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법보다 민원이 앞서고 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도 집단 민원이 각종 인·허가를 가로막고 있다. 지자체는 별다른 대책도 없이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 그 사이 기업 활동은 위축되고 있다. 충북도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28일 ㈜가덕산업이 "레미콘공장 건립 불허처분이 부당하다"며 청주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사업계획 불승인 처분 취소청구'를 기각했다. 주민 피해 등 보호해야 할 공익적 측면을 고려해 시의 불허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 업체는 결과에 불복해 행정소송 제기할 계획이다. 시를 상대로 손해배상도 청구할 예정이다. 청주시는 지난 10월 1일 최종 승인을 남겨둔 단계에서 이 업체의 레미콘공장 건립을 불허했다. 공장 건립 예정지 주변 마을 주민들이 뒤늦게 집단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주민 집단 민원 제기와 함께 즉각 민원조정위원회를 열었다. 조정위는 "공익적 피해가 우려된다"고 권고했다. 청주시는 이 권고사항을 근거로 공장 승인 불허 처분을 했다. 그러나 청주시도시계획위원회는 불과 멸 달 전인 지난 5월 11일 사전 심의를 열었다. 그리고 '건립가능'으로 최종 의결했다. 이 업체가 인·허가 계획서를 작성하기 시작한 것도
한 티비 프로그램에서 100여 명의 어린 아이돌 지망생들이 어떻게든 눈에 띄어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사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처럼 경쟁을 통해 1등을 뽑는 프로그램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시청자가 직접 아이돌 멤버를 선발하는 이 프로그램은 화면에 등장하는 아이돌 지망생 얼굴 밑에 순위가 표시되고, 매 주 미션을 수행하면서 순위가 바뀐다. 우리는 얼굴 밑의 숫자를 보고 '아 쟤는 곧 떨어지겠구나', '쟤는 살아남겠네'하며 순위로 그들을 기억한다. 매우 잔인하다. 어떻게 그리 쉽게 사람에게 순위를 매길 수 있을까. 낮은 랭킹을 기록한 아이돌 지망생은 평생 저 숫자 때문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요즘 아이들은 같은 반 친구도 성적은 10등, 외모는 7등, 집안의 재력은 20등 하며 이런저런 잣대로 순위를 매긴다. 기가 찰 노릇이다. 사실 줄 세우는 문화는 비단 요즘 아이돌만의 문화는 아닐 것이다. 직장에서는 성과로, 실적으로 줄이 세워지고, 취미생활에서도 온갖 순위를 매겨 경쟁한다. 아무리 참여에 의의를 둔다해도, 나에게 '순위'가 매겨지는 순간 평정심을 찾기란 매우 힘들 것이다. 낮은 순위를 받으면…
[충북일보] 얼마 전 지방의 모 대학 취업담당자와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식사하는 내내 그는 지방 대학졸업생들의 중소기업 취업기피 현상에 대해 얘기하며 잔뜩 열을 올렸다. "지방대학 졸업생 대부분은 취업하기 위해 일단 서울로 올라갑니다. 그래서 대기업에 한 2년 정도 도전하다 실패하면 다시 공무원으로 눈을 돌립니다. 그리고 공시생으로 한 3년 정도 도전하다 실패하고 나서야 지방으로 내려옵니다. 그 땐 이미 나이 서른이 넘어 중소기업에 신입사원으로 취업하기도 어렵고 결국 백수로 전락하게 되는 거죠." 그는 지방에도 좋은 중소기업들이 많은 데 지방대 졸업생 중 일부라도 지방 중소기업에 우선 지원한다면 이런 최악의 청년 실업난은 벗어날 수 있지 않겠냐며 내내 아쉬운 심경을 토로했다. 실제로 2018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대기업과 공공기관 취업을 희망하는 청소년은 60%인 반면, 중소기업에 취업하려는 비율은 고작 4%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중소기업의 약 20만 개 일자리가 인력을 찾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10%나 되는 상황에서 청년들은 구직난에,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것들 김영조 보은문인협회 영롱한 별을 보며 수억 년 불면의 밤을 보내지 않고서야 어찌 새들의 눈이 저리도 맑고 깊을 수 있으랴 거센 바람 가슴으로 안아 넘기며 수수만리 길도 없는 창공을 날아보지 않고서야 어찌 새들의 날개가 저렇게 환히 빛날 수 있겠는가 어쩌면 아름다움이란 생의 인고에서 피어나는 슬픔의 뒷모습인지도 모른다
[충북일보] 청주시가 전시행정적인 발상으로 행사를 주관해 비난을 샀다. 불요불급한 예산집행 억제를 통해 경상비를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도 실천하지 못했다. 한순간 반짝하고 마는 단발성 사업에 시민 혈세가 낭비됐다. 청주시민들은 한범덕 청주시장의 민선7기 출범으로 각종 문화행정이 새롭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별로 변한 게 없다. 예전의 잘못된 행정이 관성처럼 이어지고 있다. 가까운 시간 안에 살피면 직지조형물 불쏘시개 사용을 들 수 있다. 시간을 좀 뒤로 돌리면 '2018 청주 공예페어'와 '젓가락 페스티벌'도 예로 들 수 있다. 청주시와 직지코리아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직지코리아를 열었다. 무려 60억 원이나 들었다. 청주예술의전당 광장 주무대에 '직지숲' 조형물도 설치했다. 1억3천만 원이나 들여 만든 높이 18m의 조형물이다. 그런데 폐막과 동시에 소각장에 버렸다. 이전·보존이 검토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안전성 문제로 끝내 폐기됐다. 이 조형물은 소각장에서 주워온 폐목재와 목재가구로 만들어졌다. 생활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작품이다. 발상도 좋고 무엇보다 의도가 좋아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이 조형물
최근 뉴스나 신문을 보면 아동학대에 대한 기사가 많이 보도되고 있다. 슬픈 사실이지만 사회가 변하고 가정 내에 잔존했던 부모들의 안 좋은 훈육 방식이 문제가 되면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아동 학대란 아동을 신체적, 성적, 심리적으로 학대하거나 돌보지 않고 방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동학대에는 여러 유형이 있는데 물리적인 공격이 있는 신체적 학대, 성적 활동을 요청, 권유하는 성적 학대와 심리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심리적 학대가 있다. 아동 양육 및 보호를 소홀히 해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는 방임도 아동학대의 종류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총 3만4천169건으로 집계됐으며 전년보다 15.1% 증가한 수치이다. 아동학대는 대부분의 경우 부모들에 의해 발생하고 있으며 전체 아동학대 중 75%는 친부모에 의해 발생하며 다음으로 교직원, 보육교사 등 대리양육자가 15%로, 그 말인즉슨 아동학대는 가정과 학교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제일 많다는 것이다. 이렇게 아동학대를 받고 자란 아이들은 성인이 됐을 때 똑같은 행동 양상을 보이며, 정신적으로 늘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폭력성을 갖고 살아가게 된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11월 25일~12월 10일) 기념토론회에서 가정폭력은 여성에 대한 폭력, 친밀한 파트너에 의한 폭력으로 봐야한다고 발표했다. "아주 친밀한 폭력"의 저자 정희진은 '왜 때리는가? 이유가 있어서 때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이런 질문이 바로 폭력이라고 한다. 대신에 우리가 질문해야 할 것은 왜 우리 사회는 여성의 경험을 믿지 않는가? 왜 국가는 가정폭력 문제를 사소하게 다루는가? 왜 우리는 언제나 '사소하지 않다'고 외쳐야 하는가? 라고 말하고 있다. 여자교도소에서 살인죄로 복역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난 뒤에 연구자는 가해자면담이 아니고 피해자면담을 했었다고 말했다. 가정폭력을 수십 년간 견디다 못해 살기위해 사건이 발생했고 그 후에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해자가 겪는 고통을 여전히 겪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살인사건 중 범죄자와 피해자의 관계유형을 보면 친족(부부포함) 41.4%, 애인14.7%, 지인 10.2%, 친구3.5%, 타인 23.2% 기타 7%으로 서구사회에 비해 친족살인은 4배 정도가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0만 명당 2~3명으로 살인율이 낮은 안전한 국가에 속한다. 그런데 피해자의 성비를 보면 미국이나
'밤의 밑바닥이 환해졌다.' 노벨문학상 수상작 '설국'의 첫 구절입니다. 설국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겨울밤은 종종 눈으로 화사해지곤 합니다. 특히나 첫눈은 하늘이 비로소 겨울로 가는 하얀 외투를 건네주듯 그렇게 반갑습니다. 지난 주말 서울에 내린 첫눈은 너무 쉽게 자취 없이 사라져 꿈속의 연인이 다녀간 듯 아쉽기만 합니다. 어른들은 운전 때문에 눈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일단 눈송이가 흩날리면 누구라도 우선 반기고 보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나이 지긋한 이들에게는 옛 기억 갈피마다 첫눈이 고스란히 쌓여 있을 것이구요. 추억의 눈은 전혀 녹는 법 없이 변함없는 그대로의 적설량으로 애틋하고 가슴 서늘한 이야기와 더불어 가슴 저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첫눈 내리는 날 만나자는 약속은 왜 그리 많았는지요. 또 누구와 만나자는 약속이 없었어도 무작정 거리로 나설 때가 많았습니다. 첫눈은 남녀노소 걸음을 멈추고 천진한 미소로 하늘을 올려다보게 하는 마력을 발휘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결속시키는 마법가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첫눈은 눈인지 모르게 슬쩍 스쳐 지나가버리고 마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 첫눈 내리면 만나자고…
거짓말을 되풀이할 경우 인간관계의 덕목 중에서도 특히 중요시되는 신뢰 관계에 대단한 타격을 입힐 수도 있기에 우린 하지말아야 한다고 배웠다. 어쩌다 운이 좋아 거짓말을 통해 한 번의 고난과 처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종류의 행운은 오래가지 못한다. 거짓말은 늘 임시방편으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때로는 생존을 위해 때로는 사익을 위해 혹은 아무 이유 없이 습관적으로 혹은 웃으려고 거짓말을 한다. 우리 주변에서 아주 가깝게 확인할 수 있는 거짓말의 현장은 면접을 하는 상황이다. "희망연봉은 3천500만 원이지만 액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뽑아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한 면접자가 과연 월급은 중요하지 않을까. 뽑아만 주면 월급과 상관없이 정말 열심히 일만 할까? 그 대답은 각자의 몫이다. 그리고 사장님이 질문한다. "이 회사는 여러분들이 주인입니다.", "우리 직장은 가족 같은 분위기라, 실력 있는 사람도 좋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화합입니다." 진심이길 바라지만 세상천지에 가족 같은 직장동료 그리고 사장님은 찾기 쉽지 않다. 그냥 사장의 가족이 그 회사의 구성원인 게다.…
견원지간(犬猿之間)이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개와 원숭이의 사이란 뜻인데, 개와 원숭이처럼 사이가 나쁜 관계를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인간사회의 현실에서도 이러한 관계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일부 선후배 또는 상사와 부하 사이 등등이다. 비판과 견제 역할을 해야 하는 정계에서 여당과 야당의 관계나 행정기관과 시민단체의 관계 등에서도 이런 현상을 목격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리고 종교적인 논란으로는 진화론의 지지자(생물학자)들과 창조과학회원(신학자)들 사이에서도 흔히 목격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흔히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가깝고도 먼 나라'로 지칭한다. 지정학적으로는 가장 가까운 곳에 인접해 있지만, 역사적으로 상호간의 혐오가 쌓여 가까이 하기 어려운 존재라는 의미일 것이다. 현대사만 놓고 보더라도 일본이 미국과 맺은 일본 총리 가츠라 타로 (桂 太郞), 미국 육군 장관 윌리엄 태프트 (William H. Taft)의 합의각서 (Agreed Memorandum)에 의해 대한제국과 필리핀의 상호지배를 묵인함으로서 한일 관계는 돌이키기 어려운 사이로 틀어지고, 현재까지도 과거사로 인해 가까운 나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백담사 송재윤 충북아동문학회장 소문으로만 듣던 백담사 신이 지정해준 선물 중에서 가장 소중한 숲과 물이 살아 있는 곳 그곳은 오래 가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꿈 꿀 수 있는 영원의 자연이 있었다 의미로 길게 남아 전설 속으로 남겨진 새롭게 등장한 백담사 인간이 무성히 창조해낸 것은 사라지지 않는 소문이었다 광복 60년을 맞은 2005년 8월 1천명의 문인들이 모여 들어 집중된 시선으로 웅성댔다
[충북일보] 교육복지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교육에 대한 국민적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엔 고교 무상급식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 교육청과 지자체의 역할과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요구와 소망처럼 잘 돼 가는 건 아니다. 충북은 특히 심하다. 고교 무상급식은 이시종 충북지사와 김병우 충북교육감의 대표 공약이었다. 하지만 취임 이후 지금까지 시행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혼란만 거듭하고 있다. 그 사이 학부모들의 불만은 쌓여만 가고 있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비용 분담과 시행 방법 등을 놓고 견해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내년 고교 3학년부터 단계적 확대 방안을 내놓았다. 관련 예산 분담은 50대 50을 주장했다. 도내 시·군의 열악한 재정 상황을 고려해서다. 이 제안을 도교육청이 수용하면 내년부터 고교 무상급식을 시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내년부터 전면 확대를 바라고 있다. 비용 분담은 현행 초중 무상급식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아직 비용분담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열린 충북도 행정사무감사에선 교육위원들로부터 "충북도와 도교육청의 주도권 싸움으
운전을 하면서 가장 위험을 느낄 때가 유턴할 때다. 갑자기 차선을 역으로 바꿔야하기 때문이다. 자칫 마주 오는 차와 충돌할 위험도 있다. 그래서 유턴할 때는 엄격한 조건이 있다. 우선은 차가 역으로 돌 수 있는 폭이 확보돼야 한다. 최소한 4차선은 돼야만 유턴을 허용한다. 두 번째는 마주 오는 차와 충돌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좌회전할 때나 보행신호등이 켜져 있을 때만 안전하다. 지금 한국사회는 각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역주행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고 단속도 하지 않는다. 사고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안보 문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반공교육을 받고 자랐다. 공산당은 빨갱이라고 교육받았다. 머리에 뿔이 난 빨갱이는 무조건 때려잡아야 하는 것으로 알았다. 세상이 바뀌고 말았다. 머리에 뿔이 난 빨갱이를 때려잡는 게 아니라 칭송해야할 것 같은 분위기일 때도 있다. 대통령이 빨갱이를 찾아가기도 하고, 초청하기도 한다. 그것을 이상하다고 하면 반통일 세력으로 매도당한다.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이 영웅 대접을 받으며 안보강연을 하며 사는 게 상식이었다. 영웅대접은 고사하고 북송위협을 받
속이 꽉 찬 고갱이가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배추 속살인 노란 빛깔은 어떤 맛일까? 입맛을 자극한다. 하나를 뚝 잘라먹어보니 달콤하고 고소한 맛과 향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튼실한 배추 덩이들은 갓난아기 달래듯 조심조심 다뤄졌으리라. 잎이 꺾이기라도 하면 큰 병에 걸린 듯 법석이라도 떨었을 테지. 김장 날인 오늘. 소금물에 절여진 배춧잎들은 온천수에 몸을 푹 담그고 나온 살갗처럼 야들야들 축 늘어져있다. 적절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무리 좋은 반신욕도 너무 오랜 시간하면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큰일을 도모할 때, 적당한 시기와 장소는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닐 것이다. 심사숙고 끝에 정해진 수고스러움 일 것이다. 간이 잘 베개 절여지는 것도 그만큼 사람의 정성이 깃들 여야만 가능하리라. 너무 푹 절여지면 짠맛이 강할 테고, 덜 절여지면 배추가 살아 있는 듯 통통거리며 꺾이리라. 이맘때면 어릴 때부터 보아 온 장면들이 눈에 선하다. 김장 날이면 전날부터 배추를 빠개고 손질한 다음, 이른 새벽부터 배추를 뒤척이던 어머니의 모습. 배추 한 포기 한 포기를 골고루 절여, 식구들에게 맛있는 김치를 먹이려는 어머니의 정성으로 변신한 배추들의…
요즘 서울 모 여고의 시험문제 유출 사건, 일부 사립유치원의 회계비리 등 부당한 방법으로 개인의 이익을 더 우선시 하는 모습에 마음이 씁쓸하다. 얼마 전 처가댁 다녀오는 길에 충남 논산에 위치한 돈암서원에 들렸다. 돈암서원은 사적 제383호로 우리나라 637개 서원 중 문화유산적 가치가 뛰어난 곳이다. 조선 중기의 유학자 사계 김장생(金長生)선생의 제자들이 스승을 추모, 그의 사후 3년 뒤인 인조 12년 사우를 건립하고 위패를 봉안, 제사를 모시는 사당과 교육 강당을 건립했다. 김장생은 조선 중기의 정치가·예학(禮學) 사상가로 임진왜란 이후 주로 지방관을 역임했으며, 인목대비 폐모논의가 일어나고 북인이 득세하자 낙향해 예학연구와 후진양성에 몰두했다. 그의 제자는 송시열 외에 서인과 노론계의 대표적 인물들이 많다. 김장생은 청렴결백, 정직을 최우선으로 실천했기 때문에 백성과 제자들로부터 많은 신뢰와 신망을 얻었다고 한다. 이는 겸손한 마음, 곧은 의지, 끊임없는 혁신과 창의성, 청렴한 생활에서 나온다. 현대사회에서 청렴은 한 국가의 경쟁력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지난 10월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했는데,…
[충북일보] 판사와 검사, 그리고 경찰관 등은 범죄를 다루는 직업이다. 경찰관은 현장에서 피의자를 검거해 검찰에 송치하고 검사는 피의자의 범죄 구성요건 등을 따져 기소여부를 결정한다. 기소된 피의자의 형량을 판단하는 것은 판사의 몫이다. 사법기관과는 크게 다르지만, 언론사 기자들도 취재대상의 철학 등을 검증하는 일은 종종 발생한다. 그때마다 느끼는 단어가 있다. 바로 확신(確信)과 파렴치(破廉恥)다. 확신·파렴치의 범죄학 파렴치의 사전적 의미는 수치(羞恥)를 알지 못함이다. 염치를 모른다와 몰염치 또는 뻔뻔스러움 등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런 유형의 범죄에 연루되면 파렴치범이다. 파렴치범은 반문화적인 사람이 범한 반사회적인 범죄를 말한다. 살인·절도·강도·방화·사기·공갈·횡령 등이다. 반면, 확신의 사전적 의미는 굳게 믿음 또는 그런 마음이다. 확신범은 확신에 따라 일으킨 사람의 범죄를 뜻한다. 과실에 의한 범죄나 종교적·정치적 견해의 차이로 범하는 확신범은 파렴치범과 크게 다르다. 도덕적, 종교적 또는 정치적인 의무 의식에 입각한 확신에 따라 저질러진 범죄는 처벌 유형이 달라진다. 확신범이라는 말은 1922년 라드브루흐(G.L. Radbruc
진천하늘과 서울하늘 장병학 전 청주문인협회장 진천 하늘아래는 고을고을마다 인심 좋고 공기 맑은 초록빛 꿈의 전당 서울 하늘아래는 거리마다 자동차 매연천국 곳곳마다 넘치는 사람물결 진천 하늘아래는 해님이 화알짝 달님도 방실방실 별님도 덩실덩실 서울 하늘아래는 해님이 찡그리고 달님이 울쩍이고 별님도 어둠가득 해님이 화알짝 달님도 방실방실 별님도 덩실대는 초록빛 꿈의 전당인 생거진천의 마알간 하늘을 서울하늘로 옮길 수 없을까?
[충북일보] 충북에서 창출된 소득의 상당 부분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다. 지역에 재투자되지 않다 보니 성장을 막는 원인이 되고 있다. 충북은 전국에서 4번째로 요소소득의 유출 증가율이 높다.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충북에서 다른 지역으로 유출된 소득은 9조7천698억 원이다.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4%다. 요소소득은 해당 지역에서 일하는 사람의 근로소득과 지역에 있는 기업소득의 합이다. 다시 말해 노동과 토지, 자본 등의 생산 요소의 제공자가 그 보수로서 받는 임금, 지대, 이윤 등의 소득을 말한다. 충북 소득의 역외순유출(역외유출-역외유입) 규모는 큰 편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우선 수도권 등에 본사를 둔 역외기업의 영향이 가장 크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충북지역을 생산기지로 활용하면서 영업이익을 본사로 유출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등에 거주하면서 충북지역으로 통근하는 취업자 비율이 높은 것도 유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정주여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생긴 현상이다. 그런데 큰 규모의 소득역외유출은 지역 내 소득의 소비지출 경로 등을 약화시킨다. 가장 먼저 서비스산업 발전
남북철도 연결사업이 일단 숨통을 틔우게 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15개국 전원 동의로 남북 철도 연결과 관련한 공동조사에 대해 제재 예외 조치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20일 워싱턴에서 한미 워킹그룹의 첫 회의에서 남북철도 공동조사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미측의 지지를 얻어내고 냈고, 23일 유엔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남북교류협력의 상징적인 조치로 철도연결사업을 진행한 정부의 입장에서 일단은 안도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남북철도 연결사업은 이미 지난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약 6개월가량 지속적으로 남북이 추진해온 사업이었다. 현 정부로서는 남북철도사업을 통해 남북관계개선 뿐만 아니라 신북방정책의 성과로 이어져 우리의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 이미 남북 간에는 지난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연내 철도, 도로 착공식에 합의를 했었고 10월의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11월 말~12월 초에 착공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연유로 정부는 연내 철도연결사업 착공에 매달렸다. 유엔의 이번 대북제재 예외를 받은 것은 정부의 지속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의 성과로 볼 수 있다. 남북철도 연결사업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경의·동해선철
석이는 "바위에 붙어있는 귀(耳)와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특이한 모양의 석이버섯은 해발 700m 이상의 바위틈에 붙어서 수십 년 동안 거센 비바람과 눈보라를 맞을 적마다 바위의 기운을 조금씩 먹고 자란다. 비가 오지 않거나 물기가 없으면 생장을 멈추고 바싹 마른 채로 척박한 바윗돌에 붙어산다. 그래서 석이를 화강암 벼랑의 검은 꽃이라 한다. 석이는 사실상 버섯이 아니라 잎 모양의 지의류(地衣類)이다. 바람과 이슬을 머금은 석이는 공해를 가늠하는 지표식물의 표본이자 매력을 가진 고결한 식물이다. 아무리 생장조건이 좋더라도 1년에 평균 1~2㎜ 밖에 자라지 않는다. 외밧줄에 의지해서 석이를 채취하는 헌터에게 한 번 얻으려면 30~40년의 기다림이 필수요건이다. 사계절 채취가 가능하지만 인공재배는 되지 않는다. 고혈압 등 약재로 식재료에 쓰이던 석이는 예로부터 궁중요리나 임금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다. 고사리, 고비 등 검정빛깔의 음식을 담는 구절판에 들어가는 검은색 빛깔의 대표음식이 석이버섯이다. 석이(石茸)는 기원전 239년에 쓰인 중국의 '여씨춘추'에 처음 나온다. 이 책에는 "기산 동쪽에 청조산의 감로가 있는데 장강 강가의 귤, 운몽택
일기장에서 어느 숫자를 발견하곤 소스라쳤다. 2년 전 체중이 이 숫자였단 말인가. 밝히기가 다소 주저 되지만 솔직히 말하련다. 현재보다 무려 13㎏이나 더 무거웠던 지난날 체중이다. 이 숫자를 바라보자 참으로 새삼스러웠다. 그동안 체중 감량을 위한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날만 새면 아파트 헬스장에서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지난 여름날 역대 급 폭염을 운동으로 극복했다. 이 무렵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염천의 무더위도 아니요, 운동할 때 느끼는 통증도 아니었다.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그 싸움은 무수한 인내를 필요로 했다. 매일 반복되는 운동 중 특히 런닝머신 위에서 뒤로 걷기는 운동 신경이 둔한 나로서는 처음엔 두려웠다. 자칫 한 눈이라도 팔 양이면 넘어지기 십상이어서이다. 런닝 머신 위에서 뒤로 걸으려면 몸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이 운동을 하면서 갑자기 '균형'이란 낱말을 떠올려봤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할 때 심신의 균형도 이뤄진다. 나 같은 경우 요즘 걸핏하면 의기소침해진다. 어느 땐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예민해진다. 젊은 날과 달리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가 망설여진다. 어느 사이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는 소심증이
사람들은 새해가 밝으면 어떤 새해소원을 빌까. 가족의 건강과 금전적 안정, 이 두 가지가 소원의 주된 내용일 것이다. 그런데 적은 돈으로 건강과 재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떻게 할까. 아마도 고민 없이 투자할 것이다. 바로 주택용 소방시설이 두 가지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이란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소화기'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신규주택에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했고 기존 주택은 2017년 2월 4일까지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율은 41.08%까지 상승했고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주택화재는 7% 증가했으나 화재사망자는 반대로 6.9% 감소했다. 이렇게 사망자 저감 효과가 있어 설치를 법적으로 의무화 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보급률은 저조한 게 사실이다. 지자체 및 소방서에서 지속적으로 홍보를 해도 아직까지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화재 발생시 큰 피해를 막는 방법은 간단하다. 빨리 인지하고 진화를 하거나 진화가 힘들 때는 대피를 하면 된다. 하지만 오전 0시부터 6시까지의 화재건수는 가장 적은 반면 사
[충북일보] 사고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사고가 났다. KTX오송역 단전사고 피해자들의 증언은 놀라웠다. 철도당국의 안전 불감증을 그대로 증언했다. 수많은 참사를 겪고도 변치 않았다. *** 안전 불감증의 결과는 참혹하다 '대한민국=사고공화국'이란 등식이 성립되던 때가 있었다. 이 시기 잊을만하면 한 번씩 대형사고가 터졌다. 귀중한 생명들이 희생을 당했다. 사고 전 위험 징후가 있었는데도 깨닫지 못했다. 물론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오송역 단전사고는 충북은 물론 전국의 안전문제를 되돌아보게 한다. KTX 등 철도사고는 최근 적잖이 발생했다. 운행중단 소동도 있었다. 아까운 목숨도 희생됐다. 가장 중하게 여겨야 할 안전을 중시하지 않아 생긴 사고였다. 사고는 언제나 되풀이된다. 한 번으로 그치지 않는 도돌이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른다. 중요한 건 오송역 단전사고를 받아들이는 태도다. 앞으로 있을지 모를 큰 사고를 알리기 위한 전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철도는 아주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무엇보다 한 번에 많은 인원과 물류를 수송할 수 있다. 하지만 위험성도 크다. 사고가 나면 돌이킬 수 없는 희생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
외나무다리 서승석 충북시인협회 의자의 다리가 넷인 것은 그를 찾아 왼 종일 걸어도 뵈지 않아 앉으니 지친 다리 힘내라 그대와 나의 다리, 넷 인연의 다리 두물머리에 기다리다가 세월의 물살에 떠내려가 남은 다리 하나 외나무다리에 뉘 건너나
오곡백과가 탐스럽게 익어가는 것을 보면 부자가 된 듯 한 마음이 든다. 그 기분을 오래 간직하고 싶지만 낮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고 서늘해지는 날씨 때문에 서둘러 가을걷이하기에 여념이 없게 된다. 농사를 짓는 사람은 물론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도 덩달아 분주해진다. 농경을 근본으로 살아온 탓인지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춤춘다는 속담도 있을 정도다. 어머니는 울안에 있는 빈 터에 서리태 콩, 흰콩, 들깨, 메밀, 배추, 무, 파, 상추, 도라지, 아욱, 시금치 등의 씨앗을 뿌려 가꾸신다. 구순이 넘은 어머니의 힘으로는 너무 벅찬 일이다. 어차피 풀을 뽑아야하는데 빈 땅으로 그냥 둘 수 없다고 하며 해마다 봄만 되면 땅을 일구고 씨앗을 뿌릴 준비를 한다. 씨를 뿌리면 새싹을 틔우고 싹이 자라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럽냐며 일손을 놓지 않는다. 어머니 건강을 위해서 일을 줄였으면 좋겠는데 몸을 아낄 줄 모르니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안쓰럽기만 하다. 지난 여름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유난히 심한 가뭄과 무더위에 시달렸다. 그래도 쉬지 않고 물을 주고 가꾸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 어머니의 손길 때문에 콩과 깨가 아주 잘 자랐다. 마당에 심어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