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 이름만 들어도 전율이 느껴지는 최고의 보컬리스트들이 모여 화제다. 바로 KBS에서 방영 중인 '골든걸스'의 이야기이다. 프로듀서 박진영을 중심으로 네 명의 디바가 걸그룹으로 다시 컴백하는 여정을 다룬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단 2회만 방송이 되었지만 전 세대에 걸쳐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네 명의 디바가 최신 걸그룹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모습은 이미 조회수 100만을 훌쩍 넘겼다. 자신만의 음악적 스타일과 장르가 확고했던 이들이었기에 최신 걸그룹의 노래는 너무도 낯선 음악이었을테다. 그러나 낯설음이 무색하게도 이들이 보여준 무대는 이들의 노래를 듣고 자란 세대뿐만 아니라 아이돌 음악에 익숙한 MZ세대의 마음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골든걸스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도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평균 연령 59.5세. 이미 수많은 시간 동안 솔리스트로서 자신만의 음악적 커리어를 쌓아왔던 사람들이다. 이들이 '걸그룹'이라는 완전히 다른 장(場)에 진입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방송에서도 네 가수 모두 출연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럼
[충북일보] 충북대·한국교통대 연합이 정부의 대규모 대학 재정 지원사업인 글로컬대학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두 대학의 통합은 절체절명의 상황을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대학 개혁의 신호탄이다. 전국 곳곳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논의 중인 대학 간 통폐합에도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 원활하게 성공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두 대학 간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내부 합의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아직까지 두 대학 간 완전한 통폐합 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 두 대학은 1년 안에 통합 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하고 신속하게 통합 절차를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충북대의 경우 학생·교직원 간 의견이 충돌해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9월 실시된 한국교통대와 통합 찬반투표에서 투표에 참여한 학생의 87.4%가 통합에 반대했다. 교수는 70.9%, 직원은 65%가 찬성했다. 학생과 교직원·교수의 입장 차가 분명했다. 당시 충북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통합 반대 입장을 밝혔다. 통폐합이 결렬될 경우 교육부는 지원금을 환수키로 했다. 사업 중단이나 환수를 넘어 협약해지도 검토하고 있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충북대와…
84회 순국선열의 날이다. '순국선열(殉國先烈)'이란 말은 결코 쉽지 않은 한자로 구성된 합성어임인데도, 우리는 초등학생 때부터 "순국선열"이라는 단어를 꽤 자주 들어 익숙한 말 중 하나다. 학교의 조회시간, 입학식과 졸업식, 각급 기관·단체의 공식행사에 있어 제일 먼저 실시하는 국민의례에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순국선열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사전적으로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순국) 먼저 돌아가신 열사(선열)' 정도로 정의하고 있다. 한편, 국가보훈부 소관의「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에서는 "일제의 국권침탈(國權侵奪) 전후로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위하여 일제에 항거하다가 그 반대나 항거로 인하여 순국한 분들로서, 그 공로로 건국훈장(建國勳章)·건국포장(建國褒章) 또는 대통령 표창을 받은 분"이라고 보다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일제강점기에 국권 회복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의 희생과 독립정신을 기억하며, 선열들의 위훈을 기리고 계승·발전시켜 국민통합에 기여하기 위하여 매년 11월 17일을 "순국선열의
팽이 권오중 충북시인협회 이사 팽이채로 맞아야 사는 고달픈 삶이다 매를 맞으면 살고 멎으면 죽는다 천둥·번개 견뎌야 튼튼한 나무가 되고 추위 겪은 난초가 향그런 꽃을 피운다 고난과 질책의 회초리는 인생을 살리고 칭찬의 회초리는 삶을 꽃피운다 팽이채는 팽이를 살리는 생명줄이고 회초리는 사람을 살리는 묘약이다
"안녕하세요, 손신형 피디입니다." "어느 방송국에서 일하세요? 연예인 많이 봤겠네요." 요즘은 그래도 좀 덜하긴 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공연 쪽에서 일하지 않으시는 분들을 처음 만나면 종종 듣던 질문이다. 피디라는 직업군이 일하는 곳이 방송이나 엔터테인먼트 쪽이라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만, 공연 쪽에서도 피디가 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20년 전 처음 공연 쪽 일을 시작할 때 만해도, 기획이나 제작하는 스텝들을 기획자, 제작자 이렇게 별도의 명칭으로 부르곤 했다. 민간의 경우에는 극단의 가장 막내들이 보통 기획 일을 많이 했는데, 그러면 자연스럽게 명칭이 "기획하는 애"로 불리기도 했다. 배우로서 무대에 서고 싶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 막내들이 거리 곳곳을 달리며 포스터와 홍보물을 돌리던 그런 시절이었다. 하지만, 공연을 직접 제작하는 국공립단체들이 많아지고, 기획과 제작에 있어서 보다 전문적인 역할이 요구되면서, 약 15년 전부터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피디라는 정식 명칭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어쩌면 나는 대형 뮤지컬 프로듀서를 제외하고 공공기관에서 피디라는 명칭을 정식으로 '하사' 받은 1.
직장 내 장애인식 개선 교육 강의를 하는 강사로서 오늘 놀라운 일이 있었다. 한국 장애인 고용공단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포털사이트에서 1천 회를 넘어 1천5회째 라는 소식을 들었다. 폭풍검색으로 찾았다며 초대해 주신 기관,기업 교육담당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법정 의무교육으로 2018년 5월 29일 법제화가 된 후 집합교육,원격교육,체험교육의 형태로 실시 할 수 있다고 명시 되어 있다. 자체교육도 가능하다. 사업주 및 내부 직원이 직접 교육을 실시도 무방하다. 단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주가 자체교육시는 공단의 사내강사 양성 과정 수료자가 교육을 실시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장관이 지정한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기관에 위탁하여 교육을 실시 할 수도 있다. 강사 지원 사업을 통해 무료강사 초빙하여 실시하는 경우도 있음을 참고로 언급한다. 사업장(사업자 등록 기준)별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300인 미만 일 때 지원이 가능하다. 연1회 1시간 이상 지켜야 한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교육의무란 사업주는 장애인에 대한 직장 내 편견을 제거함으로써 장애인 근로자의 채용이 확대 될 수 있도록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교육을 실시 하여
캐나다에서 3년간 학업을 마친 딸은 서양인의 몸매를 닮은 채 공항에 도착했다. 아마도 음식 탓인 것 같았다. 귀국한 지 5일 만에 서울 서초동에 있는 S그룹에서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딸은 귀국하기 전 메일로 입사원서를 여러 곳에 넣고 왔다고 했다. 딸이니 주거가 문제가 되었다. 사무실 반경 4㎞ 이내 집을 찾기 시작했다. 다행히 아파트가 나왔는데 딸애가 혼자 쓰기에는 넓다 싶어 서울에서 대학교와 대학원을 다니는 삼 남매를 같이 살게 해주었다. 딸은 직장에서 건실하고 미래가 밝은 남자를 만났다. 사위는 카이스트에 근무 중 딸이 근무하는 회사에 스카우트되어 둘이 인연을 맺었다. 아이 둘을 돌보면서 5년 후 커피에 관한 공부를 하던 딸이 심사위원이 되었다며 전화하는 목소리에 기뻐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사위는 연구실 책임이사였는데 딸과 함께 사업을 하겠다며 합류했다. 나는 딸이 운영했던 목욕탕을 리모델링하여 N88 카페와 N88 바리스타 학원을 만들어 딸이 사업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 주었다. 이제는 카페와 학원이 모두 자리를 잡았는데 나는 사위한테 지나가는 말로 물어본 적이 있었다. 대기업 임원이었던 때와 지금 카페를 운영하는 것 중 행복지수를 따진다면
다섯 살 무렵이었다. 어느 가을날 외가 뒷산엘 큰 이모를 따라 오를 때였다. 마침 바람에 나무 가지가 흔들리자 모과 한 개가 '툭'하며 떨어졌다. 그 때 앞서 가던 이모는 땅에 떨어진 모과를 줍더니, "너도 한번 이 냄새 맡아볼래?"라며 모과를 코앞에 내민다. 그 말에 모과에 코를 대봤다. 당시 모과 내음이 매우 향긋했다. 모과의 그 향에 반한 나머지 나뭇가지에 매달린 모과를 따달라고 이모한테 조르기까지 했다. 이 말에 이모가 모과나무를 흔들자 모과가 땅에 떨어졌다. 그것을 갖고 온 이모는 잠자는 내 머리맡에 놓아 주었다. 당시 어머니는 집안 일로 필자를 외가에 맡긴 채 여러 날 째 돌아오지 않았다. 어머니와 분리됐다는 불안감 때문인가 보다. 밤에 잠을 잘 때도 잠을 못 이룬 채 보채고 칭얼대곤 했다. 하지만 모과가 머리맡에 놓인 후론, 마치 어머니 살 내음을 맡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던 기억이 새롭다. 이 덕분에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서인지 밤잠을 잘 이루었다. 그동안 따뜻했던 햇살이 점점 옅어지는 이즈막, 집 앞 호숫가를 산책하노라면 지난 가을 기억이 새롭다. 따사로운 한낮 가을 햇살 아래 누렇게 익어가는 모과며 붉은 감이 마음을 한껏 풍요롭
[충북일보] 충북대와 한국교통대가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충청권에서 유일하다. 일단 지역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 이제 혁신을 선언하고 첫 걸음을 잘 내딛어야 한다. 두 대학 발전을 위해 충북도가 재정을 투입하게 된다. 과거 여러 국책사업과는 차원이 달라야 한다. 먼저 국제적인 수준으로 대학의 연구·교육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동시에 지역산업분야 및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지금과 같은 경직된 교육구조로는 어렵다. 다방면에서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학내 구성원 간 협력과 의지, 지역사회와 긴밀한 협조가 중요하다. 이번에 본지정이 확정된 대학은 충북대·교통대 등 10곳이다. 국공립 7곳, 사립 3곳이 선정됐다. 올해부터 5년에 걸쳐 1곳당 총 1천억 원을 지원받는다. 이 사업은 대학과 지역 동반 성장을 이끌어갈 대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학은 물론 지역소멸 위기 돌파가 교육부의 목표다. 충북대·교통대는 위기를 돌파하고, 미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와 충북도, 산업체의 후원이 크게 작용했다. 이제 남은 건 정부의 재정지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
공직 3년차가 됐다. 스스로를 신규라 부르기도, 남에게 신규라 불리기도 애매한 경력이지만 하루하루 차곡이 공직자로서의 시간을 쌓아 왔다. 덕분에 인사발령문에 또렷하게 인쇄된 임용일자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돌이켜 볼 여유가 생겼다. 보건직이라는 특수성 덕에 동기보다 이르게 일을 시작하게 됐지만 예상과 달리 홀로 연수동 행정복지센터에, 그것도 민원실의 얼굴인 주민등록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허둥지둥 민원대에 앉아 어디에 쓰일지도 모를 권한을 신청하고, 마치 기다리고 있었단 듯 줄지어 대기 중인 민원을 서툴게나마 하나씩 처리했다. 녹록치는 않았다. 악성 민원인들의 격앙된 목소리에 식은땀을 흘리며 보내길 여러 날. 이제는 유독 집요한 민원인의 살해 협박에도 담담해졌을 때 보건소로 발령을 받았다. 보건직이었던 나는 '이제 있어야 할 곳으로 가는구나' 싶었다. 비록 당시 보건소는 코로나19 방역업무로 인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9급의 호기에 어떤 것도 무섭지 않았다. 그리고 그 호기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새벽에 출근해서 다음 날 새벽에 퇴근하는 삶이 지속됐다. 마음 편히 따뜻한 밥 한 끼 먹을 여유는 사치였고, 김밥 한 줄을 손에 쥐
된장찌개 미정 최병채 충북시인협회 회원 어둑한 늦가을 저녁 어머니는 저녁 준비를 서두른다 한 솥엔 밥을짓고 한솥엔 쌀뜨물에 된장을 풀고 된서리 맡기 전 따온 애호박! 무딘 칼로 숭덩숭덩 어린 호박잎 뜯어 넣고 한솥 가득 끓인다 된장찌개 바글바글 끓어갈 무렵 허기진 이웃들 구수한 된장 냄새에 하나둘 어느덧 멍석 한가득 모였다 막걸리 두어 잔에 취기 오른 어르신들 노랫가락 흥겨운데 빨랫줄에 매어 단 삼십 촉 백열등도 흔들흔들 장단을 맞춘다 어둑어둑 깊어가는 늦가을 저녁 오늘따라 어머니의 된장찌개가 마냥 그리워진다 어머니가 보고싶다
계절이 또 옷을 갈아입고 있다. 조석으로 불어오는 생경한 바람은 몸을 움츠리게 한다. 옷장 정리를 한다. 반 팔은 깊숙한 곳에, 긴 팔은 손이 닿기 편안한 곳에 놓는다. 주말엔 내복을 사야겠다고 생각하며 스카프를 정리한다. 분홍색 바탕에 기하학적인 무늬가 있는 스카프, 파란색 바탕에 꽃무늬가 그려진 스카프, 갈색 바탕에 검은 체크무늬가 수 놓여진 스카프, 초록색 민무늬 스카프…. 언제 이렇게 사 모았는지, 참 많이도 그러모았다. 세월이 쌓인다는 건 냄새가 쌓이는 것이라는데, 나에겐 어떤 냄새가 날까. 하늘거리는 스카프 속에서 내가 쌓은 욕심의 냄새가 스멀스멀 기어 나올 것 같아 멈칫한다. 물방울 스카프를 들고 냄새를 맡아 본다. 점·점·점 물방울 떨어진 자리 서릿발 나뭇가지에 내려앉아 하얀 날 장롱에 곱게 넣어둔 스카프를 꺼낸다 둘·둘·둘 감으면 파도 소리 목에 걸린다 폭풍이 밀려와 당신을 삼킨 새벽 바다의 고함을 뚫고 파도가 건넨 스카프 감는 건 사람의 체온을 데우는 일 사랑은 파도에 유영하듯 풀어주는 것 찬바람 일렁거리고 당신이 밀려오고 감기 위해 풀어야 했던 당신의 스카프 서리 내려 감기는 지금은 초겨울 저절로 스카프 감는…
윤리철학자 레비나스(Emmanuel Levinas)는 환대(Hospitality)란 "나의 삶의 테두리 밖에 있는 타자의 호소에 응답하여 타자를 나의 삶의 공간으로 맞아들이는" 행위라고 정의하였다. 이것을 다시 풀어쓰면 "환대란 외부인을 우리의 사회구성원, 혹은 가족구성원으로 받아드리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환대의 라틴어 어원을 보면 손님과 적을 동시에 가리키고 있어 사회구성원의 이방인에 대한 인식에 따라 환대, 혹은 적대 및 배제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어떤 사회가 환대와 배제 중 어디에 무게중심을 두는가에 따라 외부인에 대한 태도는 달라진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Lake Park Renaissance)는 민선 8기 충북의 대표 공약이다. 충북이 가지고 있었지만 그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자원들을 재생하여 충북을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건설하자는 담대한 비전이다. 757개의 호수와 남한강과 금강의 본류와 지천, 백두대간을 축으로 하는 수려한 산들, 그리고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문화자산 등을 감춰진 보배로 인식하여, 이러한 자원들을 재생하겠다는 거대 담론의 성격을 가진다. 과거에는 이것을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이해하였으나, 이제
전화를 걸 시간이다. 어김없이 오후 다섯 시 무렵이면 어머니께 전화를 건다. 안부를 묻고 하루의 안녕에 감사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들리는 음성에 따라 그날의 기분이나 건강 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밝고 힘이 있는 날에는 나도 덩달아 마음이 가볍고 기분이 좋다. 한편 기운이 없고 낮은 음성의 어머니 목소리를 듣는 날에는 종일 마음이 무겁고 어깨도 축 늘어져 하는 일도 즐겁지가 않다. 그런 날에는 애써 즐거운 기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나도 모르게 더 수다스러워지곤 한다. 부쩍 요즘 들어 어머니와 통화 시간이 더 길고 다정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 전에 나들이를 다녀오면서 새로운 추억이 생겼고, 뭔가 공감하며 나눌 이야기가 옹달샘에 물이 고이듯, 하면 할수록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지난 주에 어머니를 모시고 경기도 여주에 있는 이모님 댁에 다녀왔다. 집에서 출발하여 1시간 좀 넘게 걸리는 일정이었지만 매우 특별한 여정이었다. 아혼을 바라보는 연세의 어머니는 몸이 많이 불편하시다. 등은 굽고 허리와 무릎 관절의 이상으로 걸음을 자유롭게 걷질 못해서 지팡이에 의지해 집안에서만 겨우 이동이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병원에 갈 때 외에는 나들
# 베히레, 800년간 프라이부르크 도심을 지키다 베히레는 독일 프라이부르크 시내를 휘감고 흐르는 실개천이다. 1200년대 프라이부르크는 길 양편으로 15㎞에 달하는 인공수로를 만들었다. 대로에서는 1.5m, 골목길에서는 20㎝ 폭으로 좁게 흐른다. 화재를 막고, 가축에 물을 공급하려는 목적으로 조성되어 아무 무늬도, 장식도 없다. 다만 라인강에서 가져온 돌이 바닥에 돌출되어 다양한 물살을 만들고, 다양한 소리를 만든다. 원형 그대로 보존되었을 뿐인데, 이제는 도시를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베히레는 서울의 청계천 복원 이후 도시마다 경쟁적으로 도입한 도심 내 인공 실개천의 원형이다. # 청계천, 생태도시의 꿈을 안고 흐르다 청계천은 47년 어둠 속에 갇혀 있다가 복원됐다.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며 10.84㎞를 흐른다. 청계천 복원공사는 2003년과 2005년 서울 시민이 뽑은 서울시 뉴스 1위에 올랐다.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에만 150만 명이 참여했고, 지금도 하루 10만여 명이 찾는다. '새로운 강북시대'를 열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도심의 산책로이자 휴식공간으로, 데이트 장소로, 관광명소로, 전 세계 벤치마킹 대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충북일보] 중부내륙특별법안 심사가 자꾸만 미뤄지고 있다. 충북도민들의 염원과 달리 국회가 미적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김영환 충북지사가 13일 세종시 지방자치회관에서 '준비된 메가시티, 충청시대 선포식'에서도 나섰다. 중부내륙특별법의 연내 제정 당위성을 언급했다. 김 지사는 "지역소멸을 넘어 대한민국 소멸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충청권 4개 시도가 힘을 합쳐 대한민국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국회 행안위 법안 1소위 심사를 앞둔 중부내륙특별법의 연내 제정에 전폭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 10일 황영호 도의장, 이두영·유철웅 민관정공동위원회 위원장과 국회를 방문해 중부내륙특별법 연내 제정 촉구 100만인 서명부를 김교흥 행정안전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이종배 국민의힘 도당위원장,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도당위원장도 함께했다. 박지헌 충북도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앞에서 중부내륙특별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갔다. 이 특별법안은 지난 2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됐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심사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법안심사 1소위원회에서도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충북 등 중부내륙지역 지자체들의 속은…
[충북일보] 붉게 물든 서녘의 노을이 아름답다. 물 빠진 갯벌의 갯골은 더 아름답다. 바람에 나뒹구는 낙엽마저 아름답다. 모두 11월이 빚어내는 자연 풍경이다. 사라져 가는 아름다움이다. *** 힐링의 기운 느끼게 하는 호수 11월 들어 두 번째 주말이 지났다. 초겨울 날씨가 서둘러 찾아왔다. 전국 곳곳이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그래도 전국 유명산과 관광지에는 나들이 인파가 몰렸다. 속리산 국립공원에는 8천500여명의 탐방객이 찾았다. 도내 다른 유명산도 북적댔다. 옛 대통령 전용 휴양시설인 청남대에는 4천300여명이 방문했다. 여름 같던 가을이 빨리도 지났다. 겨울이 성큼 다가온 듯하다. 단풍은 이미 낙엽으로 변했다. 쌀쌀한 기운에 코끝이 시리다. 이른 새벽 여명 속에 대청호로 간다. 잔잔한 수면 위로 안개가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물에 잠긴 버드나무 두 그루가 매혹적이다. 호수가 데칼코마니 풍경을 빚어낸다. 대청군도 너머로 붉은 해가 올라온다. 호수의 풍경이 시시각각 바뀐다. 빛이 시작되니 공간이 드러난다. 하늘하늘 억새가 흔들린다. 서걱서걱 갈대가 소리를 낸다. 여기저기서 대청호 가을이 흔들린다. 대청호는 금강 물줄기를 막아…
커피를 제대로 하는 사람들은 "고통 없이 변화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커피를 편하게 마시려고 할수록 그 만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진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봉지를 뜯어 물에 타 마시는 '믹스커피'는 간편하지만 손수 커피를 갈아 성분을 추출하는 원두커피에 비해 몸에 유익하지 않음을 감수해야 한다. 설탕으로 인한 당뇨와 비만도 문제이지만, 식물성 기름을 고체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트랜스지방 유해성 논란의 찜찜함'도 견뎌내야 한다. 버튼만 누르면 수십 초 만에 한 잔의 커피가 완성되는 캡슐커피는 포장재 쓰레기 문제뿐 아니라 고압으로 쥐어 짜진 산패된 기름 성분이 몸으로 들어온다는 의심과 미세금속물질도 체내에 축적된다는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캡슐커피 낱개 포장에는 생산일이나 유통일과 관련한 어떤 정보도 적혀 있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내가 마시는 커피가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 모르고, 그로 인해 미세하게 분쇄된 커피가루가 얼마나 오랜 시간 캡슐안에서 산패된 지를 알지 못한 채 무심히 버튼을 누르는 장면은 사실 몸서리 쳐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캡슐커피를 마신 뒤 정기적인 혈액검사에서 금속물질의 수치가…
제주도 삼성혈에 대한 설명입니다. 삼성혈은 제주시 삼성로에 위치한 화산지형이자 탐라의 건국 신화와 관련된 문화재입니다. 꺼진 지반의 안쪽에 구멍 세 개가 움푹 파였는데, 이 구멍에서 제주의 시조이자 수호신인 양을나, 고을나, 부을나 삼신인(三神人)이 솟아났다고 전합니다. 여타 대륙계 건국 신화에 나오는 신화들과 달리 대지에서 탄생한 신이라는 점이 특이합니다. 얼마 전, 제주 방문 시 무심코 삼성혈의 근방을 지나다 과거 고교 시절 국사책에서 본 기억이 있어 들렀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제주를 방문했지만, 그 누구도 '가볼 만한 방문지'로 추천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상에서도 두드러지게 추천되지 않고 있습니다. 텅 빈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서니 이끼 낀 아름드리 수목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좋이 50년은 넘겼을 수목들은 눈을 들어 둘러보는 곳 모두를 빽빽이 채운 채 유구한 세월을 묵묵히 견디며 역사적인 장소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관람객은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발길 주는 제주의 관광지마다 잔뜩 들뜬 인파로 넘실거렸는데 그곳은 적막이 흘렀습니다. 삼성혈을 둘러보는 동안 여전히 관광객은 늘지 않더군요. 그런데 전시관으로 드니 일본어
아동학대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것은 아동의 기본권 보장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아동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것은 학대로부터의 보호뿐 아니라 생존과 발달, 참여, 교육권 등의 실현을 말한다. 아동의 생존을 위협하고 아동의 발달을 저해하는 요인은 무엇이든 제거되어야 한다. 우리가 말하는 아동의 건강한 성장은 이렇게 생존에 필요한 도움뿐만 아니라 신체적, 지적, 사회적 발달을 위해서 타인의 관심과 보호를 필요로 하는 존재로 아이를 인식할 때 제대로 이루어진다. 아동학대와 관련되어 쏟아지는 대중매체의 보도와 각종 자료들은 대부분 아동학대가 얼마나 심각한지만을 다루지만, 아동학대 예방 교육이나 신고의무자 제도 시행 등으로 우리 사회의 '아동학대'에 대한 민감성은 많이 높아져 있다. 2015년 1만9천214건이던 신고 건수가 2021년 5만3천932건으로 6년여 만에 181%가 증가한 것만 보아도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경각심이 생겨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신고된 사례가 모두 아동학대로 판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신고가 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 시그널로 보아야 한다. 아동학대신고가 증가하고 있어도 여전히 사각지대는 있다. 영아의 경우 집안
더불어 사는 행복 보연 박혜진 충북시인협회 회원 혼자 가는 길 성찰의 시간. 둘이 가는 길 인내와 배려의 시간. 혼자라서 자기 철학으로 길을 만들어 가고 둘이라서 조율과 화합으로 하나의 방향으로 만들어 가고 혼자도 행복하고 둘이도 행복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 속 다양한 개인의 행복 지수.
[충북일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확대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1월 27일부터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으로 전면 확대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2021년 국회 문턱을 넘었다.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은 법 시행 즉시 적용중이다. 다만 상시근로자 5인 이상 50인 미만의 사업장은 법률 공포 3년 후부터 적용을 받도록 했다. 근로자나 일반 시민이 사망하거나 다친 경우 안전담당자뿐만 아니라 대표도 1년 이상 징역 등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사업주 등이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형사적 처벌을 면할 수 있는지 법 규정이 불분명하다는 데 있다. 중대재해법은 기업에 매우 추상적인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의무를 이행하면 형사적 처벌을 면한다는 근거 규정도 없다. 사업주 등의 입장에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그런데도 재해 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일단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물론 이런 조치에도 사고 발생 시 형사적 처벌을 면할지는 알 수 없다. 현재까지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판결은 모두 8건이다. 대부분 가벼운 처분에 그쳤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음 꽃 임준빈 충북시인협회 회원 세상이 아름답다 생각하면 단풍잎은 꽃이다 하지만 세상이 힘겹구나! 몰두하면 그 잎은 낙엽에 불과할 것이다 두 생각이 한 머리에서 살고 있다 그대는 누구와 동행할 것인가 꽃길만 걸어가길 바랄 뿐이다
예전에는 은행이나 병원에서 번호표를 뽑고 '띵동~'하는 소리를 기다릴 때나 볼 수 있었던 기기가 요즘은 식당이나 카페, 주유소, 주차장 등에서 종종 마주하게 된다. 결재에서 포인트 적립까지 그 자리에서 스마트하게 이루어진다. 부연설명을 하지 않아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이미 키오스크라고도 불리는 무인정보단말기가 떠올리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무인정보단말기는 우리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 사실 필자는 무인정보단말기가 보급되기 시작할 즈음에는 낯설어서 동행인을 앞세우거나, 매장 직원을 찾아 부탁하기도 했다. 얼마 후에 아내의 지속적인 성화에 못 이기는 척, 직접 주문을 해보았던 날이 기억에 남아있다. 제대로 주문이 들어간 것인지 내심 불안해 했다. 그러나 로봇 선반에 음식이 담겨져 내 앞으로 도착 되고서야 '세상 참 좋아졌네' 라고 연신 감탄하며 스마트하게 주문한 첫 음식을 즐겼었다. 이제는 유명한 맛집에서 긴 줄을 서지 않아도 원하는 서비스를 직관적으로 선택하고 이용할 수 있는 하이패스 이용도 가능해졌다. 이 얼마나 편리한 일인가? 하지만 이 편리함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이 지점이 나를 불편하게 하는 이유이다.…
황금 들녘이 며칠 사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추수가 끝난 후라서 휑한 논바닥에는 공룡 알 모양의 흰 둥근 물체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을 뿐이다. 고향 집 마당 가에 심어놓은 배추를 묶어야 할 볏짚을 찾아 나서보아도 구할 수가 없다. 궁금하여 옆집 아저씨에게 논바닥에 있는 거대한 공룡 알 모양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것은 볏짚을 발효시키기 위해서 비닐로 단단히 포장해 놓은 것이다. 그렇게 숙성된 사료는 숙성되지 않은 목초나 볏짚보다 훨씬 많은 영양분과 좋은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서 소나 양 등의 가축에게는 최고의 먹잇감이라 한다. 그래서 볏짚을 축산업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가서 귀한 물건이 되었다. 그러니 볏짚이 필요하면 추수하기 전에 미리 얘기할 걸 그랬다고 일러 주었다. 논농사를 지어 지천으로 쌓인 볏짚을 땔감으로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귀한 대접을 받을 줄은 미처 생각 못 했던 일이다. 생각해보면 볏짚의 활용도가 상당히 컸다고 생각된다. 볏짚을 작두로 썰어 가마솥에 넣고 푹푹 삶아 소 구시통에 넣어주면 맛나게 먹던 왕방울 소가 그립다. 외양간에 깔아준 볏짚은 소의 분뇨와 소의 발에 밟히고 섞여 모아두었다가 논과 밭의 밑거름이 되어 화학비료가 아닌 자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자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