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대한민국과 일본의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일본 정부가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문제 삼아 경제보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강제징용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일본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경제보복으로 나섰다. 한국에선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한일관계는 점점 더 경색돼 가고 있다. 지난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이다. 우리 정부는 WTO 제소와 국제사회 호소 등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다소 선동적인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한일 갈등은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에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세계시장 가격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일본의 주요소재 수출규제로 원료수급 문제까지 덮쳤다. 결국 지자체의 세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주시의 '거대 지방세 수입원'인 SK하이닉스의 영업 전망도 어두워졌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청주시 법인지방소득세 수입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한일갈등으로 내년도 지방세 납부액이 0원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
동녘 하늘 이난희 충북시인협회 새벽바람 짙은 어둠에 깔린 사이로 바람이 불어온다. 시원한 바람이 가슴으로 파고들 때 내 삶의 방향이 자연과 함께 호흡 할 수 있다는 것 마냥 감사하다 동녘 하늘에 새벽이 점점 밝아 오고 있다 산등성이 꿈틀꿈틀 새들이 파닥파닥 날개를 홰치며 잠을 깨고 시나브로 드러나는 아름다운 아침의 풍경들이 나를 반긴다.
조선 후기 문신 서유망이 성균관의 으뜸 자리인 태학장의(太學掌議)가 됐을 때의 일이다. 임금이 성균관 문묘의 공자 신위에 참배할 때 성균관에서의 의례는 태학장의가 책임지도록 정해 있었다. 이때 선열(先烈)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하마비(下馬碑·그 앞을 지날 때에는 신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누구나 타고 가던 말에서 내리라는 뜻을 새긴 석비(石碑)) 앞에 이르면 모두 타고 가던 말에서 내려 예의를 표해야 했다. 하마비 앞에서 백관이 모두 말에서 내리는데 어영대장(御營大將)의 말이 빨리 달리는 바람에 고삐를 제어하지 못해 하마비를 뛰어넘어 수십 보 안까지 들어갔다. 이에 서유망이 예에 의해서 그 마부를 잡아 가두니 어영대장이 책임을 느끼고 사의를 표명했다. 임금이 이 사실을 듣고 도승지 서유문에게 명했다. "어영대장이 경솔하기는 했지만 대장이란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는바 갑자기 길에서 다시 임명할 처지가 아니다. 그러니 네가 달려가서 유망을 타일러 그 마부를 석방하게 하고 어영대장으로 하여금 그대로 봉직(奉職)하게 하라." 서유문은 서유망과 사종 형제(四從兄弟·10촌의 먼 친척) 사이로, 임금의 간곡한 뜻을 서유망에게 전했으나 그는 듣지 않았다. "법에 따
바야흐로 무더운 여름이다. 이제 밤낮으로 모기가 극성일 테니 집집마다 방충망에 살충제등 여러 가지 도구를 가지고 모기와의 전쟁을 치를 것이다. 모기처럼 끈덕진 놈도 없다. 촘촘한 방충망도 어렵지 않게 뚫고 들어오며 요행히 집에 들어오면 별반 먹을 것도 없을 텐데도 며칠씩 버티며 기회를 노리다가 그예 목적한 바, 피를 빨아 먹는다. 예로부터 모기는 인간의 적 일뿐이라 한 마리라도 눈에 띄면 파리채나 에프 킬라 등으로 깔끔히 해 치워야 했다. 여름날에는 전기불이나 모기 포집기로 인간 주변에 모기를 얼씬하지 않게 한다. 전에는 불을 보고 달려드는 나방과 모기들을 지지직 잔인하게 태워 죽이는 식당도 많았는데 요즘은 가정집에서 전기 파리채로 태우고 있으니 어디에도 모기가 편히 살 곳은 없다. 몇 해 전에 우연히 모기의 우화를 들었다. 해가 저물 무렵 시아버지 모기가 출근을 나서자 며느리 모기가 시아버지에게 '아버님 저녁 진지 드시고 나가세요', 시아버지 모기가 '얘야 오늘 저녁일랑 준비하지 말거라. 가다가 인심 좋은 놈을 만나면 포식을 할 것이고, 모진 놈 만나면 맞아 죽을 테니 저녁 준비는 하지 말거라.' 고 먼 산을 바라보며 힘없이 답하였다. 이 이야기
영화제 소식이 궁금해 컴퓨터를 켰다. 열두 살 때부터 영화감독을 꿈꿨다는 고수머리 남자가 예의 부스스한 머리로 트로피 박스에 턱을 괴고 있다. 사진 아래 "봉준호가 곧 장르"라고 쓴 짧은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간단한 그 글귀가 종려 나뭇잎 트로피보다 더 묵직하고 근사해 보인다. 봉준호가 장르라 함은 봉준호스러운, 봉준호다운, 봉준호만의 영화라는 뜻 아니겠는가. 그의 장르가 뿜어내는 기운이 우레같이 등등하다. '장르'가 '답다'로 환치되어 나를 잠식한다. 형용 접미사 '답다'가 '나답다'로 의미를 확장해 의식의 회색 지대에서 온종일 왕왕거린다. '나답다'라는 건 무얼까. 확고한 자기만의 정신세계, 유형‧무형의 고유한 특성이 나다움이 아닐까 어림해 본다. 나는 나다운 색깔로 살았던 적이 있는가. 그보다 '나는 누구인가'가 먼저이겠다. 고고성을 울리며 태어날 때부터 몸에 새겨진 태생적 기질이 나인가. 희붐한 새벽부터 어스레한 저녁까지 축적된 시간의 총합이 나인가. 이 모든 것이 모아져 발현되는 게 '나'의 정체인가. 뿌리와 줄기를 따로 떼어 나무라 부르지 않듯 몸과 정신 또한 분리시킬 수 없으리. 몸이 외형이고 제한적 부피를 가졌다면 정
개미가 기어오른다. 열람실의 에어컨 바람이 싫어서 나무 밑에 앉아 책을 보는데 그렇게 덤벼든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잠깐 책을 덮었다. 물병을 꺼내 마시려는데 미지근해서 먹을 수가 없다. 다시 떠와야겠다는 생각에 남은 걸 모두 쏟아버렸다. 사단은 거기서 벌어졌다. 물이 엎질러지는 순간 그들은 혼비백산 달아났다. 물에 젖어 우왕좌왕 하는 놈에 풀잎으로 올라가는 놈에 한동안 어수선했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한 마리도 없이 사라졌다. 쥐죽은 듯 조용한 게 비상이라도 걸린 것 같다. 개미들 세상으로 들어가 본다.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졌다고 떠들썩했겠지. 웬만치 사태를 수습한 후 이구동성으로 내뱉는 말도 들렸다. 폭포수 같은 물줄기가 쏟아졌다는 공론이 나왔을 것이다. 그들로서는 뜻하지 않은 사고였고 죽은 개미도 부지기수였을 테니 말이다. 아무렇게나 버린 물이 날벼락인 줄 알았다면 좀 더 주의할 걸 그랬다. 세상은 또 어쩌면 그렇게 상대적인가 싶다. 무심코 버린 물에 침수된 개미들처럼 우리에게도 그런 일이 없다고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끔 태풍으로 곳곳에 이재민이 속출한다. 수해는 물론 산사태까지 일어나 수많은 피해를 입는다. 그럴 때마다…
어려서부터 키덜트 성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내 손에 들어온 전자제품들은 어김없이 분해되었다. 이젠 분해순서를 외우지 않아도 조립이 가능할 정도가 되었다. 이 특수성으로 퇴직하고 아파트 관리사무소 기계전기실에 인생2막으로 재취업하여 근무하고 있다. 근무교대 특성상 아침 6시에 교대하고 약 6시 30분 쯤 되었을 때 주민 한 사람이 사색이 되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린 강아지와 산책 나왔는데 목줄이 풀려 사라졌다는 것이다. "선생님! 모든 주민이 들을 수 있도록 방송 좀 해주면 안 될까요·" "안 됩니다. 소장님 결재가 있어야하며, 개인 일을 공적으로 사용하는 방송을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업무시간에 오셔서 정식으로 접수하고 진행하면 됩니다." 9시 넘어서 잠깐 나갔다 돌아와 보니, 그 주민은 눈물을 흘리며 "소장님! 제발 방송 한 번만 해주시면 안 될까요!!!" 애원하고 있었다. "황반장님! 방송 한 번 해 주시면 안 될까요..." 결국 방송을 했다. 필자는 최근까지 '생명사랑, 인간사랑'을 키워드로 정해 살아왔다. 인간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충북일보] 제천은 예로부터 맛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특히 한약과 관련된 재료가 많아 약선음식이 발달했다.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나온 식재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세명대학교가 교육부 주관 2019년 지역선도대학 육성사업 협력대학에 선정됐다. 충북대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세명대는 호텔관광경영학과, 바이오식품산업학부, 행정학과, 기업경영학과, 광고홍보학과 등 5개 학과가 참여한다. 제천시의 도움을 받아 미식관광 트랙을 신규 개설할 예정이다. 지자체-공공기관-산업계 간 연계·협력을 통해 미식관광 분야의 우수인재도 양성할 계획이다. 호텔은 '자는 곳'이고 외식은 '먹는 것'이다. 그리고 관광은 '보는 것'이다. 세명대가 이 세 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세 가지를 더 재밌고 알차게 할 수 있느냐를 연구하고 있다. 제천방문객에게 어떻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줄 것인지도 고민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서비스산업에 최적화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세명대가 호텔, 관광, 외식경영학과를 통합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요즘은 외식이 아닌 '미식관광'이 뜨고 있다. 제천시의 관광부서도 '관광미식과'로 이
가을 당단풍나무 안애정 충주 문향회 설악雪嶽 에서 내려온 붉은 파도가 빛의 속도보다는 느리게 시간의 화살을 타고 스민다 손바닥 내 보이며 꽃보다 더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와 내장산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그 가을에는 우리 몸이 뜨겁다
한국과 일본은 가까우면서 먼 나라이다. 그리고 현재와 같은 대립은 일제가 한국을 강점했기에 첨예해졌다는 것은 기존 사실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는 조선사편수회(1916)를 만들어 일본의 민족적 우월성을 강조하고 한국 지배를 정당화 하였는데 이런 사관(이하 '식민사관')은 조선의 역사적 양태를 '정체성론' , '타율성론', '당파성론'으로 정의하였다. '정체성론'은 한국이 정치, 사회적 변화과정 속에서 발전을 하지 못하고 정체되어있다는 것이며, '타율성론'은 한국은 역사를 스스로 발전, 전개시키지 못하고 인접한 국가(중국,몽골,일본)등의 의해 발전되었다는 것이고, '당파성론'은 조선의 정치가 서로 이익을 위해 파벌을 만들어 싸웠음으로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본의 이런 주장에 대해 반발하여 민족사관을 주창한 사람이 있었는데 '단재 신채호'선생이다. 선생은 '독립협회'에 참여했으며 '을사늑약' 이후 민족운동에 뛰어들었다. 선생의 역사사관은 '민족주의'사관으로 요약된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가 '식민사관'으로 일본의 우위성을 강조하고, 일제에 맞서 싸우는 현실 속에서 이런 선생의 '민족사관'은 독립운동가 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선생의 저서
"꿈이 뭐에요?"라고 묻는 질문처럼 황당한 질문이 또 있을까. 나이 이순을 지나 꿈을 꾸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꿈이 무엇이었는지 까마득히 잊은 지 오래다. 단발머리 어린 소녀일 때도 나는 꿈이 없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은 벌어먹고 사는 일이며, 아이를 교육하는 일에 지쳐 그런 것을 생각해볼 여유가 없다 해도 분명 그때는 꿈이 있었을 텐데 말이다. 어느 날 좀이 반쯤은 먹은 중학교시절의 일기장 묶음을 찾았다. 누가 볼까싶어 깊이도 감춰두었던 것이다. 자물통이 달려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회색의 얇은 대학노트였다. 붓글씨를 가르쳐주시던 선생님께서 먹으로 쓴 글씨는 천년이 가도 변하지 않는다고 하셨고 연필로 쓴 글씨도 변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나는 그 말을 믿고 주로 연필로 일기를 썼다. 그런데 마치 손으로 뭉개놓은 것처럼 뿌옇게 번져있었다. 역시 영원한 것은 없는 모양이다. 글씨는 번져있지만 한자 한자 꼭꼭 눌러쓴 글씨가 소녀처럼 예뻤다. 주로 친구와 하굣길에 어디를 돌아다닌 이야기가 전부였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이름도 적혀있었고 독후감도 열심히 썼던 것 같다. 나름 참으로 건전하고 얌전한 소녀였던 것 같다. 한참을 읽다가 중3무렵에…
그날 저녁, 나는 밖으로 나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36년 만에 천체 우주대향연 개기일식이 펼쳐질 것이라고 방송에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기에, 대단한 광경을 목격할 것 같은 기대감으로 설레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게 뭐야?' 할 정도로 잠시 어둑했던 것 외에 평소와 별다름을 체험하지 못했다. TV방송이 아니었으면, 흔히 있는 일처럼 비가 쏟아지려고 캄캄한가? 하고 무심히 지나쳤을 거다. 알고 보니 러시아 몽고등과는 달리, 지리적으로 우리나라는 개기일식을 볼 수 없는 곳이란다. 개기일식은 지역적으로 보이는 것이 다르고, 우리나라에서는 부분일식만 볼 수 있다는 거다. 신문 기사들을 찾아보니 대부분 기사가 개기일식이라고 헤드라인엔 했어도, 세부내용에는 개기일식이라는 표현은 없고 부분일식이라는 표현만 있다. 말 잘 듣는 아이처럼 TV를 시청하다 달려 나가서는 언제쯤 펼쳐질까, 하고 두리번거리며 하늘을 올려다보는 꼴이라니…. 극한 무식의 소치가 아닐 수 없다. 집으로 들어와 TV를 켜니 전문가들이 촬영한 우주대향연 천체 쇼를 실감나게 편집하여 파노라마로 보여준다. 지구 저쪽에서 방금 촬영한 것을 안방에 앉아서 구경하다니 기막힌 세상이다. 천체운행에…
마른장마가 한차례 지나갔지만 아직 해갈은 되지 않았다. 올해도 작년만큼 더울 것 같다. 숨쉬기조차 어려웠던 지난여름의 폭염 속에서 많이 힘들었고 아팠다. 자신에 대해 채찍질을 하면 할수록 더욱 가슴이 공허했다. 저 스스로 열을 식히지 못한 채 많이 힘들어했다. 막막했다. 길이 산 너머로 지워지고 어둠에 밀려 흔들리는 나를 본다. 나는 어디 없고 생존의 두려움에 겁먹은 작고 힘없는 한 사람이 서 있다. 그 어둠 속에서 저 혼자 아파했다. 살면서 나를 구속하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을 갈망했다. 어느 상황에서건 스스로 결단했고 내 것이 아닌 것에 크게 욕심내지 않았다. 당당하려고 노력했고 꿈을 꾸며 항상 떠남을 원했다. 그러나 지금은 가슴 속에서 꿈틀대는 것들을 외면할 때가 많아진다. 나 스스로가 어디 한 곳 오래 붙어있지 못하는 성격이지만 요즘 자꾸만 머무는 것에 익숙해진다. 나이가 든 것인가. 용기가 없어지는 것인가. 내 가슴 속 요동치는 생명의 기운들이 이제 조금씩 시들어지고 있다. 나는 잘살고 있는가. 나 스스로 살아있음의 소리를 질러본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살아가면서 나약하고 어리석은 나를 멍하니 바라본다. 희망이라는 것은 현실의 끈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일이다. 우리 반 친구 하나가 교실에서 물건을 잃어버렸다. 물건을 찾지 못하자 선생님께서는 나무로 만든 원뿔을 교탁에 놓고는 우리들에게 '자, 눈을 감아라. 이제 이 원뿔이 물건을 가져간 사람에게 날아갈 것이니 지금이라도 물건이 나온다면 용서해 준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과연 저 원뿔이 날 수 있을까 의문이 들면서도 혹시 내게 잘못 날아오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나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다. 그 후의 일은 기억에 없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 거짓말을 한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선생님이었다. 물론 선의(善意)의 거짓말이었지만 가짜와 거짓이 난무하는 오늘날 씁쓸한 생각이 든다. 사전에서는 가짜를 '거짓을 참인 것처럼 꾸민 것. 진짜처럼 보이려고 꾸미거나 만들어 낸 것'으로 정의하고 있어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짜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이런 가짜도 있다. 가짜고기, 가짜모피, 가짜플라스틱 등 기존의 진짜가 가져오는 불편함을 해소한, 진짜를 대체한 가짜이다. 요즘 클래시 페이크(Classy Fake)라는 말이 있다. 고급이라는 뜻의 classy와 가짜라는 뜻의 fake를 합성한 신조어로 '진짜보다 더 멋진 가짜'…
[충북일보] 스마트시티가 주목 받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접목시켜 다양한 도시 문제의 해결책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시티는 미래학자들이 예측한 21세기의 새로운 도시 유형이다. 컴퓨터 기술을 바탕으로 한 도시 구성원들 간 완벽한 네트워크가 특징이다. 인간의 신경망처럼 도시 구석구석까지 연결하는 텔레커뮤니케이션(tele-communication)을 위한 기반시설이 성패를 좌우한다. 스마트시티에선 사무실에 나가지 않고도 집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텔레워킹(teleworking)의 일반화가 전제돼야 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스마트시티는 다양한 신기술과 혁신적인 서비스를 일상생활 곳곳에 접목할 수 있는 새로운 미래도시다. 도시화에 따른 생태계 파괴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정부가 스마트시티를 혁신 성장 동력으로 선정한 까닭도 여기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기업·혁신도시, 주민 30만 명이상 도시를 스마트시티로 만들려 하고 있다. 실제로 세종시와 부산시에 시범도시 구축에 나섰다. 각종 규제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 처음으로 스마트시티 수출 활성화 전략도 발표했다.…
한식조리 학원 등록하고 오하영 충북시인협회 팔십이 이년 남았는데 한식조리 학원 등록 라면요리만 겨우 시늉 할까 말까 망설이다 그냥. 칼자루 잡은 법 조심조심 채 쓰는 법 거듭거듭 손끝 바짝 당겨 숨기고 무는 간격 맞춰 쓱쓱 싹싹 계란 톡톡 조심조심 깨트려 노른자 흰자 시집 장가 얇게 넓적 납작 다리미질 마름모로 싹둑싹둑 차곡차곡 초록 오이 삼형제 만들고 초록 옷만 살짝살짝 옷 벗긴다. 접시 위 당근. 배와 어깨동무 먹기 좋아 보기 좋아 예술이네.
'오늘도 당당하게!' 매일 아침 출근해 자리에 앉으며 속으로 외치는 나의 다짐이다. 나는 공직이라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책상 앞에 '청렴하면 당당하다'라는 청렴 좌우명이 부착된 거울을 놓고 아침에 출근해 점심을 먹고 나서 퇴근하기 전 하루 세 번 거울을 보면서 청렴을 다짐하며 하루를 잘 보낸 후 나 자신을 수고했다 칭찬하며 퇴근한다. 잊힐만하면 공무원 비위, 일탈 사건들을 언론 보도 기사를 통해서 접하게 된다. 일부 공직자에게서 비롯된 사건들로 전체 공무원의 청렴도는 떨어지고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 또한 곱지 않다. 청주시는 깨끗하고 투명한 공직문화 조성으로 청렴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2019년 청렴도 향상 종합 계획'을 수립하는 등 갖가지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직원 비위 행위 예방을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비위 공무원에 대한 무관용 원칙 준수 및 처벌 강화를 통해 비위행위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하지만 일부 직원의 비위·일탈을 막을 해법을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청렴한 공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 어떤 것이 중요할까· 우선 공직사회 전반에 잠재된 관행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공직자 개인의 청렴인식을…
아파트 쓰레기장이 버려진 물건들로 가득차곤 한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의 실정으론 이런 현상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가구는 물론 살림살이 등이 마구 버려지는 것을 볼 때마다 아까운 자원이 낭비되는 듯하여 안타깝다. 며칠 전에도 아파트 쓰레기장에 수입 가구들이 버려진 것이 눈에 띄었다. 주민이 이사를 하며 버리고 갔나보다. 보기에도 근사한 디자인의 가구로써 화장대를 비롯 서랍장, 책상, 쇼파 등이었다. 그중에 책상에 눈길이 머물렀다. 눈여겨보니 어느 곳 한 군데도 흠결이 없다. 서랍 하나가 부서진 것 외엔 상태가 너무나 양호하다. 그것을 보자 문득 어린 날이 떠올랐다. 너나없이 풍족하지 못하던 그 시절 별표 전축, 전화, 책상, 그리고 피아노가 있는 집은 그야말로 근동에서 손꼽히는 부잣집이었다. 당시 서민들로서는 감히 생각조차 못할 물건들이었다. 하다못해 부엌에 그릇과 반찬을 넣어두는 찬장도 제대로 못 갖춰, 시렁을 만들어 그 위에 그릇을 얹고 반찬을 보관하기도 했잖은가. 요즘 젊은이들이나 어린이들은 상상도 못할 궁색한 삶이었다. 냉장고는 남의 나라에만 존재하는 가전제품이었다. 이 탓에 겨울철이면 한 해 양식인 김장을 몇 백포기 씩 담아…
얼마 전 평생교육 차원의 생활문화 관련 세미나에 다녀왔다. 평소 드로잉, 조소 강사로 일하며 문화예술 교육에 관심이 많던 터라 현장에서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생활문화 분야는 공연이나 음악 분야가 많았고 무용, 문학, 미술, 서예 등 다양하게 공존했다. 수강생들의 연령대는 평균적으로 50대부터 90대 까지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었는데 65세 이후의 노년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반적으로 퇴직 이후의 노인들의 삶은 공허하고 외롭다. 실제 생활문화 강좌를 수강하는 노인 가운데 본인이 거주하는 집에서 무척 멀지만 버스를 갈아타고 오기까지 하며 아침부터 와서 저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관련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것도 아니고 휴식을 하며 수강생들과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 가는 것이었다. 배움에 열중하는 모습은 아니지만 갈 곳 없는 노인들에게 이 마저도 삶의 희망과 에너지를 부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같은 취미를 가진 노인들이 모이는 장소가 흔치 않으며 오랜 기간 지속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생활문화 강좌를 수강한 결과물로 공연이나 전시 등을 하는 편이다. 공연 같은 경우 노인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가 많지 않았는
'금일 아버님이 소천(所天)하셨습니다. 핸드폰에 남아 있는 연락처에 염치불구하고 소식을 전합니다. 아들 올림.' 문자 한 통이 배달되었다.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 핸드폰을 열어 연락처를 통해 고인의 이름을 찾아보았다. 골똘히 생각해보니, 몇 년 전 직장에서 알고 인사를 나눴던 분이었다. 잘 모를 뿐, 전혀 모르는 사람은 아니었다. 자녀의 뜻은 가상했지만 묘한 난감함이 교차했다. 일관계로 만나 몇 번 인사를 주고받은 사이였다. 부조금은 얼마를 해야 하며 장례식에 참석해야 하는지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러다보니'내가 인간관계에 있어서 이렇게 계산적이었던 사람이었나?'하는 회의조차 밀려왔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아도 마찬가지였다.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부고를 보내야 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보내야 하는 것인가. 치부책을 들춰내어 주고받은 경우의 수를 따져가며 보내야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혹여 애매한 관계의 지인에게 부고를 전했을 때, 마음속 깊이 유감을 표해주거나 애도하기보다는 금액의 정도와 문상을 해야 하는지 고민할 것을 생각하면 그 또한 도리가 아닐 것 같다. 얼마 전, 한 신문에서 경조사비의 적정비용을 기사화한 적이 있었다. 기본 직장인은 3
얼마 전 둘째아이를 낳은 후배의 가족을 보던 또 다른 후배는 엄마 아빠 자녀둘로 이루어진 가족의 모습을 보고 비로소 완성이 된 듯한 모습이라고 했다. 사회에서는 이게 정상적인 가족의 모습이고, 이러한 가족의 모습에서 조금 다른 형태, 가령 무자녀가족, 입양가족, 동거가족, 조손가족, 동성결혼 가족형태는 뭔가 불완전하다고 비정상적이라는 다른 메시지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유치원 가족잔치 등은 모두 정상가족을 기준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벤트이다. 어떤 이는 그날을 기다리며 낭만적 이벤트를 계획하겠지만, 다른 누구는 함께 할 가족이 없다는 것에 서러울 것이다. 거친 세상을 살아가면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를 묻는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정 혹은 어머니라고 답할 것이다. 그렇게 정답을 배워왔다. 가정 직장의 분리가 이루어지는 근대 사회로 접어들면서 거친 사회와 대비되는 안락한 안식처로써 가정의 이미지는 현대에 이르기까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정상 가족에 대한 규범을 모든 사람이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욕망한다고 생각하게 할 만큼 힘이 세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8년 혼인 건수는 총26만 건이다. 인구 1000명당 5건의 혼
몇 년 전부터 일기예보에 항상 빠지지 않는 멘트가 있다. "미세먼지 관련 소식입니다. 오늘 저녁 중부지방 일부 지역에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현상이 나타나겠습니다. 외출하실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주시기 바랍니다." 미세먼지가 단순히 우리의 외출을 방해하는 것을 넘어 심각한 피해를 낳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전 세계에서 미세먼지로 조기 사망한 사람이 700만 명을 넘었으며, 미세먼지로 인류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음을 밝혔고, 국제 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10㎍/㎥ 증가할 때 호흡기 질환 입원환자 수는 1.06% 늘고, 특히 65세 이상 노인층에서는 8.84%나 급증했다. 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물질로, 인류가 지구상에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지구의 대기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먼지의 피해가 어제오늘 시작된 것도 아니다. 겨울철부터 늦봄까지 중국 서부 지역에서 발생해 편서풍을 따라 엄청난 양의 먼지가 발생돼 불어오는 황사가 대표적인 우리나라의 먼지 피해이다. 우리는 항상 먼지로 인한 피해와 함께 살아왔는
[충북일보] 매년 6월 중순이면 장마가 시작됐다. 약 1개월에 걸친 장마철은 연례 행사였다. 이 기간에는 사람들의 야외활동도 대폭 줄었다. 오랫동안 비가 내리면서 장마철을 전후한 웨더 마케팅(Weather Marketing)이 우리 생활의 한 축이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날씨가 수년전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6월 중순 장마는 오락가락했다. 6월은 물론이고 7월 초까지 비가 내리지 않아 가뭄을 걱정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청주기상지청 예보를 보면 9일 낮 최고기온이 33도 내외까지 올랐다. 그러다가 10일부터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북상하는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겠다고 했다. 온라인상에 표시되는 각종 날씨 전망을 보면 이번 비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 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비 역시 예전의 장마철과는 다른 형태라는 얘기가 된다. 대신 6월 중순부터 이어진 폭염이 7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월 낮 최고기온이 33도 내외까지 상승한 것은 1967년 기상관측 이래 11위에 해당되는 순위라고 한다. 그동안 7월 낮 최고기온 순위 10위권 내에는 7월 10일 이전 사례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
연화(蓮花) 사랑 김효동 충북시인협회 진흙 속 고이 선 불자의 모습 선비 도리 다 하는 청빈 벗 자랑스런 당신 진정한 *이제염오(離諸染汚)이구려 순결 가득한 향기 짙은 청정 속세의 아픔 업드려 훌쩍거리는 정수리 벗겨진 어여쁜 당신이구려 어설피 피어난 시린 하늘 이고 누워 낭만 익혀가는 허옇게 웃던 검붉은 입술 생생한 모습 뜨뜻이 진흙탕 애정 어루만지는 사랑 흠뻑 젖어 있구려 *이제염오 -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물들지 않고 예쁘게 피어남.
청주 사람들에게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단연코 아파트 공급 과잉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이보다도 큰 문제는 한범덕 시장을 비롯한 청주시 주택 관계자들은 아파트 공급과잉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민은 아파트를 너무 많이 지음으로써 분양이 안 되고, 이미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권도 수천만 원씩 떨어졌다고 아우성이다. 아파트 분양이 안 되니까 거래도 안 되고, 거래절벽이 장기화하니까 멀쩡한 아파트 값도 수천만 원씩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장기화하니까 건설업계의 불황은 물론 이사 관련 업계도 한파가 몰아침으로써 지역경제가 파탄 직전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주시는 어떻게 해야하는 건가· 아파트 신규허가를 중단하고, 이미 허가된 아파트의 완공시기도 늦추는 게 상식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청주시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아파트 허가를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시공원에 1만 2천 가구를 비롯해 청주 테크노폴리스와 오송 바이오 단지 등에도 1만여 가구씩을 신축하는 절차를 밞고 있다는 보도다. 시민이 더 기가 막혀하는 것은 한범덕 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