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대한민국 교육과 보육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 사립유치원 비리의 불똥이 어린이집으로 튀고 있다. 민간 어린이집 관련 비리 조사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루이비통 가방, 성인용품 구입 등에 교비를 부정 사용한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이후 파장이 크다. "어린이집도 조사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높다. 마침내 국민권익위원회가 나섰다. 지난 15일부터 앞으로 석 달간을 집중 신고 기간으로 정했다. 말할 것도 없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불법 행위 신고를 받기 위해서다. 대상은 보조금 불법 수급, 아동학대, 급식 부정, 안전 의무 위반 등이다. 접수된 신고는 사실관계 확인 후 경찰청과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조를 통해 처리된다. 권익위는 개별 사안을 해결하면서 제도 정비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최대 30억 원의 보상금 또는 최대 2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키로 했다. 하지만 뭔가 완전해 보이지 않는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감시 기능이 허술하기 때문이다. 빗발치는 국민적 요구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해 보인다. 충북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청주시 예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청주시엔 어린이집 731곳(국공립 20곳, 사회복지법인
가끔 기분이 우울한 날에 찾게 되는 노래가 있다. 치즈(CHEEZE)의 '깊이 아래로'라는 곡이다. 노래 중 가장 집중하게 되는 부분은 바로 여기다. '난 가끔 가라앉아요. 니 생각에 잠길 때면 더 깊이 아래로 깊이 아래로 무거워져요.' 이 부분을 들을 때면 지금 자리에 앉은 채로 바다 속 저 깊이 끌려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 정말 제목 그대로 '깊이 아래로'. 이 노래를 듣는 잠깐의 시간동안 축 쳐진 마음이 한껏 바닥을 치고 난 다음에는 오히려 볼 것 다 봤다는 심정이랄까,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하지만 이 방법이 매번 통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인 근심, 걱정이 아닐 때는 특히 더 그렇다. 그게 바로 요즘이다. 요새 언론이나 방송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 중 하나는 바로 '침체'이다. 내수경기 침체, 부동산시장 침체에 이어 심지어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마저도 '침체'라는 단어와 어울릴 정도이다. 결실의 계절이라는 이 가을에 온갖 침체로 세상 곳곳이 정체된 느낌이다. 특히 최근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 역시 이런 분위기를 말해준다. 전국 2천20
일본 여행 중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일정을 마치고 호텔에 들어와 TV를 켰는데 소리가 나지 않는 겁니다. 리모컨을 찾아 볼륨을 높여도 소용이 없었지요. 고장인가 싶어서 TV를 끄려는 순간, 화면의 한 남자의 모습이 시선에 들어오더군요. 두 귀에 헤드폰을 쓴 채, 음악에 심취해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TV는 계속 무음인 상태로 남자의 표정만을 클로즈업하여 비췄어요. 텔레비전에서 소리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은 어색하면서도 신선했습니다. 그림의 여백 같았다고나 할까요. 그러다 남자가 헤드폰을 귀에서 떼는 순간, 헤드폰에서 강렬한 빛이 뻗치면서 그 안에 갇혀 있던 음악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왔습니다. "빠바바 밤!"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이었죠. 가만히 살펴보니 일본의 S스피커 광고였던 겁니다. 한마디로 강렬했어요. 비록 광고였지만, 큰 스승이 죽비로 어깨를 치면서 일갈하듯 정수리를 깨쳐내는 듯했어요. 말하기를 즐기는 습성에 침묵의 마음을 일깨워 준겁니다. 비록 잠시 동안이었지만 침묵은 그 어떤 소리보다 명쾌하면서도 마음을 서늘히 꿰뚫었습니다. 위대한 웅변이 형형색색의 그림이라면, 침묵은 한국화의 여백과 닮았죠. 빈틈없이 채색된 그림은
단지 걷길 바란다. 사치스런 미사여구(美辭麗句)를 거두고 그저 정처 없이 걷길 바란다. 비린내가 누렇게 발작 할 때까지 스믈스믈 구역질 노랗게 피어날 때까지 한없이 걸어보는 가을이면 한없이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스펙이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진정한 스펙이 무엇인지 모르기에 갑갑하다. 타자에 의해 쌓고 있는 그 스펙이라는 사치는 스펙이 아니라 종살이 자격증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스펙이든 인생이든 스스로가 결정하지 않았다면 그건 종살이 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많이 든다. 내 선배들도 나를 보며 쯧쯧 거렸던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된 내가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하려니 나 또한 벌쭘해진다. 육체의 고달픈 고통이 오히려 정신을 맑게 한다. 나 또한 겨우 지금에서야 알게 돼 할 말은 없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짧은 시간이 걸리길 바랄뿐이다. 그리고 질문하길 바란다. 개똥철학 일지언정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원초적인 물음부터 스스로에게 던져보길 바란다. 그냥 걸으며 오랜만에 땅도 보고 하늘도 보고 못생긴 내 발모양도 한번 들여다보며 수없는 질문을 해보길 바란다. 거울에 얼굴 비추듯 병원에 수술비 내듯 땅바닥에
도산 안창호는 1895년 미국 북장로회 계통 선교사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가 설립하고 밀러 목사가 경영한 구세학당(救世學堂, 경신학교)에 입학해 처음 신학문을 접했고, 여기서 그는 지리, 세계사, 과학 등 학문을 배우며 새로운 세계를 접했다. 1895년은 도산 안창호가 기독교인이 돼 예수님을 구세주로 영접한 해가 된다. 즉, 구세학당 재학 중 송순명의 전도로 장로교에 입교했다. 안창호의 나이 17세 때의 일이다. 장로교로 개종하면서 자신에게 개화사상을 준 필대은에게도 기독교를 소개했다. 1898년(광무 1년) 만민공동회와 독립협회가 황국협회의 무고와 습격으로 해산되자, 안창호는 은신해 있다가 고향으로 돌아가 교육과 기독교 전도운동에 뛰어들었다. 1899년 강서군 동진면 암화리에 점진학교와 '탄포리'교회를 설립했다. 190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리버사이드로 이주, 기독교계가 경영하는 신학강습소에서 영어와 신학을 가르쳤다. 1913년 5월 13일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민족운동단체인 흥사단을 설립했다. 기본정신은 '무실, 역행, 충의, 용감'이었으며 단체의 상징은 기러기였다. 도산 안창호의 생애와 사상의 뿌리는 기독교 정신이다. 그의 어록을 중심으로…
'분권'은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수용으로부터 출발한다. 즉 분권의 시작은 17개 시·도와 226개 시·군·구가 각기 다른 체형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는 일이다. 그 다음은 권한과 자율성의 부여다. 권한을 받은 자치단체는 각자의 몸에 맞는 옷을 자유롭게 입을 수 있으며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 그러나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마음에만 드는 옷이어서는 안 된다. 자치단체가 갈아입을 옷은 주민이 빛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분권의 목적이 주민의 삶을 바꾸는 데 있기 때문이다. '분권' 못지않게 주민에 의한 '자치'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9월 자치분권위는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 철학을 담은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자치단체의 반응은 다소 시큰둥하다. 민선 7기의 자치분권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기 때문이다. 그 열망은 아마도 지역발전에 대한 간절함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또한, 지난 6월 분권형 개헌의 무산도 자치단체의 실망스러운 반응에 한몫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헌 무산이 자칫 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 약화로 오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전 정부와 비교하면 문재인 정부의 종합계획은 획
[충북일보] 충북선 철도 고속화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충북도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적극 나섰다. 최근 당정청협의회에서 충북선 철도 고속화사업의 예타 면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정부와 청와대에 건의했다. 물론 이시종 충북지사가 앞서 지난달 말 국회에서 이 대표를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 충북선 철도는 그동안 지역 차별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복선이 됐지만 여전히 저속철로 운행되고 있다. 운행 횟수도 적어 이용자들의 불만과 불편이 크다. 정부의 철도정책에서 오랫동안 소외되면서 잠재적 철도 이용객들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강원·충청·호남 8개 시도가 지난 8월 경부축에 대응하는 새로운 교통·관광·산업축인'강호축' 개발 관련 공동건의문을 제출했을 정도다. 이 대표는 충북선 고속화를 국가균형 발전 차원에서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대표의 판단에 박수를 보낸다. 비록 세종역 신설 문제로 껄끄럽긴 해도 잘 한 건 잘 한 거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사업은 현재 KDI가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성 확보가 어려워 통과 전망이 불투명하다. 정부의 균형발
지금까지의 내 삶은 '절반의 생'이었다. 뜬소문처럼 허황되고 비슷하게 흉내만 낸 '페이크 다큐'였다. 나탈리 골드버그 교수가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라'고 한 말의 의미를 이제야 깨닫는다. 뼛속까지 느끼고 경험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비로소 뼛속을 통해 알게 됐다. 자영(自營)이라는 걸 9월 초입에 시작한 후 오늘 처음으로 꿀 같은 휴식을 가진다. 휴식이 달콤하다고 느낄 수 있는 자는 휴식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만이 만끽할 수 있는 특권이다. 나는 자영업자의 길을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물론 난 지금 봉급쟁이이다. 아내가 시작했다. 아내 역시 전업주부로만 일생을 살아왔다. 특히 이제 서른 살에 접어든 둘째 아들놈이 투잡을 하겠다고 의기투합했고 가족 모두가 도왔다. 가족 전체가 참여한 자영업의 시작은 내게 철학적이고 경험적이고 정치경제적인 모든 사고방식과 관점을 뒤바꿔 놓았다. 칼린 지브란의 '절반의 생'이라는 시구를 수시로 찾게 했고, 평소 경도해왔던 니체의 '주인의 도덕, 노예의 도덕'을 뼛속으로 저절로 알게 됐다. 일본식 라멘과 돈부리를 만들어 파는 자그마한 식당을 두고 거창하게 입을 연 것이 쑥스럽지만 60살 가까이 살아온…
태풍이 지난 후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가는 운무가 마음 설레게 한다. 고깔모자 쓰고 하얀 장삼 걸친 여인이 사뿐사뿐 발걸음 내딛으며 승무 춤을 추는 듯하다. 나풀나풀 날리는 장삼자락에서 은근히 풍겨오는 향내에 흠뻑 취한 듯 황홀함에 빠져 눈을 살며시 감는다. 운무는 산꼭대기 봉우리와 하늘을 연결하는 구름다리 같다. 하늘로 오르는 운무를 붙잡고 올라가 구름에 앉아 보고 싶다는 목마름에 가던 길을 멈춰 선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회색빛 먹구름 속에 몽실몽실 하얗게 피어오른 구름이 갓난아기의 보드라운 얼굴로 부끄러운 듯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 속에서 햇빛을 품은 쪽 빛 파란하늘이 무척이나 신비롭다. 찬란한 태양의 밝은 빛을 품은 파란하늘과 솜털 뭉게구름, 회색 빛 구름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떠있다. 내가 기억하는 가을 하늘은 사파이어를 머금은 푸른 바다처럼 맑고 드높은 하늘이었건만. 거센 바람과 함께 휘몰아쳐 쏟아진 비 갠 가을 하늘은 특별한 무대를 연출하고 있다. 잿빛 구름에 가려진 쪽빛 하늘은 마치 "나 좀 바라봐줘. 내가 가을 하늘이야"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이제까지 가을 하늘은 맑고 드높은 파란하늘, 나의 무대였어. 가을을 상징하는 것은…
시월은 김경인 충주문향회장 천지가 하나로 시간은 흐르고 불씨 번진 단풍은 휴화산을 마구 흔드는데 흠뻑 취한 절정에 하늘이 열렸나 돌아치는 소용돌이에 천장이 새는지 온몸을 적시며 묻어준 그리움이 그대 향해 피는 날 저녁별은 무언으로 시월의 발목을 거세게 잡는다
세종역 문제로 충북이 들끓고 있다. 세종시 출신 이해찬 의원이 민주당 대표로 선출되면 이런 일이 터질 것이라고 예측은 했었다. 그러나 이처럼 빨리 조직적으로 밀어붙일 줄은 몰랐다. 그렇다면 충북의 대응도 조직화해야 하는데 중구난방이다. 한마디로 불이 났다고 외치는 사람은 많지만 어떻게 불을 끄자고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은 없다. 무엇보다 충북은 왜 세종역 신설을 저지해야 하는 지, 그 이유가 너무 추상적이다. 지역사회가 들끓을 정도라면 구체적인 통계나 피해가 제시돼야만 저지투쟁의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 세종역 설치로 인한 충북의 피해를 통계로 작성할 수도 없고, 구체적인 피해 사례도 없다면 추계(推計)라도 내놓아야 할 게 아닌가. 이런 문제를 체험해 보기 위해서는 오송에서 세종을 거쳐 대전역까지 운행하는 BRT버스를 타보면 된다. 오송역에서 출발할 때는 거의 승객이 없다. 많아야 대여섯 명 정도다. 세종시 입구에 이르러서부터 늘기 시작한 승객은 세종시 중심에 이르면 좌석이 없을 정도로 꽉 찬다. 이것은 세종시가 대전생활권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세종시민은 오송을 거쳐서 서울에 가지 않으면 충북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지난 7월 새로운 업무를 맡았다. 지방세 중 시세 운영과 구제 제도 운영이 주요 업무이다. 청주·청원 통합 이후 계속해서 체납관리 업무를 보다가 4년 만에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된 것이다. 체납관리 업무를 하면서 겪은 많은 일들이 머릿속에 스쳐갔다. 세무 공무원으로서 여러 세목을 봤지만 체납관리 업무는 처음이었다. 폭언과 욕설을 넘어 협박하는 체납자도 있었다. 새로운 업무가 부담스러운 것도 있었지만 이런 거친 저항 때문에 맘고생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이런 사람들보다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건 따로 있었다. 지난해 가을 어느 날 노모와 어린 딸이 찾아와 인사를 하며 말을 하는데 몸이 약간 불편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노모와 어린 딸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이 공매에 붙여진 상황이었다. 원인은 현재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아들의 자동차였다. 아들이 노모의 명의로 자동차를 취득해 운행을 하며 자동차세를 전혀 납부하지 않은 것이다. 몇 번의 독촉에도 납부가 되지 않아 부득이 압류한 주택을 공매처분 중인 것이다. 노모와 어린 딸은 어떻게든 조금씩이라도 납부하겠다며 공매를 하지 말아 달라고 하소연했다. 너무도 난감했다. 공매가 진행 중인 체납은 납부되기 전에…
대학생 시절, 스포츠는 3S(Screen·Sport·Sex)를 통한 우민화 정책이라고 생각했다. 국민들의 정치적 관심을 스포츠 등으로 돌리기 위한 위정자들의 꼼수라고 믿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메이저리그와 프리미어리그 등 '빅(Big) 리그'에 열광하고 있다. 특히 류현진(LA다저스)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뛰는 모습을 보면 내일처럼 즐거워한다. 차별받지 않은 실력 미국과 영국의 입장에서 볼 때 대한민국은 비중이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각국을 대표하는 축구·야구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류현진·손흥민은 대한민국을 세계에 홍보하는 훌륭한 전도사다. LA다저스가 올해 챔피언시리즈에 진출하는데 류현진의 공이 매우 컸다. 그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 결정적인 3승을 거뒀다. 그리고 디비전시리즈에서 1차전 선발로 나와 애틀란타를 꺾는 선봉에 섰다. 비록 챔피언시리즈 밀워키와 2차전에서 2실점했지만, 그의 위대한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손흥민은 아직까지 2018-2019시즌 첫 골을 넣지 못하고 있지만, 꾸준한 출전과 감각적인 활동으로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던 토트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가을에 커피가 사무치는 이유를 헤아려본다. 그윽한 향기, 손으로 전해지는 온기, 가슴을 지피는 열기. 이것들만으로는 아무래도 부족하다. 그러면, 계절에 묻어나는 서글픔, 이쯤이면 도지는 외로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싸늘함…. 아니다. 커피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픈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이다. 가을엔 일단 한 잔의 커피를 준비할 일이다. 찌르면 시린 물줄기를 뿜어낼 듯 파랗게 살찐 하늘 때문에 울긋불긋 야단스런 단풍이 따스하고 정겹다. 가을의 풍경은 첫 인상이 상쾌한 에티오피아 함벨라 워시드 커피를 떠오르게 한다. 파인애플 같은 활달한 산미로 시작해 아몬드와 캐러멜의 고소함으로 이어지는 복합미가 나의 관능을 한없이 풍성하게 만든다. 색다른 맛이다. 맛은 색이요, 색은 맛이다. 함벨라 커피가 목을 타고 내려가면서 나의 일부가 된다. 지그시 눈을 감으면 연둣빛이 감도는 신선함이 갈색의 부드러움으로 번져 온몸으로 스며든다. 커피가 사치보다 귀했던 일제 강점기, 가산 이효석은 갈퀴를 손에 들고 낙엽 타는 연기 속에 우뚝 섰다. 낙엽을 태우며 갓 볶아 낸 커피의 향기 속을 유영했다. 가산은 커피의 면모를 만날 때면 "별안간 맹렬한 생활의 의욕이 솟구친다"고
가을을 대표하는 음식은 추어탕이다. 가을날에 민물고기로 끓인 탕과 달리 미꾸라지만을 사용할 때는 추탕(鰍湯)이라 부른다. 이 음식의 백미는 제피가루가 들어간 맛이다.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를 잡아주는 제피는 워낙 강렬한 맛으로 인해 호불호가 있지만, 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이 맛에 먹는다고 한다. 혀끝을 톡 쏘는 알싸한 맛의 으뜸은 제피다. 그래서 우리나라 향신료의 제왕으로 꼽는다. 가을 탕류의 음식에 빠질 수 없는 제피는 초피(椒皮)가 표준말이다. 경상·충청도에는 제피, 전라도에는 젠피, 북한지역에는 조피 그리고 지피, 남추, 진초 등으로 불린다. 조선후기에 고추가 들어와 재배되면서 초피와 산초는 구분됐다. 산에서 나는 매운 것 또는 산에 자라는 초피나무란 뜻의 산초(山椒)인데 이를 한자 그대로 사용해서 생겨난 말이다. 일반음식점에서 흔히 사용하는 제피(초피)와 산초는 사촌지간이지만, 70년대 말까지 토종 제피가 남부지방의 수매작물로 일본에 팔리면서 일본의 '산쇼'를 일컫는 말인 산초로 와전돼 잘못 쓰이고 있다. 제피는 기원전 5세기경에 공자가 편찬한 '시경'에 '초료(椒聊)'라 처음 기록되었다. '시경'에는 "초피나무 열매 알알이 익어 한 되
태풍 콩레이가 위세를 떨친다. 하늘은 온통 잿빛이고 시야가 희뿌옇도록 쏟아지는 빗줄기는 좀체 그칠 줄 모른다. 아파트 정원수들도 휘몰아치는 광풍에 버티기가 힘든가보다. 수령이 오래된 감나무 가지이련만 폭풍우에 곧 꺾일 기세다. 부러질 듯 휘청거리는 나뭇가지 끝에 가까스로 매달린 감들이 제자리를 지키려 안간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안쓰럽다. 얼마 후 그토록 요란스럽게 전국을 강타하던 태풍이 완전히 소멸된 듯 사방이 잠잠하다. 태풍 콩레이가 휩쓸고 간 뒷자리가 염려돼 아파트 정원에 나갔다. 감나무 아래엔 태풍에 꺾인 나뭇가지들이 무수히 쌓였고, 그 곁엔 떨어진 홍시들이 형편없이 으깨어져 있었다. 불그죽죽한 액체로 변하여 땅위에 널브러진 홍시 모습이 왠지 처연해 보인다. 이 때 형체도 없이 으깨어진 홍시가 마치 기운을 소진(消盡)한 노인처럼 보이는 것은 어인일까. 다시금 감나무를 올려다봤다. 나뭇잎이 얼추 떨어져 앙상한 감나무엔 채 익지 않은 감들이 가지마다 올망졸망 달려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주황색 등처럼 보여 색이 매우 곱다. 올해는 감이 풍년인가 보다. 그런 감들을 바라보노라니 문득 '성숙'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성숙'은
[충북일보] 청주시 신청사 건립에 희망이 보이고 있다. 물론 각종 발목잡기 변수가 상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변수만 없다면 2020년 하반기 설계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청주시 신청사 건립 갈등은 청주·청원 통합 때부터 이미 예견됐다. 옛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이 확정된 2012년 여론조사를 통해 새로운 시청사 부지로 현 청사가 확정됐다. 2014년 출범한 통합 청주시는 청사 건물이 협소해 인근 건물들을 임차해 사용해 왔다. 이후 사업비 2천310억 원을 투입해 지하 2층, 지상 15층(부지 2만 8450㎡, 연면적 4만 9910㎡) 규모의 신청사 건립을 위해 청사 후보지를 매입해 왔다. 현재 신청사 건립 예정지에 대한 2차 감정평가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달 말부터 소유주와 보상협의에 들어간다. 감정평가 결과를 가지고 토지 소유자와 세 번의 협상자리를 갖는다. 보상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강제수용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청주시는 내년 2월까지 수용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수용 절차가 마무리돼야 행정안전부의 타당성검토와 재정투자심사 승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승인을 받는데 걸리는 기간만 각각 8개월씩이다. 총 1년 6개월이나 소요
지난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또한 육·해·공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넘어 군사력 감축까지 포함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비무장지대(DMZ) 내 GP(감시초소) 시범철수, 공동유해발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남북은 올 연말까지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고,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상시로 만날 수 있도록 상설면회소도 설치하기로 했다.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남북관계만큼이나 집회시위 현장에서 경찰도 시대적 흐름에 맞춰서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불법행위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중점을 둔 '준법보호·불법예방' 집회시위 관리에서 벗어나 비폭력 집회시위를 폭넓게 보장하는 대법원 판례 및 최근 집회시위를 반영해 '자율과 책임'에 기반을 둔 인권 친화적 집회시위 문화 정착을 위해 세부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민에게 신뢰받기 위한 인권 친화적 경찰이 되기 위해서 대화와 소통 중심으로 경찰부대, 차벽, 살수차는 배치를
[충북일보] KTX세종역 신설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치적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급기야 집권 여당 책임론으로 확산되고 있다. 충북 국회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 침묵으로 일관해선 절대 안 돼 민선 7기 들어 충청권 광역단체장들의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향이다. 말 그대로 이해찬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이다. 충청권 4개 시·도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그 중심에 KTX세종역이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이해찬 대표와 함께 세종역의 직접 당사자다. 당연히 세종역 신설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양승조 충남지사와 허태정 대전시장은 좀 다르다. 세종역 신설로 좋을 게 없다. 되레 지역발전 방해요소다. 그런데 반응은 아주 이상하다.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양승조 지사는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 공주역 활성화를 위해 세종역 신설 반대 논리를 펴야 한다. 그게 논리적으로 맞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거꾸로'다. 양승조 지사는 되레 지난 9월 4일 세종역 신설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발언은 논란을 증폭시켰다. 지난 8일 '충북만 반대한다'는 이해
[충북일보] 국회가 2018년도 국정감사에 돌입했다. 10일 시작돼 29일까지 계속된다. 충북도에 대한 국감도 곧 시작된다.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오는 18일 충북도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행정안전위원회는 오는 23일 예정하고 있다. 이번 국감에선 민선 6기(2014년 7월~2018년 6월)를 달궜던 경제자유구역인 충주 에코폴리스 조성 사업 포기 및 청주 에어로폴리스 항공정비산업(MRO) 유치 무산, 이란 2조원 대 투자 유치 실패, 제천 화재참사 및 수해 피해 대응 등이 집중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제천 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 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 중국인 유학생페스티벌 등 대규모 국제행사와 태양광발전시설 관리 부실 및 KTX세종역 신설 논란, KTX 오송역세권 활성화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질의도 예상된다. 우리는 충북도가 이번 국감을 충북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한다. 그저 회초리만 맞고 전전긍긍하며 끝낼 국감이 아니다. 현안 해결의 좋은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세종시는 이미 국정감사를 통해 시급현안 해결의 물꼬를 틀 태세다. 충북이 지속적으로 반대해온 KTX세종역 신설 재추진…
시간이 저렇게 됐나? 벌써 저녁이네라는 뇌의 인식과 동시에 떠오르는 명제는 저녁에 뭘 해 먹지이다. 아마 대개의 주부라면 겪게 되는 매일 명제요 일상의 한 부분이리라. 이때부터 뭘 해 먹지의 밥상고민은 시작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날마다 때마다 고민 아닌 고민을 반복하며 수 십 년을 살아왔다는 점이이요 더 아이러니 한 것은 수십 년 똑 같은 고민을 하면서도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왜일까. 우리 집 밥상 메뉴는 특별한 날을 제외하곤 거의 비슷하게 차려져 왔다. 혹자는 음식솜씨가 별로거나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도 딱히 항의할 반박거리가 없긴 하다. 그러니 시장이나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장바구니에 담겨진 식재료는 낯익은 야채 또는 생선 등으로 채워지게 마련이다. 물론 같은 재료라 해도 텀(term)을 두고 상에 올린다. 아무리 둔하다 해도 같은 음식을 연거푸 올리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습관처럼 냉장고를 연다. 물김치가 한 사발 쯤 남았고 배추김치와 깻잎, 오징어채 두부조림 콩조림이 있다. 밑반찬은 되는데 국거리 재료가 무 한 개 밖에 없다. 날이 썰렁하니 뜨듯한 걸 먹이고 싶은 마음에서다. 이어 냉동실을 연다.
이 곳에는 길이 없다. 바꾸어 말하면 어디를 가나 발 딛는 곳은 모두 다 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들며 달리는 중이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은 수많은 길을 숨기고 있다. 간간히 초원을 가로지르는 기다란 바퀴 지국이 눈앞에 늘어져 있다. 마치 오빠의 머리 위에 나던 길 같다. 보자기를 어깨에 두르고 엄마에게 머리를 맡기던 중학생 오빠가 내 기억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오빠의 머리카락을 삼키며 지나가던 바리캉 자국. 그 바리캉 자국 같은 가느다란 바퀴 자국이 거대한 초원에 누군가 먼저 길을 내고 갔다는 것을 짐작하게 해준다. 운전사는 초원에 나 있는 바퀴 자국을 밟지 않고 초원 위로 또 다른 길을 만들며 달린다. 나는 풀을 뭉개며 달리는 운전이 마뜩잖았다. 몽골에 여러 번 와 보았다는 일행에게 왜 나 있는 자국 위로 달리지 않고 다른 풀을 밟으며 가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내 생각의 깊이가 얕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이곳의 유목민들은 한 번 갔던 곳에 또 다시 바퀴 자국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차가 여러 번 지나간 길은 풀이 죽기 때문에 한 곳만 줄기차게 가지 않는단다. 그래야 새로이 풀이 난다고. 그렇지 않으면
최근 불법촬영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적극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의 증폭, 불법촬영물 유통구조에 대한 종합적·입체적 수사와 피해자보호책 마련하기 위하여 충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는 '사이버성폭력 사범 특별단속 100일 계획'을 수립했다. 우리는 정보화시대에 살아가며 개인 표현의 자유의 권리를 누리며 휴대폰, 컴퓨터 등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게시하고 공유하며 도움 또한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이 있음에도, 부작용은 적지 않다. 인터넷상 물품 판매를 빙자한 사기, 인터넷 도박장 개장, 사이트·게임상 모욕 및 명예훼손, SNS를 통한 음란물 유포, 계정해킹, 몸캠피싱, 랜섬웨어 등 수많은 범죄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수법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화하고 있다. 특히, 사이버에서 발생하는 음란물 관련 범죄는 최근 범죄피해자들 여성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피해는 범행당시 1차적인 피해로만 그치는 것이 아닌 피해자에 대한 사회공동체의 평가나 비판, 지속적인 정식피해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 등 해당 범죄들은 필히 근절해야한다고 볼 수 있다. 해당 음란물에 관한 범죄로는 타인의 신체를 촬영하여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배포하거나 공
[충북일보] 고등학교 무상급식이 시대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미 구체화해 실행하는 지자체도 있다. 전국의 각 시·도별로 즉각 도입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 충북도 고교 무상급식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디다.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예산 분배비율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충북도의회 대집행부 질문과 답변에서도 입장차가 확인됐다. 향후 무상급식 분담비율 협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도내 고교 무상급식 실시는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의 공약이다. 시장·군수들의 공약이 아니다. 지사와 시장·군수, 교육감과 시장·군수 갈등이 생길 가능성은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일부 시장·군수들이 '생색은 지사와 교육감이 내는데 지자체가 왜 예산을 부담해야 하느냐'는 생각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지자체들은 학교 무상급식의 취지에는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 고교 급식비까지 부담해야 데엔 부담을 느끼고 있다. 고교 무상급식은 인천과 세종 등 전국 6개 지자체에서 실시하고 있다. 충북도 고교 무상급식을 실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충북도는 우선 도교육청과 협의를 끝내야 한다.
내년도 사업계획안이 공지됐다. 많은 사자들이 공지된 내용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지금까지도 간신히 버티며 살아왔는데 앞으로 어찌해야 하나,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사자별로 할당받은 목표량이 더 늘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목표를 채운 사자에게 지급되는 성과급도 늘었다. 성과급은 사자가 활동할 수 있는 기초 에너지질량이다. 목표를 채우지 못하는 사자는 그만큼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일부 사자들은 그 목표를 채우려고 살아있는 인간의 혼까지 도적질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 사업계획안에 반영할 의견이 있는 사자는 이달 말까지 의견서를 제출하면 반영시켜주겠다고 적혀있지만 지금까지 그 누구도 행동에 옮긴 자는 없었다. 몇몇 강림처사를 호위무사처럼 따라다니던 사자들만 편안해보였다. 눈치 빠른 몇몇 사자들이 쑥덕거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저들은 무슨 빽으로 저리 당당한 거야." "그러게. 목표를 채우지 않아도 되는 뭔 수라도 있는 모양이지." "강림차사 뒤만 졸졸 따라다니면 그 수가 나올라나?" "그걸 난들 알 수 있나. 그렇게 궁금하면 자네가 한 번 따라다녀 봐." "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