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상당구 남일면과 서원구 남이면은 이름 그대로 청주의 남쪽에 위치하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남일면에는 가중리(佳中里), 가산리(駕山里)가 있고, 남이면에는 가마리(駕馬里)와 가좌리(佳佐里)가 있는 등 '가'자로 시작하는 지명이 많은데 모두가 인근에 있는 마을이어서 무슨 의미로 만들어진 지명인지, 한자 표기가 서로 달라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인지 매우 궁금증을 자아낸다. 우선 남이면 가마리는 고려 때 그릇을 굽는 가마가 있었으므로 가마동(駕馬洞)이라 했는데 1914년 행정구역에 따라 가남리(駕南里), 가북리(駕北里), 가서리(駕西里), 가중리(駕中里)를 병합해 가마리(駕馬里)라 된 것이다. 그런데 그릇을 굽는 가마가 있던 곳이라면 음성군 원남면 하로리의 가마골(釜谷), 강원도 원주군 강천면의 부평리(釜坪里), 대구광역시 달성군 다사읍 부곡리의 가무실(釜谷), 경상남도 창녕군 거문리의 부곡(釜谷) 등에서처럼 한자로 '釜(가마 부)'로 표기해야 하는데 '駕馬(가마 - 사람을 태우는 수레)'로 표기한 것은 그릇을 구웠다는 사실적인 근거가 없이 '가마'라는 음만 가지고 연관지은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다만 '가마'라는 음은 오랜 옛날부터
근간 여기저기에서 '살기가 힘들다. 되는 일이 없다. 내년이 두렵다' 등 부정적인 개탄의 목소리가 점차 잦아지고 있는 경향이다.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지면 국가 전체가 어려움에 빠지게 될 수 있다. 더러 생계형 도난사건이라는 말로 비호하자는 말인지 봐주자는 투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말도 듣는다. 글쎄, 좀도둑은 범법자가 아니란 말로도 유권해석이 되는지 되묻고 싶다. 하긴 힘없는 국민들 경우엔 따뜻한 마음의 선물을 받아도 자칫 법적 질타를 받기도 하지만, 권세가 높은 정치인들이 받는 거액은 떡값이라는 말로 유야무야 흐지부지 된 과거가 분명히 기억된다. 처음부터 볼멘소리를 굳이 해야 하는 필자 역시 근간 황당한 일을 당했기에 어찌 해야 할지 도무지 판단이 안서기에 넋두리를 하는 게다. 치안질서가 무너진다는 건 민초들 모두의 삶이 혼란스러워 진다. 지난 달 중순경에 해괴한 일을 당했다. 지난 저녁에 내놓은 음식물쓰레기통을 들여오려고 대문 밖에 나갔는데 통은 오간데 없고 그 안에 있던 음식물쓰레기만 통이 놓여있던 자리에 쏟아놓은 것이다. 순간 음식물쓰레기통이 얼마나 간다고 그걸 훔쳐갔나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이해하려면 무슨 생각은 안
도로위의 잠 김나비 충북시인협회 야음을 틈타 허기를 지우려던 걸음이 눈발 날리는 도로에 널부러졌다 부릅뜬 눈에 달빛이 소름처럼 내려앉았다 도로가 훅훅 고라니의 식어가는 숨을 삼키고 밤은 검은 손을 뻗어 고라니의 살갗을 더듬었다 난생 처음 등을 깔고 누워 바라본 하늘엔 단단한 어둠을 찢고 나온 쪼개진 반달이 떠있고 자작나무 그늘 속에서 튀어나온 부엉이 울음 소리 여린 숨을 휘감고 맴을 돌았다 널린 몸통에서 새어나오는 실타래같은 핏물을 솜털 쌓인 도로가 빨갛게 받아먹었다 밤새 눈발이 중얼중얼 잠꼬대처럼 내리고 허기진 도로는 빨간 피를 마시며 하얗게 꿈을 꾼다
[충북일보] 충북도의회가 의정비 인상 관련 의견을 내지 않았다. 속내를 밝히지 않고 공을 충북도의정비심의위원회에 넘겼다. 그런데 공을 넘겨받은 심의위의 태도가 영 이상하다. 마치 인상을 전제한 듯 일방통행식의 논의를 하고 있다. 이런 징후는 심의위 1차 회의 자료 검토 결과 곧바로 확인됐다. 심의위는 먼저 행정안전부 가이드라인을 무시했다. 의정비와 관계없는 재량사업비 문제를 안건과 결부시켰다. 주민의견수렴 절차도 여론조사 대신 공청회를 검토했다. 한 마디로 의정비 인상 의지를 확연히 드러낸 셈이다. 의정비 인상 안건을 놓고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살 정도다. 이래저래 심의위의 회의 진행이 마땅찮다. 충북도는 지난달 26일 의정비심의위 1차 회의에 앞서 위원들에게 가이드라인을 담은 회의 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는 개정된 지방자치법 시행령(2018년 10월)에 근거한 관련 규정과 행안부 가이드라인, 유의사항 등이 담겼다. 심의위 논의 단계에서 금지되는 사항도 각종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안내했다. 그러나 심의위의 1차 회의에서는 이 같은 행안부 가이드라인이 상당수 무시됐다. 무엇보다 주민 의견 수렴 절차는 '꼼수 논란'을 자초했다.…
지역·계층간 갈등, 저출산 고령화 등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은 이제 더 이상 행정기관의 힘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과제로,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고 행정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민관 협치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대다. 충북도는 이러한 시대상황에 맞게 지난 10월 조직개편을 통해 지역공동체과를 민간협력공동체과로 기능을 강화해 건전한 시민사회 육성은 물론 지역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을 통한 도민 삶의 질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간협력 활성화를 위한 충북도의 그간의 노력과 육성 방안을 살펴보면 우선, 시민사회 조직인 비영리민간단체(NGO)에 대한 지원을 들 수 있다. NGO는 정부나 지자체가 대응하지 못하는 지역사회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시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등 공익활동을 통한 지역사회 공동의 이익을 도모하는 단체다. 충북도는 올 한해 도내 비영리민간단체가 주관하는 123개 공익활동사업에 8억5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6.3%가 증가한 규모로 충북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사업의 지속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두 번째로 범국민적으로 전개하는 국민운동에 대한 활성화로, 충북도의 국민운동단체 지원현황을 보면 새마을회
충북은 작고 조용한 고장의 대명사다. 이런 충북이 요즘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는 일이 가끔 있다. 인근에 행정도시가 들어서면서 부동산값이 들먹였을 땐 전국 투기꾼의 주목을 받았다. 요즘은 전국에서도 가장 많이 떨어지는 지역으로 소문났다. 그렇더라도 행정도시의 관문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기대가 어이없이 무너지는 것도 뉴스거리다. 세종시에 KTX역이 생기면 오송은 관문역할을 할 수 없고, 새만금에 국제공항이 생겨도 청주공항은 유명무실해진다. 충북이 행정도시 유치에 발 벗고 나섰고, 청주공항 육성에 정성을 쏟았던 것은 오직 관문 역할을 통해서 동반성장하고 싶어서였다. 실제로 행정도시 유치 때부터 오송역과 청주공항이 관문이라고 분명히 했다. 아무 이유도 없이 이를 변경하려고 하는데도 막을 힘이 없는 것도 관심거리다. 이해찬 의원이 민주당 대표가 되더니 대통령이 공약했던 사항을 번복하려고 난리다. 오송 분기역도 빼앗길 가능성이 있지만 호소할 데조차 없다. 오송 분기역이 격론 끝에 확정돼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상태인데도 호남권 의원은 동향 출신 총리를 만나 타당성조사를 검토해보겠다는 언질을 받아냈다.
가경 천 둔덕에 민들레꽃 한 송이가 피었다. 된서리가 서설처럼 내린 아침 설핏한 햇살에 몸을 녹이는 모습이 애처롭다. 산모롱이 외딴집 사립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촌로의 미소처럼 적막하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날에는 무얼 하다가 들풀마저 수척해지는 이 계절에 이리도 시리게 웃고 있단 말인가. 늦가을 햇볕를 쬐며 시리게 웃고 있는 민들레꽃 위에 노란 저고리를 입고 배시시 웃던 친구의 모습이 겹쳐진다. 그녀는 젊은 나이에 홀로돼 어린 아들과 친정살이를 했다. 삶의 굽이를, 가파른 고개를 혼자 삭이고 홀로 풀어가면서도 내색하지 않았다. 아들이 장성해 가정을 꾸리고 나자 다음에는 자신의 결혼 초대장을 보내왔다. 의연한 듯 살아온 한 여인의 외로운 그림자가 비로소 클로즈업됐다. 청상과부의 삶이 얼마나 버거웠으면…. 조촐하기는 하지만 결코 허술함이 없는 고급스러운 혼례였다. 신랑의 넉넉한 씀씀이, 기품 있는 말씨, 세련미 넘치는 태도로 보아 백마 탄 왕자가 맞구나 싶어 살짝 부럽기도 했다. 한데 남편과 나이 차이가 지나치게 많이 나는 걸 알고는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했다. 몇 년 후 그녀의 이순 잔치에 초대받아 가보니 다복한 6남매의 어머니로 극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에 대한 문제와 '이부망천' 같은 지역인식은 우리나라 지역균형발전의 과제를 대변하고 있다고 본다. 인구와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과 이에 따른 의료·복지·교육·문화의 격차는 양극화를 심화시켜왔으며, 인구감소라는 변수는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의 위기를 현실화 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 및 위기를 더 빨리 더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농촌지역이다. 오늘날 비수도권이 겪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농촌지역에서 제기돼 왔으나 중요하게 부각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우리민족의 뿌리이자 삶의 공간인 농촌지역이 정체성을 상실할 위기에 까지 몰리게 된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불균형문제를 인식하고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전략'을 보면 농촌지역과 관련해서 '매력있게 되살아나는 농산어촌'이라는 주제로 다음과 같은 3가지 목표 및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맞춤형 귀농·귀어·귀촌의 지원으로 농산어촌 인구 순유입 10%증가를 목표로 삼고 있다. 두 번째, 농산어촌 3·6·5 생활권 구축으로 읍소재지, 면소재지, 마을 간 기능 연계로 어디서나 불편 없는 생활권을 구축한다는 것
[충북일보] "국장님 저 임신했어요." 얼마 전 A기자가 조심스럽게 꺼낸 말이다. A기자는 임신사실을 왜 얘기했을까.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니다. 성적(性的)인 문제를 얘기하는 것도 아니다. 관리자와 직원이 육아휴직을 놓고 서로에게 어려움을 교감하는 내용이다. 육아휴직과 비정규직 직원 30~40명 정도의 지역 언론사. 과거에는 여기자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여기자가 남기자 숫자를 초월한 회사도 적지 않다. 취재·편집 업무를 담당하는 편집국. 지금은 남녀 기자의 업역이 사라졌지만, 과거 여기자들은 주로 문화·여성 관련 취재나 편집부에서 내근을 했다. 편집은 주로 오후 1시에 출근해 밤 9시쯤 퇴근을 한다. 아이를 둔 워킹맘(맞벌이)은 오전 시간 육아를 하고 친정 또는 시댁에 아이를 맡기고 출근을 한다. 아침 시간 남편을 출근시키고 집안일을 정리한 뒤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면 전담육아 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적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회사 측이다. 예를 들어 편집부 정원이 6~7명인 회사에서 1~2명의 여직원이 1년짜리 육아휴직을 신청한다면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 그런데 1년 짜리 비정규직은 눈을
피정(避靜) 김효동 전 충북문인협회장 마음의 문 열면 날아다니는 꿈 본다 용서 아픔 스쳐 심연의 기도 안고 지난날과 해후한다 두 손 모아 텅 빈 가슴 하늘처럼 흥건한 한갓진 숨결 당신 고즈넉한 지난 정 노릇노릇 지지면서 눈부시게 왔다가 안쓰러히 지워버린다 내면의 영혼태운 살폿한 마음 평화의 불빛 반기는 켜켜이 쌓인 조각 너울너울 다시 달려든다.
우리 조상들은 선사시대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동물을 사냥하거나 식물을 채집해 생활했다. 그 시대의 생활에 맞춰 가장들이 주로 사냥터에 나가는 것이 일이 됐고, 사냥을 잘하게 되면 그 집단의 힘의 척도가 돼 수장이 되기도 하고 힘이 센 사람은 집단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다. 현재는 지식의 중요성에 초점을 두게 되면서 세상은 지식인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수많은 지식인들 중 공무원인 우리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공직자가 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한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이 되기 위해 힘쓸 만큼 공무원은 선호 직업군에 속해 있다. 왜 공무원이 선호 직업군이 됐을까? 요즘 젊은이들은 안정된 삶, 가족들과 여유롭게 일과 직장에서의 행복한 삶을 지향한다. 소위 '금수저'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평생 걱정 없이 살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을 다니면서 돈을 벌어야만 살 수 있다. 예전에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월급도 적고 큰 비전이 없어 비인기 직업이었으나 현재는 안정적인 보수와 정년을 보장하는 탄탄한 직장으로 선호 직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공무원 공채시험 경쟁
극락조라 불리우는 여러해살이 풀인 극락조화(Bird of paradise)를 키우는 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극락조는 꽃이 피는 종류와 그렇지 않은 종류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습니다. 잎의 모양이 전체적으로 삐죽한 모양은 꽃이 피는 극락조이고 잎이 둥글고 넓적하게 생긴 것은 여인초·미인초입니다. 실내뿐만 아니라 실외에서도 잘 자라는 극락조는 국내 기후에서는 실내월동을 해야 합니다. 월동온도는 13도 이상입니다. 극락조는 화분에 심겨진 경우 1.8~2m의 크기로 자라납니다. 그러나 분갈이 하는 시기를 잘 조절한다면 1m 가량으로 억제하실 수 있습니다. 분갈이 시기를 늦추시게 되면 화분 속의 뿌리가 자라나면서 흙이 적어지므로 물주는 시기를 조금 더 빠르게 하셔야 합니다. 그늘에서 키우실 경우 새순이 얇고 길게 자라나면서 쓰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줄기 아랫부분을 노끈으로 적당히 묶어주시면 새순이 나오는 속도가 늦춰집니다. 극락조는 최저 13도에서 월동이 가능하며 생육에 적당한 온도는 21~23도입니다. 열대산 식물이기 때문에 찬바람과 찬물에 의한 냉해를 입을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
꽃의 향기는 십리(十里)를 가고, 말의 향기는 백리를 가지만, 인품의 향기는 만리(萬里)를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공부를 많이 하신 것도 아니고, 명성이 높은 분도 아닙니다. 어느 시골 고등학교 앞에서 '할매 밥집'을 운영하면서 누룽지할머니로 유명한 할머니의 따뜻한 사람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한편의 글을 읽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어느 주부가 저녁에 남편이 누룽지를 끓여 먹자는 말을 듣고 눌려놓은 누룽지를 끓이며 10여 년이 지난 학창시절의 실화를 적은 글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집이 시골이었던 저는 고등학교 삼 년 내내 자취를 했습니다. 월말 쯤 집에서 보내 준 돈이 떨어지면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하곤 했어요. 그러다 지겨우면, 학교 앞 밥 할 매집에서 밥을 사 먹었죠. 밥 할매집 에는 언제나 시커먼 가마솥에 누룽지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어요. "오늘도 밥을 태워 누룽지가 많네. 배가 안 차면 실컷 퍼다 먹거라! 이 놈의 밥은 왜 이리도 타누!" 저는 늘 친구와 밥 한 공기를 달랑 시켜놓고 누룽지 두 그릇을 거뜬히 비웠어요. 그런데 하루는 깜짝 놀랐습니다. 할머니가 너무 늙으신 탓인지 거스름돈을 원래 드린 돈보다 더…
해가 넘어가는 시간, 저녁 반찬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남편과 아들이 저녁을 먹고 온다는 전갈이다. 순간 작은 자유가 가슴에서 물결친다. 가정주부만이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가 아닌가 생각한다. 콧노래를 부르며 혼자만의 저녁상을 차린다. 쟁반에 밥과 몇 가지 반찬을 챙겨 텔레비전을 보며 혼자 밥을 먹는다. 그러나 혼자 먹어서 그런지 밥맛이 없다. 밥은 여럿이 먹어야 맛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쟁반을 밀쳐놓고 채널을 돌려가며 텔레비전을 본다. 재미있게 보던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도 혼자는 재미가 없다. 실컷 게으름을 피우고 나면 자유도 싫증이 나기 시작하고 알 수 없는 외로움을 느낀다. 혼자가 되는 시간에만 시골에 홀로 사시는 시어머님을 생각하게 된다. 매일 혼자 식사를 하시고 매일 혼자 밤을 맞이하는 마음은 항상 두려울 것 같다. 몇 시간 후면 돌아올 가족을 기다리고 있어도 뭔가 허전한데 아버님 돌아가시고 13년째 홀로 사시는 어머님은 내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외롭고 쓸쓸하실 것 같다. 가끔 시댁엘 가면 어머님은 밤에 잠을 못 주무시고 밥맛도 없어 굶기도 하신다며 하소연하듯 말씀하신다. 어쩌다 아들네에서 묵을 때는 식사도 잘하시고
[충북일보] 온 사회가 몰카 관음증을 앓고 있다. 미디어와 관련 기술 등이 발전하면서 관음증도 진화했다.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의 삶이 공개되고 있다. 특히 음란물 관음증은 각종 성범죄를 유발하고 있다. 얼마 전 중년 남성의 '골프장 성관계' 관련 뉴스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댓글 창에는 이 동영상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는 문의 글이 넘쳤다 '음란물 관음증'에 찌든 정도를 실감케 했다. 현행법상 몰카 촬영은 엄연한 범죄다. 그런데도 몰카범들은 장소를 불문한다. 누구든지 표적으로 삼고 있다.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몰카 촬영을 하고 있다. 몰카 촬영은 단순한 호기심 범죄가 아니다. 대부분 성도착증의 하나인 '관음증'에서 비롯된다. 요즘 몰카 범죄는 조직적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수많은 관음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 불법 유통·판매를 위해서다. 물론 관음증 환자들이 직접 촬영해 유포하기도 한다. 지하철, 대로변, 대형마트, 학교, 직장 등에서 불특정 여성들이 대상이다. 카메라를 가방이나 신발 속에 숨기고 다니면서 여성의 치마 속 등 은밀한 부분을 촬영·수집한다. 휴대전화 등을 이용한 촬영도 있다. 관음증은 타인의 신체 부위나 성
[충북일보] 충북의 고등학교 무상급식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별다른 진척이 없다. 열매는커녕 꽃도 피우지 못하고 있다. 준비보다 말이 앞섰기 때문이다. *** 어떤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충북교육이 점점 혹한기로 들어서고 있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의 고교 무상급식 협상은 여전히 난항 중이다.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은 아직도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도내 고교 무상급식 시행 여부가 점점 불투명해 지고 있다. 내년도 충북도 예산안을 수정할 수 있는 기한은 며칠 남지 않았다. 물론 이 예산안엔 지금 논의 중인 고교 무상급식비가 반영되지 않았다. 빨리 타협점을 찾아야 반영할 수 있다. 두 기관의 고위 간부 공무원들은 이미 수차례 만났다. 타협점을 찾으려 머리를 맞댔다. 하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분담 비율 등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행정부지사와 부교육감도 나섰지만 별 소득을 내지 못했다. 협상의 장기화는 내년도 무상급식 무산을 뜻한다. 자칫 물 건너 갈 수 있다.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될 수도 있다. 시간이 정말 없다. 이제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이 직접 나서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합의해야 한다
[충북일보] 지방재정 신속집행 제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내수 진작과 지역경제 촉진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되레 각종 부작용만 키우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지방재정 신속집행 제도의 운영 실태와 개선방안'을 '이슈와 논점' 1천524호를 통해 발표했다. 신속집행 대상액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총액 중 인건비와 사무관리비 등을 제외한 39개 예산과목이다. 2018년 지방 재정 신속집행 대상액은 179조2천453억 원, 목표액은 101조8천68억 원으로 목표율은 57.0%였다. 실제 집행액은 104조3천263억 원, 신속집행률은 58.2%였다. 충북은 2018년 대상액 7조1천9억 원 가운데 3조9천869억 원을 집행했다. 집행률이 56.2%에 그쳤다. 전국 평균에 못 미치는 액수다. 충북 외에도 서울, 세종, 강원, 경북도 당초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다. 류영아 입법조사관은 보고서에서 현행 지방재정 신속집행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가장 먼저 지자체별 예산규모와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목표율 부과를 지적했다. 중앙정부 중심의 제도 운영, 단편적인 설계 운영 등도 꼽았다. 지방재정 신속집행제도는 지난 2009년부
11월이 시작하면,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말은 "김장 하셨어요?"란 말이다. 남자들까지도 그런 말이 오고 갈 정도인 걸 보면 겨울철 저장식품인 김장이 우리생활에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매우 크다. 나 역시 올해 주변 사람들보다 가장 늦게 김장을 담은 것 같다. 절임배추가 아닌 작은 아버지가 직접 가꾸신 배추와 무를 이용하다 보니 시간과 일이 많았다. 하루는 밭에서 배추를 따고 무를 뽑아 저장했고, 김장을 담기 전날은 배추를 절이고 마늘을 비롯한 양념을 준비했다. 드디어 11월 마지막 날, 새벽에 일어나 절인 배추를 씻고 갖가지 양념과 채소가 들어간 배추 소를 만들어 남편과 둘이서 김치를 담았다. 김치를 담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지고 김치로 채워진 여러 개의 통을 바라보니 뿌듯했다. 지난해 4월이었다. 오랜만에 언니 둘과 만나 부모님 산소에 갔다. 세 자매는 산소 앞에 자리를 깔고 앉아서 가져간 팩 음료수가 눈부신 햇살에 따뜻해질 때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눴다.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각자 반추하면서 우리 어머니는 정말 훌륭한 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또 그 이야기 속에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됐다. 그 해 11월 초순 몹시 추운 날
현관문을 열었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눈에 척 들어오는 여덟 장 메주. 그 새 마른 건 굴려 놓고 덜 마른 것은 모로 세워 뒀다. 메주를 만들어 거실에 둔 것이 오늘로 벌써 아흐레. 밤중에 화장실 가려고 나올 때도 보면 정담이나 나누듯 소담스럽다. 둥글둥글, 복덩어리나 되는 것처럼. 이제 한 이틀 더 말렸다가 차곡차곡 재워 띄운 뒤 된장을 담그면 일 년은 걱정 없다. 부자가 따로 없다. 올해는 어찌어찌하다가 메주를 쑤는 게 늦었다. 김장을 끝내고 11월 그믐께가 되니 손이 곱아들 정도로 춥다. 하루에 끝내자니 햇살이 퍼질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고 새벽부터 서두르는데 어찌나 추운지 성냥도 그어지지 않는다. 간신히 불을 붙인 뒤 한 솥 가득 물을 붓고는 장작을 집어넣었다. 워낙 추워서 콩을 씻기 전에 불부터 지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잠시 후 얼었던 손끝이 펴지고 훈기가 돌면서 일하기가 수월했다. 간신히 불을 붙인 뒤 콩을 씻어 헹구고 나자 먼동이 튼다. 다시 또 남은 콩을 씻어 작은 솥에 이듬으로 안쳤다. 금방 설설 끓기 시작하면서 날도 완전히 밝았다. 일차 끓기는 했지만 온종일 쑬 요량으로 아침밥을 준비한 뒤 다시 불을 지폈다. 몇 시간이고 뜸
정석종 교수의 '조선 후기의 정치와 사상' 서문에, 지인 명진 스님이 준 '이 무엇고?'란 화두를 작고한 은사 김철준 교수가 꿈에 나타나 '언어도단'이라 가르침을 줬다는 내용이 있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 이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논문 읽느라 두 시간 반 정도로 수면 시간을 줄인지 여러 해가 되니 종당에는 꿈속에서도 책장이 넘어가고, 이따금 책의 내용을 지도교수님이 설명을 해 주셔도 미둔한지라 잠에서 깨면 가르침을 베푼 꿈만 기억나고 정작 그 내용은 흐릿한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생각나는 것을 메모했는데 '새벽에 일어나 구절을 얻는' 효기득구와 유사하다. 며칠 전의 차담을 효기득구로 정리해 봤다. 몇 년 전에 부강에 차를 아시는 스님이 있다기에 지인과 함께 찾아간 적이 있었다. 처음 뵙는 자리임에도 스님이 쓰신 '향기로 장엄한 세계'를 받고, 답례를 미루던 차 이번에야 비로소 뵙고 해 지난 나의 문집을 드릴 수 있었다. 초겨울 기찻길 옆 오두막 산방에서 은제 주전자 안의 물은 끓어 백비탕으로 변해 가고 창 너머 산자락에 비치는 오후 볕은 따사롭다. 서쪽 창틀 너머로는 기와로 켜를 쌓은 담장 위에 자그마한 소나무 분재가 앙증맞
[충북일보]12월 1일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지난 1988년 1월 영국런던에서 열린 세계보건장관회의에 참가한 148개국이 AIDS예방을 위한 정보교환, 교육홍보, 인권존중을 강조한 '런던선언'을 채택하면서 시작됐다. 이 날은 AIDS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예방책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AIDS에 대한 심각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7년 한 해 동안 국내 AIDS 신규 감염인은 1천191명이며, 전년(2016년) 대비 8명(0.7%) 감소했다. 성별로는 남성 1,089(91.4%), 여성 102명(8.6%)으로 성비는 10.7대 1이고, 연령별로는 20대 33.1%으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24.3%, 40대 17.8% 순으로 20~40대가 전체의 75.2%를 차지했다. 국적별로는 내국인 84.7%, 외국인 15.3%이었다. 또한, 신규 감염 내국인 1천9명 중 '감염경로'에 대한 역학조사 질문에 응답한 사람은 753명이며, 이 중 752명은 성접촉(동성 간 358명 48%, 이성 간 394명 52%)에 의한 감염이라고 응답했다. UN의 AIDS 전담
자아 발견 손경희 충북시인협회 너를 심어 나를 발견한다 나를 심어 너를 찾는다 내가 부서져 너를 알고 내가 외로워 너를 부른다 지구에 나 네가 있어 느낌을 안다 해맑은 너는 무지개 물가에 떠오른 동그라미 너를 보며 나를 찾는다
김장하는 날 오하영 충북시인협회 아래층의 아주머니 윗층 사는 아주머니 시골 사는 외할머니 우리 집이 시끌벅적 도마 위에 배추포기 두 개 네 개 나눠지고 다듬으며 빻고 찧고 날렵하게 척척 장만 한참 후에 맛난 김치 김장독에 가득가득 서로서로 맛을 보며 엄지 번쩍 김치 맛 최고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의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우 늙은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중략) 시 향수는 가난하지만 평화로웠던 고향의 모습을 회상하며 고향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노래한 옥천 정지용의 작품이다. 이 시의 각 연은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활용해 묘사한 고향의 정경을 유기적 관련성 없이 병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후렴구는 회상 속에 떠오른 고향의 정경에 대한 화자의 정서를 집약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넓은 고향 들판의 밝고 한가로운 정경에서부터 깊어 가는 겨울밤의 정경과 늙은 아버지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이 나타난다. 이어 동심과 꿈이 가득했던 어린 시절 고향의 모습을 회상한다. 화자가 회상하는 구김살 없는 어린 누이와 덤덤하게 살아가는 순박한 아내의 모습은 당시의 우리 농촌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화자에게는 따가운 햇살 아래서 아내가 곡식 찌꺼기를 주워야 했던 가난한 생활이었
불만은 내가 바라는 마음보다 얻는 것이 적을 때 생기는 아쉬움이다. 욕구불만이라는 단어를 줄여 부르는 것이 불만이다. 욕구가 먼저이고 그것을 채우지 못한 것이 불만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욕구는 생존에 필요한 선천적 욕구를 중심으로 하는 생존 필수적 욕구와 남보다 우월한 것을 알리고자 하는 후천적, 사회적 욕구로 나뉜다. 요즘은 정보가 발달돼 몰라도 되는 일까지도 다 알게 된다. 인터넷, 스마트폰, TV를 통해 지구 구석구석 무슨 일이 있는지를 가르쳐주면 그만큼 욕구도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대입하는 일이 반복되며 불만도 그만큼 고조되는 것이다. 행복의 시작은 남과 비교되지 않는 것에 있고 남이 편하게 사는 것을 알기 시작하면 불만이 슬슬 싹트게 된다. 사촌이 땅을 사면, 갑자기 내 배가 아파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굳이 사촌이라 하는 것은 어릴 때부터 잘 알던 사이였고 또 가까운 사이였다는 것이다. 말 안 해도 그의 가정사정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던 사촌이 갑자기 땅을 사게 되면 사촌의 경제능력이 오르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 아니라 내 경제능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며 더군다나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곳에 샀다면 더 큰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