' 가사 논란으로 어린 시절 읽었던 를 떠올렸다. "나무란 몸 전체로 얘기할 수 있단다. 잎을 통해서, 가지와 뿌리를 통해서도. 자, 들어 봐! 네 귀를 여기 내 몸에 갖다 대고, 내 가슴이 고동치는 소리를 들어 봐!" 몹시 가난하며 천덕꾸러기처럼 살아가던 제제가 유난히 동식물을 좋아하고 그들과 교감한다는 것은 그만큼 풍부한 상상력과 순수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제제는 곧잘 엉뚱한 상상력에 빠져들다가 자신도 모르게 심한 장난을 벌여놓곤 한다. 그 결과 그는 동네에서도 알아주는 장난꾸러기로 통하지만, 동생을 잘 돌보고 일에 시달리는 엄마와 누나
우리는 오관을 통해 다양하게 느끼고 온 만물에 대한 이해와 분별력 및 생활에 응용력을 기를 수 있음은 물론, 삶을 지혜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다. 따라서 감각적 힘이 뛰어난 사람으로 세인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겠다. 모녀 간 음식을 만들 때를 보자. 엄마는 순식간에 맛난 음식을 요리해 내는데 아직 경험이 미천한 딸은 수없는 실패를 한 뒤에라야 음식 맛을 내게 된다는 건 불문가지다. 엄마의 요리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살펴봐도 각종 양념이나 재료와 물 배합 등에서 도량형 기구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딸이 엄마의 요리하는 걸 그대로 흉내 낸다고 해도 결코 맛은 따라잡기 쉽잖다. 결국 엄마는 감으로 요리를 하는 것이다. 야구시합에서 투수를 살펴보면 거개 타자를 줄곧 쏘아보며 공을 던지는 경우는 적다. 우수한 투수들도 던지기 전에 투수를 뚫어져라 응시한 후 온 힘을 다해 던질 때는 눈은 아예 타자를 보지 않는 모양새다. 그 역시 많은 연습에 의해 길러진 감각적 힘에 의존한다고 보인다. 미술인들이 화지 위에서 연필이나 붓으로 긋는 형태 역시 일일이 자나 컴퍼스 등 도구를 사용하지 않지만 놀랍게 정확한 형태를 표현해 내고, 뛰어난
오늘 김활자여사는 아침부터 무척 긴장되었다. 집안에 약 천 년 동안을 전해내려온 가보를 공개감정받기로 한 날이다. 가보는 다름 아닌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 금속활자 '고금상정예문'을 인쇄한 활자이다. 이 활자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얼마 전의 일이다. 남편이 본의 아니게 교통사고로 하세한 지 여러 해되었다. 물려받은 땅 마지기와 남편이 모아놓은 재산은 세 남매 교육비로 거의 다 써버렸다. 아이들 집도 사주어야하고 돈 쓸 데는 많은데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아 돈이 벌리지 않았다. 일요일 피곤하기도 하여 누워서 텔레비전 프로를 보다가 눈과 귀가 번쩍했다. 문화재 관련 프로에서 시골 사과궤짝에 들어있던 책 한 권이 천 만원이라고 감정했다. 순간 남편이 죽기 전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물건이니 절대 풀어보지 말고 잘 간직하라며 한지로 싼 종이뭉치 하나를 전해준 것이 생각났다. 깜박 잊고 있었는데 남편이 한 말이 웬지 맘을 다급하게 만들었다. 장롱 깊이 넣어둔 종이뭉치를 꺼냈다. 청얼치끈으로 십자로 묶은 끈을 풀었다. 한지를 벗겨내니 그 안에 작은 나무 상자가 들어 있었다. 상자 위에 한문 글씨를 쓴 종이를 붙여놓았다. 그 글씨를 그대로 베껴서 한문을 아는…
[충북일보] 내년 4월 총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예비주자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잦은 출판기념회가 예정돼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충북에선 제천·단양지역 총선 예비주자들의 활동이 눈에 띈다. 많은 예비후보들이 북콘서트나 출판기념회를 앞 다퉈 준비하고 있다. 김기용 전 경찰청장은 오는 15일 청전동 그랜드컨벤션에서 자서전 '김기용의 아름다운 동행' 북콘서트를 갖는다. 권석창(49) 전 국토교통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은 오는 12월 중순께 출판기념회를 예정하고 있다. 장진호 변호사는 오는 12월이나 내년 1월 초 북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이찬구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 역시 내년 초 북콘서트를 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자천타천으로 제천·단양선거구 예비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이다. 정치인이 자신의 정치철학이나 경험, 포부를 책으로 내는 것은 장려할 일이다. 절대 비난할 일이 아니다. 게다가 정치인이라고 훌륭한 책을 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좋은 책을 펴내는 건 좋은 일이다. 책보다 더 위대한 교사는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책을 펴낼 수는 있다. 문제는 책의 내용과 질이다. 대필 이야기는 어제 오늘 나온 게 아니다. 책 제목만…
[충북일보] 지방의회가 출범한 지 벌써 24년이다. 하지만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다. 되레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지방의회의원 겸직신고 제도를 강화하고 신고 내용을 공개할 것을 권고했다. 현행법상 지방의원의 겸직 규정은 국회의원과 다르다. 지방자치법 35조에 의해 겸직할 수 없는 직(職)을 제외한 직업을 가질 수 있다. 단, 지방의회 임기 개시 1개월 이내에 겸직사항을 지방의회의장에게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지방의원의 73%가 겸직내역을 신고하지 않았다. 그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243개 지방의회 중 84개 지방의회에서 단 한명도 겸직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회의 도덕 불감증 정도를 예측케 하는 대목이다. 충북 상황도 다르지 않다. 물론 의도적으로 감추진 않았을 게다. 하지만 지난해 충북경실련이 각 지방의회로부터 제출받은 지방의원 겸직현황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전체 162명 중 80명이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가까운 지방의원이 겸직하고 있는 셈이다. 지방의원의 겸직 허용은 지방자치 초기 무보수 명예직일 때의 산물이다. 그러나 지금
비바람과 함께 겨울이 성큼 문밖에 다가왔다. 금방 방안으로 몰아칠 기세다. 광야의 사람들은 겨울이 무섭다. 어제는 입동이다. 입동은 24절기 중 19번째 절기로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 겨울 마중을 하듯 이름에 걸맞게 반짝 추위가 찾아왔다. 입동(立冬)이란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로 겨울이 시작되는 날이다.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霜降) 후 약 15일, 첫 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 전 약 15일이다. 양력으로는 11월 7일 또는 8일 무렵이며, 음력으로는 10월 절기다. 입동이 되면 주부들의 마음은 바빠진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입동 무렵 김장을 시작했다. 입동 전후로 담그는 김장 맛이 좋기 때문이다. 입동 날 날씨가 추우면 그 해 바람이 심하게 분다는 속설도 있다. 또한 햇곡식으로 따끈한 시루떡을 쪄먹었으며 추어탕을 끓여 먹기도 했다. 입동 무렵의 미꾸라지들은 겨울잠을 자기 위해 진흙 속에 숨는데, 이때 논바닥과 도랑을 파면 살이 포동포동하게 오른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다. 또한 입동부터는 물이 얼기 시작한다. 가을의 풍요로운 결실을 뒤로 하며 산속의 동물들도 저마다의 방법으로 겨울을 준비한다. 어미들의 삶의 방식을 보고 배운 대로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극심한 빈부격차와 취업난이 현시대의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경제성장으로 보다 풍요로운 시기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최첨단 기술로 인한 즐길 거리와 먹거리가 다양해지고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 불과 십 년 전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던 곳에 수많은 건물이 들어서고 발전한 모습을 볼 때, 그 뒤에 있는 건설 근로자들의 노고를 생각하게 된다.그러나 햇볕에 검게 얼굴이 그을린 건설인을 경시하는 사회풍조는 여전히 만연해있다. 그중에서도 공사금액 20억 원 미만의 소규모 건설현장은 안전관리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중대사고와 사망재해가 지속되고 있어 이를 안타깝게 한다.현장을 돌아볼 때마다 안전난간, 작업발판 등의 기본적인 안전시설물이 설치되지 않는 소규모 건설현장을 보게 되면 답답한 기분이 든다. 고소작업대, 항타기, 덤프트럭 등의 흔히 볼 수 있는 건설장비와 당연히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한 한순간의 방심, 너무나도 단순한 재해원인으로 건설현장의 근로자들이 사망한 경우가 많아 더욱 그렇다. 또한 최근에는 건물건축공사 외에도 공장의 유지·보수공사와 수리시설 등의 소규모 토목공사현장에서도 사망재해가 일어나고 있는 추세로, 어느
나의 하루는 신문 배달하는 사람의 바쁜 발자국 소리에 눈을 뜨며 시작된다.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면 기다렸다는 듯이 밀고 들어오는 찬바람이 온몸에 소름 돋게 만드는 청량한 아침이다. 제법 싸늘한 하루가 시작되나보다. 오늘은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는 날이다. 인천에 사는 친구와 일산에 사는 친구 그리고 서울에 사는 친구가 청주로 오기로 했다. 이제 여유가 있어도 좋을 나이건만 왜 그리 바쁜지 서로 시간내기가 어려워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하늘은 말고 날씨는 선선하고 멀리서 바라보는 가을산은 햇볕을 받아 참으로 아름답게 보인다. 붉은빛과 노란빛이 어우러진 가을이 산 아래까지 내려와 서있다. 들녘은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가· 벼 수학이 끝난 빈 들녘은 쓸쓸함과 함께 시원한 느낌이다. 사과는 붉게 물들어 가고 있고 잎을 모두 떨군 감나무는 등불 같은 열매를 달고 있다.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 부족함이 없는 넉넉하고 풍요로운 가을이다. 한 폭의 그림이며 이상적인 아름다운 풍경이다. 거기에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의 얼굴은 환하며 예쁜 옷차림도 자연의 일부분인 것처럼 아름답다. 친구들은 편안하고 안정돼 보였으며 모두가 행복하
지난여름의 막바지, 처음으로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친지가 무료로 동반할 것을 제의해 선뜻 따라나선 여행길이었습니다. 일본의 속살을 속속들이 짚어낼 수 있을 정도의 긴 여행은 아니었고 온천 지역을 중심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몇 군데를 돌아보며 바람처럼 다녀온 짧은 여행이었습니다. 진작부터 일본을 한번 다녀오고 싶었습니다. 독도의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신사 참배를 하는 등 수시로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자극하여 이가 박박 갈리도록 만드는 것이 그들이기에 속성을 들여다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전에 두 번 정도 방문 기회를 가졌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장애 요인이 발생했습니다. 처음에는 독도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함으로써 애국심 차원에서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렸고, 두 번째에는 쓰나미로 인해 원자력발전소가 파괴되어 방사능을 걱정하는 지인이 만류하여 방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발길에도 예외없이 장애 요인이 발생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 인해 파생되는 정치적인 요인은 서민들에게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이기에 차치하고, 신변에 직접적인 위험을 느낄 수 있는 자연적인 위해 요인이 두 가지나 발생했던 것
동물들은 강을 건널 수가 없어 멀리 돌아 숲으로 가야만 했다. 고라니가 말했다. "강을 건너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숲이 코 앞 인데" 어린 염소가 말했다. "다리가 아파 못 가겠어" 이 광경을 엿보고 있던 쥐는 슬그머니 동물들의 창고에 숨어들어 배부르게 훔쳐 먹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동물들은 창고 안에 먹이가 줄어드는 것을 수상히 여겼다. "정말 이상하다· 여기에 쌓아 놓았던 먹이가 없어 졌어" 고라니가 말했다. "내 것도 없어 졌어" 그때 염소가 말했다. "이건 분명 도둑 짓이야" 얼마 후 쥐는 먹이를 훔쳐 먹다가 결국 동물들에게 들키고 말았다. 동물들이 큰 소리로 말했다. "도둑놈이 바로 네 놈이구나!" 그 순간 쥐는 동물들에게 당당하게 대답했다. "도둑이라니? 난 지금 너희들을 도와주려고 먹이가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는 중이거든" 동물들이 대답했다. "뭘로 우릴 돕겠다는거야?" 쥐가 말했다. "내가 강을 건너가게 해줄까?" 동물들이 귀가 솔깃했다. "어떻게 강을 건너?" 쥐가 말했다. "그럴려면, 재물이 필요해" 동물들이 대답했다. "얼마나 필요한데?" 쥐가 말했다. "먹이창고 열 개는 필요해" 동물들이 대답했다. "그렇게 많이
[충북일보]전국 최초로 시행한 충북지역 초·중 무상급식이 5년 만에 끝날 위기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의 계속된 갈등 때문이다. 충북도는 지난 4일 전면적 무상급식 원칙이 깨지면 무상급식과 관련한 분담금을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교육청이 무상급식 비용이 부족할 경우 일정 기간을 유상급식으로 전환하는 '선택적 무상급식' 시행 가능성을 내비치자 선제적 공세를 펼쳤다. 지금까지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김 교육감은 도교육청이 지금 최악의 재정 위기를 맞고 있으니 도의 분담금 증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도의 재정도 넉넉지 않은데 도교육청이 근거 없이 생떼를 쓰고 있다며 매우 불편해하는 형국이다. 충북도나 도교육청의 재정사정을 고려할 때 한 쪽의 일방적 양보는 어려울 것 같다. 실무선에서 갈등 해결책을 내놓을 단계도 이미 지났다. 정치권이나 도의회의 중재도 소득이 없었다. 지금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충북도의회는 예산 심의자체를 거부할 태세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편성한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안에 대해 심의를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공식적으로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 증액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도시계획가인 히포다무스(Hippodamus)는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격자형 가로망 체계를 도입하였다. 그는 도시에 거주하는 누구든지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누구나 토지 소유에 대하여 평등한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뿐만 아니라 도시는 확장이 쉬워야 독점을 방지 할 수 있으며 도시 거주민의 심리적 안정감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도시가 건강한 도시라고 히포다무스(Hippodamus)는 생각하였던 것 같다. 이런 의식이 밑바탕이 되어 당시 식민지로 개척된 국가나 도시에서는 여지없이 격자형 가로망 체계를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었다. 거기에는 식민지로서의 불평등이나 한사람이 독점할 수 없도록 도시의 성장이나 확장이 쉽도록 하였다. 고대에서부터 사람들은 건강한 도시를 원했다. 그러면 최초의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 졌고, 누가 도시를 만들었을까· 당시 시민들은 도시가 만들어 지기를 원했을까· 기원전 고대시대에는 영토의 확장이 곧 국력인 시대였다. 따라서 이때는 서로 침략하여 영토를 확장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힘의 시대였다. 남의 영토를 빼앗아 그곳의 자원과 식량들을 확보하는 시대였다. 석기시대에서…
젊은 세대나 노년세대나 희망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상황 탓에 자신의 입지를 합리화하는 것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젊은이들은 개한민국, 헬조선이라는 명칭으로 살 곳이 못된다며 틈만 있으면 이 나라를 떠나겠다고 말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든 세대들은 자신의 시대가 가장 어려웠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삼국시대에도 있던 말이고 근대에도 현재에도 지금도 있는 말이다. 그런데 그 말을 하고 그들이 사라졌을까· 아니다. 그들은 시대를 버텨내고 어려움을 넘어서면서 자신들의 2세에게 이 땅에서 살 수 있도록 뿌리가 되어 주었다. 당장 직장 때문에, 생활비 때문에 고민하는 젊은이들, 그리고 사회적 소외계층들은 미래가 안 보인다고 스스로 낙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순간이다. 어떻게든 자신이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여 그들도 이 사회에 이 땅의 뿌리가 되어 주어야 한다. 물론 과거에는 어려운 가정에서 나 하나 희생해서 동생들 공부시키고 그 동생들이 번듯한 사회적 지위를 확보해서 가문이 일어서는 일이 종종 일어났다. 덕분에 이를 보고 주위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노력도 했다. 그런데 현재는 있는 사람들만의 리그라며 아예 개천에서 용나는 일이 없을 거라는
[충북일보]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에 교육과 체험을 통해 애국정신을 고취하고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는 복합 교육시설이 들어섰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오는 30일 오전 11시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 건립 부지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환 충북지사를 비롯해 강정애 국가보훈부장관, 이양섭 충북도의장, 윤건영 충북교육감, 이범석 청주시장, 보훈기관 및 단체장, 문의면 지역주민 등 각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은 2022년 5월 상수원관리규칙이 개정된 후 청남대 내에 최초로 건립된 교육연구시설이다. 총사업비 198억여 원(국비 72억·도비 125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천222㎡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1층에는 100명씩 수용이 가능한 구내식당과 세미나실, 지상 1층은 2개의 강의실과 영상실로 꾸며졌다. 지상 2·3층은 생활관 32실이 마련돼 72명의 숙박이 가능하다. 청남대는 교육문화원을 활용해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교육정원 청남대'를 비전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남대는 준공식을 마친 후 다음 달부터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시가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동안 이어온 '교육도시' 타이틀을 충주시에 뺏길 위기에 놓였다. 충주시가 다음달 2일 '교육도시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브랜딩 작업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충주시는 선포식에서 향후 충주지역을 교육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교육도시를 표방하는 많은 시·군들이 있지만 충북도내에서는 청주시가 대표적인 교육도시로 인식돼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충주시의 교육도시 선포로 청주시는 교육도시의 이미지를 완전히 잃어버릴 상황에 놓였다. 청주시는 광복 이후 수십년 간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교육업 종사자였을 정도로 충북 도내에서는 교육도시로 불려왔다. 지역 명문고등학교였던 청주고로 타 시·군 학생들이 유학을 올 정도였다. 김영환 충북지사도 괴산 청천중학교를 졸업하고 청주고로 유학을 왔고, 직전 도지사였던 이시종 전 지사도 충주중학교에서 청주고로 유학을 왔다. 게다가 올해로 개교 77주년을 맞은 한강 이남 최초의 사학 청주대학교도 청주시의 교육도시 이미지 강화에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교육도시 청주' 이미지는 언젠가부터 도민들과 시민들의 머릿 속에서 흐릿해져갔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