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雪 그리고 小菊 장종선 사람과 시 동인 둥근 달빛 죄다 부서져 안개비 내리는 밤 강추위에 서리로 얼음으로 꽃부리 마다마다에 얼음구슬 몸서리치는 달빛으로 이미 늦은 새벽이 환하다 해 뜨자 흐르는 제 눈물에 젖는 말라가는 꽃 대궁 속이 후련하다 여름에 초벌 가을에 재벌 허리 굽혀 정성스레 불로 빚은 제 살내음을 계절의 마지막 겨울에 맡기고 솔잎 수염에 감잎 중절모 눌러 쓰고 황톳빛 화분에 기댄 채 가을의 끝자락 된서리에 맞서던 여윈 몸을 덥히고 있다 늙은 小菊은 한줌 햇살에 마음이 따스합니다 오늘 하루 모처럼 여느 때 보다 행복합니다
[충북일보] 정부가 대규모 SOC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 면제를 추진하고 있다. 적용 대상에 철도사업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남북철도연결사업을 비롯한 이른바 '철도사업 르네상스'가 펼쳐질 것 같다. 충북은 강원~충청~호남을 잇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강호축' 개발로 국토 성장축 완성을 위한 밑그림이다. 사업비는 총 1조3천5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업의 첫 단추격인 예타 면제 여부가 이르면 이달 중순 확정된다. 현재로썬 충북도가 제출한 충북선 고속화 사업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접수한 예타 면제 대상 사업은 모두 33개다. 예타 면제 자격조건은 국가균형발전이 최우선된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나 산업생태계 구축과 연계된 SOC 사업의 선정 가능성이 높다. 균형위는 현재 각 지자체 신청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충북선 고속화 사업과 함께 강원도가 신청한 제천~영월 고속도로 연결사업까지 포함되면 최적의 조건이 된다. 2019년이 강호축 구축의 원년이 될 수 있다. 통일시대…
2019년이 시작됐다. 지난 며칠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해를 축복하며 수많은 메시지를 보내고 받았다. 원하는 모든 일을 이룰 것과 모든 좋은 것만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받는 중에 뜬금없이 너무 좋은 이야기만 해주고 받아서 탈이 날까 걱정이 됐고, 오래 전부터 즐겨 읽는 책 중에 칼릴지브란의 '예언자'가 생각이 났다. 이런 고민에 공감했던 내용이 있지 않았던가? 책장을 돌아보고 뒤적뒤적해 찾아낸 부분이 예언자의 여덟 번째 장인 '슬픔과 기쁨에 대하여'이다.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니 여전히 마음에 다가올 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의 모습도 돌아 볼 수 있을 것 같아 그 중의 두 소절을 소개해 본다. '슬픔이 그대 존재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수록 / 그대는 더 많은 기쁨을 그곳에 담을 수 있으리라 / 그대의 포도주를 담는 그 잔이 바로 도공의 가마 속에서 구워진 그 잔이 아닌가?' '슬픔과 기쁨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것 / 그들은 언제나 함께 오는 것 / 하나가 그대와 함께 식탁에 앉아 있을 때 / 기억하라 / 또 다른 하나는 그대의 침실에서 잠들고 있음을…' 사람의 삶은 희노애락(喜怒哀樂)의 연속이다. 희노애락을 뛰어넘으려 부단히 노
졸리는 눈을 참으며 새로운 한 해가 열리는 시간을 기다렸다. 예전에는 이 시간이 다가오면 꼭 무슨 큰일이 일어날 것처럼 두근거렸었는데 지금은 그저 밋밋하다. TV에 방영되는 제야의 종소리가 여운도 없이 둔탁하게만 들리고 종을 치는 사람들의 하얀 입김은 그냥 춥다는 생각만 든다.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던 어린아이가 크리스마스 밤에 일어날 일을 이미 알아버린 후의 기분이랄까? 드라마에서 다음 편의 전개가 빤하게 그려질 때의 그 김빠진 맛이랄까. 한 살을 더 먹게 된다는 것, 그리고 한 해를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봐도 큰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역사적인 순간에 별 감흥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어찌 보면 애써서 한 해의 계획을 세우고 변화를 향한 굳은 결심을 하더라도 삼일이 채 지나기 전에 흐지부지해질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다면 진지해질 수가 없을 것 같다. 전에는 그걸 알면서도 부지런히 계획을 세우곤 했다. 하다못해 일 년 동안 도전해보고 싶은 일의 목록이라도 써 붙여야만 마음이 편했다. 요즘은 TV나 신문에서 떠드는 '새로운 변화'이란 말이 왠지 나와는 관계없는 것처럼 들린다. 이미 습관화된 삶의
광화문 보신각에서 재야의 종소리가 울리고 드디어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한 살을 더 한다는 기다림이 있던 시절이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반갑지 않게 됐다. 올해도 한 살 더한 나이가 낯설게만 느껴진다. 한밤중 잠이라도 깨어서 뒤척이다 나이생각을 하면 정신이 번쩍 난다. '무엇을 하다 여기까지 왔나' 분명 '이건 아니었는데' 하는 후회와 아쉬움이 교차하며 마음이 조급해진다. 누군가는 나이를 '삶이 가르쳐 준 지혜'라고 했고, 값진 경험의 총화가 나이라고도 했다. 올해나이가 백세이신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은 '인생에서 노른자의 시기가 언제였을까'라는 질문에 65세·75세였다고 했다. 생각이 깊어지고 행복이 무엇인지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고 한다. 결코 젊은 날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생각이 얕았고 사랑이 뭔지도 몰랐던 20대로 다시 돌아가라면 그 무모한 젊음을 감당해낼지 자신이 없다고도 했다. 아마 나이를 먹는 것이 결코 두렵거나 피하고 싶은 것만이 아니라는 말인 것 같다. 지금의 시대를 장수시대라고 하며 100세 시대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이제 3분의 2의 나이에 진입한 나는 요즘 외
희망 가득한 2019년 새해를 맞으면서 더 많은 꿈들과 희망들이 이뤄지기를 소망한다. 지난해의 일들 중에서 좋은 일들은 또 일어나고, 나쁜 일들은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사라지기를 기원한다. 특히 우리 사회를 불안케 하는 사건 사고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돌이켜 보건대, 지난해에는 가슴 아픈 일들이 많았다. 가까이는 강릉 펜션에서의 일산화탄소 중독사고에서부터, KTX 탈선사고, PC방 살인사건, 어느 대학의 몰래카메라 사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 사건, 미투 사건 등 많은 일들을 떠올리게 된다. 국가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의 형사사건 발생현황은 11월 말 기준으로 161만여 건이 접수돼 그 전년도 동기간 대비 6.7% 감소했고, 2017년도에는 약 182만 건이 발생해, 그 전년도 보다 9.2% 감소했다. 지난 10년 동안 20.3% 감소해 2008년 이후 대체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2017년에는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최근 몇 년간의 통계를 보면 범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특히 살인강도 절도 등 시민들의 체감안전도에 영향을 미치는 범죄가 많이 줄고 있어서 다행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14.4%를 차지하면서 고령 운전자의 비율이 높아지고 이와 관련된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의 '교통사고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4년 전국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2만3천552건에서 2017년 21만6천335건으로 3.3% 감소했지만 만 65세 이상 노인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014년 2만 275건에서 2017년 2만6천713건으로 31.7% 넘게 증가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75~79세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 건수는 연 평균 14.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비율도 4.4%늘었다. 80세 이상의 사고 발생은 평균 18.5%, 사망자 수는 16.8% 늘었다. 그렇다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령화 인구의 증가'와 '신체적, 반응속도 저하'를 꼽는다. 한국교통연구원이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감소방안' 연구를 위해 실시간 운전 중 제동 능력평가 실험에서 고령 운전자는 30~50대보다 제동거리가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에 대한 조치로 고령 운전자 도로교통법이 개정됐다. 기존의 운전면허 적성검사 기
인생무상 이수진 전 제천문인협회장 결혼 전에는 내 어머니의 당당한 동안의 아들이었다가 결혼 후에는 내 아내의 초라한 늙은 아들이 되고 말았네
[충북일보] 120조 원에 달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이 새해 벽두 최고의 관심거리로 급부상했다. 청주시 등 전국 기초자치단체간 유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청주시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정부와 공동으로 대규모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력 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핵심 전략이다. 반도체 대기업부터 중소 협력업체가 설계 단계부터 함께한다.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가 동반 입주한다. 올해부터 10년간 120조 원을 투자하는 사업이다. 부지면적만 330만㎡ 규모인데다 1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 기대효과까지 기대되고 있다. 지자체들이 사활을 걸고 나서고 있는 이유도 여기 있다. 정부는 프로젝트가 조기에 성사되도록 행정 절차를 신속히 처리할 예정이다. 지자체나 지역 간 이해관계도 조정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새해 상반기 중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기초 공사 등에만 1조6천억 원을 투입한다. 2028년까지 총 120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부지 규모는 반도체 팹 4개와 50여 개 협력업체가 동반 입주하는 대규모 단지로 조성 예정이다. 전국의 각 지자체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두 자기 지
바쁜 아침 한 잔의 달콤한 커피는 하루를 시작하는 힘이 된다. 그날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직원들과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는데 신기한 말을 들었다. 전에 살던 집에서 키우던 화분이 두 개 있는데 떡갈나무는 거의 시들시들했고 벤자민은 쑥쑥 잘 자랐다는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이사한 집에서는 그와 반대로 시들시들하던 나무가 잘 자라고 쑥쑥 잘 자랐던 나무는 시들시들한다는 말에 우리 모두는 신기함을 금치 못했다. 식물도 맹모삼천지교처럼 환경에 좌우가 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맹모삼천지교'란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뜻으로, 인간의 성장에 있어서 그 환경이 중요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식물처럼 아무리 좋은 환경이라고 하더라도 최적의 환경이 될 수 없듯이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동일한 환경과 자극을 줬을 때 빨리 적응하는 외향적인 성격을 지향한다. 새로운 환경과 조직에 빠르게 흡수돼 적응하고, 자기가 달성하려는 목표를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람을 진정한 현대에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내성적인 성향을 가진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가 바라는 적합한 인물로 끌어올
한 해의 시작, 새해 첫날 사람들은 무엇인가 이루고 싶은 일을 계획한다. 어제 떠오른 태양이나 오늘 떠오른 태양이나 별반 차이가 없을지라도 대나무의 마디나 소나무의 나이테처럼 인생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의 흐름에 하나의 매듭을 짓고 기록하는 일도 중요하다 생각해 나도 같은 행렬에 동참하고는 한다. "일주일에 하루는 핸드폰 없이 지내자." 내가 많은 고민 끝에 세운 기해년(己亥年) 한 해의 웅대한(?) 계획이다. 기해년(己亥年),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의 해란다. 누런색 돼지가 다산(多産)과 경제적 풍요를 상징하는 것처럼 모든 이들에게 풍요로운 한 해가 되길 소망해 본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핸드폰 타령을? 지난 연말 금요일 저녁, 나는 핸드폰을 분실한 적이 있다. 다음 날 중요한 약속도 있었던 터라 지인과 통화를 해야 했음에도 외부와의 통로는 핸드폰이 유일한 수단이기에 핸드폰 분실은 나를 바깥세상과의 단절로 이끌었다. 그 암담함이란…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전화번호의 숫자가 겨우 5개를 넘지 않는다는 것도 그 때야 깨달았다. 그 뿐이랴? 궁금한 것은 언제든지 포탈(Portal) 창에 검색했던 탓에 내 두뇌는 생각하는 기능마저 떨어진 듯
새해 새 날이 밝았다. 또 한 해의 출발을 알리는 해가 동쪽 하늘에 모습을 드러냈다. 언제나 떠오르는 해인데 오늘 유달리 커 보이고 힘차 보이는 것은 연말 아름다운 마무리를 봤기 때문이다. 한 해를 보내면서 연말 두 차례의 퇴임식에 참석했다. 처음은 아이들과 유난히 친하고 안전한 통학과 현장체험 학습을 위해 애쓰셨던 운전주무관님의 퇴임식이었다. 우리는 선물, 감사패, 플래카드와 축하편지 등을 정성껏 준비하며 보내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주무관님은 조촐하게 음식점에 저녁자리를 마련하셨다. 교감선생님은 약력을 소개하는 대신 마음을 담은 편지글을 읽으셨다. 이야기를 듣고 있는 내내 코끝이 찡해져서 슬며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았다. 주무관님은 학교에 5시 30분이면 오셔서 하루를 시작하셨다. 날마다 어둠이 숨죽이던 학교에 창문을 열어 새벽 공기를 불어넣어줘 생명력을 더해주셨다. 어떤 날은 화단의 웃자란 풀을 다 깎아 놓으신 후 통학버스를 운행하셨고 눈이 온 날은 오르막 등굣길에 미끄럽지 않도록 다 쓸어놓고 운행을 나가셨다. 이웃 학교로 운반 급식하는 급식소 여사님들을 위해 무거운 국이며 밥, 반찬통을 차에 옮겨 실어주시는 것도 주무관님의 하루 일과였다. 어디…
조선유교사회에서 양반은 유서(儒書) 읽는 것으로 일과를 삼았다. 농사짓는 것은 노비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 호미를 들거나 밭을 가는 것을 수치로 여긴 것이다. 그러나 실학자 성호 이익(星湖 李瀷)은 시대에 반론을 편다. 지금의 경기도 안산에 낙향해 학문에만 전념했던 그는 이런 시를 지었다. 밝은 세상 낮은 식솔들과 섞여 사니 / 늙은 농부라 불러도 그 또한 즐겁다네 / 뜰의 잡초 뽑으니 오늘도 피로한데 / 잘 뵈는 곳에 옮긴 꽃 언제나 피려나 / 손으로 키우자니 힘들여야 마땅하고 / 마음으로 보살피자니 머리 써야 마땅하네… (하략) 성호는 유산 받은 땅을 종가에 돌려주고는 얼마 안 되는 토지만 소유했다. 벼슬에 연연하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한가한 시간에는 후진을 가르쳤다. 성호가 후세에 존경을 받는 것은 탁월한 실학사상이지만 농사를 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남 온양이 고향이었던 재상 고불 맹사성(古佛 孟思誠)은 낙향한 후에는 농사꾼 행색에 소를 타고 다녔다. 마을 지나는 과객들이 그가 재상이었다는 것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햇볕에 그을린 새까만 얼굴은 영락없이 농부였던 것이다. 선조 때 이원익(李元翼)은 '오리(梧里)대감'으로 불
증평에서 괴산으로 가는 34번 국도를 가다 보면 사리를 지나자마자 바로 모래재가 나오는데 전에는 험한 고개를 숨가쁘게 넘어갔지만 지금은 고개를 넘는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4차선 도로를 평지처럼 달려간다. 유평 터널에 들어서기 전에 괴산군 사리면 이곡리에서 좌회전해 533번 지방도로 들어서서 화산리를 지나면 길가에 고말귀라는 마을 유래비가 웅장한 모습으로 우뚝 서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멈추게 한다. 마을 이름도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비석에 마을 유래가 빼곡하게 새겨져 있어 도대체 어떤 유래를 지닌 마을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하기에 충분하다. 마을 유래비에 새겨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단종 원년(1453) 수양대군이 조카인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할 목적으로 계유정난을 일으켜 황보인, 김종서 등 단종의 충신들을 모조리 죽이고 군국 대권을 장악하였으나 허후한 사람은 평소부터 아끼는 마음이 간절해 처음에는 죽음을 면했다. 그러나 정난(靖難) 성공을 자축하는 연회에서 황보인, 김종서 등의 무죄를 주장하고 정난(靖難)이 잘못됐음을 간(諫)하다가 수양대군의 노여움을 사서 사약을 받고 죽었으며 향후 10대(300년) 동안 등용하지 않는다는 처벌을…
2019년 己亥年을 맞으며 정진헌 건국대 교수 2019, 기해년 새날이 밝았다 희망의 기운이 우암산과 무심천을 휘감는다 충청의 젖줄 금강과 남한강의 맑은 물소리가 얼음을 깬다 난계의 피리 소리와 우륵의 가야금 소리가 겨울나무를 흔들며 새해 아침을 알린다 충청인이여! 일어나라, 어서 일어나 가슴에 묵힌 지난 원망과 아픔은 모두 버리고 희망과 기쁨을 담을, 새 그릇을 준비하자 2019, 황금돼지의 해 그 기운을 받아 가정에서는 다산의 울음소리가 직장에서는 상생의 미소가 한라에서 백두까지 해후의 기쁨이 넘치게 하자 삶이란 그렇더라 초승달처럼 이지러졌지만 하루하루 채우는 그 보람과 기쁨이 있지 않더냐 냉이꽃처럼 소박하게 살아 왔던 우리네 어머니들의 삶을 기억하자 충청인이여! 새해에는 각자, 삶의 가지에 꽃을 피우고 잎을 내려 새들과 사람들이 찾아오는 그런 날이 많기를 바란다
[충북일보] 2019년 새해는 대한민국 독립을 세계만방에 외쳤던 3·1운동 100주년이다. 이 땅에 새로운 100년이 시작된 해다. 지금부터 다시 100년의 역사를 세워가야 한다. 충북은 지금 '강호축'을 넘어 '강호대륙'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강호축은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제시한 새로운 경제축 개념이다. 기존의 경부축과 달리 강원과 충청, 호남을 잇는 새로운 축이다. 1960년대 개발시대 이후 국가발전은 경부축에 편중됐다. 고속도로·고속철도·항공·중공업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대거 경부축을 중심으로 투자됐다. 강호축은 여기에 대응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개념이다. 이 지사는 신년사를 통해 강호축을 '강호대륙'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강호축 중간에 끊어진 교통망(오송~제천간 고속화철도·고속화도로) 연결을 강하게 어필했다. 발전 없이 원시림처럼 남아있는 강호축에 4차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강호축은 이제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아젠다가 돼야 한다. 그래야 현 정부가 과거정권과는 차별화된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세우는 정부로 남을 수 있다. 정부는 이제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일반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할
[충북일보]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일명 '윤창호법'이 시행됐다. 하지만, 음주운전은 끊이지 않고 있다. 2018년의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은 12월 28일 오전 0시 18분. 충북 음성에서 술을 마신 A(여·24)씨가 자신의 차를 몰다 보행자 B(54)씨를 들이받은 뒤 그대로 달아났다. B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운전자는 같은 날 오전 7시 15분 사고 발생 지점에서 10여㎞ 떨어진 자신의 집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4%였다. A씨는 사고 이후 집에서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사고 이전에 술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음주량·체중 등을 고려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산출하는 방식인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보니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14%였다.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다. 결국, A씨는 '윤창호법'인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윤창호법은 부산에서 휴가를 보내던 군인 윤창호씨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한 내용이 담겨 있다.
요즘 청주사람은 기가 죽어있다. 뭔가 잘 된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 불황인데다 집값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올라가는 아파트를 보면 답답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포화상태인데 앞으로 분양할 물량도 엄청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든다. 빚을 내서 겨우 장만한 집인데 값이 오르기는커녕 하루에 몇 백만 원씩 까먹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잠도 안 온다. 몇 년 전까지 멀쩡하던 동네가 재개발 사업이 진척되지 않음으로서 폐허로 변해가고 있는 사실도 서민 가슴을 아프게 한다. 실제로 청주산단을 끼고 있는 복대동은 청주에서 잘 나가던 동네였다. 요즘 그곳을 가보면 전쟁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제 유령이 나타날지 알 수가 없을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면 청주시장은 비상사태로 인식하고 대책을 찾아 동분서주해야 정상이다. 청주시청에선 청사 신축타령만 들려오고, 충북도는 뜬금없이 세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유치하겠다고 수선을 떨었다. 일의 경중과 완급을 판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신문을 읽다가 눈이 번쩍 뜨이는 기사를 발견했다. 120조 원이라는 숫자가 눈을
하늘이 바다인지 바다가 하늘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수평선 저 멀리, 대한민국 최남단의 섬 마라도가 가물거린다. 시원스레 물보라를 날리며 달린 배는 마라도에 우리를 내려놨다. 아직 배 위에 선 듯 발밑이 흔들린다. 흔들림이 없는 곳에서 더 흔들리는 건 또 뭐란 말인가. 뱃멀미보다 진한 현기증이 인다. 바닷바람 큰 숨으로 삼키고, 울렁임을 진정시키며 걷다 보니 '국가기준점'이라는 표식이 눈에 띈다. 정밀한 경도, 위도, 표고가 꼼꼼하게 새겨 있었다. 이곳을 기준으로 삼아 우리나라 국토의 측량이 이뤄진다고 한다. 이를테면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는 대한민국의 시작이자, 끝을 알리는 기준점이다. 돌에 새겨진 '기준점'이란 글자가 거역할 수 없는 무게로 다가온다. 체육 시간의 함성이 들려오는 듯하다. 엄한 얼굴을 한 선생님이 '기준'을 정해놓고 헤쳤다 모아놓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기준'을 맡은 친구는 그 자리에 뿌리라도 내린 듯 움직이지 않아야 하고 주위에 친구들만 연신 뛰었다. 그래야 했다. 그런데 어쩌다 기준이 된 친구가 같이 뛰는 날에는 대오가 뒤죽박죽된다. 덕분에 토끼뜀으로 운동장을 몇 번이고 돌아야 했다. 기준이 흔들리지 않아야 질서가 잡힌다
[충북일보] 흰색 바탕에 태극 문양, 네 모서리의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四卦). 태극기는 평화를 희망하는 우리 민족의 염원을 담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네 모서리 건곤감리의 4괘가 방어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사방이 뚫린 일장기와 달리 태극기는 쇄국적인 마인드를 보여준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목숨과도 바꾼 태극기 조선 고종 12년(1875), 일본 군함 운양호가 강화도 해역을 불법 침입했다. 조선은 포격으로 맞섰다. 일본은 포격에 대한 배상과 함께 수교(修交)를 요구했다. 고종 13년(1876년) 한·일 간 강화도조약 체결이 논의됐다. 일본은 이 때 '운양호에 엄연히 일본국기가 게양돼 있었는데 왜 포격했느냐'며 트집을 잡았다. 하지만, 당시 조선은 '국기'의 의미조차 모르던 시기였다. 이 일을 계기로 조선에서도 국기 제정의 필요성이 활발하게 논의됐다. 1882년 8월 9일 수신사 박영효 일행이 일본 배를 타고 도일할 때 당장 게양해야 할 국기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때 조정에서 대략적으로 정해진 국기 도안을 약간 고쳐 태극사괘의 깃발을 만들었다. 이들 일행은 8월 14일 일본 고베(神戶)에 도착해 숙소건물 지붕 위에 이 기(旗)를 게양
바위 강복영 충북시인협회 천 년의 잠 속 마그마로 뭉쳐진 바위의 잠 정 하나 망치 하나로 조금씩 조금씩 깨워 낸다 세월의 더께 켜켜이 내려앉은 퇴적의 잠 쪼아 내는 동안 바위는 비로소 석공의 정 끝에서 하나의 의미로 깨어나… 탑으로 솟고 부처로 가부좌 한다
[충북일보] 한 해가 허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존재하는 모든 건 결국 소멸한다.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가 될 수 있다. 그릇은 비워야 채워진다. 결국 사라져야 나타난다. 송구영신의 의미가 이런 것 아닌가 싶다. 올해 대한민국 국민들은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경험했다. 남북 관계 진전으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듯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제 회복에 기대가 컸다. 하지만 두 가지 소망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서민들의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충북 상황도 좋은 게 별로 없다. 권력형 비리에서 채용비리까지 변한 게 없다. 해를 넘기는 사건 수사도 많다. 지역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채용비리 의혹사건'이 대표적이다.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국장 시절 임대업체로부터 수억 원대 뒷돈을 받은 혐의로 입건된 이모(63)씨의 기소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영동군의 방송시설 현대화사업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제천 화재 참사와 관련해 스포츠센터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강현삼 전 충북도의원에 대한 수사 역시 결론이 나
한해가 다 가는 마당에 '두루 다행이다'란 말이 뇌리를 자주 스친다. 살면서 그런 말 안 들어본 사람도 없을 터이고 나도 부지기수로 들으며 살아온 말인데 이 무슨 이유로 요즘 자꾸 떠오를까. 그다지 문재(文才)도 없으면서 언론에 글을 올린 지 어언 4년이 지나간다. 글 쓰는 사람은 특별한 재주가 있거나 다대한 학문적 집적이 있어야 가능한 줄 알았는데 천학비재인 내가 이리공 저리공 그 기나긴 시간을 이어왔으니 스스로도 놀랍다. 피치 못하게 펜을 잡았어도 그간 삶을 창조적 반추하고 순간을 주의 깊게 살피게 된 것은 좋은 점이요, 2주가 1주보다 더 짧고 가깝게 여겨지는 것은 비행기 안의 화장실에서 느끼는 초조한 압박감이었다. 덕분에 독서를 열심히 하게 됐고 마음에 드는 글은 별반 없어도 펑크 없도록 글감이 이어졌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단양에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차제에 국궁을 배우고자 했다. 활을 내며 지역 어르신과도 교류하고 더불어 선비의 육예(六藝) 중 습사를 배울 심산이었다. 매일 아침 천변을 자전거로 달려 한 시간여 습사의 즐거움을 체득하고 돌아오는 길은 즐겁고 싱그러웠다. 마침 지인에게 받은 진돗개 강아지가 어느 덧 성견이 돼 자전거 앞에
이제야 맑은 소리가 나온다. 아무리 켜도 쇳소리처럼 뻑뻑하게 들리더니 제법 바이올린 특유의 맑고 또렷한 선율이 울려 퍼진다. 불현듯 가슴이 아려 오고 먹먹해지던 그 기분. 슬픔에서 발원된 음색을 꿈꾸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시적 감상에 빠져들곤 했는데…. 어느 날 선생님이 명품 바이올린 얘기를 꺼내셨다. 로키산맥의 3천m 지점에 수목한계선이 있다고. 거기 나무는 또 거센 바람 때문에 무릎을 꿇는 것 같이 자라는데 그게 최고 명품 악기의 소재가 된다고 했다. 즉시로 인생 노트를 펴 놓고는 본명과 아명과 예명을 각각 '무릎나무', '생각하는 나무'와 '기도하는 나무'로 지었다. 바람에 휘둘리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운명의 일대기를 적어 둔 것이다. 나무를 생각하면 바람이 지나갔다. 특별히 무릎나무는 관절마다 바람이 파고들 것 같다. 무릎을 꿇을 때는 우주도 함께 숙였다. 이파리 속속 냉기가 파고들 때는 바람보다 빨리 눕는 춤사위를 펼쳤다. 박제된 뿌리로 삭풍에 맞서오던 바람나무 교향곡. 허구한 날 바람 때문에 득음이 가능했다. 무릎을 꿇고 산 것은 짠한 일이되 클래식 악기 특유의 음(音)은 그렇게 조성된다. 눈물로 작곡한 바람 노래는 삶을 연주하는 우리들 정
고라니 동물하면 생각나는 것은 '로드킬'이다. 그 이유는 운전 중 고라니가 도로 위로 갑자기 튀어 나와서 운전자들이 피하려고 하다가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전동자라니'란 도로 위에서 위험천만한 주행을 하거나 어디선가 갑자기 튀어나와 사고의 위험을 주는 '자전거와 전동킥보드'를 일컫는 말로 고라니를 합성한 신조어다. 이런 신조어가 나올 만큼 운전자들에게 도로에서 위협적이다. 사고 방지를 위해 우리는 두가지를 알아야 한다. 첫 번째,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기 위해 헬멧, 전조등과, 후미 등을 갖추고 안전모를 착용하고 이어폰을 끼고 운행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다. 교통안전표지와 교통신호에 따라 자전거 전용도로 부득이 외의 차도를 이용하게 되는 경우에는 도로의 우측가장자리로 운행을 해야 한다. 자전거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는 '도로교통법'에서 '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자전거에서 하차해 끌고 이동해야 한다. 두 번째, 전동킥보드는 간편한 사용법과 저렴한 요금 등으로 인기가 급상승 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 인기를 보여 주듯이 전동킥보드로 인한 교통사고 역시 급상승 하고 있다. 지방의 한 도시의 교통사고…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